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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6

       트롤.

         

       ‘식인귀(食人鬼)’ 등으로도 불리는 마물은 한때 숲의 수호신이었던 존재가 타락하여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인간에게 배신당한 숲의 수호신이 인간에게 복수하기 위해 바위와 하나가 되었고,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로 변모했다는 얘기는 동화나 희극으로도 유명했다.

         

       그리고 구전설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아이들조차 트롤이 가진 폭력성과 위협을 알라는 뜻도 있는 바.

       이처럼 대표적인 트롤의 설화의 내용은 이렇다.

         

       – ‘온몸이 단단한 바위로 뒤덮여 있으나, 그 날렵함과 지능은 타고난 늑대의 기만함과 같으니.’

         

       – ‘장작이 떨어지지 않는 불길과 같은 재생력을 가지고 있으며, 산을 뒤흔들 거력을 품어 모든 걸 죽이는 학살자.’

         

       – ‘그것은 사람을 먹고 사는 바위의 악마일지니.’

         

       그야말로 악몽.

       신분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을 괴물의 설화이다.

         

       이처럼, 설화가 전해지는 트롤의 힘은 실제로 공포 그 자체였다.

       트롤을 이기기 위해 기사단이 움직여야 할 정도이며, 설사 기사단이 움직인다고 해도 희생이 따를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여 트롤은 전사들의 악몽으로 군림하는 바였다.

         

       그러나, 트롤의 심장과 피 등이 가진 효력은 그러한 악몽조차 잊게 만드는 막대한 ‘값어치’가 있었다.

         

       피를 섭취하면 웬만한 질병은 물론이요, 다친 상처도 모두 회복되며.

       심장을 섭취하면 수명의 증강을 비롯한 무수한 효과가 있다는 게 밝혀진 바.

         

       뭐, 정제시키지 않고 먹으면 죽을 테지만.

         

       어쨌든 트롤이 영지 근처 숲이나 산에서 나타났다고 하면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보물과 같았다.

       희생이 따를지언정, 사냥에 성공한다면 대박도 이런 대박이 없으니까.

         

       그래서 무수한 용병과 탐색자 등이 트롤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안타깝게도 트롤은 이제 보기 드문 생명체가 되었다.

       무분별한 포획과 사냥으로 더는 일반적인 숲이나 산에서 보기 어려웠으며, 마경(魔境) 등으로 불리는 지대를 가야지만 가까스로 만날 수 있게 된 것.

       그러니.

         

       “-누가 오늘 그러더라, 검술학부 시험에서 그럼 진짜 트롤이랑 싸우는 걸 볼 수 있냐고. 참 바보 같은 질문이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진짜 트롤’이 왕도에 있을 리가 없는데.”

         

       학과 시험에 나오는 ‘인공(人工)의 산물’을 향해 진짜 트롤이냐고 묻는 이들은 머리 안이 상당히 가벼울 게 분명하리라.

         

       아름다운 진보라색 제비꽃을 닮은 소녀, 카린 귀네비어의 차가운 발언이었고, 오늘도 애착 인형마냥 소녀에게 붙잡힌 채 머리가 다듬어지고 있는 소년은 낯을 붉히며 소녀의 말에 대응했다.

         

       “카, 카린 영애님 좀 떨어져 주시면….”

       “웃기지 않아? 트롤 같은 마물을 어떻게 구할 수 있겠어, 구할 수 있는 건 그냥 연금술로 만들어진 [바위 트롤]밖에 없는데.”

       “…으음.”

         

       매혹적인 그녀의 채취가 곤혹스럽다.

       아직 싱싱한 젊은 몸이 반응할 것 같다.

       타고난 내향인 데릭은 몸을 숙이며 어떻게든 그녀에게서 떨어지는 노력을 보였다.

         

       찰싹.

         

       “자꾸 어디 가?”

       “…….”

         

       무의미하긴 했지만.

         

       “솔직히 그걸 트롤이라고 부르는 것도 웃기는 일이야. 그냥 트롤의 피가 묻은 돌멩이들일 뿐인데. 아, 그 피도 복제한 거였던가?”

       “그, 그래도 위협적인 존재이지 않습니까.”

       “뭐, 일반인에겐 그렇긴 하지.”

         

       인공 식인귀, 혹은 바위 트롤 등으로 불리는 인조 생명체는 실상 생명체라고도 부를 수 없는 골렘과 같은 것이었다.

       트롤을 발견하기가 워낙 어려워지니, 트롤의 심장과 피를 복제해보자는 연금술사들의 노력에 의해 탄생한 산물 중 하나.

         

       다만 복제 산물은 기껏해야 트롤의 피가 가진 성능의 2할을 가까스로 흉내 내는 수준이었고,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었지만, 그래도 2할 성능이 어디겠는가.

         

       덕분에 많은 상품이 개발됐고, 그중 하나가 [바위 트롤]이었다.

         

       …그저 바위에 복제된 트롤의 피를 머금게 했을 뿐인데 만들어지더라.

         

       그래서 아직 바위 트롤의 발생 원리를 모르는 이들은 많았다.

       허나 그 전투력은 오리지널에 비하면 반편이조차 되지 못해 이렇게 자주 훈련용이나 누군가의 실력 평가를 위해 쓰일 때가 있으니.

       검술학부 시험의 경우가 그러했다.

         

       “한 번 본 적은 있어. 가끔 가문에서 구매해서 신입 기사들과 싸우게 하더라고. 하찮기 그지없었지. 숲의 악마나 식인귀라 불리는 마물치고 얼마나 허약하기 그지없던지.”

       “…복제품에 불과하니 어쩔 수 없는 거겠죠.”

         

       데릭은 어느새 그녀의 손길을 뿌리치는 걸 포기하며 머리칼이 다듬어지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착실히 그녀의 질문에는 답했는데, 어딘지 묘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

         

       “응? 내가 한 말에 뭔가 이상한 거라도 있었나? 반응이 갑자기 왜 그래?”

       “아, 아니 그냥 잠시 생각할 게 있어서.”

       “흐음, 나 같은 멋진 여성과 있는데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있다니…. 실망이네.”

       “!?”

       “흥!”

       “저, 저기…, 카, 카린 영애님…?”

       “흥-!”

       “…….”

         

       …이럴 때 대체 여자의 기분은 어떻게 푸는 것일까?

         

       데릭은 세계 최대의 난제를 눈앞에 둔 사람마냥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슬슬 진짜 어떻게 해야 하긴 하는데….’

         

       섬세한 소녀의 기분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도 데릭의 머리는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얼렁뚱땅 아카데미 시험 ‘챕터’로 접어들게 되었다.

       원래는 그 전 챕터가 발생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챕터가 발생하지 않았다.

         

       ‘위법 마법사들이 테러를 저질러야 하는데, 그런 사건도 없고.’

         

       아카데미 교원으로 위장한 위법 마법사를 기사단에 제보할 준비를 하던 중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당황스럽긴 해도 테러는 일어나지 않아 안심이 되긴 했으나,

         

       ‘오드왈 타락 루트는 어떻게 되는 거야?’

         

       메인 스토리마저도 발생하지 않는지라 데릭은 슬슬 위기감을 느꼈다.

         

       자신이 알던 모든 정보가 헝클어지다 못해 쓸모가 없어지는 기분인지라.

       하여 데릭은 이번 챕터에서도 어떤 일이 발생할지 확실히 말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더욱 걱정이 됐다.

         

       ‘시험 챕터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더 불안해….’

         

       어떤 식으로 나비효과가 발생했을지 도무지 예측이 가지 않으니까.

         

       ‘시험기간 챕터’는 불확실성이 너무 강하다.

       정보가 통하지 않는 걸 뒤로하고도, 이건 ‘강제성 이벤트’와 같으니까.

       또한 데릭에겐 시험을 막을 만한 명분도 권한도 없다.

       그에게 있는 거라곤 일개 생도 신분뿐.

         

       ‘무력하네, 나.’

         

       정보가 있으면 뭐하겠는가, 그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네에?”

       “갑자기 왜 그리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지 묻고 있는 거야.”

       “아, 아니 그게….”

       “화를 내는 게 아니야. 그저, 데릭이 참고 있는 게 보여서 묻는 거지.”

       “…….”

       “이리 와.”

       “저, 저는….”

       “어서, 여인이 먼저 낸 용기를 거절할 셈이야?”

       “…….”

         

       …포옥.

         

       제 속을 단번에 꿰뚫어 보는 소녀의 꾸중에, 데릭은 저도 모르게 소녀의 품에 안겼다.

       분명 저보다 어린 소녀임이 분명한데, 그런 소녀의 품에 안겨 위로를 받다니.

       창피한 일이다.

         

       …그래도.

         

       ‘기분이 풀리네.’

         

       확실히 정신적 연령이 높을지언정 육체적 연령을 무시할 수 없나 보다.

       호르몬에 지배당하는 나이.

         

       데릭은 그렇게 위로받았고, 카린은 다정하게 소년의 회색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부디 이 상처 많은 소년의 눈이 조금이라도 부드러워지길 바라며.

         

       ……뭐, 숭고한 그들의 마음과 달리.

         

       “또 저러고 있네.”

       “부러운 새끼.”

       “…나도 연애하고 싶다.”

         

       남들 눈엔 염장 지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여름이었다.

         

       * * *

         

       쿠웅!

         

       “아, 이게 그 바위 트롤이야?”

         

       이한은 검술학부 교관의 신분으로 사전에 생도들이 싸울 트롤과 만날 수 있었다.

         

       [구…아…아…악…!]

         

       “…그냥 스피커 달린 인형 같기도 하고.”

         

       트롤의 원형은 대략 6미터 크기를 자랑하며, 대형 굴착기가 로봇으로 변신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그런 주제에 온몸은 바위로 뒤덮여 있고, 흉포하긴 무척이나 포악하여 결코 길들일 수 없는 짐승과 같으니.

         

       한데 이놈은.

         

       후웅!

         

       “느리고, 작고, 약하네.”

         

       3미터 크기의 트롤이, 아니 바위 형태 마물에 불과한 ‘저것’이 움직인다.

         

       누군가에겐 한없이 위협스러울 테지만, 이한으로선 큰 감흥이 없었다.

         

       “이놈은 트롤이 아니야.”

         

       이한은 결론을 내렸다.

       이건 트롤이 아니라고.

       트롤의 형태를 베꼈을 뿐인 저급한 모조품에 불과할 뿐이라고.

         

       하여.

         

       “재미없다.”

         

       콰직!

         

       이한의 손바닥이 거침없이 바위 마물을 후려쳤다.

       싸대기와 다름없었으나, 그 싸대기가 만들어낸 파장은 무척이나 컸다.

         

       퍼어엉!

         

       폭산.

       바위 마물은 등 부분이 터지며 그대로 무너졌다.

         

       “으음, 이거 자주 써먹게 되네.”

         

       발경.

       전날 레비 폴트가 보였던 일격과는 비교도 되지 않은 파괴력을 머금은 그의 일격이 마물을 산산조각 냈다.

       발타르의 내가중수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법.

       허나 무척 편리한 수법이기에 도리어 껄끄럽다.

       마냥 의지하게 되는 것 같아서.

         

       ‘다음은 다른 기술을 연구해 봐야겠어.’

         

       편리한 수법도 좋지만, 강해지기 위해선 마냥 편법을 쫓아서 어디 쓰겠는가.

         

       저릿.

         

       “…그래도 맷집은 좋네.”

         

       고찰 도중 느껴지는 손끝의 저릿함.

       크게 아픈 건 아니었지만, 손이 좀 저리다.

         

       이 모조품, 위력도 약하고 빈틈투성이라 공격할 곳은 많으나, 대신 그만큼 방어력이 만만치 않다.

         

       또한.

         

       꾸물…. 꾸물….

         

       “재생력도 어느 정도 있는 건가?”

         

       왜 트롤이란 이름을 쓸 수 있나 싶었더니.

       부서진 몸이 달라붙으려고 애쓰고 있다.

       마냥 단점만 있는 건 아니란 거겠지.

         

       그는 머리를 확실히 짓밟으며 숨통을 끊어내는 순간 확신했다.

         

       ……이건 생도 수준에서 이길 ‘상대’가 아님을.

         

       ‘회귀자 놈이랑 그 세 놈은 가볍게 이길 테고, 조교 녀석은 아슬아슬하겠네, 하지만 나머진 안 돼.’

         

       이는 곰돌이 시리즈만 그런 게 아니라, 도련님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1년 정도 더 단련하면 모르겠지만, 지금 수준으로 싸운다?

         

       필패다.

         

       이유?

         

       ‘파괴력이 없어.’

         

       자신이 가르쳤기에 더욱 잘 알겠다.

       그 허약한 놈들이 이 바위 트롤을 상대하려면 한참 멀었다고.

         

       하여 이한은 이 시험이 반드시 마물을 이겨야 합격하는 구조가 아님을 알았다.

         

       ‘시험관은 군부의 원로들이라고 했지? 그 양반들 같은 경우 전투력도 볼 테지만, 전사가 어떤 식으로 영리한 대응을 하는지를 더 볼 테지.’

         

       나쁘지 않은 방식이다.

       한계에 내몰아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잠재력을 확인하겠단 마음이 느껴진다.

       적절한 판별법이었으며, 딱히 투기법을 배우지 않았을지언정 ‘우수함’과 ‘분전의 마음가짐’ 등을 보이면 된다는 거니 마냥 불합리한 시험은 아니란 뜻이리라.

         

       그러나.

         

       “…왜 곰돌이들 선배들이 2학년까지만 버티는지 알겠네.”

         

       곰돌이들의 선배.

       그러니까 전년도 평민 생도들은 비록 약했지만, 이한이 떠올린 기준점을 돌파했을 터.

       그러니 2학년까진 올라간 걸 테니까.

       허나 아마 그들은 2학년이 되자마자 느꼈을 것이다.

         

       자기들이 가진 역량은 우수한 병사나 전략가의 역량이지, 기사의 역량은 아니란 것을.

         

       이러한 한계를 직감했기에 자퇴생이 속출하는 것이리라.

         

       참으로.

         

       “-멍청한 노릇이지. 그만한 우수한 이들이라면 상급 투기법을 개방하는 한이 있더라도 안고 가야 하는 법이거늘, 그깟 특별함이 무어라고 인재들을 버릴까.”

         

       “…….”

         

       “안 그런가, 친구?”

         

       “…외부인 출입금지다만?”

         

       “하하, 걱정 말게. 몰래 들어왔으니.”

         

       “……상당히 뻔뻔하네.”

         

       갑작스러운 외부인의 등장에도 이한은 그러려니 했다.

       낯선, 아니 거슬리는 기척은 진즉 잡아냈으나 일부러 건드리지 않았다.

       살의나 적의가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다만 뜬금 다가와서 제 속을 읽어낸 태도는 영 껄끄럽다.

         

       독심술이라도 익혔나?

         

       “독심술보단 남의 생각을 잘 읽는 재주가 있다네. 본의는 아니라네. 그냥 어쩌다 보니 익힌 어설픈 재주에 불과하지.”

       “…그게 독심술 아니냐?”

       “하하, 그렇게도 부르지만, 진짜 독심술은 우리 형님께서 가지고 계신 걸 보고 독심술이라고 하지. 겨우 이까짓 능력은 독심술 축에도 못 껴.”

       “겪고 싶진 않네.”

       “하하, 만나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걸세. 수도에 퍼진 소문과 달리 제법 진국이거든, 우리 형님은.”

       “아서라. 내가 그 양반 만나서 어쩌라고.”

       “응? 내가 우리 형님이 누군지 말했었나?”

       “모르면 등신이지.”

       “?”

       “…….”

         

       이상한 녀석이다.

       독심술 수준으로 남의 속을 잘 맞추는 주제에 정작 눈치가 없다.

       지가 팔뚝에 떡 하니 ‘날개 달린 사자’의 [각인]을 그려놨으면서 자가기 어디 출신인지 들키지 않으리라고 여긴 걸까?

         

       뭣보다 각인도 각인이지만.

         

       “머리랑 눈 모양이나 좀 숨기고 다녀라.”

       “아, 눈에 띄긴 했나?”

         

       북부인 특유의 칠흑빛 머리칼도 머리칼이지만, 마치 사자를 닮은 듯한 맹수의 눈동자는 오로지 사자의 심장을 이어받았다 전해지는 어느 가문의 핏줄만이 가질 수 있는 심볼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사자의 눈을 가진 놈들은 대체로.

         

       “으음, 정체를 숨길 작정이었는데, 아쉽군.”

       “전혀 숨길 의도가 없어 보인다만.”

       “하하, 원래는 숨길 생각이었지, 근데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피가 끓어서 숨길 여유조차 없어지더군.”

       “…….”

       “내가 경우 없는 사람은 아닌데, 참…. 이게 우리 가문 특성 같은 거라서 어쩔 수 없는데 말이야…!”

         

       씨익.

         

       “-죽을 때까지 나랑 싸워줄 마음이 없나?”

         

       살육전을 사랑하는 미친 [광전사].

         

       라이오넬의 핏줄을 이어받은 기사가 이한을 향해 고백과 같은 살육전을 신청했다.

         

       “……미친 새끼.”

         

       하필 걸려도 왜 마교, 아니 [북해마교도(北海魔敎徒)] 같은 놈에게 걸린 걸까?

         

       ‘왜 이딴 새끼들만 나한테 친근하게 다가오는 거지?’

         

       이한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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