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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57

       풍운귀도(風雲鬼盜) 무명(無名).

       

       대략 사오 십 년 전에 중원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물의 별호와 이름이다.

       

       성별은 무엇인지.

       정체는 누구인지.

       어느 소속 인물인지.

       

       무엇을 하고자 하였는지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으나.

       그런 비밀스러움과 별개로, 중원에 그의 별호를 꽉 새기게 했던 인물.

       

       그게 바로 풍운귀도 무명. 

       

       이른바 귀물 도둑이라 불리는 양반이었다.

       

       ‘말이 번지르르해서 그렇지, 그냥 도둑놈이긴 한데.’

       

       어떤 귀물이 어디에 있든, 그가 원한다면 훔칠 수 있다.

       

       그를 잡고자 무림맹 전체가 움직인 적도 있으나, 잡을 수 없었고.

       흔적은커녕 어떤 방식을 사용했었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었다.

       

       경신술의 달인인 것인지, 은신술의 달인인 것인지.

       혹은, 변장술의 달인인 것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만큼 바람과 같았기에 풍운귀도이며.

       정체를 모르기에 무명이다.

       

       더불어.

       

       ‘명가란 명가는 다 털고 다니던 미친 인간.’

       

       사대세가는 물론이고, 구파일방의 귀물이란 귀물은 다 털고 다녔던 인간이다.

       

       심지어 무림맹의 귀물까지 몰래 털어가기까지 했지.

       

       ‘여기서 더 어이없는 건.’

       

       풍운귀도가 유명해진 가장 큰 이유.

       

       바로, 지금 무당이 지닌 서찰처럼.

       

       ‘미리 예고장을 보냈다는 것.’

       

       언제 나타날지 미리 언질을 두고 훔쳐 간다는 것이었다.

       실로 미친놈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도둑놈이 예고를 날리고 훔치냐고.’

       

       근데 그 인간은 그렇게 하더라고.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풍운귀도는 그렇게 일을 진행했고. 모두 성공시켰다.

       

       그러니 유명한 것이다.

       

       도둑질을 말도 안 되게 잘해서, 그게 풍운귀도가 유명한 이유였고.

       

       여기서 더 나아가 그를 역사의 기록 되듯 남기게 한 사건은 바로.

       

       ‘훔쳤던 귀물을 전부 반환했다는 것.’

       

       풍운귀도는 본인을 유명하게끔 만들었던 총 열다섯 개의 귀물을 그는 모두 무림맹에 반환했다.

       

       당한 이들로서도 어처구니없던 일이다.

       기껏 훔쳐가더니만, 죄다 돌려주다니 말이다.

       

       ‘심지어, 그 이유가 대박이었지.’

       

       풍운귀도가 무림맹에 귀물을 돌려주며 했던 얘기했던 이유가 가관이었다.

       

       [재미가 없다.]

       

       더는 훔치는 게 재미가 없기에 돌려주겠다.

       풍운귀도는 그리 말하며 귀물을 반환했다.

       

       ‘이걸 받은 무림맹은 얼마나 빡쳤을까.’

       

       잡고자 했던 도둑놈은 잡지도 못하고, 재미없단 이유로 귀물을 반환받았다.

       와중에 반환도 몰래 하고 가서 잡지도 못했으니.

       

       실로 역사에 남을 도둑놈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게 수십 년 전의 일이다.

       

       ‘그 뒤로 한 번을 나타나지 않았던 양반이건만.’

       

       이제 와서 이리 무당에 전서를 넣었다는 사실이,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전생에는 이러지 않았을뿐더러.

       

       ‘지금 한창 바쁠 양반이, 뭐 하는 거야?’

       

       풍운귀도의 정체를 아는 입장에선 더 어이없는 사실이리라.

       

       그래.

       

       나는 과거 중원을 들쑤시고 다닌 대도의 정체를 알고 있다.

       잘 아는 건 아니라도, 정체까진 알고 있다는 말이다.

       

       ‘직접 그 노인네가 밝힌 말이니까.’

       

       다른이도 아니고 본인이 밝혔던 일이다.

       

       천마가 혈겁을 일으켰을 당시. 

       마교에 침투를 위해 작전에 돌입하고 있었고, 이에 누가 선두에 서서 마교로 침투할 거냐는 물음에, 한 노인이 자신이 가겠다며 명분을 세웠던 일이 있었다.

       

       본인이 풍운귀도다.

       

       잠입 관련해선 누구보다 자신 있다.

       그리 말하며 말이다.

       

       이 말인즉슨.

       

       ‘풍운귀도는 정파인이었다는 말이며.’

       

       또한, 이런 중요한 작전에 참여할 만큼 입지 높은 인물이었다는 뜻이다.

       

       당시에는, 전쟁중임에도 이에 대한 파장이 적지 않았던 터라, 나 또한 그 노인의 정체를 알 수밖에 없었다.

       

       귀물 도둑이라 불리던 풍운귀도 무명의 정체.

       

       그건 바로.

       

       ‘걸왕 추옹의 스승이자, 개방의 방주 역할을 하던 노인.’

       

       또한, 전전대 맹주인 검존의 귀라고 불렸던 인물.

       

       개방 방주, 우봉취개 백도.

       

       놀랍게도 그가 풍운귀도의 정체였다.

       

       어째서 정파의 귀라 불리는 개방의 방주인 인간이 도둑질이나 하고 다녔는지는 모를 일이다만.

       

       그때는 그런 사정을 듣고 말고 할 때가 아니었다.

       

       ‘침투 때 우봉취개가 죽어버리는 바람에 얘기도 못 들었다고 했지.’

       

       작전을 펼치던 와중, 천마의 손에 우봉취개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 탓에 그가 어떤 이유로 그리했는지는 모르게 됐다는 말이다.

       

       한데.

       

       ‘지금 와서 풍운귀도가 나타난다라.’

       

       이는 내게 여러 생각을 하게끔 하는 정보였다.

       

       ‘맹주가 바뀐 시점에, 정보가 폭발하고 있는데. 개방 방주가 이런 일을 할 시간이 있나?’

       

       격변의 시대에서 바쁜 이들이라 하면, 당연히 무림맹과 여타 문파와 세가일 것 같지만.

       정작 가장 바쁜 이들은 그들이 아니라, 정보를 가지고 노는 이들이었다.

       

       변화에 따라 소식을 전하고 정보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 훗날 있을 일에 대처할 수 있을 테니까.

       

       특히나 이런 상황에서 정파의 귀라고 하는 개방은.

       

       ‘발에 땀이 나도록 움직이고 있을 텐데.’

       

       쉴 시간 없이 움직이고 있어야 할 터였다.

       

       ‘근데 풍운귀도가 이렇게 나타났다고 한다면.’

       

       우봉취개가 치매에 걸려 반쯤 미쳤거나.

       이렇게 해야 할 이유가 있거나.

       

       혹은.

       

       ‘우봉취개가 풍운귀도가 아니거나.’

       

       이 셋 중 하나일 것이었다.

       

       ‘여기서 가장 확률이 높은 건.’

       

       내가 볼 때는 세 번째 이유다.

       애초에 우봉취개가 풍운귀도가 아닐 경우가 가장 잘 맞을 이야기였다.

       

       하나.

       

       ‘이건 결국, 확신은 아니야.’

       

       어차피 예상일 따름이니, 이 또한 맞는 얘긴 아니다.

       

       ‘사칭일 수도 있고.’

       

       풍운귀도인 척 장난을 치는 글귀일 수도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된 걸 알고 보니, 그제야 나는 무당이 왜 이리 경계심이 강화됐는지 알 것 같았다.

       

       ‘어쩐지 더럽게 예민하게 굴더니만.’

       

       풍운귀도의 서찰이라면 그럴 수 있다.

       

       심지어 장문인이 맹주가 되어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시점이다.

       

       ‘여기서 풍운귀도에게 귀물을 털렸다간 꼴이 우습게 되겠지.’

       

       나야, 확신은 아니더라도 풍운귀도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으니, 여러 가지 가설을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지금 시대는 그의 정보를 조금도 모를 때였다.

       그런 만큼, 이렇게 움직이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하여….”

       

       상념을 연신 떠올리고 있으니, 우백이 사이를 뚫고 말을 뱉어냈다.

       

       “본문에서 다소 조심스러운 행위를 취하고 있는 만큼, 손님분들께서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시길 부탁드리오.”

       “어떤 행위를 한다는 말씀입니까?”

       

       풍운귀도가 뭔가 하겠다고 말한 건 알겠는데.

       이걸 주의하기 위해 무슨 조심을 하겠다는 건가.

       

       나는 그걸 물었고.

       

       우백은 내 물음을 듣고선 품에서 무언가를 꺼네 탁상 위로 올려놓았다.

       

       다소 허름해 보이는 끈이었지만.

       

       나는 그걸 보며 속으로 눈을 키워야 했다.

       

       ‘저거…. 분명.’

       “연의선(連疑線)이라는 물건입니다.”

       

       연의선(連疑線).

       

       잘 알고 있는 물건이다.

       

       마경문의 등장을 파악할 수 있는 마선부처럼.

       신기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무당에서 개발한 물건이다.

       

       아마 효과로는.

       

       ‘착용한 자들의 기척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했던가.’

       

       정확히 말해, 대주들이 부대원들의 동태를 보다 빠르게 알아챌 수 있게 해주는 물건이다.

       

       ‘이게 이맘때쯤 나와 있었구나.’

       

       기억하기로 대략 오 년 뒤에나 나올 물건이었는데.

       그보단 훨씬 전에 제작이 끝나있던 모양이었다.

       

       “이걸 착용한 뒤, 하루. 하루를 본문에서 묵어 주시길 청하오.”

       

       연의선을 내보인 우백은 웃으며 이리 말했고.

       

       “하루 말씀이십니까.”

       

       나는 이에 반문을 청했다.

       

       “이게 무엇이기에, 구태여 그리해야 한다는 말씀이신지요.”

       

       연의선의 효능은 알고 있으나, 모른 척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대답하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이 물건을 팔찌처럼 착용할 경우. 서로 간의 동태를 살필 수 있게 되오.”

       “…동태 말입니까.”

       “그렇소, 그리 멀지 않은 거리 내에서 움직임을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게 되지.”

       

       놀랍다. 

       무슨 물건인지 모르기 때문에 속이듯 말할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반대로 우백은 연의선에 대해 솔직하게 말을 해주었다.

       문제는, 이건 달리 말하자면.

       

       “하루 동안 우릴 감시하시겠다는 뜻이네요.”

       

       무당에 우리를 잡아두고 하루동안 감시하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았다.

       

       이런 내 말에 우백은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간다.

       

       “오늘이 바로 이 서찰에 나오는 닷새째가 되는 날이오.”

       

       닷새 안으로 귀물을 가져가겠다는 서찰.

       그 마지막 날이 오늘이었나.

       

       “단순한 장난이라면 다행일 터이나. 그렇지 않을 경우가 더 크다고 생각이 되오.”

       “…어째서 그리 판단하셨는지요.”“닷새 전, 서찰이 내 처소에 와있었기 때문이오.”

       

       그게 왜? 라고 물으려던 찰나.

       

       “나는 당시 이 처소 안에 있었으나. 이 서찰이 탁상 위로 올려질 때까지 인기척을 눈치채지 못하였소.”

       “…!”

       

       무당의 장로이며 중원 백대 고수에 들어있는 고수가, 같은 공간에 누군가가 들어와 서찰을 두고 갈 때까지.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무당이 외인이 침범해 일을 벌이고 나갔음에도 몰랐다는 말이잖아.’

       

       아무리 경계를 허접하게 했어도 무당이다.

       구파일방이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그게 쉽게 되겠는가.

       

       ‘만약 나라면….’

       

       아마 가능은 할 것이다.

       무공 외에 다른 힘들을 사용하면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이렇게는 못 해.’

       

       우백에게 인기척을 숨기고 탁상에 서찰만 두고 가는 방식은 불가능했다.

       

       잠입술과 은신술이 암왕(暗王)정도는 되어야 비벼 볼 만할 정도.

       

       “그런 만큼,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란 뜻이오.”

       “음.”

       

       우백의 설명을 듣자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대놓고 감시를 하겠다는 건 기분이 더러웠지만 말이다.

       

       “상황은 알겠습니다만. 혹시 말입니다.”

       “말씀하시게나.”

       “지금 와서 간다고 그러면 얌전히 보내는 주십니까?”

       

       슬쩍 발을 빼볼까 흘려봤는데.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라네만.”우백은 당연하게도 그러지 못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겠지.

       

       ‘이미 풍운귀도에 대한 얘기까지 들어버렸으니.’

       

       쉽게 놓아줄 수는 없다는 뜻이리라.

       

       으음.

       

       ‘귀찮아졌는데.’

       

       무당의 일이 궁금하긴 했지만, 이렇게 엮일 생각은 없었다.

       이쪽은 귀정과 영풍에 대한 일만 알면 그만이었는데.

       

       여기서 쓸데없는 일에 엮이는 건 사향이었다.

       

       ‘그냥 엎고 갈까?’

       

       속으로 계산을 돌려봤다.

       다 엎고도 얌전히 나갈 수 있을까?

       계산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무리.’

       

       지금 모습으로는 무리다. 

       나는 그렇게 결론 내렸다.

       

       ‘이걸로 난리 피웠다간. 계획이 꼬여.’

       

       불가능하다는 게 아니라.

       

       안 한다는 뜻이다.

       고작 이 하루 때문에 계획을 버리는 건 너무 큰 손해였다.

       

       ‘그게 아니더라도.’

       

       나는 앞에 놓인 연의선을 보며 무언가를 떠올리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은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그걸 하나하나 주워서 한 곳에 담다 보면 더 그랬다.

       

       ‘여기에 모용희아나 지선이 놈만 있었어도 편했을 텐데.’

       

       그 둘이라면, 이 정도 정보만 듣고 답을 알아냈을지 모를 일이나.

       

       나는 그 정도 머리까진 아니었기에 오래 걸리는 중이었다.

       단지, 여기서 확실한 게 있다면.

       

       ‘구린내가 난단 말이지.’

       

       이 일에 무언가 엮여 있다는 것이다.

       거기까지만 파악하면 됐다.

       

       ‘잘됐네.’

       

       이걸 이용하면 원하는 걸 얻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내 예상이 맞다면 말이야.’

       

       나는 앞에 놓인 연의선을 직접 착용하며 떠올렸다.

       

       하루라고 했던가.

       

       그거면 충분하다.

       

       이 구린내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한 시간.

       그건 하루면 충분하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무렵.

       

       끼익.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장로님, 검후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목소리와 동시에, 처소에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스승님!”

       

       앉아있던 구령화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켰고. 

       이에 영풍 또한 따라 움직였다.

       

       이를 볼 때,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아니나 다를까 현시대의 검후.

       

       소이였다.

       

       긴 흑발을 지닌 청초한 미인.보이는 나이로는 이립을 갓 넘은 것 같아 보이는 여인이 구령화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오랜만이구나. 잘 지냈니?”

       “네….”

       

       소이의 품이 그리 좋은지, 구령화는 푹 안겨 있었고.

       그녀의 시선은 구령화에게 잠깐 머물다 내 쪽으로 향했다.

       

       영풍이 아마 나 또한 가고 있다는 서신을 보냈을 테니, 놀라지는 않는 듯했다.

       

       “너 또한 잘 지냈….”

       

       내게 말을 걸려던 소이는 뭔가를 느꼈는지 잠시 놀란 듯 눈을 키운다.

       몇 초간의 침묵이 지나고, 소이는 놀란 눈을 지우지 않은 채 내게 말했다.

       

       “…정녕 대단하구나.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머쓱하게 웃어야 했다.

       다소 부담스러운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잘 지내셨는지요.”

       “…그래.”

       

       삼 년 만에 보는 건가.

       마지막이 신룡관이었던 걸 생각하면, 그녀를 보는 것도 나름 오랜만이었다.

       

       나는 반응을 뒤로한 채, 그녀의 손에 들린 상자를 쳐다봤다.

       

       아마 저 안에 ‘귀정’이 있다는 거겠지.

       그걸 확인하며 말을 이어갔다.

       

       “인사는 나중에 다시 드리겠습니다. 이 이상은 제가 있을 자리는 아닌 것 같아서요.”

       

       내 말에 반박하는 이는 없다.

       명예문인이라며 같이 있기는 했으나, 더는 무리였다.

       

       정녕 이 자리가 귀물을 주고받는 자리라면, 외인은 빠져있어야 했다.

       그게 두 문파에 대한 예의와 같았으니까.

        

       ‘마음 같아선 직접 보고 싶다만.’

       

       저 귀정이 진짜일지 당장 확인하고프나.

       억지를 부릴 수는 없으니, 당장은 나가서 기다릴 생각이었다.

       

       ‘영풍이 사용하게 된다면, 알아서 보게 되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게 될 터이니. 급하게 굴지 말자.

       

       어차피 하루는 족히 묶여있어야 하니까.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남은 얘기는 도장께서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 알겠습니다.”

       

       영풍에게 뒷말이 있다면 말해 달라 말한 다음, 가벼운 목례를 끝으로 처소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이미 무당의 문인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목적은 아까도 말했듯 감시일 터.

       

       ‘쯧.’

       

       혀를 살짝 차고 있으니, 앞에 있던 사내가 내게 다가오며 말을 꺼냈다.

       

       “편히 쉬실 공간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 따라나서려는데.

       

       -어어!? 이거 왜 이래!?

       -잠, 잠깐…!

       -잡아야…!

       

       일행이 있는 뒤쪽에서 목소리가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응?”

       

       이에 무슨 소린가 싶어 고개를 돌린 순간. 

       

       드르륵-! 쿵-!

       닫아 놓았던 처소에 문이 제멋대로 열린다.

       

       휘이이익-!

       그 안에서 무언가 내게 날아들었다.

       

       “이건 또 뭔….”

       

       갑작스러운 상황에 화들짝 놀라기도 잠시.

       나는 빠르게 날아드는 물건을 보며 몸을 굳혀야 했다.

       

       자홍빛을 품은 길다란 천. 

       

       어디선가 많이 봤던 그 물건은 내게 달려들더니.

       

       휘리리리릭-!

       다짜고짜 내 오른팔에 제 혼자 묶여버렸다.

       

       “미친!”

       

       이에 놀라며 몸을 움직려던 순간.

       

       “어.”

       “어라?”

       “어어어…?”

       

       처소 안에서 다급히 달려 나온 사람들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그들의 시선이 내 눈에서 오른팔로 향하고.

       

       ‘좆 됐다.’

       

       나는 그 시선을 느끼며 침음을 삼켜야 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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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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