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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62

       

        

        

        

        

        

        

        

       “…미친년. 진짜…뒤에 막내 제자를 앉혀놓고 저러고 있네.”

        

       “엄밀하게 말하면 로건이 데인저 클로스를 때려서 그런 게 아닐지.”

        

       “도대체 누가 포탄이 떨어질 때까지 착탄 지점에서 얼쩡대고 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근데 상어도 근처에 적 너무많아서 빠져나오긴 좀 힘들긴 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북극곰눈나 화내는모습도 ㅈㄴ기엽다 ㅋㅋ

       -돌겠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럴만한 일이긴 해 ㅋㅋ

        

        

        

        로건의 말도 맞고, 상어의 행동도…맞나?

        

        아무튼 우리에게는 하모니-스트리밍이라는 훌륭한 정보수집원이 있었고, 다른 유저들이 신명나게 전진하며 눈 앞의 모든 것들을 밟아 부수는 동안, 영상을 보며 한 차례 어처구니의 상실이라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고 보니 저런 걸 어디서 본 적이 있긴 했었다. 에이펙스 프레데터 모드와 이름이 꽤나 비슷한 한 퓨쳐-배틀로얄 게임에서 한 로봇이 손에서 저런 로프를 쏴서 날아댕기고 그랬던 것 같은데…로렌티나가 거기서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가 막혔다.

        

        다이스와 카토도 입을 떡 벌리는가 싶더니 이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다이스는 그렇다고 쳐도 카토도 두 손으로 입을 가린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아바타가 인간의 여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지금까지 저 두 명 빼면 팩토리에 직접적으로 몸 들이민 사람 아무도 없죠?”

        

       “그렇지.”

        

       “여태까지 쏟아져나온 무인기랑 ITV 같은 게 죄다 저 안에서 튀어나온 걸텐데, 지금 안 가면 저기 있는 두 명이 적 시체에 압사당하지 않을까요?”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 말대로.

        

        일단 하모니와 로렌티나는…과정이 뭐 어쨌든 간에 결국 살아남았다. 어떤 아크로바틱을 했던 간에 그거는 나중에 게임 방송이 끝난 후 후기로 풀면 되기도 하고.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중요한 것은 후처리다. 로렌티나가 탄 바이크는 팩토리 플랫폼 후면을 들이박았고, 벽면이 무너졌으며, 그 두 명은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는 이상 계속해서 거기 머무를 수밖에 없겠지.

        

        팩토리는 매 시간마다 수백 대 가량의 적기를 토해낼 수 있는 공장이다. 두 명이 인간이 가지기에는 과도할 정도의 비상식적인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만히 놔둔다면 중과부적으로 밀려버리겠지.

        

        자의건 타의건 물꼬를 튼 이상 후속지원은 해줘야만 했다.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랬지만, 다이스와 카토는 이번 작전에서 크게 발언권이 없었다.

        

        상어와 녹색 고양이 구출 작전이 자동적으로 시작되었다.

        

        

        

       “차량을 호출했다.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전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갈 필요가 있어. 최대한 빠르게 이동하자.”

        

       “침투조는 누가 맡나요?”

        

       “네 명 전원이 간다. 최대한 빠른 배치가 가능하도록 아무런 것도 안 달린 험비 한 대를 호출했어. 플랫폼 벽면을 우리가 가진 화력만으로 뚫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요새포로 한 번 쏘고 가죠.”

        

       “대거가 발을 빼기 전이었다면 그 점도 고려해볼 만했겠지.”

        

        

        

        그 말도 맞았다.

        

        우리가 대놓고 테르밋 탄을 쏴갈겼던 방금은 뭐냐고 물을 수도 있었으나, 그땐 대거 및 레이저가 주변을 계속해서 컨트롤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소리였고, 아마 지금 쏴제끼는 순간…글쎄다. 뭔가 날아오지 않을까.

        

        마브의 이온 캐논이라든가 뭐 그런 것 말이다.

        

        아마 주포에 그런 걸 맞게 된다면 확실하게 박살나게 되겠지. 더 나아가 탄약고도 덩달아 유폭할 확률이 높고. 이러한 무장기지들이 차후 또 다른 아군 전력의 투입지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튀는 짓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면….

        

        

        하지만 방도가 없지는 않았다.

        

        

        

       “…여기서는 레인을 데려가죠.”

        

       “뭐?”

        

       “로건이 오기 전, 언제든지 나설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라고 말하긴 했거든요. 괜히 요새포 일회용으로 낭비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지요.”

        

        

        

       -????????????

       -?? : 여기서는 ‘레인’을 쓰죠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았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근데 생각해보면 그게 제일 낫긴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도 로건도 다이스도 카토도 전부 눈을 휘둥그레 떴지만, 충격이 가심과 동시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린다. 생각보다도 나쁜 조건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레인을 데려간다고 말했지만, 나는 ‘우리만 간다’고는 단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이번 레이드는 일종의 참여형 레이드였고, 구출 혹은 증원이라면 최대한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부르는 게 낫지 않겠나.

        

        그리고 현 시점에서 나는 트리키의 1등을 달…릴 뻔한 – 지금은 하모니가 1등을 먹고 있었다 – 2등 스트리머였고, 저 중에서 1/100만 동일한 세션에 참여한다고 해도 무려 1.9만 명이었다.

        

        따로 시참이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었다. 우리가 있는 세션에 우연히 사람이 들어올 확률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건 내가 별도로 막아놓지 않는 이상 언제든지 있을 법한 일이었다.

        

        이번에는 그걸 노릴 예정이었다.

        

        

        어느덧 우리는 원격으로 도착한 험비 한 대에 탑승하였고, 마치 토우 미사일을 연상하게 만드는 집라인 발사기가 멀쩡하게 동작하는지를 확인한 뒤 게이트를 열었다.

        

        대략 3km 가량 건너편, 저 멀리 점으로 변한 팩토리 플랫폼을 눈에 담은 채로 운전을 이어간다. 그 사이에도 얼마 정도 움직였는지 얼마쯤 가지도 않았는데 잔뜩 그을리고 녹아붙은 지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1분이나 지났을까, 갑작스럽게 뒤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이이이인-!”

        

       “…레인!?”

        

       “아니, 하고 많은 차량 중에서 왜 하필 사륜바이크를…!”

        

       “타고 갈 게 없었어! 지금-”

        

        

        

        그와 동시에 뒤로 돌아가는 고개.

        

        자동 운전 모드로 험비를 설정한 로건까지 고개를 돌린 순간, 저 뒤에서 보이는…순수하게 차량으로만 이어진 해일과도 같은 광경. 말 그대로 백수십 대의 차량이 레인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저러니까 기지 운영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레인이 사륜바이크에 타고 오고 있지.

        

        각양각색의 차량, 각양각색의 무기, 각양각색의 도색과 아바타까지.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라기보단 마치…미소녀-밀리터리-바이커 갱단에 가까워보이는 끔찍한 혼종의 비주얼이 우리가 탄 차량까지 가까이 다가왔고, 이어 온갖 미소녀 낙서들이 가득한 창문을 지이익 내리며 덧붙였다.

        

        

        

       “선생님! 저희들이 왔어요-!”

        

       “나나나나나나! 나도 방송 나갈래!”

        

       “…진짜 미치고 환장하겠군요.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쓸데없이 믿음직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이렇게 형광색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옛날 AOS 게임 스킨에서 본거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어지럽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게 전투차량이야 공연용 버스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어, 모로 가도 결과만 좋으면 그만이다.

        

        어느덧 레인은 사륜바이크를 갖다버리고는 험비 위에 올라탔고, 슬슬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팩토리 플랫폼의 모습을 눈에 담은 채 내게 덧붙였다.

        

        

        

       “그래서, 주인. 나는 오늘 왜 오라고 한 거야? 벽면 부수려고?”

        

       “그것도 있긴 하지만,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지요.”

        

        

        

        그와 동시에 레인에게 데이터를 전송.

        

        로렌티나와 하모니는 단순히 살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방어선을 구축한 채 팩토리 모듈이 어떠한 형태로 동작하고 있는지를 파악한 상태였다. 그렇기에 통신이 끊기기 전 내부 구조 데이터를 우리에게 전송했고.

        

        각 모듈은 기본적으로 전자석을 형성할 수 있도록 개별적인 에너지원을 보유하였고, 이를 통해 공장을 가동하며, 일부나마 보유하고 있던 무인기와 미사일을 투입하고 레이저 등을 사격하여 그림자들을 요격했다.

        

        내부 일부나마 자유롭게 변형, 조립, 그리고 생산이 가능한 내부 플랫폼,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내부 전력원까지.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14일 안에 최소 50개 이상의 플랫폼을 파괴해야 하는데, 3일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라면…최대한 바짝 일정을 땡길 필요가 있겠죠. 우리는 대형 레일건이 달린 이동식 전진기지를 만들 겁니다.”

        

       “…레일건이 달린 이동식 전진기지? 설마 그 레일건이….”

        

       “레인이 생각하는 게 맞아요.”

        

        

        

        우리는 팩토리 플랫폼 자체를 레인을 위한 거대한 레일건으로 바꿔버릴 예정이었다.

        

        그 광오하기 짝이 없는 계획을 들은 레인의 표정이 실로 미묘해졌지만, 그동안 꽤 많이 놀았지. 이제는 본격적으로 진도를 땡길 때가 됐다.

        

        레인이 타격해야만 하는 지점을 표시하며 덧붙였다.

        

        

        

       “가봅시다.”

        

       “…그래. 이래야 주인이지.”

        

        

        

       -이래야 주인이지 = 항상 미친짓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

       -이제와서 딱히 특이한 일도 아닌데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인도 별 반문 없이 그대로 따르는게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일건!레일건!레일건!레일건!레일건!레일건!레일건!레일건!레일건!

       -와 진짜 멋있긴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이이이잉!

        

        일순간 주변의 모든 빛이 험비 위로 모이는가 싶더니, 험비의 상부 프레임이 통째로 주저앉음과 동시에 레인의 꼬리에서 튀어나간 레일건이 초속 10km에 가까운 속도로 팩토리 플랫폼에 적중하였다.

        

        그 사이 어느 정도 수복되었던 플랫폼의 실드가 마치 유리창처럼 깨져나가고, 탄자가 공기와 마찰하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온도로 달아오른 가운데, 그것이 팩토리의 벽면을 무자비하게 갈아버리며 창공으로 튀어나가 사라져버렸다.

        

        다들 그 광경을 멍하니 쳐다보는 사이, 나는 다행히도 아직 멀쩡한 집라인 발사기를 이리저리 조작한 후 벽면에 걸었다.

        

        

        

       “갑시다.”

        

        

        

        단단하게 고정된 두터운 밧줄.

        

        그 순간 나는 레인의 몸을 꼬리로 단단히 얽었고, 밧줄의 장력은 최소 1톤을 버티는 물건이었다.

        

        순식간에 차량과 멀어지기 시작한 레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비명을 질러댔다.

        

        

        

       “이, 이게 뭐야아아아-!”

        

       “우왁, 흔들지 마요! 떨어진다고요!”

        

        

        

        리빙 포인트 하나, 레인은 왠지 모르게 높은 곳을 무서워한다.

        

        실로 기이한 광경과 함께 첫 번째 팩토리 레이드가 시작되고 있었다.

        

        

        

        

        

        

        

        

        

        

        

        

        

        

        

        

        

        

        

        

        

        

        

        

       ───콰아앙!

        

        

        

       “어, 엄마야…!”

        

       “테르밋 캐틀건…상당히 쓸만한 물건이로군요. 어지간한 장갑차도 관통 가능하니 이리저리 대응하긴 편한데, 이대로 하루종일 팩토리 안을 돌아다닐 수도 없고. 총알은 넉넉한가요?”

        

       “교전은 최대한 스킬로 풀어가고 있어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거의 쓰지 않았으니 대략 300발 정도…아직까진 무난하네요.”

        

       “좋아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진 말고.”

        

        

        

       -와 무슨 장갑차 벽면을 꿰뚫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이거 총게임이잖아….

       -팩토리 플랫폼에 앙증맞은 장난을 실시하는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여기 수백명씩 올라타서 기지 만들라고 하는 곳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두 명만 있어도 부술 거 같음….

        

        

        

        한편, 그로부터 대략 수백 미터 떨어진 팩토리 블록 어딘가.

        

        반쯤 너덜너덜한 앵커 밧줄을 등 뒤에 돌돌 감은 하모니가 로렌티나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가는 한편, 상어는 팔에 임시로 장착한 캐틀 건 – 더 익숙한 재플리시로 말하자면 파일 벙커 – 를 거둬들이며 주변을 확인했다.

        

        사람이 나다니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한 구조의 공장 내부. 심지어는 휴머노이드조차 원활하게 지나다닐 수 없는 좁은 길을 하모니가 들고 온 산화제로 녹이는 사이, 로렌티나는 그 와중에도 간간이 존재하는 길을 오가는 모든 것들을 전부 지워 없애고 있었다.

        

        이들의 목적지는 다름아닌 플랫폼의 전력 공급원이었다.

        

        

        

       “분명히 미사일 플랫폼이 있었던 곳을 지나친 게 확실한데, 이상하리만치 아무런 것도 없는 걸 보면…일부러 옮겼군요. 영악한 친구들 같으니라고.”

        

       “그동안 하도 적군 무기 털어서 같은 적군들 머리 위에 불벼락을 내렸으니까요. 슬슬 학습할 때가 된 게 아닐까요?”

        

       “틀린 말이 아니라 더 열받군요.”

        

        

        

        그 말을 작살 휘두르면서 하니까 굉장히 무서운데요.

        

        그런 하모니의 생각은 언어가 되지 못한 채 입 안을 자잘하게 돌아다녔다. 이윽고 그것이 침이 되어 목구멍으로 꿀떡 넘어갈 즈음, 하모니는 어느덧 다시금 생성된 산화제를 화학물질 발사기에 조심스럽게 밀어넣었다.

        

        그러나 그것을 막 정면으로 발사하려던 와중, 로렌티나가 갑작스럽게 그 자리에 멈춰섰다.

        

        말 그대로 아무런 것도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소리가 들리는군요.”

        

       “소리요?”

        

       “…이럴 줄 알았으면 주기적으로 펄스를 돌릴 걸 그랬네요.”

        

        

        

        영문 모를 소리만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어였지만, 하모니는 그게 무슨 뜻인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펄스를 가동하고 시설의 구조를 대강이나마 로건 일행에게 보낼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다시금 플랫폼의 실드가 가동되자마자 자연스럽게 끊긴 통신.

        

        바로 그 때문에라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지만…아무래도 그 사이 바깥에서, 혹은 아래에서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던 와중에도 상어는 끊임없이 덧붙였다.

        

        

        

       “막내와 북극곰의 행동력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잠시라도 간과하면 이렇게 된단 말이죠.”

        

       “그러면 어떻게 합류하면 될까요? 솔직히 저는 아직도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뭐어, 간단해요.”

        

        

        

       -아니 저기요????????

       -뭔 작살머리를 힘으로 틈에 박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이 사람들은 3대4천을 치는 미친 피지컬의 소유자이다

       -사람이 가능하면 고증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진짜 사람 맞습니까?

        

        

        

        으직!

        

        하모니의 등 뒤에 걸려있는 로프와 앵커를 슬그머니 가져간 그녀는 벽면의 틈새에 스피어헤드를 끼워넣-으려다 실패했고,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전력으로 그것을 밀어넣었다.

        

        두꺼운 철덩어리가 반쯤 찌그러지고 구겨진 채 벽면에 단단하게 고정된 순간, 로렌티나는 바닥에 가지고 있는 산화제를 전부 사격하라고 지시하였다.

        

        하모니는 그 과정을 충실하게 따랐고, 바닥이 끔찍한 소리를 내며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유독성 가스가 공간 전체를 메우고 있음에도 두 명은 계속해서 낮아지는 바닥을 확인했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

        

        

        

       “…아, 아랫쪽이…!”

        

       “이미 아래에선 파티가 시작되고 있었군요.”

        

        

        

        새어들어오는 빛, 끝도 없이 이어지는 굉음.

        

        수십 대 가량의 UGV와 틈새 사이사이를 메우는 휴머노이드, 그리고 저 멀리에서부터 천천히 전진하는 그림자까지.

        

        그동안 두 명이 지나쳐온 좁아터진 길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공간. 마치 잡동사니가 가득한 격납고를 보는 듯한 외형.

        

        주변을 슬그머니 훑어보던 로렌티나가 입을 열었다.

        

        

        

       “저 친구들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대략 5분 좀 안 되게 걸리겠군요. 하모니는 여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적당히 상황 봐서 로프 타고 내려오시길.”

        

       “…로렌티나 씨가 뭘 할 예정인지는 안 봐도 비디오일 것 같으니, 굳이 질문은 안 할게요.”

        

       “하하.”

        

        

        

        찰캉!

        

        그와 동시에 품 안에서 특수 연막탄 다섯 개를 꺼낸 뒤 주변에 마구잡이로 흩뿌린 상어가 입을 열었다.

        

        

        

       “당연한 말을.”

        

        

        

       -어어 쟤네들 또 수상쩍은 짓한다!!!!!!!!

       -환장하겠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바닥까지 한 10m는 되는 거 같은데 그걸 그대로 뛰어내리네 ㅋㅋㅋㅋㅋㅋㅋ

       -ㅁㅊ 장갑차가 접혔어

       -아니 도대체 뭘 하고 계시는 거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휘익!

        

        작은 바람소리를 남기며 로렌티나는 바닥으로 뛰어내렸고, 하모니는 그 순간 오른손에 달린 테르밋 캐틀건이 붉게 달아오르는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착지와 동시에 이어진 정적, 그러나 그것이 이윽고 폭발로 변하는 순간 아르테미스의 사이에 혼란과 혼돈이 퍼지기 시작했고, 하모니는 그것을 반쯤 흐린 눈으로 바라보며 덧붙였다.

        

        

        

       “…아무리 샌드백이라지만, 아르테미스도 참 불쌍하긴 하네요.”

        

        

        

        수백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들이 그 말에 무어라 반응하건, 하모니는 로렌티나와 마찬가지로 파우치에서 수류탄을 꺼내어 주변에 휙휙 흩뿌리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펑펑 터져나가는 폭발물과 서서히 아르테미스를 조여드는 그림자들, 그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목숨을 거둬가는 상어까지.

        

        완벽한 혼돈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벌써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여러분들

    저는 집에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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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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