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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8

     이용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이용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당대의 누가 뭐라고 하든, 역사는 승자의 것이다.

     내가 죽여야 할 자, 황제의 지론이다.

     

     몹시 공감하는바.

     

     그래서 마음껏 이용해주기로 했다.

     황제의 지론에 따르되.

     ‘그레이 지브롤터의 방식을 섞어.’

     피와 폭력, 죽음이라는 방법이 아닌.

     좀 더 그레이 지브롤터의 입맛에 맞는 방식으로, 나는 승리를 가져올 것이다.

     그를 위해-

     “오늘 우리는 산책하러 나갈 것이다.”

     나는 화이트들을 한 자리에 모은 자리에서 선언했다.

     “멀리 왕국 땅까지 왔는데, 한숨 돌려야지. 아침의 협곡을 보여주마.”

     화이트 모두가 놀란다.

     “협곡으로 가는 건가요?!”

     “그래, 엘리.”

     “와! 낮의 협곡! 굉장해!”

     아스타시아는 환하게 웃으며 환호하고, 나리아는 묵묵히 눈을 감았다.

     “전원 다 같이 이동한다. 3관문, 2관문. 그리고 1관문까지. 전부 구경시켜 주지.”

     “도련님.”

     “그래, 9번. 뭐지?”

     “…저희들에게 그걸 전부 보여주셔도 괜찮은 겁니까?”

     9번의 질문은 타당하다.

     아직 이들은 우리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고, 첩자나 마찬가지니까.

     “상관없다. 너희들에게 보여준다고 무너질 지브롤터도 아니고.”

     “…….”

     “멘테 경. 로버트 경. 두 사람에게는 오전 작업을 하나 부탁하지.”

     입구 쪽에 묵묵히 서 있던 두 사람이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께서 기사단을 이끌고 백작령 순찰에 나설 예정이다. 두 사람은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을 지켜주도록.”

     “도련님께서는….”

     “잠깐 협곡에 다녀오는 것뿐이야.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자, 두 사람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얼굴에 불만을 품었다.

     둘 다, 라는 부분에 대해서 좀 신경이 쓰이는 모양.

     “마침 인솔용 마차도 왔으니, 그대들도 말을 타고 가도록 하지.”

     구구구.

     보육원 건물 밖에 짐마차가 도착했다.

     바퀴가 달린 수레 세 대가 줄로 이어진 채, 마부 한 명이 두 마리 말을 몰고 보육원 입구에 도착했다.

     “저 갑옷은….”

     “오랜만이지? 풀 플레이트.”

     그냥 마부는 아니고, 회색으로 된 풀 플레이트 강철 갑옷을 입은 기사다.

     “아버지께 호위를 한 명 따로 요청했더니, 보내주셨더군.”

     나는 마부석에 앉은 전신 갑옷의 기사에게 다가가 등을 팡팡 두드렸다.

     “잘 부탁하네.”

     끄덕.

     투구 아래, 사람의 얼굴을 한 페이스마스크는 표정이 없었다.

     “와! 저거 혹시, ‘이단심문관’의 투구인가요?!”

     아스타시아가 중갑기사의 특이한 헬멧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왕국의 오랜 전통이 깃든 투구! 100년 전에 마녀를 잡으러 다녔다고 하는 그들의 투구인 거죠?!”

     “그렇습니다. 그때의 고깔보다는 훨씬 줄어들어서 이제는 얼굴 부분만 가면을 쓴 것처럼 되어 있죠.”

     나는 마부석에 앉은 기사의 얼굴 가면 부분을 가볍게 노크하듯 두드렸다.

     “걱정하지 마시길. 실력 있는 기사니까요.”

     여러모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살짝 두려움이 느껴지는 모습.

     그러나 내가 아무리 건드려도 반응이 없자, 화이트들이 하나둘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오늘은 메이드복이 아닌 가벼운 복장으로 갈아입도록. 나들이 간다고 생각하고. 30분 뒤에 다시 이곳에서 만나지.”

     내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화이트들 모두 자기 방으로 향했다.

     “자베스. 엘리. 두 사람도 어서 가서 옷을 갈아입도록.”

     “어, 저희도요…?”

     “그래. 메이드복을 입고 산책하러 나갈 수는 없잖나?”

     “으음….”

     아스타시아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나리아에게 다가가 뭔가를 속닥거렸다.

     끄덕.

     나리아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아스타시아는 짐마차 제일 첫 칸을 가리키며 나리아의 손을 잡았다.

     “저희는 먼저 타 있을게요, 도련님!”

     “…그러든지.”

     나는 길쭉한 나무 가방을 손에 든 채, 두 사람과 함께 마차에 탔다.

     “저기, 도련님. 질문 있는데요….”

     “뭐지, 엘리?”

     “아, 그, 엘리군요. 으음….”

     아스타시아는 마부석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말의 고삐를 움켜쥔 기사의 눈치를 보며, 아주 작게 속삭였다.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요.”

     “당연하지.”

     이번에는 작전을 위해 움직이는 거지만.

     

     “아침 산책 말고, 저녁에 노을을 보러 가는 것도 제법 괜찮거든.”

     다음에는 진정한 의미에서 나들이가 될 것이다.

     * * *

     화이트를 모두 태우고 협곡에 도착한 뒤.

     “서, 설마 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다거나 하는 건 아니죠, 도련님?”

     “딱히 문제 될 것도 없지 않나?”

     “도, 도련님…!”

     아스타시아는 50m 위로 올라가는 철근 사다리를 보며 기겁했고, 나는 성벽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안심해. 3관문에 올라가기는 할 거지만, 그냥 구경만 할 거니까.”

     지브롤터에서 가장 가까운 관문이자, 제국 전선의 마지막 보루.

     “저걸 타고 올라갈 거다.”

     “저건…승강기?”

     “그래. 지금은 도르래를 이용해 올라가는 형태지.”

     도르래를 움직이는 사람은 없다.

     대신 지브롤터의 핏줄에 반응하여, 저장된 마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으로 도르래가 작동하여 승강기가 위아래로 움직인다.

     “그대는 여기에서 말을 지키게. 이들을 데리고 성벽 위를 구경시켜 주고 올 테니.”

     쿵.

     기사는 계속 마부석에 앉아 주먹을 가슴에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다 올라오도록.”

     내 지시에 화이트들이 전부 승강기 위에 오르고, 내가 상자를 챙겨 마지막으로 오르자마자 승강기의 도르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구구구.

     속도는 느리다.

     어린아이가 12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속도가 아주 느린 편이다.

     “으음….”

     “제국에서는 이런 게 있나?”

     “있죠! 이것보다 더 빠르고, 으음….”

     아스타시아가 슬쩍 아래를 흘긴 뒤.

     “…도련님. 이제 편하게 말씀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오.”

     “말꼬리 늘리지 말고.”

     “칫.”

     “오히려 이게 말을 더 편하게 하는 게 아닌가?”

     

     존대보다는 평대가 편한 게 인지상정.

     “뭐…여기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아스타시아.”

     “와아! 해냈다!”

     “존대를 하는 건데 그렇게 좋으십니까?”

     “이름으로 불리는 거잖아요! 헤헷.”

     아스타시아는 히죽거리며 내가 든 상자에 손을 뻗었다.

     “그거 제게 주세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그러면 빈 상자만 들어주시겠습니까.”

     “빈 상자요?”

     나는 상자를 열어젖힌 다음, 안에 들어있는 물건만 빼냈다.

     “그건….”

     “머스킷이죠.”

     화이트들이 순식간에 굳는다.

     “왜 그렇게 놀라지? 하, 내가 설마 이걸로 너희들을 성벽 위에서 쏘기라도 할까 그러나?”

     대답이 없다.

     다들 ‘그러지 않을까’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고, 심지어 가장 어린 화이트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더라.

     “그럴 일 없다.”

     매국노 그레이는 몇 번 그러기는 했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다.

     “그냥 여기가 제일 적당한 사격장이라서 그래. 이거, 한 번도 쏴본 적이 없거든.”

     “아….”

     “혹시 이거 쏴본 적이 있는 사람, 있나?”

     다들 침묵한다.

     당연하지.

     있다고 하면 그게 이상한 거지.

     “아쉽군.”

     나는 머스킷을 들었다.

     “아는 사람 있으면, 좀 물어보려고 했더니.”

     손잡이 부분을 오른쪽 겨드랑이에 끼우고, 오른팔을 뒤로 당기며 방아쇠에 간신히 중지를 건다.

     “제국군이 쓰는 걸 뭐 본 적이 있어야지. 원.”

     그리고 왼손으로는 아래를 받치듯 붙잡되, 최대한 겨드랑이에 가깝게 잡는다.

     “이거, 이렇게 잡으면 되는 건가?”

     대답은 없다.

     나리아와 아스타시아는 계속 혀로 입술만 훔치거나 입술을 깨물며 침묵을 지키고,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건 좀 충격인데.’

     그야말로 개판이 난 파지법을 지적하는 이가 아무도 없어서?

     아니다.

     ‘다 아는 눈치야.’

     15살의 9번부터 7살의 81번까지, 전부 잘못된 파지법을 지적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으려고 한다.

     ‘답답하면 알려주든가.’

     여전히 알려줄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나는 불편한 자세로 잡은 머스킷을 그대로 들며 입을 열었다.

     “아스타시아. 이 승강기 말입니다.”

     “어, 머스킷이 아니라 승강기요?”

     “예. 이거, 좀 더 빨리 움직이게 하는 법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만.”

     무안한 시간을 최대한 빨리 넘기기 위해, 승강기를 걸고넘어진다.

     “어차피 위아래로 움직이기만 하는 게 목적이라면, 승강기 아래에 마석을 달아놓고 부유 마법을 쓰는 건 어떨까요?”

     “어, 으음….”

     아스타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게, 가능한가요?”

     “예산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면 뭐든지 가능하죠! 부유 마법이 걸린 마석이라. 줄여 말하면, 부유석? 히힛.”

     “…….”

     잠깐.

     등골에 소름이 돋았지만.

     “부유석이라. 돌이 하늘에 떠다니기라도 한단 말입니까?”

     “안 될 건 없죠? 나중에는 막 사람도 두둥실 떠다닐걸요?”

     “차라리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나는 쪽이 더 빠를 것 같습니다만.”

     “그것도 가능할 것 같고요!”

     역시 에르윈 회장의 딸이라서 그런가.

     마도 기계공학에 관한 쪽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발상 또한 비범하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한 번 연구해 봐야겠네요. 이 승강기의 아래에 부유 마석을 붙인다면, 얼마나 빨리 위에 도착할 수 있는지.”

     정확히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제 3관문입니다.”

     “와아.”

     아스타시아가 제국 방향을 바라보며 입을 벌린다.

     다른 이들도 엄청난 높이와 전경에 감탄하고-

     “…머스킷은 자꾸 왜 보는 건지.”

     “…….”

     나리아는 그런 광경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계속 내가 꺼낸 머스킷만 바라보고 있다.

     ‘공기 좋네.’

     우리를 데려온 기사는 저기 아래에서 말이 어디 가지 못하게 말뚝을 박고 있고.

     ‘날씨도 좋고.’

     

     2관문까지 쭉 이어진 구름다리는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라면 함부로 지나지 못할 만큼 얇았다.

     “아래로 함부로 고개를 내밀지 말 것.”

     관문 너머.

     “이쪽은 제국 병사들을 맞이하는 곳이기에, 안전장치 같은 게 전혀 없으니.”

     제국 방향으로 떨어진다면, 그건 곧 ‘즉사’인 상황.

     “자베스? 이건 네게 맡기지.”

     나는 나리아에게 머스킷을 맡겼다.

     갑자기 내가 머스킷을 건네자 순간 반색을 했지만, 곧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자신에게 머스킷을 넘겨줬을까.

     

     ‘정작 받자마자 소중하게 딱 붙잡고 있으면서 말이지.’

     17살의 내가 미리 알고 있었다면, 온갖 보석이나 디저트 같은 게 아니라 머스킷을 선물로 보냈을 텐데.

     ‘세상에 어느 여자가 보석이나 달콤한 간식보다 마도소총을 좋아한다고.’

     

     그랬다면 아카데미 시절, 나와 나리아 사이의 관계에 어느정도 변화가 있었을까.

     

     의미는 없다.

     이미 나는 나리아에게 머스킷을 맡겼고, 두 손은 비었으니.

     나머지는-

     ‘안 해?’

     암살자가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것.

     ‘지금 아니면 기회 없을 텐데. 아니면 2관문이나 1관문을 노리는 건가?’

     가능성 있다.

     여기에서 암살을 저지르고 제국 방향으로 도망가는 길은 구름다리 하나뿐.

     차라리 1관문에서 죽이고 성벽을 타고 내려간다거나 한다면, 굳이 사람이 어깨너비로 다리를 벌리지도 못할 구름다리를 달리지 않아도 된다.

     ‘제일 현명한 건 시도하지 않는 거지만.’

     차라리 그래 주기를.

     그러면 첩자들이 암살이라는 임무가 아닌, 오직 첩보-혹은 암살이 아닌 호위로서 왔다는 것에 더 안심할 수 있으니까.

     ‘이곳은 판가름의 장이야.’

     암살자냐.

     첩보원이냐.

     그림자 호위냐.

     휘이잉. 

     바람이 분다.

     귓가를 간질이며, 시원한 바람의 향기가 얼굴을 스친다.

     사락.

     바람 소리에 함께 실린 작은 소리.

     종이 안에 들어있는 가루를 문지르듯 한 소리에, 나는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쥘 뻔했다.

     ‘온다.’

     

     익숙한 향기.

     바람을 타고, 백은의 향기가 내 코를 자극한다.

     백은은 불을 피우지 않으면 거의 무색무취에 퍼지는 것도 더딘 물건.

     그게 내 후각을 자극했다는 건-

     ‘이미, 복용을 마친 숨결이라는 뜻!’

     백은 자체의 향기가 아닌, 인간이 내뱉은 호흡.

     “와아. 그런데, 확실히 여기 밑에 내려다보이는 게….”

     아스타시아가 성벽 난간 앞으로 고개를 내민다.

     행여나 누가 뒤에서 다리를 잡고 앞으로 던지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아래로 추락하기 직전.

     파ㅡ앗.

     발소리가 울리자마자, 나는 몸을 움직였다.

     “어…?”

     아스타시아가 놀라 내 쪽을 바라보고, 나 또한 순간적으로 느껴진 감각에 잠시 등골이 서늘해졌다.

     “죽어라!!”

     비명과도 같은 절규를 담아 외치는, 18번-

     “지브롤터ㅡㅡㅡㅡ!!”

     아난시.

     내게 머리카락이 잘렸던 그림자가, 내 허리를 잡으며 그대로 성벽 너머로 나를 밀쳤다.

     “!!”

     “그레이!!”

     밀치는 게 아니라, 아예 나를 잡고 몸을 던졌다.

     “하.”

     몸이 붕 뜬다.

     동시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설마 나를 노릴 줄이야.’

     나리아를 죽여, 왕실의 후예를 없앨 가능성도 생각했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저들은 나리아를 공주라고 생각은 할 수 있어도, 확신할 근거는 없었을 것이다.

     아스타시아를 죽여, 황손녀 자리를 차지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스타시아를 여기에서 죽여봐야, 황태자비가 눈 부릅뜨고 있는 이상 황손녀는 어불성설.

     ‘그러고보니.’

     나는 잠시 잊고 있었다.

     ‘셋 중에 암살했을 때 제일 좋은 게 나긴 하지.’

     암살 0순위는 언제나 지브롤터라는 것을.

     ‘그렇게나 죽이고 싶을까. 지브롤터를.’

     제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왕국을 향한, 특히 지브롤터를 향한 뿌리 깊은 증오와 살심을.

     “크히힛…!”

     멱살이 잡힌다.

     떨어지는 와중에도 나를 놓지 않겠다는 듯, 단발이 된 에난시가 활짝 웃는다.

     너는, 여기에서 죽는 거야.

     눈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떨어지는 순간에 무슨 대화를 할 수 있을까.

     그저 백은을 몰래 구강섭취하여 강제로 신체 능력을 일깨워, 하급 기사 수준의 근력으로 나를 붙잡고 떨어지지 않는 아닌시에게 눈으로 말할 뿐.

     어리석은….

     ‘아.’

     어라.

     이름이 뭐였더라.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기억하지 못했다.

     너무나도 어리석은 판단을 내려, 이름을 기억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나를 죽인 자의 이름이라고 기억하기에는, 나는 죽지 않으니까.

     오히려-

     “그레이ㅡㅡ!!”

     나를 향해 외치는 저 소리에, 그저 실소가 터져 나왔을 뿐이다.

     웃어?

     눈으로, 그렇게 물었다.

     이 상황에서, 감히 웃는다고? 미친 건가?

     아니.

     미친 건 내가 아니다.

     미친 건.

     ‘호위 하나 대동하지 않고 적에게 측면을 내어줄 거라고 생각한 녀석이 미친 거지.’

     함정에 빠졌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동귀어진할 각오로 몸을 던진 그 기개는 가상하나.

     “이봐.”

     나는 미래, 제국에서 주로 쓰이던 언어를 떠올리며, 18번을 비웃었다.

     “아빠찬스.”

     “……!!”

     18번의 뒤.

     태양을 등진 채, 회색 갑옷의 기사가 나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가면 아래의 틈으로, 붉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시 위로 올라가, 마부기사에게 한 행동을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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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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