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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

       입학식은 지루했다.

       

       중학교 졸업식을 생각해보면 여기 와서 서로 반가워할 만한 친구도 없을 테고, 그렇다고 나도 적극적으로 친구 만들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당연히 학교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으니 설렘이고 뭐고 없었다.

       

       내가 고등학교 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덕분이었다. 예사라는 오히려 따돌림을 당하던 아이였고.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그 원인이 무엇이건 예사라를 단체로 따돌리던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열심히 뭔가 해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아이들은 조잘조잘 떠든다. 새로 맞춘 교복이 어울린다느니, 다시 얼굴 봐서 좋다느니 하면서. 원래 재계라는 곳이 인맥이 다인 곳 아니겠는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면 유리한 아이를 찾아 아이들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물론 그 와중에 나에게 다가오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고.

       

       “…….”

       

       이거 쿨병인가?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을 바라보던 나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사실 세상이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에 관심 없는 거다~ 라는 건 보통 자기합리화잖아.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개념이다.

       

       “저, 저기…….”

       

       사실, 생각해보면 나는 친구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때 어쩌다 옆자리에 앉았는데 라이트노벨을 읽고 있어서 저절로 동지라고 생각하게 된 친구라거나, 그 친구의 친구였다가 나랑도 친구가 된 아이라거나…… 아무튼,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까지 다녀온 시점에서 나와 연락하는 친구는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

       

       “그, 있잖아…….”

       

       나는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뼛속까지 아싸였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저 10년 넘게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안주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려는 행위를 지나치게 멀리한 것은 아닐까? 사실 나에게 여친이 없었던 것은 그저 나의 태도 문제가 아니었을까?

       

       “아, 안녕?”

       

       아니,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인싸가 되지 못한 것에는 외모 문제도 한몫했다. 물론 나는 나 자기 외모가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원래 자신감이라는 것은 외모도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주변의—

       

       “안녕!?”

       

       “아힠!?”

       

       갑자기 누군가가 귀에 대고 힘껏 소리치길래, 나는 나도 모르게 괴상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깜짝 놀라서 반쯤 튀어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며 의자에 엉덩이가 부딪혔다. 원래 살이 별로 없는 몸이라 의자에 바로 뼈가 부딪힌 듯, 엉덩이가 엄청나게 아팠다.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사태 파악하지 못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갑자기 내 귀에 대고 소리친 아이 때문인지, 아니면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는 괴상한 소리를 내버린 나 때문인지, 바로 조금 전까지 조잘거리던 소리가 뚝 끊어져 버렸다.

       

       “어, 그, 미안. 갑자기 소리를 질러버려서…….”

       

       아니, 나는 나한테 직접 말을 걸 용기가 있는 아이가 있다는 거에 놀랐는데.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 지난번에 같이 사진을 찍은 이수아일까?

       

       ……라고 생각하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내가 시선을 돌린 곳에 서 있는 아이는, 얼굴에서 강렬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빛을.

       

       ……뭐지? 예수인가? 하늘에서 내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친구 하라고 성인이라도 보냈나?

       

       뭐, 그럴 리는 없겠지. 그보다는 나의 육감이 또 발동한 것이리라. 졸업식 때 이수아를 봤던 것과 같은 이치일 거다.

       

       그나저나 정말 쓸데없네. 저 얼굴에서 나오는 빛을 어떻게 해석할 수라도 있어야지 써먹지. 이래서야 생활에 지장만 갈 뿐이다.

       

       눈을 가늘게 뜨고 올려다보자, 겨우겨우 아이의 얼굴이 보였다.

       

       단정한 얼굴. 짙은 갈색 눈동자. 그리고 밤색 포니테일. 몸매가 좋기는 했지만, 어제 봤던 이수아처럼 아주 많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었고, 적당히 보기 좋은 정도였다.

       

       ……잠깐, 갈색 포니테일?

       

       갈색 포니테일……이라고 하면, 현실보다 비교적 머리카락 색이 다채로운 이 세계에서는 그럭저럭 평범한 헤어스타일이다. 그러니 내 생각이 틀릴 수는 있다. 틀릴 수 있기는 하지만……

       

       젠장, 이름표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저 강렬한 빛이 저 아이의 가슴께까지 내려와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너, 이름은?”

       

       결국 이름을 읽지 못한 나는 그 아이에게 이름을 물었다.

       

       “어? 아, 내 이름은…….”

       

       나를 보고 잠깐 주춤하던 아이는, 이내 크흠, 하고 목을 가다듬더니 대답했다.

       

       “나는 유하늘이야. 오늘부터 너랑 같은 반. 잘 부탁해.”

       

       그래, 그런 이름이었다.

       

       내가 스트리머의 방송으로 보던 ‘if you wish’에 나오는 여주인공. 플레이어가 조종하게 되는 캐릭터의 디폴트 네임.

       

       밤색 포니테일에, 갈색 눈동자. 활발하고 귀여워 보이는 이미지.

       

       그게 그 게임에서 나오는 주인공에 대한 공통적인 묘사였다.

       

       그 주인공이,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그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나는 예사라.”

       

       “예사라? 예쁜 이름이네.”

       

       주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내 앞에서 나와 악수를 하는 이 아이는, 미래에 예정되어있는 내 파멸을 역으로 파멸하게 해줄 유일한 구세주였으니까.

       

       ……그래서 얼굴에서 저렇게 빛이 나는 건가?

       

       이건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다.

       

       *

       

       입학식은 설렌다.

       

       그리고 설렌다는 말은, 그만큼 긴장된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었다.

       

       특히 말을 걸 친구들이 없는 아이라면 더욱 그랬다.

       

       유하늘이 중학교 시절을 즐겁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친한 친구들이 있었던 덕분이었다. 함께 웃고 떠들고,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함께 돌아갈 아이들이 있었기에 하루하루가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선 그럴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유하늘은 드디어 동경하던 화영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고등학교라고 불리는 화영고등학교는, 모든 십 대들의 꿈의 대상이었다. 일류 디자이너가 뽑아낸 교복부터 시작해서 일류 건축가가 지은 학교 건물, 최고의 교사진까지. 게다가 그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은 최고의 실력을 지녔거나, 아니면 학교의 막대한 등록금을 감당할 수 있는 아이들이었다.

       

       화영고등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면 얻어먹는 밥만으로도 평생 먹고 살 수 있다더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재계와 정계의 자식들이 많이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따라서 좋지 못한 말도 꽤 많이 퍼져있기는 했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다.

       

       화영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제일 쉬운 것은, 화영중학교를 졸업하는 것이다. 같은 제단에서 운영하는 학교였기에 입학할 때 성적을 따로 따지지 않는다. 이건 중학교도 마찬가지라, 화영초등학교를 나왔다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전부 다닐 수 있다. 물론 막대한 등록금을 정기적으로 낼 수 있다는 가정하에.

       

       외부에서 입학하는 때도,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화영고등학교는 성적으로 학생을 자르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랬다간 중학교에서 올라오지 못하는 학생이 생길 수 있으니까. 자신들의 장기적인 ‘고객’을 잘라버릴 생각이 없는 화영고에서는 따로 입학시험을 치지는 않았다.

       

       사실 그렇게 하더라도 이미 다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해당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어차피 새로 입학할 아이들도 그런 등록금을 부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학교는 학교고, 따라서 ‘학교로써’ 내야 하는 실적도 필요했다.

       

       그래서 매년 장학생을 뽑아 그 막대한 등록금을 완전히 면제해준다. 그 장학생이 되기 위한 시험은 매우 어려운 것이라, 내부 사정을 모르는 외부에서 보면 마치 화영고등학교가 아주 실력 좋고 돈도 많은 아이들만 갈 수 있는 학교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유하늘도 그런 ‘외부 입학생’ 중 하나였다.

       

       당연히 원래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는 졸업식 때 눈물의 이별—물론 그다음 날 바로 다시 만나 놀았지만—을 했고, 거의 중학생 때부터 이곳에 다니던 아이들과는 면식도 없었다.

       

       그렇다고 한 사람도 말을 걸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유하늘의 얼굴을 처음 보면서도 말을 걸어준 아이들도 분명 존재했다.

       

       “안녕! 처음 보는 얼굴이네. 이름이 뭐니?”

       

       “으, 응? 아, 나는 유하늘이라고 해.”

       

       다소 긴장하고 있던 유하늘은 그렇게 대답했다.

       

       “유하늘? 아, 혹시 유가제면의?”

       

       “유가제면?”

       

       유하늘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 아이는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더니,

       

       “아, 그럼 유제약의 그 ‘유’?”

       

       “유, 유제약?”

       

       갑자기 약 회사 이름은 왜?

       

       유하늘이 당황한 만큼, 말을 걸었던 아이도 다소 당황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

       

       “아, 그, 미안.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이 정도가 전부라서. 혹시 부모님께서 뭐 하시는지 물어봐도 될까?”

       

       갑자기 부모님은 왜……?

       

       “어, 그냥 회사 다니시는데…….”

       

       “아…….”

       

       아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곤란해’가 되었다.

       

       “혹시 외부 입학이니? 장학생?”

       

       “응, 장학생인데…….”

       

       “아~ 그랬구나. 그래서.”

       

       그 아이는 그제야 이해가 갔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아, 나는 다른 친구가 있어서 인사하러 가볼게.” 하고 쌩하니 가버리는 것이다.

       

       그나마 이 정도의 대화는 굉장히 긴 편이었고, 보통은 한두 번 물어보고는 바로 흥미가 식었다는 듯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게 두세 번 정도 반복되더니 그다음에는 주변에 아이들이 한 명도 없게 되었다.

       

       뭐지? 내가 뭘 잘못했나……?

       

       유하늘은 괜스레 몸의 냄새를 킁킁 맡아보았다.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혹시 내 태도가 별로였을까? 잘 사는 아이들이라 따로 지켜야 하는 예절이 있던 걸까?

       

       한참 동안 자리에 앉아 생각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좋아.”

       

       상대가 다가오지 않으면, 내가 먼저 다가가면 되는 법이다.

       

       그렇게 생각한 유하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반 친구들과 최대한 친해져 보기 위해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당당하게 걸어갔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유하늘을 보더니 자기네들끼리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슬쩍 멀어지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던 유하늘의 발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눈치 없는 사람이라도, 상대가 저런 태도를 보이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밖에 없으니까.

       

       “…….”

       

       어이가 없어진 유하늘은 입을 떡 벌렸다.

       

       그러니까…… 지금 이건 따돌림, 같은 건가?

       

       물론 아직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보통 학기 첫날에 친구 한두 명은 쉽게 만들던 그녀였기에, 아이들의 반응은 훨씬 더 충격적이었다.

       

       “…….”

       

       결국 유하늘은 발을 돌렸다. 그리고 다른 곳에 모여있는 아이들을 향해 몇 번 정도 발을 옮겨보다가, 이내 교실의 모두가 자신을 슬쩍 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모두’는 아니었다.

       

       딱 한 명, 유하늘을 피하지 않는 아이가 있었다.

       

       물론 피하지 않을 뿐, 유하늘에게 관심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아니, 가만 보면 유하늘뿐만이 아니라 교실에 있는 모두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주변에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아무 표정 없이 창밖을 바라보는 그녀의 그 고고한 태도 때문인지, 그녀가 따돌림을 당한다기보다는 그냥 그녀가 혼자 있고 싶어 그런 것처럼 보였다.

       

       “좋아.”

       

       저 애한테도 한번 말을 걸어보자.

       

       혹시 모른다. 저 아이에게 말을 거는 아이가 한 명도 없는 것을 보면, 저 아이도 외부 입학일지도 모르잖아?

       

       뭐, 머릿결은 엄청나게 잘 정리되어있긴 하지만 말이야.

       

       그리고 왠지 턱을 괴고 있는 모습도 엄청나게 고상해 보이고.

       

       눈처럼 하얀 피부를 보면 바깥에 잘 나가지도 않는 것으로 보였다.

       

       사실, 혼자 있어서, 라는 것은 그저 변명일 뿐이고, 그냥 저런 외모의 아이가 있으니 말을 걸어보고 싶었을 뿐이다. 혼자 있어 눈에 띈 것은 사실이지만, 외모도 그만큼 눈에 띄는 아이였으니까.

       

       “저, 저기—”

       

       유하늘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자, 주변의 말소리가 조금 잦아들었다.

       

       힐끔거리는 눈길이 느껴진다.

       

       “그, 있잖아…….”

       

       그 모이는 눈길에 잠깐 겁을 먹었지만, 유하늘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말을 걸었다.

       

       하지만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는 아이는 여전히 대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기에.

       

       “아, 안녕?”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아이는 도망가지는 않았다.

       

       혹시 생각에 잠겨서 나의 말을 듣지 못한 걸까? 유하늘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안녕!?”

       

       있는 힘껏 소리치듯 인사했다.

       

       “아힠!?”

       

       그리고, 바로 조금 전까지 엄청나게 예쁜 무표정으로 분위기 있게 앉아있던 그 아이가 그런 괴상한 소리를 내며 펄쩍 뛰었다. 쿵, 하고 의자에 엉덩이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침묵.

       

       조금 전까지 유하늘이 다른 아이들에게 다가갈 때마다 아이들이 내던 키득거리는 소리와는 다른, 마치 있을 수 없는 일을 봤다는 듯한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어, 그, 미안. 갑자기 소리를 질러버려서…….”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아직 사태 파악을 못했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그녀를 보며, 유하늘은 사과했다.

       

       그 소리를 듣고 소녀가 유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를 올려다보는 눈이 가늘어졌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라도 있는 걸까? 그 아이의 눈매는 생각보다 더 무서웠다. 특히, 붉은 눈동자의 눈을 가늘게 치켜뜨는 건 좀 너무 무서운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하지만, 여전히 아이는 도망가지 않았다. 앉은 자리에서 유하늘의 말을 들어주고 있었다.

       

       조금 무섭긴 했지만, 유하늘은 그 사실에 안도했다.

       

       그 아이는 한동안 유하늘을 평가하듯, 가늘어진 눈으로 가만히 훑어보다 입을 열었다.

       

       “너, 이름은?”

       

       “어? 아, 내 이름은…….”

       

       내 이름을 들으면, 이 아이도 내 성을 두고 이런저런 추측을 할까? 그리고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모른 척을 할까?

       

       그건 물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잖아.

       

       유하늘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나는 유하늘이야. 오늘부터 너랑 같은 반. 잘 부탁해.”

       

       최대한 침착하게, 아까부터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던 말을 천천히 꺼냈다.

       

       자신을 바라보던 눈이 더욱 가늘어졌다. 하지만, 이제 그 눈은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 같은 눈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아마 눈웃음에 가까웠을 것이다.

       

       보는 사람이 순간 넋을 잃을 것 같은, 아름다운 미소.

       

       그리고 그 소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유하늘이 내민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나는 예사라.”

       

       그 어떤 평가도, 질문도 없는, 단순한 자기소개.

       

       “예사라? 예쁜 이름이네.”

       

       유하늘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몇몇 분들께서 한 편에 6000자를 쓰는 것 보다는 분절해서 두 편으로 올려보는 것은 어떤가 말씀하셔서 한 번 시도해봤습니다. 사실, 제 글쓰는 버릇 때문에 설명문도 많고 회상도 많아서 전개를 빠르게 하기 위해 한 편에 내용을 몰아서 넣었던 건데, 확실히 한 화에 너무 많은 내용이 들어가면 스크롤로 읽으시는 분들은 불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너무 많이 쓰면 편집과정에서 좀 버벅거리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만약 이 소설이 편당 결제하는 소설이라면 억지로 나누어 올리는 것이 독자님들께 불이익이겠지만, 확실히 월정액이니 다소 나누어 올리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앞으로도 하루마다 올리는 양은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너무 많아보이면 이렇게 반으로 분절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언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만약 읽어보시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그러면 그때부턴 다시 한 편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Ilham Senjaya님, 후원 감사합니다!

    익명으로 후원해주셨기에 이렇게 독자닉네임 시스템으로 인사드립니다.

    한번에 이렇게 많은 후원을 해주시다니,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 아직 본격적으로 스토리에 들어가지도 않은 소설에 이렇게 많은 기대를 걸어주시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전작도 읽어주시고, 많은 후원을 해주셨는데 차기작에서도 이렇게 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글을 쓰는 작가가 글을 쓰도록 만드는 것은, 언제나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 하나 뿐이죠. 이제 막 쓰기 시작한 소설일 뿐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추천해주셔서 저는 벌써부터 힘이 납니다.

    비록 건강 관리를 개판으로 해서 소설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휴재 위기에 처했지만, 쉬었던만큼 더 열심이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저의 글을 매일 기대해주시듯, 저도 독자 여러분의 댓글과 추천을 매일 기다리니까요. 여러분의 응원은 제게 있어서 단순히 글을 쓰는 원동력 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큰 힘이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분들이 바로 독자 여러분이시니까요.

    예전에 혼자서 꾸역꾸역 출판사 공모전을 준비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결국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글을 읽어주실 분도 없고, 평가해주실 분도 없으니까요. 친구들에게 부탁해도 읽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그렇기에 저에게 있어 이렇게 매일같이 저의 소설을 읽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아직도 신기한 일입니다. 제 글에 댓글이 달렸다는 게 매일 신기해요. 그 모든 것이 독자 여러분 덕분이니, 저는 오늘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저의 전작도, 지금 쓰고 있는 작품도 읽어주시는 것 만으로 영광입니다. 부디 제가 전에 쓰던 작품을 읽고 느끼셨던 감정을 이번 작품에서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에리흐님, 후원 감사합니다!

    네, 신작입니다! 올해가 되는 날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3일차인데 벌써 6화를 올리고 있네요. 원래는 늘 그렇게 해온 것처럼 한 편에 다 올릴까 생각했지만, 독 자 여러분 중 몇몇 분들께서 한 화를 나누어 두 화로 올리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을 내주셔서 그렇게 해 보았습니다. 이전에는 한 편에 다 쓰는 것이 더 몰입감 있고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른 소설을 읽다보니 한 편이 너무 길면 지치기도 하고, 노벨피아 앱 특성상 스크롤 도중에 앱을 꺼버리면 읽던 부분이 저장되지 않아서 불편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여러분의 조언대로 나누어서 올려봅니다. 보시기에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작품도, 웬만하면 휴재 없이 끝까지 가려고 하였으나… 제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휴재하는 날이 생기게 되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사실 제가 병원 가는 걸 좀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하는 일이 병원 문 여는 시간과 완전히 겹치는 것도 있고, 휴가를 내려면 대신 일해주시는 분과 일정을 맞춰야 해서요. 제 부주의로 연재가 비는 날이 생겨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후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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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루라님, 후원 감사합니다!

    지난번 작품도 갑자기 쓰고 싶어서 지르듯이 시작했는데, 이번 작품도 그냥 제 취향을 꾹꾹 눌러 담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쓰려고 했던 소재는 두 개가 있었습니다. 둘 다 TS백합 하렘이라는 거 제외하면 테마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었는데, 아무래도 이쪽이 제 머리 속에서 더 완성되어있기도 하고, 미리 써 두었던 부분도 있어서 이쪽을 먼저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미리 써둔 부분은 사실상 다 갈아엎어서 거의 흔적도 남지는 않았지만요.

    이번 작품도 지난 작품처럼 지나치게 부담되지 않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쓰려고 합니다만… 초반에 다소 어두운 이야기가 나왔네요. 나중을 위한 떡밥 뿌리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의 실력을 검증되었다고 생각해주시니 정말 쑥쓰럽네요. 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껴집니다만, 독자님께서 저를 높게 평가해주시는 만큼 저도 열심히 노력하여 독자님께서 생각하시는 위치에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를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이 아깝지 않도록, 저의 글을 끝까지 읽으신 분들이 그 투자한 시간을 아쉬워하지 않도록 끝까지 재미있는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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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 MH님, 후원 감사합니다!

    한 화 한 화 길게 쓰던 것은 제 글 쓰는 버릇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글에 설명이 많은 편이고, TS물을 연재하면서 회상씬이나 다른 인물의 시점을 종종 쓰는 편이었기에, 한 편 내에서 조금이라도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뒷부분에 내용을 붙이던 것이 길어져 한 편이 6000자가 되었던 거죠. 하지만 여러분 말대로, 한 편이 길면 읽다가 지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액제인 노벨피아 특성상, 최소한의 분량을 지키면서 연재하면 독자님들께도 불이익이 가지 않고, 저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아무래도 유료화를 목표로 하는 작품이라, 솔직히 말해 수익이 조금이라도 더 나오면 제게 큰 도움이 되겠죠.

    다만 분절하여 올리는 것도 조금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편 한 편을 짧게 써서 올리다보면, 어느 순간 하루 6000자 연재가 아닌 3000자 연재로 끝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어요. 전개가 빠르거나 문체가 간결하면 상관 없지만, 아직 문장을 길게 쓰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기에 만약 제가 하루에 3500자정도만 올려도 독자 여러분은 굉장히 답답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그건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할 일이겠죠. 글의 내용이 재미있을지, 재미 없을지는 독자 여러분께서 정하는 거지만, 그 글 자체는 제 손끝에서 나오니까요. 독자 여러분께서 제 글을 읽고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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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랏쥐님,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실히 분절해서 올리는 편이 제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은 분절하여 올렸는데, 어떠신가요? 사실 3000자 정도씩 분절하기 위해 먼저 3500자 분량을 쓰고 다음 화로 넘어가 이어 썼는데, 분량 조절을 실패한 것인지 대략 3500자와 5000자라는 요상한 분절이 되어버렸네요. 노벨피아는 15화부터 플러스 신청이 가능하고, 정산도 15화부터 되니 빠르게 15화를 채우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분절하더라도, 웬만하면 두 화를 합쳐 6000자를 맞추고 싶습니다. 글을 특출나게 잘 쓰는 것은 아니기에, 독자 여러분께 양이라도 많이 퍼 드리고 싶으니까요.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렇게라도 써야 글실력이 조금이라도 늘 것 같네요. 아직 많이 부족한 저를 이렇게 응원해주시고 귀중한 조언까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편을 둘로 나누는 것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해주실 줄은 몰랐어요. 그만큼 제가 잘되었으면 하시는 것 같아서 감동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도 저의 글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그러더라구요. 글이 좋고 나쁘고는 쓰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평가하는 거라고요. 네, 만약 제가 저의 글을 폄하한다면, 그 글을 읽고 즐거워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시선도 폄하하는 것이 되는 겁니다. 자책하고 오그라드는 것 보다는, 독자 여러분의 조언을 받고 저의 글을 조금씩 고쳐나가며 독자 여러분께서 앞으로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더’ 좋은 글을 쓰는 것이 저의 역할이겠죠.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후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화 보기


           


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Q악역 영애가 되긴 싫어
Status: Completed Author:
I fell into the single-player game 'If You Wish' and decided to struggle to avoid becoming a villainess with a terrible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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