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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0

       아나이스는 이를 악물었다.

         

       원더스타인의 입술은 분명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동자는 어딘가 먼 과거를 떠올리는 사람의 것처럼 초점이 흐릿했다.

       그녀를 바라본다기보다는 그녀를 통해서 그가 겪었던 일을 눈앞에 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부모가 누군지도 알 수 없고, 발붙일 고향도 없는, 날 때부터 떠돌이였던 무적자 신세.

         

       그는 지금까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겪고 자라왔을까.

         

       아나이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되고 힘든 삶이었을 것이다.

         

       어디를 가나 눈칫밥을 먹고, 제대로 된 일도 구하기 힘들고, 그의 정체를 알게 되면 대번 주변 사람들은 그를 소매치기, 사기꾼, 예비 강도 취급했을 것이다.

       그것이 세간에서 보는 집시나 무적자의 인식이었다.

         

       그가 걸어온 길은 그런 눈물로 점철된 삶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겪고도 어떻게……

       어떻게……

       ……그는 그렇게 밝게 웃을 수 있는 것일까.

         

       그의 친절에서는 한 톨의 어둠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선행은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것이나 뭔가 이득을 노린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위험하다 싶으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덤볐다.

       위험하고 다치고 아픈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움직였다.

       그러면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 모습이 가끔은 안타까우면서도 동시에 너무나 눈부시게 보였다.

         

       자신은 그 눈부심에 눈이 멀어 그의 뒤편에 있는 상처를 읽지 못했다.

       그의 마음 밑바닥에 잠겨 있는 어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방금 냉정하게 시선을 피하는 자신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의 외모에 혹해서 사랑한다며 울면서 달려든 주제에, 그의 신분을 알고 나자 더러운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피해버리는 귀족 여인.

         

       아마 그의 삶에 있어서 그런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친구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줬는데 진실을 아는 순간 돌아서서 떠나버린 사람들이.

         

       아나이스는 문뜩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가 자신의 끈질긴 구애를 계속 거절했던 이유.

       그것은 그의 상처와 연관이 있는 건 아니었을까.

         

       대상회의 회장으로 있는 귀족과 무적자 출신의 떠돌이 마술사.

         

       그는 두려웠을 것이다.

       그녀 역시 진실을 안 순간 그를 떠나버릴지도 모른다고.

       그 두려움 때문에 그는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방금 그의 시선을 냉정하게 쳐내버린 그녀의 행동은 그가 가지고 있던 불안감이 사실이라고 확정지어 준 것과 같았다.

         

       아나이스는 손바닥이 손톱에 찔려 피가 나도록 주먹을 꽉 쥐었다.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었다.

         

       -자작님, 무슨 일이 벌어져도 절대 나서지 마세요.

         

       그는 재판 이야기를 듣고도 그녀부터 걱정했다.

         

       한 영지의 주인인 그녀가, 한 상회의 회장인 그녀가 무적자에 살인 용의자인 그를 옹호하고 나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명예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어쩌면 아까 객석에서 말한 대로 회장 자리에서 해임당할지도 몰랐다.

         

       그는 본인이 궁지에 몰린 그 상황에서도 그녀부터 걱정했다.

         

       -서로를 위해서요.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희생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 않으려 애썼다.

       서로를 위한 일이라 둘러댔다.

         

       당신이 회장 자리를 잃으면 내가 후원을 못 받지 않느냐, 그러니 물러나 있으라는 식으로 들리도록.

         

       훗.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런 거짓말로 그의 친절함이 감춰진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거 알아요?

       당신만큼 악당 행세가 어울리지 않는 남자도 없어요.

       그 얼굴로, 그 미소로 그런 말을 해봤자 누가 믿겠어요?

       심지어 난 당신이 지금까지 얼마나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지 다 봐왔는데…….

       당신은 정말 바보 같은 남자군요.

         

       그는 심지가 굳고 강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라도 수백 명의 사람 앞에서 자신의 치부가 까발려지는 것은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나 그를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던 그녀 앞에서.

         

       비록 나서지 말라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사람 심리라는 것은 그렇지 않다.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자신을 심정적으로나마 지지해주지 않을까 하고.

       그녀라면 자신의 정체를 알게 돼도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그런 그의 기대를……

       그녀가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탁 쳐내버렸다.

       아까의 고백 소동 따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처럼.

         

       울고 싶어졌다.

         

       그렇지 않은데.

       그런 마음이 아니었는데.

         

       그의 눈동자에 떠오른 실망과 절망의 빛은 그녀의 가슴을 너무 아프게 했다.

         

       아나이스는 저도 모르게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그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그를 안아주고 싶었다.

       그리고 묻고 싶었다.

         

       혹시 지금까지 나를 거절한 게 신분의 차이 때문이었냐고.

         

       그리고 그녀는 답하고 싶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당신을 좋아한다고.

       당신의 정체가 무엇이라도 상관없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또 한 발자국.

         

       뒤에 있던 포르슈 경이 그녀를 제지하려고 했을 때.

       원더스타인이 그녀를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건 거절의 표시였다.

       다가오지 말라고.

         

       그는 방금 그녀의 싸늘한 태도에 상처를 받았음에도 끝까지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

         

       바보같이 좋은 사람.

         

       아나이스가 다시 한 발자국 움직이려는 그때, 그의 입술이 작게 움직였다.

       피고인 측에서 오직 그녀만이 그 말을 알아볼 수 있었다.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아나이스는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자신을 향해 쓴 미소를 짓는 그를 노려봤다.

         

       그의 의도는 명백했다.

       그녀를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거기다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친절하게 악담까지 퍼부어 줬다.

         

       물러서 있으란 말이죠?

       왜냐하면, 당신과 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그거 알아요?

       당신 정말……최악의 배우예요.

         

       형편없는 연기력에……

       보는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아프게 하다니.

         

       “그럼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피고인석에 오르는 그의 모습은 마치 사형대 위에 오르는 사람 같았다.

       그 뒷모습을 보며 아나이스는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

         

         

       나는 웃는 남자에 감사했다.

       안 그러면 방금 상태창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고 표정이 와락 구겨지고 말았을 것이다.

         

         

       [서커스단의 명성이 8 하락했습니다.]

       [현재 서커스단의 명성: 7]

         

         

       판사와의 문답과 도스빌 남작의 빈정거림.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떠돌이라고? 여행자나 유랑 곡예단이 다 떠돌이 아닌가?

       뭐가 문제지?

         

       방청객에서 쏟아지는 조롱의 내용을 들어보니 뒤늦게 조금 이해가 갔다.

         

       그들이 말하는 떠돌이, 즉, 무적자는 그냥 유랑민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어떤 나라의 호적에도 오르지 않고, 어떤 지역의 주민 명부에도 이름이 없는 태생부터 떠도는 사람을 뜻했다.

         

       현대에서 살다 온 내 정서에는 직접 와 닿지 않았지만, 여기서는 근본 없는 부랑배들을 되게 천시하는 모양이었다.

       신분제 사회라서 그런가.

       이런 것에 엄청 민감했다.

         

       우리 쪽 방청객들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니 상대방이 던지는 말들에 제법 모욕적인 표현이 많은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까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는 보육원 시절 길거리에서 기어 다니며 앵벌이를 했을 때의 모멸감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이 던지는 욕이라고 해봤자 인터넷 방송을 할 때 사람들이 던지던 패드립에 비해 점잖은 것이었다.

         

       그딴 것보다 상태창에 떠오른 메시지가 나를 더 동요시켰다.

         

       무려 한 번에 명성이 8이나 떨어졌다.

       단장의 신분이 그렇게나 서커스단의 명성에 중요하단 말인가?

         

       그렇게 허탈한 눈으로 상태창을 응시하고 있는데, 나를 바라보는 주변 시선들이 느껴졌다.

       사람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뭔가를 눈으로 읽는 듯한 시늉을 하고 있으니 퍽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다.

         

       상태창을 읽는 나의 행동은 다른 사람의 눈에는 내가 뭔가를 떠올리며 바라보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서둘러 상태창을 내렸다.

       그러자 상태창 건너편에 있던 아나이스와 눈을 딱 마주쳤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아까 도스빌 남작의 발언에 꽤 심정적으로 동한 모양이다.

         

       의외였다.

       철가면이라는 별명도 그렇고 위기 상황에서 냉철하게 굴 수 있는 여자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 나를 옹호하겠다고 나서는 짓을 하지는 않겠지?

         

       한 번 자신을 찬 남자를 위해서 그런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바보 같은 여자는 아니었다.

         

       조종설이 퍼졌을 때는 그저 ‘한낱 떠돌이 마술사’일 뿐이었지만, 지금은 ‘연쇄살인범 용의자이자 무적자 출신 떠돌이 마술사’였다. 그녀가 나서는 순간 조종설은 확정되고, 명성은 순식간에 곤두박질칠 것이다.

         

       절대 나서면 안 되는……이런!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녀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오지 말라고.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한 발자국 더 가까이 왔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안 된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끝장이다.

         

       나는 그녀가 내게 차였다는 걸 상기시켜 주기로 했다.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조금 잔인하긴 했지만, 그녀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과연 그녀가 제자리에 멈춰선 채 나를 가만히 노려봤다.

         

       또 다른 돌발행동을 하지 않을까 조마조마 해하는데, 그녀는 잠시 몸을 푸는 시늉을 하더니 다시 뒤로 물러났다.

       사람들의 시선이 떨어져 나갔다.

         

       다행이다.

         

       “그럼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피고인 제자리로.”

         

       나는 무대의 중간에 마련된 피고인석에 섰다.

         

       “기소인 앞으로 서시오.”

         

       도스빌 남작이 무대 위에 올랐다. 그의 뒤로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뒤따랐다.

       판사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지만, 딱히 제지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어서 다음 차례로 넘어갔다.

         

       “변호인 앞으로 서시오.”

         

       법정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

         

         

       재판이 시작되고, 아나이스는 냉정함을 되찾으려 애썼다.

       재판이라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것 역시 상업에서 벌어지는 수 싸움과 다르지 않았다.

       ‘밀고 당기기’였다.

         

       지금은 상대가 미끼를 던지고 이쪽을 당기려는 수작을 벌이고 있었다.

       물면 안 됐다.

       이걸 무는 건 악수였다.

         

       삼촌에게서 배운 현장의 조언들을 떠올려 보았다.

       지금은 관망하는 게 최선이었다.

         

       “변호인 앞으로 서시오.”

         

       법정에 침묵이 찾아왔다.

       고소인 측은 피고인 측 진영을 바라보며 누가 움직이는지 살폈다.

       피고인 측도 옆과 뒤를 돌아보며 자기네 중 누가 나서는지 찾았다.

         

       “하하, 안녕하세요?”

         

       일어선 것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남자였다.

       장미 풍차 카바레의 극작가인 로메오.

       그는 젊은 시절 대학에서 법을 공부한 적이 있었다.

         

       무스탕 후작이 데리고 있는 사람 중에 이런 자리에 내놓기에 가장 뒤탈 없고 명예에 흠집이 안 가는 사람이 그였다.

         

       그라면 어설픈 증거와 증언을 무력화하는 방어는 할 수 있을 터였다.

       그를 변호인으로 세운 것은 무스탕 후작이 그래도 최선을 다한 배려를 해준 것이었다.

         

       그러나 아나이스는 생각했다.

       도스빌 남작의 능력은 고작 법 좀 배운 극작가가 맞설 정도가 아니었다.

       그는 치밀하고 교활한 데다 임기응변에도 능한 사람이었다.

         

       그에 맞서려면,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필요했다.

       이곳의 귀족과 명사 중에서도 몇 명 있기는 했지만, 그들이 이런 자리에 나설 이유는 없었다.

       고작 무적자 따위를 옹호하려고 말이다.

         

       그녀는 다시 상인으로 돌아왔다.

         

       지금 최선의 수는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식 법정에서 변호인단을 꾸려 맞서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명예의 손상이 있겠지만, 원더스타인과 개인적인 관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어뒀으니 최소한의 손상에서 그칠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수는 여기서 원더스타인을 옹호하고 나섰다가 참패를 당하는 것이었다.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다. 이사회에서 그녀의 권한을 정지시키고, 주주총회에서는 그녀를 해임할 것이다.

       그나마 얻는 것은 원더스타인을 도왔다는 작은 만족감뿐.

       상인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선택지였다.

         

       하지만 선택지에는 최선과 최악만 있는 게 아니었다.

       최고의 수는…….

         

       극작가 로메오는 변호인석 앞에 섰다.

       사람들이 웅성거림을 들으니 정신이 멍해졌다.

         

       항상 무대 뒤에서 극본만 쓰던 그가 직접 무대에 오르다니.

       심장이 쿵쿵 뛰고 식은땀이 흘렀다.

         

       그래도 루즈의 꽃이라는 이본느가 자리를 떠날 때 그의 손을 꼭 잡아주며 응원을 해주었다.

       그는 손에 남은 향기로운 화장품 냄새를 느끼며 방청석을 슬쩍 돌아봤다.

       이본느가 여전히 자신을 보고 있는지 찾았다.

         

       그러나 그는 곧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웅성거림도, 이 시선도 모두 그를 향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것들이 모이는 지점은 방청석에서 점점 그의 뒤로 다가오고 있었다.

       로메오는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밝은 정장 드레스를 입은 녹색 머리칼의 20살 여인이 황금색 눈동자를 발하고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선들에 당당히 고개를 치켜들고 말했다.

         

       “베르그송 자작령의 영주, 아나이스 베르그송.”

         

       그녀는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원더스타인을 향해 싱긋 미소지었다.

         

       “제가 피고인의 변호인입니다.”

         

       법정은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소란스러워졌다.

         

       도스빌 남작 역시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동요 정도 끌어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본인이 변호인으로 나오다니.

         

       경악한 것은 원더스타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커스단의 명성이 6 하락했습니다.]

       [현재 서커스단의 명성: 1]

         

         

       이런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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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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