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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71

       

        

        

        

        

        

        

       “…어으, 죽겠다. 이제 좀 몸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네요.”

        

       “부럽네요. 저는 그 전에 리타이어당해서….”

        

       “고생했어요.”

        

        

        

       -고생 안한사람이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4트만에 말안듣는 관리AI랑 우량아 셋째 바로 득해버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1분 전만 해도 절뚝거리더니 지금은 좀 멀쩡하네 ㅋㅋ

       -아니 그래서 말살난이도 깰라면 저렇게 해야한단거죠???? 미쳤어???????????

       -이카루스특)일부러 사람은 못깨는 난이도 한두개씩 박아놓음

        

        

        

        스테이츠보로로 이어지는 첫 번째 여정.

        

        우리를 마중나온 대형 수송헬기의 안에는 먼저 죽은 일곱 명이 타있었다. 강한 헬리콥터 바람과 함께 램프가 열리고, 불어닥치는 흙먼지 너머로 삐걱거리는 몸을 이끌고는 힘겹게 탑승. 13명이 올라탐과 동시에 단번에 2톤 가량의 무게가 치누크 내에 추가된다.

        

        힘겹게 앉은 순간 램프가 반쯤 닫히고, 어쩌면 다시는 올 일이 없을 조지아의 사바나를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다. 방금까지 우리가 있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진 관제탑, 그리고 더 이상 사용할 일이 없어지자 자폭하는 드론 스웜까지.

        

        처음에는 어디서 날아왔나 싶었는데, 오히려 탄도미사일이라고 하니까 즉각 안심할 수 있었다. 현 세계에서 탄도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국가가 미국 말고 더 있겠나.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긴 하네요. 그때에 비하면 다들 실력이 굉장히 많이 늘었기도 하고, 진과 레인도 무기 운용이 많이 능숙해졌으니….”

        

       “그런 것치곤 유진 씨가 많이 다치지 않았어요?”

        

       “우로보로스 때는 후반부에 사망했으니, 이 정도면 장족의 발전이죠.”

        

        

        

       -진이랑 레인 표정 안좋아지는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그때 비얌 죽었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로 우리는 말살난이도에선 비얌이 꾸려간 파티조차 거의 반갈죽이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긴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애초에 이카루스피셜 말살난이도는 도전하라고 만든 게 아니다

        

        

        

        …그도 그렇긴 하지.

        

        또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 이야기를 주섬주섬 꺼내야하긴 하지만, 비교분석용 표본이 딱 하나밖에 없으니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긴 했다 – 아무튼 내가 캐나다 북부에서 째그락째그락하고 돌아와 반쯤 요양하고 있을 때, 꽤 많은 인원들이 이카루스에 문의를 넣었다고 한다.

        

        문의 내용이야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간단하게 말해주자면 뭐…’우리도 말살 난이도 트라이시켜줘!’였고, 이카루스와 내 입장에서는 딱히 막을 필요도 없었을 뿐더러 이미 정사 스토리가 풀렸으니 흔쾌히 수락했다.

        

        그래서 열어주었고, 헬게이트도 같이 열렸다.

        

        

        

       ‘그때 아마…도전한 수만 개의 파티 중에서 우리와 같은 조건으로 성공한 파티가 아예 없었지.’

        

        

        

        물론 다르게 말하면, 조건을 좀 바꾸고 트라이하여 성공한 파티들은 꽤 있었다.

        

        프로토타입을 상대하는 열 명의 대거 팀은 디폴트였으니 신경쓸 필요가 없었고, 그 당시 타워를 부수기 위해 투입된 인원이 나 포함 세 명의 발현자와 하모니, 다이스, 카토, 블루밍, 거기에 진과 레인까지였으니…인원수는 아홉 정도.

        

        말살 난이도 클리어에 성공한 파티의 대부분은 기본 3배, 많으면 4배까지 이 인원수를 뻥튀기해 들이박았고, 성공했다. 물론 숫자가 많을수록 성공 확률이 높았다는 뜻은 또 아니었다. 합이 완벽히 맞지 않는 물량은 단순한 격파 대상이었으니까.

        

        아무튼 말이 좀 길어졌는데-

        

        

        

       “유진 씨 덕분에 결국 이번 레이드도 깨고 출국하네요. 저희가 파이널 챔피언십 하는 동안 클리어하는 사람이 나올까요?”

        

       “글쎄요, 지난 번에 무슨 일 있었는지 감안해보면…내년 1월 즈음에는 슬슬 나오지 않을지. 혹은 그보다 빠를지도요.”

        

       “근데 도전하는 친구들은 비얌 두 명 데려가도…중앙 섹터 장악 실패하면 진이랑 레인 뺏기는 거 아니예요?”

        

       “어….”

        

        

        

       -ㅅㅂ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야 우로보로스 작전도 그렇게까지 악랄하게는 안했어!!!!!!!!!

       -진이랑 레인 회수 못하면 다음부터 도전 못하는wwww

       -이열 악마도 안 할 법한 발상~

       -이러면 누가해 무친련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그도 그러네.

        

        그렇다면 나중에 그 부분은 이카루스에 문의를 넣어 고쳐보도록 하자. 도전의 리스크가 리턴에 비해 과도하다면 의욕조차 꺾여버릴 테니까. 아마 그닥 많은 걸 고칠 필요가 없으니 오늘내일 안으로 문의를 주면 근시일 내에 패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 전에 우리는 한국을 떠나게 될 테니, 그 이후의 클리어는 유저들이 알아서 하겠지. 

        

        아무튼 따로 말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아주 난리법석을 부릴 확률이 높았으니, 일단 안심을 시켜주기 위해서라도 덧붙였다.

        

        

        

       “그 부분은 일단…근시일 안에 이카루스 본사에 문의를 넣어보는 걸로 할게요. 너무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이런 리스크를 짊어진 채 클리어하는 건 저희만으로 충분하니까.”

        

       “해석 중…우린 이미 깼으니까 상관없끼야아아앙-!”

        

       “메카 하모니가 되고 싶단 뜻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몸다쳤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내가 다친 건 맞지만 니들이 세진 건 아니다 뭘봐 팍씨

       -와 녹껄룩 꼬리쥐어짜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씩 깝치는건 새끼비얌들 종특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네들이 왜 이래.

        

        아무튼 신나게 기강을 잡는 와중에도 헬리콥터는 우리가 10일 가량을 소비하여 지나쳐왔던 길을 되짚어가고 있었다. 미국 남부가 늘 그렇듯 11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기온이 쾌적하여 나무와 풀숲이 가득했고, 그 사이사이에는 부서진 잔해들로 가득했다.

        

        이리저리 패이고 도려내진 땅. 상공 수천 미터에서도 그런 게 끊임없이 보인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다 못해 쿠키 사이에 박힌 초코칩마냥 대놓고 눈에 띄었다. 그만큼 이번 작전에서 벌어진 전투가 장렬했단 뜻이겠지.

        

        저쪽 세계에서는 마브만 쏙 빼고 가져오기도 했고, 더 나아가 사전 폭격을 통해 사방팔방을 전부 갈아엎어버렸기에 이런 격렬한 규모의 전투가 없었지만…이번 일 역시도 저쪽 세계에서 실제로 발생했다면 끔찍한 소모전이 되었겠지.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을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현재 수많은 형태로 상환되고 있는 배상금 때문에라도 반쯤 데드 플랜이 되어버린 오퍼레이션 픽스킬 – 중국 및 러시아 침공 작전. 그러나 만약에 실행된다면 또다시 세계가 불타오르겠지.

        

        뭐어, 그 부분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고, 그 즈음에 벌어질 교전의 형태는 꽤 상상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벌어지지 않을지도 모르고, 벌어진다고 해도 대거 팀을 포함한 인원들은 본토에 남아 교관 역을 할지도 모르겠다.

        

        

        수백 킬로미터의 속도로 허공을 가로지르던 헬리콥터가 어느덧 스테이츠보로에 착륙하고, 화면이 검어진다.

        

        그로부터 3주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글씨가 나옴과 동시에, 나를 포함한 스무 명의 유저들은 어느덧 마이애미의 휴머노이드 연구소 한복판에 서 있었다.

        

        스크립트 진행에 의해 우리 역시도 돌아가는 상황을 가만히 바라만 볼 뿐이었고, 화면 너머로는 제멋대로 대화 중인 우리들이 보이고 있었다. 전방에 보이는 코핀 안에는 진과 레인을 굉장히 닮은 기체 하나가 얌전히 잠든 채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언제쯤 깨어나려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부팅까지 45초. 진행 과정에 문제 없습니다.

        

       -얘가 관리 AI라고? 셋째 막내가 전리품으로 가져온 거긴 하지만, 이런 짜리몽땅한 모양새가 될 줄은 몰랐는데.

        

       -아으, 누르면 안 됩니다! 아직 신체 조정 중입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

        

        그리고 눈동자를 도로록 굴려 아래쪽으로 시선을 좀 내리자마자 보이는 응애-메카 유진…?

        

        

        

       “…켁.”

        

       “아니, 저게 뭐야!?”

        

       “저거 설마 관리 AI냐? 미치고 환장하겠구만.”

        

        

        

       -띠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짜리몽땅비얌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학생비얌 대체 뭐임???? 이거누가제안함???????????

       -다른의미로 박제를 해버렸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땡깡부리는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대로.

        

        중학생 시절의 나 – 만약에 그런 게 존재한다면 말이지만 – 처럼 생긴 쪼매난 메카비얌이 종종거리며 주변을 돌아다니다 로건한테 신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눈 색깔 및 신체의 라인을 따라 발광하는 색채는 노란색.

        

        그 짧은 등장만으로도 나와 팀원, 그리고 시청자들은 뭔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게 되었다. 기어코 관리 AI를 잡아 조기경보기 비스무리한 걸로 써먹기로 결정한 모양이었다. 그 때문에 전투능력이라고는 1도 없는 소체에 가둬둔 모양이었고.

        

        그러는 와중 45초가 지나갔고,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코핀이 열린다.

        

        

        

       -…아. 아.

        

       -구면이로군요, 타입 오메가. 첫째인 진입니다. 모른다고는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아하.

        

        

        

        그 순간 셋째의 눈매가 살짝 사이하게 굽어지더니, 이내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입이 열렸다.

        

        

        

       -그동안 내가 고생한 걸 생각하면 저 조그마한 꼬맹이의 목을 이 자리에서 돌려버리고 싶지만…아쉽게도 그건 안 되겠지. 반가워, 진. 그리고 아키타입. 우리 구면이지?

        

       -그렇죠…셋째를 만나게 되면 할 예정이었던 말이 있었는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겠지요.

        

        

        

        잠깐의 정적.

        

        그러더니 화면 건너편의 내가 손을 내밀어 마브의 손을 잡았다.

        

        

        

       -어서 와요.

        

       -그 말대로. 나 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비얌 1.5배 영입이벤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5는 설마 관리비얌이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시1발 담주까지 숨참고 기다린다!!!!!!

       -이딴걸 말살난이도에 저당잡아놓으면 어떻게 참으라고 이카루스 무친련들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와 동시에 화면이 검게 변하고, 우리는 스테이츠보로도, 맨해튼 센트럴 파크 HQ도 아닌 마이애미 HQ에서 눈을 떴다.

        

        진과 레인이 마브와 관리 AI를 데리고 시설을 소개해주러 가는 사이, 나를 포함한 스무 명에 달하는 인원들은 – 스케줄이 없는 사람을 제외하면 – 각자 흩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하모니와 다이스가 새로이 합류한 비얌에게 말을 붙이러 호다닥 자리를 떴고, 그 덕분에 나는 잠시 스트리밍 화면을 다른 사진으로 고정해두고, 음소거까지 한 다음 손목을 두 번 쳤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그럼 그렇지.”

        

       “저쪽이랑은 다르게 여기는 아직 생산조차 안 했습니다, 아키타입.”

        

       “할 생각은 있단 거네요.”

        

       “…노 코멘트로.”

        

        

        

        그럼 그렇지.

        

        레이저의 팀장인 카르멘이 받아온 관리 AI 관련 데이터는 여기에도 있는 모양이었다.

        

        응애-메카비얌이 뉴욕 비얌즈 라인업에 추가되기까지 3주일 전의 이야기였다.

        

        

        

        

        

        

        

        

        

        

        

        

        

        

        

        

        

        

        

        

        

        

        

       <오늘은김치만두회식이다 님이 5,000원 후원하였습니다.>

       -아니근데 최소 2~3주짜리 컨텐츠를 너무 압축으로 즐기고 가는 거 아니신가요 ㅋㅋㅋㅋㅋㅋ

        

       “김치만두 님, 후원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그렇죠. 저도 그렇고 곧 있으면 파이널 챔피언십이니 억지로 페이스를 좀 끌어올린 부분이…좀 많았습니다만, 다들 잘 따라와줘서 다행이네요.”

        

       “전 사실 예상하고 있었어요. 출국까지 2주밖에 안 남았는데 유진 씨가 이번 오퍼레이션에 다대한 관심을 가질 때부터 느낌이 쎄하더라구요.”

        

       “하지만 즐겼죠.”

        

       “히히, 즐기지 않는다곤 안 했어요.”

        

        

        

       -하모니 표정 ㅋㅋㅋ

       -비얌한테 특대형선물받고 좋아죽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오늘도 하모니랑 다이스한테 뱀꼬리가 날거라고 주장한다…아니면 이미 나있을 것이다….

       -소신발언)메카중딩비얌 ㅈㄴ기여움

       -이 두 명은 도대체 왜 이렇게 비얌한테 깊이 빠져버렸는가….

        

        

        

        오퍼레이션 웨이스티드 실버가 완전히 종결된 후 – 우리 세션만 그렇다는 뜻이었다 – , 휴게실.

        

        먼저 가야만 하는 이들을 제외한 모두가 그 방에 모였고, 반쯤 디브리핑 겸 잡담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는 넓은 방인 줄 알았지만, 대략 열 명 정도가 모이니 순식간에 방이 비좁아지게 된 건 덤이었고.

        

        진과 레인과 마브는 돌아갔고, 방 내부에 있는 건 거의 프로게이머들 정도. 호떡과 김스톤, 리밋 역시도 은근슬쩍 끼어있었긴 했지만 그 부분은 크게 신경쓸만한 건 아니었고.

        

        바로 이 라인업으로부터 오늘 모인 이유가 도출되는 것도 있었기에 이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거두절미하고, 오늘 모이게 된 건 파이널 챔피언십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사실 그닥 말할 것도 없긴 했다. 작년에 비해 달라진 건…몇 개 있긴 했다. 우선 대회 장소가 좀 많이 바뀌었다. 작년에는 뉴욕 주의 맨해튼이었지만 이번 년도에는 뉴욕 북부 어딘가였다. 듣자 하니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대략 백 킬로미터 가량 동쪽으로 떨어져있단다.

        

        그 덕분에 주차장이고 숙박 시설이고 그런 게 즐비한다고 하는데…뭐어, 거의 수십만 명을 간단하게 수용할 수 있다고 하니 맨해튼 때처럼 골치아픈 일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일정이 약간 변했다. 과거에는 일주일 동안 하루에 두 번의 경기, 거기에 중간중간 파트너 스트리머 대항전 비슷한 게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 년도에는 조금 더 선수들에게 타이트하게 갈 예정이었다.

        

        작년에는 열네 경기였지만, 이번 년도에는 21경기였다. 단순계산으로도 하루에 3경기를 치르게 된다. 거기에 파트너 스트리머 대항전과 나, 혹은 로건이 참여하는 이벤트 매치까지.

        

        이카루스와 계약한 숙박 시설이 경기장 근처에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도 많겠지만, 작년 대비 변경점은 이 정도네요.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하루이틀 빼고는 맨해튼 및 워싱턴 D.C에 볼 일이 있는지라.”

        

       “또 돌아다녀요, 유진 씨? 사전적응기간에 다 소화할 수 없는 양인가….”

        

       “뭐어, 이것저것 해야 할 게 있어서요. 지난 번 스나이퍼 컴페티션 때 총기 회사에서 이런저런 광고 요청을 받아서 그것도 소화해야 하고…뭐, 더 이상 말씀드릴 수는 없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거예요.”

        

       “…하긴. 유진 씨는 비밀이 원체 많은 사람이니까요.”

        

        

        

       -즉 시 포 기

       -새끼비얌들은 기브업이 빠르다 ㅋㅋㅋㅋㅋ

       -아니뭐임 알려주고가야지!!!!!!!!!!!!!!!!!!!!!!

       -팩트)비얌방송 오랫동안 본 사람들은 진즉 포기한 지 오래다

       -니들이 궁금해봤자 할 수 있는게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땡깡부리다 포기하는거외에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첫 번째 질문은 하모니가 했고, 포기는 다이스가 했다.

        

        작년 나와 함께 본선 사전 브리핑을 위한 홀에 들어갔던 프로게이머들은…나랑 헨리가 포옹하는 걸 봤었지. 그리고 그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시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그 양반이 지금쯤 무슨 위치에 올랐는지 알 거고.

        

        일단 다이스는 나한테 헨리의 편지까지 대리로 전달해줬는데도 모르는 걸 보면 시사엔 딱히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그러면 간단하게라도 말해줄까.

        

        

        

       “워싱턴 D.C에서 누굴 좀 만나서 식사를 하기로 했거든요. 아마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확률이 높기도 하고…이 이상은 말씀드릴 수가 없는 부분이니 그닥 신경쓰지 마시길.”

        

       “아이, 그게 뭐예요. 조금만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아니, 잠깐만…아니다. 전 아무 것도 못 들었습니다, 유진 씨.”

        

       “뭔데, 왜? 왜 너희들만 아는 이야기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

        

        내가 뭘 말하는지를 어렴풋이 알아차린 사람.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까지.

        

        당연하겠지만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은 명백하게 후자에 속했고, 내가 무어라 말하는지 감조차 못 잡은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소 한두 명 정도만이라도 아는 사람이 생겼기도 하고, 만약 제대로 감을 잡았다면 한 마디라도 하면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누군가가 진실의 편린에 접근했지만 바로 그 때문에 입을 열 수 없다는 사실. 그걸 아는 사람이 나 뿐이라는 건…의외로 제법 즐거웠다.

        

        다른 사람이 날 악질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만도 같았다.

        

        

        출국까지 며칠 남지 않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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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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