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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9

     어떠한 상황에서든, 나는 도박은 좋아하지 않는다.

     ‘도박은 딱 돈만 걸었을 때가 제일 좋은 법이라고.’

     도박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포커라거나 경마와 같은 도박은 내가 제국의 문화 중에 가장 많이 즐겼던 문화고, 제법 재능도 있었다.

     하지만 잃는 게 돈까지 갔을 때만 재미있는 거지, 목숨까지 위태로워지는 도박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물며 그게 나리아나 아스타시아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항상 보험을 들어뒀다.

     

     상대는 눈치채지 못하는 안전장치.

     허튼수작을 부리는 즉시 당하기 쉬운 함정.

     ‘다시는 쓰지 못하겠지만, 한 번은 쓸 수 있다는 거지.’

     아버지를 숨긴다.

     설마 소드마스터를, 그것도 아버지를 숨길 거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터.

     18번은 나를 너무 얕봤다.

     내가 본인들에게 신뢰를 준다고 판단한 건지는 몰라도, 너무 쉽게 암살을 저지르려고 했다.

     “아버지.”

     

     그 덕분에.

     “그냥 저만 챙기셨어도 되는 부분인데.”

     “성인이 되기 전의 아이가 죽으면 꿈자리가 뒤숭숭해져서.”

     나는 50m 성벽을 넘어온 아버지에게 추락 직전 구조받았다.

     “지브롤터의 후계자를 죽이려고 한 암살자입니다. 살려두실 겁니까?”

     “당연하지. 살려둬야 정보를 캐낼 수 있을 거 아니냐.”

     18번도 함께.

     “누아르가 납치당했을 때. 너는 납치범을 죽여버리고 말았다.”

     18번은 기절했다.

     “만일 내가 돕지 않았다면, 너는 애초에 떨어질 상황도 안 내어줬겠지만, 바로 죽였을 거 아니더냐.”

     “예. 이렇게 기절하는 게 아니라, 제 아래에 인간 쿠션으로 깔렸겠죠? 흐흐.”

     착지하면서 나와 18번을 동시에 낚아챈 순간, 아버지는 즉시 18번의 명치를 때려 기절시켰다.

     “제가 다 생각이 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첩자를, 암살자를 생포할 수 있었잖습니까?”

     “그래. 처음에는 무슨 얼토당토않은 계획인가 싶었더니, 이제 좀 진도가 나아가겠구나.”

     아버지는 건틀릿을 벗은 뒤, 기절한 18번의 목에 손가락을 뻗었다.

     “…심박이 정상이 아니다. 1분에 약…170? 180?”

     “뭔가 약물을 먹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숨길 수 없다.

     “제국에서 올 때부터 몰래 가지고 들어온 약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갑자기 신체 능력을 증폭시키는, 소위 ‘도핑약’ 같은 것.”

     “기사들이 마상시합 전에 간혹 사용한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건가.”

     “예.”

     숨길 생각도 없었고, 애초에 이번 기회에 아버지에게도 알려줄 생각이었다.

     “냄새만 보면 약간 솜누스 꽃가루와 비슷한 것 같긴 합니다만.”

     “냄새?”

     “이 녀석의 입에서 솜누스 냄새가 났습니다.”

     “…약물의 원료가 솜누스라고?”

     “아마도요? 제가 꽃향기는 기가 막히게 맡지 않습니까. 특히 솜누스 꽃이라면 더더욱.”

     3년 동안 솜누스 꽃을 시도 때도 없이 씹어먹은 보람.

     과연, 있을까?

     “…나는 전혀 느끼지 못하겠는데.”

     “아버지도 한 번 식후 솜누스 꽃 한 잎 씹어보시겠습니까?”

     “됐다. 다른 건 몰라도 솜누스 꽃이라고 하니, 네 말이 맞겠지.”

     다행이다.

     “약물에 희미하게 솜누스 꽃의 향기가 남아있었다면, 잘만 하면 이런 약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겠구나.”

     3년 동안 매일 씹고 뜯고 우려내고 즐긴 솜누스 꽃 덕분에 무난히 넘어갈 수 있었다.

     “…돌아가면 보육원 지하의 솜누스 꽃들의 폐기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아니죠, 아버지.”

     이건 아니다.

     “오히려 더 저희가 연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뭐라고?”

     “이런 소녀가 순간적이나마 저를 안고 냅다 몸을 던질 만큼 강해졌습니다.”

     나는 18번의 얇은 손목을 움켜쥐었다.

     “제 멱살을 쥐고 놓지 않았고, 꽉 달라붙었습니다. 제가 아직 나이는 어리고 근력은 부족하지만, 하급 기사 수준은 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약물을 사용하자는 것이냐?”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험으로 만들어둬서 나쁠 건 없지 않습니까?”

     “…졸지에 마력초 연구에 투자하던 것이 강제로 신체 능력을 강화하는 증폭제 연구가 되겠구나.”

     아버지는 잠시 한숨을 내쉬고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이 가까워졌고, 나중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맡겨보마.”

     아버지가 기절한 18번의 멱살을 움켜쥐며 들어 올린다.

     “일단은-”

     순간, 아버지가 관문 위로 고개를 들었다.

     “이런-”

     그리고 동시에, ‘타ㅡ앙’하는 소리가 울렸다.

     “젠-”

     “안심하세요, 아버지.”

     아버지가 냅다 성벽 위로 다시 뛰어오르려고 했으나, 나는 아버지-가 아닌 18번을 간신히 붙잡아 아버지를 막았다.

     “전부 계산된 부분입니다.”

     “너, 설마…?”

     “내기나 할까요? 암살자는 일단 1명으로 나왔습니다만, 사실은 알고 보니 전부 3명이었다거나.”

     백은을 가지고 온 그림자가 셋.

     성벽 아래로 내가 떨어졌으니, 아마 나머지 둘도 움직였겠지.

     지브롤터를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소란 중에 아스타시아 황손녀를 제거한다면, 일단 황손녀 자리가 비었으니 자기가 노려볼 수는 있으니까.

     “…낙관적이로구나. 나는 나중에 에르윈 회장에게 따질 생각부터 했건만.”

     “물론 3명 정도 그림자가 들어오는-”

     “9명이다.”

     “……예?”

     “아직은, 소리가 안 들리는 모양이구나.”

     아버지는 18번의 멱살과 내 손을 꽉 붙잡고는.

     “네가 직접 확인해보거라.”

     “……!!”

     그대로 바닥을 크게 뛰었다.

     “잠-”

     입을 열었다가, 그만 혀를 씹었다.

     사람 둘을 양쪽에 들고 성벽과 협곡 쪽을 번갈아 차며 뛰어오르고, 불과 몇 초 만에 50m 높이를 뛰어올라 성벽 위에 착지했다.

     “쓰읍….”

     입에서 나는 미약한 피 냄새에 대응할 새도 없이.

     “…와.”

     

     퍽, 퍽퍽, 퍽퍽.

     무언가에 살점이 두들겨지는 소리와 비릿한 혈향, 그리고 알싸한 백은의 향기에 나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이건….”

     “저들이 대응할 거라고는 생각한 모양인데, 9명 모두 행동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나 보구나.”

     아버지가 내 머리를 손으로 헝클이며 앞을 가리켰다.

     “저기, 심각하게 얻어맞고 있는 둘. 저 둘도 심박이 이상하다. 약물을 쓴 모양이야.”

     아버지가 단숨에 백은을 사용한 그림자들을 찾아냈다.

     9번과 27번.

     18번과 마찬가지로 최연장자 3명은 제국에서 보낸 그림자 출신이었고, 백은을 구강섭취하여 신체 능력을 높였다.

     그러나.

     

     “아들아.”

     “예, 아버지.”

     “양쪽 다, 알고 있었느냐?”

     “…안전하다고 생각했기에, 이곳에 홀몸으로 왔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 그림자들의 현 상태는 가히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타ㅡ앙! 타ㅡㅡ앙!

     기절한 9번을 향해 마구 방아쇠를 당기는 금발녹안의 소녀.

     머스킷에서 금색의 매직 미사일이 튀어나와 9번의 미간을 정확히 때린다.

     “큭, 크윽, 이, 이거 놔!”

     “싫어요! 놓으면 또 목을 조르려고 할 거면서!”

     바닥에 엎드린 27번의 팔을 뒤로 꺾으며 한 발로 짓밟고 있는 백발의 소녀.

     

     “만일 왕자님이 어떻게 되기라도 한다면…아앗?!”

     27번을 짓밟고 있던 아스타시아가 나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그, 그레이! 이, 이건 그러니까…!”

     “빈틈!!”

     아스타시아가 당황하며 발을 헛디딘 순간, 27번이 바로 몸을 일으켜 아스타시아를 덮치려고 했다.

     “죽어ㅡ!”

     날카로운 손톱을 세워, 아스타시아의 목을 찌르려고 한 순간.

     빠ㅡㅡㅡ악!!

     크게 휘둘러진 머스킷에 머리를 옆으로 얻어맞고, 그대로 쓰러진다.

     “커, 허헉.”

     심지어 머스킷의 총구가 아닌, 강철로 된 손잡이 부분으로.

     “……후.”

     총구 부분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풀스윙을 날린 나리아는 아스타시아를 한 번 보더니.

     “후후.”

     아주 미약한 웃음을 흘리며, 머스킷을 거꾸로 어깨에 걸쳤다.

     “이런. 백작. 영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

     “지금 이 자리에서 있었던 일은 비밀로 해주시길.”

     나리아가 아버지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고, 아버지는 조금은 떫은 얼굴로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그레이 경.”

     “예, 나리아 공주.”

     “여기 있는 이들은….”

     나리아가 바닥에 쓰러진 화이트들을 가리켰다.

     “저와 아스타시아를 공격하려고 하길래, 정당방위로 반격한 겁니다.”

     전부 얼굴이 주먹에 얻어맞은 것처럼 부어있고, 명치나 배에 신발 자국 비슷한 게 남아있었으나.

     “여기 있는 이들은-”

     “고, 고마워요! 나리아!!”

     얼굴이 잔뜩 붉어진 아스타시아가 갑자기 나리아를 향해 달려가면서 뒤에서 안겼다.

     “저, 저를 위해서 이렇게 전부 물리쳐주시다니! 감격이에요!”

     “……?”

     “나, 나리아…!”

     아스타시아가 어딘가 절박한 얼굴로 나리아의 팔을 붙잡고, 나리아는 잠시 갸우뚱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제가 제압한 건 이 한 명-”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공주님! 뽀뽀쪽!”

     나리아가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아스타시아는 그대로 나리아의 머리를 붙잡으며 볼에 키스를 퍼부었다.

     나는 보았다.

     볼에 키스하려고 하는 척하며, 정확히 한 손으로는 나리아의 입을 막아버리는 손의 위치를.

     “아들아.”

     아버지가, 정말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게만 들릴 정도로 최대한 낮췄다.

     “저 아이들, 머스킷으로 당한 게 아닌-”

     “이야. 아버지. 굉장하지 않습니까?”

     나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간 뒤, 아버지를 향해 활짝 미소를 지었다.

     “공주님께서 이렇게 머스킷을 잘 다룰 줄이야. 무려 8명이나 제압하실 거라고는.”

     “…….”

     “나중에 회장님을 만나면 머스킷 교본, 아니 신품 머스킷을 하나 보내달라고 해야겠습니다. 나리아 공주의 전용으로.”

     “음.”

     내가 그렇게 말하며 나리아를 향해 시선을 돌리자.

     “…지브롤터 변경백께, 부탁이 있습니다.”

     “예, 공주전하.”

     “오늘 이곳에서 있었던 일은,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로 남겨뒀으면 합니다.”

     “물론입니다, 공주전하.”

     나리아는 공주로서 나섰다.

     “그리고 이들은.”

     나리아는 자신의 머스킷을 가볍게 두드렸다.

     “제가 쓰러뜨린 걸로 하죠.”

     “와, 와아! 나리아, 굉장해ㅡ!”

     아스타시아가 옆에서 물개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었다.

     “……후, 정말이지.”

     마지막으로.

     한 가지.

     변명 아닌 변명을 하나 제국을 위해서 하자면.

     ‘설마 제국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황손녀를 적진에 보냈겠냐고.’

     적을 칭찬하려는 건 아니지만, 황태자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간이 아니다.

     ‘버리는 패도 아니고 진짜 지브롤터를 유혹해줬으면 좋을 훌륭한 인재를 말이야.’

     딸로서 바라보지는 않더라도, 에르윈 회장의 억제기이자 지브롤터를 낚을 미끼라는 가치를 가진 아스타시아를 그냥 맨몸으로 보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 인간이.

     “아들아. 이건….”

     “아버지.”

     나는 아버지를 향해 다시 몸을 돌려,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때로는 모른 척을 해주는 게 매너 아니겠습니까?”

     “…….”

     “아버지도 어머니께 그러시지 않습니까?”

     “……너.”

     아버지가 잠시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흔들렸으나.

     “…그래. 그렇지.”

     곧 어딘가 체념한 표정을 짓더니, 내 머리를 가볍게 헝클였다.

     “너는 크림슨 지브롤터의 아들이 분명한 것 같구나.”

     “당연한 말씀을.”

     * * *

     9명의 화이트, 아니 암살자를 전부 제압하여 마차에 싣고 난 뒤.

     “제국의 황손녀라. 에르윈 회장은 몰랐던 건가.”

     “아, 아마 몰랐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게는 다들 ‘호위’라고 알려주셨으니까….”

     “에르윈 회장도 뒤통수를 얻어맞았다는 거군.”

     “…….”

     아버지는 아스타시아가 직접 밝힌 정체, 그리고 화이트들의 배경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하게 되었다.

     “이복자매들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습니까, 황손녀 전하.”

     “마,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알고 있었나, 엘리?”

     “어, 엄청 빠르시네요. 네. 알고는 있었어요. 서로 입장은 다르지만, 그래도 가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스타시아는 푹 고개를 숙였다.

     움켜쥔 주먹이 바들바들 떨리고, 아랫입술까지 깨문다.

     “아버지. 아스타시아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나는 아스타시아의 앞으로 나섰다.

     “그레이 지브롤터.”

     “진지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건 굳이 말하자면, 저 암살자들의 급발진 같은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급발진?”

     “말이 놀라서 갑자기 뛰쳐나간다는 것과 비슷한 겁니다. 이유는…본인들의 어린 생각에, 제거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으니까.”

     나는 손날을 세워 내 목을 그었다.

     “아버지가 계실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겠죠. 안일하게 판단해서 그 바닥을 보았으니, 이제 우리는 이들을 적절히 이용하면 됩니다.”

     “이용이라.”

     “예. 이것부터 말이죠.”

     나는 반쯤 비어있는 종이봉투를 하나 꺼냈다.

     “간신히 남은 이 물건. 이걸 조사하고 분석하고, 이들의 배후를 캐내려면 이들을 살려둬야겠죠.”

     “어디 지하에 따로 놔둘 셈이더냐?”

     “셋은 그렇게 해야죠. 나머지 여섯은….”

     아스타시아에게 얻어맞은-

     정정.

     나리아의 머스킷에 얻어맞은 그림자가 아니었던 이들에 대해서는.

     “직접 죽이려 든 세 명은 ‘모르가니아’에 협력을 요청하고, 나머지 여섯은 그대로 메이드로 키우는 겁니다. 메이드이자, 우리의 그림자 요원으로서.”

     “모르가니아인가.”

     “예.”

     아버지는 영 탐탁잖은 표정을 지었다.

     “차라리 죽이는 게 어떠냐.”

     “아이들을 죽이는 건 부정 탄다면서요?”

     “차라리 죽여주는 게 때로는 자비일 수 있다.”

     누가 모를까.

     레타르가 그렇게 고문하고 괴롭힌 기술의 근본이 모르가니아에 있었는데.

     “검술은 지브롤터에. 첩보는 모르가니아에. 모든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낫습니다.”

     그림자를 살려서 모르가니아에 보낸다면, 그 뒤는 모르가니아-카르멘 왕비의 몫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걸 연구하고 싶은 심정이라서.”

     나는 27번의 품에서 확보한 정제된 백은이 담긴 봉투를 흔들었다.

     “이거, 잘만 하면 아버지께도 좋은 약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에게, 좋은 약?”

     “예. 음, 이게 참. 뭐라고 말을 하기가 참 힘들기는 한데.”

     정제된 백은은 기본 용법은 자유로운 꿈을 꾸게 만들어 주도록 향초로 쓰는 거지만.

     “암살자들의 신체 능력이 높아진다는 거, 피가 빠르게 돈다는 거죠?”

     구강섭취나 혈관으로 투여할 경우,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요소만 남는다.

     어떻게 아냐고?

     임상실험과 육체 경험의 기억은 그대로 내 머릿속에 남아있으니까.

     “이게 참.”

     나는 나리아와 아스타시아에게 잠시 시선을 던진 뒤.

     “몸에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설명하기 난감할 것 같군요.”

     “…….”

     “아니면.”

     아버지에게, 약간의 힌트를 던졌다.

     “이게, 막 전신에 혈기를 불어넣어 이성을 잃게 만든다거나.”

     “…연구할 가치는 충분할 것 같구나.”

     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할까.

     과거, 백은이 우리 가문을 파멸시킨 원흉으로서?

     현재, 아버지가 가진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를 도와 줄 해결책?

     아니면-

     “마음껏 연구해보거라. 어쩌면 이것이, 지브롤터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르니.”

     “예.”

     그 모든 걸 바탕으로 삼아, 새롭게 그리는 미래일지도.

     “한 번, 연구해 보겠습니다.”

     나는 아버지가 그리는 미래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으나.

     “지브롤터의 미래를 위해.”

     분명.

     지금의 하늘처럼, 화창하고 밝은 날을 그리고 있을 거라고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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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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