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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81

    <581 – 맛있는 연계퀘스트(5)>

     

    [당신은 강력한 선배 벨벳 벨렛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네페르템의 올바른 저주 해주 가능성이 담긴 분신술 기술로 네페르템을 구출했습니다.]

    [이벤트 분기점 돌파보상으로 1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분신술 경험치+50]

    [훔치기 경험치+50]

    [가속잔상검 경험치+30]

    [일격기:강력투검 경험치+30]

    [프리다이빙 암살술 경험치+30]

    [중력마법 경험치+30]

    [마나술 경험치+30]

    [도약 경험치+20]

    [구르기 경험치+20]

    [신속기동 경험치+20]

    [마나부스터 경험치+20]

    [감각차단 경험치+10]

    [균형감각 경험치+10]

    [초가속 경험치+10]

     

    역시 벨벳 선배는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전을 벌이는 것도 아닌데도 경험치가 쑥쑥 오른다.

    사람 자체가 워낙 강한 탓이다.

    하지만 이번 4학년에는 이미 졸업한 전대 학생회장을 제외하면 아직도 벨벳보다 강한 사람이 세 명이나 더 존재한다.

     

    월반DLC 컨텐츠의 엔드컨텐츠라 불리는 <최강의 4학년 사천왕>.

    아직 갈 길이 멀고 성장도 잔뜩 해야 하는 3학년 980기의 물로켓 사천왕과는 격을 달리하는 ‘이미 완성된 강자들’이 그들이다.

    3학년 2학기도 아닌 이상에야 벌써 싸울 필요는 없지만 사천왕 중 최약체인 벨벳 선배를 겪어본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오싹한 기분이 꽤나 즐겁다.

     

    아카데미 밖에서 이런 강자를 만나려면 각 조직의 수장급과 대면해야 가능하겠지.

    제국황실의 금역에서 마주한 영혼이 박탈당한 가짜 영웅들과 견주어도 벨벳 선배는 한 급 위에 서 있을 정도면 말 다한 셈이다.

    그런데 이벤트창이 말한 특별한 보상은 언제 오지?

     

    [이벤트 분기에서 어려운 선택을 관철하여 성공한 결과, 사전고지된 특별보상이 지급됩니다.]

    [유니크기능 <애정의 부름>을 얻었습니다.]

     

    *애정의 부름* : 이 소환기술은 플레이어가 100시간 이상 호의를 품었던 존재를 소환할 수 있다. 소환 지속시간은 호의를 품은 지속시간에 비례하며, 이 시간은 소환 도중에도 늘어날 수 있다.

     

    왔다!

    그것도 무려 유니크 기능.

    내용도 꽤 신기하다.

     

    ‘100시간 이상이나 호의를 품은 존재?’

     

    그런데 사용조건이 제법 까다롭다.

    살면서 무언가를 좋아하는 경우야 많긴 하다.

    그런데 그게 100시간이나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만한 것들이 있을까?

     

    “함박스테이크 소환!”

     

    [당신이 함박스테이크에 호의를 품은 시간은 53시간 15분입니다.]

     

    “…말도 안 돼!!”

     

    내 함박스테이크에 대한 애정이 53시간밖에 되지 않았다니!

     

    “망고 스무디 소환! 바나나 팬케이크 소환! 초콜릿 쿠키 소환!”

     

    [당신이 망고 스무디에 호의를 품은 시간은 14시간 33분입니다.]

    [당신이 바나나 팬케이크에 호의를 품은 시간은 8시간 17분입니다.]

    [당신이 초콜릿 쿠키에 호의를 품은 시간은 39시간 39분입니다.]

     

    충격이다.

    지금의 심정은 마치 인생이 부정당하는 기분!

     

    “자.”

    “헉. 진짜 초콜릿 쿠키다!”

    “배가 고프다고 음식 이름을 부르고 소환을 외치고 다니면 어떡하니.”

     

    네페르템이 측은하게 여기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손바닥에 초콜릿 쿠키를 올려줬다.

    …쪽팔려.

    이 기능을 실험하는 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임을 확인한 뒤로 해야겠다.

     

    “네페르템 선배.”

    “감사 인사라면 됐어. 내 저주가 ‘잘못된 방법’으로 해주하면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도 알려줬고, 벨벳 선배는… 지금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아.”

    “그게 아니라요. 초콜릿 쿠키는 평소에 원래 가지고 다니셨나요?”

    “그렇지?”

    “납치 감금을 며칠쯤 당하셨고요.”

    “그렇지?”

    “이거 저주템 된 거 같은데요!”

     

    <상함><저주> 효과가 동시에 붙은 저주받은 쿠키의 상태를 확인한 네페르템이 히에엑 거리며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했다.

     

    “근데 이거 수제쿠키에요?”

    “응, 맞아… 가끔 흑빵만 먹으면서 아낀 포인트로 펠리스에게 평소 신세 진 보답으로 쿠키나 과자를 만들어서 주거든. 이건 너무 많이 남고 모양도 이쁘게 안 나와서… 헤헤.”

    “와! 도감수집 가능 요리! 유니크 수제!”

     

    덥썩.

    입을 왕 벌려서 쿠키를 밀어넣는 나를 보고 선배가 기겁했다.

     

    “상했다며! 저주 걸렸다며! 뱉어, 빨리 뱉어!”

    “으브브브으브”

     

    시끌벅적 한바탕 소란을 떨며 펠리스 선배의 암흑사교회 아지트로 향했다.

     

    “네페르템.”

    “펠리스으…!”

    “벨벳의 짓이냐?”

    “응?”

    “네 몸의 저주… 강제로 찢겨나간 저주가 전보다 더 흉험하고 거대하게 재생되고 있다. 벨벳의 짓이냐고 물었다.”

    “미, 미안… 벨벳 선배는 나쁘지 않아. 이렇게 될 줄 몰라서 내가 저주를 해주 해주셔도 좋다고, 부디 해주 해달라고 부탁한 거였는걸!”

     

    펠리스는 네페르템을 보자마자 그녀의 몸에 벌어진 일을 절반만 깨달았다.

     

    “네 허접한 성격을 모를 것 같냐? 보나 마나 억지로 시키는 대로 끌려다니다가 저주의 존재마저 발각당했겠지. 어설픈 놈들은 알아볼 수 없는 강력한 저주이지만 학생회에는 강자들이 많으니. 강제로 뜯어낸 저주는 어떻게 되었지?”

    “벨벳 선배가 정적에게 날릴 거라고 챙겼대요!”

    “최악의 방식으로 일이 터졌군.”

     

    펠리스 선배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색하며 이를 갈았다.

    줄기줄기 새어 나오는 암흑마나의 기운만 봐도 개빡침을 알 수 있자 네페르템이 잘못을 저지른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며 눈치를 봤다.

     

    “펠리스… 많이 화났어?”

    “화났다.”

    “으읏.”

    “나 자신에게.”

    “으응?”

    “제 저주를 혼자만의 힘으로 해주 할 정도로 충분히 똑똑했더라면 애초에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내 부족함이 널 위험에 노출시켰다.”

    “아, 안돼 그런 말은… 펠리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 벌써 벨벳 선배에게…”

    “상관없다. 오늘의 일도 너는 잊고, 전부 내가 책임질 거니까.”

    “펠리스? 그게 무슨 말이야?”

    “미안하다.”

     

    펠리스 선배의 나무껍질처럼 메마른 손이 네페르템 선배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기억소거>

     

    나는 깜짝 놀랐다.

    기억을 다루는 마법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고등마법이다.

     

    <불> 술식 하나면 펼칠 수 있는 1위계 불마법처럼 <기억소거>를 외친다고 간단히 기억소거가 될 리가 없었다.

    우선 기억에 관여할 수 있는 기초마법으로 손꼽히는 <정신관측>부터 관측, 정밀, 집중의 세 가지 술식이 필요한 3위계 마법이다.

    여기서 <기억소각>으로 이어지려면 기억을 검색, 일정 범위를 제거, 위 작업 도중 실수가 벌어지지 않도록 초집중을 쓰기까지 3위계의 공정이 필요하다.

    관측, 정밀, 집중, 검색, 제거, 초집중.

    합산하면 6위계.

    숙련도가 차면 ‘집중’과 ‘초집중’을 제거할 수 있지만, 그건 6위계 마법사가 6위계 마법에 숙련도가 올라서 단축할 수 있다는 뜻이지 저위계 마법사가 멋대로 숙련도를 올릴 수는 없다.

     

    풀썩.

     

    흐린 눈이 되어 쓰러진 네페르템 선배를 품에 받아낸 펠리스 선배에게 나는 질문했다.

     

    “선배는 방금 ‘오늘의 일도 잊는다’고 했죠? 그럼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생각해봐라. 자신의 몸을 지킬 힘도 지혜도 부족한 아이가 불행을 초래하여 온갖 사건 사고를 일으켰으니, 부모에게조차 버림받은 아이를 어른들이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을지.”

    “헉. 인생 하드모드!”

    “집에서 쫓겨나 믿었던 이웃집 어른에게 범해질 뻔한 기억 따윈, 간직해도 좋을 게 아니었다. 마녀로 몰이 당해 화형대에 오를 기억도 그렇지. 그녀를 몰아붙인 사람이 어릴 적부터 단짝친구였으나 자신이 좋아하는 소년이 그녀를 좋아한 것을 용서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고발했다면 더욱 충격적이겠지.”

    “진짜 힘들게 사셨구나!”

    “그 뒤로도 불행한 일은 얼마든지 있었다. 마을을 떠나 어디로든 데려가달라고 부탁한 친근했던 상인은 노예상인을 찾아가고 있었고, 상인을 죽여 달아나려던 우리는 모험가들의 수배를 받았지.”

    “쭉 같이 계셨어요?”

    “소꿉친구니까. 네페르템을 가장 먼저 범하려던 이웃집 어른이 바로 내 아버지였다.”

     

    웁스.

    지뢰를 밟았구나!

    이사벨에게 배운 사과의 감정표현을 따라서 고개를 땅바닥으로 향하고 입을 꾹 다물고 있자 펠리스 선배가 되었다며 말렸다.

     

    “그리 의식하면 이야기하는 내가 불편해진다. 어두운 이야기는 싫은가?”

    “아니에요! 더 듣고 싶어요!”

     

    칫, 이사벨의 방법은 틀렸나 보다.

    다음엔 황제파파가 가르쳐준 남이 널 불편하게 만들면 힘으로 굴복시키라는 방법을 써봐야겠다.

     

    “네페르템은 어릴 적의 순수한 모습과 웃음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아카데미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었지.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했고, 그녀를 지키는 것에만 몰두했던 나로서도 제법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근데 이 얘기 길어요?”

     

    스킵 버튼 내놔!

    어린애 같은 떼쓰기에도 펠리스 선배는 한결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

     

    “거의 다 끝났다. 그녀의 병든 영혼을 구하기 위해 영혼의 안식처로 삼을 종교를 찾던 도중, 우리는 한 여신의 신전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듣게 되었지. 네페르템은 강력한 저주가 걸려있고, 그 저주는 상급사제도 해주 할 수 없다고.”

    “우왕. 돌팔이는 아니었구나!”

    “그래. 그 사제는 말했다. 이 저주는 신이 내린 ‘신벌’. 네페르템은 신의 미움을 산 일족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 당대의 저주를 몰아받은 희생양이었다고.”

    “그 신은 누구래요?”

    “당시에는 몰랐지만,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후로 알아내었다. 네페르템을 저주한 신의 이름은 아포니아ἀπονία. 마음이 풍요롭고 현재가 만족스러운 신자일수록 강한 힘을 하사하는 만족의 신이다.”

     

    오잉?

    타락의 신 안라게Anlage나 사랑의 신 아타락시아ataraxia를 생각했던 나로서는 의외의 이름이 나왔다.

    안라게는 멀쩡한 사람을 타락시킨다.

    아포니아는 불편함을 싫어하는 신.

    답답하지 않고 호쾌한 강자를 좋아한다.

    소위 말하는 먼치킨 충이다.

    <불운의 성녀>를 성녀로 점찍은 랜덤한 신에서 이름을 본 적이 없는 몹시 희귀한 신이기도 하다.

     

    “네페르템 선배는 솔직히 아포니아의 성녀로 점찍히기엔 너무 허접한데요? 공물은 바쳐봤어요? 저주는 왜 건대요?”

    “태양의 소페미아가 선정한 정통용사파티와 겨룰 성녀연합에서 성녀들이 용사들에게 깨지고 당시 성녀였던 네페르템의 어머니가 이탈했다. 그 신벌을 자손 대대로 겪도록 머무는 마을에까지 저주를 퍼뜨리도록 만들었으니, 일족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곁에 머무르려는 이들도 쉬이 버틸 수 없었지.”

    “아하.”

     

    신에게 있어서 사도란 자신의 교단을 열심히 키워줄 대리인이자 공들여 키우는 게임캐릭터 같은 것.

    열심히 키우던 캐릭터가 갑자기 제멋대로 달아나고 개망신을 줬으니 저리 화가 날 만도 했다.

    다른 때라면 신들마다 맞춤형 공략을 따르면 되기에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번엔 아주 큰 문제가 된다.

     

    “신의 분노를 가라앉히려면 신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네페르템 선배는 굉장히 어렵겠네요!”

    “그렇지. 여신의 사제는 직접 신탁을 내렸다. 신의 분노를 면하려거든 다음의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라고.”

    “그게 뭔데요?”

    “태양의 소페미아가 고른 당대 용사를 죽이거나. 해산된 성녀연합을 재건하여 성녀장의 지위에 오르거나. 마계령 북극지대에서의 천일수행을 견뎌내거나.”

     

    먼치킨을 좋아하는 여신답게 만족의 신 아포니아를 만족시킬 조건이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어라?”

    “왜 그러냐.”

    “성녀연합 있잖아요. 그거 일단 성녀 셋만 모이면 만들 수 있죠?”

    “그렇지.”

    “세 명 되겠는데요?”

     

    용사 이슈타르의 단짝 친구.

    참수의 골고다를 모시는 성녀 유피.

     

    월반전용 DLC 컨텐츠 <불운의 성녀>.

    일단은 아포니아에게 신벌을 받는 ‘성녀’로 점찍힌 네페르템 선배.

     

    거기에 더해 최근에 성녀인증서를 발급받은 자.

    랭킹보드에 정식으로 이름이 올라온 자.

     

    -티토소가 양은 대륙십대성녀 서열 5위 광휘성녀에 이름을 올리셨군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어느 교에도 속하지 않은 혁명군 광휘성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티토소가까지 포함해서 세 명.

    다 모였는데?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성녀세트 수집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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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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