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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76

    사실, 루크는 시가르마타의 반지에는 아무런 도난방지책을 세워두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반지 자체가 갖는 인지방해 그 자체가 이미 무엇보다 강력한 도난방지대책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도둑질도 물건이 있는 줄 알아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루미는 반지를 보고, 훔쳤다.

    원래부터 마치 한 손가락처럼 정확히 손가락에 맞도록 존재하는 반지이기 때문에 착용감도 없었던데다가, 도난방지주문을 걸어둔 임시 아공간 아티팩트에는 전혀 손대지 않고 정확히 반지만 훔쳐간 터라 더욱 눈치채기 어려웠다.

    게다가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케이프 안쪽에 손을 넣어두고 있었기도 했고.

    그녀의 반지에 반응해 심장이 울리지 않았다면, 아마 언제 훔쳐갔는지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도둑질 솜씨가 그리 좋지 않을거라고 멋대로 착각한 것은 실수였던 모양이다.

    루미는 보나마나, 이것이 단순히 값이 나가보여서 훔쳤을 것이다.

    어쩐지, 20만길에서 더 받아가지 않더라니.

    부족한 금액은 반지를 팔면 메꿀 수 있으니까, 소매치기를 눈치채기 전에 얼른 도망치려고 했던 것이 분명하다.

    아. 그러면 혹시, 도시에 얼마나 오래 있느냐는 질문도 이후 다시 마주칠 가능성을 재보기 위해 꺼냈던 질문이었던건가?

    이제보니 루미는 생각보다 용의주도한 아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돈 몇푼을 위해 훔쳤다기엔, 이것은 너무나 위험한 물건이었다.

    이 반지는 죽음의 권능을 모의하여 행사할 수 있도록 서클을 변형시키는 외장서클.

    신체의 마나흐름을 강제적으로 유도하는 일종의 저주 아티팩트.

    그 변화작용은 적성이 없는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성질의 현상이 아니다.

    신성조차 조작하는 그 현상에 평범한 생물이 노출된다면, 가장 먼저 심장이 멈춰버릴 테니까.

    그리고 이는 루크가 반지에 굳이 도난방지책을 생가하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을 받아내고도 이리도 멀쩡하다는 건, 루미에게 일종의 ‘적성’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그리고 그 적성의 정체는 두말할 것도 없다.

    파르바티의 심장조각.

    그러니까 루미의 어머니가 훔쳤다던 시약은 단순한 도플갱어 슬라임 실험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건 바로, 파르바티의 영혼조각 일부를 녹여만든 프로토타입.

    파괴된 신체를 복구할 수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역으로 신체의 형태를 변형시키거나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것과 같다.

    사람의 신체에 작용하는 기전은 완전히 동일하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도플갱어는 단순히 원본을 복제할 뿐, 그 이상의 변화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복제하는 것은 원본의 영혼에 기반한 정보이고, 영혼은 운명의 흔적이기 때문에 원본의 운명에서 크게 벗어나는 복제는 할 수 없으니까.

    그러나, 그 특징을 반대로 적용한다면 조금 다른 측면이 나타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미리 도플갱어에 대체될 영혼을 일부 학습시켜두는 것.

    영혼을 읽어 원본을 복제하는 도플갱어의 특성을 그렇게 역이용한다면, 기존의 신체를 단순히 도플갱어로 흡수 및 대체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형태로 변화시켜 향상시키거나, 전혀 다른 무언가로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선 그것이 바로 파르바티의 영혼이었던 것이겠지.

    그러니까 루미가 흡수했다던 시약은, 신체를 서서히 내부에서부터 변화시켜서 최종적으로는 복제된 파르바티의 드래곤하트로 동작하게 만드는 약이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복제된 열화 드래곤하트 덕분에, 마력시가 회복된 루미는 서클 하나 없는 심장 그대로 아직까지 아무런 이상 없이 아직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던 것이리라.

    루크는 손 위에서 맥동하는 용의 심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미 그들에게 기술적인 이론은 존재한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이런 곳에서 성공했을 줄이야…….”

    태어날 때부터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완전한 서클이나 다름없는 용의 심장.

    하나하나가 전부 고유한 세계라는 용의 심장은, 그 형태 역시 고유하다.

    단순히 다르게 생겼다는 뜻이 아니라, 심장의 형태나 상태조차 전부 다르다.

    그저 사람들이 편의상 ‘심장’이라 부를 뿐, 용의 심장은 실제로 혈액을 옮기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까.

    왜냐하면 용의 신체는 살아있는 육신이라기보다는, 어떤 마법의 형상화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마법들이 각각 유기적으로 결합해 생명으로 기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심장의 형태를 보는 것 만으로 그 주인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것은 분명, 파르바티의 심장이라고.

    “…….”

    사실, 그들의 실험이 성공한게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들은 이미 드래곤하트를 이식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활발히 진행하고 있었으니까.

    자신의 바로 근처에도, 서드라는 훌륭한 결과물이 존재하지 않던가.

    하지만 서드에게 가해졌던 기존의 수술과 실험을 통한 드래곤하트 이식방법은 너무나도 비싸고, 비효율적이며, 운에 기대야 하는 측면이 많았다.

    호문클루스 자체를 만드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그 호문클루스 중에서도 각 드래곤하트에 걸맞는 개체가 나타나야 하는 거니까.

    반면, 이 방식은 매우 경제적이다.

    영혼조각을 일부 함유해 설계도로 삼고, 기존의 신체를 서서히 내부에서부터 변화시켜서 최종적으로는 복제된 드래곤하트로 동작하게 만든다.

    물론 드래곤하트인만큼 그 부하를 버틸 수 있는 신체적성을 지닌 인간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약물 투약 이후의 과정에 어떤 기술자도, 관리도 필요없다.

    오로지 대체되기까지의 충분한 시간과 적성만 있으면 되며, 시약을 복용하는 것 이외에 아무런 추가적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이들에게 시험해볼 수 있다.

    게다가 드래곤하트가 구성되는 세포와 혈액은 모두 원래 자신의 것이기도 하니, 거부반응도 기존의 방식보다 더 적게 발생한다.

    물론 드래곤하트를 심은 자를 특수하게 이용할 목적이라면 변인통제가 불가능한 이러한 방식이 좋다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연구하는 목적은 오직 드래곤하트를 이식하는 기술 그 자체.

    드래곤하트를 다른 생물에 이식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로 목적이라는 것이다.

    추적하려고 했으면 얼마든지 추적할 수 있었을 서드에게조차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보면, 더욱 그 추측에 힘이 실린다.

    “어쩌면, 루체스트는 처음부터 이 아이가 목적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군.”

    아무리 그들이 막대한 자금과 자원을 가졌다해도, 사용할 수 있는 파르바티의 영혼이나 드래곤하트가 무한하진 않다.

    때문에 실험 전에 어느정도 적성을 가진 실험체들을 추렸을 터.

    루미에게는 과거, 어쩔 수 없이 눈을 적출해 판매한 기록이 있었지.

    그것도 굉장히 희귀하고, 특별한 마안을.

    어쩌면, 그것이 루체스트로 하여금 이 도시를 눈에 들게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정보력이라면, 마력시의 출처를 알아내는 것 정도는 간단했을 테니까.

    마력시와 같은 마안의 소유자는 그 특별한 신체만큼이나,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다.

    그리고 운명의 특별함은 곧 영혼의 특별함이므로, 해츨링의 영혼 또한 버텨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것이다.

    그러다가 알게 된 토레프 거리의 특수한 사정이, 그들로 하여금 이곳 전체를 실험장으로 삼기에 적합하다 생각하게 했을지도.

    “……운명, 인가.”

    루크는 분리된 이후로도 살고 싶어 애원하듯 애처롭게 맥동하는 조그만 심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돌이켜보면, 루미와의 만남이 처음부터 어딘가 기묘했다.

    어째서 루미는 그 많은 도주로 중에서 하필 그 시간에 그 길을 선택해 자신과 부딪혔을까?

    자신은 어떻게 그토록 완벽하게 루미와의 만남을 예견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루미는 어떻게 자신의 결과적인 목적지를 첫 만남에 곧바로 알아차린걸까?

    어쩌면 그 모든 것이 우연이나 오해가 아니라, 같은 운명을 공유하는 탓에 벌어진 필연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시가르마타와의 계약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루크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손이 가지 않는다.

    정말로, 루미와는 처음부터 이렇게 되었어야 했던 관계였단 말인가.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할 일을 늦출수는 없다.

    그것이 시가르마타와 한 계약이었고,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루크는 결국 계속해서 맥동하는 심장에 반지의 권능을 주입시켰다.

    그렇게 파르바티의 심장은, 서서히 가루가 되어 흩날려 사라졌다.

    그러자 루미와 이어져있던 어떤 가느다란 실이 끊어지는 것이 느껴짐과 동시에, 어딘가 공허했던 무언가가 채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아마 조각나있던 영혼이 제 자리를 찾아간 감각이리라.

    그리고 루크는, 죽은 듯 잠들어있는 루미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다행히, 너에게 그 심장은 꽤 잘 맞는 모양이구나.”

    사실 루미에게 행해진 것은 그저 심장을 적출하는 작업이 아닌, 교환하는 작업이었다.

    그동안 루크가 시가르마타와의 재회를 대비해 준비해뒀던 기술은 결국, 제 쓰임새를 다했다. 

    비록, 대상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역시, 루미가 그래도 마지막엔 그녀의 사랑을 깨달은 덕분이었을까.

    루미에게 이식된 그녀의 심장은 생각보다 더 안정적이었다.

    신체는 몸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본체와 마나가 어느정도 연결되어있다.

    이는 현세의 모든 생물이 각자의 운명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며, 운명은 신체가 분리된 이후에도 잔재처럼 남아서 계속 존재하는 탓이었다.

    바로 그 원리로 혈흔에서 영혼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이고, 병원에서 장기이식을 할 때, 이식 전뿐이 아니라 이후에도 기증자를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지.

    그렇기에, 기증자와 이식자의 심리적 유대감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녀와 루미는 이미 부모관계로 운명이 얽혀있있으니 어느정도 적합률은 확보된 상태이긴 하지만, 아까 전의 루미처럼 그녀의 존재를 애써 부정하는 상황이라면 역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루미는 그녀에게 품은 오해를 풀었고, 다시 그녀를 이해했다.

    덕분에 시술이 성공한 거겠지.

    게다가, 지금은 괜찮아보여도 육체에 맞지 않는 드래곤하트를 가만히 두었다간 또 언제 서드처럼 망가져버릴 지 모르니, 이것은 루미의 남은 인생에도 썩 나쁜 선택은 아니리라.

    그나저나, 그 와중에 그녀가 죽기 전에 자신이 찾아온 것과, 온통 망가져있던 그녀의 몸중에 유일하게 심장만큼은 쓸만했던 것은 참으로 공교롭다.

    어쩌면, 이 또한 운명의 안배가 아니었을까.

    그 때, 루크가 문득 힘이 풀린 듯 휘청거리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후우……. 역시 조금 무리했나.”

    하지만 시술의 성공여부와는 별개로, 지금 루크가 루미를 살리는 것은 그다지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다.

    신체에 퍼진 도플갱어를 전부 비활성화시키고, 적합자의 심장을 옮겨담고, 루미의 마력시를 버텨낼 수 있을 정도로 기초적인 서클을 생성시켜놓는 것은, 파르바티의 심장조각을 회수하는 것과 전혀 연관이 없는 불필요한 작업이었으니까.

    난이도와 소모에비하면 아무런 이득도 없는 작업이다.

    오히려, 앞선 일정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가슴께에 느껴지는 시린 감각과 뻐근함은 루크에겐 이미 걸림돌 그 자체다.

    하지만 그럼에도, 루크는 그냥 루미를 그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그것은, 그녀의 일기 마지막장 한 구석에 힘없는 필체로 간신히 적어놓은 듯한 문장.

    ‘루미를 잘 부탁드립니다.’

    참으로 별것 없는 한줄의 문장이었지만, 루크는 그걸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모성애인가…….

    옛날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 감정이지만, 지금은 이상하게도 공감할 수 있었다.

    루크는 통일성은 없지만 잘 정돈되어있는 실내 한켠에 놓여있는 루미와 닮은 누더기인형에 잠깐 시선을 주었다가, 몸을 일으켰다.

    이제 여기서 할 일은 끝났으니까.

    “나머진 그대에게 맡기지.”

    —–

    “으음……”

    루크가 떠난 곳에서 눈을 뜬 루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비몽사몽해서 아직 꿈꾸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익숙한 풍경과 감각이 루미의 인식을 일깨웠다.

    처음에는 공포로 인한 기절, 그리고 그 다음은 강제적인 마취.

    하루에 두번이나 정신을 잃는 건, 루미에게도 그리 달갑지 않은 기분이었다.

    “…….”

    깨어난 루미는 자신의 심장이 있던 부근을 더듬어보았다.

    분명 문제없이 잘 뛰고 있지만, 어딘가 이상한 느낌.

    어쩐지 조금 저릿거리기도 하고, 조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 감각에 루미는 그녀가 말했던 시술이 잘 진행됐다는 걸 깨달았다.

    “……나, 살아있네.”

    루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루크가 마지막으로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난 네 심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일로 널 죽이진 않을거야. 대신, 그녀의 심장을 네 심장에 넣겠다. 그녀가 숨을 거두기 전에 최대한 빨리 결정해야 하는 일이니, 지금 의견을 묻지는 않겠다. 만일 죽고 싶었다면, 혼자서 죽는 것까지 말리진 않겠다.’

    그야말로, 막무가내로 진행된 이야기.

    그래선지 살아있다는 사실에 루미는 그닥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죽지 못해 아쉬운 느낌이다.

    이런 곳에서 더이상 살아봤자, 아무런 희망도 없으니까.

    루미는 이제는 정말로 싸늘해진 엄마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떨궜다.

    “아…….”

    그녀의 심장은 이제 텅 비었다.

    이제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살아갈 이유도 없다.

    껍데기만 남은 채 텅 비어버린 엄마의 모습은, 루미에겐 차라리 눈이 계속 없었으면 좋았을 광경이었다.

    “으윽….., 흑…….”

    루미는 그동안 자신이 눈물이 별로 없는 아이인 줄로만 알았다.

    아기일 때에도 그렇게 많이 울지 않는 아이였고, 어느정도 크고 난 후에는 정말로 울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자신은 눈물이 없는 게 아니라, 슬플 일이 없었던 거였다.

    “으으윽……..”

    아기때조차 우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루미는, 목 놓아 우는 법조차 몰랐다.

    게다가 어색하게나마 울음이 터져나오려 할 때마다 어딘가 가슴을 조여오는 감각에 울음이 멎어버리기까지한다.

    그렇게 루미가 해소될 길 없는 답답함과 우울감에 빠져 어찌할 줄을 몰라하더 찰나.

    -어, 루미? 지금 우는 거니…? 누가 괴롭혔어? 

    “엄마?”

    돌연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루미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것은 옛날에 엄마가 자신에게 직접 만들어준 익숙한 고양이인형이 놓여있었다.

    다만, 인형엔 못보던 보석 목걸이와 카드가 올려져서.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글쓰는게 점점 느려지네요.
    다음화 보기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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