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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79

    <579 – 맛있는 연계퀘스트(3)>

     

    벨벳 선배의 거대손가락에 모기침을 콕콕 박자 거대한 손가락과 연동된 벨벳 선배의 실제 엄지에도 미세하게 모기 물린 자국이 생겼다.

    마나코팅으로 침투를 속인 마비독이 주입되었음에도 무서울 정도의 예민한 감각으로 이질감을 눈치챈 벨벳 선배가 감각동조 술식을 해제했다.

     

    “발칙한 짓을 하네.”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하긴. 학생회 영입 후보라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다행히도 선배는 화가 나진 않아 보였다.

     

    “아무튼 네페르템 선배를 이만 돌려주세요. 소꿉친구가 걱정하고 있어요!”

    “안 돼. 예상보다 즐길 수 있는 몸이라서 아직 충분히 즐기질 못했어.”

    “…!”

     

    퇴근을 준비하던 아스타로트의 걸음이 저속의 저주라도 맞은 것처럼 눈에 띄게 느려졌다.

     

    “선배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감금하고 이케이케 모땐 짓을 하고 계시잖아요!”

    “신경 안 써. 그 아이도 아프다고 칭얼거려도 결국 내 손에 길들었어. 이젠 자기가 먼저 해달라고 조르고 있고.”

     

    아스타로트가 문으로 향하던 걸음을 돌려서 갑자기 창가에 놓인 수면초에 물뿌리개로 물을 부었다.

    내 시선이 창가 옆 화이트보드판의 물주기 당번표에 향해있음을 눈치챈 아스타로트가 한 손으로 스톤핸드 주문을 발동해서 화이트보드를 문질러 닦았다.

     

    “교수님도 교관을 애타게 찾고 계세요!”

    “로버트 엘하임 교수? 그런 쓰레기의 품에 있는 것보단 나한테 길들여지면서 포인트를 받는 게 저 애한테도 행복할 거야. 몸도 즐겁고 포인트도 풍족하면 마음은 알아서 따라오기 마련이야.”

     

    정신없이 물을 퍼주는 아스타로트에게 화가 난 수면초가 에퉤퉤퉤 물을 뱉다가 잔뜩 화가 난 눈으로 입가 가득 물을 머금어서 아스타로트에게 쏘았다.

    정신을 차린 아스타로트가 과하게 준 물을 수분흡수 주문으로 회수해서 물뿌리개에 회수했다.

    그리고는 다시 물뿌리개로 수면초에게 물을 주었다.

    …저 정도면 물고문 아니야?

    수면초가 불쌍해!

     

    “선배의 말은 믿을 수 없어요! 당사자와 직접 대면하게 해주세요!”

    “훗. 무르네, 오크노디. 내 손에 길들여진 아이가 네 앞에서라면 다른 말을 할 것 같아? 난 거짓말은 안 해. 직접 두 눈으로 보고 확인해도 좋아.”

     

    벨벳 선배가 문을 열고 눈짓하자 안에서 티토소가스럽게 허접하고 약해보이는 여자 선배가 벽을 짚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힘겹게 걸어 나왔다.

     

    “나, 난 괜찮아아… 펠리스한테는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줘어어…”

    “선배 지금 하나도 괜찮지 않아 보여요! 어깨나 팔뚝에도 빨갛게 물린 자국이 있는걸요!”

    “이, 이건… 모기에 물려서 그래애…”

     

    선배가 급히 흘러내린 옷을 추스르며 부어오른 자국을 가렸다.

    그런다고 다 가려질 정도로 흔적이 적은 것도 아니라서 역부족이긴 했다.

    아스타로트의 물고문에 또다시 당해버린 수면초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는지 수면가루를 잔뜩 탄 물을 아스타로트의 안면에 철퍽 끼얹었다.

     

    “제가 모기는 많이 키워봐서 아는데 그건 모기에 물린 자국이 아니에요! 만일 정말로 모기 물린 자국이면 엄청나게 큰 모기여야 하는데 그런 모기에 물리면 피가 다 빨려서 사람이 죽어요!”

    “아이, 참. 너 왜 그렇게 눈치가 없니이… 돌아가기 싫다는 뜻이잖아…”

    “헉 정말요?”

    “펠리스에게는 정말로 괜찮다고 전해줘… 교수님한테는 난 더 이상 교수님의 마법문따개가 아니라고 전해주고… 헤헤헤.”

    “이상하다… 정신감정마법에는 멀쩡하게 뜨는데 왜 이렇게 상태가 해롱해롱하지? 벨벳 선배는 네페르템 선배가 왜 이러는지 알아요?”

    “알려줄까? 음, 아니야. 넌 아직 너무 어려. 5살은 더 자라고 오면 알려줄게.”

    “치. 그런 법이 어딨어요?”

     

    스톤핸드로 수면초의 이파리를 찰싹찰싹 때리며 혼쭐을 내주던 아스타로트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기절한 수면초를 창가에 내려놓았다.

    아쉬운 마음으로 이쪽을 흘낏거리던 아스타로트가 갑자기 파괴된 함정의 존재를 깨닫고는 굉장히 뿌듯해하며 술식을 느릿느릿 복원하기 시작했다.

     

    “아무튼 그런 엄청난 저주를 마구잡이로 풀겠다고 함부로 손을 대면 대륙에 큰일이 생기잖아요! 벨벳 선배의 강제해주는 용납할 수 없어요!”

    “칫. 알고 있었니?”

    “당연하죠. 저주작은 1학기에 벌써 끝냈는걸요. 불행을 끌어들이는 저주로 한 지역의 모든 저주를 한 사람의 몸에 집중시키는 저주를 왜 몰라보겠어요?”

     

    아스타로트의 손에서 조금씩 원형을 되찾고 복원되어가던 함정이 빠각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갑자기 무슨 저주?”

    “아스타로트는 퇴근하려던 거 아니었어요?”

    “…잔업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한참 흥미진진하던 와중에 갑자기 급커브는 왜 도는 거냐.”

    “우왕, 아스타로트도 성격 굉장하시다. 불행인형의 저주를 받은 사람을 흥미 본위로 지켜보다니, 완전 교수가 될 자질이에요!”

    “불행인형?”

    “들어본 적 없어요? 사람을 본딴 인형에게 못을 박거나 저주를 걸어서 인형에 대응되는 사람에게 저주를 날리는 저주마법이나 저주술의 이야기!”

     

    아스타로트가 노골적으로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들어본 기억이 나는군.”

    “네페르템 선배도 그런 저주에 당한 흔적이 있어요! 벨벳 선배는 여기서 남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조용히 그 저주를 해제해주고 계셨고요.”

    “그럼 좋은 거 아니냐. 저주인지 뭔지 떼어버리라지.”

    “정식 해제법을 따르면 괜찮겠지만 선배가 고른 방법이 조금 난폭해서요. 응축된 저주가 풀려나서 세상의 다른 불행을 집어삼키며 더 큰 불행과 저주를 부르는 이상현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아니 근데 어이가 없네. 양초랑 채찍이 저주 푸는 해주 과정이랑 무슨 상관이냐?”

     

    벨벳 선배가 굉장히 뿌듯해하며 말했다.

     

    “불행이 깃든 사람의 저주는 저주를 뽑더라도 체질 자체가 변해버린 몸의 불행을 모두 없앨 수는 없어. 그래서 한 가지 실험을 해봤어.”

    “무슨 실험 말이오?”

    “저주가 저주체질로 몸의 성질을 바꾸었듯이 불행을 더 큰 불행으로 덮어서 성질을 바꾸는 거야. 내 손으로 길들여진 육체가 조교 받는 기쁨을 누릴 수 없는 불행에 시달리면 무작위 불행으로 시달리던 몸도 예측할 수 있는 불행에 시달리겠지.”

    “뭐야. 결국 저지른 건 똑같잖아.”

     

    아스타로트가 얹힌 음식이 소화된 사람처럼 홀가분하고 흡족해하는 얼굴로 물러났다.

     

    “겸사겸사 추출한 불행의 저주를 수집하면 정적 하나를 불행 체질로 바꿔버릴 수도 있고. 후후후. 길들이는 보람이 있는 아이에 강력한 저주까지.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어.”

    “그래도 펠리스 선배는 암흑사교회의 간부자리에 있을 정도로 소꿉친구를 걱정하는걸요? 분명 저주를 해결할 안전한 방법을 연구해온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무식한 방법의 저주추출은 갈 곳 잃은 저주가 다시 더 큰 저주가 되어서 네페르템 선배의 몸에 돌아올 우려가 있잖아요.”

    “그래서 더 좋은 거 아니니?”

    “네에?”

    “시간만 지나면 다시 뽑아서 쓸 수 있는, 그것도 매번 강도가 더 강해지는 저주. 저주의 주인은 내 손에 조교 되길 바라며 애원해. 정적들은 손쉽게 처리할 수 있어. 최고의 결과잖니?”

     

    우왓…

    챕터 3 보스, 펫들의 여왕님 카멜라의 사디스트력을 넘어서는 엄청난 악질 초S 기질이 느껴진다.

    일신의 무력은 별것도 아니라서 교관 루소의 도움이나 얻던 카멜라와 달리, 본인 자체도 교내에서 TOP5에 들 정도로 강하다는 점이 더 악질적이다.

     

    “못 본 척하렴.”

    “네에?”

    “어려운 일도 아니잖니.”

     

    벨벳 선배가 손을 내밀자 좋다고 머리를 들이대며 헤헤 웃는 네페르템 선배.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고분고분한 네페르템 선배의 머리를 어루만져주며 벨벳 선배가 말했다.

     

    “집행국의 국장. 서귀연의 역대최강자. 차기 학생회장을 노리는 거물. 그런 거물이 모처럼 흥미로운 장난감을 손에 넣었어. 개도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뺏기면 화를 내는데, 나처럼 가진 게 많은 사람이 화를 내면 정말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야.”

    “그렇군요!”

    “반면에 네페르템의 올바른 치료를 위한다고 고집해봤자 그 소꿉친구라는 사람처럼 암흑사교회라는 불순한 동아리의 일원이 될 뿐이고, 음지에서 뭘 하는지도 모를 나날을 보낼 뿐이지. 몇 년을 애썼을진 몰라도 헛수고가 될 것도 뻔해. 이 저주를 ‘올바른 방법으로 해주’하는 건 나로서도 어려운 일이니까.”

     

    벨벳 선배는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니 못 본 척 넘어가. 네페르템의 소꿉친구에게는 친구가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 전해줘. 교수에게는 적당히 둘러대고. 그러면 학생회의 ‘더 높은 자리’를 얻고 올라가며 공석이 될 집행국 국장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는 예상이 가지?”

    “저요?”

    “그래. 오크노디, 난 네가 꽤 마음에 들어. 네가 지닌 폭력적이다 못해 잔인할 정도의 재능. 그것도 키워보고 싶어. 그러니 내 심기를 거스르지 마.”

     

    꽤 흥미로운 제안이었다.

     

    [이벤트가 중요 분기점에 도달합니다!]

     

    ━━━

    강력한 실력과 권력을 모두 지닌 벨벳 선배.

    그녀의 <장난감>을 못 본 척하는 대가로 당신은 집행국 국장의 자리를 제안받았습니다.

    스스로 장난감이 되기를 자처한 학생 또한 이 결과를 기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소꿉친구가 실패하는 세계가 과연 올바를까요?

    이런 미래는 옳지 않다고 저는 강력히 규탄합니다!

    펠리스 선배에게 네페르템을 되찾아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소꿉 순애를 지키는 <착한 아이>에게는 특별한 보상을 약속합니다!

    ━━━

     

    이벤트 알림창의 알림만큼 흥미롭진 않았지만.

    ‘저’가 누군지야 둘째 치고.

    시스템이 보장하는 ‘특별한 보상’.

    느낌이 왔다.

    이거, 꽤 큰 거다.

    처음 보는 이벤트, 서로 다른 보상.

    한쪽은 쉽게 큰 보상을 얻는다.

    다른 쪽은 어렵게 가치불명의 보상을 얻는다.

    고인물이라면 무엇을 고를지는 명백했다.

     

    “어쩔 수 없네요. 그럼 납치하는 수밖에!”

    “…뭐?”

     

    나는 벨벳 선배의 면전에서 도전장을 날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정의도둑 브론즈 교수의 수제자다운 의적노디
    소꿉순애를 위해 소꿉친구를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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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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