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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97

    <597 – 맛있는 연계퀘스트(21)>

     

    30만 원짜리 강아지가 있다.

    강아지는 주인에게 언제나 관심과 애정을 보이며 주인의 곁을 따른다.

    오랜 세월 주인에게 충성을 바쳐온 충견이 다치고 치료비로 300만 원이 청구된다면 정가보다 비싼 치료비를 과연 낼 수 있을까?

     

    ‘가능해. 강아지조차도 충성도 100의 가치를 지닌 애완동물은 쓸모가 무궁무진한걸!’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나만의 편.

    나만의 아군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아까울 리가 없다.

    그런 충성도 100의 집사 조나가 자신의 파트너로 재단에서 데려온 사람이 메이드인 리프였다.

    언제나 독 내성작을 도와주는 리프.

    마음만 먹으면 내게 언제나 해코지를 가할 수 있음에도 언제나 적절한 배합을 해주었던 리프.

     

    ‘독 내성작만 도와준 것도 아니야!’

     

    숨바꼭질도 함께 하며 숨기 기능도 도와주었고, 최근에는 메이드용 마나연공법 전수로 티토소가와 헤스티아, 에이프릴을 차기 암살메이드로 육성시켜 주었다.

    이런 도움이 없더라도 조나가 키우는 개라도 기꺼이 구할 텐데 하물며 리프는 사람이다.

     

    “우리 나약하고 불쌍한 메이드를 괴롭히는 나쁜 성녀는 용서하지 못해요!”

    “극악무도한 절명독을 다루는 메이드의 어디가 나약하고 불쌍하다는 거야!”

     

    셋이서 하나를 상대하는 비겁한 성녀들의 변명은 듣지 않았다.

    리프의 너덜너덜해진 옷만 보아도 그들이 어떻게 리프를 희롱했고, 리프가 어떤 굴욕을 견뎌가며 절호의 틈을 만들어 하나를 쓰러뜨렸는지 짐작이 갔다.

     

    <분신술>

    <가속잔상검>

     

    문답무용.

    대화를 통해 시선을 끄는 사이에 두 명의 내가 사각에서 성녀들을 향해 돌진했다.

    검객성녀는 반원처럼 검을 휘둘러 잔상과 그 뒤의 공간 전체를 베었다.

     

    <고속이동>

    <순간가속>

    <정면도약>

    <마나부스트>

     

    온갖 기능을 동시다발적으로 발동하고도 간격 너머로 빠져나가지 못한 분신 하나가 뎅강 베여 쓰러졌다.

     

    <쾌검영역 + 참검영역>

    <일격기 : 제비베기>

     

    지나쳤던 검격이 되감기 버튼을 누른 것처럼 도로 되돌아와 나머지 하나의 분신을 베어 넘겼다.

     

    “너의 분신은 아무 쓸모도 없다!”

    “응 아니죠? 분신 아직 넉넉하죠?”

     

    <분신술>

    <가속잔상검>

     

    이번엔 네 개의 분신을 동시다발적으로 생성하며 허공에서 마나실드를 펼치며 <구르기> 콤보로 급속돌진을 펼쳤다.

    예측하기 힘든 속도로 허공에서 경로를 뒤바꾸며 날아드는 분신들에 검객성녀가 당황하는 사이, 맹인성녀가 대신하여 성서페이지들을 날렸다.

     

    <추적>

    <주박>

    <기도술>

     

    “거룩한 자를 향한 신앙이 삿된 자들의 걸음을 더디게 만드노라. 계시 3장 3.”

    “그랜디오스의 위대한 선언주문은 그렇게 쓰는 거 아닌데요? 거룩함은 스스로 이룬 업적의 높이를 의미하니 여기선 제가 가장 거룩하죠?”

     

    <신학적 해석충돌 발현>

    <영역충돌 개시>

     

    [당신의 마나제어술이 그랜디오스의 성녀의 신성제어술을 상회합니다.]

    [업적대결 강제발현]

    [당신의 업적이 그랜디오스의 성녀의 업적을 능가했습니다. 성서페이지의 주박의 주문이 감히 당신을 속박하지 못합니다.]

     

    “시건방 떨지 마. 신을 향한 신앙을 자신에게 치환하는 행위는 신의 분노를 사기에 마땅하니, 여기에 이단을 선포하겠, 윽!”

    “응 어림없죠? 아무리 억울해도 이단선포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거든요!”

     

    성서페이지의 속박에 당하지 않은 분신들이 맹렬한 속도로 달려와 근접거리에서 <절명기:탈혼귀검>을 퍼붓기 시작하니, 맹인성녀는 자신을 지킬 주문을 사용하기에 급급했다.

     

    “칭호 교체!”

     

    [칭호 <몰루노디>가 해제됩니다.]

    *몰루노디* : 당신이 계획했지만 관리하지 않는 사건을 실행하려는 조력자들은 언제나 몰루노디의 혜안을 떠올리며 확신을 품고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보유효과 – 작전성공확률 10% 증가]

    [장착효과 – 작전성공확률 20% 증가]

     

    [칭호 <타락의 인도자>가 발동했습니다.]

    [*타락의 인도자* : 모든 신성계열 마나를 지닌 존재는 당신에 의해 본질이 왜곡될 가능성에 노출되었습니다.]

    [보유효과 – <신성>에의 간섭성공확률 10% 증가]

    [장착효과 – <신성>에의 간섭성공확률 30% 증가]

     

    신성주문에의 간섭력을 더욱 강화하며 맹인성녀의 방어주문마저 비틀어버리려는 순간, 공간이 훅 잘려나가는 느낌과 함께 검객성녀의 검이 불쑥 목 아래로 달려들었다.

     

    <초집중>

    <곡예>

    <균형감각>

    <프로그노시스 아이Prognosis Eye>

     

    예지안銳智眼을 이용해 검에 실린 내기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까지 예측하며 고개를 뒤로 물리는 짧은 찰나에 전용방어술식을 전개했다.

     

    <간섭, 상쇄>

     

    고도로 발전된 안법은 마나의 흐름을 감지하여 상대의 움직임, 공격의 방향 등을 읽어낼 수 있다.

     

    ‘내 진가는 모든 종류의 속성력에 카운터를 칠 수 있는 고인물 지식!’

     

    성녀의 검에서 펼쳐지는 뇌검의 위력을 넝쿨방패주문으로 감싸 지면 아래로 흘렸다.

    간발의 차이로 뇌성이 울리며 찌릿한 감각이 몸을 스치고 지나가기 무섭게 검객성녀의 검이 더욱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감전으로 움직임이 둔해지는 틈에 사지를 하나 이상 절단할 작정으로 펼치는 흉흉한 검로였으나, 전격도 대부분 흘리고 내성작으로 감전내성도 올려두었던 내 육체는 간단히 움직여서 검을 맞받아쳤다.

    회심의 공격이 막히자 검객성녀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맞댄 검이 무서운 근력을 발휘해서 내 검을 떨쳐내더니, 성녀의 축복 주문이 검에 특수효과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평화의 신께 이 전장의 평화를 공물로 바치겠나니, 너의 검이 침묵하는 순간까지 내 검은 더욱 빠르고 강하게 휘둘러지리라!”

     

    <마법부여 : 검>

    <침묵마법>

     

    나는 곧장 내 검에 침묵마법을 걸었다.

    붕붕 휘둘러도 검 소리 하나 들리지 않자, 성녀의 검에 깃들었던 버프가 뚝 끊겼다.

     

    “응 침묵했죠? 버프 조건부 설계도 못 하는 허접!”

    “죽여주겠어…!”

     

    검객성녀가 개빡친 얼굴로 두 번째 검을 뽑았지만, 그사이에 나는 맹인성녀에게 달려들었다.

     

    <분신술>

    <가속잔상검>

     

    검객성녀가 아차 하는 사이, 맹인성녀가 이를 악물고는 새로운 신성 주문을 외웠다.

     

    “지혜와 지식은 우리를 더 높은 깨달음으로 인도하니, 평화를 부를 힘이 여기에 깃들지라. 개벽 4장 17.”

    “자격 없는 자가 힘을 탐하니 신이 실망하여 힘을 거두어 갔노라. 단죄 5장 16!”

    “?!”

     

    <기도술>

    <암흑타락>

     

    성서의 구절에 반응하여 힘을 발휘해야 할 성서페이지의 일부에 그랜디오스를 향한 신앙이 담긴 술식을 모방하여 기도술을 펼치니, 맹인성녀의 성서페이지 하나가 내게 날아오르려다가 또 다른 페이지에 모서리가 붙잡혔다.

    기도술이 기도술로 공격당하는 황당한 사태에 맹인성녀의 얼굴에 커다란 충격이 일었다.

     

    “신의 성서 구절을 이용하는 기도술의 간섭. 너, 정말로 이단이야?”

    “흥. 고인물에게 24신격의 성서 암송은 기본이거든요? 제 앞에선 감히 어떤 신성주문도 맘 편히 펼치도록 허락하지 않겠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그 많은 게임을 해왔던 고인물이 신성주문을 모를 리가 있는가?

    당연히 다 알고 있지!

    그래서 신의 하수인이 되는 루트, 사도계약의 길을 다 외면했던 거다.

    하수인이 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굳이 신들이 선사하는 제약을 꼬박꼬박 감수하면서 들어줘야 할 이유가 없지!

     

    “뉴비 특, 조금만 위험하면 방어주문 둘둘 둘러쌈.”

    “흠… 이 정돈가?”

    “너무 소극적이라 생각보다 좀 별로네요.”

    “천상에 있는 그랜디오스도 한숨 푹푹 내쉴 듯! 힘들게 뽑아놓은 성녀가 애한테 발리고 있다고요.”

    “기도도 열심히 안 했나 봐요. 신성방어주문 방어력도 별로네!”

     

    분신 중 일부로 거친 맹공을 퍼부어 몰아붙이면서 술식 간섭까지 펼쳐서 방어막을 뚫고 검을 내지르니, 맹인성녀가 빠르게 당황했다.

    반격의 실마리조차 허락하지 않고 숨통을 조인다.

    공격의 날카로움도 날카로움이지만, 방어를 뚫으면서 던졌던 신실함을 의심하는 독설에 스스로의 믿음이 흔들리는 기색이 보였다.

    이 또한 고인물의 강점.

    모든 직업을 해봤기에 해당 클래스 종사자가 어떤 말에 멘탈이 긁히는지 알고 있다.

    숨 쉬듯이 펼쳐지는 고인물의 가스라이팅은 약팔이 빌드를 뉴비들에게 권장하는 악질고인물들의 속임수를 뉴비가 간파할 수 없듯이, 성녀를 흔들었다.

    맹인성녀가 급속도로 위기에 처하며 위태로워지니 검객성녀가 두 번째 검을 높이 들고 외쳤다.

     

    “평화의 신께 내면의 평화를 공물로 바치나니, 영혼의 빛처럼 성스러운 광휘가 내 검에 임하리라!”

     

    신성주문에 의해 검객성녀가 뽑은 두 번째 검에 엄청난 속도로 버프가 달리기 시작했다.

     

    물리공격력 증가.

    관통공격력 증가.

    신성공격력 증가.

    검속 증가.

    피격범위 확장.

    일정 확률로 <낙뢰> 생성.

    일정 확률로 <압도> 발현.

    일정 확률로 <섬광> 발현.

    피격 시 일정 확률로 상태이상 <감전> 부여.

    피격 시 일정 확률로 상태이상 <복종> 부여.

     

    신성기도술을 정말 부지런히도 연마한 티가 팍팍 나는 버프목록이다.

    술식의 견고함에서 예상되는 공격력 증가 수치나 상태이상 발현 확률도 만만치 않았다.

    그냥 싸워도 분신을 한칼에 하나씩 베어 넘기는 고수가 저런 버프까지 받으면 분신을 얼마나 보내든 모조리 베이고도 남는다.

    버프 조건도 설계를 잘했다.

    타인의 간섭으로 흔들릴 요소를 줄이고 자신의 노력과 성취를 대가로 삼았으니, 내 힘으로 저것을 무효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고했어요!”

     

    그래서 결정했다.

    좋은 건 나도 같이 쓰자고.

     

    <기도술>

    <위대함의 발현>

     

    “그랜디오스님, 저 검 저한테 주면 제가 가진 업적 습득 조건 나눠드려요!”

    “신을 알기를 아주 우습게 여기는구나. 네깟 아이가 모아온 업적이 몇이나 되고 그 가치가 어찌 신의 눈에 들어오겠느냐?”

    “풉풉. 신님 생각은 다르신가 본데요?”

     

    하늘에서 내 머리 위를 향해 핀포인트로 내려오는 성스러운 광휘.

    위대함의 신 그랜디오스가 나의 기도를 듣고 헐레벌떡 달려왔음을 알리는 현상이었다.

     

    [위대함의 신 그랜디오스가 당신이 지닌 칭호목록을 보고 경악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세상의 멸망을 목도하고 멸망으로부터 세계를 구원하였으니, 그 인과의 무게는 대체 어디서 이루었는가. 그대는 세계의 미래를 엿보고 현실에 찾아올 수 있었던 멸망을 막아낸 아무도 모르는 구원자였단 말인가?”]

    [“대답하라. 어찌하여 그토록 대단한 일을 저지르고도 세상이 그대를 재단의 다크프린세스이자 선황에게 이용당한 불행한 양녀라고 여길 뿐인지.”]

    [그랜디오스가 당신의 부름에 응하는 조건으로 진솔한 대답을 요청합니다.]

     

    “그랜디오스 님?!”

     

    맹인성녀가 다급히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쳤지만 간섭하기엔 이미 늦었다.

    신이 인간에게 관심을 품은 이상, 인간의 힘으로 신의 눈을 가리기란 극도로 어려운 일이기에.

     

    “딱히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고인물에게는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데 호들갑 떨며 칭송이나 받아봤자 낯 뜨겁기만 하잖아요?”

     

    위대한 길을 걷는 자에게 업적 달성을 알리는 칭호의 존재란 숨 쉬듯이 당연한 것.

    플레이어의 칭호작의 당연함은 그랜디오스의 위대함의 신을 모시는 신자로서 지녀야 할 당연함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 신의 성녀가 아카데미에 발을 들인 시점에서 이들 성녀들과 나는 상하관계가 정립된 것이다.

     

    [위대함의 신 그랜디오스가 천년에 한 번 나올 진정한 사도가 나타났다며 극찬합니다.]

    [그랜디오스의 의지가 평화의 신 트란퀼로의 신성주문에 의해 축성된 성검의 지배력을 강제로 탈취하였습니다.]

     

    버프란 버프를 다 때려 박은 검이 자신의 손아귀를 벗어나 내 손아귀에 안착하자 검객성녀의 눈에 참을 수 없는 억울함이 눈물로 맺혔다.

     

    “고인물을 화나게 하면 진심모드의 기믹으로 멘탈이 깨지고 부서지는 거예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고인물이 화가 나면 뉴비들의 멘탈을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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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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