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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68

       

        

        

        

        

        

        

        

        

        

        

       -[알림 : 게이트 폐쇄 감지.]

        

       -[알림 : 내부 용접을 확인. 원격 개폐 불가능.]

        

        

        

       “…용접?”

        

       “다른 유저들이 말살 난이도로 밀 때는 이런 게 없었던 것 같은데….”

        

       “언제 저희들이 그런 거 일일이 신경이나 썼나요. 준비합시다.”

        

        

        

       -용?접??????????????

       -관짝에 못박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외통수네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다른 미션도 다 문닫히는 건 비슷하지 않나?

       -그건 그렇긴 함 ㅋㅋ

        

        

        

        문이 닫히고 불꽃이 튄다.

        

        동일한 과정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다시 말해 바깥과 안은 현 시점에서 완벽하게 차단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이들은 약간이나마 당황할지언정 해야만 하는 일을 잊어버리지는 않는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략 수백 미터 건너편, 허공에 둥둥 떠있는 보라색 개체를 두들겨패면 어떻게든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외부에는 여전히 진과 레인이 남겨져있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 문이…그 두 명이 꼬리에 달고 있는 무기의 공격에 버텨낼 것 같지는 않거든.

        

        바로 그 때문에라도, 다들 밖으로 더 이상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신경쓰지는 않았다.

        

        자동으로 컷신이 시작되고, 허공에서부터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후안무치한 작자들이 기어코 사바나에 발을 디뎠군요…좋아요, 인정할 수밖에 없군요. 당신들이 아르테미스의 부흥에 그 무엇보다도 가장 방해가 되는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라도 바로잡겠습니다.”

        

       “앞마당까지 싸그리 털린 것도 모자라 그쪽이 직접 나와야할 정도까지 밀렸는데, 이제 와서 하기엔 너무 늦은 말 아닌가?”

        

       “…뭐, 아무래도 좋습니다. 보아하니 재밌는 장난을 친 모양인데, 그런 아둔한 술책으로는 이쪽을 기만할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드리도록 하죠.”

        

        

        

       -와 컷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그럼 이게 셋째비얌 상대하는 제대로 된 방법이었다고??????

       -또또 킹반인들은 따라할수도 없는 어려운 난이도에 메인스토리 다집어넣어놨지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어차피 다음주부터 메카비얌 예비소체 풀린다고 공지떴다

       -하긴 얘네들은 담주면 출국하니까 지금 빨리 해치워야지 ㅋㅋ

        

        

        

        UI에 표기되는 이름은…마브가 아니라 관리 AI.

        

        아무래도 관리 AI는 상당히 거만한 성격이었나보다. 어쩐지 탐난다. 그러고 보니 여태까지 저런 느낌의 메카 비얌을 만난 적이 없구나. 레인은 엄밀하게 말하면 좀…애정결핍 있는 초딩 느낌이었고, 진은 처음부터 무난무난한 성격이었으니.

        

        저렇게 한 명쯤 앙칼진 친구도 있으면 메카 비얌즈에 좀 더 다양성이 생기지 않을까. 대강 그런 생각을 뒤로 한 채 건너편을 직시했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그런 건 없는 걸로.

        

        그리고 그 순간 공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알림 : 전방에 초고출력 동력원 감지. 고위험 에너지 편향성 검출.]

        

       -[알림 : 방어 불가능. 회피하십시오.]

        

        

        

        마치 중앙 섹터의 한가운데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것만 같은 모습이 나타나고, 그 순간.

        

        과거 우리를 수십 킬로미터 밖에서 증발시켰던 바로 그 공격이 이쪽을 향해 쏘아졌다.

        

        

        

       ───카가가가각!

        

        

        

       “우왁…!”

        

       “간접 공격까지 피하세요! 레이저가 지나간 자리의 공기가 통째로 플라즈마화되고 있는 거예요! 멍하니 있다간 타죽어요!”

        

       “다른 유저들이 할 때는 안 이랬는데에-!”

        

        

        

       -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화력 돌았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이스쉑 바로 띵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선택한 비얌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다이스가 선택한거 맞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카루스 기어의 범위 표시가 없었다면 즉사였다.

        

        16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호다닥 주변 엄폐물에 숨었고, 눈 앞에 목표가 떠오를 때까지 대기한다. 아무리 다크 존 레이드가 우리에게만 조금…모든 걸 맡기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미션 가이드라인과 목표는 준단 말이지.

        

        그러나 대략 수십 초가 지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당황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개 이럴 때는 무언가…트리거 비슷한 것을 활성화시킴으로서 목표를 갱신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주먹을 쥠과 동시에 이카루스 기어에서부터 펄스가 터져나와 주변을 휩쓸었다. 주변을 스캔하는 것 이외의 다른 기능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범위를 늘린 스캔 펄스. 그것이 대략 지름 700m 가량의 거대한 시설 내부를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알림 : 냉각실 및 서버실, 전력실 감지.]

        

       -[알림 : 입구를 찾을 수 없음. 통제권 확인 중…현재 중앙 섹터의 관리 AI에 귀속되어있음을 확인.]

        

       -[알림 : 통제실에서 수동 오버라이드 필요.]

        

        

        

        뭔가 나왔다.

        

        그러는 와중에도 내 머리는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셋째와 타 유저들이 마주한 셋째는 완전히 달랐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기존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어놓은 중앙 섹터 공략 계획이 전부 쓰레기통에 들어갔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완전히…임기응변으로 대체해야만 했다는 뜻.

        

        그러면 뭐부터 해야만 할까. 확실한 것은 방금 열거했던 냉각실, 서버실, 전력실은…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다. 아예 놔두든지, 혹은 몽땅 파괴하든지.

        

        이유는 간단했다. 저 세 곳을 놔둔다면 진과 레인의 화력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셋째의 몸뚱이를 차지한 관리 AI 역시도 그대로 남아있을 확률이 높다는 소리. 반대로 파괴하는 것은 레이드의 최종 목적을 달성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겠지.

        

        흐음….

        

        

        

       “…확실한 건 여기 남아있어봤자 그닥 좋지 않을 것 같네요. 내려갑니다. 통제실은 제가 갈테니 다른 분들은 시선을 끌어주세요. 하부로 이어지는 게이트가 열리면 저는 신경쓰지 말고 바로 내려가시고.”

        

       “…확인. 죽지 마라.”

        

       “어지간하면 노력해볼게요.”

        

        

        

       -내려갔다 올라와도 살아있을 거 같으면 개추 ㅋㅋㅋ

       -선생님 그렇게 비장하게 말해도 안속습니다

       -비얌지인들은 아래층 죄다 때려부수고 다시 올라올거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력은 무슨 ㅋㅋ 셋째비얌이 해야하는게 노력이지 ㅋㅋㅋㅋㅋ

       -응 1도 긴장안돼~

        

        

        

        …이 청개구리들 같으니라고.

        

        아무튼 움직일 시간이었다. 허공이 웅웅 울린다. 분명히 없을 터인 솜털이 타들어가는 듯한 감각이 온 몸을 잠식했다. 공기가 타오르며 산소 잔량 자체가 부족해지고, 한 번 레이저가 스쳐지나간 구역을 관통하듯 지나가자마자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저 아래쪽에서부터 시작되는 교전. 한순간 이쪽을 겨누던 조준용 적색 레이저가 아군이 있는 지역을 향해 이동하는 사이, 나는 손에 화학물질 발사기를 들고는 벽면에 달려있는 계단을 올라 통제실 입구를 향해 달렸다.

        

        빠르게 닫히는 문의 틈새를 향해 토마호크를 던져 혹시나 완전히 닫히지 않도록 막은 뒤, 두꺼운 철문을 향해 산화제 두 발을 발사. 벽면이 통째로 녹아내리는 사이, 마치 공중에 떠있는 훌라후프를 향해 몸을 던지듯 그대로 점프.

        

        안 그래도 약화된 철문이 그대로 찢기며 통제실 안을 향해 성공적으로 몸을 들이미는 데에 성공했다.

        

        

        

       “후우….”

        

        

        

        아직 산화제의 여파가 그대로 남아있었던 탓에 실드 일부가 녹아내리지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정면에 보이는 두 기의 로봇. 도대체 어디서 무슨 모티브를 따와 만들어진건지는 몰라도, 마치 투견을 연상하게 만드는 모습과 더불어 미사일 런처와 미니건, 그리고 원형 전기톱 비스무리한 것까지 달려있다.

        

        원형 전기톱이 소름끼치는 굉음과 함께 돌아가는 사이, 나는 토마호크를 찾다가 문틈 사이에 끼어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기억해내고는 피식 웃었다.

        

        방탄복 전면에 달려있는 3kg짜리 택티컬 스파이크 해머를 손에 든 채로 덧붙였다.

        

        

        

       “어디 한 번 와보시죠. 고철더미로 만들어드릴테니.”

        

        

        

       -와 로봇쉑 살벌하게 생긴거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셋째야 미쳤어??????????

       -아무리 게임이 19금이라지만 이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톱날소리 미쳤네 ㅋㅋㅋㅋ

       -소신발언)저래도 유진이 전부 부숴버릴 거 같음 ㅋㅋ

        

        

        

        두 기의 투견이 미사일과 미니건을 갈겨대며 정면으로 정직하게 돌진했지만, 나는 낌새가 느껴짐과 동시에 살상구역에서부터 몸을 피해낸 상태.

        

        폭발과 함께 두 기가 허공으로 뛰어오른 순간 나는 몸을 옆으로 틀며 피해내고, 그 상태에서 한 바퀴 돌며 해머를 내리찍었다 – 굉음, 파쇄음, 거기에 치지직거리는 전기 튀어오르는 소리가 하나로 합치되어 터져나옴과 동시에 한 기가 그대로 작동을 정지했다.

        

        힘으로 동체를 부순 뒤, 상부에 달린 미니건을 뜯어내며 남은 한 기를 향해 웃어보였다.

        

        

        

       “어디 한 번 아까처럼 달려와보시죠.”

        

        

        

        물론 대답은 없었고, 나 역시도 반응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굉음과 함께 통제실 한가운데에서 화약 냄새 가득한 섬광이 터져나왔다.

        

        

        

        

        

        

        

        

        

        

        

        

       “…주인, 여기는 레인. 섹터 알파 근방에서 대량의 적대적 신호를 감지했어. 현 시간부로 교전에 돌입할게.”

        

       “아키타입, 여기는 섹터 델타의 진입니다. 아르테미스 기동타격대를 식별했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정리하고 지원에 돌입하겠습니다.”

        

        

        

        한편, 그 와중.

        

        다른 곳에서도 본격적으로 교전이 시작되었다.

        

        

        

        

        

        

        

        

        

        

        

        

        

        

        

        

        

        

        

        

        

       ───기이이잉!

        

        

        

       “이거 곤란한데. 입구가 넓어지면 적을 처리하기가 어려워.”

        

       “아이씨이, 내 무기는 대형 고정 목표 타격용인데…하긴 그걸 아니까 저쪽도 저렇게 조막만한 것들부터 보내는 거겠지.”

        

        

        

        한 발, 두 발, 그리고 세 발.

        

        호기롭게 이어졌던 레일건 사격이 끊기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레인과 오웬스는 자기가 부쉈던 휴머노이드의 무기를 들고는 연신 사격을 이어나갔다.

        

        유진이 생각하지 못했던 맹점 – 광역 공격조차 가능한 진과는 다르게, 그녀가 말했듯 고정형 목표에 어마어마한 효력을 발휘하는 대형 테일 레일건은 파도처럼 대량으로 몰려오는 중형 사이즈의 로봇에는 대응하기 상당히 어려웠던 것이었다.

        

        게다가 몇 번 가량 이어진 사격으로 인해 입구는 기존에 비해서 훨씬 넓어졌고, 바로 그 때문에 한 번에 밀려들어오는 기체의 수는 사전에 상정했던 것보다도 많았다.

        

        그리하여 이어진 결과 – 마치 거미를 연상하게 만드는 숫자와 접근법. 그리고 그 꼬라지를 본 레인의 표정이 사정없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아씨, 징그러워…!”

        

       “이러면 생각보다…골치아파지겠는데. 저들이 유진의 방법론을 학습한 것 같군. 적당한 화력과 성능의 기체를 대량으로 내보내 이쪽을 덮어버리겠다는 심산이야.”

        

       “…그럼 어떡하지?”

        

       “중요한 건 양을 압도하는 화력인데, 레일건 이외의 다른 방법이 있나? 이쪽으로 향하는 전력을 그대로 저 친구들의 머리 위에 쏟아부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상황이 낫겠지.”

        

        

        

        잠시 고민하던 레인이었지만, 그녀는 잠시간의 시도 끝에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안 되겠어. 전력의 편향은 어지간해서는 불가능해. 차라리 테슬라 코일 비스무리한 걸 중간중간에 박아넣는다면 몰라도. 차라리 전력원과 연결해서 레이저를 쏘는 게 훨씬 나을 걸!”

        

       “이쪽까지 오기까지 대략 1분 30초. 그 안에 해결해야 한다. 최대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봐라.”

        

       “그게 말처럼 쉽냐고…!”

        

        

        

        인간형이었다면 몰라도, 아까도 말했듯이 거미를 닮은 로봇들.

        

        바로 그 때문에 아르테미스 로봇들이 밟고 있는 패널을 회전시켜 길을 차단하더라도 그닥 오래 가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바로 그 찰나의 시간조차 필요한 시점. 망설임없이 패널을 이리저리 옮겨 임시로 길을 차단한 레인이 입을 열었다.

        

        

       

       “40초 정도가 지나게 되면 막을 수 없을 거야. 시설 파괴를 신경쓰지 않는다면 제네레이터를 제외한 시설 전체를 레일건으로 싸그리 날려버릴 수 있어.”

        

       “말 그대로 최후의 방법이군.”

        

       “…하아, 아르테미스 HQ나 센트럴 파크였다면 꼬리에 달린 무기를 교환이라도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여기서는 어렵겠어. 관리 AI가 네트워크에서 나와 진을 차단해버린 탓에 내 파츠를 교환하기에는 좀 힘들 것 같아.”

        

       “….”

        

       “아직 멀쩡한 아르테미스산 휴머노이드라도 있으면 상황이 좀 달랐을지도 모르겠어. 일정 성능 이상이기만 하면 제네레이터와 연동해서 출력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하필이면 여기까지 오면서 죄다 부숴버렸으니….”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정적, 그리고 마주한 시선.

        

        그러나 그것은 귀중한 시간을 아무 대책 없이 낭비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번개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간 기발한 생각을 어떻게든 꾸역꾸역 소화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 중인 것이었다.

        

        레인은 입을 벌린 채 힘겹게 손을 뻗었고, 그녀 자신과 연결되어있는 원격조종기 – 오웬스가 조종 중인 – 에게 빠르게 제네레이터 접속 권한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일정 성능 이상의 아르테미스 휴머노이드’.

        

        어떻게 눈 앞에 이렇게 버젓이 있었음에도 모르고 있었을까!

        

        

        

       “…주변에 있는 파츠를 분해해서 재활용할 거야. 영구적으로 무기화된 꼬리를 부착하게 되겠지. 이따 주인이 꽤 놀라겠어.”

        

       “25초. 무기 조종에도 익숙해져야 하니 최대한 빨리 부탁하지.”

        

       “레이저 캐논…선택 완료. 기본적으로는 이온 캐논이랑 비슷한 구조야. 레이저로도 공격이 가능하지만, 레이저 근방의 공기를 플라즈마화시켜 광역 공격도 가능하겠지. 일단 쏴보면 알게 되니 걱정 말고…15초 정도 걸려!”

        

       “환장하겠군, 정말.”

        

        

        

        연달아 총을 사격하는 와중에도 뒤에서 철컥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본래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는 제3의 팔에 가까운 꼬리가 허공에서부터 조립되고, 아무런 것도 달려있지 않았던 꼬리뼈 부근에 꼬리-무기가 달린다. 그것은 차라리 나노머신 테크놀로지에 더욱 가까운 신기였다.

        

        조종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반쯤 강제로 원격조종기의 방화벽을 열어젖히고 안쪽에 설치되며, 오웬스는 몸에서 느껴지는 기이한 감각과 더불어, 꼬리가 투사 가능한 화력 상한이 UI 한쪽에 새로이 표기된 것을 확인했다.

        

        마치 새로운 팔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생각만으로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기이한 광경과 감각.

        

        그는 어처구니없단 말투로 덧붙였고, 그와 동시에 가장 적들이 몰려있는 지점에 꼬리-레이저 캐논을 겨누었다.

        

        

        

       “발현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로군. 유진 그 녀석이 보면 기함을 하겠어.”

        

       “다들 이렇게 주인처럼 꼬리를 다는 거야.”

        

       “바보같은 소리 마라.”

        

        

        

       ───키이이잉!

        

        

        

        그와 동시에 섬광이 일었다.

        

        레이저가 지면에 빛에 한없이 가까운 속도로 수렴함과 동시에 폭발이 터져올랐다. 주변의 공기가 플라즈마화되며 끔찍한 열기를 품은 바람의 폭풍이 몰아쳤고, 그것이 아르테미스 로봇의 동체를 후려갈김과 동시에 모든 것이 불타오르며 폭발하기 시작했다.

        

        꼬리가 어마어마한 전력을 열에너지로 바꿔 토해냄과 동시에 집광기가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아르테미스 기동타격대가 입은 타격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레이저가 지나간 자리를 따라 검게 튀겨진 로봇의 시체가 줄지어 이어졌고, 한순간에 5% 가까이 되는 전력이 팝콘이 되어 산화했다.

        

        

        몇 번 가량 레이저를 더 사격하던 오웬스가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정확하게는 레이저 사격으로 인해 주변이 통째로 가열되고, 열에 의한 변형을 견디지 못한 바닥이 일부분 주저앉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입가에는 미미한 웃음이 떠올라있었다.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이거 꽤 마음에 드는구만.”

        

       “그렇지?”

        

       “꽤 재미있는 물건을 달아준 만큼만큼은 일하지. 다른 방향에서도 올 수 있으니 방심하지 마라.”

        

        

        

        재차 섬광이 터져나왔다.

        

        진과 레인은 순항 중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원격조종기를 메카비얌으로 합법?적으로 바꾸는 방법

    2023년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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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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