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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54

       *** ***

         

       유경은 유야의 근신처를 방문했다.

         

       보통 근신이라 함은 사회적인 활동을 끊고 스스로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유야는 스스로 근신처를 나서지 않음과 동시에 손님의 방문 역시 거절해야 하는 처지였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그 예외란 황국의 황제인 유경이었다.

         

       “내가 왔다. 그래 불편한 점은 없느냐?”

         

       “근신 첫날부터 찾아오시면 어떡하시려고요. 아직 권신들이 모든 힘을 잃은 것도 아니거늘 책 잡힐 행동은 지양하셔야지요.”

         

       유야는 유경을 맞이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유경은 유야의 타박을 받으면서도 그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입으로는 쓴소리를 내뱉었지만 그 눈에 서린 것은 반가움이었으니까.

         

       “허허, 첫날이니까 더욱더 방문해야지! 내 앞으로 자주 들릴 것이니 그런 줄 알거라.”

         

       “후후, 알겠습니다.”

         

       유야와 유경은 마주 앉아서 담소를 나누었다. 논하는 주제가 주로 격변하는 황국의 판도였기에 결코 가벼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의 담화는 화기애애했다.

         

       “안 그래도 점차 쪼그라들고 있던 권신들의 세력이 이번 기회로 완전히 와해되었다.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겠지.”

         

       “지금까지 버틴 저력이 있던 자들입니다. 기회를 잡았다고 너무 몰아붙이지는 마시지요.”

         

       “점창파의 처우가 고민이구나. 점창파의 선사들을 국사(國師)와 동일한 취급을 했다가는 난리가 나겠지.”

         

       “사문에는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래도 공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보다는 금전으로 갈음하는 편이 더욱 도움이 될 겁니다.”

         

       “후후. 그래. 그 비용은 네 진상품으로 어느 정도 갈음하면 되겠구나. 점창파의 어린 도우들도 서공 인형은 가지고 싶을 테니 말이다.”

         

       “잠깐! 오라버니! 제가 여기에 갇혀 있는 동안 서공 인형을 함부로 처분하시면 안 됩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인형들이 많단 말입니다!”

         

       발끈하는 유야의 모습에 유경이 유야의 방을 훑었다. 다시 보니 이런저런 서공 인형으로 방이 꾸며져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시선을 의식한 유야의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

         

       “누구의 부탁인데 거절하겠느냐? 쇄도하는 진상품 덕에 황궁의 창고가 터져나갈 지경이지만 어떻게든 노력해 봐야지! 전에 사마염이 보낸 황금가의 세수를 창고 증축에 쓴 보람이 있구나.”

         

       “그,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하하하하하!”

         

       “오라버니!”

         

       유경은 자그마한 주먹을 꽉 쥐며 부끄러움과 분노가 섞인 감정을 표출하는 유야를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귀여운 동생을 어찌 호천안에게 넘겨 줄 수 있단 말인가.

         

       호천안에게 큰 은혜를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거야 또 다른 방식으로 갚아나가면 될 일이다.

         

       대저 사람이란 뒷간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법.

         

       유경의 머릿속에는 호천안의 단점만 떠올랐다.

         

       본인이 재주가 있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결국 집도 절도 없는 신세 아닌가? 관복 서공 인형에 대한 세수가 올라오고 있다는 보고서 때문에 차마 금전적 요소로 깔 수는 없었지만 돈만 있다고 거처 문제가 뚝딱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여자 관계는 또 어떻고?

         

       유경의 머릿속에 흑묘, 여일예, 독고이설, 모용연화에게 둘러싸인 채 헬렐레하고 있는 호천안의 얼굴이 떠올랐다. 실제로 호천안이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런 놈팽이에게 우리 유야를 넘긴다고? 가당치도 않은 일!’

         

       유경이 재주 좋게 겉으로는 웃으며 속으로는 이를 갈고 있을 때였다.

         

       “그나저나 아쉽습니다. 호천안 무사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허허, 한 달 뒤에 전하면 될 일 아니냐.”

         

       “그렇긴 합니다만.”

         

       유경은 아쉬워하는 유야를 보면서 푸들거리는 눈썹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허허, 그자가 그리도 좋으냐?”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리 신세를 졌으면 응당 감사를 표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 아니겠습니까!”

         

       새빨개진 얼굴로 파닥거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더 이상 물을 필요도 없었다. 유경은 자신의 속내를 감추며 유야와 한담을 나누고 근신처를 빠져나오며 생각했다.

         

       한 달.

         

       이 근신처에 있는 한달이라는 시간은 그야말로 승부처였다. 혁기린과 호천안의 혼례를 얼마나 지연시킬 수 있을지를 가르는 승부처!

         

       황족의 혼례절차는 하루아침에 밟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먄악 유야와 호천안이, 으득, 혼례를 올리게 된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파격 그 자체. 그러니 시간을 끌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유야 공주가 그런 혼례 과정에 동의만 얻어낼 수 있다면 승산은 있었다.

         

       그렇기에 유경은 호천안과 유야를 급히 떼어놓았다. 호천안 그 자가 혼례를 서두르리라는건 불 보듯 훤했으니 유야와 호천안이 마주하는 순간 유경의 계획은 끝이었다.

         

       ‘호천안 그자가 또 무슨 수를 쓸지 모른다. 어떻게든 유야와의 접촉을 차단해야 해.’

         

       생각을 마친 유경은 고개를 들어 근신처를 바라보았다. 혁기린이 머무는 근신처는 말이 근신처지 하나의 궁. 지금도 과도하다 할 수 있는 병력이 밀집해 경비를 서고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호천안의 침입까지 막아낼 수 있다고 장담하기에는 미진해 보였다.

         

       “그 누구도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경비를 더욱더 강화해라.”

         

       “충!”

         

       안 그래도 두터웠던 인의 장벽이 더 두터워졌다. 무공이나 경비에 문외한인 유경이 보기에도 침입자는 물론이요 작은 쪽지조차도 날아들 수 없으리라는 확신이 들 법한 철저한 경비!

         

       유경은 직접 경비 현황을 꼼꼼히 살피고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렸다. 이 정도 경비라면 날고 기는 재주가 있는 호천안일지라도 절대 침입하지 못하겠지!

         

       “하하하!”

         

       유경은 시원한 미소를 터트리며 떠났고.

         

       그날 밤. 유야가 머무는 근신지에는 불청객이 나타났다.

         

       *** ***

         

       “대책회의다!!!”

         

       혁기린의 처분이 가벼운 근신으로 확정된 뒤 모든 것이 잘 풀렸다며 하하호호하고 있던 일행들이 모여들었다.

         

       “무슨 일입니까?”

         

       나는 황제와 있었던 일을 일행에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일제히 깬다는 표정을 짓는 일행들.

         

       “폐하께서는 이런저런 감언이설로 혁기린을 홀려서 혼례를 지연시킬 생각이겠지!

         

       “와 정말 국정을 돌보는 능력만큼은 역대 황제 중에서도 손에 꼽히실 만한 분이…”

         

       “으, 으음…그만큼 대사형을 아끼신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형제자매와 친하다는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니군요.”

         

       모용연화가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 유야 공주님께 소식을 전하는게 급선무겠네요.”

       

       “아무리 경비가 삼엄해도 어떻게 쪽지 하나 정도는 밀어넣을 틈이 있지 않을까요? 흑묘 소저도 있고 가가께서도 화경이신데.”

         

       독고이설의 의견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한번 정찰을 다녀 왔는데 어려울 것 같소. 사람으로 방벽을 쌓은 수준의 경비인지라.”

         

       “아니, 벌써 다녀오셨습니까…”

         

       “확실히 황제 폐하께서 작정하셨다면 화경 고수도 파고들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수준의 경비를 세워두셨겠네요.”

         

       “뭐 좋은 수가 없으려나?”

         

       “공주마마께 무언가 물건을 전달하는 것은?”

         

       “오, 좋은 생각이오.”

         

       일단은 모용연화의 의견을 채용하기로 했다. 아무리 나와 유경이 대립하는 상황일지라도 황실 내부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건 그다지 현명한 생각이 아니었으니까.

         

       모용연화가 독고이설이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이내 서공 인형을 쥐고 수선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일을 나누어 능숙하게 옷감을 재단하며 붙이기 시작했다. 자수나 바느질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숙달된 솜씨 그 자체였다.

         

       이런 점에서 독고이설과 모용연화는 확실히 명가에서 자란 느낌이 났다. 옷을 짓는 능력은 이 시대에서 여성의 교양으로 통하기 마련이니까.

         

       두 사람을 도와볼까 천 조각을 집은 여일예는 바느질을 잘못한 탓에 울어버린 천을 집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고 흑묘는 아예 몇 바늘 꿰다가 금세 흥미를 잃었다.

         

       “두 분의 솜씨가 부럽군요…”

         

       “요령만 조금 깨달으면 금방 솜씨가 느실 거에요.”

         

       “이놈의 자수랑 바느질…이걸 배울 시간에 도를 휘둘렀다면 더 고수가 되었을 텐데 말이죠.”

         

       나도 도울까 해서 끼어들었다가 남자는 바느질 할 필요가 없다는 말과 함께 손등을 얻어맞고 구석에 찌그러졌다. 그렇게 일행들의 작업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황궁에서 일하는 궁인들을 본딴 인형용 의복이 완성되었다.

         

       “자, 완성이로군요.”

         

       “이 안에 서찰을 넣는다면 아마 금명월 소저, 아니 공주마마라면 금세 알아차릴 것입니다. 인형을 꼭 껴안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니까요.”

         

       확실히 혁기린이라면 어쩐지 인형을 안고 침대 위에서 데굴데굴 구를 것 같은 느낌이다. 궁인들을 통해 완성된 인형을 혁기린에게 전달했으나 다음 날이 되어도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작전은 실패인가요.”

         

       “물건을 전달하는 방법이 막혔다면 침투밖에는 답이 없는데…”

         

       결국에는 나와 흑묘가 정찰을 나섰다. 혁기린이 근신하고 있는 궁을 한 바퀴 돌아본 흑묘가 기가 막히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대체 금의위를 몇 명을 깔아 놓은 거죠?”

         

       유경은 사람으로 이중 삼중으로 인의 장벽을 만들어 놓았다. 궁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고 촘촘하게 사람을 뿌려 놓은 탓에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야말로 인해전술의 정수였고 그 압도적인 머릿수 앞에 나와 흑묘는 그저 막막함을 느끼며 궁청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끄응.”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도무지 접근할 수가 없는 상황. 진짜 하늘을 날아서 침입해야 하나? 아니 그런 짓을 벌이면 당연히 난리가 나겠지. 그렇다면 폭죽으로 낙양의 하늘에 글자를 써버릴까?

         

       그리 망상에 가까운 허황된 계획까지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을 때였다.

         

       찍찍!

         

       어느새 나타난 서공이 내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겼다.

         

       “…그 꼬리에 매달고 있는건 뭐냐?”

         

       서공의 꼬리에는 혁기린의 서찰이 매달려 있었다.

         

       *** ***

         

       “오라버니, 정말 창피하군요.”

         

       “허어억!”

         

       혁기린을 낀 나와 유경의 다툼은 다소 허무하게 종결되었다.

         

       분명 유경이 펼친 인의 장벽은 대단했으나 아무래도 화경 고수인 혁기린의 이목조차 따돌리고 수시로 사라지는 서공까지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감사 인사와 함께 보고 싶다는 혁기린의 쪽지의 뒷장에 유경의 만행을 빼곡하게 써서 혁기린에게 돌려보냈고 즉시 혁기린은 대노해서 나와 유경을 함께 소환했다.

         

       “대 황국의 하늘이신 오라버니께서 한 입으로 두말을 하시다니요?”

         

       “나, 나는 그런 약속 같은 건 한 적이 없다…!”

         

       “꼭 입 바깥으로 내어야만 약속입니까? 저를 더 실망시키지 마십시오.”

         

       “유, 유야야! 그냥 오라버니랑 궁에서 오순도순 살자꾸나아아아아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시오! 제가 또 그 말을 입에 담아야 하겠습니까!”

         

       아마 그 말은 ‘오라버니 따윈 진짜 싫어!’겠지? 상상만으로도 극심한 내상을 입었는지 눈물을 글썽이던 유경은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 모습을 본 혁기린은 마음이 약해졌는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유경을 달랬다.

         

       “오라버니의 마음은 이해합니다. 제가 신분을 회복하자마자 출가외인이 된다니 서운할 법도 하지요.”

         

       “…”

         

       “외인이 된다 한들 제가 황실을 등지기라도 하겠습니까? 오라버니께서는 서운해하지 마세요.”

         

       “혼인을 해도 자주 황궁에 올 것이냐?”

         

       “물론입니다.”

         

       “한 해에 절반은 황궁에서 머물 것이냐?”

         

       “아니, 그건 좀…”

         

       “그렇다면 집은 낙양에…”

         

       “적당히 좀 하십시오!”

         

       결국 유경을 달래던 혁기린이 폭발했고 결국 유경은 혼구멍이 난 뒤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터덜터덜 궁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후! 정말로 저런 오라버니가 한 나라의 주인이고 한 가정의 아버지라니 참! 믿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나는 씩씩대며 분통을 토해내는 혁기린을 보며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한참이나 분노를 터트리던 혁기린은 그제야 진정이 되었는지 나를 보며 웃었다.

         

       “참, 보내주신 궁인 서공 인형은 잘 받았습니다.”

         

       “그렇습니까? 사실은 그 안에 서찰을 넣었는데 아무래도 걸린 모양입니다.”

         

       “후후, 인형만 귀여우면 되었지요. 물론 서공이 훨씬 더 귀엽지만 말입니다.”

         

       일행들이 만들어 준, 아니 정확히는 독고이설과 모용연화 둘이서 만든 궁인 서공 인형의 매력에 대해서 활기차게 떠드는 혁기린을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런 면이야말로 장이와 천하의 사람들이 지키고 싶었던 혁기린의 모습이겠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혁기린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저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별 거 아니었습니다.”

         

       고생을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혁기린이 날 도와준 점을 생각해 보면 딱히 대단한 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적귀대도 움직여 줘, 나 대신 서공도 살뜰히 돌봐줘, 고마운 일 투성이었다.

         

       “진짜 큰일을 해낸 건 공주님을 옹호해 준 백성들이지요.”

         

       “그렇네요…앞으로는 저를 지지해준 분들의 성원에 보답해야겠지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혁기린이 한 걸음 다가왔다. 조금의 설렘과 긴잠감을 담긴 눈빛. 나는 다가오는 혁기린을 거부하지 않고 품에 꼭 안았다. 코를 파고드는 좋은 향기. 평소와는 다른 내음인 것을 봐서는 궁녀들의 손길이 닿은 것 같았다.

         

       뭐 여행 중에 보던 털털한 모습의 혁기린과 한껏 가꾸어진 유야 공주가 같을 수는 없겠지.

         

       그래도 혁기린은 혁기린이다. 내가 품에 안은 것이 혁기린이 아니라 유야 공주일지라도 마찬가지였다. 살짝 따끈따끈하다 느껴지는 체온도. 품 안에서 쑥스럽게 꼼지락거리는 몸짓도 그리고 언제나처럼 달아오른 얼굴도 모두 혁기린의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조금씩 가까워지던 얼굴과 내 입술과 맞닿은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도 혁기린의 것이었으며 입맞춤과 함께 내게 완전히 몸을 맡겨오는 사랑스러움 역시 혁기린의 것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입맞춤이 끝나고 혁기린은 작은 숨결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러니 호천안 대협께서도 절 계속해서 도와주시겠습니까?”

         

       혁기린의 물음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평생토록 곁에서 보필하겠습니다.”

         

       혁기린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지더니 앙증맞은 두 손이 내 목을 휘감았다. 그리고 초승달과 같은 호선을 그리는 입술이 다시 한번 가까이 다가왔다.

         

       정열적인 공주님이로군.

         

       그리 생각하며 나 역시 입술을 맞추었다.

         

       기나진 여정 끝의 달콤함을 맞이한 어느 날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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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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