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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62

       *** ***

         

       이제는 한 사람의 무인이라기보다는 비천마차의 마부로 더 유명해진 당도연은 숙소의 창문을 열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펼쳐지는 여가산장의 정경이 일부나마 눈에 들어왔다.

         

       무림의 어느 세가나 문파와 비교하더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모습. 그 모습을 배경으로 혼인식을 준비하는 이들의 소란스러움이 전해져 왔기에 당도연은 감회에 젖었다.

         

       곧 이곳에서 호천안과 동료들의 혼인식이 열리겠지.

         

       비천마차의 뒤편에 갇혀 살려달라고 문을 탕탕 두드리던 이류 사천낭인은 이제 천하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고수요, 이제는 곧 가주가 된다. 호천안의 여정 중 적지 않은 부분을 함께한 당도연으로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일이었다.

         

       대체 언제 철이 들 거냐.

         

       당가의 어르신들에게 끊임없이 들었던 잔소리였다.

         

       당도연은 그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생각했다. 비천마차의 속도감을 포기하는 게 철이 드는 것이라면 자신은 영원히 아이로서 살아가겠노라고.

         

       그런 당도연의 눈에 비친 호천안은 자신과 같은 자였다.

         

       천하를 종횡무진하며 제 뜻대로 휘젓지 않고서야 배기지 못하는 그 말썽꾸러기. 겉으로는 멀쩡한 척 하지만 결국에는 흉중에 품은 마음을 그대로 풀어내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철부지.

         

       길은 달라도 내심 동지라 여겼던 호천안이 혼인을 하고 일가의 가주가 된다니 그 점이 못내 섭섭했다.

         

       그러나 함께 모험을 떠났던 일행들을 생각하면 또 생각이 달라진다. 앉은 자리는 달랐지만 같은 풍경을 보고 함께 둘러앉아 밥을 먹고 때로는 땀을 흘리며 함께 별을 본 본 동료들. 둔감하게 짝이 없는 호천안은 몰랐던 그들만의 고생 옆에서 지켜봐왔던 걸 생각하면 오늘은 정말로 기쁜 날이었다.

         

       ‘받아들이자.’

         

       창문에 서서 신선한 공기 내음과 함께 생각을 정리한 당도연 고개를 끄덕였다. 승객이란 목적지에 도착하면 떠나야 할 이들. 그들이 종착역에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인도했으니 마부로서 해야 할 일은 모두 한 셈이 아니겠는가.

         

       당도연이 마음의 소란에 방점을 찍었을 때였다.

         

       덜컹!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뾰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이 화상 좀 깨워봐요!”

         

       “크어어어…”

         

       당소열을 질질 끌고 온 려아였다. 침까지 질질 흘리며 곯아떨어진 당소열의 모습에 당도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 소천마 위서련이랑 밤늦게까지 대작을 한다 싶었더니 결국에는 이 모양인가.

         

       당도연은 당소열의 품에서 곰방대를 꺼내 그대로 당소열의 정수리에 내리쳤다.

         

       빡!

         

       “끄아아아악!!!”

         

       당장이라도 당소열을 잡아먹을것처럼 눈을 부라리던 려아도 흠칫할 정도로 단호한 동작. 당도연은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는 당소열의 뒷목을 잡아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깟 숙취에 져서 호천안 대협과 일행들의 혼인식을 빼 먹을 생각입니까? 그렇다면 제가 영원히 재워드리겠습니다.”

         

       “이, 일어났다! 일어났다고!”

         

       무림영웅이라는 명성을 방패 삼아 당가에서 뒹굴거리기만 한 탓에 버릇이 나빠졌던 당소열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당도연은 당소열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 편이었지만 그 이유는 어디까지나 당소열이 비천마차의 정비를 해 주기 때문.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는 비천마차를 타고 오지 않았으니 당도연이 당소열을 봐줄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진짜로 당도연이 곰방대로 제 머리를 깨트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선 당소열은 벌떡 일어났다.

         

       “가자. 가.”

         

       머리를 문지르며 투덜거리는 당소열을 따라 식장으로 향하는 당려아와 당도연. 그들이 식장에 나타나자 사방팔방에서 인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모산파의 부적을 지니고 천하를 주유하며 생긴 인맥들이었다.

         

       “오, 당도연 소저가 아니시오.”

         

       “좋은 아침입니다.”

         

       “도연 소저. 오래간만에 뵙소.”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그 모습에 려아의 눈이 동그래졌다. 호천안의 하객으로 초대받은 이들은 정말 호천안의 개인적인 지인을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천하의 거물들이다. 그런데 당도연이 그런 천하의 거물들 대부분과 아는 사이라니?

         

       려아의 머릿속에서 당도연의 등급이 그저 마차에 얼이 빠진 마차광에서 무림에서 잘나가는 여협으로 수직 상승했다.

         

       그런 려아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당도연은 얼굴을 튼 무림인사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식장을 둘러보았다.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할까.

         

       우선 점창파의 운종, 청허 선사와 담화를 나누고 있는 독의 당처인을 발견한 당도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안 그래도 당가의 재건 때문에 신 당가타에 틀어박혀있기만 했던 당처인이다. 그런 당처인이 즐겁게 담화를 나누고 있는 현장에 굳이 끼고 싶지는 않았던 탓이었다.

         

       당도연은 으르렁거리는 사복설과 악경철 쪽은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다음 자리를 찾았다.

         

       그 뒤로 시선이 간 쪽은 존재감이 너무 지나친 소천마 위서련 쪽이었다. 워낙 하객이 많은 탓에 결코 자리가 넉넉하다 할 수 없는 식장이었지만 그럼에도 소천마 위서련 옆에는 당도경 한 사람만 있을 뿐 텅 비어있었으니 나름 괜찮은 자리였다.

         

       “흠.”

         

       그러나 당도연은 위서련에게서 눈을 떼고 다른 자리를 찾았다. 위서련을 보자 자석같이 움직이는 당소열 때문이었다. 당소열이랑 위서련을 붙여 놓으면 또 술을 마시다가 인사불성이 되어 대자로 뻗을 게 뻔한 일이었으니까.

         

       슬쩍 위서련에게로 내빼려던 당소열의 뒷목을 단단히 붙잡은 당도연은 다음 자리를 물색했다.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가 모여 있는 좌석에 끼어들까? 아니면 사천태수 사마염 쪽은 어떨까. 잠시 생각해보던 당도연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사천태수와 면식이 있기는 했으나 무림인의 신분으로 관원과 친분을 자랑하는 것도 내키지 않거니와 사마염은 관원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니 이 역시 좋은 수는 아닌 것 같았다.

         

       사천낭인들과 함께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려나. 당도연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으나 누가 개인주의 아니랄까봐 사천낭인의 흑립은 연회장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당도연의 시선이 유독 청년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들 사이에 있는 이를 확인한 당도연은 망설임없이 당소열을 끌며 그쪽으로 향했다.

         

       “소저, 본인은 금벽세가의 소문주 장룡정이라 합니다. 이리 아리따운 이국의 여인을 뵙게 되니 이 장모, 개안을 하는 기분이로군요.”

         

       “본래부터 먼 서장의 무공에는 관심이 많았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서장의 무공에 대한 제 호기심을 풀어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저, 저어…”

         

       이성애 대한 내성 이전에 동년배들과 어울린 경험 자체도 거의 없는 라노사라는 청년들의 공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 라노사라 대신 청년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이는 바로 서공이었다.

         

       찍!

         

       찰싹!

         

       사라의 품에 떡하니 안긴 채 위협적인 표정을 지은 서공은 제 꼬리를 휘둘러 함부로 다가오는 청년들을 싹 쳐냈다. 청년들 중에 불편함을 느낀 자들도 있었지만 서공은 사람이 아니라 영물이었으니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그렇다고 손을 댈 수는 더더욱 없었으니 그냥 참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당도연이 그런 대치를 뚫고 끼어들었다.

         

       “여기에 있었습니까.”

         

       “아, 언니!”

         

       라노사라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라노사라의 얼굴을 처음으로 확인한 려아의 입이 떡 벌어졌다. 만약 흑묘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저렇게 예쁜 사람이 있을 수가 있지?’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의 용모였다.

         

       구음절맥이 미모의 보증수표라는 소문은 들어 보았지만 그냥 막연한 소문과 실물은 전혀 다른 법.

         

       안심한 듯 활짝 웃어보이는 모습은 동성인 려아까지 헉 소리가 나올 지경이었으니 한창 피끓는 나이인 청년들은 어떨까. 사라의 웃음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청한 표정을 짓는 청년들.

         

       머릿속이 꽃밭에 가 있는 청년들의 귓가에 낭랑한 당도연의 목소리가 쏙 박혔다.

         

       “헌데, 명가의 자제인 분들께서 지금 먼 서장에서 오신 손님을 둘러싸고 뭐 하고 계신 것인지요.”

         

       “아, 아닙니다.”

         

       “그저 서장에서 오신 손님께서 혼자 계시기에..”

         

       이런저런 변명을 입에 담는 청년들을 향해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인 당도연이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제가 올 때까지 사라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라는 제가 챙기도록 하지요.”

         

       말 자체는 정중했으나 그 안에 담긴 의지는 사람을 쳐내는 채찍과 같았으니 청년들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말씀이…!”

         

       그래도 말이 너무 과한 것 아니냐고 울컥해 따지려던 한 청년은 당도연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입이 딱 다물어졌다.

         

       사람을 크고 단단하게 만드는 건 바로 경험이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사람은 때로는 스스로를 발전시킬 동력을 얻거나 두들겨 맞아 단단해진다.

         

       청년은 당도연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그 차이를 절감했다.

         

       이제 갓 무림에 출두한 청년과, 무림의 주역이 될 정도로 천하를 넘나든 당도연.

         

       세인들은 눈앞의 청년이나 당도연이나 후기지수라고 평가할 테지만 두 사람의 격차는 넘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 사실을 깨달은 청년은 입술을 깨물며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강짜를 부려 봐야 소란이 일고 그 소란 끝에 비무를 펼쳐 봤자 형편없이 깨지며 망신을 당하는 미래밖에는 그려지지 않았으니까.

         

       눈빛만으로 청년들을 물리친 당도연의 모습에 당려아는 눈을 깜빡였다.

         

       …이 언니가 언제부터 이렇게 멋있어졌지?

         

       그런 감상을 느낀 건 려아뿐만이 아닌지 사라가 눈을 반짝이며 당도연에게 달려들었다.

         

       “언니! 너무 멋져요!”

         

       “후후, 못본 사이에 아주 아름다워지셨군요. 그야말로 장성하셨습니다.”

         

       “아이, 참..언니처럼 멋진 어른이 되려면 멀었는걸요.”

         

       찍!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로 서공도 ‘왔는가 익숙한 인간!’ 같은 느낌으로 울며 손을 들어올렸다.

         

       “서공도 오래간만이로군요.”

         

       찍찍!

         

       사라와 서공과의 해후를 마친 당도연이 려아를 떠올리고는 사라에게 려아를 소개했다.

         

       “이쪽은 동생인 려아입니다.”

         

       “아, 그 호천비록을 지니고 계시다는…”

         

       당려아는 사라를 마주보며 생각했다. 호승심이나 경쟁심은 남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호천안 일행들의 입을 통해 사라의 존재를 자각하고 있던 려아는 내심 사라를 경쟁상대로 여기고 있었다.

         

       자신과 동일하게 언니들의 예쁨을 받고 호천비록을 지닌 자. 특히 려아는 사라가 지닌 것이 호천비록의 하권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저 비급이 상권과 하권으로 나뉘었을 때, 상권은 기초가 적혀 있고 진짜 절기라 부를 수 있는 것들은 하권에 적혀 있는 게 보통이었으니 왠지 꿇리는 것 같지 않은가.

         

       려아는 그 점을 떠올리며 냉정하게 전력을 분석했다. 무공 경지? 사라가 높음. 구음기라는 말도 안 되는 내공도 지니고 있음. 미모? 인정하기 싫지만 사라가 뛰어남. 지닌 호천비록의 교환적 가치? 저쪽이 더 높음.

         

       판단은 순식간이었다.

         

       “언니라 불러도 되죠?”

         

       려아는 살가운 표정을 지으며 사라의 손을 덥석 잡았다. 당도연은 어쩐지 그런 려아의 엉덩이에서 여우 꼬리가 돋아나 살랑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려아의 적극적인 태도에 당황한 사라였지만 사라 역시 흑묘나 여일예에게 려아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적 친밀감이 쌓여 있기는 마찬가지인지라 금새 려아를 받아들였다.

         

       당도연은 금세 친해진 두 사람을 보고 쓴웃음을 지은 뒤 호시탐탐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두 흑립을 향해 손짓했다. 부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후다닥 뛰어오는 이는 서이령이었고 민망한 듯이 쭈뼛거리는 이는 조용상이었다.

         

       “두 분께서도 편히 자리하시지요.”

         

       “고맙습니다! 도연 소저!”

         

       인사를 하는 와중에도 서이령의 눈은 서공에 고정되어 있었으니 당도연은 참 목적이 확실한 사람이다 싶었다. 당도연은 려아가 사라에게 엉겨 붙는 덕분에 갈 곳을 잃어버린 서공을 제 품으로 불러들였다.

         

       청년들로부터 열심히 지켜 주었건만 려아의 등장으로 사라의 관심 바깥으로 밀려난 서공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당도연의 옆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한번 만져 보시겠습니까?”

         

       “그래도 되겠습니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공의 몸에 손을 올린 서이령. 당도연은 그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서공과 친해질 수 있는 조언을 건넸다.

         

       “기본적으로 서공은 귀찮게 구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민감하게 굴면 굴수록 친해지기가 어렵지요. 그러니 손을 발발 떨거나 과도한 관심을 주는 대신 무심하고 크게 쓰다듬어주면 좋아할 겁니다.”

         

       “그, 그렇군요.”

         

       기운이 빠진 탓인지 서공은 가만히 있었고 서이령의 얼굴은 점차 행복한 표정으로 물들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당도연이 어정쩡하게 서 있는 조용상을 돌아보며 물었다.

         

       “소협께서도 한번 쓰다듬어 보시겠습니까?”

         

       “으음….그래도 되겠습니까.”

         

       기껏 당도연이 권해준 일을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다는 어투로 되묻는 조용상의 태도에 당도연의 머릿속에 의문이 깃들었다. 서이령과 함께 있었기에 서공이 목적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나?

         

       당도연의 의문은 곧 풀렸다.

         

       서공을 독점하고 싶다는 듯이 눈을 부릅뜨며 조용상의 접근을 막은 서이령의 말과 행동 때문이었다.

         

       “어허, 용상은 사라 소저에게 관심이 있어서 온 것 아니었습니까? 지금은 경쟁자도 없겠다 말이라도 걸어 보시지요?”

         

       “그, 그게 무슨 말이오…!”

         

       말을 더듬었지만 당황이라기보다는 억울함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서이령을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조용상을 확인한 당도연은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아무래도 조용상의 목표는 서공이 아니라 서이령이었던 모양이다.

         

       ‘이런…고생이 많습니다.’

         

       당도연은 자신이 연모하는 여인에게 직접 다른 여인한테 추파를 던지라는 말을 들은 조용상에 동정 어린 눈길을 보냈다. 그리고 그 시선을 눈치챈 조용상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물들었다.

         

       붉어진 조용상의 얼굴과 당도연을 번갈아 바라보던 서이령이 헉 하는 표정을 지었다.

         

       “앗, 혹시 이쪽이었습니까? 눈치채지 못해서 미안해요.”

         

       “아니오! 결단코 아니란 말이오!”

         

       “쯧쯧. 지랄들을 한다.”

         

       곰방대에 담배를 채워 넣으며 그 꼴들을 지켜보던 당소열이 혀를 차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여간 누가 호천안 지인 아니랄까봐 하나같이 시끄럽고 정상이 아니로군.

         

       뭐 그래서 곁에 있는동안은 심심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담배 연기를 폐부 깊숙한 곳까지 받아들인 당소열의 머릿속으로 긴 모험을 추억했다. 확실히 재미있기는 했지만 또 등 따숩고 편안한 당가에 엉덩이를 붙인 지금 생각해보니 말도 못할 고생이기도 했다.

         

       당소열은 받아들인 연기를 푸욱 내뿜으며 생각했다. 여행은 가끔 떠나야 여행인 법이다. 평생 바깥을 나돌아다니면 어디 그게 여행이겠는가.

         

       그러니 이제는 정말 쉴 때가 된 모양이었다.

         

       쉴새없이 천하를 떠돌아다니며 사고를 치던 놈까지 주저앉았으니 더 말해 무엇할까.

         

       “아, 이제 식이 시작하려나봐요!”

         

       당려아의 외침에 당소열은 식장의 중앙으로 시선을 옮겼다. 호화롭게 꾸며진 장포를 입은 호천안이 식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당소열은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뉘집 제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못났구만.”

         

       짝짝짝짝!

         

       당소열의 중얼거림을 묻어버리기에 충분한 박수 소리와 함께 혼인식이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또 잠시 고민에 빠진 사이에 연재주기가 한참이나 늘어져 버렸습니다.

    열심히 타닥타닥 써서 보충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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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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