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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56

       

        

        

        

        

        

        

        

        

        

        

       “…이젠 숨길 생각도 없으시군요.”

        

       “이제 와서 말하기엔 좀 늦지 않았나요?”

        

        

        

       -안숨기면 카토 니가 뭐 어쩔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충 유진찬양하는짤)

       -시1발 사방에 목없는 시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렵 다 ! ! ! !

       -ㅁㅊ 이사람 진짜 움직임이 안보여

        

        

        

        덜그럭.

        

        로봇의 시체가 사방을 굴러다닌다. 아마 죽은 것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사람이었으면 이 근방은 시산혈해가 펼쳐져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카토 – 나의 머릿속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까지는 아니더라도, 간혹 군홧발에 무언가 채이거나, 혹은 잠시 쉬어갈 즈음에는 어김없이 목이 잘린 휴머노이드가 보였다. 흡사 공포영화 같기도 했지만, 아마 공포를 주는 대상은 이런 시체가 아니라 나와 같은 팀으로 활동 중인 유진이 아닐까.

        

        그리고 그 생각이 채 사라지기도 전,

        

        

        

       ───카앙!

        

        

        

        어둠 속에서 일순간 빛무리가 번뜩였다.

        

        마치 함선의 통로를 보는 듯한, 수리 로봇만 지나다닐 수 있는 좁아터진 길목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자재, 전선 등등으로 가득 찬 넓은 공간. 유진 씨가 몰래 돌아다니기에는 말 그대로 최적의 공간이었고, 그녀는 토마호크 한 자루를 든 채 적 로봇들을 도살했다.

        

        목이 잘려 허공을 날거나, 가슴팍이 통째로 찢기거나, 팔다리가 거꾸로 돌아가있거나 한 휴머노이드가 점차 늘어만 가고, 그 즈음의 나는 내가 총을 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지금쯤 제3자가 나를 보면…텅 빈, 공허한 눈을 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까.

        

        

        그래도 나는 현 상황에 나름대로 적응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도 유진 씨 덕분에 총알도 아끼고 좋네요. 근데 총은 안 쓰세요?”

        

       “이런 좁아터진 곳에서는 잘못 사격하는 순간 도탄이 날 확률이 높죠. SMG나 샷건이라도 들고 오지 않은 이상 원활히 대처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아터진 곳이기도 하고….”

        

       “권총 정도는 쓸 수 있을…아니, 반 정도는 취향이죠?”

        

       “잘 아시네요.”

        

        

       

       -취향(총으로 쏘는 대신 도끼로 부수기)

       -?? : 취향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 않냐고요? 다시 생각해봐야할 텐데요?

       -야야 비얌 도끼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도끼로 로봇 부수는 건 취향 맞는 것 같음

       -취향이라고 하면 니들이 뭐 어쩔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어, 취향이라니 어쩔 수 있나.

        

        나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지난 번에 KPV 중기관총도 들고 쏘는 꼴까지 봤는데, 이제 와서 그런 걸 지적하면 뭐가 되긴 하겠나. 시청자들이야 뭐 거의 10초에 한 번씩 뇌가 리셋되는 놈들이고, 맨날 했던 얘기 또 하는 게 일상이긴 하지만….

        

        아무튼, 조금 늦었지만 현 시점의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수십 킬로그램의 폭발물을 든 채로 실드 제네레이터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적군들은 전부 유진 씨가 쪼개버리고 있는 것이고.

        

        단지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쿠구궁!

        

        

        

       “…어우.”

        

       “포격의 여파가 건물까지 미치리란 걸 조금…간과하고 있었네요. 이러니까 계산하고 또 계산해도 완벽한 작전이 튀어나오지 않는 거죠.”

        

       “반물질 캐니스터 같은 걸 들고 왔었다면 일이 좀 간단했을텐데. 재래식 폭약을 무슨 수십 킬로그램 넘게 들고 다니니 진이 다 빠지네요.”

        

       “그건 안 그래도 생산량 적은 물건이니까요. 간간이 레일건에 실어서 쏘는 것도 사실 많은 거예요.”

        

        

        

        이렇게, 중간중간 건물이 흔들리거나 하는 점 정도.

        

        바깥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잘 모른다. 다이스와 하모니는 지금쯤 다른 곳을 도와주고 있거나, 우리가 들어간 입구 근방을 순찰하며 특이사항을 기록하고 있을 거고, 바깥에서는 계속해서 윤활유를 피로 씻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겠지.

        

        행여나 아르테미스가 우리 둘의 신호를 감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카루스 기어의 운용을 최소한으로 하고 있지만, 과연 이게 언제까지 갈-

        

        

        

       “…잠깐.”

        

       “…?”

        

        

        

        간신히 입을 열지 않을 수 있었다. 유진 씨가 단말기를 눈 앞에 들이댄다.

        

        아마도 하모니와 다이스 둘 중 한 명이 찍은 것 같은 사진. 우리가 들어갔던 입구 근처에 무려 수십을 넘어 백에 가까운 적 휴머노이드가 있었다. 누가 봐도 이쪽을 향해 들이닥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 가깝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 있으면 따라잡힐 확률이 높겠지.

        

        내가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 이어지는 말.

        

        

        

       “가세요.”

        

       “…길은 알아서 찾아보겠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으니 너무 상심하진 마시고.”

        

       “제 상심보단 유진 씨의 상심이 더 무서우니 힘내보겠습니다.”

        

        

        

       -[알림 : 내부 침입자 확인.]

        

       -[알림 : 기존 이동 통로 봉쇄 시작. 우회로 개문.]

        

        

        

       -그럼 그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슬 맵다 ㅋㅋㅋㅋㅋㅋㅋ

       -이정도면 오래 버티긴 했어 ㅋㅋ

       -카토쉑 이젠 비얌련이 어느 정도 일을 믿고 맡길 정도는 됐나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날 상심시킨다면 널 상실시켜버리겠다

        

        

        

        끼기기기긱!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간다.

        

        마치 아주 거대한 존재가 강철을 잡고는 양손으로 찢어버리는 듯한 굉음이 복도 전체를 터져나오는 가운데, 그 어떠한 전조도 없이 저 멀리서부터 여태까지 지나왔던 게이트들이 닫히기 시작했다. 연신 불똥과 굉음이 터져나오는 걸 보니 무언가 문제가 생긴 건 틀림없었다.

        

        순식간에 지면을 밟고 뛰기 시작했다. 아마도 문이 느리게 내려오는 이유는 요 십 분 가량 계속된 포격으로 인해 생겨난 진동이 기지의 골조를 일부 뒤틀어버린 탓이 아닐까. 물론 정확한 이유는 앞으로도 모를 것이고 알 필요도 없겠지만.

        

        하나, 둘, 셋. 점점 닫혀가는 문이 가까워지고, 건너편의 문이 닫히는 속도도 빨라진다. 문이 닫히는 속도가 빠르다기보단 내가 너무 느린 탓이다.

        

        

       

       ───피이이잉!

        

        

        

        펄스가 시설을 스쳐지나가며 남은 거리를 표시한다.

        

        50미터.

        

        문이 닫히는 굉음 사이에서도 어렴풋하게 들려오는 총소리. 유진 씨가 본격적으로 교전에 들어간 것일까. 살아돌아간다면 물을 수 있을까 싶긴 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할 일.

        

        지향성 EMP로 펄스를 변환한 뒤 절반쯤 닫힌 문에 방사하자마자 게이트가 닫히는 속도가 확연히 느려지고, 거의 슬라이딩에 가까운 형태로 건너편에 도달했을까.

        

        

        

       “우왁…!”

        

        

        

        드르르륵!

        

        일순간 밤이 낮으로 바뀌는 듯한 착각. 초당 수십 발에 달하는 탄환이 방금까지 내가 있던 곳을 스쳐지나가고, 아까보단 비교적 넓은 회랑 벽면을 사격음이 둔중하게 두들겼다.

        

        지금 교전할 필요는 없었다. 필요한 것은 차분함과 침착함, 그리고 돌파력. 하도 비얌에게 귀가 딱지가 앉도록 듣고 현실로 옮기는 연습을 한 탓에 이제 와서는 그닥 놀랍지도 않았다.

        

        허공에 손을 내리긋자 손에 잡히는 짱돌만한 시커 마인. 상부 버튼을 딸깍 누른 뒤 뒤로 내던지듯 굴리자, 1초도 지나지 않아 치이익 하는 소음과 함께 저 멀리서 폭발과 열기가 몰아친다. 그것을 무시하며 전방에 총을 겨누고 보이는 모든 것들에게 총알 한 방씩.

        

        적이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간다.

        

        

        

       “하, 진짜….”

        

        

        

        이 즈음 되면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내가 저…비얌에게 부담감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저 사람이 내 몸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수많은 경험은…이런 상황에서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었다.

        

        억지로 모른 척할 수도 없었다. 과거 처음으로 유진을 마주했을 때와 지금의 나는, 그리고 그 사이의 실력적 차이는 말 그대로 천지차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저 사람의 발끝에도 닿을 수 없다는 건 참…묘한 기분이었다.

        

        시야와 오감이 극도로 넓게 확장되지만, 반대로 시간은 훨씬 느리게 흐르는 기분이 든다. 사전에 선택했던 퍽Perk 때문인 것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 모든 게 저쪽 어딘가에서 싸우고 있는 비얌이 날 신나게 갈군 탓이 아닐까.

        

        그 모든 것들을 되짚으며 나아간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만신창이가 된 몸뚱아리로, 나는 간신히 통제실의 문을 잠가버린 후 패널 앞으로 다가설 수 있었다.

        

        

        

       “통신은…안 닿나. 그럼 그렇지.”

        

        

        

        어느샌가 HP는 10% 이하.

        

        팔도 다리는 진즉 시커멓게 물들었다. 골절과 과다출혈 마크가 UI 한쪽에서 반짝거리고 있었다. 당연히 움직여봐도 팔다리는 그닥 말을 듣지 않는다.  게다가 아무리 비얌에게 뭔가 많이 배웠어도 이딴 무식한 양의 폭발물을 든 채로는 원래의 피지컬의 70%도 발휘하기 힘든 게 당연했다.

        

        아니, 그나마 폭발물 배낭 덕분에 등짝에 총알 맞지는 않아서 다행인가.

        

        

        힘겹게 가방을 내려놓는 사이에도 주변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뭐라고 해야 할까, 굉장히 두꺼운 원기둥 같은 것이 방 전체를 거의 다 채우고 있었다. 막대한 전류를 통해 플라즈마장을 구축한다나 뭐라나.

        

        하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었다.

        

        

       

       ‘원격 폭파 장치는…진즉 맛이 갔구만.’

        

        

        

        군데군데 총알에 맞아 LED 표시기가 싸그리 맛이 갔다. 아마 내부 회로도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동안 실드로 재미 좀 본 것 같은데, 슬슬 압수할 때가 됐지.”

        

        

        

        TNT보다 70% 가량 더 강력한 폭발물 45kg.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서는 아주 끔찍한 화력으로 화할 확률이 높았고, 나는 킥킥대며 가방을 거꾸로 뒤집었다. 원격 폭발이 불가능해도, 전기충격을 가하면 폭발은 자연스럽게 터지게 된다.

        

        몸을 앞으로 굽힌 뒤 마치 전기톱에 시동을 걸 때나 볼 법한 풀링 핸들을 팔꿈치에 휘감고, 마치 활시위를 튕기듯 등을 쭉 편다. 

        

        

        틱 하는 작은 소음이 가방 안에서 터져나옴과 동시에 덧붙였다.

        

        

        

       “이제야 좀 쉬겠네.”

        

        

        

        그리고 섬광이 방을 뒤덮었다.

        

        

        

        

        

        

        

        

       ───쿠우우웅!

        

        

        

       “…와우, 세상에.”

        

       “저거 지금…미친. 예린 씨가 옛날에 탄호이저에서 한 번 저러지 않았어요?”

        

       “그렇긴 한데….”

        

        

        

        수백 미터 이상 솟아오르는 거대한 화염.

        

        그 사이에서 보이는 푸른 색의 플라즈마 불꽃, 반쯤 녹은 채 불타오르며 주변으로 쏟아지는 수만 톤 가량의 파편, 말 그대로 폭삭 무너지는 주변 장벽과 구조물까지.

        

        기어코 유진 팀이 또다시 한 건을 해내는 순간이었다.

        

        

        

        

        

        

        

        

        

        

        

        

        

        

        

        

        

        

        

        

        

        

        

        

       [다크 존 – 스트리머 서브 갤러리]

        

       [일반]카토<<<<이새끼는 그냥 신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팔다리 반쯤 날아간 상태로 자폭하는 카토 사진>

        

        

       비얌이 왜 데리고왔는지 알거같으면 개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댓글][등록순]

        

       -이 미친 꺼드럭쟁이새기 기어코 한건해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토그래퍼!카토그래퍼!카토그래퍼!카토그래퍼!카토그래퍼!카토그래퍼!카토그래퍼!

        

       -이렇게 잘할거면서 땡깡은 왜부렸냐고 ㅋㅋㅋ

        

       -해낼 줄 몰랐는데 진짜 하긴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토<<<좆간지남

       ㄴㅆㄹㅇ ㅋㅋ

       ㄴ오늘만큼은 ㅇㅈ합니다

        

       -카토가 쏘아올린 작은 폭발ww

       ㄴ뭐가 작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정도면 비얌포인트 한 500점 줘야된다 ㅋㅋ

       ㄴ아니근데 도대체 ~포인트 누가 시작한거냐??? 효과 있긴 한거임?

       ㄴ가서 상어한테 물어보든가 ㅋㅋ

       ㄴ그거 일정이상 쌓이면 상어가 납치해서 해군으로 던져넣는거임

       ㄴ헉 ㅅㅂ

       ㄴ포인트가 아니라 매를 버는거잖아 그건 ㅋㅋㅋㅋ

        

       -맨날 꺼드럭거리고 띵깡만 부리지만 할 땐 하는 새끼…그래서 더 멋있는 새끼….

       ㄴ소신발언)멋있는지는 모르겠음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ㅅㅂ 좀 멋있다고 해줘라 이정도면 ㅋㅋㅋㅋ

        

       -?? : 생전 고인의 개쩌는 순간 보시겠습니다

        

       -이정도면 장례식에서 틀어줘야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

        

       .

        

       

        

        

        

       “오늘 가장 고생한 카토에게 박수 한 번씩만 해줍시다.”

        

       “그거 진짜 카토가 했어요? 저는 영락없이 유진 씨가 한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후…어쩔 수 없지. 이제 카토 씨도 정식으로 비얌-클럽에 들어올 자격을 갖춘 것 같네요. 아직 클럽원은 저랑 하모니밖에 없지만 카토도…꾸엑!”

        

       “민아랑 예린이는 이따 저랑 대화 좀 합시다.”

        

        

        

       -소신발언)얘네들 티격태격이 제일 재밌음

       -이제 다이스랑 하모니쉑이 안깝치면 허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 토 부 럽   지 않 다 ! ! !

       -왜 부럽다가 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갖 고생 다 해야 인정받는데 그러면 누가 좋아하겠냐고 ㅋㅋㅋㅋ

        

        

        

        카토가 해냈다.

        

        기어코 해냈다.

        

        하모니와 다이스와는 다르게 나와 카토는 사망했고, 그렇기에 최초투입지점에서 다시금 살아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해냈다.

        

        카토는 꽤나 얼떨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연신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었고, 나와 하모니, 다이스를 비롯하여 최초투입지점에 있는 사람들 전원이 카토그래퍼의 이름만을 외쳐대고 있었다.

        

        바깥은 더 가관이긴 했다. 아예 LED 피켓이랑 형광봉 비슷한 걸 만들어서 흔들거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으니 뭐. 반짝이 달린 자체발광 선글라스까지 쓴 채로 어떻게든 튀어보겠다고 난리법석을 부리는 유저도 있었지만….

        

        

        뭐, 결국 이유는 하나로 귀결되었다.

        

        카토가 던져넣은 폭발물이 터진 순간 박살난 실드 제네레이터. 그로 인해 그 근방 수백 미터 안에 있는 아르테미스 무인기들이 쇳물 혹은 탄화된 플라스틱의 집합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실패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라고 생각했는데, 성공했군요.”

        

       “어떻게든 폭발물만 살려서 간다고 생각했더니, 그게 또 어떻게 되더라고요. 하하.”

        

       “실패할 사람이라면 뭘 해도 실패했을 거예요. 아무튼 지금은 그 시간을 즐기세요. 그 정도의 환대를 받을 자격이 있으니까요.”

        

       “정말 수고했습니다, 카토그래퍼.”

        

       “나도 믿고 있었다구.”

        

        

        

        뭐라고 해야 할까, 저걸. 메카 비얌 샌드위치?

        

        우리가 투입된 지 고작해야 1시간도 안 되어 제3관문이 말 그대로 잿더미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들은 진과 레인은 말 그대로 날아서 왔다고 해도 믿을 만한 무지막지한 속도로 최초투입지점까지 도착, 카토에게 열과 성을 다해 고마움을 표현 중이었다.

        

        내 얼굴이랑 몸뚱아리로 저러니까 무언가 기분이 묘하긴 했지만, 딱히 이상하지는 않다 싶어서 그대로 놔두었고, 그 상황 그대로 디브리핑을 시작해도 될 것 같아 메카 비얌 둘에게 파일을 넘겨받았다.

        

        불과 2시간 전에 찍은 제3관문 사진과 방금 찍힌 제3관문 사진.

        

        물론 그 모습은 완전히 천지차이였다.

        

        

        

       “실드 제네레이터가 있던 건물이 말 그대로 평탄화됐군요. 작전 시작 전까지만 해도 반쯤 농담 삼아 뱉은 말이긴 했는데, 저렇게 거대하게 폭발할 줄이야….”

        

       “지속적인 자주포 및 레일건 포격으로 인해 실드가 지속적으로, 그리고 최대 출력으로 작동 중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더불어 실드 방어에 우선순위를 둔 결과 카토그래퍼의 침입을 제시간에 막지 못했던 것도 큰 이유일 겁니다.”

        

       “뭐어, 결국 다방면적인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작전이었죠. 종지부도 깔끔하게 찍었고.”

        

        

        

        폭격이라고 해야 할까, 저걸.

        

        아무튼 그라운드 제로는 말 그대로 처참한 광경 그 자체였다. 모든 것들이 흔적도 없이 날아가버렸으니까. 엿가락처럼 녹아 휘어진 철골과 기능이 완전히 망가져버린 관문…이었던 것이 어렴풋하게 보일 뿐.

        

        아마 지금쯤 제3관문을 점령하기 위해 나선 수천 명 가량의 플레이어가 제3관문의 아르테미스 잔당을 살포시 즈려밟고 있겠지.

        

        뭐어, 좌우지간 기여도만을 따지자면 내 작전팀이 1위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카토가 1등일 거고…물론 그런 거에 신경쓰기에는 할 일이 많았기에, 어느샌가 내 프레젠테이션을 이어받으려는 진과 레인에게 발언권을 넘겨주었다.

        

        

        

       “제3관문을 점령하고 그 건너편에 있는 공장을 타격하기에는 아직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무리 길어봐야 1일에서 2일 정도밖에 안 걸리겠지. 수고했어.”

        

       “관문이 뚫린 탓에 아르테미스 측이 황급히 전력을 보낼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 부분도 어느 정도 해결됐으니 그닥 신경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해결?”

        

       “그렇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진이 무어라 할지 어느 정도 감이 잡혔을 무렵, 제3관문을 포함한 반경 10km 이내의 지역 내부를 돌아다니는 모든 적군과 아군이 표시된 지도가 허공으로 떠오른다.

        

        사방팔방에 흩어져있는 적 방공망, 그리고 미처 퇴각하지 못한 레일건 포대들. 그 모든 것들이 시간 순서에 따라 하나둘씩 해체되고 있었다.

        

        그 아래에 보이는 단검 모양, 그리고 강판을 꿰뚫는 빔 모양의 표식.

        

        나는 저것이 뭔지 알고 있었다.

        

        

        내가 무어라 말할지를 안다는 듯, 진이 덧붙였다.

        

        

        

       “아키타입. 대거, 그리고 레이저가 아키타입이 했던 SUAV 공격을 상당히 인상깊게 봤다고 전해달라더군요.”

        

        

        

        원격조종기를 운용 중인 대거와 레이저 팀이 주변에 있는 방공망을 신명나게 물어뜯고 있었다.

        

        왠지는 몰라도, 어쩐지 아르테미스가 꽤 불쌍해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할땐하는남자 카토와 포상은 잘 주는 메카비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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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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