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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28

       

        

        

        

        

        

        

        

        

       “후후후…후하하하하! 보았습니까! 저도 이렇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드디어 제 유용함을 밝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가 넷째 메카 막내한테 일 줬냐? 아주 시끄럽기 짝이 없구만.”

        

       “거의 빈사 상태가 되어버린 유럽사령부 땜빵하기에는 최적화된 인선이지. 거기다 저쪽 세계에 있는 막내까지 만났으니 신날 수밖에. 좀 내버려둬. 애들 땡깡부리는 거 보는 거 같아서 좋구만 뭘.”

        

       “저희는 언제 나갈 수 있습니까?”

        

       “트레이닝이 하고 싶다면 말하지 그랬나, 진. 지금 바로 가도 상관없는데.”

        

       “앗, 아닙니다.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센트럴 파크 HQ-였던 곳.

        

        주변 고층 건물들이 하나둘씩 철거되고, 센트럴 파크 내에 꽉꽉 들어차있던 수많은 기관들을 주변으로 이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빌딩만이 일부 남겨진 탓에 휑뎅그렁하기 짝이 없는 주변.

        

        그 와중에도 여러 이유로 인해 기지에서 다른 곳으로 여전히 이전되지 않은 몇몇 건물 – 그 중에서도 오퍼레이터를 위한 숙소 건물과 휴게실, 브리핑 룸. 그 중에서도 맨 마지막.

        

        그 안에 과거에 비해 인원수가 여러모로 뻥튀기된 대거 팀이 앉아있었다.

        

        

        전쟁이 끝나며 자연적으로 할 일은 줄어들지만, 전시 상황이랍시고 생산된 수많은 물자들은 여전히 창고에 그득히 쌓여있었으며, 서서히 미국이 회복됨에 따라 여러 식량 자원 역시 유통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말 그대로 놀고 먹는 시간이 대거 팀을 비롯하여 여전히 편제 상으로 존재하는 이카루스 오퍼레이터 전원에게 도래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기인한 지루함을 이기는 방법 중 하나는 메카 막내들 구경이었다.

        

        

        

       “듣자 하니 저쪽 세계도 꽤 난리라고 하든데. 변이자가 꽤 늘었다고 들었단 말이지…지금은 바쁘겠구만. 나중에 막내가 다시 불러줄 테니 적당히 그때까지 참아라.”

        

       “표정이 부루퉁한 걸 보니 숙제를 내줘야겠어. 저 다크 존이라는 게임 내의 세계 정세에 대해 메카 막내들과 함께 심도깊은 토론을 한 번 해봐야겠어. 너희들도 맘에 들지?”

        

       “우와악, 아니야!”

        

       “꽤 흥미로운 부분이 많든데 아쉽구만.”

        

        

        

        그 말대로.

        

        본래라면 지정학적인 부분, 그리고 남아시아 및 중동의 역학관계는 이들이 크게 고려할 필요까지는 없었으나, 길어진 전쟁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 지식은 자연스럽게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대거 팀이 존재하고 있는 세계에서는 이미 SR-72의 정찰 비행이 전달한 데이터로 인해 사방에서 공멸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널리 밝혀졌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IF-인과는 훌륭한 토론거리가 되었다.

        

        나스티가 다시 화면에 집중하건 말건 이들의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현실에서 저런 일이 벌어졌더라면 꽤 골치가 아팠겠어. 아직 러시아랑 중국에 받아내야만 하는 깽값이 많이 남지 않았나?”

        

       “글쎄다. 러시아는 몰라도 중국은 슬슬 잡음이 터지고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국토안보부 쪽으로 들어간 모리슨이 지난 번에 몇 마디 던져주더라고. 치안유지군을 파병하지 않는다면 위험할 정도라더군. 국내도 코가 석 자인데 말이야.”

        

       “얼마 전에 나한테 뭐 하나 지어달라는 제안들이 연달아 들어오든데, 그 이유가 있었구나.”

        

       “…가이아?”

        

        

        

        드르륵!

        

        그 와중 메카 막내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다르게 생긴 5자매 중 마지막이자, 근래 들어 미국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일하고 있는 당사자이기도 한 가이아가 의자를 끌고 와 자리에 앉는다.

        

        뱀 꼬리 특유의 요염함 대신 꼬리 관절을 대놓고 나눠놓음으로서 나타나는 위압감. 그러나 다들 신경쓰지 않고 그녀의 뒷말을 기다렸고, 가이아는 몇 가지 제안서를 허공에 펼쳐보였다.

        

        

        

       “미국의 최서단인 알래스카의 웨일즈와 다이오메드 제도, 그리고 러시아 추코츠키 아브토놈니 자치구를 잇는 해저 터널 건설이랑, 저어기 중국의 친황다오 시에 사단 단위의 신속대응군QRF이 주둔할 수 있을 만큼의 기지를 지어달라는 게 주요 내용이더라고.”

        

       “…그 정도인가?”

        

       “중국 쪽의 사정은 꽤 들었거든. 이미 한국에 주둔 중이었던 예비 부대랑 7함대가 서해 쪽으로 긴급 투입됐대. 조금만 더 방치하게 되면 미국에게 진 빚에 대한 상환은커녕 나라가 산산조각날 판이라든데?”

        

       “뭐어, 제7함대가 싼샤 댐을 통째로 날려버렸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그 말대로.

        

        댐이 깨강정난 이후 이창과 우한, 난징은 진즉 워터파크로 변해버렸고, 그로 인해 생겨난 이재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창궐한 전염병 등으로 인해 중국은 생지옥이 되어버린 지 오래.

        

        물론 그 전부터 바이러스가 알음알음 퍼진 탓에 진즉 많은 이들이 사망했다고는 하나…대거 팀을 비롯한 미국인들이 신경쓸 바는 아니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선빵을 때린 당사자들이었으니.

        

        아무튼 그런 흉흉한 주제를 뒤로 한 채, 이런저런 대화가 이어진다.

        

        

        

       “그러고 보니 막내의 고향이 한국이었나? 여기선 그닥 좋은 꼬라지는 아니었을 것 같은데.”

        

       “요코스카의 물개 놈들 덕분에 전면전 초반에 절반 정도는 지켰다더군. 어디 보자…대전? 이런 이름의 동네까지 밀렸다가 지금은 선양까지 밀고 들어갔다든데.”

        

       “그쪽도 여러모로 난리였겠어.”

        

       “중국이랑 붙어있는 나라잖아. 그럴 수밖에.”

        

        

        

        그와 동시에 빠르게 바뀌는 주제.

        

        

        

       “한국 이야기 하니 생각난건데, 지난 번에 한 번 가본 곳이 서울이란 곳이었나? 꽤 번창하는 도시였지. 기회가 닿으면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은데, 발칙한 막내가 요즘 들어 통 연락이 뜸하구만.”

        

       “아까도 말했듯이, 변이자가 꽤 늘었다고 했으니. 없던 책임도 만들어서 지는 그 꼬맹이가 그 꼬라지를 가만히 두고 보고 있겠어? 좀 더 여유가 늘어나면 알아서 연락해오겠지.”

        

       “아, 아키타입이 은근슬쩍 한두 마디씩 덧붙인 건 내가 알고 있는데.”

        

       “…안 그런 척해도 다들 끼려고 준비 중이었구만.”

        

        

        

        드르륵.

        

        그 순간 옆에서 은근슬쩍 듣고 있던 마브가 앉았고, 이어 입을 열었다.

        

        

        

       “조만간 한국에서 엑스포가 있을 예정이래. 그때 대거 팀을 은근슬쩍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중얼거리더라고. 우리야 엑스포의 주인공이기도 하니 어찌저찌 가게 되겠지만…그렇다고 해서 아키타입이 다른 사람들을 내버려둘 것 같지는 않단 말이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겠네.”

        

       “그 즈음에는 저도 당당히 나설 수 있습니다! 지난 번에는 메인으로 내세운 세 명에 밀려서 밖에서 얌전히 손가락만 빨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계가 손가락 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건 또 처음 들어보네, 환장하겠구만.”

        

        

        

        그리 말하는 와중 가이아를 향해 힐끔 돌아가는 시선 여럿.

        

        그러나 그녀는 그닥 신경쓰는 표정은 아니었다. 진과 레인, 마브와는 다르게 제조된 목적이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가이아는 기본적으로 워커홀릭에 가까운 성격이었다.

        

        저쪽 세계가 궁금한 것도 맞고, 세계선을 횡단하여 넘어갔을 때 열광하기도 했지만, 공과 사는 반드시 구분하는 스타일. 다시 말해 초딩처럼 구는 나스티와는 천지차이의 반응이란 소리였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뭐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못 나가도 그리 아쉬울 건 아니지. 나는 일을 처리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존재고,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됐거든. 정 나가보고 싶으면 오리지널한테 부탁하면 되기도 하고.”

        

       “…메카 막내들의 정신연령은 셋째와 다섯째 덕분에 평균이 유지되는 것 같은데.”

        

       “야! 우리가 뭐가 어때서!”

        

       “맞습니다!”

        

       “아유. 농담이다, 이 자식들…끄아악, 올라타려고 들지 마! 무거워!”

        

       “딱히 틀린 말도 아니구만.”

        

        

        

        으지직!

        

        한순간이나마 메카 유진의 무게가 의자에 실림과 동시에 체스터가 앉아있던 의자가 와장창 무너지고, 쿵 소리와 함께 주변으로 먼지가 비산했다.

        

        순간적으로 이어지는 정적. 갈 곳 잃은 레인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돌아가는 사이, 한숨을 토해낸 오웬스가 로렌티나와 로건을 호출하고는 목을 손으로 긋는 제스쳐를 보여주었다.

        

        레인이 끼야악 하는 소리를 내며 훈련장으로 끌려가는 사이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저 꼴통들을 엑스포의 메인으로 세운다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상이 안 가는데.”

        

       “뭐어, 얘네가 제대로 말아먹었으면 진즉 막내가 전부 쫓아버렸겠지. 두 눈을 새파랗게 뜨고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관찰하고 있을 텐데 거기서 딴 마음을 품는다면…그건 그것대로 대단한 거겠구만.”

        

       “흐음.”

        

        

        

        그 말을 듣고 짧은 숨을 토해내며 턱을 문지르던 서킨스가 덧붙였다.

        

        

        

       “꽤 좋은 생각이 났는데.”

        

       “뭡니까, 부분대장님?”

        

       “얘네들이 허튼 짓 못하게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통제관 역할을 하게 되면 합법적으로 참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하, 그거 꽤 웃긴 말이로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말.

        

        

        

       “당장 연락해보지요.”

        

       “…본 개체가 옆에서 다 듣고 있습니다만.”

        

       “진은 자주 말썽 안 부리니 괜찮아요.”

        

       “후후후.”

        

        

        

        물론, 대놓고 놀리더라도 누군가를 치켜세워주기만 한다면 여론 분열이 가능했다.

        

        그런 느낌으로, 오늘도 대거 팀의 하루는 느긋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철컥!

        

        

        

       “아, 유진 씨. 왔어…우와아아악!”

        

       “뭐야. 왜 갑자기 그러는-끼야악!”

        

       “후후, 마치 못 볼 걸 봤다는 듯한 표정이로군요! 우리 뉴 막내들! 꼬리가 자랐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까지 날아왔답니다!”

        

       “…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한편, 그 와중 한국의 어딘가.

        

        상어가 대량의 선물과 함께 현실을 강습했다.

        

        설명 끝.

        

        

        

        

        

        

        

        

        

        

        

        

        

        

        

        

        

        

        

        

        

       “흐음흐음, 요즘 막내가 특별히 신경써서 챙겨준다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었군요. 조금 맹한 구석이 있는 것 같지만, 표정에 근심이 없는 걸 보니 마음 속의 짐은 상당히 덜어낸 듯하고….”

        

       “어, 어음. 그렇긴 한데….”

        

       “옛날이 생각나는군요. 유진도 여러분처럼 한창 귀여울 때가 있었답니다. 지금은 귀여운 맛은 좀 떨어졌지만, 간혹 보여주는 허당스러운 면모가….”

        

       “언니!”

        

       “어우, 깜짝이야. 불리할 때만 언니라고 부르지 말랬죠, 유진.”

        

        

        

        헉, 나도 모르게 언니라고 외쳐버렸다.

        

        본래 남을 골려먹거나 – 특히 로건을 놀릴 때 – , 아니면 상어가 내 쪽팔림 게이지를 풀로 활성화시킬 때나 한 번씩 나오는 호칭이었는데 말이지. 이번에는 당연히도 후자였고.

        

        아무튼, 내가 대놓고 언니라고 부르자마자 하모니와 다이스, 그리고 아이리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본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더라도 내 입에서 절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호칭이라 그런가?

        

        당연하게도 로렌티나 역시 놀랐다가 푸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미치겠네.

        

        

        

       “자꾸 제 과거 들추지 말랬죠!”

        

       “아유, 알겠어요. 숨길 게 뭐가 있다고 그러는지 원. 사람이라면 자신의 과거에 당당해야 하는 법이에요. 그리고 이 친구들도 막내의 과거라고 하니 표정이 꽤 볼만해졌잖아요?”

        

       “당연하죠! 아무한테도 말 안 했으니까!”

        

       “조금 더 놀리다간 뻥 터져버리겠군요. 알았어요, 앉아요. 적당히 조절할테니.”

        

        

        

        전혀 믿음이 안 가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니겠지.

        

        아무튼 갑작스럽게 들춰진 내 과거 때문에 놀라버리긴 했지만…바로 그 때문에 내가 아이리스를 열심히 돌봐주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았으니까.

        

        내가 센트럴 파크 HQ라는, 그리고 선임들이라는 버팀목을 찾은 덕분에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망가지기 전 살아난 것처럼,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런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하모니랑 다이스야 뭐…이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나? 난 오히려 얘네가 적응할 수 없을 거라는 가능성 자체를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단 말이지.

        

        

        그러는 사이 로렌티나는 바깥을 싸돌아다니며 사온 온갖 음식들을 아주 위풍당당하게 테이블 위에 꺼내놓았다. 허나 여기엔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도 보기도 힘든 EM급이 5명이나 있었고….

        

        다시 말해, 단위를 일의 자리가 아니라 십의 자리 단위로 세야만 하는 대식가들. 오늘 배달 비용은 백만 단위로 나올 것이 틀림없었다.

        

        로렌티나가 가져온 양은 단순한 애피타이저 정도였으니까.

        

        아무튼,

        

        

        

       “뉴 막내들도 적당히 포기하시길. 여러분들이 눈치 줘봤자 어쩔 수 없는 일도 세상에는 있는 법이랍니다.”

        

       “로렌티나 언니가 저희한테 불 붙였잖아요!?”

        

       “그치만 불을 끄는 건 여러분들의 역량이지요.”

        

       “…편집하면서도 왜 로렌티나가 악질이라고 하는지는 잘 몰랐는데, 이제야 잘 알 것 같네요. 진짜 무지막지하게 특이한 이미지셨구나.”

        

        

        

        이번에는 내가 언니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실컷 애태우기만 하고 아무런 것도 안 알려주기-는 내가 선임들로부터 배운 전매특허 기술이자 필살기였고, 로렌티나는 나 이상으로 그것을 능숙하게 시행하면서 분위기를 환기했다.

        

        원래 상어랑 둘만 있다면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저쪽 세계의 상어와 통신하는지를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번엔 아쉽게도 나 말고도 다른 비얌이 셋이나 있으니 그 부분은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내가 그리 생각하든 말든 로렌티나는 화려한 언변으로 신들린 듯 주변을 폭격했다.

        

        

        

       “우리 막내들, 꼬리 달린 후 기분은 좀 어떤가요? 우리 그린캣은 더 이상 그린캣이라고 못 부르겠군요.”

        

       “꼬리만 달리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어요….”

        

       “별도로 연습이 필요하대요. 그것도 엄청 많이.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느꼈어요오….”

        

       “여러분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우리 막내도 그토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해서 저 정도로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새로 합류한 아이리스?”

        

       “앗, 네?”

        

       “시럽으로 하트 그리는 거 잘 봤어요. 매우 인상적이더군요.”

        

        

        

        …아, 그거.

        

        우리 편집자가 메이드 노릇을 하는 영상은…당연하겠지만, 유어스페이스에 업로드가 되자마자 즉각 실시간 인기 급상승 영상 1위가 되었다. 그리고 로렌티나가 그걸 못 볼 리가 있을 리가 없지.

        

        그리하여 이어지는 말.

        

        

        

       “큰 걱정은 안 했지만 역시나. 각자 무난하게 적응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어서 즐겁네요. 하지만 미리 하나 말해주자면, 아직 즐겨야만 하는 것도 많이 있고, 발현자로서 경험해야만 하는 것도 많답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나요?”

        

       “…발현자로서 경험해야만 하는 일요?”

        

       “그렇게 궁금해해도 전부 말해줄 수는 없답니다. 어차피 자연스럽게 알아갈 테니까요.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는 것도 그닥 재미없기도 하고, 모처럼 이곳까지 왔으니 한두 개는 알려주죠.”

        

        

        

        발현자로서 경험해야만 하는 거라.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 몇 초도 지나지 않아 해답이 머릿속에서 도출되었고, 나는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반면 EM급에 발을 들인 지 얼마 안 된 신입들은 아리송하단 표정이었고.

        

        과연 뭐부터일까. 그러자 이어지는 말.

        

        

        

       “여러분들이 어떤 동물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시길.”

        

       “…아!”

        

       “얼추 눈치챘나보군요.”

        

        

        

        뱀.

        

        EM급 서펜티아가 된 이후로 진동감지 및 야간투시경 같은 건 진즉 경험해봤겠지만…공교롭게도 로렌티나를 제외하면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전부 내 집들이 때 한 번 와본 적 있는 사람들.

        

        다시 말해 펜트하우스 지하에 위치한 수영장을 가본 적이 있다는 소리였다.

        

        뱀이든 상어든 물을 좋아하는 건 당연했고, 그리하여 로렌티나는 입을 열었다.

        

        

        

       “물에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싫을 걸요.”

        

       “…앗, 집 가서 수영복 가져와야겠다.”

        

       “유진 선생님, 저는 수영복부터 사야할 것 같은데….”

        

       “아이리스는 아나콘다처럼 물과 친숙한 종류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일 수영복 사러 갑시다.”

        

       “네에.”

        

        

        

        그렇게 아이리스는 반쯤 포기한 채 흐헤헿 하고 이상한 웃음소리를 터뜨렸고, 로렌티나는….

        

        

        

       ‘…누가 봐도 해군에 적합한지 테스트하려는 표정 같은데.’

        

        

        

        본인은 꼴에 숨기려고 하는 것 같지만,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진짜 환장하겠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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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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