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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8

       

        

        

        

        

        

        한편, 코르부스의 예상대로.

        

        다른 이들이라고 동떨어진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았다.

         

        게임의 랭크는 사람의 실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가장 공신력 있는 지표였지만, 단순히 그것만을 갖다놓는다고 해서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점들도 있기 마련이었다.

        

        

        가령, 플레이 타임.

        

        다른 게임으로 친다면 고작해야 마스터와 그랜드마스터 사이의 랭크였지만, 그 유저가 완전히 제로부터 시작하여, 고작 열흘 남짓만에 그곳에 도달했다면?

        

        

        가령, 경기의 내용.

        

        단순히 샷발과 센스 말고도 지형지물의 선택이나 속칭 운빨 리드샷, 그 외에도 배틀로얄이기에 어쩔 수 없이 타 경기보다도 곱절만큼 많은 변수들.

        

        그 모든 것들을 압도적인 실력만으로 짓밟고, 한 경기당 평균 킬수 13킬을 유지하며,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도달했다.

        

        설령 프로라고 해도 불가능에 한없이 가까울 플레이였다.

        

        

        그렇기에 남녀를 가릴 것 없이 – 프로게이머들은 알고, 프로게이머들은 일반인들이 단순히 넘어가거나 간과할 점들을 본다.

        

        심지어는 – 전직 특수부대원들의 새로운 사회적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 코치직에 선 이들조차, 화면에 달라붙어 유진이라는 유저의 움직임을 낱낱히 분석한다.

        

        이것이 가능한 건지 불가능한 건지에 대한 여부는 신경쓰지 않고, 그저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녹화하고 시뮬레이션하거나, 자료로 가공하여 배분한다.

        

        

        한편 프로들이 그들의 일에 열중하는 사이, 시청자 수와는 별개로, 유진은 적어도 한국계 커뮤니티 내에서는 심심하면 등장하는 단골 떡밥이 되어가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한국인들은 키배와 목청 높여 자기주장하기에 대해서라면 모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고, 떡밥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굴렸다.

        

        

        유진이 프로를 가면 에펙 생태계뿐만 아니라 대회도 박살낼 수 있다느니, 아직 예선전 프리퀄 격인 예선 랭크전도 안 열렸는데 설레발 오진다느니.

        

        유진과 프로게이머들이랑 제대로 뜨면 어떻게 되는지.

        

        그래서 이 새기는 도대체 뭘 하다 온 놈인지 년인지.

        

        유진과 특수부대원이 스파링 뜨면 누가 이길지.

        

        유진이 발현자라면 무슨 수인일지.

        

        

        스스로의 신상 공개를 극도로 꺼려하는 유진의 특성은, 다르게 말하면 시청자들 뿐만이 아니라 떡밥을 문 이들에게 있어 다양한 상상의 여지를 제공함을 의미했다.

        

        세상까지는 아니었지만, 게임계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크 존과 관련된 많은 이들이 유진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뜨거운 감자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알림 : R&D 실험실 접근. 지속적인 생체 스캐닝 신호 방출 중.]

        

       -[ISO : 보이나, 요원? 저건…확실히 아르테미스 사가 국토안보부에 납품하기로 했던 생체 스캔 장치,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스킬’이다. 기록명은 펄스지.]

        

       -[ISO : 주변의 적들을 몽땅 저승사자와 맺어준 후, 저 모듈에 관련한 데이터를 회수하거나 모듈을 뽑아온다면 본격적으로 이카루스 기어의 스킬 카테고리에 접속할 수 있게 될 거다.]

        

        

        

       “오, 드디어 스킬이다! 이걸 이렇게 얻는 거였나봐요!”

        

       “바로 그렇죠. 적들을 장사지낼 시간이네요.”

        

        

        

        메인 미션 중이었다.

        

        참으로 그녀에게 어울리는 여유로움이었다.

        

        

        

        

        

        

        

        

        

        

        

        

       ───콰아앙!

        

        

        

       “우와아악, 유진 씨! 쟤네 막 로켓도 쏴요! 미쳤나봐!”

        

       “어으, 아주 그냥 작정을 했네요.”

        

        

        

        푸슝 하는 시원한 격발음.

        

        밝은 빛이 흰색 연기로 이루어진 족적을 남기며 허공을 가로질러, 굉음을 동반한 착탄과 함께 방금까지 두 명이 엄폐 중이었던 기물을 통째로 날려버린다.

        

        산산히 박살난 금속 파편과 불꽃이 허공에서 너울거리며 춤을 추는 가운데, 멸균실을 거치지 않으면 들어올 수조차 없는 청정한 구역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관련 분야에 해박하지 않으면 용도를 짐작할 수 없는 최첨단 기물과, 그 누구라도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는 원초적인 화기.

        

        공존할 수 없는 두 상황이 이 자리에서 성립되고 있었다.

        

        

        

       “로켓 발사병의 위치는 대략적으로 아시죠?”

        

       “네. 여기 펄스 켜져있으니까….”

        

       “제가 제압사격으로 시선을 끌어볼테니, 그 사이 죽이세요.”

        

        

        

       -포브스선정 다크존 제일재밌게즐기는 듀오 1위

       -내가 공방매칭 돌려서 했던 무지성플레이는…도대체…?

       -아니 갑자기 다크존 준내마렵게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쉑 언제 다크존 홍보대사 편입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영상 살짝 편집해서 유어스페이스 올리면 그게 트레일러가 아닐까?

        

        

        

        난잡하게 흘러가는 채팅창.

        

        사운드나 뭐가 좀 비었다 싶으면 은근슬쩍 터지는 도네이션과 상호간의 보이스, 귓가를 스쳐지나가는 채찍같은 소리와 적들이 내지르는 영어 보이스가 섞여, 그야말로 혼돈이었다.

        

        그 사이에서 한 명의 인원이 엄폐물들을 가로지르며 반대편으로 뛰었다.

        

        반 박자 느리게 쏘아진 납탄들이 유진이 지나간 자리를 마구잡이로 훑어대는 사이, 한 번 숨을 깊게 들이마신 하모니가 엄폐물 뒤에서 몸을 빼꼼 내밀었다.

        

        

        보인다.

        

        막 장전을 끝마치고 로켓포를 들어올린 적은 자신이 아닌 유진의 족적을 뒤쫓고 있었다. 자신이 안중에도 없는 상황은 지금으로선 반길 만했다.

        

        하이브리드 사이트를 통해 확대된 적의 인영. 몸에 겨눠진 붉은 점이 그녀의 심장 박동에 따라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방아쇠를 당기자, 거의 즉각적으로 적이 맞았다.

        

        그리고-

       

        

        

       ───퍼어엉!

        

        

        

       “아아악!”

        

        

        

        5.56mm 탄환이 손목 윗부분을 사정없이 헤집고, 거의 절단에 가까운 관통상 판정을 남기며 허공으로 사라지자, 힘이 빠진 적의 손에서 로켓포가 흘러내린다.

        

        다음 순간 그들이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는 몰라도 – 콰앙.

        

        로켓 발사병과, 그 주변에서 엄폐하고 있던 적까지. 그저 크고 작은 수천 개의 폴리곤으로 나뉘어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인컴을 타고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잘 하셨어요. 센스가 좋으시네요.”

        

       “적이 영 좋지 못한 결말을 맞았어요.”

        

        

        

       -띠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보셨죠? 제압사격을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깝치면 저렇게 됩니다

       -아니 녹괭이년 갑자기 왤케잘함????? 그동안 연습만 디지게 해서저런가

       -이렇게 유진 선생님은 오늘도 한 명의 사람을 군인으로 만듭니다….

       -이것이…속성강의?이것이…속성강의?이것이…속성강의?이것이…속성강의?

        

        

        

        당연하게도, 그 이후로 큰 문제가 있을 리 없었다.

        

        유진의 빠른 대처와 점점 한 명의 슈터로서 익숙해져가는 하모니의 시너지는 억지로라도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었고, 실제 전장보다 한없이 약화된 난이도는 이에 박차를 가했다.

        

        추풍낙엽처럼 스러진 적들의 시체들을 뒤로 하고, 두 명은 어느덧 우주정거장에나 달려있을 법한 모듈을 앞에 두고 근처 컴퓨터에 접속하였다.

        

        두 개의 서보 암들이 움직이며 기계 내부의 장치를 분리하기 시작했다.

        

        

        

       -[알림 : 펄스 모듈 분리.]

        

        

        

        뭐라고 해야 하나.

        

        김치를 담는 대형 플라스틱 박스 정도의 크기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 정도의 모듈이 조심스럽게 분리되어 테이블의 앞에 놓였다.

        

        그와 동시에 시설 전체의 불이 꺼지고,

        

       

        

       ───!!!

        

        

        

        강렬한 화염이 시설 벽면의 상부, 총괄제어실에서부터 터져나왔다.

        

        

        

       -[ISO : 요원. 괜찮나? 보아하니 불청객이 등장한 것 같은데.]

        

       -[ISO : 이카루스 디바이스는 기본적으로 아르테미스가 제공하는 것보다도 우수하고 안전한 신체 강화와 안정적인 물건 운송 기능을 제공하지. 모듈은 가방과 안정적으로 결속할 수 있을 거다.]

        

       -[ISO : 가능하다면 모듈에 손상이 없으면 하는군. 스킬 관련 데이터 확보를 위해 왔던 곳을 또 파헤치기는 좀 그러니.]

        

        

        

       “제가 멜게요. 유진 씨가 들고 다니면 결말이 별로 안 좋을 것 같아요.”

        

       “…반박할 수가 없네요.”

        

        

        

       -녹차떼껄룩 이젠 은근슬쩍 기어오르네 ㅋㅋㅋㅋㅋㅋㅋ

       -뭐지? PT체조를 받고 싶음을 의미하는 것인가?

       -옛날에 탄창떨궈서 정강이 까이던 하모니가 아니죠? 꼴받죠에베벱ㅋㅋ

       -그래도 맞는 말이긴 하네 ㅋㅋㅋ 싸우다가 뽀개먹으면 다시해야지

       -요약)나는 모듈들고 숨을 테니 가서 싸워라

        

        

        

       “야! 자꾸 음해할래!?”

        

       “괜찮아요, 딱히 틀린 말도 아닌데요.”

        

        

        

        어쨌든, 그럼에도 행동은 신속했다.

        

        주변에 엄폐할 곳은 널려있었고, 역할은 신속히 – 그리고 제대로 분담할수록 효과적이었기에, 하모니는 즉각 등에 모듈을 장착하고 빠르게 달려나갔다.

        

        물론, 정확히는 그러려고 했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몰랐지만.

        

        

        

       “응극, 이거 너무 무거워어…!”

        

        

        

        모듈의 잠재성과는 별개로, 어쨌든 그건 말 그대로 최첨단 쇳덩이들이 조밀하게 밀집되어 대형 김치통만한 크기로 형성된 거대 덩어리였다.

        

        아무리 그녀가 체력 보정이 만땅이라고 하더라도, 강제로 기동과 신체의 움직임에 부하를 거는 시스템을 거부할 수는 없었던 것이었다.

        

        여성이 내기에는 영 좋지 못한, 몸 속 깊은 곳에서부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한 소리를 내뱉은 하모니가 채팅창으로부터의 다량의 비웃음과 함께 엄폐하는 사이, 유진의 총이 불을 뿜었다.

        

        보스고 엘리트고 베테랑이고 일반 적이고, 그렇게 평등하게 녹아간다.

        

        

        엄폐한 지 몇 분도 안 되어 저절로 클리어가 되고 있는 상황을 보며,

        

        적어도 자신이 한 발 정도는 쏠 거라고 생각했던 하모니는 어느샌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늘을 보고 누운 상태였다.

        

        

        

       “그럼 그렇지, 뭐어….”

        

        

        

       -선생님 여기 녹껄룩쉑 대놓고 버스타요

       -공기낭비를 통해 적들의 전력을 저하시키는 방법인가요? 훌륭하네요

       -버스에서 눕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보스딜은 좀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 the 날먹 ㅋㅋ

        

        

        

        그래도 그 말대로, 아무런 것도 하지 않기에는 좀 그랬기에, 그녀는 총을 집어들고는 유진에게 배웠던 대로 사격 연습을 개시했다.

        

        몇 시간 전과는 다르게, 이번의 목표물은 실제 적들. 사람 모양 패널보다는 훨씬 작고, 더욱 불규칙적으로 움직인다.

        

        조정간은 언제나 그렇듯 단발.

        

        섬세한 작업을 하듯 한 발 한 발에 집중력을 실어, 적을 트래킹하는 것보다는 예상 루트에 적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리듬 게임처럼 정확한 타이밍에 트리거를 당긴다.

        

        

        탕.

        

        묵직한 격발음과 함께 약간 흔들리는 어깨. 머리를 정확하게 관통당해 그 자리에 엎어지듯 쓰러지는 적.

        

        눈알을 도로록 굴려 다른 적을 찾는다. 유달리 존재감이 큰 적이 하나 있었다. 전신 엑소 슈트에 철판에 가까운 방어구를 사방팔방에 장비한 채 유탄발사기와 기관총을 쏘아대는 보스.

        

        그 무게 때문에 속도는 느리다.

        

        마치 딱밤을 먹이듯 톡톡. 여유롭게 머리에 한 방씩을 먹여준다.

        

        어그로가 끌릴 것 같으면 유진이 풀오토로 몸에 한 탄창을 다 박아 보스 딜링 우선순위를 다시 가져가고, 보스가 잡힐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한다.

        

        

        이윽고 보스가 쓰러졌을 때, 화려한 이펙트가 두 명의 시야를 가렸다.

        

        하모니는 그렇게 한 명의 어엿한 다크 존 유저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Xi IMPRESSIVE 스크림 공지]

        

       -[Preface]

        

       -안녕하세요, Xi Impressive의 인포서입니다.

        

        어느덧 8월의 마지막 주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철주야 다크 존 플레이를 통해 실력을 갈고 닦는 수많은 유저 분들께 심심한 응원을 보냅니다.

        

        아시아 예선전을 위한 KSM – 코리아 셀렉션 매치가 2주 남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스크림은 여력이 되는 한 지정된 시간 동안 계속해서 열 예정이고, 예선전에 참가하고자 뜻을 둔 분들은 이미 대부분 여러 구단 소속의 스크림용 다크 존 커뮤니티에 몸을 두고 계실 겁니다.

        

        모든 커스텀 매치에는 현재 Xi 뿐만이 아니라 활동 중인 타 구단의 프로게이머 분들 역시도 균등하게 소속되어있습니다.

        

        매치 방 내에 소속된 프로게이머 분들의 명단은 하루마다 지속적으로 공지되므로, 피드백을 받고 싶은 분들은 해당 방으로 찾아가시면 됩니다.

        

        스크림 후에는 프로게이머 분들 및 해당 매치 우승자의 디브리핑이 있습니다. 대회 출전에 뜻을 품은 분들은 가급적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대회 유저분들의 전체적인 실력 향상을 위해, 참가자 수가 예상보다 많을 경우 스크림에 일정 횟수를 참가하신 분들은 참여 기회가 적은 분들을 위해 커스텀 매치에서 사전 공지 후 퇴장당하실 수 있으니 이 점 유의 바랍니다.

        

        커스텀 매치 방의 오픈 시간과 접속을 위한 비밀번호는 스크림 1시간 전에 해당 커뮤니티에 소속된 유저분들께 개별적인 코드로 지급됩니다. 이를 분실하거나 삭제하실 경우 하루 동안 스크림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자세한 사항 및 커스텀 매치 룰, 참여 인원에 대한 정보는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 

        

        

        

       <중략>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어제 컴퓨터가 한 번 넘어졌습니다

    파워가 불안불안한 상태네요. 작동이 앞으로도 잘 될 지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추후 상황을 확인하고, 휴재 공지를 올린 후 컴퓨터를 또 고치러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불상사가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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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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