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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57

       

        

        

        

        

        

        

       “관문…?”

        

       “유달리 튼튼하게 지어진 요충지를 일컫는 말이지요. 공장을 안전하게 옮기기 위한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벽 비스무리한 거라고 해도 좋아요. 방금까지 거기에서 신나게 돌아다니다 왔고…다행히 큰 문제 없이 끝났답니다.”

        

       “그럼 다행이네.”

        

        

        

        스테이츠보로 전진기지.

        

        그러나 외형이 거의 동일하단 사실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달랐다. 나와 진, 레인의 말을 듣고 있는 사람들도 없었으며, 바깥을 바쁘게 돌아다니는 유저들도 없었고, 더 나아가 온갖 일을 처리하느라 바쁜 진과 레인도 없었다.

        

        반대로, 추가된 것이 있다면 마브 정도일까. 이미 방금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대충 감을 잡고 있겠지만, 이곳은 다른 세계의 스테이츠보로 전진기지였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었고, 수많은 물자를 옮기느라 바쁜 무인 트럭도 없으며, 진과 레인에 마브까지 더해진 공간이었다.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간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오퍼레이션 웨이스티드 실버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간략하게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여기’ 입장에서는 그다지 급한 일도 아니었기에, 엄밀하게 따지면 그냥 노가리를 까기 위해 온 거긴 했지만.

        

        

        마브는 손을 한 번 휘적거렸고, 지도에서 점차 지워지기 시작한 아르테미스 잔여 병력들의 현황을 간략하게 내게 보여주었다.

        

        당연하지만 저쪽 세계와는 다르게, 이곳의 잔여 병력들은…말 그대로 ‘잔여’였다. 손으로 휘저으면 쳐내버릴 수 있는 먼지만한 세력이라는 뜻이었고, 웨이포인트를 설정하고 그림자를 일부 빌려오는 것만으로도 청소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보자면, 여기로 온 사람들은…명목상 파견이겠지만, 사실상 휴가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당장 밖에서 신나게 농구에 열중 중인 대거 팀과 레이저 팀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기도 했고.

        

        

         그리하여 이어지는 말.

        

        

        

       “뭐, 보다시피. 아키타입 덕분에 이곳의 상황은 아주 평화로워. 보아하니 이번에는 지난 번처럼 다른 세계의 내가 아키타입을 불살라버리지도 않은 것 같고…만약 그랬으면 바로 응징하러 왔을 텐데, 안 왔잖아?”

        

       “응징은 당연히 농담이죠. 아무튼 뭐어…그럴 것 같았어요. 사실상 오늘 온 이유는 일종의 마인드맵 때문이기도 하고, 여러분들이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게 말해주는 것보단 제가 여러분들에게 저쪽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말해주는 게 더 많을 테니까요.”

        

       “마인드맵이라…그닥 자신 없는데.”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들으면 뭐라도 궁금증이 생길 테니까.”

        

        

        

        마인드맵.

        

        다르게 말하면 작전을 시작하기 전이나, 혹은 작전 그 자체에 대해서나, 혹은 그 외의…혼자서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 까다로운 안건에 대해서 여러 사람이 한두 마디씩 계속해서 던지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교환하는 그런 것이었다.

        

        까놓고 말해서, 내게 부족한 정보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 등을 알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 과거 내가 뉴욕에 떨어진 후 선임 언니들을 통해 가장 먼저 익숙해진 대화법이었다.

        

        일단 기본적인 설명은 내가 먼저 해야겠지.

        

        

        

       “저쪽 세상에서의 아군 세력은 나머지 관문이 전부 돌파되기 전 공장 레이드를 시작할 예정이고…그 부분이 어떻게 돌아가게 될지를 여러분들과 함께 논해보려고 합니다. 자리만 채운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얘기해주시길.”

        

       “흠…공장 레이드라. 그 공장은 얼마나 큰데?”

        

       “가로 900m, 세로 250m, 높이 50m 가량의 거대한 건축물이 여럿 있지요. 듣자 하니 아르테미스는 해당 공장을 뜯어서 옮긴다고 하는데…최근 확인해본 결과 이상하리만치 공중 정찰 데이터가 잘 모이지 않는단 말이죠.”

        

       “가로 900m에 세로 250m, 높이 50m? 그런 무식한 걸 뜯어서 옮긴다고? 말도 안 돼, 엄청난 에너지가 들 거야. 얼마나 작게 쪼개서 옮기려고 하는 건지…그런 건 몇 조각으로 나눠서 간다고 해도 이동하기 전에 지반이 통째로 함몰될텐데.”

        

        

        

        그러게나 말이다.

        

        물론 그 사실 정도는 나도 알고 있었으므로, 일단 몇 가지 대전제를 알려주었다.

        

        첫 번째로, 관문이 뚫렸음에도 마브의 이온 캐논이 날아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 물론 이건 그다지 중요한 대전제는 아니었다. 관문의 남은 잔해라도 보호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었고, 혹은 이미 뚫렸으니 공격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두 번째로, 위성 감시 및 초소형 UAV로도 거의 잡히지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위성 감시를 찍어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아마 초거대 광학미채 같은 것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두 번째가 문제였다. UAV가 다가가는 족족 재밍에 의해 추락하는 것이었다.

        

        거기까지 말하자 이어지는 대답.

        

        

        

       “재밍에 의한 추락이라…ECM 중에서도 전자적 공격EA인가?”

        

       “그것도 가능성이 있으나, 단순히 EMP 필드 비슷한 게 펼쳐져있을 수도 있습니다. 공장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팩토리 내부의 전력 공급원을 통해 전자기 펄스 필드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공장이 실시간으로 이동 중이라잖아. 몇 조각으로 분리되서 이동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그렇다는데, 그 와중에 EMP나 EA까지? 그게 어떻게 돼?”

        

       “그 두 개를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충당하고 있다면 가능하지.”

        

        

        

        그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둔중한 말.

        

        누군가 했더니…상당히 오래간만에 보는 사람이다. 조던 로이든. DARPA의 선임연구원. 도대체 여기에 왜 와있나 했더니 명함 하나를 건네 보여준다. 휴머노이드 어쩌구저쩌구라고 쓰여있는 걸 보니 이젠 그쪽도 손대고 있나보구만.

        

        아무튼 상당히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 왔다. 진과 레인, 마브도 이래저래 안면을 텄는지 서로 인사를 건넸고.

        

        흥미가 가득 깃든 녹색의 눈이 나를 직시했다.

        

        

        

       “수만 톤, 수십만 톤 가량씩 하는 공장 조각들을 옮기려면 캐터필러로도 부족해. 특히나 휴머노이드 생산을 맡는 팩토리라면 안정성도 중요할텐데, 아무리 조지아에 평지가 가득하다고는 해도 그런 걸로 옮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렇다면 조던 씨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EMP, ECM, EA…엄청난 양의 전력을 사용하는 와중 나타나는 부산물을 통해 이카루스 측의 정보 수집을 방해하고 있는 거다. 전자기파가 무슨 원리로 발생하는지를 감안하면 운송 방식에 대해서도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지.”

        

        

        

        …전자기파의 발생 원리랑 EMP, ECM, EA라.

        

        전자전을 시행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공장 안이든 밖이든 엄청난 전류를 가지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성립해야만 하는데…공장을 가동시켜 그 와중에도 휴머노이드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을 확률이 높았다.

        

        과연 무엇일까. 그리 생각하고 있던 와중 조던이 쐐기를 박았다.

        

        

        

       “캐터필러를 사용하지도 않은 채 공장이 실시간으로 이동하고 있을 확률이 높단 점과 위성 사진 곳곳에 찍혀있는 패러데이 새장을 장착한 로봇들까지…인정할 건 인정해야겠군. 아르테미스는 확실히 미친 놈들이다.”

        

       “잠깐, 그렇다면 설마….”

        

       “그래.”

        

        

        

        의식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조차 않는, 위성사진 안에 담긴 은빛의 선.

        

        그것을 슬그머니 어루만지던 그가 덧붙였다.

        

        

        

       “아르테미스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자기부상의 원리를 이용해 구획별로 나누어진 공장을 옮기고 있는 것 같군.”

        

       “환장하겠군요.”

        

       “물론 더 많은 사진과 데이터를 확보한 후 확인해보면 결과는 달라질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현재까지의 정황 증거만을 확인했을 때 그렇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르테미스 친구들이 꽤 머리를 똑똑하게 굴렸어.”

        

       “으음, 이거 생각보다 골치아프게 됐는데….”

        

        

        

        그냥 적당히 논의만 하려고 왔더니 거대한 비밀을 열어젖히게 되어버렸구만.

        

        일단 그렇다면 몇 가지 확인을 해야만 할 것이 있었다.

        

        

        

       “일단 그 선로를 완전히 박살내야 공장을 멈춰세우든 지면에 처박든 할 것 같은데, 문제는 그 정도의 전력을 끌어다 그 짓거리를 하고 있다면 근방에서 작전을 하는 것부터 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이카루스 기어는 기본적으로 EMP에 대한 완벽한 방호 대책이 있으니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 선로 비스무리한 걸 파괴하기 위해 거기까지 접근하는 것부터 꽤 귀찮은 일이 되겠지. 적당히 반물질 미사일이라도 터뜨리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 않겠나?”

        

       “일단 그건 기본적인 전제로 깔고 있어요. 그래도 최대한 기동력을 확보해야할 확률이 높아요.”

        

       “흐음.”

        

        

        

        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였다.

        

        

        

       “정확히 출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만 톤에서 수십만 톤 가량의 구획을 옮길 때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가공한 무기에 정면으로 조사당하면 뭘 타도 꽤나 골치아파질 거다. 적의 공격도 감안해야만 할 거고…하지만 공장 안에 들어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그렇다면 거기까지만 가도 상관은 없겠군요. 작약식 집라인 건 같은 걸 들고 가서 벽면에 박으면 내부 침투는 그닥 문제 없을 것 같기도 하고.”

        

       “흠….”

        

        

        

        갑자기 또 무슨 생각일까.

        

        그리 생각하던 와중, 조던의 표정이 상당히 흉악하게 변했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굉-장히 재미있는 걸 생각해낸 듯한….

        

        펜을 들어 미사일 비스무리한 걸 슥슥 그리던 조던이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몇 가지 물음표 표식이 있긴 했지만, 정면에 달린 뾰족한 화살촉과 그 뒤에 연결되어있는 수백 미터 가량의 로프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아주 잘 알려주고 있었다.

        

        

        

       “그다지 현실성도 없고, EMP 방호를 충분히 두른 차량을 타고 접근하는 게 훨씬 낫겠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상상해볼 수 있지 않겠나.”

        

       “…이게 뭔가요?”

        

       “조악하지만, 일종의…집라인 미사일이지.”

        

        

        

        그가 큭큭 웃으며 덧붙였다.

        

        

        

       “도망가는 공장을 잡아 멈춰세운다면 퍽 재밌지 않겠나?”

        

        

        

        그 정신나간 소리에, 나는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

        

        

        

        

        

        

        

        

        

        

        

        

        

       “아이구, 죽겠네….”

        

       “유진 씨, 어딜 다녀오신 거예요? 지금 막 이카루스가 공장 습격 트레일러를 발표했다구요!”

        

       “이카루스는 신인가? 나는 이제부터 이카루스와 한 몸이 된다! 이카루스를 욕하는 것은 곧 나를 욕하는 것이며…!”

        

       “…그럴 것 같다고 생각은 했는데.”

        

        

        

        한편,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다크 존.

        

        돌아온 나는 오만가지 휘황찬란한 내용으로 도배된 이카루스의 공장 레이드 트레일러를 봐야만 했다.

        

        환장하겠네, 정말.

        

        

        

        

        

        

        

        

        

        

        

        

        

        

        

        

        

        

        

        

        

        

        

       “…일단 내용을 정리해보죠. 보아하니 이번 레이드는 일종의…추격전인 것 같은데. 이런 식의 레이드는 정말 상상조차 못해봤네요.”

        

       “그러니까요! 어떻게 차를 타고 기지 내부까지 진입하는 걸 레이드의 주요 내용으로 할 생각을 한 건지 원. 진짜 상상 이상이지 않나요?”

        

       “그건 그렇다고 쳐도, 왜 그렇게 신났어요.”

        

       “으아아앙!”

        

        

        

        내 허벅지 위에 앉아있는 민아의 머리카락을 마구 쓰다듬으며 그리 덧붙였다.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꼬라지를 보아하니 분명히 아주 열정적이면서도 신난 표정을 짓고 있겠지. 아주 그냥 안 봐도 비디오다. 물론 이번에는 액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드라이빙 테크닉이…필요하려나. 요게 벌써부터 자기 차례가 온 걸 안단 말이지.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확실히 트레일러는…굉장히 잘 만들었다.

        

        수십 미터 가량의 높이에 가로 수백 미터의 블록. 그것이 허공으로 십수 미터 가량 떠올라 이동하고 있다. 시속 5km 가량의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중이었지만 그런 게 여러 개였기에 결코 느린 느낌은 나지 않았다.

        

        거대한 장벽을 옆에 낀 채 싸우는 것 같았다.

        

        

        

       “팩토리 측면이 열리며 전쟁기계들을 토해낸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가 안 갔는데, 말 그대로군요. 추격전에 회전(回戰)까지…이게 도대체 뭔 일인지 원.”

        

       “CAS나 화력지원도 없으면 결국 땡보병이 몸으로 땜빵해야 하니까요. 아무튼…게임하면서 이렇게 웅장한 트레일러는 처음 봐요.”

        

       “그러네요.”

        

        

        

        까놓고 말해서, 트레일러만으로 심장이 뛰게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빛, 그 아래 높이만 수십 미터에 길이만 수백 미터가 넘는 거대 팩토리 플랫폼의 측면 벽이 열리더니, 거기서부터 미사일이 쏘아지고, 바퀴 달린 UGV들이 슬라이딩 램프에서 떨어져내리며 아군 차량을 향해 접근한다.

        

        마치 근미래-창기병 싸움을 보는 듯했다. 단지 타고 있는 것이 패러데이 새장 달린 차량이고, 창 대신 화포로 바뀌었을 뿐이지.

        

        

        차량에 탑승해있는 유저들이 위에 달린 기관총으로 드리프트를 시도하는 UGV를 때려잡는 한편, 그 아래에서는 다른 유저들이 창문에 총구를 견착하고는 연발로 갈겨댄다.

        

        그러는 와중 새빨갛게 물드는 지면. 운전수가 스티어링 휠을 옆으로 확 꺾어 피하자마자 팩토리 플랫폼에 달린 미사일과 레이저 병기가 작동하고, 지면을 말 그대로 갈아엎는다. 그 뒤에서 따라오던 UGV 한 대가 푹 파인 지면과 길항하다 발라당 뒤집어지며 폭발하는 건 덤이고.

        

        그 옆, 검은 모터사이클 한 대에 탑승한 두 명의 인원이 속도를 올리는 가운데, 후방에 탑승해있는 유저가 공장 후면에 최대한 가까이 접촉한 순간 집라인을 발사, 그것이 어딘가에 단단히 박히자마자 모터사이클의 후크에 고리를 건다.

        

        

        

       ───치이이이익!

        

        

        

        그 순간 윈치가 자동으로 감기며 한 대의 모터사이클이 허공을 날아 공장 후면에 안착했고, 그런 아군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탄도 방패를 작동시키고, 누군가는 대물저격총 혹은 유탄발사기를 든 채로 건너편을 직시한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서부터 램프가 반짝이더니, 거대한 게이트가 열리며 내부에서부터 UGV와 휴머노이드가 온갖 에너지 방벽과 함께 기어나온다.

        

        수천 발의 총알, 수십의 폭발물이 서로 교차함과 동시에 트레일러가 종료된다.

        

        

        그걸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을까, 내 입이 자동으로 열렸다.

        

        

        

       “보아하니 이번에도 약간…교두보 설치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긴 하네요. 추격전 하면서 주변 정리하랴, 팩토리 안의 아르테미스 적군이랑 싸우랴…아주 정신없겠군요.”

        

       “그렇죠. 근데 보아하니 이번에는 블록째로 터뜨리거나 하는 그런 건 없나보네요.”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까놓고 말해서 그래야 할 이유가 없죠. 저런 블록이 한두 개도 아니고 십수 개씩 있을 텐데, 터뜨리는 것보단 아군 이동기지로 삼는 게 훨씬 이득일 거예요.”

        

       “생각해보니 그도 그렇네요.”

        

        

        

        작전구역의 크기는 대략 40km 가량.

        

        블록의 이동 속도는 굉장히 느렸지만, 그런 게 대략 15개씩 흩어져있으면 하나씩 파괴하는 것도 굉장히 귀찮은 일이 되겠지. 게다가 벽면이 열리는 것에서부터 알 수 있듯 내부는 자유자재로 개조가 가능할 거고, 그렇다면 좀 더 유용하게 써먹는 것이 가능하겠지.

        

        그것도 그렇고, 해당 팩토리가 아르테미스 아래에 놓여있다면…진과 레인을 그 자리에 불러와 제법 재미있는 짓을 벌일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가령…저 멀리 사바나에 있는 다른 세계의 마브가 했던 것마냥, 레일건 혹은 플라즈마 캐논 같은 것을 만들어 팩토리 블록을 요격한다거나 하면…아르테미스 입장에서는 아주 속이 뒤집히고도 남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만큼 꿀잼이 없겠지.

        

        

        해당 사실을 이 세계의 진과 레인에게 고지하며 레이드가 열리기까지 남은 시간을 점검했다.

        

        

        

       “대략 3시간 정도 남았군요. 트레일러가 몇 시간 전에 공개된 걸 보아하니 아예…관문이 돌파당했을 때 자동으로 이카루스 공식 홈페이지 및 유어스페이스 채널에 업로드가 되게끔 트리거를 설정해놓은 게 분명하겠어요.”

        

       “아주…체계적이네요.”

        

       “뭐어, 저쪽도 이렇게까지 빠르게 트레일러가 공개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것 같긴 한데….”

        

        

        

        말은 그리 했지만, 내 시선은 조금 다른 곳으로 향한 상태였다.

        

        그새 11월의 중후반으로 접어들려고 하는 상황. 조금만 더 지체하다가는 하모니와 다이스가 레이드의 끝을 못 보고 미국으로 출국해야만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전부 입으로 설명하는 대신 덧붙였다.

        

        

        

       “…아무튼, 레이드가 열리기 전까지 몸이나 좀 풀자구요.”

        

       “그럴 것 같았어요.”

        

       “카토 씨도 진즉 예상했겠죠? 에이, 설마.”

        

       “…넵, 따라가겠습니다.”

        

        

        

        응갸악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일어서는 카토까지.

        

        이따 참여하게 될 올리비아까지 합치면 다섯 명. 아마 충분한 전력이 될 것이었다.

        

        추격전이 우리를 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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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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