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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8

       트위트에서 공식적으로 주관할 예정인 대회, 트위트 Untouchables. 내가 느끼기에는, 그 기획 의도가 제법 뚜렷했다.

       

       예능 대회다.

        

       게임 자체의 수준을 올리는 건 결국 프로경기와 경쟁하는 구도가 되고, 참가자들이 느끼는 범인찾기 리스크도 부담스러울 테니- 차라리 독특한 룰과 조합으로 재미를 잡자, 는 생각을 한 것 아닐까.

        

       마스터와 브론즈를 섞는다는 발상도 그랬지만,

        

       “랜덤……이랑 지정이 있네요?”

        

       캐릭터 픽을 자유롭지 못하게 막았다는 점이 특히 그러했다.

        

       다이아 이상 티어인 ‘멘토’ 3명은 랜덤으로 굴려서 나온 캐릭터 2개와, 상대방이 지정하는 캐릭터 1개를 배분하여 플레이해야 하는 룰.

        

       3명 모두 평소 안 하는 캐릭터만 걸린다거나, 멘티들의 캐릭터 폭으로 인해 조합이 우그러진다거나……다양한 사고가 날 수 있을 텐데.

       

       패배하더라도 범인찾기를 시작하기 보다는 ‘운 개같네!’를 한 번 외치고 말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나는 룰이었다.

       

       실제로 가능할지는……조금, 의문이었지만.

        

       참여 멤버가 확정되면 겨우 사흘 후에 대회가 시작되는 스케줄 역시 마찬가지로 의도된 것으로 보였다. 괜히 캐릭터 폭 넓힌다고 미친 듯이 훈련해가며 진지하게 임하지 말라는 취지 아닐까.

        

       하지만, 기획자의 의도나, 현실에서 예능이 구현될 가능성 따위. 그 무엇도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러면. 이런 룰이면-

        

       “모든 게임에 항상 도적이 존재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아닌가? 맞죠? 그쵸?”

        

       『지정권은 팀이랑 상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선생님』

       『얘 이렇게 설레는 목소리 처음 들어보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회 싫다고 하던 사람 어디갔냨ㅋㅋㅋㅋㅋㅋ』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현실적으로 도적이 주캐인 사람 있는 팀은 없을 테니까, 강제로 도적 하나 쥐어주는 게 우월전략이긴 할듯??】

        

       “그렇죠? 다른 팀원들도 다 동의하겠죠 이건?”

        

       갑자기 눈 앞의 맥주가 하찮게 보였다.

        

       샴페인.

        

       이건 샴페인이 필요한 대회야. 최소한 미리 사두긴 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다.

        

       “잠깐만요. 이거……섭외는 아닌 것 같은데. 참가 신청 어디서 하죠? 자격은 되나……? 되니까 메일 보낸 거라고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신청……신청 란이……아, 여기네.”

        

       『진정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숨 쉬십쇼』

       『아까까진 잠들기 직전 asmr 아니었나』

       『얘한테 도적은 대체 뭘까……?』

       『방장 말 이렇게 빨리 할 수 있는 사람이었어?』

       『메일로 답장하면 된대요!!』

        

       채팅창의 반응을 확인하고 나서야, 뒤늦게 침착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미리 신을 낼 필요는 없지.

        

       순간적으로 머릿속으로 떠오른 이미지에 너무 들떠버렸어.

        

       민망함에 잠시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우고 있자니, 분위기를 약간 더 다운시키는 도네가 흘러나왔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근데 다들 도적 강제로 하게 되면 트롤하는 장면만 잔뜩 나올 텐데 좋을 게 있음?】

        

       으음…….

        

       그건, 그렇긴 한데.

        

       아니, 생각해보니 진짜 그렇긴 하다.

        

       하지만…….

        

       “팀별로 최소 1명은 무조건 준비기간 동안 도적만 연습하지 않을까요?”

        

       나오나 캐릭터는 도적, 성기사, 마법사, 궁수, 사제, 기타로 총 6개다. 그러니 랜덤픽 2개가 모두 도적이 되어버릴 확률은 약 17%.

        

       그리고 도적이 하나라도 나올 확률은 무려 30%에 육박한다.

        

       상대의 지정권은 랜덤에서 나오지 않은 캐릭터에 대해서만 행사 가능하니, 2명이 도적을 준비해야 할 확률은 비교적 낮지만-

        

       최소한 한 명은 반드시 도적을 하게 된다는 각오로 게임에 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예능 대회라고 하더라도, 대회는 대회.

        

       팬들은 당연히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가 게임을 즐기고, 활약한 끝에, 영광을 쟁취하기를 원할 테니- 이를 방해한 자는 죄인으로 만들려 들 가능성이 높다.

        

       예능으로 기획된 대회라고 해서, 경기가 끝난 후에 이어지는 ‘범인 찾기’가 없을 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누군가의 100% 과실로 게임을 말아먹는다면, 전통의 멍석말이 문화가 재현되고 말겠지.

        

       따라서,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모든 팀에 유사시에 도적을 담당할 사람이 한 명은 필요하다.

       

       그야말로, 기획자 중 도적부흥운동회 회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완벽한 룰. 

       

       다만…….

        

       『근데 이거 부담스러워서 출전할 수가 있나』

       『ㄹㅇ 평소 안 하던 캐릭으로 똥싸고 욕먹으면 ㅈㄴ 억울하잖아』

       『상품이 상품이니 나올 수도?』

       『알못들 개많네 ㅈㄴ 큰 기횐데 왜 안나와』

       『누구누구 나옴?』

       『확정된 멤버 있나?』

       『일단 도댓은 무조건 나오겠네 ㅋㅋㅋㅋㅋ』

        

       채팅창의 갑론을박이 일리가 있다는 게 문제다.

       

       과연, 이런 룰에서 묵직한 이름값을 가진 스트리머들이 대회에 나올까?

        

       분위기 좋게 예능으로 가면 괜찮겠지만, 정치로 가면……누가 무슨 캐릭을 하는가를 가지고도 정치판이 열릴 텐데.

        

       어떻게든 인지도를 올려야 하는, 작고 소중한 스트리머들이 나와서 옹기종기 게임을 하는 것도 즐겁겠지만,

        

       총 시청자 수는 한참 부족하지 않을까.

        

       다시 스크롤을 처음으로 올려 대회 개요부터 찬찬히 훑으며, 우승 상금 액수를 확인했다.

        

       “아. 팀 기준 1등이 5,000만원……저한텐 큰 돈이긴 한데요…….”

        

       800만원가량이 대기업 스트리머들에게 얼마나 큰 돈이려나. 대기업이 되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미지가 훼손될 위험부담을 감수할 정도로 큰 돈은 아닐지도 모른다.

        

       약간 시무룩해진 마음을 달래며, 빈 맥주캔을 손에서 살짝 굴렸다.

        

       그래도 신청은 해 둬야지. 

        

       다이아 이상 티어에서는 인지도가 급한 작은 스트리머들만 나오게 되더라도,

        

       브론즈 티어에서는 예능 대회에서 웃음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컨텐츠가 될 테니까. 나름 다양한 스트리머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고-

        

       그걸로 충분하다.

        

       애초에 내게 온 건 섭외 메일이라기보다는, 이런이런 대회가 있으니, 참가를 원하시면 신청해주세요! 라는 홍보 메일에 가깝다.

        

       팔로워수 따위로 한 번 거르고 보내기야 했겠지만, 신청한다고 참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전혀 없는 상황.

        

       그렇게 보면, 경쟁자가 적어야 내가 참여할 수 있을 확률이 올라가는 거니까. 어떻게 보면 좋은 일 아닐까?

        

       보상이야, 뭐. 이런 무대에서 모두에게 도적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보상-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나라면 상금보다 테두리를 못 참을 거 같은데 ㄹㅇ】

        

       ……응?

        

       테두리 같은 건 못 봤는데. 어디에-

        

       아. 개인 상품 란은 따로 있었구나.

        

       [트위트와 패러데이 게임스가 함께 주관하는 제1회 나이트 오브 나이츠 대회를 기념하여, 우승팀의 스트리머 분들께는 기간제로 착용 가능한 황금 테두리와 왕관, 휘장을 드립니다!]

        

       [테두리와 왕관은 트위트 방송 초상화에 아래와 같이 적용되며, 우승일로부터 1개월 간 착용 가능합니다.

        

       휘장은 나이트 오브 나이츠 게임 진행 시 로딩 화면에서 아래와 같이 적용되며, 우승일로부터 14일 간 착용 가능합니다. 기간 만료 후부터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휘장이 노출되지 않으나, 개인 화면에서는 영구히 착용 가능합니다.

       * 아래 이미지는 예시이며, 실제 적용되는 이미지는 상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멘토 티어 MVP 1인, 멘티 티어 MVP 1인에게는 각각 특별 부상으로 A사의 VR 기기 1세트를 추가로 드립니다!]

        

       ……테두리. 휘장.

        

       그러니까, 다시 말해…….

        

       명예.

       

       그것도 눈에 보이는.

        

       『와 ㄷㄷㄷㄷㄷ작정했네 ㅋㅋㅋㅋ』

       『프로들 월드시리즈 보상 앞두고 테스트하는 느낌인듯』

       『월시 한 3개월밖에 안 남지 않았나』

       『휘장 개멋있네』

       『아 ㅋㅋㅋ 이건 못참지 ㅋㅋㅋㅋ』

        

       가슴 한 켠에, 자그마한 불이 붙는 게 느껴졌다.

        

       한정판 업적 달성 치장 아이템이라니.

        

       한 명의 게이머로서, 이걸 참는 건 말이 안 된다.

        

       우승하고 싶다.

        

       플레이하는 게임마다, 로딩 화면에서 휘장을 감은 모습을…….

        

       “이거, 선정 기준이 뭔지 아시는 분 있나요?”

        

       『나온 건 없는듯』

       『방송 규모랑 티어 아닐까』

       『멘토는 티어겠지』

       『성별도 좀 볼 거 같은데』

       『주캐는 안 보려나』

        

       아직 공식적인 선정 기준은 나오지 않은 걸까. 시청자들은 뚜렷한 출처 없이 이런저런 생각들을 던져대고 있었다.

        

       그래도, 설득력은 있었다.

        

       “방송 규모, 티어, 성별, 주캐……그럴 수 있겠네요.”

        

       대회를 흥행시키면서도 밸런스가 너무 무너지지는 않게 해야 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결국 저런 기준으로 정하지 않을까.

        

       신청 마감일까지는 고작 70시간.

        

       방송 규모를 급격하게 키울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주캐는 당연히 바꿀 수 없고.

       

       성별……은, 원래는 안 바뀌는 거지. 응.

        

       할 수 있는 걸 하자.

        

       트위트 스튜디오를 클릭해서, 방제를 변경했다.

        

       [도적부흥운동 – 도적은 끈기있게 (챌까지 노방종 예정)]

        

       챌린저, 도적. 그 정도면, 이런 대회에 부를 희소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마침 시간도 이르니까……노방종 시작하기 딱 좋네요. 챌린저 찍고, 대회 참가 신청할게요. 많은 홍보 부탁드려요.”

        

       『????』

       『진심?』

       『ㄹㅇ?』

       『내가 이럴 줄 알고 오카리나도 참고 개미털기도 참았다고!!』

       『오카리나에 털린 흑우새끼 없제?』

       『와』

       『착—-석』

       『지금 새벽 1신데요』

       『실례지만 런던에 사십니까』

       『믿고 치킨 시킵니다』

       

       과감한 선언이 만족스러웠던 걸까. 무수한 응원의 메세지에 이어서,

       

       -갱생광질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챌린저 등반 응원합니다!!!】

       

       어딘가……친숙한, 아이디의 응원 도네이션이 도착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안녕하세요,
    소설이 아닌 작가의 말을 길게 쓰는 것은 가급적 지양하고 있으나, 이번에는 부득이하게 이 자리를 빌어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로, 연재주기 관련입니다. 저 역시 독자일 때가 더 많은 입장에서, 겸업의 한계로 인한 주 5일 연재에 관해서는 항상 안타깝고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여 더 많이 쓰고, 가능할 때에는 연참을 하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물리적으로 여력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너그러이 이해를 해주시고 분식집 떡볶이를 드시러 와주시는 모든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둘째이자 본론으로, 가장 최근자 연재분(57화) 수정 사항 안내입니다.

    57화에는 이예나의 심리 상태에 관한 설명이 부족했고, 그로 인해 전개상 문제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오해가 발생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현재는 소소하게 이곳 저곳을 수정하였으며(다시 읽어보셔야 할 정도는 아닐 겁니다!), 수정사항을 요약하자면
    (1) 이예나가 ‘이건 불이 나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냥 했다고 독백한 것은 오로지 오카리나 연주에 관한 것으로, 본인이 연주하면서 듣기에도 실력이 아직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 이예나가 ‘예상할 수 없는 수를 넘어서 예상해선 안 되는 수’였다고 독백한 것은, 지나고 난 뒤에 돌이켜보니 결과적으로 그러했다는 자평입니다. 채팅창과 게시판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보면서도 이게 불이 난 건지 아닌지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이에 관하여 여러 감정이 섞인 항변을 한 독백이었습니다.

    묘사 상의 문제가 발생했던 원인은 결국 제가 연재 분량에 관하여 욕심을 부렸던 탓입니다. 주말에 본업 관련하여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업무량이 있었는데, 마침 금요일 연참으로 모든 비축을 소모했던 탓에……토요일 연재분(57화)의 퇴고는 물론, 충분한 시간을 가진 집필도 불가능했습니다. 휴재만은 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업로드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연재분에 오해를 유발하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결국 휴재도 하게 되어… 송구한 마음 뿐입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오류 및 수정이 있었던 점 사과드리며, 앞으로는 잘 준비하여 이처럼 작가의 말로 찾아 뵙는 일 없이 소설 내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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