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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8

       여러분이 눈을 뜨면, 그곳은 야밤의 허름한 뒷골목이었습니다.

       

       하늘에는 분명히 달이 떴건만, 사물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무질서하고 난잡하게 지어진 건물과 장애물들이 달빛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에 널린 빨랫줄에 더러운 천들이 내걸려 있습니다. 주변 건물의 창문은 박살 나 있거나, 나무판자로 못질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면에는 더러운 물이 고여 웅덩이가 깔려 있고, 시궁쥐가 돌아다닙니다.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경험해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한 관찰력만 있다면──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언뜻 달빛에 비치는, 아스팔트 바닥에 눌어붙은 토사물, 지면을 굴러다니는 술병, 누군가의 부러진 어금니와 검게 말라붙은 혈흔. 분명한 폭력의 징후입니다. 아마도 약탈.

       

       가난한 자들은, 똑같이 가난한 자의 비쩍 마른 살덩이를 떼어 제 입에 넣습니다. 한 명이 죽으면 한 명이 삽니다. 씹을 것도 없는 냄새 나는 고깃덩이를 한참 곱씹으면, 입안 전체에 누린내가 배어버립니다.

       

       그렇게, 사람은 금세 짐승으로 변해버리는 것입니다.

       

       당신. 베네트는 그런 구조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건물의 모양이 다를 뿐, 눅눅한 절망의 냄새는 이곳도 저곳도 같았습니다. 그는 콧잔등을 찡그리며, 우울한 속내를 숨겼습니다.

       

       “⋯⋯여기가, 다른 세계인가.”

       

       그렇게 운을 떼자,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던 두 사람도 한마디씩 툭 던졌습니다.

       

       “생각보다 별다른⋯⋯ 부작용은 없네. 멀미가 날까 봐 신성 마법도 준비했는데.”

       

       [어딘가 으스스한 곳이네요.]

       

       으스스할 뿐일까, 나무판자로 가려진 창문 너머에는, 상상하기도 접하기도 쉬운 솔직한 악몽이 자라나고 있을 텐데. 

       

       극적인 감상을 느끼고 있는 것은 자신뿐인 듯하여, 베네트는 괜히 검 손잡이를 만지작대었습니다. 타라와 니오레는 저 밑바닥에서 살아본 적은 없었나 봅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보고서를 통해서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접했습니다. 

       

       그러나, 피부로 와닿는 느낌이, 숨을 들이키면 느껴지는 음울한 공기가, 서면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실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었습니다. 글로는, 발에 즈려밟히는 가래의 감촉이나, 정체되어 썩어가는 냄새는 떠올리기 힘든 법이니.

       

       글줄로 묘사되는 세계와 현실 사이에는 커다란 공백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채워나가야 할 공백이었습니다.

       

       베네트가 공백의 너머로 첫 발자국을 떼었습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지면에서 부러진 어금니를 집어들었습니다.

       

       “피가 말라붙은 걸 보니 방금 벌어진 일은 아닌 것 같다만, 이곳에서 폭력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은 알 것 같다. 여기서 벗어나야 해.”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죠?]

       

       “보고서 읽어봤잖아? 조사원이 마련해 놓은 거점이 있다고 했어. 거기로 가자.”

       

       합당한 말에 니오레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그들이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새로운 세계에서. 의지할 수 있는 등불이 있다면 보고서의 내용이었습니다.

       

       카터 거리 201, 동방 상가 2층.

       

       성녀 타라가 대충 방향을 짐작한 후에, 당차게 발걸음을 내딛으려고 할 때. 베네트가 손을 들어 올리며 그녀를 제지했습니다.

       

       “⋯⋯뭔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혹시 수상한 사람이라도 발견한 건가요⋯⋯?]

       

       니오레는 고블린이라도 숨어 있나 해서 주변을 휙휙 둘러보았습니다. 베네트는 그건 아니라고 손짓하며, 손가락을 들어 성녀 타라를 가리켰습니다.

       

       성녀가 얼빠진 표정을 지었습니다.

       

       “나?”

       

       “네 복장. 정말 그 꼴로 돌아다닐 생각이었던 거냐?”

       

       벼락과도 같은 충격.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었던 탓에, 자신의 패션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성녀 타라는 눈을 휘둥그레 떴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랬지.

       

       좋게 말해도 음탕한 복장으로 거리를 나다니는 것은, 주로 나쁜 의미로 시선을 끌게 될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부끄러워서 성질을 냈습니다.

       

       “시, 시끄러워! 남이사 어떻게 입든 말든!”

       

       “그게 우리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거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

       

       [조금 노출이 많긴 하시니까⋯⋯.]

       

       “아, 알았다니까!”

       

       낯선 세계에 떨어진 삼인방의 첫 목표는, 타라에게 멀쩡한 옷을 구해다 입히기가 되었습니다.

       

       ===============================================================

       

       부끄러운 복장의 성녀와 함께 사람 많은 곳을 나다닐 수는 없었으므로, 여러분은 근방에서 옷을 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떠올려내야 했습니다.

       

       베네트는 근처를 돌아다니는 부랑자를 제압해서 옷을 얻어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

       

       성녀 타라는 어떻게 부랑자의 옷을 입힐 생각을 하냐며 타박을 주었지만, 옆에서 [아무리 가난한 분이 입고 있는 옷이라도 성녀님의 옷보다는 천 면적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라고 조심스럽게 지적하자 침묵했습니다.

       

       니오레가 이어서 제안했습니다. 저 위에 널린 더러운 천들을 가져와서 임시로 덧대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타라는 진짜 정말 싫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여러분은 옷을 얻을 수 있는 좀 더 좋은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슬럼가와 외부의 경계에서, 쓰레기를 종류별로 모아놓는 어떤 시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종이,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등. 친절하게도 어떤 커다란 녹색 통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습니다.

       

       ‘의류수거함’.

       

       [여기에 옷이 가득 있어요!]

       

       “상태가 제법 좋군.”

       

       “⋯⋯내가 남이 버린 옷을 입어야 돼?”

       

       성녀는 툴툴거렸지만, 적어도 부랑자의 옷을 입는 것보다는 나았으므로 얌전히 의류수거함을 뒤지는 데에 합류했습니다. 옷을 탐색하는 3인방의 모습은 퍽 궁상맞아 보였습니다.

       

       베네트는 녹색 원피스를 집어 들면서 말했습니다.

       

       “목표를 정해야 해.”

       

       [보석을 찾으려는 거 아니었어요?]

       

       “그건 최종 목표니까. 여기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어떤 태도로 행동해야 하는지. 미리 정해둘 필요가 있어. 우선은⋯⋯ 은의 황혼 교단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주어진 정보 내에서는 가장 위협적인 세력이니까.” 

       

       성녀는 모자 하나를 집어 들면서 대답했습니다. 예쁜 리본이 마음에 들어 써보려다가, 안쪽에 누군가의 머리카락이 덕지덕지 엉겨있는 걸 보고 진저리를 치며 휙 던져버리며.

       

       “너무 위험하지 않아? 광신도들이랑 부대끼는 건 싫은데.”

       

       “성녀가 하기에는 아이러니한 말 아닌가?”

       

       “싫은 건 싫은 거지.”

       

       [아, 성녀님. 이거 어때요?]

       

       통통. 니오레가 화이트보드를 두드리며 시선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옷 하나를 두 손으로 잡고 들어 올렸습니다. 묘한 재질로 된 검은색 전신 타이즈였습니다. 

       

       “⋯⋯진심이야? 나 야하게 입으면 안 된다고 쓰레기통 뒤지고 있던 거 아니었어?”

       

       “그 복장은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다만. 품이 넉넉해 보이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너.”

       

       타라가 매섭게 째려보자 베네트는 시선을 돌렸습니다. 특히 가슴 쪽이, 꽤 헐렁하게 입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괜찮지 않겠느냐고 말하면 싸움이 날 것 같아서. 현명하게도 말을 아끼기로 했습니다.

       

       딸깍.

       

       그렇게 적당한 옷을 골라내고 있을 때, 갑자기 화악 하고. 빛이 뿌려졌습니다. 원뿔형의 빛줄기가, 의류수거함 도둑들을 둥그렇게 비추었습니다.

       

       “⋯⋯⋯⋯.”

       

       “⋯⋯⋯⋯.”

       

       세 사람은 그대로 굳었습니다. 타라는 자기가 쓰레기를 뒤지고 있다는 걸 들켜서, 니오레는 그냥 놀라서, 베네트는 적성 세력일까 봐.

       

       베네트는 빛의 너머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둠에 익숙해져 있었던 눈이라, 갑작스러운 빛에 눈이 부셔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사람으로 보입니다. 경비대라면 좋은 소리는 못 들을 것 같아, 도주를 생각하고 있을 때.

       

       니오레가 빠르게 화이트보드에 적어내렸습니다.

       

       [180cm, 남성, 백발의 할아버지, 운동을 제법 하지만, 전투를 배운 사람은 아니에요. 돋보기, 노화로 인해서 시력이 좋지 않고, 사무직 종사자로 보여요. 가난한 분은 아니세요. 검소하게 입었지만, 잘 드시고 다니는 것 같아요.]

       

       “너는 걸어 다니는 스캔 마법이니⋯⋯?”

       

       성녀의 극찬에, 니오레는 머쓱하게 웃었습니다. 베네트는 그녀의 정보를 기반으로, 경계도를 세 단계 낮추었습니다.

       

       노인 역시, 야밤에 쓰레기통을 뒤지는 3인조를 목격하고 머리가 굳었던 건지. 한참이나 우두커니 서 있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강도질이라도 당한 겐가?”

       

       “⋯⋯네?”

       

       “작은 아가씨와, 그쪽의 청년은 복장이 멀쩡하군. 옷감도 저급품이 아니고, 디자인도 세련됐어. 반면에 큰 아가씨의 복장은⋯⋯ 못된 강도가 희롱이라도 한 모양이야. 그렇게나 잘라 놓다니.”

       

       “⋯⋯⋯⋯.”

       

       베네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가 내려갔습니다. 타라는 그 모습을 보고 울컥해서 따지고 들려다, 좀 더 슬퍼지기만 할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습니다.

       

       노인은 수치심으로 잘 익은 사과가 되어버린 타라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어딘가 그리워하는 표정이 되어서는. 잠깐 고개를 숙이고 잔기침 몇 번을 내뱉곤.

       

       “젊은이들, 사고를 당한 것 같은데. 괜찮다면 하룻밤은 우리 집에서 묵어 가겠나? 마침 큰 아가씨가 입을 만한 옷이 있다네. 나한테는 딸이 있거든.”

       

       “⋯⋯⋯⋯.”

       

       갑작스러운 호의라. 베네트는 머리를 굴렸습니다. 제압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대상. 니오레의 분석이 맞다면, 부유한지는 알 수 없어도 가난하지는 않음. 여기서는⋯⋯.

       

       [도와주신대요!]

       

       니오레가 방실방실 웃으면서 노인에게 다가가 허리를 90도로 숙였습니다. 베네트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낯선 인물은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을, 저 조막만 한 머리통에 당장 새겨주고 싶었으나.

       

       “그러면 신세를 질게요, 어르신!”

       

       쓰레기통 뒤져서 얻은 옷을 입기보다는, 뽀송뽀송한 옷을 입고 싶었던 성녀까지도 쫄래쫄래 따라가 버리면서 분위기는 기울었습니다. 베네트는 한숨을 푹 쉬고, 두 사람을 따라갔습니다.

       

       리스크에 비해 리턴이 커 보이기는 했습니다. 보고서로는 파악할 수 없는 디테일을, 현지인의 도움을 받으면 알 수 있을 테고. 노인은 전투 능력이 전무해 보였으니까요.

       

       수틀리면 칼을 쓰면 된다. 베네트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노인의 집으로 향하는 길.

       

       니오레가 화이트보드에 이것저것 질문을 적고, 그걸 타라가 읽어주며 중간에 끼어들고 하며, 서로 대화를 꽤 나눴습니다. 

       

       노인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며, 저 언덕 위의 저택에서 살고 있고, 천문학자이며, 사이가 나쁜 딸이 한 명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더랬습니다. 

       

       아브라함이 미스캐토닉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라는 것도요.

       

       ===============================================================

       

       “⋯⋯안은 생각보다 깨끗한데?”

       

       타라의 말마따나, 아브라함의 저택은 크고 넓었으며, 깨끗했습니다. 노인이 커다란 저택을 청결하게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그러자 아브라함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손님이 찾아올 때를 대비해서, 눈에 들어오는 곳은 매일 청소해 두고 있다네.”

       

       [대단하세요!]

       

       “청결은 기본 아니겠나.”

       

       “⋯⋯⋯⋯.”

       

       저택 안은 심플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난로에서는 장작이 타오르고 있고, 난롯가에는 부지깽이와 흔들의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벽면에는 순록 머리 박제가.

       

       그 이상의 사치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저택은 2층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계단의 단 높이는 무척 짧아서, 노인이 오르기 쉽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덥수룩한 수염 아래로 인자하게 웃었습니다.

       

       “늙은이 혼자서 조용하기만 하던 집에, 손님이 찾아오니 활기가 도는군. 부담은 갖지 말고, 편하게 묵다가 가도 좋네. 손님 방은 청소가 되어 있지 않으니⋯⋯ 저기를 쓰시게나.”

       

       노인이 가리킨 곳의 방문에는, 이사악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따님의 방인가요?”

       

       “그렇네. 이번 해에도 얼굴 보기에는 그른 것 같으니, 마음 편히 써도 괜찮네. 방은, 사람이 묵어야 의미가 있지 않겠나.”

       

       타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곤, 이사악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 뒤로 니오레가 쪼르르 따라붙었고, 마지막으로 베네트가⋯⋯.

       

       “잠깐만, 너는 왜 들어와?”

       

       “⋯⋯내가 꼭, 습격의 가능성과 밀집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나?”

       

       “그래도 이건 아니지. 니오레는 여자라서 괜찮다고 해도, 네가 흑심을 품고 있을 줄 누가 알아?”

       

       “⋯⋯⋯⋯.”

       

       흑심을 품고 있기는 하지만 그게 그 흑심은 아닌데. 베네트는 찌푸려지는 미간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인내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그래, 무슨 일이 터져도 긴급 귀환이 될 테니 생명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고. 인간 탐지기 니오레가 빠지는 건 아쉽겠지만, 성녀가 빠지는 건 아쉽지 않으니. 무슨 일이 터져도 내 알 바가 아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적어도 비명이라도 질러라.”

       

       “그래, 너도 급하면 비명 지르고.”

       

       베네트는 문을 탕 닫고 나왔습니다.

       

       ===============================================================

       

       “으흐흥, 흐흥.”

       

       성녀 타라가 콧노래를 부르며 옷장을 약탈하고 있을 때, 니오레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관찰했습니다. 아브라함의 딸, 이사악이라는 분이 생활했던 방. 곳곳에 누군가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침대의 사이즈, 스프링이 눌린 정도를 관찰하면 대략적인 체형과 체중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꾹꾹. 손으로 침대를 눌러가며 스프링의 장력을 확인하고, 추정하면. 몸무게는 50kg 전후. 체형은 가느다란 편.

       

       냄새. 특별히 느껴지는 것은 없습니다. 

       

       청결도. 아브라함이 매일같이 관리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먼지 한 톨 없는 바닥에서는, 딸을 기다리는 노인의 정성어린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책장. 책장은,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꽃혀 있는 책의 종류로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천문학 관련 도서가 70%쯤, 그리고, 마법이니 악마니 하는 오컬트 관련 서적이 30%쯤이었습니다. 책의 위치와 높이를 가늠하면, 이사악이라는 분은 170cm 정도의 키가 아닐까, 추측하며.

       

       유난히 손때가 탄 책 한 권이 있어, 니오레는 잠깐 펼쳐보았습니다.

       

       

       

       

       제본되어 있기에 책인 줄 알았더니, 일기장이었습니다. 남의 일기장을 살펴보는 건 실례이기에, 니오레는 곧바로 일기장을 덮었습니다.

       

       “⋯⋯⋯⋯.”

       

       하지만 언뜻 스쳐 지나간 그림이, 묘하게 뇌리에 남았습니다. 망원경을 함께 보고 있던 아버지와 딸. 그리고, 새까만 어딘가에, 둥그스름한 비눗방울 몇 개를 그려 둔.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림⋯⋯.

       

       더욱 잊히지 않았던 것은, 묘한 감각 때문이었습니다. 분명히,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니오레 자신인데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그림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콜 오브 크툴루행 열차, 출발합니다!
    내일도 만나요, 마이 프렌즈! 연재본을 들고,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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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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