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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9

       

        

        

        

        

        

        

        굳이 다크 존을 포괄하지 않아도, 방송인이라는 카테고리는 어느덧 고작해야 그런 한 단어로 포괄하기 어려울 정도까지가 되었다.

        

        인터넷이 발전하여 – 사람들이 휴대폰만 있으면 어느 시간에든 다양한 컨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런 이들을 자신의 시청자 또는 구독자로 변모시키기 위해 그야말로 셀 수도 없이 많은 시도가 이뤄졌다.

        

        단순히 종합게임 스트리머로서 유명세를 얻는 경우도 있었지만, 방송인들이 자신의 장기로 삼을 수 있는 컨텐츠는 그야말로 모든 방향에 존재했다.

        

        철학. 영화 리뷰. 게임 플레이. 요리. 법.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많은 고급 정보들…일일히 전부 선택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방대해져, 맞춤형 검색 및 추천 엔진 – 즉 알고리즘이라는 것까지 등장할 정도로.

        

        

        다시 돌아와서.

        

        현 유어스페이스에 존재하는 컨텐츠와 영상만큼은 아니었지만, 마찬가지로 셀 수도 없이 많은 채널 운영자들과 방송인들은, 그 숫자만큼이나 천차만별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 딱 잘라 단정하기는 어려웠으나, 이들 대부분이 지닌 목표의 공통점을 묶는다면 결국은 돈과 유명세였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 외에도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그러한 것들은 사람이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목표로 수렴하고, 그리하여 이들의 방향성은 일정한 흐름을 가진다.

        

        

        그러나 이를 조금 뒤집어서 생각한다면, 전체가 아닌 대부분이라는 말은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 역시도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단순한 자기만족을 위해서.

        

        과거의 발자취를 저장하기 위해서.

        

        그 외에도…비율적으로는 전자에 비해 한없이 작았으나, 그럼에도 어쨌든 이 영역에서도 자기만의 이유들은 난립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부터 더 나아가면, 자신이 한 번 이상 시청자라는 부류가 되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의 논리 회로로는 이해하기 힘든 케이스들도 간혹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트리밍은 하는데 유어스페이스 채널은 운영을 하지 않는 경우였다.

        

        

        언제나 그렇듯 이들 하나하나의 이유를 따지기에는 경우의 수가 너무나도 많았고 – 여하간 이유가 어쨌든 간에, 이 상황의 경우 해당 스트리머의 팬들은 상당히 골치가 아픈 사태가 많았다.

        

        자신이 생방송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부분을 다시 보려면 풀영상에 들어가서 봐야만 했고, 타 유어스페이스 채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센스있는 편집 영상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편집자를 고용할 돈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라면, 팬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답답하다 못해 기가 찰 노릇일 정도로.

        

        

        그리고 여기, 그런 케이스가 하나 있었다.

        

        

        

        

        

       [일반]유진씹새기야제발영상다시보기채널만들어줘!!!!!!!!!!!!!!

        

        

       <대충 아무 자짤>

        

       일일히 트리키들어가서 다시보기영상찾기도 이제 못해먹겠다

        

       제발유어스페이스 채널 열어!!!!!!!!!!!!!!!!

        

        

        

       [전체 댓글][등록순]

        

       -응 어림도없어~ 꼬우면 니가 편집해~

        

       -뱅송도 취미로하는 년인데 바라는게많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년임 놈임?

       ㄴ년이 더 꼴리니까 난 여자라고 믿는중

       ㄴ어휴 병신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스에 다크존 유진 치면 몇몇개 나오긴 하더만 그걸로도 모자람?

       ㄴ[작성자]그게 안 모자라면 사람새기냐?

       ㄴ글킨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빡치는게 편집자 구할 생각도 없음 이색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ㅆㄹㅇ

        

       -돈많고 여유많은놈들은 스트리머 못하게하는 법 만들어야됨 ㅆㅂ

       ㄴ그냥 유어스페이스 강제연동하면되지 뭔 도라이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이런새끼들이 빈대 때문에 초가삼간 다태우는 새끼들임 ㅋㅋ

        

        

        

        그야말로 유성.

        

        참으로 느닷없이 나타나, 창공을 가로지르며 흩뿌리는 섬광의 파편만으로도 그것을 본 이들을 매혹시키지만 –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는 결코 주지 않는다.

        

        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은 마치 무지개를 뒤쫓는 사람들마냥 유진의 흔적만을 맹목적으로 뒤따를 뿐이었다.

        

        

        방송 와중 느닷없이 연 30분 가량의 QnA 및 짤막한 소통 방송에서 나온 발현자일지도 모른다는 가설과, 자신의 이름을 본따 지은 유진이라는 일견 여성스러운 이름.

        

        그 외의 것들이 있다면, 핵 해명 방송 중 아바타를 덧씌워 편집한 영상을 통해 확인 가능한 – 어마어마한 신체능력과 운동신경.

        

        발현자라는 반쯤 공인된 가설이 힘을 얻는 이유였다.

        

        자칫하면 그 무엇보다도 엄중한 발현자 관련 법안에 걸린다는 이유로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던 말들의 수위는 조금 낮아지고 – 심지어는 줄어들기까지 했으나,

        

        언제나 그렇듯 사람의 궁금증이라는 것은 막으면 막을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에, 유진에 대해 의문을 품은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간절히 그녀가 아시아 예선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길 바라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본선 진출 시 혹시나 모를 네트워크 딜레이를 막기 위해 현실의 몸이 실제로 미국을 건너가야하다는 점을 토대로, 유진의 신상이 일부나마 밝혀지기를 바라는 것에 가까웠지만.

        

        

        

        그런 가운데,

        

        

        

       “…아니, 이 사람….”

        

        

        

        한진혁.

        

        전직 사격 선수이자, 현재까지도 서울의 한 사격장에서 사로통제관 및 교관으로서 근무하고 있는 그.

        

        그리고 다르게 말하면, 유진이라는 사람의 정체가 짐작이 가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이기도 했다.

        

        

        삶을 살아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밖을 나가야만 하기에, 유진이라는 발현자를 본 이들은 세상에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유진을 시선에 담고, 더 나아가 ‘나 오늘 발현자 봤다?’ 하고 친구랑 이야기를 하던 이들 중, 다크 존을 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한진혁은 그 드물다 못해 희귀하기까지 한 교집합을 만족시키는 얼마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얼마 전 사격장에서 수십 발을 사격하였고, 그 중 거의 대부분의 탄환을 10점에 꽂아버린 사람이었으니까.

        

        단순히 그것만으로도 머릿속에 깊게 각인이 될 만한 점인데, 거기에…한 번 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매끈하고 날렵하면서도 도톰했던 뱀 꼬리.

        

        한 마리의 아나콘다 그 자체를 보는 듯했던 그녀는, 아마도 자신의 삶에서 가장 인상깊은 경험 중 하나였을 것이었다.

        

        그런데, 유진이라….

        

        

        

       “…큰일났네.”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쩌면…약간은 희박한 확률로, 한진혁은 유진이라는 스트리머의 정체가 누구인지를 아는 거의 유일한 사람일지도 몰랐다.

        

        당연히 이걸 사방팔방 떠벌리고 다닐 이유는 없었고, 그럴 수도 없었다.

        

        발현자의 신상은 차별적 선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이유로 조금 퍼뜨리기만 해도 기어코 발원지를 찾아내어 어마어마한 법적 처벌을 가할 것이었고, 더 나아가 저 정도라면 국가에서 신상을 직접 관리하고 있을 것이었다.

        

        요컨대 쉽게 말해서, 저 사람이 국가에 요청만 하면 그녀 자신과 관련된 뉴스건 기사건 인터넷 글이건 몽땅 지워질 수 있단 뜻이었다.

        

        

        침대 위에서 뒤척이다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잠이 확 깨는 듯한 기분이었다.

        

        비록 자정에 다다르고 있는 시간이었지만…아무튼, 관련 정보를 찾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당장 트리위키에는 그녀의 항목이 따끈따끈한 김을 내며 개설되어 있었으니까.

        

        사진은 아바타 사진으로 대체되어있고, 유진이 직접 발설한 171cm라는 키만이 신상에 적혀진 유일한 부분이었다.

        

        

        그 아바타를 보며, 한진혁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참나, 뭔…어떻게 자기 자신을 그대로 아바타에 박아넣었냐.”

        

        

        

        나중에.

        

        만약이라도 그녀의 실제 외형이 밝혀진다면…그 수많은 시청자들 뿐만이 아니라, 유진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인원들은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때마침 스크롤 아래쪽에서 보이는 유진의 신체능력 검증 동영상도 어이가 없었다. 아바타를 현실 움직임에 그대로 붙여넣었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기만도 이런 유쾌한 기만이 없었다.

        

        

        실제로 밝혀진다면, 그야말로 대사기극이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가장 좆된 건 나 같은데….’

        

        

        

        마치 길을 걷다가 땅바닥에 서류가 하나 떨어져있길래 주워봤더니, 그곳에 뭔 핵폭탄이 숨겨진 위치가 적혀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적어도 남들에게 썰이라도 풀 수 있게 될 때까지 앞으로 몇 주일, 몇 개월이 걸릴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동화가 갑자기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이발사는 적어도 동굴 안에 토로할 수라도 있었지,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글쎄다. 베개에 얼굴이라도 파묻고 소리질러야 하나?

        

        

        밤과 함께, 그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드디어 이렇게 만나뵙게 되네요. 혹시 Xi 프라이빗 채널에 올라온 스크림 공지사항은 확인해보셨나요? 아무래도 브리핑과 디브리핑이 중요하다보니….”

        

       “네.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네요.”

        

        

        

        애초에 브리핑과 디브리핑은 내겐 일상 그 자체였었으니까.

        

        작전이 끝난 다음 잘 된 점을 보강하고, 미흡하거나 부족한 점은 반드시 그날 고쳐야만 했다. 간과했던 부분이 추후 잘 벼려진 칼날이 되어 목을 파고들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상현실을 십분 이용한 널찍한 강당 같은 공간. 그 안에는 이미 수십 명의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스크림 시작 얼마 전에 왔단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올 사람이 남아있을 것이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대학교 수업 듣는 기분이다.

        

        

        

       “…안녕하세요. 방송 잘 보고 있어요…!”

        

       “아, 감사합니다.”

        

        

        

        주변 자리에 적당히 앉자마자 근처에 앉은 분들이 인사를 건넸다.

        

        나는 몇 주 전과 별다를 바가 없는데, 내게는 어느새 다른 사람들이 날 알아볼 만큼의 유명세가 있었다.

        

        내가 달라졌음을 체감할 시간은 너무나도 짧고, 심지어는 없는 느낌이다. 오로지 결과만이 남는 것 같았다.

        

        …사실 언제나 그렇긴 했다. 이제 와서는 새삼스러울 정도니까.

        

        

        그나저나 내가 대회 랭크 막바지에 참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티어 2 경쟁전을 돌리고 있었을 때 만났던 이들은 확실히 이전에 만났던 이들보다는 약간 목적성 있게 움직이긴 했다.

        

        물론 그냥 말 그대로 목적만 있었다. 잘 한다는 뜻은 아니었고.

        

        그런 점을 감안해보면…글쎄. 스크림이 어떤 내용일지는 상당히 궁금하긴 하네.

        

        

        그와 동시에 다른 인원들이 속속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를 안내해주던 Xi IMPRESSIVE의 인포서와 동일한 색깔의 이름표도 있었고, TK1이라든가 SSM…하여간 뭉뚱그려 말하자면 특정 구단 소속인 듯했다.

        

        요컨대, 다크 존 – 에이펙스 프레데터의 프로게이머들이란 소리였다.

        

        

        …그런 것치곤 아바타가 여캐가 좀 많은데?

        

        

        

       “반갑습니다. 오늘도 스크림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정말로 감사합니다. 혹여나 처음, 또는 스크림에 참여한 경험이 얼마 없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안내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스크림은 1부의 첫 경기에 해당하고, 하루 기준 스크림은 최대 4부까지 진행됩니다.

        

        1부는 디브리핑을 제외한 그 어떠한 택틱 없이 시행되고, 2부는 본격적인 택틱 강의가 있습니다. 3부는 택틱을 적용한 연습 플레이 및 피드백, 4부는 모든 걸 적용해서 하는 플레이입니다.”

        

        

        

        4부까지 있다니, 뭐가 좀 많네.

        

        간단히 오늘 스케줄을 확인해봤지만 크게 문제는 없을 터였다. 현재 시각은 현실을 기준으로 오전 10시 즈음이었고, 시간가속이 적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열두 시간을 해도 꼴랑 오후 2시일 테니.

        

        까놓고 강행군은 게임 내에서나 하게 될 것이었다.

        

        

        

       “모르는 점이 있으시다면 추후 디브리핑 때 질문 받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연습 삼아 첫 게임 시작해보도록 하죠. 다들 준비되셨나요?”

        

       “네!”

        

       “네에에에에!”

        

        

        

        수많은 함성 소리가 하나로 섞이는 가운데, 눈 앞에 첫 스크림 경기 준비를 알리는 참가 메시지가 팝업되었다.

        

        옅게 발광하는 투명한 얼음 같은 그것을 누르자 초록빛으로 발광하더니, 참여 준비가 되었음을 내게 알렸다.

        

        시작이었다.

        

        

        

       “자, 그러면. 다들 첫 디브리핑 때 봅시다!”

        

        

        

        그렇게.

        

        상당히 불량하고 –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느낌으로, 내 첫 스크림이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본격적으로 앙상블 연습을 하기 시작하니 시간이 살살 녹네요

    소설쓸시간 ㅇㄷ?

    그렇기에 학생들은 종강을 바라는 것입미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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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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