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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16

    <616 – 맛있는 연계퀘스트(40)>

     

    성녀연합회 출범식이 끝난 뒤, 티토소가의 옆구리를 콕 찌르며 물었다.

     

    “오늘은 어땠어?”

    “다들 참 좋으신 분이었어! 아카데미 활동에 도움이 되라고 기부금도 엄청나게 많이 주시고 꼭 성녀연합회의 활동자금으로 쓰지 않고 내 용돈으로 써도 된다고 하셨어!”

    “헉. 얼마나 받았어?”

    “모두의 몫을 함께 받은 거니까 사분의 일로 나누어서 줄게!”

    “바보도 아니고 뭘 저리 순진하게 n빵을 해?”

     

    생활력이 뛰어난 유피가 티토소가의 순해빠진 모습을 보고 투덜거렸으나, 곧 마법시계로 입금된 포인트를 보고는 멍청한 얼굴로 으엑? 소리를 내었다.

     

    [티토소가 님이 2500만 포인트를 전송했습니다.]

     

    “일, 십, 백, 천… 천만 단위라고? 뭐야 이게. 4학년 진학비가 한 번에 해결됐잖아!”

     

    2학년 진급, 10만 포인트.

    3학년 진급, 100만 포인트.

    4학년 진급, 1000만 포인트.

     

    진급시험에 탈락해서 강제진급에 필요한 10배수 금액을 내더라도 3학년까진 능히 진학할 수 있는 거액이 들어왔다.

    유피의 실력이라면 하급반으로라도 진급할 수 있으니, 사실상 진학은 확정된 셈이다.

     

    “파파가 집에서 부쳐주는 포인트보다 많은 돈이야!”

    “흐야아! 교관 때려치고도 남을 돈이!”

    “으에에? 용사파티도 이런 지원은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어째서…?”

     

    성녀 3인방의 얼빠진 소리에 출범식에 놀러왔던 매스각키가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며 풉킥풉킥 웃었다.

     

    “천만 단위 포인트는 난생 처음 보는 허접♡ 소시민♡ 선신연합이 갈려나가지 않으려고 바치는 상납금인데 규모가 큰 건 당연하잖아~?”

    “히약! 매스각키다! 악수회에는 뭐하고 있었어? 누구랑 악수했어?”

    “아무랑도 안 했어♡ 나야 ‘휴학생’이니까 방문증만 끊으면 얼마든지 체류할 수 있는걸~? 이런 시시한 얘기는 아무래도 좋아. 오크노디, 오랜만에 재회한 ‘베프’한테 나눌 특별한 인사는 없어~?”

     

    헉. 베프랑은 무슨 인사를 나눠야 하지?

     

    “그럼 암흑마정석 줄까?”

    “좋아♡”

     

    배낭배낭에서 고농도의 암흑마나로 축성시킨 마정석을 넘겨주면서도 이게 맞나, 친구비 주는 기분인데 싶은 마음에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그런데 제국에 두고 간 몬스터군단이랑 키메라연구소 소장출신 지휘관 하인리히는 언제까지 우리한테 맡길 거야~?”

    “언더월드 방위군으로 쓸만하면 계속 써도 돼! 전멸만 안 하면 상관없을 정도로 팍팍 써도 괜찮아. 매스각키는 믿을 수 있는 군단이 필요한 시기잖아?”

    “역시 오크노디는 시원시원해서 좋아♡ 아이는 강하게 자라면 불쌍하다, 황제폐하는 선황의 품에서 벗어났으니 아카데미로 돌아가 행복한 인생을 살아도 된다,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는 허접대신들과는 다르게 마음이 통해♡”

     

    기분이 좋아진 매스각키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금 물었다.

     

    “근데 영웅부대까지는 과한 것 같아. 그건 이제 다시 가져가지 그래~?”

    “황태자가 이지를 날려버린 영웅들? 아카데미에서 그분들이 필요할까?”

    “남들한테 정체가 들킬까 봐 쉽게 쓰지도 못하고 아는 사람 앞에서만 호위로 데리고 다니는데, 그러기엔 너무 사치스러운 전력이잖아.”

    “기껏 선물 삼아 맡겨도 써먹을 수가 없으면 처치 곤란한 짐만 되기는 하겠네. 알았어, 주면 다시 다 받아갈게!”

    “다음도 앞의 안건과는 별개의 이야기인데, 마왕군이 침략하면서 제국 내에서 마왕군과 결탁한 변절자들이 대거 발각됐거든~? 근데 보니까 얘들이 암흑마나가 좀 많더라고.”

    “그게 왜?”

    “허접노디는 암흑마나를 잘 다루니까 그걸 뽑아다가 자원으로 써먹을 수 있지 않아~?”

     

    아하. 매스각키가 창조경제에 눈을 떴나보다.

    암흑마나를 모으려면 목숨 걸고 암흑마나를 꿀꺽하고 몸이 버텨주기를 간절히 기도해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존에 암흑마나를 품은 동식물이나 마인을 슥삭하고 막타보너스로 암흑마나를 자연스레 주워담는 수밖에 없지.

    보통은 이렇게까지 암흑마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다.

    더 많은 사람에게 암흑마나를 퍼뜨리려는 마인 테러리스트나 정적을 담가버리려는 정치인, 자기 실력을 향상시켜서 조직 내에 암흑마나가 더 많은 상관에게 하극상을 일으키려는 암흑조직의 간부급 범죄자들이나 암흑마나를 애타게 원하지.

    근데 매스각키는 선황이 쌓아올린 제국의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안전한 성분만 추출한 암흑마나를 자신의 신체에 받아들였다.

     

    “어라? 근데 제국도 자체적으로 고순도의 암흑마나를 추출하는 기술 있지 않아?”

    “암흑마나 정제기술자는 있었지♡”

    “왜 과거형이야?”

    “혁명군이 제국 망했다고 야반도주하던 정제기술자 목을 따버렸어♡”

    “저런. 나중에 기술전수 해줄게!”

    “약속이야~?”

     

    매스각키와의 회담도 마치니 비로소 모든 외부일정을 끝마칠 수 있었다.

     

    “자, 네페르템 선배!”

    “으응?”

    “성녀연합회도 성공적으로 출범했으니 성녀장의 자리는 네페르템이 맡아주세요!”

    “말도 안 돼! 내가 무슨 염치로 그런 커다란 자리를 맡을 수가 있겠어?”

    “네에? 성녀장은 딱히 부담스러운 자리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저한테는 딱히 필요없는 자리인걸요?”

     

    고인물인 나한테야 무슨 애기들 소꿉놀이 감투 하나 씌우는 것처럼 하찮은 자리지만 네페르템 선배에게는 성녀장이라는 직함의 위상이 다른가보다.

     

    “포인트를 받았잖아! 무려 4토막이 나고도 2500만 포인트를 받았어. 진학 걱정이 사라질 거금을 선뜻 내어줄 조직의 수장이 성녀장인데 어떻게 이게 가벼운 자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어? 무, 물론 오크노디한테는 작고 하찮을진 몰라도…”

    “맞아, 선배는 부담스러우시대! 그러니까 나한테 주면 안 될까? 응? 응?”

     

    무슨 욕심이 생겼는지 티토소가가 어울리지도 않게 욕심을 부렸다.

     

    “티토소가가 성녀장을 해서 뭐하려고?”

    “세계 곳곳에 50m 간격마다 가로등을 한 대씩 박을 거야! 그럼 어디서든 거울을 이용한 반사공격을 할 수 있어. 짱이지?”

    “매스각키한테 들려줬으면 허접바보 같은 소리 말라고 맞았겠다!”

    “힝. 너무해… 열심히 고민한 전략인데.”

    “티토소가는 전략 같은 거 고민하면 안 되겠다!”

     

    팩트폭행을 면전에서 꽂아버리니까 힝이 힝잉잉으로 변하는 것은 금방이었다.

     

    “차라리 나한테 주지?”

    “유피까지 웬 욕심이세요?”

    “용사파티는 오래도록 제대로 된 후원세력을 얻지 못했어. 이슈타르가 너한테 속아서 재단을 후원세력으로 둔 건을 제외하면 전무할 정도로.”

    “디스트로이어 교수님이 말하기로는 전대파티에서 일을 화려하게 저질러서 사람들이 용사파티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대요!”

    “이유는 알고 있고, 다른 이유가 있어도 궁금하지 않아. 이런 풍족한 포인트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을 뿐이야.”

    “포인트가 있으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이슈타르의 수행시간이 더 길어지겠지. 포인트를 벌 필요가 없어지니까. 강의도 몇 개는 포인트만 내고 출석을 대체할 수 있고.”

     

    차라리 유피의 계획이 티토소가보다는 그럴싸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안 되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곤란해요. 성녀연합회는 네페르템 선배를 성녀장으로 만들기 위해 세운 거라서요.”

    “정말 그것뿐이야? 다른 목적이 있다면 이슈타르의 동료인 내게 빚을 지우고 이용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유피는 조금 자기과신이 심한 나르시스트네요. 애초에 저한테 성녀는 필요하지 않다고요? 초반의 억까를 넘긴 저는 사실상 무적이에요!”

     

    유피는 티토소가처럼 울상을 지으며 칭얼거리는 대신, 깔끔하게 손을 털었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고 해본 소리야. 혹시나 했지만 역시 안 되네.”

    “자, 그런 관계로 다른 성녀들이 모두 기권했으니 네페르템 선배가 성녀장 하세요!”

    “알았어…”

     

    네페르템 선배가 수락하는 순간, 기나긴 이벤트도 마침내 마침표를 고했다.

     

    [네페르템이 성녀장이 되었습니다.]

    [만족의 신 아포니아는 불행의 저주와 역경을 딛고 신실함을 증명한 성녀에게 몹시 만족했습니다.]

    [네페르템의 <불행의 저주>가 <불행의 룬>으로 추출됩니다.]

     

    [연계이벤트 최종 보상으로 <불행의 룬>을 습득합니다.]

     

    *불행의 룬* : 강력한 마법은 룬의 형태로 압축됩니다. 강력한 저주 또한 룬마법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불행은 지나치게 강한 저주가 중첩되어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행운이 감소합니다.

    [보유효과 – 모든 판정 성공확률 50% 감소]

    [장착효과 – 모든 판정 성공확률 100% 감소]

     

    티토소가도 아닌데 히에엑!을 외치며 졸도할 뻔했다.

    뭐야, 이 살벌한 스펙은?

    모든 판정 성공확률 감소라니!

    수많은 저주 가운데 1순위로 손꼽을 정도로 흉악무도한 효과가 나왔다.

     

    두 번 저지르면 한 번은 실패하는 것.

    보유 효과도 살벌한데 장착효과는 한술 더 떴다.

    몇 번 저질러도 전부 실패하는 것.

    사실상 이 룬이 장착된 사람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판정이 필요없을 정도로 숙달된 기술.

    완벽한 상황.

    그런 경우가 아니면 언제나 실패나 억까를 계속해서 경험해야만 했겠지.

    하지만 네페르템 선배는 룬이 추출되며 그런 불행한 나날로부터 해방되었다.

     

    ‘원래 내가 알던 룬 효과는 보유감소효과가 25%, 장착감소효과가 50%였는데.’

     

    만족의 신 아포니아의 룬이 이렇게까지 강하다니.

    신들의 파워벨런스가 내가 알던 것과 달라진 걸까?

    사소한 의문은 접어두고 기쁜 고민을 시작했다.

    이 살벌한 룬이 이제 내 꺼다.

    이건 어디다가 쓰는 게 좋을까.

    교장토벌 이벤트에 쓰려고 존버할까?

    아니면 학생회장과의 전투에 써버릴까?

    오래 가져가서 더 성가신 보스에게 쓰면 좋겠지만 효과가 너무 강해져서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억까가 심해지는 단점이 마음에 걸렸다.

     

    ‘최대한 빨리 털어버리자!’

     

    이런 물건, 빨리 미운 놈한테 장착시키고 수중에서 없애버려야 속이 시원하지.

    지금의 나한테 그만큼 밉보인 사람이 누가 있을까.

    고민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하나뿐이었다.

     

    ‘재단파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불타는 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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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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