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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88

       

        

        

        

        

        

        

        

        

        

       [일반]하모니<<<<<<<<<크싸레 그자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진이랑 마주한 메카하모니 짤>

        

        

       어떻게 사람을 보자마자 하는말이 안놓친다는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댓글][등록순]

        

       -이건 진짜 찐사랑이다….

        

       -소신발언)비얌이 하모니보다 약한 응애구렁이였으면 바로 감금각이었음

       ㄴ미친소리좀하지마 ㅋㅋㅋ

       ㄴ오….

       ㄴ응애구렁이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팩트)응애비얌이 이미 나왔다

       ㄴ상상가위치기좀 그만해 이 미친시1발1새1기들아

        

       -굳이 게임이 아니라 판타지라고 해도 딱히 안이상한 구도 ㅋㅋ

        

       -요 무친련 이벤트매치 시작할때부터 메카비얌변신구역 찾아다닐때부터 쎄했어 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KSM때도 그렇고 이카루스 얘네들은 슬슬 인간이 못잡는 적을 비얌 기준으로 잡는 거 같은데 ㅋㅋ

        

       -지난번 이벤트매치때는 일반비얌이었고 이젠 메카비얌까지 손대네 무친사람들….

        

       -속보)로건 레인이랑 아직도 교전중

       ㄴ아니 한 4분은 지나지 않았음???????

       ㄴ레일건 못쏘게 근접전하는 중ㅋㅋㅋㅋㅋㅋㅋㅋ

       ㄴ메카비얌이랑 난투중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진짜 북극곰은 미쳐버린 게 틀림없다….

        

       -진이랑 마브는 강화복입은 애들 뚜까패는 중이고 하모니는 비얌됐고 다이스는 뭐함????

       ㄴ속보)다이스 이 무친련 지금 화물선에서 불장난중

       ㄴ????????????????

       ㄴ아니 이 미친련 설마

       ㄴ화물선 폭발까지 몇분 안남은wwww

       ㄴ강화복까지 입고 다 불지르고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어쩐지 조용하다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시발 터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카녹껄룩이고 나발이고 지금 탄호이저 한복판에서 핵이 터졌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다이스씨 하모니의 아이덴티티를 그렇게 다 가져가버리시면….

        

       -세상에 미친사람이 너무 많아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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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으, 이런 빌어먹을. 어디서 뭘 하나 했더니, 기어코 이벤트 매치에서 작년의 일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들 줄…아니, 잠깐.”

        

       “…아직 살아있는 거 맞죠?”

        

       “살아있는 거 맞으니까 제 위에서 얼른 나와요.”

        

       “지금 나오면 수 톤 가량의 파편이 전부 쏟아질 텐데, 진짜로 나올까요?”

        

       “….”

        

        

        

       -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가 비얌을 결국 덮쳐버린wwwww

       -이궈궈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얼마나 강화를 해댔으면 저 무게를 그냥 버틴대

       -‘메카’비얌이잖아 ㅋㅋㅋ

        

        

        

        한 번의 섬광, 마치 샷건 파편처럼 사방으로 튕겨나가는 수백 개 가량의 컨테이너.

        

        공기 중 수분이 응결되며 거대한 안개의 돔이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그와 동시에 반경 수백 미터 주변에 있는 모든 건물들을 으스러뜨릴 수 있는 강대한 충격파가 폭심지에서부터 터져나온다. 그리고 보다시피 불운하게도 내가 있던 건물이 거기 휘말려버렸고.

        

        고개를 흔들어 얼굴에 소복하게 쌓인 콘크리트 먼지를 전부 털어내자마자 보이는 청록색의 빛. 아주 사악해보이던 방금보다는 훨씬 보기 좋은 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누군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모니였으니까.

        

        보아하니 충격파 때문에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고, 하모니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날려 날 지킨 것 같은데…어쨌든 조기탈락은 아니라 다행이구만. 꽤 걱정스러운 눈길로 날 쳐다보는 하모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그녀의 귀를 만지작거린다.

        

        손에 쥐고 있던 초소형 플라즈마 배터리가 무사히 사라진 것을 확인하며,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보고는 입을 열었다.

        

        

        

       “다리가 완전히 작살나긴 했는데…일단 이곳에서 나가야 고칠 수 있겠군요. 고치는 건 꽤 오래 걸릴 것 같긴 한데.”

        

       “그럼 이 잔해들을 좀 없애봐야겠네요. 꼬리에 안 닿게 주의하세요.”

        

       “도대체 뭐길래…오.”

        

        

        

        그와 동시에 꼬리 언저리에서부터 들려오는 아주…미세한 떨림.

        

        꼬리에 닿은 물체들이 마치 고열에 닿은 스티로폼마냥 파스슥거리며 가루가 되고, 위에 산더미처럼 쌓였던 자재들이 잘려나가며 흩어진다. 그리하여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바깥 햇빛이 보였고, 하모니는 내 몸을 잡은 채 잔해 사이에서 몸을 일으켰다.

        

        꽤 너덜너덜해진 내 다리를 본 하모니의 표정이 영 좋지 못한 형태로 일그러지는 사이,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수술키트를 꺼낸 뒤 대용량 의료용 나노머신을 허벅지에 박았다. 인게임이기에 다리라는 이름의 으스러진 살덩이가 보일 정도는 아니었고, 적당히 원형은 알아볼 수 있는 형태라 다행이었다.

        

        수복까지는 대략 3분 가량인가. 입 안에 들어간 콘크리트 파편을 퉤 하고 뱉어내며 기침.

        

        잔해에 대충 기댄 채 몸이 낫길 기다리고 있었을까, 몸을 이리저리 움직인 하모니가 덧붙였다.

        

        

        

       “어디서 뭘 하나 싶긴 했는데, 이런 빅엿을 안겨줄 줄이야….”

        

       “그 덕분에 저는 살아남았군요.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이네요.”

        

       “그것도 그렇긴 한데…아이, 원래 이 자리에서 유진 씨가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주려고 했단 말이에요.”

        

       “그거 전혀 편해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해석)비얌을 자기 손으로 관짝에 넣어버리려고 했다

       -죽이려고 왔는데 어쩌다보니 살려버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쉑 이미 비얌한테 푹빠진 표정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같이다닐생각 만만이죠?죽일려면아까죽였어야했죠????

       -다이스련 사실 사랑의 큐피드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슬 원하는 대로는 움직이고 있는 다리를 힐끔 확인하며 숨을 힘겹게 토해내는 사이, 내가 가르쳐준 대로 사주경계를 하고 있던 하모니와 눈을 마주쳤다.

        

        아까 보여준 대로라면 무기는…진동 정도인가. 아마도 초음파 혹은 초진동. 전자면 광역공격, 후자면 1 : 1에 특화된 느낌인데, 저걸 어떻게 잡아야 하나. 그리 생각하던 와중 그녀가 입을 열었다.

        

        

        

       “…타이밍도 너무 늦었고, 방금 있었던 일 때문에라도 유진 씨를 이 자리에서 보내주게 된다면 제 마음이 안 편할 것 같아요.”

        

       “그래서. 같이 다니기라도 하실 건가요?”

        

       “히히. 어차피 이벤트 매치잖아요. 게다가 이 즈음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이미 이번 이벤트 매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있거든요. 아마 다들 몰려다니고 있지 않을까 하는데.”

        

       “…본래대로라면, 메카 비얌으로 변신해서 다른 강적을 상대하라고 만들어놓은 것 같은데….”

        

       “뭐어, 사전에 상정하지 않은 용도로 뭔가가 사용되는 일은 흔하니까요.”

        

        

        

        그리고…하며 손가락을 꿈지럭거리는 하모니였지만, 결국 그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그에 피식 웃었다. 이럴 때는 그닥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단 말이지. 어차피 적들도 강화복이니 뭐니 하면서 신나게 무쌍을 찍고 다닐 거고, 혼란과 폭발, 난장판을 발생시키기 위해 흩뿌린 미래 무기들이 주변에 가득한 와중이었으니.

        

        하모니의 손을 잡자 그녀의 표정이 환해진다. 그나마 가장 감정 표현이 풍부한 레인과 마브조차도 따라갈 수 없는 얼굴로 웃은 그녀가 꼬리로 내 팔을 잡아끌었다.

        

        

        

       “그럼 한 번 악당이 되어보자구요. 후흐흐.”

        

       “제가 오기 전부터 악당이었던 것 같은데.”

        

       “에이, 메카 비얌 된 이후로 고작해야 세 명 정도만 로비로 보내줬다구요.”

        

       “어련하시겠어요.”

        

        

        

       -이게 그 수어사이드 스쿼드냐???

       -거긴 폭탄으로 제어라도 하지 얘네는 어떻게 제어할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충 악당끼리 손잡고 악수하는 짤)

       -소신발언)비얌이 어디 영화같은 데 나왔으면 악역들 진작 뚝배기 따였을 것 같음

       -바바야가가 아니라 우로보로스였죠?

        

        

        

        원이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일순간 사라졌나 싶은 콩 볶는 소리가 다시금 사방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오늘은 그 사이에 굉음과 초고속으로 하늘로 치솟는 쇳덩어리, 그리고 푸르스름한 불길이 포함되어 있었다.

        

        듣자 하니 서클이 좁아질수록 강화복 같은 것들의 드롭률은 높아진다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좀 더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했다.

        

        그럼 슬슬 가볼까. 그리 생각하며 주변을 확인, 그나마 멀쩡한 차량 하나를 찾아 탑승한다.

        

        운전석에 앉는 와중, 하모니가 앉은 자리 부분이 기우뚱하는 것을 보고는 잠깐 눈치를 주며 액셀을 밟았다.

        

        

        

       “…이, 이건 제 몸무게 아니거든요!”

        

       “메카비얌이 되려면 그 무게를 감당하셔야죠.”

        

       “엣, 그러면…그건 어쩔 수 없네요.”

        

        

        

       -뭐라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틀린말은 아닌데 그 말이 좀 이상한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긍하지마 무친련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게(500kg 이상)

       -돼 지 메 카 비 얌

        

        

        

        차량도 탔고, 이제 슬슬 이 지옥같은 곳을 탈출하는 일만 남았구만.

        

        주변에 잔해들이 넘쳐났기에 속도조차 올리지 못한 채 힘겹게 주변을 빠져나가던 와중, 문득 눈에 들어온 UI.

        

        다시 서서히 올라오는 킬로그에 보이는 몇 개의 글자 중 흘릴 수 없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Logan ───<smashed>───>> Rain]

        

        

        

       “…아니.”

        

       “무슨 일 있어요?”

        

       “아뇨.”

        

        

        

        무슨 짓을 했길래 맨주먹으로 레인을 떡으로 만들어버린 거야, 이 미친 양반아.

        

        나는 슬슬 로건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악-!”

        

       “메카 막내들이 평범하지 않다는 건 알지만, 기상까지 독특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우왁, 방금 목이 뽑혀서, 후, 나 살아있는 거…에, 로렌티나 선임이 어째서 여기에?”

        

       “참 늦게도 알아차리는군요.”

        

        

        

        조용한 방 안에 여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초고중량조차 견뎌내는 특제 소파에 적당히 걸터앉아 눈을 감고 있던 레인이 갑작스럽게 눈을 뜨고, 황급히 일어서며 주변을 둘러보다 간신히 진정한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정면을 바라보자마자 보이는 몇 초 전의 광경 – 이카루스 기어의 실드를 통해 임의로 구축한 너클 더스터를 착용 중인 로건이 인간은 식별하지도 못하는 속도로 스트레이트를 날려대고, 그것에 적중당한 레인이 그 자리에서 말 그대로 깎여나간다.

        

        그것도 모자라 레일건을 발사하기 전 접근하여 꼬리를 완력으로 뽑아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다리를 짓밟아 뭉개버린 뒤 목에 권격을 날려…이하 생략.

        

        이제는 과거 속에 남겨진 모 19금 잔혹대전액션게임의 페이탈리티를 연상하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무어라 말해야만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은 레인이 다시금 자리에 주저앉았고, 로렌티나는 여전히 귀족마냥 쿡쿡 웃어대며 차분히 입을 열었다.

        

        

        

       “…진짜 저거 사람 아니야.”

        

       “뭐, 로건이니까요. 이미 저쪽 세계에서도 많이 경험해봤을 텐데요, 레인. 로건은…힘만이라면 발현자들 중에서도 가장 강하지요. 그 북극곰이니까요. 아무런 무기도 없이 1 : 1 스파링 기준으로 가장 상대하기 싫은 사람이니.”

        

       “어차피 주인이랑 스파링하는 것도 싫어한다고 할 거면서.”

        

       “꼬리로 때리거나, 다리를 휘감아 기동력을 봉쇄하려는 제3의 팔은 글리치죠.”

        

       “…그건 그렇긴 한데.”

        

        

        

        후우.

        

        머리를 긁적거리며 화면에 집중하는 와중, 레인과 좀 거리를 둔 채 앉아있던 로렌티나는 몸을 슬금슬금 움직여 그녀에게 가까이 접근했다.

        

        그렇게 손을 멀리 뻗지 않아도 닿을 정도의 거리 즈음이 되어서야 상어가 멈춰서고, 그녀의 입이 재차 열린다.

        

        

        

       “정신을 차렸으면 디브리핑을 시작하지요. 지적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런 초보적인 실수는 본인의 입으로 들어야 더욱 낫겠지요. 그렇지 않나요, 호기롭게 북극곰한테 덤볐다가 진 레인?”

        

       “아이씨, 창피하니까 말하지 마! 안 그래도 너무 안일하게 덤벼서 부끄러워 죽겠단 말이야!”

        

       “좁아터진 창고 안에서 싸움 건 것도 어이가 없고, 레일건도 제대로 활용 못하고. 진이 미니건을 뺏긴 후 어떻게 두들겨 맞았는지를 안다면 이렇게 안일하게 굴 리가 없을 텐데 말이죠.”

        

       “으아아앙…주이인…상어가 괴롭혀어….”

        

        

        

        물론 화면 너머의 유진은 메카 비얌이 되어버린 하모니와 함께 항구도시 탄호이저를 실컷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전히 진과 마브는 쌩쌩하게 활동하고 있었으나, 남아있는 사람이 30명 이하로 줄어듬에 따라 본격적으로 새로이 등장한 뉴-메카비얌과 접촉하는 일이 잦아진다. 물론 메카비얌이 이들의 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강화복을 입은 인원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명.

        

        당연히 교전의 형태는 현대전의 모습을 벗어난 지 오래였다.

        

        

        

       “흠, 발현자들은 강화복과는 호환이 안 되나 보군요. 하긴, 이 몸과 제대로 호환되는 물건을 만들 수 있을 리가…아니, 잠시 생각이 다른 곳으로 새버렸네요. 밸런스 문제 상 이벤트 매치에서는 사용 불가능하도록 만든 듯한데….”

        

       “…생각보다 무질서하게 충돌하고 있네.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지. 개개인이 든 무기들의 화력은 엄폐물을 간단히 날려버리니까. 오히려 이런 짧은 시간 내에 변화한 교전 상황에 적응한 게 놀랍다고 해야 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가령 저기…강화복이 없으면 휘두르는 게 불가능한 망치를 휘두르는 저 미친 놈처럼.”

        

        

        

        그와 동시에 돌아가는 시선.

        

        로건은 해머보다도 좀 더 거대한 둔기를 들고는 박살나고 타오르는 엄폐물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며 적 무리를 향해 접근했고, 충분히 가까이 접근한 순간 충격 기능을 활성화시키며 그것을 휘두른다.

        

        콰앙-하는 폭발음. 강화복을 입은 사람이 마치 배트에 맞은 야구공마냥 호쾌하게 날아간다. 총알조차 어떻게든 인식 가능한 초인적인 동체시력을 가진 로렌티나와, 인간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는 레인은 물수제비처럼 튕겨져나간 유저의 동공이 흐릿해진 것을 직시했다.

        

        해머에 맞아 날아간 순간, 끔찍하리만치 강력한 충격을 온 몸으로 겪고는 그 자리에서 즉사해버린 것이었다.

        

        

        서클이 축소될수록 전투는 격해지고, 본 경기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과감하고 독단적인 선택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의도적으로 소란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누군가가 제작한 고위력 IED가 전장의 한복판에서 격발하며 근방의 두세 명 가량을 일시에 소각한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살아남는 사람이 있었고, 어느덧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밖에 되지 않는 유저들이 남은 순간, 교전은 몇 배로 더 치열해진다. 강화복을 입은 유저가 죽음을 불사하고 상대의 방어선을 들이박아 부술 수 있다는 점이 불러온 나비효과였다.

        

        일반인들이었다면 휘말리는 순간 잿더미가 되거나, 전차도 관통하는 위력의 레일건에 꿰뚫리거나, 중장갑도 날려버리는 음파에 맞아 산산이 분해될 정도의 화력이 난무하는 사이, 어느덧 남은 이들이 점차 좁혀진다 – 그리고 그 라인업은 구태여 읊을 필요도 없었고.

        

        

        

       -…강화복 유저나 쓰는 해머를 들고 왔어요!?

        

       -언제 이런 걸 들고 휘둘러보겠어?

        

        

        

        기어코 마지막에 다시 만난 비얌과 북극곰.

        

        

        

       -잘도 화물선을 통째로 폭파시켰군요, 다이스…!

        

       -후후, 예상했어야죠. 제가 작년 KSM에서 어떤 방법으로 악명을 끌어모았는지를!

        

        

        

        메카 비얌이 되어 다시 만난 두 새끼비얌들.

        

        

        

       -그러고 보니, 이거 배틀로얄이었습니…아윽!

        

       -눈치채는 게 느리네, 첫째 언니.

        

        

        

        단 한 명만을 남기는 배틀로얄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진에게 이온 캐논을 때려박는 마브까지.

        

        어느 누가 우승하든 이상하지 않은 판이었지만, 좁디좁은 서클 내에 존재하는 메카 비얌의 숫자는 무려 넷. 이 네 명이 순간적으로 발산하는 화력은 주변을 잿더미로 만들고 센서를 먹통으로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호기롭게 맞붙은 것처럼 보이던 유진과 로건이 다른 곳으로 사라진 것을 눈치채고 이동하기도 전 플라즈마 및 이온 캐논이 날아들고, 하모니의 꼬리에 달린 초음파 병기가 엄폐물을 산산이 부수며, 다이스의 테일 웨펀인 중력조작병기가 주변 공간을 일그러뜨린다.

        

        그렇게 하나, 둘, 그리고 셋이 메카비얌조차 견디기 어려운 화력의 폭풍 속에서 소진되어 산산이 녹아내린다. 진과 마브, 그리고 다이스가 차례대로 깨어난 것이었다.

        

        

        이들이 하나둘씩 방으로 모이는 동안, 너덜너덜해진 유진이 거의 다 타서 녹아내린 창고에서 힘겹게 걸어나왔다. 이미 한쪽 팔은 회생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그 사실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표정의 유진은 남은 오른손으로 레일건을 들고 있었다.

        

        그것을 힘겹게 들고 있던 유진이 바닥에 풀썩 주저앉은 순간, 화염을 가로지르며 하나의 기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모니였다.

        

        

        

       -제가 말했죠, 유진 씨…라고는 해도, 진짜 마지막까지 이렇게 남을 줄은 몰랐네요.

        

       -…뭐어, 이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히히. 보아하니 꽤 힘든 상태인 것 같은데…이제 슬슬 빚진 목숨을 받아갈 타이밍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안 그런가요?

        

       -글쎄요….

        

        

        

        여전히 레일건의 방아쇠울에 손가락을 넣은 유진이 중얼거렸다.

        

        

        

       -기억할런지 모르겠지만, 아까 우연찮게 확인했죠…메카비얌의 머리카락 볼륨은 의외로 실드를 써서라도 방어되고 있단 걸 말이지요.

        

       -머리카락 볼륨…잠깐!?

        

       -길게 말은 안 할게요.

        

        

        

        콰아아앙!

        

        그 순간 하모니의 머리 한쪽에서부터 맹렬히 터져나오는 푸른 불꽃. 그것이 잔해에 깔리기 직전의 유진을 구하는 와중 목에 붙여진 무언가라는 것을 확인한 하모니의 눈동자가 커졌지만, 유진은 그 순간 레일건을 조준하고 있었다.

        

        날카로운 고음이 터져나옴과 동시에 하모니의 상체 중앙에 위치한 핵융합로가 통째로 박살나 부서지고,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널브러진 민아가 정면을 쳐다보았다.

        

        어느새 다가온 유진이 레일건을 내던지며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을 때 청구되는 비용은 잘 모르겠지만…꼬리 자유이용권 1시간이면 되죠?

        

       -유진 쌤, 진짜아아….

        

       -나머지는 돌아가서 봅시다.

        

        

        

        그에 그녀는 피식 웃었고, 이내 목을 툭 떨구었다.

        

        하모니의 눈이 완전히 감기는 것을 끝으로, 이벤트 매치가 마무리되었다.

        

        본선과는 비교도 안 되는 파란이 터져나오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짤막하게 설명하자면, 에필로그 에피소드는 메카비얌 현실등장 관련 에피소드(짧음)입니다

    그리고 IF 에피소드인데, 이는 본편에선 발생하는 게 불가능한 일들 혹은 다른 세계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는 ‘만약 다이스와 하모니가 진짜로 발현자가 된다면?’ / ‘좀비 사태가 발생한다면(쓸지 안쓸지는 모름)?’ 정도입니다
    좋은 생각이 있다면 덧글로 적어주면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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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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