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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01

    <601 – 맛있는 연계퀘스트(25)>

     

    “와! 이슈타르! 저 병문안 와주신 거예요?”

    “차, 착각하지 마. 딱히 너 따윌 걱정해서 찾아온 건 아니니까.”

     

    엄청나게 신경 쓰여서 왔다는 티를 가득 내면서도 이슈타르는 막상 그 사실을 인정하기는 싫었는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에 나오는 츤데레히로인마냥 강한 부정을 했다.

     

    “흐으음~? 그럼 알려주세요. 왜 창문으로 몰래 왔어요?”

    “그, 그건…!”

    “왜일까요~? 설마 대놓고 병문안을 가면 사람들이 보고 이슈타르는 실은 오크노디를 좋아했다고 여길까 봐 몰래 온 거죠?”

    “아, 아니야! 난 그냥… 그래. 네가 잠든 사이에 배낭배낭을 뒤져서 아이템을 마구 강도질하러 왔을 뿐이라고! 결코 네가 정말로 걱정되었다거나 이단선포에 당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찾아온 건 아니야! 알았어?!”

    “히히. 그런 걸로 해둘게요!”

     

    이번에는 내 옆에서 메챠쿠챠 위로당하던 아카디아 언니가 어이 없다는 눈으로 이슈타르를 쳐다봤다.

     

    “환자를 강도질하는 쓰레기가 되느니 솔직하게 말하지 그래요? 학기 내내 사이도 좋지 않았던 학생이 오크노디가 아픈 틈에 접근해서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른다고 오크노디의 친구들의 비난을 받아서 도저히 정문으로는 들어올 수 없었다고요.”

    “크읏…”

    “헉. 정말요?”

    “저도 지금 이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같은 생각을 했었죠. 쫓겨나서 입술을 깨물 때에도 사악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막혀서 그런 거라고 여겼는데, 설마 정말로 우리 디가 걱정되어서 그런 모습을 보였을 줄은 몰랐네요.”

    “제발 그 이상은 말하지 마! 여기까지 말한 걸로도 내 이미지가 어땠는지 실컷 자각한 덕분에 충분히 수치스러웠다고…”

     

    병문안을 오려다가 이슈타르가 또 어떤 수모를 당했는지는 호기심이 뿜뿜 샘솟지만 모처럼 관계도 개선했겠다, 한 번만 봐주기로 했다.

     

    “병문안 와줘서 고마워요! 근데 전 멀쩡해요.”

    “그래 보이네. 유피가 가져가라고 챙겨준 이단선포 감지기도 멀쩡하고.”

    “그럼 저 이제 나가도 돼죠?”

    “그건 곤란할걸?”

    “용사의 말이 맞아요. 디는 당분간 이 특수격리실에 머물러야 해요.”

     

    엥?

    특수격리실이라니, 여기 병실 아니었어?

     

    “디에게서 당장 이단선포가 감지되지는 않았지만, 조나 교수의 공격이 워낙 짙게 흔적을 남긴 탓에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어요.”

    “헉. 저 그럼 강의는요?”

    “특수격리실 안에서 원격으로 들을 수 있대요.”

    “그럴 수가! 그럼 실습은 하나도 못 하잖아요.”

    “이번 사태가 벌어진 계기도 따지고 보면 성녀라는 특별한 지위 앞에서 기프트 아카데미의 보안이 뚫린 탓이니 이번만큼은 특별히 실습점수는 챙겨준대요.”

    “밥은요?”

    “매끼 배달 된다고 했어요. 마법시계에서 주문식사 카탈로그를 뒤져보세요.”

    “기능훈련은 어떻게 해요?”

    “훈련기구를 신청할 수 있어요.”

     

    정말이다.

    뭐든지 다 마법시계로 주문하면 가져다준다.

    이거 개꿀 아닌가?

     

    “헤헹. 이참에 훈련도구는 전부 최고급 사양으로 신청해야겠당!”

     

    뭐부터 신청할지 고민하다가 이미 제국에서 이것저것 털어온 잡동사니 사이에 최고급 훈련도구도 포함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이미 가진 게 많아서 살 필요가 없었어요!”

    “그럼 다행이고요. 앞으로도 병문안은 교대로 한 명씩 찾아올 예정이에요. 이사벨이 대신 안부 전해달라는 이야기도 했고요.”

     

    그럼 신을 격퇴한 보상이나 확인해야겠다.

     

    [맹인성녀의 신성주문을 강탈해 적의 주문을 무효화했습니다.]

    [암흑타락 경험치+20]

    [기도술 경험치+20]

    [고속영창 경험치+20]

    [무서운아이 경험치+2]

     

    [그랜디오스의 신성주문을 이용해서 검객성녀 셰실리의 버프검을 강탈했습니다.]

    [훔치기 경험치+60]

    [기도술 경험치+60]

    [숨기기 경험치+20]

    [무서운아이 경험치+2]

     

    [당신은 평화의 신 트란퀼로의 본신강림을 격퇴하였습니다.]

    [암흑타락 경험치+100]

    [조종술 경험치+50]

    [훔치기 경험치+50]

    [무서운아이 경험치+5]

     

    몬가 좀 그렇다.

    밖에서 실컷 놀다 올 때보다 가성비 좋게 경험치가 오르기는 했는데…

    포인트가 안 들어와서 그런가?

    칫.

    어쩔 수 없지.

    확정킬을 냈으면 모를까, 내가 한 건 일시 격퇴에 불과하니까.

     

    “그런데 순순히 훈련이나 하고 있어도 돼? 조나 교수는 네 집사라며. 재단에서 집사는 훈련교관이자 보호자 아니야?”

    “맞아! 일단은 쉬는 모습을 보여줘야 방심하지.”

    “방심? 누가?”

    “특수격리실을 감시하는 사람!”

    “…감시하는 사람이 방심하면 어쩌려고?”

    “탈출해서 조나를 구하러 가야지!”

     

    이슈타르가 이제야 내가 아는 마이페이스 다크프린세스가 맞구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단념해. 특수격리실은 학생회에 경호업무가 이관되었어. 교대로 면회에 들어오는 2학년들도 학생회가 무슨 짓을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어서 찾아올 정도로 경계가 아주 엄격해.”

    “와! 사설경비! 저 그 이벤트 알아요. 교수님들이 큰 이벤트 터져서 바쁠 때, 집안일은 학생회에 맡기면 일어나는 이벤트인데 실패하면 학생회에서 물어야 할 위약금이 엄청나서 진짜 빡세게 지켜요!”

    “아니 그런 건 또 어떻게… 아니, 본업행동이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는 게 당연한가?”

     

    이제는 오히려 모르면 이상하다며 납득하는 이슈타르에게 어째서인지 아카디아 언니까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근데 교수님들은 뭐가 그리 바쁜데?”

    “아카데미에서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 세계영역 침범을 해서 바쁘지 않을까요?”

    “그거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데?”

    “터뜨린 세력에 교수님들이 찾아가요!”

    “…몇 명이나?”

    “기본적으로 5명 이상?”

     

    거대조직의 최강자 수준의 강자들이 다섯 명.

    어떤 조직도 뒷감당이 되지 않는 전력이 우르르 찾아가서 몰매를 때린다.

    기프트 아카데미의 세계영역이, 오모시로이 교장님의 세계영역이 침범당하지 않는 주된 이유였다.

    근데 교단이 이걸 저질렀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 *

     

     

    [이번 세계영역 침공에 대한 보복전에 참전할 교수들의 자원을 받겠네.]

     

    드래곤 교장의 발언 직후, 몇몇 교수들이 즉시 거수하였다.

     

    언데드 퀸, 사다코 교수.

    의적, 브론즈 디 아스트라다 교수.

    미치광이 드라이어드, 위어드 교수.

    대해적, 엘 드라코 교수.

    대현자, 피타고라스 교수.

     

    [충분하군! 모처럼 겁도 없이 기프트 아카데미에 깽판을 친 머저리들이 나타났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나가서 재미들 보고 오게.]

     

    교수들은 진즉에 모든 채비를 끝마쳤기에 교장의 허가가 떨어지기 무섭게 평화의 신 트란퀼로를 모시는 화평무질교단을 노리기 시작했다.

     

    “부관. 오랜만에 합법적인 약탈이다. 국가보다 든든한 교장이라는 뒷배의 허락을 받은 사략해적의 위엄을 보여주자고.”

    “하하하, 그 망할 꼬맹이 덕을 보게 되는 날도 찾아오는군요.”

     

    대해적 엘 드라코가 작정하고 나서니, 교단의 해상무역로는 완전히 차단되었다.

    트란퀼로의 신자를 태운 배는 출항하는 족족 대해적의 선단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니, 바다의 평화를 주관하던 트란퀼로의 사제들은 더 이상 배에 오르지 못하였다.

     

    “트란퀼로의 교단직할령으로 향하는 모든 상단에 공문을 발송했네. 앞으로 이 땅에 발을 들이는 상단은 하나도 남김없이 말살하도록.”

     

    대현자 피타고라스의 선언 아래, 교단직할령은 외부와의 연결이 단절되었다.

    경계를 지키는 것은 언데드 퀸, 사다코 교수가 일으킨 무수한 언데드였다.

     

    “위어드 교수. 인간의 마음을 모르는 자네가 학생을 위해 이렇게 솔선수범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군.”

    “그 애, 꽤 마음에 들었어.”

    “드라이어드는 원래 평화의 신과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나?”

    “신에게 의지하는 건 나약한 개체뿐. 자연마나학으로 12개의 대형칠판을 가득 채우기까지 1분 컷 할 수 있는 나에게 신 따윈 필요 없어.”

    “…본관도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자네 학생들은 정말 고생이 많겠군.”

     

    악질계의 끝판왕 위어드 교수가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손을 들어 올렸다.

     

    “난 그 의견에 동의 못 해. 아카데미에선 성질 많이 죽이고 다녔는걸.”

     

    대형칠판을 1분 만에 다 채우고 뿌듯하게 칠판을 지워버리고, 조교들에게 각종 암석과 마석을 복용시키는 위어드 교수.

    그녀가 본 성질을 드러내는 순간, 수많은 포자폭탄이 바람을 따라 화평무질교단 본단으로 날아갔다.

     

    ━━━

    계열 – 자연마법

    발동 – 포자폭발

    전문화 – 증식

    추가술식 – 회복, 생명강화(2), 범위확산(2)

    ━━━

     

    7위계 자연마법 <광란의 포자지옥>

    생명강화로 쉽게 사라지지 않고, 폭발 범위도 확산되며, 회복효과로 마법공격을 받아도 끈질기게 재생하는 포자들이 대지를 뒤덮는다.

    화평무질교단의 교단직할령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지옥이 되었다.

     

    “솔직히 말하게. 미친 건가? 자네들은 선신연합의 분노가 두렵지도 않은가? 선신연합까지 갈 것도 없이 이단선포를 하거든 자네의 인생은 파멸하네.”

    “미안하지만 본관은 아직 젊고 창창한 나이라서 말이지, 평생 불화를 부르는 평화의 신의 이단선포에 당하고 싶지는 않군.”

    “그럼 당장 본 교단을 향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라 전하게.”

     

    포자가 교단직할령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사이, 교단본부에 유유히 잠입한 브론즈 교수.

    그녀는 화평무질교단 교황과의 단독대면을 하는 자리에서 당당하게 품에서 신물을 꺼냈다.

     

    “그런데, 이단선포에는 신성력의 소모를 각오하지 않으려면 신물의 힘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네만. 그 신물이 혹시 이렇게 생겼나?”

    “트란퀼로의 회중시계가 어째서 거기에?! 당장 신물을 내놓아라. 그러지 않으면 신성력의 영구적 상실을 각오하는 한이 있더라도 네게 이단선포를 가하겠다!”

    “할 수 있다면 해보게. 직할령도, 신물도, 신자도 모두 잃은 교단에서 교황까지 힘을 잃거든 그 말로가 아주 기대되는군.”

     

    교황은 등 돌려 방을 나서는 브론즈 교수의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마왕을 배출한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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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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