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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0

       레이시아는 의자에 앉은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평소에 앉던 최상층 방의 의자가 아니였다. 그녀가 처음으로 앉는, 색다른 의자의 감촉이었다.

       

       

       느껴지는 바람, 따사로운 햇빛, 싱그러운 풀냄새.

       

       

       그녀는 첨탑 정원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언젠가 누군가 앉을 거라는 듯 먼지 하나 없이 관리되어 있었다. 과연 몇 년 동안 그렇게 관리만 되고 있었을까.

       

       

       싱크로한다면 모를까 그녀 자신은 나갈 마음도, 생각도 없던 첨탑 밖의 세상.

       

       

       하지만 레이시아는 그걸 만끽하는 대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때?”

       

       

       [휘릭!]

       

       

       “그렇구나……다행이야.”

       

       

       공작성으로 날아간 참새 정령에게 카일의 상태를 들은 그녀가 안도했다.

       

       

       카일을 살리기 위해 그녀가 첨탑 밖으로 나오고서 하루.

       

       

       직접 그를 업고 공작성의 사제에게 달려간 후, 카일의 상태가 호전된 것을 확인한 레이시아는 바로 도망치듯 첨탑을 향했다.

       

       

       그녀가 첨탑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에 급히 달려온 아버지도, 그녀를 막으려던 사용인들도 무시한 채.

       

       

       최대한 사람의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도 듣지 않으려 노력하며 첨탑의 정문 앞까지 달렸고.

       

       

       “………….”

       

       

       레이시아는 바로 그녀의 방으로 가는 대신 정원에서 쉬었다.

       

       

       한 번 발을 내딛은 첨탑 밖 마당은, 의외로 그녀에게 첨탑 안과 비슷한 안정감을 선사했다.

       

       

       결국 담벼락으로 막혀 있기에 그런 걸까. 그녀와 정령들 말고는 아무도 없기에 그런 걸까.

       

       

       이 모든 게 카일의 덕분이라는 건 분명했다.

       

       

       때문에 레이시아는 참새 정령을 보내 카일의 동태를 항상 감시하고 있었다.

       

       

       ‘만나러 가고 싶어.’

       

       

       만나고 싶다. 카일의 손을 다시 잡고 싶다. 그 온기를 확인하고 싶다.

       

       

       늦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카일이 다시 정신을 차릴 때 바로 그 자리에 있고 싶다. 그리고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들어와.”

       

       

       “아, 아, 아가씨……….”

       

       

       “난 듣고만 있을 거야.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고. 그냥 아무 말이든 계속 해. 내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고.”

       

       

       “………예.”

       

       

       트라우마를 조금씩 극복하는 것이 카일에게 가장 큰 감사가 될 테니까.

       

       

       참새 정령으로 카일을 계속 지켜보면서도 레이시아는 떨면서 말을 시작한 메이드를 바라보았다.

       

       

       ……아예 성별조차 다름에도 그 얼굴에 삼촌이 겹친다. 여성의 목소리는 점점 남자의 목소리로 들려온다.

       

       

       처음에는 멀쩡하다. 어린 그녀에게 상냥하게 대할 때 그대로다.

       

       

       허나.

       

       

       “그, 그래서 어제는 청소를 “아파!” 동료들과 같이 “아프다고!” 설거지도 함께 “이 시발년아!” 그러니까……….”

       

       

       서서히 비명이 들려온다. 욕설이 들려온다. 그녀를 향한 원망이 들려온다.

       

       

       메이드, 아니 삼촌은 어느새 두 눈을 부릅뜨며 레이시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목은 기괴하게 꺾였고, 어깨와 팔, 목에서는 피분수가 솟구쳤으며 팔다리를 미친듯이 흐느적거리며 저항하고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두려워하던 트라우마 그 자체. 그녀는 피해자이며 정당방위였음에도 마음 속 깊숙히 찍혀버린 낙인.

       

       

       혹시 꿈에서라도 볼까 항상 겁에 떨었던 그 모습에도.

       

       

       레이시아는 이를 꽉 깨물고, 옷자락을 조금씩 찢어가며 필사적으로 버텼다.

       

       

       당연히 힘들고 괴롭지만.

       

       

       ‘카일은 이보다도 힘들었을 테니까.’

       

       

       때문에 그녀는 조금씩 트라우마를 마주했다.

       

       

       지금까지는 피하고 도망칠 뿐이었지만.

       

       

       이제 레이시아에게는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친구이자 이해자가 있었으니.

       

       

       레이시아 에버츠는 두렵지 않았다.

       

       

       

       *

       

       

       

       “………….”

       

       

       낯선 천장이다. 왜인지 처음 이 세상으로 전생했을 때가 생각나네.

       

       

       그 때도 아기가 되어서 낯선 천장이니 뭐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소 실없는 생각을 끝내고서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왼팔은.’

       

       

       뿌득.

       

       

       꽤 오래 누워있던 탓인지 관절이 삐걱거리긴 했지만 그 때 같은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붕대로 칭칭 감겨있어 다소 불편할 뿐 멀쩡해진 기색.

       

       

       ‘치료만 따지면 여기가 원래 세상보다 낫네.’

       

       

       사제들도 있고, 나투라의 생명 마법사들도 있으니.

       

       

       공작성에 상주하는 인원들을 생각하면 정말 죽기 직전의 사람이라도 살려낼 수 있을 터였다.

       

       

       ……하긴, 그래서 내가 멀쩡해진 거겠지.

       

       

       ‘솔직히 무리하긴 했어.’

       

       

       왼팔이야 첫날부터 반쯤 맛이 갔지만, 2일차와 3일차 동안 계속 혹사하느라 고통마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었다.

       

       

       사실 뚫는 거야 정령들이 전부 하고 난 드문드문 날아오는 공격을 피해 올라갈 뿐이었지만.

       

       

       마치 총알과 폭탄이 난무하는 전쟁터 한복판을 달려가는 병사의 심정이 이럴까.

       

       

       아슬아슬하게 정령들의 이빨이나 공격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운이 좋았던 건지 치명상은 없었지만 상처들에서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에 기절한 모양.

       

       

       그래도 레이시아가 트라우마를 마주할 때까지 버텼으니 다행이었다.

           

        

       [으릉!]

       

       

       “아, 호랑아!”

       

       

       그렇게 생각에 잠기고 있자니 익숙한 울음소리와 함께 물호랑이가 안겨들었다.

       

       

       레이시아의 일도 해결됐으니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왔을 테지만 날 배려해서인지 작고 귀여운 모습 그대로였다.

       

       

       뭣보다 물의 정령이니 가까이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몸에 활력이 도는 느낌이었다.

       

       

       ‘이런 정령이 하나만 있어도 무서울 게 없을 것 같은데.’

       

       

       레이시아를 가장 오래 따랐고, 레이시아를 거부해 힘이 극도로 약해진 상황에서 검게 변한 정령들을 전부 뚫어낼 정도였다. 아마 레이시아의 정령들 중에서도 최강이겠지.

       

       

       얘랑 같이 다닐 때도 물호랑이가 내 주변에 있으면 든든한 호위가 되기도 했고, 말이 통할 정도로 친하니 레이시아에게 고개를 숙여서라도 계속 같이 다니고 싶었다.

       

       

       물호랑이랑 계약할 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난 재능이 없으니까.’

       

       

       정령 계약은 말이 통해질 정도로 친해진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령은 물이고, 정령사의 그릇은 정해져 있으니 그릇보다 물이 크면 넘치기 마련이다.

       

       

       하물며 나는 제일 격이 낮은 정령조차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그릇, 즉 재능이 없었으니.

       

       

       물호랑이 정도 되는 정령과 계약하는 건 그냥 꿈 속의 일이었다. 같이 동행하는 게 최선일 뿐.

       

       

       “도, 도, 도련님.”

       

       

       “아, 샐……리?”

       

       

       “도, 도련니이이이임……!!”

       

       

       그리고 물수건과 함꼐 문을 열고 들어온 샐리에게 힘없이 인사하자마자.

       

       

       바로 눈물을 터트린 샐리가 물수건을 던지고 그대로 달려와 날 끌어안았다.

       

       

       아니 얘 힘이.

       

       

       “도, 도련님이 너, 너무 다치셔서……!!”

       

       

       “……미안.”

       

       

       “대, 대체 왜 그러시는 거, 거예요? 그, 그 공녀가 그렇게 소중한가요……?”

       

       

       음.

       

       

       그거야 사실.

       

       

       “샐리, 네가 떠올랐어.”

       

       

       “…………….”

       

       

       “레이시아가 괴로워하는 게……옛날의 너랑 비슷해서. 도저히 눈돌릴 수가 없더라고.”

       

       

       다소 머쓱한 말에 샐리가 더욱 깊게 끌어안았다. 아무래도 충분한 대답이 된 듯 했다.

       

       

       매일 첨탑에서 돌아오자마자 치료받았음에도 정령술과 정령들을 뚫고 나면 계속 상처투성이였으니, 샐리가 불안할 만 했다.

       

       

       그래도 레이시아의 트라우마는 정말 한시를 다투는 문제였으니까.

       

       

       샐리의 등을 토닥거리던 와중 아델라가 조용히 다가왔다.

       

       

       “일어나셨군요.”

       

       

       “아델라, 폐를 많이 끼쳤습니다.”

       

       

       “폐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려도 듣지 않으시고 기어코 계속 다치셔서 돌아올 뿐이신데. 탑의 명예원로를 지키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잘못했습니다.”

       

       

       “아시면 됐습니다.”

       

       

       조곤조곤 돌려 까는 아델라의 말에 백기를 드니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아델라가 침대에 살짝 걸터앉았다.

       

       

       나, 샐리, 아델라, 물호랑이. 항상 같이 다니던, 언제나대로의 멤버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건 역시 물호랑이에 레이시아가 싱크로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지금까지 그 사실조차 몰랐음에도 막상 알고 나니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멤버가 제일 편안한 건 사실이었기에 미소지은 그 순간.

       

       

       “카일 바이런, 일어났는가?”

       

       

       “일어났습니다. 공작 각하.”

       

       

       니콜라스 공작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바로 인사하려는 나를 만류한 공작이 주변의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우선 이 말을 해야겠군. 정말……정말 고맙네. 다시 자네에게 큰 신세를 졌군.”

       

       

       “공녀님은 어떻습니까?”

       

       

       “자네는 기절한 탓에 보지 못했겠지. 딸아이가 자네를 직접 업고 첨탑 밖으로 달려나왔다네.”

       

       

       “………정말입니까?”

       

       

       “그래. 비록 곧바로 첨탑으로 돌아갔지만 트라우마도, 첨탑 밖으로 나오는 것도……전부 한 발자국 나아간 셈이야.”

       

       

       그리 말한 공작은 잠시 눈을 감더니 이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리고.

       

       

       “사실, 난 점점 레이시아를………문제아로 여기고 있었네.”

       

       

       

       “……….”

       

       

       “레이시아에게 그 일이 있기 전에는, 나 스스로 생각해도 난 좋은 아버지가 아니였어.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지. 빌어먹을 동생놈이 레이시아를 덮치려 하고, 딸아이의 정령이 그 놈을 물어 죽인 후에야 난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달았다네.”

       

       

       그건 고해성사였다.

       

       

       샐리, 아델라, 물호랑이가 옆에서 같이 듣고 있었음에도.

       

       

       공작은 오직 나만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레이시아에게 다시 사랑을 쏟으려 했지. 하지만 그 전에 딸아이는 첨탑에 틀어박혔어. 어떻게든 이야기라도 하려 했지만 계속 거부당한 후에 난 딸아이를 그대로 두었다네. 그걸로 그 아이의 상처받은 마음이 가라앉는다면 충분했으니까.”

       

       

       허나.

       

       

       시간은 점점 지났다.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7년이 넘게 지났지.”

       

       

       “………….”

       

       

       “그건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어. 처음에는 딸아이를 걱정할 뿐인 내 마음이 점점 변해가기에도 충분한 시간.”

       

       

       레이시아에게 죄책감을 느낄 뿐이었던 공작은.

       

       

       조금씩 그녀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나 노력하는데 왜 딸아이는 대화 한 번 해주지 않는 걸까. 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10년? 20년? 내가 늙어 죽을 때까지? 레이시아의 그 상처가 그 정도로 심했던 걸까. 난 조금씩 미혹에 빠져들었다네.”

       

       

       공작은 한 번이라도 레이시아와 대화하기를 원했고, 그 때문에 그녀가 첨탑 밖으로 나오길 원했으며.

       

       

       그건 점점 그녀를 향한 배려나 죄책감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자네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런 마음이었지. 어차피 안 될 거야. 하지만 시도는 해 보자. 딱 그 정도의 마음이었어. 자네가 레이시아를 만나고 나서, 대체 왜 나와는 만나지 않는 걸까 허무해지기도 했고.”

       

       

       “………그렇군요.”

       

       

       “하지만 지금은……그저 자네에게 감사할 뿐이야.”

       

       

       “방금 하신 그 말, 공녀님께도 하셔야 할 겁니다.”

       

       

       “언젠가 딸아이와 대화할 수 있다면………그럴 생각이네.”

       

       

       결국 모든 건 공작의 변명에 불과했다. 사랑을 주지 않은 것도, 동생의 흑심을 눈치채지 못한 것도, 너무 늦은 것도 공작 본인의 잘못이었다.

       

       

       그렇기에 이건 고해성사였다. 공작은 자기 자신의 죄를 내게 고백하고 있었다.

       

       

       그건 어째서일까.

       

       

       “카일 바이런, 아니……사위.”

       

       

       “……진심이십니까?”

       

       

       “약혼장을 운운했으면서 당연한 것 아닌가? 이미 자네는 에버츠 공작가의 외인이 아니야.”

       

       

       이미 공작의 생각 속에서 난 레이시아와 결혼해 공작가의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아마 이대로면 그대로 진행될 일이기도 하고.

       

       

       왜인지 아델라의 시선과 샐리의 팔 힘이 강해진 것 같지만 일단 공작을 마주보았다.

       

       

       “바이런 자작님께서 답장을 보냈습니까?”

       

       

       “오긴 왔지. 다만 자네의 뜻을 존중하겠다 하더군. 사실상 차남의 결혼이고, 가문 차원의 일일 텐데 과감한 선택이었네.”

       

       

       내가 프레드릭의 계승권을 가진 이상, 레이시아와 결혼해 에버츠 공작가의 사람이 되면 로데릭 형의 말대로 가주 자리를 포기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건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한 예비가 사라진다는 말이고, 자칫하면 가문 자체가 이어지지 못할 수 있는 만큼 당연히 바이런 자작가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였건만.

       

       

       아직 여러 일로 내게 미안함이 남은 걸까.

       

       

       아버지는 내게 모든 걸 일임하셨다.

       

       

       약혼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레이시아 일이 급해서 일단 무시했는데, 해결하고 나니 막상 너무 크게 다가왔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고민하던 와중.

       

       

       창문 쪽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휘리릭!]

       

       

       “………어?”

       

       

       “삐약이로군요.”

       

       

       마탑에서도 봤었던 익숙한 참새 정령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그 입에 물고 있던 카드 한 장을 내게 내려놓았다.

       

       

       ……뒤집혀 있는 정령 포커의 카드를.

       

       

       “공작 각하,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잠시 공녀님께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만.”

       

       

       “얼마든지 다녀오게. 그나저나 그 카드는……?”

       

       

       “아직 보드게임이 끝나지 않아서 말입니다.”

       

       

       

       

       

       “한 번 시작한 게임은, 확실히 끝내야 하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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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Board Game Producer in Another World

Became a Board Game Produc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보드게임 제작자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Board Game Playing Guidelines] Using magic to break dice or tokens does not result in a draw.

Hallucination spells are not tolerated during the game. If caught, the consequences are your responsibility.

Asking spirits to peek at opponent’s cards is cheating. If the spirits are not participating in the game, kindly let them watch quietly.

Making noise by ringing a bell with your hand is acceptable. Using a bell to strike your opponent and make noise is not acceptable.

There is absolutely no racial discrimination, but when playing with Dwarves, please check the game board in advance. It may be a ‘special’ board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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