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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1

       “지훈 씨. 그냥 여기로 오세요. 유하나 아주 못된 사람이에요. 여기에서 제가 꺼내줄게요. 지훈 씨도 파견 오는거 싫었죠? 그쵸? 다시 블루 길드로 가서 헌터 해요.”

       

        이수아는 내 한 쪽 팔을 잡아당기며 외쳤다.

        아주 낑낑대는 모습.

       

        “하… 백지훈 씨? 저 못된 여자의 말은 듣지 마세요. 그냥 저랑 계속 같이 있어요. 제가 말했잖아요. 그냥 매니저 하면 편하다니까요? 제가 아주 후하게 대접을 해줄게요. 원하는 조건 다 들어드릴테니까 그냥 여기 계속 있어주세요.”

       

        반대편 쪽에선 유하나가 나머지 한 쪽 팔을 잡아당기는 중이었다.

       

        나는 졸지에 반으로 쪼개질 위기에 처했다.

       

        ‘시발. 좆됐다.’

       

        아직 아무 것도 제대로 해본 것이 없는데.

        여기에서 삶을 마감할 지경이 되었다.

       

        “자… 잠시만!!!!”

       

        나는 있는 힘껏 소리를 외쳤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 두 여인은 절대로 나를 놔주지 않을 것만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점점 양 팔이 아려왔다.

        조금씩 찢어지는 느낌.

       

        쾅!!!

       

        “무슨 일이야!!!”

       

        밖에 있던 유하나의 매니저가 깜짝 놀란 표정과 함께 문을 허겁지겁 열고 들어왔다.

       

        “???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대기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일시에 정치하고 말았다.

       

        유하나의 매니저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은 S급 헌터 이수아와 유하나에게 붙잡혀 쪼개지고 있는 상태.

       

        “아 오빠는 나가!!!”

       

        유하나가 짜증난 듯이 매니저를 내보냈다.

       

        “자… 잠깐만!!”

       

        어쨌든 내가 소리친 것이 먹혔는 지 그녀들은 멈칫했다.

       

        “이거 놔 봐요. 다들.”

       

        휴…

       

        툭툭.

       

        ‘죽다 살았네.’

       

        개같이 찢길 뻔했다.

        아마 내가 스텟을 올려두지 않은 일반인이었으면 이미 반쪽이 났을 수도.

        무슨 솔로몬의 선택도 아니고.

       

        “하… 이렇게 할게요.”

       

        나는 욱신거리는 양 어깨를 부여잡고 말했다.

        아무래도 길 정리를 하지 않으면 정말로 큰일이 날 것 같은 상황이었다.

       

        “반. 반.”

        “반반?”

       

        내 말을 듣고 동시에 두 여자가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며 갸우뚱했다.

       

        “일주일 중 반은 이수아 씨와 함께 , 일주일 중 반은 유하나 씨와 함께. 이렇게 할 예정입니다. 하아… 하아…”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게 되었다.

       

        “네? 뭐… 뭐라고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백지훈 씨는 우리 A팀입니다. 절반을 저런 여자에게 줄 순 없어요.”

       

        이수아의 짜증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하. 피차일반이네요. 저기요. 이수아 씨. 백지훈 씨는 제가 블루 길드에게서 받은 거거든요. 길드장님한테 뭐라고 하시라니까요? 왜 여기와서 난리에요? 방송국 보안직원 부를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유하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시발…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지난 주까지만 해도 채수현에게 매달리던 노예남, 호구남이었는데…

        이번 주는 두 명의 유명한 S급 헌터가 나를 두고 싸운다.

       

        “하. 유하나 씨? 이러지 말고 우리 그냥 정정당당하게 싸우죠. 그래서 이기는 사람이 백지훈 씨를 갖는 거로 하죠. 저는 절반을 쪼개기 싫으니까요.”

        “저도 마찬가지네요. 이수아 씨. 어이가 없네요? 지금 제가 연예계에 몸을 담았다고 해서 약해졌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둘은 이제 전투 태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일촉즉발의 순간.

       

        이 둘이 여기에서 싸운다면 이 방송국은 날아가게 된다.

       

        ‘방송국이 왜 사라졌죠?’

        ‘S급 헌터 둘이 저를 사이에 두고 싸워서요…’

        ‘…?’

       

        이럴 순 없다.

        전국민에게 미친 놈이 될 수도.

       

        “자… 잠시만!!!”

       

        나는 큰 대자를 그리며 둘 사이에 껴들었다.

        그리고는 중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하. 안되겠네요. 말로하려고 했는데 제 말을 너무 무시하시는 거 같은데요?”

        “네…?”

        “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쪽은 그냥 깔끔하게 버리겠습니다. 수락하는 쪽에 점유율 100% 드리죠.”

       

        완전 말도 안되는 미친 소리를 해버렸다.

        S급들을 상대로 저런 소리를 하게 되다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반쪽으로 쪼개지든, 방송국이 날아가든 내가 저렇게 강하게 나서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큰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았으니까.

       

        “어…. 으….버린다고…?”

        “아니… 왜…에…”

       

        두 여자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마치 꿀먹은 벙어리가 된 것처럼.

       

        “알겠어요. 수락합니다.”

        “저도요. 수락할게요. 지훈 씨 말이니까요.”

       

        그리고는 태세전환을 하는 것이었다.

       

        ‘? 이게 먹혀??’

       

        오히려 내가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상황.

        S급 헌터를 상대로 그냥 쎄게 불렀는데 의외로 통했다.

       

        ‘뭐야…? 개 사기네.’

       

        “하. 일단 오늘은 이렇게 할게요.”

       

        나는 재빠르게 표정 관리를 했다.

        일단 한번 강하게 나갔기 때문에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괜히 내가 잡아먹힐 것 같으니까.

       

        방금 전에 양 쪽에서 찢겨질 경험을 했던 나로서는 공포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블루길드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네????”

       

        유하나의 눈이 커졌다.

       

        “아니 왜… 왜요!!! 나 오늘 방송 촬영 있는데!!! 중요한 씬 녹화해야 하는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한 표정.

       

        “아싸. 좋아요. 지훈 씨. 우리 가도록 하죠.”

       

        반대로 이수아는 아주 기세등등한 모습이 되었다.

        갑자기 내 팔짱을 끼는 것이었다.

       

        “월요일, 화요일, 그리고 수요일 절반은 블루길드에서 나머지 수, 목, 금은 유하나 씨에게 올게요. 이 중재가 싫으면 그만 관두겠습니다. 유하나 씨? 저희 길드장님께 결정을 말씀해주시죠.”

       

        나는 단호하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아… 지…훈… 씨…”

       

        유하나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 것이었다.

       

        ***

       

        “아니. 하나야… 아까 그거 도대체 뭐야? 내가 문 열었을 때 말도 안되는 장면을 봤거든? 내가 착각을 했나…?”

       

        유하나의 매니저는 찰싹 달라붙어서는 간호를 하는 중이었다.

        백지훈과 이수아가 나가고 나서 유하나가 쓰러졌기 때문.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려하고 있었다.

       

        “아 저리 비켜. 진짜. 오빠는 도움이 하나도 안돼. 백지훈 씨 막았어야지. 아니. 좀 백지훈 씨한테 잘 해주지 그랬어?”

        “응??”

       

        매니저는 완전 벙찐 표정이 되었다.

       

        ‘아니. 그 자식은 블루길드에서 보낸 노예 아냐? 우리 하나 양을 다시 블루길드로 불러들이기 위한? 왜 내가 걔한테 잘 해줘?’

       

        “하. 오빠. 백지훈 씨한테 뭐 이상한 소리 한 거 없어? 왜 내가 밀렸어? 하. 참 어이가 없네? 내가 이수아랑 동급이라고? 와. 내가 어이가 없어서. 그렇게 열심히 이미지 관리도 하고 방송 출연도 했는데? 내가 이수아랑 동급?”

       

        유하나는 연신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뭘 이상한 소리를 하겠어.”

        “그럼 백지훈 씨한테 친절하게 대했어? 잘 알려줬냐고.”

        “그건… 아니지…?지금까지 그런 적 없잖아..? 15명 퇴사시킬 때까지…”

        “아 그건 걔네고!!! 백지훈 씨한텐 잘 해줬어야지. 아오. 답답해. 나가!! 나가!!!!”

       

        유하나는 아주 답답하다는 듯이 손에 잡히는 것들을 매니저에게 집어던졌다.

       

        “아잇. 내가 뭘 잘못했다고.”

       

        매니저는 아주 익숙한 듯 유하나가 던지는 물건을 모조리 피하면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

       

        “엥??”

       

        A팀 전부는 사무실에서 기립한 상태였다.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을 보고 있었기 때문.

       

       이수아가 백지훈에게 팔짱을 낀 채로 사무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게 뭔 일이래?”

        “아니. 백지훈 씨. 길드장님 지시로 파견 나갔던 거 아니었어? 뭐야?”

        “그러니까…? 한번 파견 나갔던 사람이 다시 돌아온 적 있어?”

        “아니 없지~ 15명이나 그만 뒀다며?”

        “뭐지? 이수아 씨가 유하나랑 맞짱 떴는데 이수아 헌터님이 이긴 거야?”

        “그런가 봐.”

        “그럼 백지훈 씨는 끌려오는 중인거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람?”

       

        당연히 그 누구도 지금의 장면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백지훈이 파견을 나갔던 대상은 유하나.

       

        헌터계에선 아주 악명이 높은 S급 헌터.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높디높은 벽.

       

        그 곳에서 살아돌아온 것이었다.

        그것도 이수아 헌터와 함께.

       

        ***

       

        철컥.

       

        이수아 사무실의 문이 닫혔다.

       

        “호호호. 백지훈 씨. 아주 좋은 선택하셨어요. 호호호.”

        “예. 그렇죠. 근데 이건…?”

       

        나는 벽면에 가득 메우고 있는 CCTV가 눈에 들어왔다.

        분명 익숙한 곳.

        우리 동네였다.

       

        ‘시발. 이렇게 본격적으로 감시를 하는 거라고? 자기 사무실에서?’

       

        “앗. 그건 보지 마시고요.”

       

        이수아가 무언가의 버튼을 누르자 재빠르게 닫혔다.

       

        “흐흐. 그럼 오늘 내일 모레는 여기에 계신다 이 소리군요. 호호호.”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한 표정.

       

        “예.”

        “그러면 2.5일 간은 저와 함께…”

        “저는 제 자리로 돌아가겠습니다. 할 일이 많아서요.”

        “에엑.”

       

        내 말을 듣고는 이수아가 화들짝 놀랐다.

       

        “아니. 여기 오셨으면 저랑 함께…”

        “저는 헌터6과로 돌아가겠습니다.”

       

        슬쩍 강하게 나가보았다.

        이수아가 도대체 어떻게 반응할 지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에.

        지금 내 느낌상 내가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느꼈다.

       

        “어…아니… 지훈 씨. 자리는 제 사무실에…”

        “싫으세요? 유하나 씨 번호가…”

       

        대충 고민을 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 아니에요!!!! 마… 마음대로 하세요…”

       

        이수아는 엉거주춤한 자세가 되었다.

       

        ‘됐다.’

       

        순간 나는 느꼈다.

       

        이수아와 유하나라는 S급 헌터 2명을 거머쥐게 되었다는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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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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