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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14

       

        

        

        

        

        

        

        

        

        

        

        

        

       “역시 1주일쯤 지나니 난리법석이 꽤 줄어들었군요. 어떤 면에서는 이제 시작이긴 하지만….”

        

       “하으…!”

        

       “으, 끄응….”

        

       “제발…!”

        

        

        

        6월을 지나 7월로 접어드는 경계선.

        

        점차 햇살은 강해지고, 펜트하우스의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뚝섬한강공원의 숲에 근근이 보이던 텐트의 수는 하루가 지날수록 늘어가며, 무언가 배달을 시켜먹는 사람들의 수 역시도 그에 비례하여 늘어난다.

        

        발현자가 되며 이전에 비해 신체능력도 확연히 늘고, 사교성도 늘어났으며, 훨씬 활동적이게 되서 그런지는 몰라도 간만에 한강을 좀 돌아다니고 싶기도 했지만….

        

        지금은 내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는 친구들에게 휴식을 줘야 할 시간이었다.

        

        

        

       “자아, 현 시간부로 5분 휴식. 다들 잘 하고 있어요.”

        

       “우와아아…!”

        

       “어으, 떨어지면 안 돼!”

        

       “꼬리만 나면 유진 선생님이 하는 행동들 전부 다 쉽게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도 아니네요….”

        

       “그럼 그게 쉬울 줄 알았어요?”

        

        

        

        스르륵.

        

        회전의자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다 다시 몸을 스르륵 돌린다. 그러자 각기 다른 색깔의 세 꼬리가 보였다. 그 끝에 매달린 20kg 아령이 내 명령 하나에 느릿느릿하게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모니와 다이스, 그리고 아이리스라는 명칭 대신 박혜정 – 원래 이름은 박현석이었다 – 이란 이름으로 개명한 우리 1대 편집자까지. 다들 아주 온 몸이 땀범벅이었다.

        

        이게 무어냐 하니 일종의 저항 및 꼬리 근력 키우기 운동이었다. 꼬리는 근육 덩어리라고 할 수 있었고, 다시 말해 비얌 발현자가 된지 얼마 안 된 얘네들은 나처럼 꼬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조차 없었다.

        

        그렇다면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지.

        

        

        

       “꼬리로 하트 만들고, 저처럼 물건도 자유롭게 쥐고, 수류탄도 뽑아 던지고, 사람 휘감아서 들어올리고. 여러분들이 하고 싶다고 했으니, 저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커리큘럼을 제공할 뿐이죠. 후딱 따라와야 발끝이라도 쫓아올 수 있을 거예요.”

        

       “으앙, 나 나갈래에-!”

        

       “꼬리를 가지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후후. 고생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답니다.”

        

       “근데 꼭 이런…스쿼트 하다 만 것 같은 자세로 버텨야 할까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회전의자에서 일어선다.

        

        그 후 각양각색의 무게를 지닌 덤벨 룸으로 향한 다음, 거기서 70kg짜리 덤벨을 꼬리 끄트머리로 적당히 휘감고는 간단하게 들어올린다. 그리고는 트리플 새끼비얌들이 있는 곳에 슬그머니 도착.

        

        꼬리로 덤벨을 붙잡고, 심지어는 튕겨서 몇 번 공중에 띄워올렸다가 다시 잡기까지. 한 2~3년 전에는 이걸 책을 읽으면서도 할 수 있었단 말이지. 지금도 할 수 있고.

        

        아무튼 보여주고 싶은 것이 무어냐 하니, 보는 대로.

        

        

        

       “여러분들이 이런 걸 일상생활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으면 자세는 뭘 어떻게 하든 상관은 없어요. 밥을 먹으면서 해도 되고, 운동하면서 해도 되고…근데 안 되잖아요. 그럼 어떡하겠어요?”

        

       “…진짜, 이런 말하긴 뭐한데. 유진 씨 진짜 헬스에 미친 사람 같아요.”

        

       “제가 헬스에 미친 사람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너무 허약한 거예요. 그건 정확히 짚어야죠.”

        

        

        

        기껏해야 20kg 덤벨 꼬리로 드는 거 5분도 못 하면서 낑낑거리긴.

        

        지금의 나라면 아마 저걸 들고 24시간씩 전투를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물론 꼬리로 해야 할 작업이 많으니 실제로 전투가 발생한다면 그런 일은 없겠지만….

        

        그렇게 신나게 떠드는 사이 다시 5분이 지났고, 세 명은 다시 억겁의 고통에 돌입했다. 모름지기 꼬리란 나처럼 탄력있고 단단해야지, 얘네 셋의 꼬리 촉감은 무슨…말랑한 치약 튜브 같단 말이지.

        

        이번에는 방해도 할 겸, 열심히 버티고 있는 셋 중 한 명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편집자님은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얼마 전에 이 근방에서 아는 분을 만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표정이 좋은 걸 보니 큰 문제는 없었나보군요.”

        

       “아, 네. 부모님이 이 근처로 오셨거든요. 요 며칠 전부터 계속 이런저런 제 사진을 보내서, 처음 만날 때 어색하지 않도록 좀 신경을 썼거든요. 그리고 이틀 전에…잘 해결됐죠.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아직도 눈이 아프네요.”

        

       “다이스랑 하모니도 며칠 동안 편집자님 가족 문제 해결되는 거 보고 아주 실컷 울더니, 이제는 좀 많이 나아졌네요.”

        

       “유진 씨가 감수성이 전부 메마른 것뿐이거든요! 이쒸…!”

        

       “현실적인 거라고 칩시다.”

        

        

        

        현실을 알려주는 사람도 있어야지.

        

        운동 중에 대화를 걸어 집중을 분산시키는 것은 보통 그닥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긴 하지만, 그건 웨이트 트레이닝같은 상황일 때나 그렇지. 이럴 때는 의외로 몸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을 분산시킬 수도 있었다.

        

        고통의 전이라고 해야 할까, 이걸. 그런 느낌으로 계속해서 말을 걸다 보니 이들은 지정 시간인 5분을 훌쩍 넘겼는데도 생각보다 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닥에 미리 깔아놓은 매트 위에 덤벨을 던지듯이 내려놓은 세 명이 땀을 닦고 물을 열심히 마시고 있었고, 그 광경을 별 생각 없이 바라보던 나의 오늘 목표는 전 편집자였다.

        

        

        

       “앞으로 방송은 계속 할 예정이신가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방송은커녕 편집자 일도 일주일 동안이나 유기했는데요, 뭐어.”

        

       “그건 그닥 걱정하지 말아요. 편집자만 열 명이 넘는 판에…환경이 바뀐 거지 선택권을 상실한 건 아니니까요. 그 두 가지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예요.”

        

       “환경이 바뀐 거지, 선택권을 상실한 건 아니다라…맞는 말이네요.”

        

        

        

        이해해서 다행이라고 해야만 할지, 아니면…글쎄다.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저쪽만이 알겠지.

        

        그 사이 방금 것까지 하여 6세트가 끝을 맺었다. 다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운동을 아주 잘 따라와주었다. 아마 내일 즈음이면 꼬리를 움직이는 것도 힘들 엄청난 근육통이 몰아서 오겠지만 그건 내일의 즐거움으로 미뤄두자.

        

        다행히 집 안에는 샤워실이 최소 4개 가량은 있었으니 문제는 없었고…다이스와 하모니는 분위기를 읽고는 샤워하러 가겠다며 호다닥 사라져주었다. 참 고마운 애들이다.

        

        그리하여 독대가 시작된다.

        

        

        

       “편집자님이 휴양하고 있을 때 그 밈의 유래를 다시 한 번 살펴봤거든요. 뭐어, 원한다면 저와의, 혹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스트리밍도 언제든지 가능할 거고…편집 기술도 사라진 건 아닐 테니, 계속 편집자로 활동해도 됩니다. 그 홀로그램 아이돌인가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요?”

        

       “엄밀하게 말하면 저 때문에 그렇게 된 건 아니겠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고용주로서 저는 편집자한테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의 여러 편의 및 도움을 제공할 의무가 있지요. 그리고 생각보다도…일이 잘 풀린 모양이고요.”

        

        

        

        잠깐의 정적.

        

        과연 이 사람이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그냥 입을 열었다.

        

        

        

       “많은 일이 무사히 끝났지요. 아직 모든 게 전부 끝난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큰 고비를 무사히 넘겼으니…하고 싶은 일도 좀 하면서 살아보는 게 어떨까요.”

        

       “…하고 싶은 일요?”

        

       “애시당초 그 캐릭터가 만들어진 연유가 일종의…대리만족이라고 해야만 할지, 아니면 불가능한 꿈이라고 할지. 아무튼 그런 느낌으로 만들어진 거라면, 그동안 고생했으니 조금 즐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데.”

        

        

        

        그 순간 이 사람의 눈빛이 조금 달라진다.

        

        방금까지는 좀 힘들어서 그런지 멍한 표정으로 듣기만 했었다면, 지금은 무언가…어쩔 줄 모르는 듯한, 그러면서도 기대하는 듯한 시선 회피 처리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이번 사태와 한 발자국, 혹은 그 이상 떨어져있기 때문에 반쯤은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뭐어. 넘어야만 하는 난관을 대부분 넘었다면 해보고 싶은 일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

        

        물론 아직 모든 일이 다 끝난 건 아니긴 하지. 가족 문제는 해결됐어도 친구 문제, 혹은 대학이라든가…하지만 반대로 생각해서, 뭔가 정신적으로 안정을 되찾아야 추후 그런 일도 비교적 무난하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난 그걸 도와주는 입장이고.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우리 편집자님은 아주…시원하게 납득하셨다.

        

        

        

       “아, 그래도 그…선생님이랑 합방하고 싶은 마음은 굉장히 크긴 하지만, 지난 번에 다른 홀로그램 아이돌이랑 함께 게임하려던 스케줄도 날려먹고 그래서, 일단 그 부분 먼저 해결해야 할 것 같아요.”

        

       “좋은 생각이에요. 매듭을 잘 짓는 것도 사람이 갖춰야만 할 중요한 덕목이죠.”

        

        

        

        역시, 나는 사람 만나는 운 하나는 꽤 좋은 것 같단 말이지. 이렇게 책임감 있는 사람 찾기 힘들다.

        

        다행스럽게도 내 멘탈 테라피는 효과가 있었고, 우리 편집자님도 나름 기력을 되찾은 것 같으니 잘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이제 이 사람도 씻어야 할 테니 보내줄까 – 그리 생각하던 와중 갑자기 들려오는 말.

        

        

        

       “아, 근데…음. 이거 말해도 되나 모르겠긴 한데….”

        

       “한 번 들어보죠. 뭔가요?”

        

       “그, 얼마 전에 같이 게임한다고 했던 저쪽의 홀로그램 아이돌 분들이 약간 컨셉이 좀 독특해서….”

        

       “…?”

        

        

        

        그와 동시에 이 사람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내게 화면을 보여주었고-

        

        

        

       “…켁.”

        

       “선생님 덕분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홀로그램 아이돌 판에도 파충류 붐이 이는 바람에 다들 아바타가 조금….”

        

        

        

        그 말대로.

        

        아주 각양각색의 파충류를 모티브로 한 것만 같은 버츄얼-아바타 캐릭터들이 화면 안에 우후죽순으로 도열한 상태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다시금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여기는 왜 이렇게 파충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를 모르겠네, 그냥.

        

        

        …나중에 한 번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그렇게 됐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틀 후인 오늘 다시 잡았슴다.”

        

       “우-와, 진짜로오? 그 사람 갑자기 EM급 된 거 아냐? 멘탈 무지 강하구마안…아니, 어쩌면 그닥 안 바뀌어서 그럴 수도. 현실에선 어떤 사람일지 궁금한데에-”

        

       “교주님 유어스페이스에 잘 나와있어. EM급의 변화가 격렬한 거라고 듣긴 했는데에…아마 외형만 이것저것 바뀌었을지도오.”

        

        

        

        7월 초, 가상현실 내부의 어느 프라이빗 룸.

        

        현실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하게 생긴, 동시에 아이리스를 평범한 외형으로 보이게 만들 정도로 독특하게 생긴 유저 세 명이 전방에 켜진 화면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길다란 초록색 머리카락, 흡사 탐험가를 연상하게 만드는 프리한 복장의 엉덩이 부분에서부터 뻗어내려온 깃털 달린 뱀꼬리를 지닌 여성 한 명.

        

        푸른 색의 후드를 뒤집어쓴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 한 명.

        

        흡사 용을 연상시키게 만드는 뿔 아래로 치렁치렁 흘러내리는 푸른 머리카락을 적당히 포니테일로 올려묶고, 작지만 화려한 브로치를 이리저리 머리에 꽂아넣었지만, 동시에 백수를 연상하게 만드는 추리닝을 두툼하게 껴입은 여성 한 명.

        

        

        이들의 머리 위에서 윤전하는 <StellaUnivers>라는 단어, 그리고 각자의 옷에 자연스럽게 수놓아진 이름 – 소니아 에우테로, 덴드로비아 살루스, 에블린 드림위버.

        

        본디 9일 전 유진의 제1호 편집자와 함께 합방을 하려다 무산이 되어버린 홀로그램 아이돌이 그 자리에 있었다.

        

        

        

       “에에, 어디 보자.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뭐더라…아직 방송 안 켰지? 이거 스트리밍에 나가면 또 사전준비 안 해왔다고 시청자들한테 두들겨 맞는다구우….”

        

       “처음부터 제대로 훑어봤으면 이런 일도 없슴다, 바보.”

        

       “오늘은 문제 없이 오겠지이…이번에도 안 올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말조심은 해야할지도 모르겠는거얼. 몸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 걸로 하자구.”

        

       “에블린 너는 설정상으로는 완전 무신경한 성격이라고 써놓았으면서, 이런 부분에서는 항상 본받을 만하단 말이지….”

        

       “고럼! 선을 넘는 일만은 안 하니까 말이야.”

        

        

        

        에블린이라고 불린 여성이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는 사이, 약속했던 시간이 되어간다.

        

        지난 번, 합방 시간이 되기 6시간 전 취소되어 이런 만남의 기회 자체가 없었던 지난 번과는 다르게, 오늘은 이러한 자리가 만들어지는 것까지는 성공했고, 그렇게 이들은 계속해서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팟!

        

        

        

       “왔다아아-!”

        

       “아이리스쨩 왔다!”

        

       “신녀님을 기다리고 있었슴다!”

        

       “수녀라니까, 수녀. 일부러 그렇게 부르지 말라구.”

        

       “…아, 아. 제 목소리 잘 들리지요? 지난 번에는 불의의 사고가 있었어요. 못 와서 미안합니다.”

        

       “음, 뭐어. 사고라면 사고지. 오늘 합방 괜찮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어?”

        

       “괜찮아요. 근데 여러모로 어지러워서, 오늘은 RP는 좀 무리일지도….”

        

        

        

        RP, 다른 말로 하면 롤플레잉.

        

        기본적으로 홀로그램 아이돌은 어느 정도의 캐릭터 디자인 및 컨셉, 그리고 각자의 설정을 가지고 있었고, 대개는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었으나, 어느 정도 말투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었다.

        

        아이리스는 우로보로스 신을 모시는 수녀라는 명목으로 평소에는 가짜 수녀 말투를 썼으나, 그녀의 신체가 바뀐 이후로 – 정확히 어떻게 바뀐지는 모르지만 – 9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

        

        바로 그 때문에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은 무난무난하게 그 사실을 수용했고, 스트리밍을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덧붙였다.

        

        

        

       “어디 보즈아아…오늘 우리가 할 거, 그 뭐시기냐, 일단 이번에 최고 어려움 난이도 추가된 미션들 몇 번 도전해보고, 그 다음은 AP였나아. 그러고 보니 이번에 5인이 할 수 있는 펜타스쿼드 모드 새로 나왔다고 하지 않았어?”

        

       “아으, 그거 힘들고 재미없어. 애들 너무 많아서 그냥 일반게임 1인플레이 돌렸는데 우승 한 번밖에 못 했다구.”

        

       “…맞다, 저 사람 AP 랭크 티어 2였슴다.”

        

       “그렇게 말한다면 아이리스도 티어 2라구우? 교주님 밑에 있는 것치곤 낮지만, 평소에 일 열심히 하는 거 보면 개인 트레이닝 받을 시간은 또 없어 보인단 말이지이.”

        

        

        

        그에 아이리스는 슬그머니 시선을 옆으로 돌렸으나, 살짝 고개를 끄덕여 은연중에 긍정의 의사를 표했다.

        

        그와는 별개로, 소니아는 ‘티어 2가 2명이나 있으면 일반게임도 MMR 높아져서 힘들다고-!’하고 땡깡을 부려대었으나, 당연하게도 아주 간단히 무시당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알림 : 멀티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 // 유저 인식 중…소니아 에우테로, 덴드로비아 살루스, 에블린 드림위버, 아이리스 베아트리치아를 확인.]

        

       -[알림 : 채팅창 분할 개시. 유저 인터페이스 기능을 이용하여 게임 플레이 중 언제든지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할로할로, 소니아임다.”

        

       “살루스 등장이야! 오늘은 보다시피 지난 번에 아쉽게 캔슬된 합방을 시도하러 왔어!”

        

       “다들 안녀엉…저 천방지축이 전부 다 소개해버려서 할 말이 없네. 아무튼 오랜만. 간만에 스텔라 유니버스 3기생 다 모였어. 그리고 보다시피 오늘의 특별 게스트이자, 지난 번에 못 온 아이리스까지…에엥, 표정이 왜 그래에?”

        

       “앗, 방송 켰어요? 아직 설명이 덜 끝난 게 있었는데.”

        

        

        

       -3기데뷔생들 총출동wwwwwwwwwwwwww

       -와 파충류들이 한가득!와 파충류들이 한가득!와 파충류들이 한가득!와 파충류들이 한가득!와 파충류들이 한가득!와 파충류들이 한가득!

       -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EM급!

       -어어 EM급 얘기 잘못하면 퇴장당한다앗

       -응 나는 안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리스 당황 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설명이 덜 끝난 게 있었는데?

        

        그 순간 모두의 고개가 아이리스 쪽으로 휙 돌아간다. 센트럴 파크 HQ 곳곳에 심어진 나무들이 바람에 의해 흩날리고, 잎사귀 사이를 관통하듯 내리쬐고 있던 햇빛들이 파편이 되어 자잘하게 부서지는 듯한 광경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한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

        

        유진이었다.

        

        

        

       “…헉.”

        

       “어, 엄멤메….”

        

       “교오, 교주님…?”

        

       “그, 뭐냐. 유진 선생님이 여러분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 번쯤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미리 그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참여해도 괜찮냐고 여쭤보려고 했는데, 이미 늦었네요. 아멘….”

        

        

        

       -???????????????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피드웨건)스텔라유니버스 3기생들은 나날이치솟는 파충류의 인기에 올라타서 만들어진 아바타를 바탕으로 데뷔했다

       -고마워요 스피드웨건!

       -면전에서 교주라고 부르면 어떡해 무친련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한 여성의 모습인데도 흡사 칼날처럼 벼려진 듯한 느낌.

        

        일절 군더더기없는 움직임, 얼음장같이 냉엄한 듯한 표정. 벼락 혹은 한 자루의 검을 여성의 형태로 주조해낸 듯한 존재가 그 자리에서 나타났다.

        

        서늘한 목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파충류를 모티브로 한 홀로그램 아이돌이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간간이 들어왔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로군요. 반갑습니다.”

        

       “…나, 나 오줌 지릴 것 같아.”

        

       “이런 분위기에서 그런 말 하는 거 아님다….”

        

        

        

        바짝 쫄아붙은 신도 아닌 신도들 사이에 신이 강림했다.

        

        여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소설 초창기에 하모니랑 안 만났으면 이번 화에 나온 파충류-버튜버들과 엮으려고 했습니다

    뭐 그렇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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