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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6

       “아휴.. 머리야.”

       

        어제 저녁 이수아와는 간단하게 맥주를 한잔했다.

        뭐 별 특별한 일은 없었다.

        계속해서 이수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1시간을 떠드는 것을 들어줬을 뿐이니까.

       

        대충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시시콜콜 늘어놓았다.

       

        ‘역시 나랑 맥주는 잘 안 맞는 것 같네.’

       

        살짝 머리가 아팠다.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헌터 판정 테스트도 받고…’

       

        오랜만에 휴식이 찾아왔다.

        아주 다사다난했던 한주가 끝난 것이었다.

       

        ***

       

        끼이익.

       

        헌터 판정 테스트를 받기 위해 집을 나섰다.

       

        이제 E급에서 D급으로 승격.

        이미 필요한 스텟은 다 미리 투자를 해놨기 때문에 걱정은 전혀 없었다.

       

        “아 씨. 깜짝이야.”

       

        나는 우리집 문을 열고는 아주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뭐예요? 이수아 씨?”

       

        이수아가 우리집 문앞에 있었으니까.

       

        아주 황당한 상황.

       

        “아니. 저기…”

        “수아 씨. 도대체 왜 저희집 문 앞에 있는거예요?”

       

        살짝 소름이 돋는 느낌.

       

        “아니… 그냥… 왠지… 유하나가 오늘 찾아올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지훈 씨가 조금 걱정되기도 하고…”

        “아니. 유하나 씨가 여기에 왜 오겠어요. 갑자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물론 이수아가 여기에 있는 것도 말도 안되는 행동이기는 한데.

       

        “저 근데!! 어디 나가시는 거예요?”

        “네. 헌터 판정 받으려고요. 오늘 D급으로 승격하려고 했거든요.”

        “앗? 그래요? 그럼 저랑 같이가요!!!”

        “네?”

        “아니 저 S급 헌터 이수아잖아요. 그거 잘 알거든요. 백지훈 씨 처음해보는 거 아니예요?”

       

        엄밀히 말하면 처음은 아니다.

        당연히 채수현이랑 같이 자주 갔으니까.

       

        “네.. 뭐…”

       

        대충 모르는 척을 했다.

        채수현 얘기를 괜히 꺼내기도 싫으니까.

       

        “헤헤. 그럼 같이 가욥!! 제가 가이드 해드릴게요.”

        “네.. 뭐 그러죠.”

       

        ***

       

        “엇??? 이수아 씨???”

       

        헌터 등급 판정소는 아주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S급 이수아가 등판했으니까.

       

        “아니. 여기에는 어쩐 일로…?”

        “와… 이수아 씨. 실물로는 처음 뵙네요. 영광입니다.”

        “대박… 이수아 씨 아주 미모가 엄청나시네요.”

       

        사람들이 와글와글 거리며 우리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뭐야. 이수아 진짜 인기 많네.’

       

        이수아 헌터가 인기가 많은 걸 몰랐던 것은 아니다.

        오늘은 아주 당당하게 내가 이수아다하고 걸어다녀서 그런지 어딜가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역시 가까이 지내면 체감이 좀 안되는 면이 있단 말이지.’

       

        일주일간 이수아와 자주 만났더니 그새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분명 사람들 반응을 보면 이수아는 엄청난 탑스타.

       

        “호호.. 여기 저희 A팀원 등급 승격하려고 왔어요.”

        “아니. 근데 지금까지 한번도 안오셨잖아요? 무슨 일로?”

        “하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하하하.. 저… 자주 왔.었.잖.아.요? 그쵸? 이번이 처음 아.니.죠?”

       

        아주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을 하는 것이었다.

       

        헌터 등급 판정소 직원은 대충 분위기와 눈치를 채고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이수아 말에 동의를 해줬다.

       

        “하하핳. 그… 그쵸… 이수아 헌터님… 자주 오셨었죠.. 하하하하핳.”

       

        “어.. 백지훈 씨? E급이시네요?”

        “넵.”

       

        직원이 내가 작성한 서류를 보고는 살짝 갸우뚱거렸다.

       

        “어. A팀에 E급이 들어갈 수도 있나요? 처음 알았네요. 블루길드는 최소 C급 이상만 들어가는 줄 알았거든요.”

        “에이~ 지금의 등급이 중요한가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중요하죠. 우리 백지훈 헌터님은 앞으로 S급 헌터가 될 거예요. 제가 그렇게 만들 거거든요.”

       

        살짝 무서운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아니. 왜 자기가 만든대. 어차피 나 혼자서도 할 수 있긴 한데.’

       

        “저 준비는 다 되셨나요? 바로 절차를 밟아도 될 것 같은데요.”

        “넵.”

       

        D급으로 승격하기 위한 적당한 스텟을 미리 준비를 해왔으니까.

       

        아쉽게도 아무리 포인트가 많다 한들 S급으로 한번에 승격을 할 수는 없다.

        예전에 한번 아주 거대한 비리가 터지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적이 있던 바람에.

       

        게다가 실제 등급과 능력이 너무 차이가 나면 정부의 집중관리 대상이 되기도 하고.

        나는 귀찮아지고 싶지는 않았다.

       

        “어… 확인이 되셨습니다.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고요. 앞으로는 D급으로 인정받으실 수 있습니다. 여기 등록증 드리겠습니다.”

       

        이것저것 테스트와 체크를 하고는 곧바로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아무래도 낮은 등급이라 그런지 별 다른 절차 없이 금방 통과가 되었다.

       

        “꺄. 이제 지훈 씨 D급 이네요. 아주 좋은데요?”

       

        이수아가 옆에서 아주 요란스럽게 축하를 해주는 것이었다.

       

        ‘D급이 뭐라고… 자기는 S급이면서’

       

        앞으로 4번. 

        이렇게 올리면 금방 S급 헌터가 된다.

       

        ‘채수현. 야. 기다려라. 내가 곧 S급 될거니까. 나한테 엎드려서 피눈물 흘리게 해주지.’

       

        유하나가 연기했던 장면들이 눈 앞에 떠올랐다.

       

        “지훈 씨?”

        “넵”

        “이거 축하하러 어디 식사라도 하러 가시죠?”

        “앗. 넵.”

       

        분명 어떻게 해서든 내 곁에 있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느낌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고.’

       

        ***

       

        “여기 어때요?”

       

        이수아는 스테이크를 먹다말고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하하… 맛있고 다 좋긴 한데요…”

       

        나는 고개를 들어 쓱 돌아보았다.

       

        레스토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 쪽을 보며 수군거리고 있었으니까.

       

        “저희… 너무 눈치보이는 곳에 온 거 아니에요? 사람들이 다들 저희 쳐다보고 있거든요.”

        “아 뭐 어때요~ 그냥 머라하면~ 우리 팀원 승격해서 축하해주러 왔다고 하면 되죠.”

        “아니. 그럴거면 팀원들도 다 있어야 정상이잖아요. 그리고 여기 보통 연인들이 오는 레스토랑인데.”

        “에이~다른 팀원들은 주말이라서 쉬라고 했다하죠 뭐. 그리고 연인이라고 하면 되죠.”

        “켁켁.”

       

        나도 모르게 고기를 먹다가 체할뻔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혹시라도 누가 뭐라하면~ 그렇다고요.”

        “이수아 씨. 저 좋아해요?”

        “아뇨!!!!!!”

       

        또 극렬 반응을 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매혹 저항성때문에 저러게 되는 것이 분명했다.

       

        “하. 백지훈 씨. 혹시 오해하시나본데~ 전혀 아닙니다~~ 제가 분명히 선을 긋고 말씀드릴게요. 이거 다 저희 팀을 위한 거예요.”

       

        ‘로봇이야 뭐야… 계속 저 얘기만 하네.’

       

        “그럼 연인이라고도 얘기하면 안돼죠.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잖아요?”

        “아휴~ 말이 그냥 그렇다는 거죠.”

       

        ‘뭐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따라다니는 건 뭔데…’

       

        너무 티가 나는 행동들이었지만 절대로 인정을 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흠. 뭐 어떻게 해야 인정을 시킬 수 있으려나.’

        ‘물론 크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근데요~ 지훈씨.”

        “넵.”

        “저 궁금한 게 있는데. 지훈 씨는 앞으로 뭐 할거예요?”

        “음…”

       

        살짝 고민을 했다.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일단 제가 후회시키고 싶은 사람이 한명 있어서요. 그거에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나는 살짝 딱딱하고 굳은 어조로 얘기했다.

       

        ‘뭐가 되든 간에 채수현이 질질 짜는 모습을 봐야 속이 풀릴 것 같으니까.’

       

        “후회요? 왜요?”

        “아. 어떤 사람이 저한테 아~주 용서받을 수 없는 나쁜 짓을 했거든요.”

        “음… 그럼 뭘 하면 그 사람이 후회할 거 같은데요?”

        “음. 일단 제가 S급 헌터가 되어서 잘나가면 될 것 같네요.”

        “오호…?”

       

        이수아는 아주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좋네요. 저랑 얼추 방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기분이 좋아진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럼 저랑 함께 열심히 해보죠! 지훈 씨는 S급 헌터가 되고! 저도 S급 헌터 1위 자리 다시 탈환하고. 채수현 헌터 아시죠?”

       

        나는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네. 알죠. 아주 잘~ 알죠.”

        “아휴~ 그 채수현 헌터가 이번에 제 자리를 먹었잖아요. 그거 때문에 증말…”

       

        이수아는 아주 참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제가 싫어하는 헌터들 여럿 있거든요? 유하나를 비롯해서? 근데 이번에 채수현 헌터도 추가되었어요.”

        “하하… 그러시군요.”

       

        마땅히 내가 뭐라 말할 것이 없었다.

       

        ‘그거 사실 제가 채수현에게 몰빵 투자를 해서 그런겁니다라고 얘기를 할 수는 없으니까’

       

        분명히 이수아는 채수현이 1위가 된 것이 불쾌하고 별로인 모습이었으니까.

        내가 그 결과에 기여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주 길드 생활이 복잡해질 것이 분명했다.

       

        “어휴~ 걔는 진짜 대단해요?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올렸나 몰라~ 누가 옆에서 도와줬나?”

        “하하… 그러게요…”

       

        이번에도 역시 나는 딱히 뭐라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이니까.

        내가 도와줬으니까.

       

        ‘계속 사람 찔리게 말하네…’

       

        “흥. 뭐 상관없어요. 만약에 어제 백지훈 헌터님이 말씀하신 대로면 저, 다시 1위 될 수 있을 거예요. 상태 이상을 다 조절할 수 있다는 거니까요!”

       

        이수아는 아주 밝게 웃는 모습이었다.

       

        ‘다행이네. 기분은 좋아보여서.’

       

        “그러니까 말이에요~”

       

        표정이 살짝 어두워진 느낌이었다.

       

        “백지훈 헌터님. 어디 갈 생각 하지 마세요. 꼭 제 주변에 있어야 해요. 아시겠죠? 유하나든 채수현이든 그 어떤 S급 헌터가 다가와도 거기에 넘어가시면 안돼요. 잘 아시겠죠?”

       

        이수아는 아주 날카로운 표정으로 고기를 서걱서걱 무섭게 자르는 것이었다.

       

        “어….”

        “왜 대답이 없어요?”

       

        고기를 갑자기 냅다 콰직 하고 포크로 찍는 것이었다.

       

        “하하하… 네… 일단은… 알겠습니다…”

       

        ‘설마…나한테 너무 집착하게 되는 건 아니겠지…?’

       

        철벽녀 이수아가 그럴 리는 없을 것이라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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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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