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633

       

        

        

        

        

        

        

        

        

        

       “유진 선생니임-!”

        

       “거봐요, 제가 올 거라고 말했죠?”

        

       “안 기다렸으면 큰일날 뻔했네요.”

        

        

        

       -이 거리에서…바스트 모핑이 보인다고…?

       -하 시1발 진짜 준내예쁘게 생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어떻게저게남자였냐고진짜구라치지마나정신나갈거같애!!!!!!!!!!!!!!!!!

       -편집자(였던 것)

       -아이리스냔 ㅈㄴ쓰담쓰담마렵네 후….

        

        

        

        오후 7시, 송도 하부.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의 아래쪽,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이 점유한 거대한 엑스포단지. 대략 열흘 후면 사람으로 바글바글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사람이 드문드문 돌아다니는 곳.

        

        그 앞으로 차량 한 대가 후다닥 들어오더니 문이 열리고, 차량이 주차장으로 사라짐과 동시에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외형의 사람 한 명이 우다다 달려오며 소리를 지른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우리 편집자님이었다. 방송이 끝나고 헐레벌떡 달려온 것이 틀림없었다.

        

        

        그 장절한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메카 막내들이 한 마디씩 덧붙였다.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인간! 아키타입이랑 매우 가까운 관계로 추정됩니다!”

        

       “우리 나스티는 제발 목소리 좀 줄이세요. 주변에 다 들려요.”

        

       “누가 봐도 주인 친구네. 얼마 전에 한국어로 유유상종이라는 단어를 배웠는데, 역시 뱀의 친구는 뱀이지. 암암.”

        

       “…이걸 유유상종이라고 해야만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유유상종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친구가 비얌이 아니라 사귄애들이 비얌으로 바뀐거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스티 옆에서 깝치는거 진짜 준내기엽다 ㅋㅋㅋ

       -와 이렇게보니 비얌이 거의 여덟명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비얌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

        

        

        

        채팅창 말대로였다.

        

        이건 유유상종이 아니라…사귄 애들이 비얌이 된 거잖아. 후천적 유유상종이라니, 아마 이 단어를 만든 사람도 이런 경우까지는 생각을 못 했을 거다. 진짜 미치고 팔짝 뛰겠구만.

        

        종족의 다양성을 위해서 호떡마냥 좀…백호라든지, 아니면 호랑이로 바뀐 사람은 왜 없는지를 모르겠네. 왜 하필 비얌인지 몰라. 방송을 하면 할수록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이 아나콘다가 되가는 느낌이다.

        

        아무튼 그리 생각하는 와중, 슬금슬금 다가온 아이리스가 어느덧 지척까지 왔다. 그렇다면 이제 할 일을 해야지.

        

        서로 안면 익히는 것 말이다.

        

        

        

       “후우, 하아…우왓, 깜짝이야.”

        

       “반갑습니다, 아이리스. 진입니다. 아키타입의 행보를 그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가까이서 지켜보았을테니, 저희가 누군지는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레인이야. 만나서 반가워. 뱀에 합류한 걸 환영해.”

        

       “이 친구가 아키타입의 편집자? 확실히 원본만 보다보니…일반 사람들은 아키타입처럼 단련이 안 되어있는 게 맞네. 골밀도와 근밀도, 근신경계 모두 아직 발달할 여지가 충분해.”

        

       “하얀 사람! 반갑습니다, 나스티라고 합니다.”

        

       “에, 어.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아이리스라고 합니다. 원래 이름은 박혜정이에요.”

        

        

        

       -여기가…멀티비얌유니버스?????

       -하나같이 다 귀엽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맞다 이사람 편집자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이 7명???? 여기가 천국인가?

       -너무 비얌을 좋아해서 비얌이 되버린 애들이 무려 3명이나 있는wwww

        

        

        

        떨떠름하지만 동시에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아이리스가 손을 내밀어 악수한다.

        

        현실에서 만나는 건 말 그대로 처음이었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우리 편집자님은 메카 막내들과 상당히…내적 친밀감이 많이 쌓여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리스는 내가 메카 유진들과 함께 했던 모든 행보를 눈으로 지켜보고, 그 중 일부를 편집하여 유어스페이스 채널에 올린 당사자. 그런 점을 고려하면 뭐어….

        

        그것도 그렇고, 애초에 막내들은 내 지인들이라고 하면 거의 넙죽넙죽 받아먹는 느낌으로 빠르게 친해지니까. 당연히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친근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건 그거였고, 민아랑 예린이랑은 다르게 편집자님은 꽤 늦게 왔으니까,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같이 있을 시간은 좀 있어야겠지.

        

        하모니와 다이스도 그 정도는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밥은 먹었나요? 헐레벌떡 온 것 같은데, 저녁식사도 못 했지 않나요.”

        

       “아, 하하. 조금 배고프긴 한데 괜찮아요. 돌아가서 먹으면 되니까 너무 신경 안 써주셔도 괜찮아요.”

        

       “그렇게 부담스러워할 필요 없어요. 아직 소프트웨어는 일반인이지만…하드웨어는 이미 비얌 카르텔 소속이죠. 편집자에서 한 발자국 더 나갔으니까, 이제부턴 좀 더 원하는 걸 더욱 편하게 말하시길. 앞으로는 더욱 사치를 누리게 해줄 테니까요.”

        

       “헉.”

        

        

        

       -앞으로 더 사치를 누리게 해준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걸크러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걸크러쉬가 아니라 그냥 돈다발로 때리는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

       -비얌카르텔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이 되면…비얌카르텔에 합류할 수 있다….

        

        

        

        물론 반 정도는 우스갯소리였다. 다르게 보면 반은 진심이란 소리긴 했는데.

        

        아무튼 뭐어, 이 정도로 말해놓을 필요는 있었다. 앞으로 편집자 일을 그만두거나 하는 일은 없을 듯하지만, 구독자가 150만 명이나 되는 채널의 주인이라면 좀 더 대범해져야지.

        

        구독자가 사람의 성향을 결정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어필하고 관철시킬 수 있을 정도의 깡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리하여 적당히 타협한 결과, 이번에도 배달음식이었다. 근래 너무 배달음식만 시켜먹는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메카 막내들까지 음식점에 끌고 가는 건…어림도 없는 소리.

        

        그리고 요즘은 모든 배달을 드론으로 처리하니 배달원도 딱히 필요가 없고.

        

        

        여섯 명을 끌고 내부로 들어간다.

        

        엑스포 개최까지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이기에 내부는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었고, 그 중에는 사람 여럿이 앉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그곳에 앉아서 오늘 방송을 켠 이유를 다시금 확인했다. 그 중에는 ‘아이리스가 있을 때 말하는 것이 좋다’라고 쓰여진 안건도 있었고…이번 방송에서는 이걸 공지하면 되겠어.

        

        작게 목을 가다듬고 덧붙였다.

        

        

        

       “본래라면 내일부터 본격적인 공지가 올라올 예정이었지만, 미리 말씀을 드릴만한 게 있겠군요…앞으로 3일 후에 추첨이 하나 있습니다. 추첨에 당첨된 사람만이 참여 가능한 이벤트가 하나 있거든요.”

        

       “엥…?”

        

       “메카 막내들은 오늘 그런 말 하나도 안 해줬는데요!?”

        

       “그러면 그런가보다-하시면 됩니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슬 옆의 땡깡쟁이들이 뭐라 씨부리든 1도 신경쓰지 않는 강철멘탈윾진www

       -추첨?????

       -메카비얌한테질문하는거말고또뭐가있나 ㅋㅋㅋㅋ

       -병먹금실력원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하겠지만 옆에서 비얌모양 확성기 두 명이 땡깡을 부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정녕 아이리스만이 내 위장약이란 말인가? 역시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는 옛 성현들의 말씀은 틀린 적이 없다.

        

        하모니는 볼따구를 잡아 주욱 늘리고, 다이스는 목에 꼬리를 감은 뒤 꼬리 끝으로 머리를 콩콩 때리면서 덧붙였다.

        

        

        

       “우선 이벤트의 정체에 대해 말하기 전, 이 자리에 있는 아이리스에게 감사를 해야겠네요. 이번 이벤트는 우리 편집자님 덕분에 생각난 거거든요.”

        

       “에…저요?”

        

       “네. 아마 눈치챘을지도 모르겠지만…이번 엑스포가 열리는 네 개의 건물동 중 A동에는 대형 커피숍이 하나 입점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 커피숍은 특정 시간에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고…거기서 메카 막내들을 일종의 종업원으로 쓸 예정입니다.”

        

       “푸우웁-!”

        

       “엄멤메.”

        

        

        

       -종?????업원?????????

       -메이드메카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니까 메카뱜들 메이드로 부려먹을 때 손님 뽑으려는 거 같은데?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싯팔 진짜 준내뽑히고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역시 하나를 말해도 열을 알아듣는 눈치만 빠른 시청자들은 내가 뭔 소리를 하려고 하는지 즉각즉각 알아들은 듯했다.

        

        아무튼 그 말대로. 엑스포 방문객만 수백만 명에 달할 거고, 그 전부를 손님으로 수용할 수 없으니까 일정한 숫자만을 뽑아 손님으로 모시는 것이었다.

        

        아이리스는 눈을 끔뻑끔뻑 뜨더니 그대로 굳어버렸고…근데 여기서 다 놀란 것처럼 행동하면 안 되는데. 우리 편집자님은 아직 해줘야만 하는 일이 있단 말이지.

        

        그 점을 주지시킴과 동시에 다른 자리에 앉아있는 편집자님의 옆으로 슬쩍 가 앉은 후 어깨를 조물조물. 이건 절대로 상사로서 협박하는 것이 아니다. 온건한 권유지.

        

        

        아이리스의 뾰족한 귀에 대고 나지막히 속삭였다.

        

        

        

       “아마도 우리 편집자님이 우리 메카 막내들을 위해서 종업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조금…교육해줘야만 할 것 같네요.”

        

       “엣, 어, 아으.”

        

       “지난 번, 메이드로서의 접대…굉장히 인상깊었지요. 전부를 가르치란 것은 아니랍니다. 그저…할 수 있는 만큼만 해주면 될 뿐이죠. 물론 그에 대한 비용도 지불할 예정이랍니다.”

        

       “아우, 그게, 아읏….”

        

       “해주실 수 있죠?”

        

        

        

       -ㅗㅜㅑ…

       -이시1발미친비얌련플러팅하는솜씨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말하면되지 그걸 귀에 대고 속삭이면 어떡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건자택화재로인해비얌한테전화걸어분노어린항의하기까지5초전wwwww

       – 뷰!!!!!!!!!!!!벼!!!!!!!!!!!!!!!!!!!!!!!!!!!

        

        

        

        그리고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우리 편집자님은 꼬리를 파닥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 진심어린 설득의 성능은 기가 막혔다.

        

        

        

        

        

        

        

        

        

        

        

       “…유진 씨가 남자였으면 우리 이미 전부 보쌈당했을지도 몰라요.”

        

       “누가 아니래요.”

        

       “보쌈이 뭡니까?”

        

       “그런 게 있어요.”

        

        

        

        한편, 그 광경을 바라보던 두 명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리 덧붙였다.

        

        세상이 참 요지경이었다.

        

        

        

        

        

        

        

        

        

        

        

        

        

        

        

        

        

        

        

        

        

        

        

        

       -[우리 딸. 요즘 바쁜 건 알겠다만, 너와 관련이 있는 연락 몇 가지가 와서 이렇게 네 쪽으로 돌렸다. 싱크탱크는 그렇다고 쳐도 블레이즈 컴퍼니라는 곳은 처음 들어보는구나.

        

        그래도 너와 친분이 있는 이름이 몇몇 보이는 걸 보니 네게 돌리면 되겠다 싶어서 이렇게 간략하게 문자를 보냈다. 엑스포 때 보자꾸나.]

        

        

        

       “아, 블레이즈 컴퍼니…싱크탱크도 있네. 진짜 미치겠다, 미치겠어.”

        

        

        

        메카 몬낸이들과 친분을 다지는 한편, 나의 화려한 언변에 속아넘어간 편집자님, 그리고 비얌을 너무 좋아하다 못해 비얌이 되어버린 두 새끼비얌들과 함께 복귀한 지 하루.

        

        언제나 그렇듯 나는 바쁘기 그지없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그닥 별로 안 바빠보였다면 눈의 착각이다 – 아무튼 바쁜 이유야 간단했다. 처리해야만 하는 일이 많았으니까.

        

        어디 보자, 일단 지금 처리해야만 하는 일이 대략 예닐곱 개 정도 있었지만…엑스포 개최까지 9일 정도가 남았으니, 일단 하나하나 나열해보도록 하자.

        

        첫 번째가 바로 싱크탱크와 블레이즈 컴퍼니 관련이었다.

        

        

        

       ‘블레이즈 컴퍼니는 마커스랑 레이피어가 있는 PMC였나…그러면 대충 휴머노이드 계약 관련으로 물어보려고 온 걸테고, 싱크탱크는…자넷 전 국방장관은 왜 직접 오겠다고 성화래.’

        

        

        

        자넷 G. 하퍼. 전직 국방장관이자 현재 싱크탱크의 이사진 중 한 명.

        

        오는 것 자체야 문제는 없지만, 애시당초 이 정도의 거물은 한국에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한국 뉴스에 뜰 정도란 말이지.

        

        그런 점을 고려해보면…의외로 내 쪽에서 신경쓸만한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저쪽이 대놓고 인터뷰를 열어 나를 만나러 오겠다고 말한다거나 하는 트롤링만 안 하면 되니까.

        

        관계자가 아니라면 출입할 수 없는 공간에서 밀담만 좀 나누면 될 확률이 높다.

        

        마커스와 레이피어도 뭔가 원하는 게 있다면 조만간 따로 메시지를 보내겠지만, 일단 그 전에 한 번 물어보기로 하고….

        

        

        사실 중요한 건 이 다음이다.

        

        

        

       “…그러니까, 다들 너무 튀면 안 돼요. 특히나 상어랑 북극곰, 부엉이는 더더욱…으부에에에.”

        

       “우리를 너무 못 믿는 것 같군요, 막내. 어떻게 이렇게 당돌하게 커버렸는지.”

        

       “내가 보기엔 로렌티나 네 지분이 85% 정도는 된다고 본다.”

        

       “로건, 그렇게 말하면 저 자식은 진짜로 자기가 잘 한줄 안다고.”

        

       “…알았으니 제 볼따구 좀 그만 만져요!”

        

        

        

        그 이름도 찬란한 대거 팀 – 그리고 옆집인 레이저로 넘어가버린 부분대장 올리비아까지 – 엑스포 참여 작전.

        

        사실 작전이란 단어는 그냥 붙였고, 사실상 그닥 문제가 없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그래도 혹시나 모를 일을 대비하는 것이야말로 오퍼레이터의 역할이었으니까.

        

        그리 말하며, 나는 송도와 서울 전반을 손으로 쓸어내림과 동시에 덧붙였다.

        

        

        

       “일단 기본적으로 활동 반경은 이 정도라고 생각해주세요. 별도로 필요하거나 구매하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그건 저한테 말해주세요. 오웬스 분대장님은 오디오 샵, 시가 바 가고 싶다고 했던 사람은 누구였죠?”

        

       “나.”

        

       “체스터…확인. 항상 2인 1조로 다니면 되고, 지난 번에 디즈니 월드 방문 이후 이쪽 세계랑 동기화시킨 통장 그대로 남아있죠? ATM에서 뽑아서 환전한 다음 쓰면 될 거예요.”

        

       “좋아. 혹시 모르니 전산망의 로그는 싸그리 지워놓을 거다. 흔적 남는 건 걱정하지 마라.”

        

       “그거야 당연하죠. 걱정 안 해요.”

        

        

        

        그럼그럼, 우리 손목에 들려있는 게 어떤 기계인데.

        

        게다가 이렇게 무난하게 주변에 섞여 돌아다니는, 속칭 ‘자연스러움의 연출’에 누구보다도 통달해있는 이들에게 더 이상 뭐라고 말해봐야 그닥 의미는 없을 거고….

        

        아까도 말했듯이 2인 1조로 다니는 것만 잘 하면 되었다. 혹여나 모를 탈주를 막기 위해 가능하다면 각 조는 로렌티나와 로건, 올리비아, 서킨스와 오웬스 중 한 명을 반드시 포함해야만 했고.

        

        앞으로 대략 4일 정도부터 주변 지리 및 한국의 시스템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내보낼 예정이었고, 그 이후부터는 나도 모르겠다. 이 사람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

        

        

        그리 생각하며 남은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있었을까,

        

        

        

       “몸 바뀌었다던 친구들 한 번 보고 싶긴 했는데, 아쉽구만.”

        

       “아쉽게도 안 돼요.”

        

       “뭐어, 그렇겠지.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어차피 너희들 볼 시간도 그닥 없겠지. 저쪽 세계에서 씨가 마른 물건들 사서 돌아가려면 부지런히 행동해야만 하니까.”

        

       “하긴, 여긴 기호품이 씨가 말랐으니까요.”

        

        

        

        가령 지난 번에도 얼추 언급하긴 했지만, 시가나 고급 술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그것 말고도 이것저것 많긴 했다. 가령 이쪽 세계의 수많은 영상 매체들 – 가령 영화나 드라마, 그 이외의 수많은 것들. 대략 인간의 여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죄다 털어가겠지.

        

        듣자 하니 누구는 바이크 한 대를 살 예정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뭐어, 특수전용 사일런트 바이크 같은 걸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그리 생각하며 나는 부지런하게 준비하고 있는 대거 팀을 부럽다는 눈길로 바라보는 가이아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이번 엑스포에서 가이아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에요. 아마 몇 개월 정도 있으면 돌아다닐 수 있겠죠. 혹은 그 전부터도 가능할 거고요. 마브가 그 예시지요.”

        

       “…진짜지? 나 기대해도 되는 거지?”

        

       “물론이죠.”

        

        

        

        음, 가이아도 곧 있으면 현실에 데뷔할 수 있겠구만.

        

        나는 그리 생각하며 그녀의 머리를 슬그머니 쓰다듬었고, 이 즈음에서 이곳에서 할 일은 대강 끝났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방문을 열었다.

        

        대거 팀의 휴게실과 연결되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공간, 다르게 말하면 내 집. 아쉽게도 요즘은 식객이 많아 대놓고 대거 팀을 데리고 나갈 수는 없었다.

        

        그리 생각하며 대거 팀에 짧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나는 가볍게 진동을 퍼뜨려 집 안을 훑었다. 하모니와 다이스는 나간 모양이었고, 아이리스는 방 안에 있는 모양.

        

        

        

       ‘…슬슬 배고프네.’

        

        

        

        그럼 밥이라도 먹을까.

        

        식객이 있으니 아이리스도 끼워주는 건 당연지사. 그리 생각하며 나는 집 안의 계단을 올라 아이리스의 방문을 두들겼고-

        

        

        

       “엣, 우왁, 잠깐만요! 한 1분만 있다가-꾸엑!”

        

        

        

        쿠당탕!

        

        나는 안에서 뭔가 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했고, 헛웃음과 함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으, 아앗, 1분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는데!”

        

       “…왜 메이드복?”

        

       “그, 메카 막내들 가르치려고 나름 마인드 컨트롤 하고 있었단 말이죠….”

        

        

        

        메이드 복장을 한 아이리스가 바닥에 성대히 널브러진 꼬라지를 보게 되었다.

        

        …음, 딸내미의 부끄러운 광경을 본 엄마가 이런 기분일까. 나는 그리 생각하며 조용히 다시금 문을 닫았고, 미안하다는 사과 또한 빼먹지 않았다.

        

        이게 시트콤이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축분 기준으로 슬슬 IF 완결이 보이고 있습니다

    대략 25화 안에 완결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늦어도 4월 안에는 2부에 돌입할 수 있겠네요

    길었따!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