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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85

       

        

        

        

        

        

        

        

        

       “아으, 생각보다도 훨씬 압박이…!”

        

        

        

        아시아 예선전이랑 파이널 챔피언십은 다르다.

        

        다이스에게 몇 번이고 들은 이야기였지만, 세상이 언제나 그러하듯 백문이 불여일견. 하모니는 그것을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된 이후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수송기에서 뛰어내린 이후 착지까지는 아무런 일도 없었지만, 무기를 파밍하고 방탄복을 착용한 뒤부터 시작되는 교전의 난이도가 아시아 예선전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런 것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바로 그 때문에라도 하모니에게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파이널 챔피언십의 난이도가 확 뛰어오른 이유는 작년 참가했던 유진과 로건이 사용했던 전술 분석이 끝난 탓에 상향평준화가 이뤄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적어도 하모니로서는 그 사실을 알 수가 없었다.

        

        

        

       ‘이런 걸 다이스는 재작년이랑 작년에…아니, 플레이 영상을 보면 이번만큼 하드하지는 않았지. 아마 다이스도 어딘가에서 몸을 비틀고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하모니가 그 사실을 유추할 수 없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게다가 그동안 수많은 천외천 사이에서 신나게 후드려맞은 하모니의 실력은 이번 대회에 참여한 프로게이머들과의 교전을 무리 없이 치를 수 있을 정도였고, 그녀는 쏟아지는 탄환의 비 사이에서도 어떻게든 교전을 비등비등하게 이끌고 있었다.

        

        아직 스킬이 열리지 않았기에 시커 마인을 비롯한 스킬 공격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종종 날아드는 수류탄 공격은 가장 확실히 회피해야 하는 부류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수류탄 운용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숙련도를 갖추고 있었다.

        

        

        

       ───콰아앙!

        

        

        

        교전의 틈새, 아주 잠시나마 정적이 잦아들 때.

        

        단순히 뜯어내는 것만으로도 수류탄의 핀이 뽑히고, 유저는 그것을 단순히 원할 때 원하는 각도로 투척하여 적이 있는 곳을 향해 던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2초 가량의 공백.

        

        낌새가 좋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하모니는 방금까지 자신이 엄폐물로 삼았던 곳에서 벗어나 다른 엄폐물로 이동하고, 이동이 끝났을 즈음 몇 초 전 그녀 자신이 있던 지점에서부터 아주 짧은 폭발과 함께 수백 개의 파편이 비산한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하모니는 이동하며 적의 위치를 대강 짐작했고, 적이 던진 수류탄이 터져나오며 생성된 굉음은 하모니의 핀 뽑는 소리를 숨긴다.

        

        

        

       “하나, 둘….”

        

        

        

        수류탄 쿠킹.

        

        그것이 엄폐물 뒤에서부터 포물선을 그리며 허공으로 날아올랐고, 아주 적절한 위치에서 폭발하는 순간 수백 개의 파편이 또다시 사방팔방으로 흩뿌려진다. 단지 아까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하모니가 던진 수류탄 파편의 확산 범위에는 누군지 모를 적이 휘말렸단 것 정도.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하모니는 공중으로 뜬 수류탄이 폭발함과 동시에 왼손으로 또 다른 수류탄 하나의 핀을 뽑았고, 그 순간 엄폐물에서 벗어나 적이 숨은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상대방 역시도 파편을 피할 수 없단 걸 직감한 시점에서 엄폐물에 웅크렸다. 섣불리 벗어나다간 몸이 드러나고, 그 순간 탄창 단위로 탄환을 얻어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수류탄이 하나 더 날아들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달그락!

        

        

        

        왼손으로 뽑은 수류탄을 적이 숨어있는 곳 인근에 휙 내던짐과 동시에, 하모니는 벡터 기관단총을 단단히 어깨에 견착한 후 곧 튀어나올 적이 있을 법한 위치를 조준한다.

        

        그러나 적 역시도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수류탄이 굴러들어옴과 동시에 두꺼운 배낭 방면으로 파편을 일부 방어하여 피해를 최소화, 그 자리에서 연막탄을 격발시키며 자신의 위치를 가리고는 반쯤 빈사 상태의 몸을 이끌고 퇴각을 시도한다.

        

        수류탄은 조커였고, 모든 교전을 승리로 이끌어주는 마법의 카드가 아니었다. 바로 그 때문에 하모니와 상대방의 전투의 마지막은 총격전으로 변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로 아쉽게도, 승패를 가른 것은 서로가 가진 HP의 양이었다. 이 점에서 하모니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너덜너덜해진 적은 폴리곤이 되어 아이템을 남긴 채 허공으로 증발했다.

        

        

        사주경계와 함께 남은 아이템 일부를 주섬주섬 챙기던 하모니가 후 하고 숨을 내뱉었다.

        

        

        

       “와, 진짜 너무 힘들다….”

        

        

        

        복잡한 수싸움, 거기에 ‘살아남으면 어떻게든 반격의 기회가 온다’는 사고방식.

        

        이 두 개가 겹쳐지는 순간 탄생하는 기적들. 아시아 예선전만 하더라도 방금 전 시행했던 ‘두 번째 수류탄 작전’에 걸리면 재수가 없었다고 치고 로비로 사출당하는 사람밖에 없었지만, 이곳에서는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 것도 모자라 반격 기회를 엿본다.

        

        유진 씨가 말했던 ‘오퍼레이터를 확실하게 사살할 수 있는 택틱’ 몇 개를 전수받고, 심지어는 어느 정도 응용까지 했음에도 쉬운 일이 없다. 파이널 챔피언십은 정신력 싸움이라고 했던 다이스의 말을 이제서야 이해할 것 같았다.

        

        이런 걸 앞으로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두두두두!

        

        

        

       “우와앙…!”

       

        

        

        그럼 그렇지.

        

        체육관 한쪽에서 순식간에 나타난 그림자가 이쪽을 얼추 인지하자마자 무지막지한 속도로 제압사격을 가해온다. 접근이 압도적으로 빠르다. 정신을 못 차린 틈에 주도권을 쥘 속셈이었다. 모를 수가 없는 직관적인 행동에 – 하모니는 말려들지 않는다.

        

        반대로 철벽이 되어 적의 파상공세를 막아낸다.

        

        적을 잡아죽임과 동시에 새로이 획득한 총기는 XM250, 6.8mm 퓨리 탄환을 사용하는 기관총이었다. 상대가 움직이는 속도가 상당히 빨랐기에 이 점은 상당히 호재였다. 총탄을 말 그대로 쏟아부으면 적어도 몇 발 정도는 맞을 테니까.

        

        기관총의 트리거를 잡아뜯듯 당기는 순간 굉음이 터져나왔다. 700RPM 가량의 속도로 허공을 난자하며 사선에 놓인 대부분의 것들을 관통하고 지나간다. 기관총만이 만들 수 있는 고화력 살상 구역으로 적의 첫 공세를 막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기관총은 그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었다.

        

        

        

       ‘…시끄럽고, 무겁다.’

        

        

        

        적의 공세를 돈좌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방금의 제압사격으로 하모니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사방팔방에 광고하였다.

        

        한 번 잘못 말려들거나, 혹은 잘못된 선택을 내릴 경우 순식간에 사살당하겠지. 그리 생각한 하모니는 힘겹게 그 자리에서 도망쳤고, 그 순간 그녀가 있던 지점에서부터 수류탄 폭발이 터져나왔다. 그럴 것 같았다.

        

        그러나 어드밴티지가 있다면, 온갖 자재들이 쌓여있는 체육관 내부의 지리를 더 잘 아는 것은 하모니라는 점이었고 – 그녀는 본격적인 공세를 위해 적이 사용 가능한 두 개의 접근로 위치를 파악해두었다.

        

        하나로 좁힐 수만 있다면…가능성이 있다.

        

        

        

       ───드르르륵!

        

        

        

        그리고 적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하모니는 체육관 안에 방치되어있는 녹슨 크레인 줄에 매달린 자재를 확인했고, 그 근방 아래에서 적이 얼쩡대는 것을 확인한 순간 그쪽 방면으로 수류탄을 쿠킹 후 내던졌다.

        

        저렇게 잘 보이는 트랩에 적이 당해줄 리는 없었고, 하모니 역시도 그걸 노리지 않았다. 수류탄이 폭발함과 동시에 강철 케이블 일부가 끊기며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잡동사니들이 쏟아져내렸고, 그 순간 접근로 하나가 차단된다. 그녀가 노리는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녹슨 강철 파이프들이 와르르 쏟아짐과 동시에 터져나오는 굉음. 하모니는 이 즈음 상대가 수류탄을 다시 던질 것을 예측했고, 안전한 곳에 엄폐하여 파편을 피해냄과 동시에 마지막 하나 남은 접근로를 향해 핀 빠진 수류탄을 데구르르 굴렸다.

        

        4초,

        

        3초,

        

        2초,

        

        1초.

        

        

        

       “찾았-”

        

        

        

        콰아앙!

        

        코너를 돌아나옴과 동시에 적과 시선을 마주치지만, 그의 바로 앞에는 핀 뽑힌 수류탄이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 그것이 격발함과 동시에 실드가 완전히 부서진다. 정면에서 수십 개 가량의 파편을 얻어맞은 탓에 발생한 참사였다.

        

        하모니 역시도 파편 몇 개를 맞아 실드가 간당간당했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하모니는 이미 기관총을 정면을 향해 조준한 상태라는 것이었다.

        

        도트사이트의 레티클 한가운데에 적이 놓이고, 그녀는 기관총의 트리거를 망설임없이 잡아당겼다.

        

        적이 수십 발의 탄환에 의해 너덜너덜해지는 순간이었다.

        

        

        

       “후우…!”

        

        

        

        고작해야 2분, 혹은 3분.

        

        그 안에 두 명을 사살한 하모니가 힘겹게 숨을 내뱉었고, 더 이상 누군가가 접근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후 엄폐물에 몸을 기대었다.

        

        몇 분만에 꽤나 초췌해진 표정으로 그녀가 중얼거렸다.

        

        

        

       “이걸 일주일이나 한다고? 내가 미쳤지이….”

        

        

        

        물론 한 번 들어왔으면 다시 나갈 수는 없었다.

        

        외부에서 어떤 감탄과 찬사, 경악이 이어지든, 파이널 챔피언십에 처음으로 참가한 하모니의 고생길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잘 하죠?”

        

       “기특해라. 저런 걸 볼 때마다 탐이 난다니까요, 막내.”

        

       “기왕 이렇게 된 거, 로렌티나도 부러워만 하지 말고 전역신청서 내고 저처럼 유망한 아이들 한두 명씩 찾아서 제자로 키우는 게…우와아악!?”

        

       “그건 어림도 없죠. 이상한 소리 하는 막내의 입을 먼저 막아야겠군요.”

        

        

        

        한편, 하모니의 성장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나는 사람의 입을 가슴으로 막아버리는 극악무도한 상어-빌런에게 잡혀 옴짝달싹못하고 있었다.

        

        역시 상어는 무서워.

        

        

        

        

        

        

        

        

        

        

        

        

        

        

        

        

        

        

        

        

        

        

        

       “굳이 심도있게 안 봐도 날뛰고 있는 친구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건…나름의 장점이라고 해야 할까요. 축하해요, 막내. 세계에서 가장 게임을 잘 하는 뉴 막내들을 두었군요.”

        

       “이미 실컷 저질러버렸으니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바로 그거랍니다, 막내.”

        

       “뭐가 그거야, 이 미친 놈들아.”

        

        

        

       -로건눈나 통한의 일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뻔뻔함도 도가 넘으면 호감이 된다…메모….

       -와 여기 어디임?? 무슨 개인라운지처럼 생겼네

       -북극곰<<<호감 그자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레이크 ㅈㄴ 웃기게 밟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행동하는 양심이자 대거 팀의 탈부착-양심 그 자체인 로건…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잠시 새어버린 정신을 붙잡음과 동시에 어느덧 점점 마무리되고 있는 첫 번째 날의 첫 번째 경기를 바라본다. 어느덧 남은 사람은 20명 이하, 원 역시도 점점 좁혀진다.

        

        하모니와 다이스는 당연히 선전 중이었고, 서밋과 갬빗, 미카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이런 좁아터진 공간에서 벌이는 막싸움 비스무리한 교전에 있어 미카엘과 하모니는 다른 의미로 도가 텄는데, 전자는 방패 사용, 후자는 트랩 제조와 관련해서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고 해야만 할까, 저 두 명을 한꺼번에 언급한 이유가 있긴 했다 – 하필이면 그 둘이 붙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같은 나라의 유저들끼리 붙으면 서로 아바타가 다르게 보인다고 했지요? 이미 죽은 사람의 것을 랜덤으로 덮어씌운다고 했었나.”

        

       “그렇죠. 그래도 저 두 명은…워낙 플레이스타일이 독특한 편이니 아마 한참 전부터 알고 있을 거예요. 오히려 그래서 더 격렬하게 싸우는 것 같긴 한데.”

        

       “서로 강점과 약점이 뭔지를 알고 있으니, 어떻게든 상대를 격파하기 위해 노력하겠지.”

        

       “로건은 누가 이길 것 같나요?”

        

       “글쎄.”

        

        

        

        대충 적당히 얼버무린다기보단 그냥…그닥 승패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 같구만, 이 양반은.

        

        물론 이실직고하자면 나 역시도 비슷비슷했다. 누가 이길지는 상관이 없었다. 내가 이기거나 지는 것도 아니니까. 로렌티나는 제법 궁금한 모양이지만, 까놓고 말해서 작년에 한 번 파이널 챔피언십을 다녀와서 그런지 지금은 그냥 시청 자체가 재미있었다.

        

        경기가 끝나면 퇴장하는 관객들만 적당히 보거나, 혹은 모든 일이 끝난 후 차량을 타고 호텔로 복귀했었는데, 그 이면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구만. 스타디움에서 들려오는 어마어마한 함성이 여기까지 들려오는 탓에 몸이 찌릿거릴 정도였다.

        

        그 와중 로건은 각도를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한 침대 비스무리한 곳에 몸을 기댔고, 나는 자연스럽게 몸을 뒤로 젖힌 북극곰의 허벅지 위에 누웠다.

        

        푹신한 감각과 함께 로건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야, 야! 뭐해!?”

        

       “여기가 왠지 독보적으로 푹신해보여서…아야야야야, 알았어요, 나올게요…!”

        

       “막내한테 너무 깐깐한 거 아닌가요, 로건. 좀 봐주죠.”

        

       “그럼 네가 해주든가!”

        

       “그러지요. 막내, 이리 오세요.”

        

       “아싸.”

        

        

        

       -헉

       -시즌176886호 로건 자기집방화범제지실패 ㄷㄷㄷ

       -로건눈나 얼굴 확빨개지는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나도 허벅지 누울거야….

       -퍄퍄퍄퍞퍞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로건은 그런 얄팍한 수에 질투하는 허접은 아니었고, 내가 로렌티나의 허벅지에 머리를 대자마자 피식 웃으며 옆으로 기운 내 옆구리에 두 발을 올렸다. 무슨 회장님이 테이블 위에 다리 올리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로건의 한 수에 삽시간에 기괴망측하게 변한 비주얼을 뒤로 하고, 빠르게 20명 아래로 줄어드는 유저들을 확인했다. 다들 아주 열과 성을 다해 교전에 임하지만, 그럼에도 탈락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

        

        아쉽다고 해야만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와중 하모니와 미카엘 간의 교전은 하모니의 승리로 끝났다. 건물 안쪽으로 미카엘을 유인한 하모니가 벽면 너머에 붙여놓은 킬로그램 단위의 폭탄을 기폭시켜 미카엘을 산산이 분해해버린 것이었다.

        

        뭐어, 미카엘이 진 건 장소의 문제였다. 만약 조금이라도 개활지였거나 넓은 공간이었다면 하모니는 일방적으로 추살당했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 그래도 10위 안에 들었으니 문제는 없지 않을까.

        

        

        그렇게 어느덧 네 명 정도만이 남는다. 하모니와 다이스는 그렇다고 쳐도, 비슷한 커리어를 쌓아올려가며 이번 년도에도 기어코 나타난 제2회 파이널 챔피언십 우승자인 스톰시어도 있었고, 작년 다이스를 꺾고는 3위에 오른 전직 레인저 연대 출신 카인도 있었다.

        

        누가 이길지는…글쎄다. 까놓고 말해서 저어기 좁디 좁은 구석탱이에 몰려있는 네 명 중 누가 1등을 거머쥐어도 이상하지 않기도 하고, 로건과 나라는 거대한 조커가 없다면 저기 있는 사람들의 실력은 전부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었으니까.

        

        아니, 도토리 키재기라고 하면 다들 못하는 것 같으니까 조금 더 다른 비유를 해보자면…메타세쿼이아 숲에 있는 나무들끼리 키 비교하는 게 아닐까.

        

        그러니까….

        

        

        

       “로건은 은근슬쩍 제 꼬리 손질하는 거 그만둬요.”

        

       “강아지 쓰다듬는 거랑 비슷하네. 대충 너도 그렇게 납득해라.”

        

       “아으, 간지럽다구요.”

        

        

        

       -ㅗㅜㅑ….

       -이게 대리만족?이게 대리만족?이게 대리만족?이게 대리만족?이게 대리만족?이게 대리만족?이게 대리만족?이게 대리만족?이게 대리만족?

       -로건눈나한테쓰다듬어지는비얌vs비얌꼬리쓰다듬는로건

       -제발선택지필요없으니둘중하나라도이뤄주고말해!!!!!!!!!!!!!!!

       -나도 TS시켜줘!!!!!!! 제발!!!!!!!!!!!!

        

        

        

        시청자들이 난리도 아니다.

        

        아무튼 앞으로의 일정은 간단했다. 하모니든 다이스든 1등을 했다고 하면 축하해주면 되고, 못 했으면 땡깡을 받아주면 되는 거였으니까.

        

        그러면 슬슬 준비를 해볼까, 그리 생각하던 와중 슬그머니 이쪽을 향해 다가와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올리비아가 책 하나를 펼쳐 나를 보여주었다. 뭔가 했더니 팜플렛이라는 이름의 백과사전 비스무리한 바로 그것.

        

        친절하게 유성펜으로 동그라미까지 쳐준 내용은 다름아닌 나중에 있을 이벤트 매치에 대한 내용이었고, 거기에는 로건과 내가 참여한다는 내용이….

        

        

        

       “아니, 잠깐만. 이거 뭐야.”

        

       “어으, 일어나려면 말을 해야죠, 막내.”

        

       “이거 한 번 봐봐요, 다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이미 알고 저 뒤에서 키득거리는 올리비아를 제외한 전부가 이벤트 매치에 대한 내용을 눈으로 훑었고-

        

        

        

       “…뭔가 인원수가 100명보다 더 많군요.”

        

       “아니, 나랑 유진이랑만 나가면 102명이어야 하는데…105명?”

        

       “아무래도 보아하니…좀 휴머노이드 느낌 나는 막내 세 명이 침공해올 것 같은 느낌이로군요.”

        

        

        

        메카비얌 세 명도 참전한다고? 꼬리에 있는 무기도 달고?

        

        물론 책에는 거기까지 쓰여있지 않았지만, 여태까지 벌어진 이벤트 매치들에서 무슨 꼬라지가 벌어졌는지를 감안해보면 대충 그렇지 않을까.

        

        어쩐지 105명 간의 배틀로얄이 아니라 5 : 100 매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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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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