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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

       광질, 이후남은 광전사 장인으로 유명한, 소위 말하는 ‘네임드’ 유저였다.

         

        조그마한 유명세만 생겨도 바로 방송을 키거나 지튜브 계정을 파고 수금을 땡기기 시작하는 시대에, 방송인이 아닌 네임드란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이후남은 다소 특이한 사람이었으나- 최소한 나오나 갤러리의 광전사 유저들 사이에서는 신에 가까운 지위에 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프로게이머들 틈바구니에서 챌린저를 찍는 실력이었으니까. 

         

        갤러리 내에서 광전사 빌드에 관해서 갑론을박이 있을 때면, 먼저 ‘광질이 이 빌드가 맞다던데?’라는 한 마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승리를 쟁취하곤 했다.

         

        게다가 광질은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스트리머나 프로들과 달리 나오나 갤러리에서도 거침없는 욕설과 함께 왕성한 활동을 했고-

         

        그의 추종자들은 광카콜라니, 광그그(광질이 그렇다면 그런거다) 따위의 댓글을 달며 그를 찬양해주기 바빴다.

         

        그리고 이후남은 그런 자신의 지위를 매우 즐기는 남자였다.

       

       보다 구체적으론, 그런 지위를 바탕으로 나오나 여캠방에서 은근히 가오를 부리는 걸 즐기는 남자였다.

         

        [광질: 쫄았음?]

        [광질: 갤에서 어그로 끌다가 막상 뜨자니까 쫄림?]

        [광질: 멀쩡한 방송에 도적 원챔충 컨셉으로 저격이나 하는 병신새끼 ㅋㅋㅋ]

         

        [아따먹: 님 아이피 61.74에요?]

         

        [광질: ?]

        [광질: 뭔 개소리야]

        [광질: 말 돌리지 말고. 뜰거야 안 뜰거야?]

         

        [아따먹: 알몸 도게자 한다는 친구랑 뜨기로 해서]

        [아따먹: 지금은 좀 그럼]

         

        [광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핑계 레전드네 진짜]

        [광질: 5분이면 니 대가리 3번 뜯어지고 끝날텐데]

        [광질: 잠깐 기다리라 그러면 되지]

         

        [아따먹: 흠]

        [아따먹: 그럼 잠깐 갤에 글 쓰고 올게여]

         

       아크의 팬이기도 했던 이후남은 아따먹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쓰레기 같은 핵쟁이 저격러 새끼.’

         

        아크가 방송 규칙으로 핵 언급을 금지해놨기에 화제가 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아크 방송을 봐온 그는 아따먹이 핵 유저라고 9할 이상 확신하고 있었다.

         

        최소한 상대방 위치를 모두 보여주는 위치핵과 치명적 공격을 자동으로 회피하는 회피핵은 사용하고 있는 정황이 명확했다.

         

        기초적인 회피 모션도 종종 실수하면서, 딸피에서 말도 안 되는 슈퍼세이브만 하는 꼬라지가 전형적인 핵쟁이였으니까.

         

        “갤에 글은 뭘 쓴다는 거야?”

         

        아따먹의 채팅을 보고 문득 생각해보면……이후남 본인으로서도 갤러리에서 입지를 한층 더 높일 기회였다.

         

        핵쟁이 참교육. 자신의 이미지에도 어울리는 멋진 일 아닌가. 유명세를 늘릴 기회는 언제나 환영이었다. 한층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런 저런 방송에 도네이션 따위를 보낼 때마다 ‘헉ㄷㄷ’‘찐 광질님이네 ㄷㄷㄷ’ 따위의 채팅을 쳐주게 되는…….

         

        이후남은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내친 김에 아따먹과의 일전을 광고하는 글을 쓰기 위해 나오나 갤러리를 클릭했고-

         

        나오나 갤러리 ‘화제글’의 1페이지에서 익숙한 아이디가 작성한 글을 발견했다.

         

        [작성자: 따아먹]

        [제목: 알몸 도게자 한다는 61.74야]

         

        [너 흑기사로 광질?인가 하는 애 왔는데 얘랑 해도 됨?

         

        ㅇㅋ하면 광질이 져도 알몸 도게자는 니가 해야 됨

         

        싫으면 dam12/dam12 빨리 와

         

        대답 안 하고 안 오면 그냥 게임 끔

         

        근데 여자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61.74가 이미 갤 나간 거 같으니까 부랴부랴 이딴 글 쓰고 있네 ㅋㅋㅋㅋㅋ

        –     아마 광전사 장인 1등이 개 좃으로 보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챌린저랑 뜨기 싫어서 진짜 애쓴다 애써 ㅋㅋㅋㅋㅋㅋ

        –     그 와중에 코자임? ㅇㅈㄹ 하고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개같이 추하면 개추 ㅋㅋㅋㅋㅋ

       –     ㄴ ㄱㅊ ㅋㅋㅋㅋㅋ

       –     ㄴ ㄱㅊ

        –     걍 빨리 대가리 뜯기고 끝내라 병신아~

         

        “진짜 어이가 없네.”

         

        이후남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키보드를 두들겼다.

         

        [작성자: 광질]

        [제목: 아따먹 대가리 너덜너덜해지기 5분 전]

        [핵쟁이 새끼가 저격질로 관종짓 하는 거 예전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추하게 튈 명분 만드느라 고생하지 말고, 걍 지금 지하에서 뜨자.

         

        국룰대로 3킬 따거나 먼저 6레벨되면 승리고, 너는 좆적이니까 특별히 상자 2개 따도 이긴 거로 해줌.

         

        VR기기도 없는 거지새끼 같던데, 니가 이기면 니가 원하는 체인점으로 VR방 쿠폰 30만원어치 바로 보내준다.

         

        대신 내가 이기면 갤러리에서 꺼지고 좆 같은 성희롱 아이디 계정 삭제해라

         

        쫄리면 뒤지시든가]

        –     캬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     역시 광카콜랔ㅋㅋㅋㅋㅋㅋㅋㅋ

        –     크으으으으으 30만원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누가 방송이라도 켜라 채팅치면서 보자 ㅋㅋㅋㅋㅋㅋ

        –     30만원 받을 리가 있나 ㅋㅋㅋㅋㅋ 아따먹이 1킬이라도 따면 나도 알몸도게자함

        –     그러면 나는 그냥 알몸 도게자함

       –     ㄴ ??

       –     ㄴ ???

       –     ㄴ 게이야 그건 그냥 벗고 싶은 거 아니냐…….

       –     ㄴ 게이게이야…….

        –     내가 중계 방송 열어봄 ㄱㄷ

       –     ㄴ 굳굳

       –     ㄴ 방송 터놨다 좌표(링크)

         

        “받아들일 리가 없지.”

         

        입만 놀리는 핵쟁이들의 특징이야 뻔했다.

         

        관전자로 방송까지 켜진 상황이기에 더더욱.

         

        나오나에는 랭크게임 관전 기능이 없다.

         

        그리고 아따먹은 랭크 게임밖에 돌리지 않기에, 나름 중견기업인 아크 방송에서 제법 어그로(?)를 끌었음에도 아따먹의 플레이를 직접 관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관전자 이십여명이 이미 방에 들어와있고, 방송으로 영상까지 남겨지고 있는 상황.

         

        이후남이 생각하기에, 아따먹의 미래는 둘 중 하나였다.

       

       핵을 쓰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거나,

       핵을 포기하고 실력으로 처참하게 찢어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 당하거나.

         

        이런 상황에서 게임을 하겠다고 하는 바보가 있을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인간인 이상에야 이 정도 벌려진 판에서 쫄려서 튀면 수치심은 느끼겠지.’

       

       아따먹이 아크를 저격했을 때  ‘1:1 붙자니까 튀더니 여기서 이러고 있네요’ 라는 도네이션이라도 보내면……얼마나 열화와 같은 호응이 있을지. 채팅에서 쏟아질 찬양을 상상하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쩌면 아크도 호응할지도 모를 일이다. 저격에 질릴 만큼 질린 티를 내곤 했으니.

         

       그리 아름다운 미래를 상상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새로고침 버튼을 누른 이후남이 마주한 건, 간결한 결투장이었다.

       

       [작성자: 아따먹]

        [제목: ㄱㄱ]

        [대신 님은 좀 못하시니까 선 1킬 승리 드릴게여]

       

        “……이 씹새끼가?”

         

        * * *

         

        평균 시청자 4~5명 (핸드폰, 아이패드, 2대의 공기계 포함)을 왔다갔다 하는 작은 하꼬방을 운영하던 한 방송 꿈나무는, 기회의 냄새를 귀신같이 포착했다.

         

        커스텀 게임 최대 참여인원이 차기 직전에 관전자로 들어가는데 성공한 직후에 댓글로 방송 주소를 남긴 결과-

         

        『ㅋㅋㅋㅋ아니 이거 원래 방송하던 하꼬새끼였네』

        『ㅋㅋㅋㅋㅋㅋ어쩐지 그 귀찮은 방송세팅을 빨리도 한다 했다 ㅋㅋㅋㅋ』

         

        조금의 비웃음을 사고 있기는 했지만, 평소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시청자가 몰려들고 있었다.

         

        “아, 미안해, 미안해. 광고도 끄고 하는데 봐줘라~온 김에 팔로우 좀 눌러주고~”

         

        『ㅋㅋㅋ 광고 켰으면 ㄹㅇ 대가리 깨러 갔음』

        『근데 겜 시작 언제 함?』

        『와 갤러리 화력 보소 ㅋㅋㅋㅋㅋ 뭐 이딴 걸 100명이 보고 있네 ㅋㅋㅋㅋ』

        『광질행님이 지하빵 뜨는데100명은 볼만 하제~』

        『걘 ㄹㅇ 방송 왜 안 하냐』

         

        그 실력과 유명세를 가지고도 정작 방송은 하지 않는 광질의 일대일 결투.

         

        상대방이 악질 도적충이니 털리는 그림도 예쁘다.

         

        ‘녹화해두고, 그림 좋으면 지튜브에도 최대한 빨리 올린다……!’

         

        떡상한 방송을 상상하며 함박웃음을 짓던 남자는, 각 플레이어가 선택한 특성이 떠오른 화면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오, 시작한다. 근데 아따먹 얘 빌드 이거 뭐야?”

         

        『도적 빌드 아는 새끼가 있겠냐 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

        『대충 보니 은신 관련 특성 최대로 찍은듯?』

        『걍 뒷치기 치명타 운빨 노리겠단 거 아님?』

        『뭐 도적으로 광전사한테 그나마 비벼볼 방법이 그거밖에 없긴 하지』

         

        광질은 최대한 빨리 머리를 깨고 갤러리에 수급을 바치겠다는 공격성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극딜, 극이속 빌드를 차용했다.

         

        이속 외 유틸리티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방어도 도외시한 극단적인 광전사 빌드.

         

        ‘도적은 한 3~4방 제대로 맞으면 가겠는데?’

         

        높은 이속으로 맵을 누비기 시작한 광질은, 최소한의 레벨업을 하면서 효율적인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빠르게 도적을 만나서, 빠르게 싸움을 붙겠다는 의도가 명확한 빌드와 플레이.

         

        반면, 아따먹의 빌드는 대체 무슨 의도인지도 알기 어려웠다.

         

        공격 특성 중에는 치명타 확률에 몇 포인트를 투자했고, 대부분의 특성을 유틸리티에 올인했다는 것은 시스템상 나왔다.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함정들로 가득한 지역의 보물상자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아, 상자 하나 까서 운빨을 노려보겠다는 의도까지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 왜 단기결전인 지하빵에서 레벨업 대신 아이템을 위해 달리는지.

       

       혹은 찍어 둔 특성들이 이 플레이와 어떤 시너지가 어떻게 일어나는 빌드인지 따위는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오, 마주쳤네. 그럼 입 닫고 옵저버나 잘……어? 뭐야 저거?”

         

        그렇기에 현명하게도, 그는 어설프게 입을 나불거리며 중계를 시도하는 대신 조용히 관전 화면을 잘 잡는 데에만 집중하려 했다.

         

        눈으로 보고도 이해하기 어려운 광경을 보기 직전까지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저녁에 한 편 더 업로드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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