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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26

       

        

        

        

        

        

        

        

        

       “세르부르, 캉, 르아브르, 루앙, 디에프…그야말로 프랑스 북부에 어서 오세요, 로군요.”

        

       “진짜 다크 존 2.0에 온 게 실감이 나네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교전이 치뤄지는구나 싶기도 하고.”

        

       “…어쩐지 지금 판도가 뭔가…10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인데, 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죠?”

        

       “얼추 비슷하긴 하네요.”

        

        

        

       -프랑스(멸망함)

       -바이러스에는 이길 수 없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칼레, 릴, 몽스, 샤를루아, 아라스, 아미앵, 생캉탱, 캉브레…유진…큭 머리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지명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왜 익숙하지?????

       -지금이 혹시 1944년 즈음이었나요?????

        

        

        

        다음 날.

        

        다크 존 2.0이 업데이트된 지 고작해야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을 즈음, 우리는 드디어 프랑스 북부 해역에 발을 디뎠다 – 저쪽 세계에서도 한 번도 가본 적 없었던 유럽을 이런 느낌으로 가보게 될 줄이야.

        

        하나도 안 기쁘구만.

        

        북프랑스의 날씨는 꾸무레하기 짝이 없었다. 날씨가 안 좋다고 소문난 영국과 길어봐야 고작 수백 킬로미터, 짧으면 고작해야 40km 가량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으니 그럴 만하긴 했지만.

        

        그리고 그 점은 르아브르(Le Havre)로 향하는 항공모함 갑판 위에 선 다이스가 아주 잘 짚어주었다.

        

        

        

       “…근데 날씨가 왜 이렇게 꾸무레한가요?”

        

       “글쎄요. 채팅창 말마따나 프랑스가 반쯤 멸망해버린 파리 공화국이 되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요. 유럽 건너편의 상황이 이따구일 줄은 상상도 못하긴 했는데.”

        

       “엑, 프랑스 망했어요…?”

        

       “설정집 좀 잘 읽어보라고 몇 번씩 말해도 안 듣는 걸 보니 제가 설명해주는 게 편하겠네요. 프랑스 뿐만이 아니라 어지간한 유럽의 나라들이 몽땅 박살났단 사실부터 설명해줄까요?”

        

       “헉.”

        

        

        

       -EU는 망했어! 이제부터 여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갤러리가 지배한다!!

       -이 세계에선 맨유도 망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다

       -2.0 문서좀 읽어보니까 아주 사방팔방에 지1랄났든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럽 중 유일하게 그나마 멀쩡한 동네가 영국이랑 프랑스라니 이게 말이야 방구야 ㅋㅋㅋㅋㅋㅋㅋ

       -ㅅㅂ 진짜 WW2 재현 아니냐???

        

        

        

        그러게나 말이다.

        

        단지 칫솔수염이 저어기 남아시아 쪽에서 환생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 물론 그것 말고도 할 말은 실로 많았긴 하지만 말이다.

        

        

        우선, 당연하게도,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며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등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적진 한복판에 고립되다시피 한 이스라엘은…어떻게 됐겠어, 그냥 깔끔하게 밀려버렸지.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스라엘을 밀어버린 주축은 이란이었으나, 거기에 이라크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하여 이란과 그닥 사이가 안 좋은 친구들이 겐세이를 놓았고, 결국 화약고가 터져버렸다.

        

        

        근데 그 와중 중동과 동유럽 등등의 이권을 미끼 삼아 결국 파키스탄과 간신히 타협에 성공한 인도가 아프가니스탄을 없는 것마냥 밀어버렸고, 이후 이란의 중심인 테헤란을 군홧발로 짓밟았다.

        

        사우디, 이라크, 이집트 등을 비롯하여 중동이 펄쩍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중동 패권이라는 이름의 더 큰 이권을 두고 협력하는 인도-파키스탄을 막을 재간이 없었다.

        

        아랍의 중심에서 핵구름이 피어오르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중동이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남아시아 연방군이라고 자칭하는 친구들은 본토가 아니라 동유럽과 북아프리카, 튀니지 북부 쪽까지 올라와 주둔하고 있다나 뭐라나요.”

        

       “지도를 보니…조금만 더 가면 유럽이네요. 이게 가능한 거예요?”

        

       “수에즈 운하를 뺏겼거든요. 15만 톤에 달하는 배가 지나갈 수 있는 동네고, 길게 잡아도 3년 정도면 그 이상의 군함도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보수공사가 가능할 테죠. 현 시점에선 이미 공사가 끝났을 거고, 다시 말해 지중해가 꽤 곤란한 상황이에요.”

        

       “그리고 저희도 군사활동에 나선 걸 보아하니, 이 세계에서 협상 따위는 없었던 것 같고요.”

        

       “잘 아네요.”

        

        

        

       -무슨 전쟁이 올림픽마냥 벌어지는www

       -ㅅㅂ 중동지도 확대해보니 중간중간에 빵꾸뚫린데가 왜이렇게 많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핵망치 맞아버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짜광기특)과거가 어떻고 시아파 수니파가 어떻고 하면서 잽으로 간본 다음에나 군사활동함 / 진짜광기특)즉 시 핵 투 발

       -그건 그냥 미친또라이새1기들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대로.

        

        하지만 저쪽에게는 아쉽게도, 그리고 우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이 세계선에서 남아시아 연방군은 이 이상을 노리지 못했다. 기술력 하나에만 몰빵해버린 미국이 유럽을 지원하기 시작했으니까.

        

        당장 페캉 근처에서 작동하며 파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핵융합로, 그리고 그걸 지키고 있는 미군을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거기다 여기 미국은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은 전부 레일건으로 요격 가능했고.

        

        거기다 지금도 SR-72가 남아시아랑 동유럽 창공 수십 킬로미터 위에서 끝도 없이 뺑뺑 돌며, 그 근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열심히 찍어오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저쪽은 사려야만 할걸.

        

        하지만 문제는 거기가 아니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의 건물이 깡그리 밀렸고, 함부르크가 정체불명의 무인기에 의해 실시간으로 철거되고 있지요. 브레멘 인근에 방어선이 형성됐고요.”

        

       “브레멘이라면…그 음악대 거기 맞죠?”

        

       “맞아요. 도시 안에 브레멘 음악대 동상이 있었지요. 지금은 마찬가지로 몽땅 철거된 모양이긴 한데.”

        

       “진짜 이 게임은 블랙 유머에 진심인 것 같아요.”

        

       “하하.”

        

        

        

       -언젠 안그랬냐만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확인무인기<<<<메카유진 또나오냐? 진짜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 초상권 팔아넘겼다가 골수에 영혼까지 빨아먹히는 비얌련wwwww

       -아르테미스 이새1기들 또 사바나마냥 지난번처럼 자원빨아먹고 지들 짓고싶은거 짓고다니네 양심없는쉑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올스타즈 또나오냐? 진짜 윾진은 전설이다….

        

        

        

        아무튼 그러는 사이, 우리는 항공모함 위에 있던 틸트제트기 한 대에 탑승했다.

        

        목적지는 독일의 에센(Essen). 근방에 뒤셀도르프, 쾰른, 본, 도르드문트와 같은 독일 굴지의 대도시들이 밀집되어있는 곳이자, 이제는 미국 유럽사령부EUCOM의 전진기지가 되어버린 곳이었다.

        

        본래라면 슈투트가르트의 패치 막사라고 불리는 – 잘 모르겠다면 대충 독일 남부 어딘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 곳에 본부가 있지만, 하필이면 북유럽 쪽에서부터 가이아가 침략해왔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어쩌겠어. 즉각 대처해야지.

        

        

        틸트제트기는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를 차례로 거쳤고, 숲과 도시가 적당히 어우러진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군사도시로 변모한 에센의 근처 착륙장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철도는 본디 사람을 나르는 데 쓰여야만 했으나, 이제는 어마어마한 군수물자를 전선으로 보내는 데 사용되고 있었고, 근본없이 지어진 도로들 역시도 싸그리 재건축되었다.

        

        

        

       ‘저쪽 세계에서는…애시당초 가이아를 집으로 데려온 지 오래였으니 이런 일이 벌어질 리가 없지만.’

        

        

        

        추후 이런저런 정보 수집 결과, 저쪽 세계 기준으로는 남아시아도 공멸하고, 중동도 비스무리하게 된지 오래였던 걸로 판정됐고.

        

        그리 생각하며 틸트제트기에서 내리자 눈 앞에 보이는 이카루스 UI.

        

        가서 뭐 누구한테 인사라도 해야 하나 싶었지만, 오늘은 컷신을 볼 시간보다 우리 뉴 막내들의 전반적인 전투력 수준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였으므로….

        

        그리고 그런 마음 급한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이곳에서는 딱히 할 것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틸트제트기 착륙장의 인근에는 즉각 브레멘을 향해 떠날 수 있도록 기차가 준비되어있었다.

        

        

        그리하여 간단한 신분 인증 후 기차에 몸을 실었을까, 갑자기 귀에서 요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알림 : <우로보로스 작전팀>, 환영합니다. 현 시간부로 EUCOM의 교전분석엔진이자 컴뱃 시뮬레이터인 ‘나스티’가 본격적으로 아키타입 팀을 서포트할 예정입니다.]

        

       -[알림 : 후후후, 저도 잘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했지 않습니까?]

        

        

        

       “…엥?”

        

       “…결국 어떻게든 할 일을 찾아낸 모양이로군요, 나스티.”

        

        

        

       -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응애비얌!

       -아니근데 중학생이 왜 응애비얌이냐? 이해가 안되는데

       -아무튼 비얌보다 어리면 응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리가…있나?

       -무슨 미친 소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말한 대로, 나스티가 기어코 자기 할 일을 찾아낸 모양이다.

        

        물론 이 쪼꼬미를 데려온 이후로부터 거의 반 년 이상이 지났기도 하고, 그동안 소중한 것들을 – 나스티 입장에서다 – 많이 만들었으니 이젠 슬슬 이런 걸 맡길 때도 되긴 했지.

        

        아무튼 별 생각 없는 로렌티나와는 달리, 자기가 비얌이 됐음에도 남의 꼬리에 환장하는 내 지인들은 단번에 표정이 풀어졌지만…그것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브레멘으로 향하는 20분 동안의 시간은 작전 전 브리핑을 하기에는 최적화된 곳이었으니까.

        

        

        홀로그램 맵이 펼쳐지고, EUCOM이 노리고 있는 거시적 작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시적으로 쪼개진 수많은 태스크 중, 우리 역시도 그 하나를 맡는다.

        

        기본적으로 오퍼레이터들은 EUCOM 산하의 제2스트라이커 기병연대와 합동하여 브레멘에서의 작전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이었고, 우리 역시도 그런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었다.

        

        

        

       “제2기병연대 제4대대 ‘세이버’가 브레멘의 우측에 위치한 소규모 타운인 아침(Achim)에서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특이한 구조물 여럿을 발견했다고 전달했고, 이것이 포격지원을 위한 포대일 확률이 높다고 하는군요. 우리는 3시간 후 해당 기지를 타격할 예정입니다.”

        

       “제4대대 소속 스트라이커 기병 정찰 부대인 네메시스, 데스페라도 중대, 그리고 야전포병대대 ‘헬레이저’ 소속 아처 포대와 불독 포대가 우리를 지원한다는군요. 155mm 곡사포 포대 12문이라, 제법 나쁘지 않겠어요.”

        

       “그럼 저희들은….”

        

       “뭐어, 저희들은 창끝 부대지요.”

        

        

        

        그와 동시에 홀로그램 맵 위로 떠오르는 적 구조물.

        

        나는 그것을 손가락을 튕겨 날려보내는 듯한 행동을 취했고,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말판이 그대로 튕겨져 날아가다 소멸한다.

        

        옆에서 쿡쿡 웃는 로렌티나를 뒤로 한 채 덧붙였다.

        

        

        

       “목표까지 가는 와중, 저희를 가로막는 건 전부 찢어버리면 됩니다.”

        

       “…앗, 넵.”

        

       “따라올 수 있겠지요?”

        

        

        

       -이게 맞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따라오면 니들이 멱살잡고 끌고갈거잖아 ㅋㅋㅋㅋ

       -아이리스 아연실색wwww

       -네가 선택한 고용주다!!!! 악으로깡으로버텨라!!!!!

       -팩트)시청자들은 버틸 기회조차 못 받았다

        

        

        

        물론 거절은 없었다.

        

        가이아는 아직 언급조차 되지 않았지만, 그 장대한 서막을 이제 막 뗀 기분이었다.

        

        

        

        

        

        

        

        

        

        

        

       “우에엑, 살려줘어…!”

        

       “물, 물 없나요…?”

        

       “못 따라오는군요.”

        

       “그렇네요.”

        

        

        

       -발현자라도 다 같은 발현자가 아니다 이고야www

       -그럼 그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비얌이랑 상어 니네들은 ㅈㄴ열심히운동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애들이 트레이너하면 PT받는 애들한테 시작부터 20kg원판 2개씩 꽂게 시키는거냐?

       -진짜 어지럽다 어지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어림도 없었다.

        

        우리가 미안해.

        

        

        

        

        

        

        

        

        

        

        

        

        

        

        

        

        

        

        

        

        

        

       “본격적인 교전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해주자면, 여러분들은 아마…거하게 헤매게 될 겁니다. 하지만 그닥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이 자리의 세 분이 저지른 실수를 수습하는 것은 저희들의 몫이 될 테니까요.”

        

       “아까 잠깐 돌아다니면서 시험해보니 크게 문제는 없던 것 같은데…말하는 것만 보면 유진 씨는 이미 저희가 실수할 걸 전제로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후후, 어느 정도 분수 파악은 잘 하고 있지만, 정말로 그랬다면 이렇게 말하지도 않았겠지요. 궁극적으로 여러분들에게 부족한 것이 발현자가 된 이후로의 교전 경험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더더욱.”

        

        

        

        …과연 그 정도인가?

        

        그런 생각이 세 명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갔으나, 각자의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 구체적으로는 하모니와 다이스는 비슷한 반응이었고, 반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리스는 그저 눈치만 볼 뿐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두 명이 완전히 스스로를 오판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두 명은 유진이 자신의 몸에 최적화된 세팅값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까.

        

        교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는 근육기억이었고, 그것이 약간만 틀어지더라도 그닥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그래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큰 실수를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발현자가 된 이후로 처음 맞이하는 교전이 이전과 얼마나 다를 것인가.

        

        그것만은 뇌내 시뮬레이션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건너편에 있는 로렌티나와 유진은 그마저도 예상했다는 것마냥 무난무난한 표정으로 세 명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의외로 그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유진과 로렌티나는 세 명의 실수조차 자신들이 수습할 수 있다고 자신하였고, 적어도 그 자리에 있는 세 명은 그것이 사실이란 걸 알았다.

        

        특히나 로렌티나가 그녀 특유의 길다란 작살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게 새로이 발현자가 된 세 명과 두 명의 선배 발현자가 작전 구역을 향해 출발했다.

        

        어둠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나이트비전을 켜지 않아도 선명하게 보이는 주변의 광경에 첫 번째로 놀라고, 체력 보정이 풀려 현실의 몸뚱아리로서 기동하고 있음에도 전혀 힘들지 않다는 것에 두 번째로 놀란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광활한 밭 사이 존재하는 주거지와 도로의 한복판에 느닷없이 생겨나있는 여러 구조물, 그리고 그 사이를 돌아다니는 아르테미스 무인기들이 보인다.

        

        

        그리하여 본격적인 교전이 시작되고, 스트리밍이 켜졌을 때.

        

        

        

       ───으직!

        

        

        

       “앗, 트리거가…!”

        

       “그럴 줄 알았죠. 여분의 가이슬리제 트리거를 가져왔으니, 이거 받고 뒤로 빠져서 빠르게 방아쇠 교환하세요.”

        

       “헉, 폭발물 선 끊어먹었다.”

        

       “그럴 것 같았어요. 필요한 게 뭔가요? 도폭선인지, 뇌관인지, 아니면 케이블인지 말하세요.”

        

       “전기 전달하는 케이블이에요.”

        

       “자, 받으시길.”

        

        

        

       -얘네 뭐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총을 쏴야지 망가뜨리면 어떡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어 탄창 또 떨군다 하모니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비얌이랑 상어는 도대체 어떻게 알고 필요한 거 여분으로 다 가지고 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한 번씩 자기들도 거쳐갔나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와중 혼자서 사고 안치는 아이리스ww

        

        

        

        사방팔방에서부터 잡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도리어 항상 하던 대로 행동하다 사고 아닌 사고에 직면한 하모니나 다이스보다 잔뜩 쫄아 움츠러든 아이리스가 더 무난무난하게 교전에 임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아이러니한 꼬라지를 두 명의 선임-발현자들이 피식거리며 바라보고 있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총탄 소음에도 불구하고 유진과 로렌티나의 목소리는 명료했다.

        

        

        

       “여러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첫 번째, 힘조절이죠. 특히나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는 힘조절이 제대로 될 리가 없지요. 제대로 신경쓰지 않으면 악력 때문에 포어그립과 방아쇠 손잡이가 으깨질 거예요.”

        

       “우리 그린캣은 폭발물 제조에 좀 더 신경쓰길. 이번 년도의 파이널 챔피언십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구태여 하드코어 모드로 임하지 않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거예요.”

        

       “…나름 절충안을 찾아볼게요.”

        

       “아이리스는 잘 하고 있어요. 지금처럼 당황하지 않고 무난하게 대처하는 게 중요해요.”

        

       “에헤헤….”

        

        

        

       -‘암컷’

       -이게 남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그냥 비얌쉑이 팜므파탈 옴므파탈 싸그리 합쳐놓은 존재라 그런 거다

       -비얌꼬리<<<<얘가 잘못함

       -또또 다들 개소리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식간에 드러나는 수많은 문제점들.

        

        그러나 두 명은 그것만으로 끝이라는 말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리하여 얼마나 지났을까 – 첫 번째 문제가 점점 봉합되어갈 즈음 두 번째 문제가 표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연하겠지만, 하모니와 다이스로부터 시작되었다.

        

        

        

       “…어으, 이거 생각보다 다른 부분에 집중력이 엄청나게 들어가네요, 우왁! 전방 수류탄-!”

        

       “모든 동작에 필요할 거라고 생각되는 힘의 배분량을 별도로 생각해야만 하니까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리고 민아는 방금 수류탄 너무 멀리 던진 거 알죠? 적어도 160m 가량은 날아간 것 같네요.”

        

       “켁, 이거 진짜 힘들어요…! 벌써 체력 다 떨어질 것 같아요!”

        

       “그럴 수밖에요. 적어도 두 명은 제가 아주 정교하게 조정해왔으니까요. 사소한 틀어짐만으로도 오류가 발생하기 쉽죠. 오히려 아이리스가 이 상황에 무난하게 적응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지요.”

        

       “후, 제가 이런 부분에 또 재능이 있죠. 다이스와 하모니 씨를 잇는 차세대 비얌이라…제 재능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요?”

        

        

        

        하지만 비얌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했던 농담조차 놓치지 않고 잡아챘다.

        

        그리고-

        

        

        

       “그럼 아이리스가 이제부턴 전방에 섭니다. 전진하시죠.”

        

       “에, 잠깐만요, 선생님? 저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닌데요…?”

        

       “괜찮아요, 저는 방금 그런 의도로 말한 거니까요. 자, 전진하세요!”

        

       “끼야아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만악의 근원wwww

       -그럴거같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깝친다 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앞에서 도야가오? 이거 못참거든요 ㅋㅋ

        

        

        

        아이리스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었다.

        

        발현자들의 세계에서는 한 치도 방심하면 안 되는 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캉브레…아미앵…유진…큭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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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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