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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1

       “떼잉… 마제로스에서 무슨 연구를 한다고.”

       “마기? 그런 사이한 것으로 뭘 하려고!”

       “허허 세계수의 그늘을 벗어나 마기와 접촉하다니….”

       “마기가 엘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세계수 벽화에도 그려져 있소.”

       “마기를 연구하는 것은 엘프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을…!”

         

       “그래도 연구를 시도하면 새로운 방향성을….”

       “여왕은 젊어서 우리 늙은이들이 하는 말이 영 시원찮은가보오.”

       “쩝… 젊은 사람은 어쩔 수 없지요.”

       “끌끌… 젊음이란 참 좋구먼.”

       “우리 늙은이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 것이지.”

         

       “아니 그게 아니고….”

         

       에리스가 주먹을 꽈악 쥐었다.

       무슨 말을 하기가 무섭게 저지당했다.

       원로들의 툴툴거림에 몇 번이나 말을 씹혔던가.

       이번에도 에리스는 원로들에게 가로막혀 아무것도 못하게 생겼다.

         

       제 138회 원로 틀딱들 설득하기.

       숱한 공방 끝에 에리스의 패배.

         

       138전 0승 138패의 성적을 기록한 그녀가 속으로 분통을 터트렸다.

         

       ‘지팡이를 전부 부러뜨리고 싶어요…!’

         

       이 자리에 앉아있는 원로들의 지팡이를 부술 수만 있다면 1초도 걸리지 않을 텐데.

         

       138연패의 살심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마음만 같아선 원로들의 지팡이를 전부 땔감으로 만들어버렸을 거다.

       다만 에리스가 그럴 순 없었다.

         

       에리스가 자비로운 엘프 여왕이라서?

       원로들이 노인이고 노인 공경을 해야 하는 엘프 사회라서?

       그런 이유들도 있겠지만 훨씬 간단한 이유에서였다.

         

       “제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은 건가요?”

       “떼잉… 마음에 안 들어이.”

       “….”

         

       순수하게 원로들과의 힘 싸움에서 밀렸다.

       에리스가 무슨 힘이 있을까.

       200살가량에 불과한 응애 엘프 여왕이 원로들에게 비비기엔 약한 탓이었다.

         

       원로회의 평균 나이는 900대 초반.

       단맛 쓴맛 전부 본 현역 노인 마법사지만.

       에리스는 자신이 있었다.

         

       ‘마법으론 이긴다고요…!’

         

       에리스는 억울했다.

       민트초코에 사족을 못 쓰는 늙은 원로들을 상대로 승산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을 쓰러뜨린다한들,

       그들이 가진 인맥과 권력을 고스란히 가져올 수가 없었다.

       목숨을 취한다고 그들이 가진 권력이 들어오는 건 아니니까.

         

       900년에 달하는 시간의 무게는 아득히 무겁다.

       오랜 시간 쌓아온 인맥과 부와 권력은 에리스가 비벼볼 언덕이 아니었다.

         

       그런 원로들은 900년 짬밥으로 에리스가 무슨 일을 벌이지 못하도록.

       이 악물고 막아내는 중이었다.’

         

       ‘이 망할 노인네들… 그렇게나 제게 기회를 주기 싫었나요!’

         

       늙어서까지 그렇게 권력을 쥐고 싶은 걸까.

       에리스가 이를 아득바득 갈았다.

         

       그들의 속셈은 훤히 보였다.

       권력을 포기하려는 원로가 단 한 명도 없다니.

         

       “읏….”

         

       에리스가 침음했다.

       힘을 쥐고 있는 이들은 틀딱 원로들이다.

       여왕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원로들에게서 무언가라도 얻어야 한다.

       그녀의 입이 열렸다.

         

       “왜… 제가 주도해서 마기를 연구하면 안 된다는 건가요? 이미 그곳에서 활동하는 동족들이 있을 텐데요?”

         

       그녀의 입 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139번째 원로 틀딱들 설득하기…!

         

       제발 꼬투리를 잡지 말고 넘어가주면 안 될까.

       그런 바람이 담겨있었지만, 괜히 엘프 틀딱 꼰대들이 아니었다.

         

       “허어… 여왕이여,”

       “끌끌… 아직도 모르는 건가….”

       “되다 말았군 되다 말았어.”

       “….”

         

       “개인의 행동은 그래도 되나, 세계수의 대리인이 대놓고 세계수의 영향을 벗어나는 건 조금… 그렇지?”

       “껄껄껄. 맞지 맞지.”

         

       원로들이 하나 같이 비슷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굳이 마제로스 그 사이한 곳에 갈 필요가 없지 않은가. 끌끌. 세계수의 그늘 아래가 제일 뛰어난 곳임은 자명한데!”

       “허허 맞지요.”

       “옳소. 맞는 말만 하는 군!”

       “….”

         

       “우리 늙은이들이 세계수의 대리인인 여왕을 존중해주고 싶지만, 뜻이 맞질 않으니….”

       “…맞는 뜻은 뭐죠?”

       “세계수의 번영!”

       “마기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정화하는 거라면 맞겠구려.”

       “정화작업이라면 얼마든지 투자할 텐데 허허.”

       “그렇지 그렇지. 맞는 말을 했그려.”

       “마기를 연구해봐야 우리에겐 좋은 게 없지. 음!”

         

       “아니, 제가 하려는 연구도 결국엔 엘란과 세계수의 번영을….”

       “허어… 어려서 그런 감… 이상한 걸 배워서는….”

       “요즘 어린 엘프들이 다 그렇지요.”

       “허허허. 우리 손자들도….”

       “….”

         

       지금 당장이라도 원로들의 지팡이를 전부 부숴버리고 싶다.

       부들부들.

       에리스가 분노 임계점에서 간신히 참아냈다.

       테이블 아래로 주먹을 쥐고 떨었다.

         

       ‘궤변이잖아욧…!’

         

       원로들이 엘란의 발전과 세계수의 번영을 위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서 더욱 넓은 미래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뭐?

       세계수 그늘 아래가 최고니, 굳이 마제로스에 갈 필요가 없고.

       마기를 연구하니까 마제로스에게만 이득이라고? 지원해줄 수 없다고?

         

       ‘그냥 정치적인 이유에서잖아요!’

         

       전부 핑계에 불과한 내용이 아니던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이 따위 말싸움이나 하고 있다니.

       에리스는 속이 답답해졌다.

         

       ‘그럴 때가 아니라고요…!’

         

       엘프의 마법이 정체되어있던 것도 어언 수백 년.

       에리스가 보기엔 위험한 상태였다.

         

       고위계 마법은 여전히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며, 마나 소모가 적지 않다.

       하지만 개량된 마나초를 이용한다면… 한 차례 발전이 있을 터.

       이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도약할 때가 되었는데. 이렇게 막힌다고?

         

       ‘이익… 이 망할 틀딱들을 진짜 전부…!’

         

       그냥 지금 다 때려 부수고 실권을 장악해버릴까? 폭군이 되어 봐?

       에리스는 머릿속으로 전투의 양상을 대충이라도 그려보았다.

         

       ‘여섯 명까지 동시에 상대할 수 있어요…!”

         

       문제가 있다면 원로의 숫자는 아홉.

       여섯을 상대하면 나머지 셋은 지팡이를 들고 휘두를 터.

       그 이후 고전하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많은 아군이 있다면… 원로와 대놓고 대적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겠지만.

         

       ‘도대체 누구를…?’

         

       데려올 사람이 없었다.

       인재가 없는 건 아니다.

       엘란에 인재는 꽤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인재라는 말은 곧… 재능이 뛰어나며… 어딘가의 소속에 속해있다는 것….

         

       마법 연구소, 마법 아카데미, 세계수 직속 부대 등등.

       그런 시설들의 관리자는 대부분 원로들이었다.

         

       “….”

         

       인재를 데려온다 한들.

       그들의 입장에서 원도들은 수백 년 전 까마득한 선배이자 지도자다.

         

       어 이 분? 내 아카데미 대선배님인데.

       우리 동네 잡화상인 딸내미의 할아버지잖어.

       어라? 우리 동네 할머니인데?

         

       이런 상황에서 원로들과 대놓고 싸우려 들까?

       갑자기 불러와서 마법을 쏴서 공격하라하다니. 진짜 미친 폭군 아닌가.

         

       ‘원통해요오옷!’

         

       왜 원로들만 이런 힘을 지니고 있단 말인가!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원로들의 지팡이를 빼앗는 상상이나 하는 것 아닌가.

       에리스가 심술 난 표정으로 녹차를 마셨다.

         

       “오늘도 민트초코는 맛있구만 그려.”

       “….”

       “여왕은 입맛이 없남?”

       “아뇨… 맛있어요….”

         

       아니다. 그리 맛있진 않다.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지만, 억지로 민트초코를 베어 물고 삼켰다.

         

       “그럼… 마제로스에서의 돌연변이 연구 지원은 없다고 보면 될까요.”

       “암. 거기는 절대 안 되지!”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되는 일이여!”

       “….”

         

       원로들의 대답은 확고했다.

         

       ‘원로들에게 자금을 융통해 거대한 연구 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은 취소….’

         

       이건 이미 물 건너갔으니….

       에리스는 두 번째 계획을 떠올렸다.

         

       에리스가 아무리 응애라고 하더라도 여왕은 여왕.

       남들 몰래 모아놓은 자본이 있었다.

       첫 삽을 뜨고 얼마 버티는 게 고작인 돈이지만, 그래도 일을 벌이기엔 충분했다.

         

       ‘제가 주도해서 연구하면 모든 걸 떠 안아요.’

         

       이쪽은 대놓고 고리스크였다.

       두 번째 계획은 도박에 가까운 수지만….

       성공한다면 돌아오는 보상은 훨씬 거대했다.

         

       실패한다면… 앞으로 이런 기회가 오기까지 다시 십 수 년은 족히 걸릴 터.

         

       성공하면 거대한 보상. 독자적인 세력 구축.

       실패하면… 허수아비 여왕 질을 몇 년 더….

       머릿속에서 계산해보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저 혼자 진행하겠어요.”

       “?!”

         

       이럴 줄은 몰랐을까. 원로들의 눈이 커졌다.

         

       “제가. 여왕으로서 모든 자금을 지불하고 연구를 이끌겠어요. 그럼 불만은 없겠죠?”

       “그건….”

       “허허. 여왕이시여… 왜 굳이….”

       “마기를 연구한다는 건 엘프에게 올바르지 않소!”

       “만약 그랬다가 일이 터진다면….”

       “제가 책임을 지도록 할게요. 그렇다면 불만은 없겠죠?”

       “여왕! 그러다가 여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될 수도 있소!”

       “그럼 내려오면 되죠.”

       “뭣.”

         

       이렇게 쉽게 얘기한다고?

       원로들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여왕의 행보를 견제할 생각이지만, 더 이상 건드리긴 힘들었다.

       자기 돈으로 진행하겠다는데 훼방을 놓기엔 명분이 없었다.

       그렇다고 동의한 뒤 자금을 보태자니 썩 내키지 않는다.

       사실상 거부하는 표정이지만, 원로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대로 하시오. 여왕.”

       “떼잉….”

       “다만, 우리는 손을 떼겠소.”

       “마기 연구에 손을 뻗기엔 좀….”

       “쩝. 마제로스에 가봐야 고생인 걸 알지.”

       “….”

         

       원로들이 툴툴 거리지만, 반대로 에리스의 입 꼬리는 위로 올라가려 했다.

       입 꼬리가 승천하려는 걸 참아냈다.

         

       ‘드디어… 이제야 뭔가 해볼 수 있어요.’

         

       변이를 이용한 마나초 재배 및 개량!

       그녀가 생각해낸 발상을 실현에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성공한다면….’

         

       그로 인한 수입과 세력 구축으로 여왕다운 여왕이 될 수 있으리라!

       원로들과의 다과회가 끝난 뒤, 에리스는 씨익 미소 지었다.

         

       “흐흥… 그리고 드디어 나만의 세력을…!”

         

       여왕답게 권력을 쥘 수 있다!

       이제 첫 걸음을 뗄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마제로스에서 시작되리라!

         

       “아마 마제로스에선 거부하지 않을 거예요.”

         

       다른 나라가 투자를 한다는 건.

       마제로스에 돈이 들어오고 발전한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하니까.

       여태까지 반쯤 굶주리던 마제로스가 이를 거절할 리가 없었다.

       에리스는 기대를 품고 마제로스에 서신을 보냈다.

         

       「마제로스에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마제로스의 여왕. 아르셀라 베네 필리바에스. 고귀한 그대에게 허락을 구합니다.」

         

       완벽한 부탁의 문구다.

       이걸 보고도 과연 거절할 수 있을까?

       수정구를 통해 서신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변이 돌아왔다.

         

       「엘란의 여왕. 에리스 세멜 오르시아여. 정중히 거절하겠습니다.」

         

       단칼의 거절이었다.

         

       “어째서죳?!”

         

       이번에 보낸 서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아니면 마왕의 심기를 건드렸나?

       어떤 부분에서 화가 났을지 에리스가 온갖 추측을 하는 동안.

       아르셀라는 아주 간단한 반응을 보였다.

         

       “엘프가 마제로스에서 연구라니. 흐음. 절대 안 되느니라.”

         

       그녀는 평범하게 엘프를 싫어했다.

         

         

       ***

         

         

       엘프는 겉보기엔 아름다우며 흠 잡을 곳 없는 종족이다.

       거기에 수명도 길기까지 하니, 얼마나 위대한 종족인가!

       엘프의 뛰어남은 대륙의 모든 이가 인정했다!

         

       하지만 그런 엘프에게도 문제가 하나 있었다.

       너무 수명이 긴 나머지 찾아오는 부작용이었다.

         

       ─응 인생 노잼.

         

       권태, 무기력함, 엘프 현자타임.

       뭘 해도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엘프 사춘기는 모든 엘프에게 발병한다.

         

       해결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거나,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그러다보니 엘프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기행을 벌이곤 했다.

         

       자기 단련, 지식 탐구, 여행, 마법 연구 등등….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수십 년씩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마법을 연구하고.

       누군가는 칩거하여 책만 일으며.

       누군가는 여행을 다닌다.

         

       대부분은 집에 틀어박히는 선택을 하지만.

       엘프들 중에서 유별난 녀석들은 대륙을 쏘다녔다.

       그러다보면 하나둘씩 마제로스에 도착하기 마련.

         

       ─이곳은…!

       ─크아아악…!

         

       마제로스는 엘프들이 좋아할 수 없는 곳이었다.

       대륙에서 유일하게 세계수의 영향이 닿지 않고. 마기가 흐르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프들이 이곳에 체류했다.

         

       콧속이 따끔따끔한 마기가 좋아서?

       그건 당연히 아니고.

       엘프 특유의 오만함 때문이었다.

         

       마기가 흐른다면 그걸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

       위대한 엘프라면 자연을 개척하는 것도 가능할 터!

       엘프의 뛰어남을 이 곳에서 증명해보이겠다!

         

       “모든 마기를 정화해서 이곳에도 세계수의 번영을!”

       “오오…!”

         

       마족의 근본인 마기를 없애자!

       그리고 이 곳을 세계수로 테라포밍하자!

         

       진성 세계수 싸이코들이 마제로스에 모이는 건 필연!

       마제로스에서 긴 시간동안 골칫거리였다.

         

       “…저 녀석들을 처리하거라.”

       “어떻게 합니까?”

       “강제 노역을 시키도록.”

       “그건 수십 번 했으나 효과가…. 사실 이제 해보지 않은 형벌이 사형 말곤 없습니다.”

       “…골칫거리구나.”

         

       아르셀라가 엘프를 싫어하게 된 것 또한 필연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kimdoyunniming,Nir99님 후원감사합니다…!!!!!!!!!!!!!!!!!

    이렇게 연재가 늦어질줄 몰랏스민다…죄송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최대한 연참으로 보충해보겟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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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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