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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35

       

        

        

        

        

        

        

        

        

        “…네가 왜 여기 있냐, 진짜 미치겠네. 이런 말은 못 들었는데.”

        

       “현장을 그리워하지만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르는 당신이 제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겠나요, 후후후. 그 잘난 NSA 인맥으로 알아내보시…으악!”

        

       “이 개새끼야.”

        

        

        

        빡!

        

        인천공항에 사람의 대가리를 후드려까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진다.

        

        둔탁한 소리라기에는 너무나도 컸고, 아주 자연스럽게 주변의 이목을 끌어버릴 정도의 강타였지만, 타인의 우려와는 다르게 당사자들은 그닥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올리비아 닉스 로렐라이, 현 시점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디자이너이자 유진의 지인.

        

        크리스토퍼 로렌티나, 평소에 뭘 하는지, 어떤 전적을 가지고 있는지가 몽땅 비밀에 싸여있는 미국의 몇 명 없는 EM급 발현자이자 동시에 유진의 지인.

        

        그리고 신명나는 강타음은 이 둘의 접촉이 야기한 것이었다.

        

        

        순식간에 주변의 이목이 끌리기 시작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올리비아는 이 시점에서 로렌티나가 모습을 드러냈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뱉었다.

        

        얇은 쇠파이프를 단번에 접어버릴 정도의 위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어의 이마에는 빨개진 자국 이외의 그 어떠한 것도 보이지 않았고, 올리비아는 그녀의 일행으로 합류했다.

        

        주변을 힐끔 살펴보자마자 얼추 느껴지는 일반인들의 반응. 호다닥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연락하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올리비아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사실을 알아챘다.

        

        방금까지도 아예 상어가 있었다는지를 모르는 듯한 반응을 감안하면….

        

        

        

       “또 그 인기척 없애는 그걸로 은근슬쩍 왔겠구만. 오늘은 또 뭔 일 때문에 온 거야?”

        

       “한국 온지는 꽤 됐지요. 이제 대략 1~2주 정도 됐나…전술교류라는 명목으로 해머헤드 팀 전원이 장기파병왔답니다.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으니 당신도 몰랐을 거고요.”

        

       “네가 한국에 온 걸 내가 모르는데, 너는 내가 여기 온 건 또 어떻게 알았고.”

        

       “직감…이라고 농담할 건 아니겠군요. 당신 전 직장 쪽에서 받았지요. 얼마 전 발현자 대량 발생 사태로 인해 EM급 발현자의 위치 및 인적사항 갱신이 한 번 있었고…원래라면 상담 비슷한 것도 있었어야 하는데, 당신은 워낙 바쁘게 돌아다니잖아요?”

        

       “그래서 위치도 겹쳤겠다 해서 네가 직접 왔구만. 아주 바쁘셔.”

        

        

        

        터벅터벅.

        

        그러나 이 둘의 목적지는 인천국제공항 바깥이 아니라 내부의 카페였다. 휴대폰을 확인하여 차량 원격 배치가 완료되기까지 대략 40분 정도 걸린다는 것을 확인한 올리비아의 요청 때문이었다.

        

        위치 특성 상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사람으로 넘쳐나는 인천공항 내부의 카페. 바로 그 때문에 두 명은 들어오자마자 엄청난 이목을 끌어모을 수밖에 없었지만, 두 명은 신경쓰지 않고 의자에 앉았다.

        

        꾹 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말소리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상쇄 기술을 사용한 로렌티나가 덧붙였다.

        

        

        

       “막내들한테 제가 벼르고 있다는 소리, 당신이 했었죠?”

        

       “잘 알고 있네, 이 탐욕스러운 자식아. 안 그래도 몸 바뀐 애들 불안하게 만들지 말고 맛있는 거나 사줘. 하여간 누구 놀라는 거 좋아하는 미친 놈 같으니….”

        

       “맛있는 거라면 돈 별로 못 받는 저보다 그쪽이 사줘야죠. 이쪽 월급 얼마 받는지 알고 있으면서 놀리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내가 커피랑 간식 사잖아.”

        

       “후후, 고마워요.”

        

        

        

        후르릅!

        

        뜨거운 액체와 위에 쌓여있는 거품층이 상어의 목구멍으로 흘러드는 가운데, 올리비아는 당근 케이크를 포크로 쿡쿡 찌르며 작게 잘라 입에 넣고는 오물거렸다.

        

        이어지는 말.

        

        

        

       “내가 마지막으로 전화통화했을 땐 그닥 문제는 없었던 것 같은데…네가 나 마중나온 꼬라지 보면 위쪽에서 보나마나 막내 친구들도 만나보라고 난리였겠지. 네가 여기서 별 말 없는 거 보면 문제는 없는 것 같고.”

        

       “지레짐작은 잘 하는군요. 아쉽게도 다 맞혔어요. 조금 틀려주면 어디 덧나나요?”

        

       “농담은 적당히 하고…아무튼 딱히 특이사항 같은 건 없지? 뭐 알아야할 건?”

        

       “뉴 막내들이야 뱀꼬리가 가지고 싶다고 맨날 노래를 부르다가 진짜로 가지게 됐으니 이상한 건 없고, 아이리스 정도만 신경써주시길. 어차피 가서 바로 막내들 만날 거잖아요?”

        

       “삼성동 이카루스 레지던스 갈 거야, 망할 놈아.”

        

       “거기서 짐 풀고 나와서 2km만 걸으면 막내 집인 걸 당신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당연하겠지만 상어는 한 치도 지지 않고 맞섰고, 올리비아는 의자에 몸을 늘어뜨린 채 한숨을 내쉬고는 GG 선언을 했다.

        

        끼긱거리는 의자의 비명소리가 그 사이를 메웠다. 그러나 올리비아가 앉아있는 의자는 찌그러지지 않았다. 자체적인 내구성도 그렇거니와, 그녀는 동급 발현자 중 독보적으로 가벼운 편에 속했기에.

        

        계속 대화를 하게 됐다간 결국 말릴 것을 직감한 올리비아는 차량 배치까지 5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확인했고, 손가락을 위로 들어올렸다. 치우고 나가자는 뜻이었다.

        

        진즉 컵이고 접시고 텅텅 빈 지 오래였기에, 두 명은 얼굴이 빨개진 채 어버버하는 카페 아르바이트생을 뒤로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아이리스가 그 친구지? 몸 바뀐?”

        

       “편집자였지요. 당신은 막내 집들이 당시에 없었으니 잘 모르겠군요. 당시를 다룬 편집 영상은 봤을 테니 대충 얼굴 정도는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하, 얼추 알 것 같네. 근데 걔가…그렇게 변했다라. 뭐어, 이제 와서 놀랄 일은 아닌가.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왔지, 너나 나나.”

        

       “뭐, 대충 그렇지요.”

        

        

        

        부우웅!

        

        그와 동시에 수많은 버스가 오가는 안쪽 도로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녹색의 스포츠카 한 대. 그녀가 과거 한국에 방문했었을 때 유진의 집 주차장에 짱박아놓은 물건이었다.

        

        하늘로 치솟은 문을 비집고 두 명이 들어갔고, 문이 닫힘과 동시에 차량은 노면을 힘차게 밀어내며 서울을 향해 달렸다.

        

        오로지 두 명만이 존재하는 공간 안에서 계속해서 대화가 이어진다.

        

        

        

       “편집자라고 하지 않았나? 근데 왜 그렇게 변했는지 전혀 감도 안 잡히네. 몸이 그렇게 변했을 경위가 있을 텐데, 갑자기 뜬금없이 그렇게 된 건 아닐 거고.”

        

       “…생각해보니 당신은 그 편집자라는 친구가 얼마 전에 뭘 했는지 모르겠군요. 이걸 왜 제가 설명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한 번 보시죠.”

        

        

        

        그와 동시에 의자 시트에 몸을 기댄 올리비아의 눈 앞에 떠오르는 홀로그램 영상.

        

        자동운전시스템이 두 명이 탄 차량을 인천에서 서울로 이끌고 있는 사이, 올리비아는 눈 앞에 뜬 아이리스 베아트리치아라는 이름의 유어스페이스 채널을 눈으로 슬그머니 훑었고….

        

        이내 이어지는 말.

        

        

        

       “…뭐어. 세상엔 저런 것도 있는 모양이네. 그런 걸 좋아할 수도 있겠지. 이해는 잘 안 가긴 하는데.”

        

       “이쪽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저로서는 이곳의 당신이 뜬금없이 옷 원단 붙잡고 난리를 부리고 있는 게 더 기이하단 말이죠.”

        

       “아니, 왜! 디자이너 일이 뭐가 어때서!”

        

       “일단 당신이랑은 죽어도 안 어울린다고 답해주지요.”

        

        

        

        당연하지만 그 순간 신나게 차량이 흔들린 것은 덤이었다.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자동운전시스템이 간신히 용인 가능한 선에서 흔들림이 멈추고, 반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두 명이 의자에 몸을 기댄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아무튼, 뭐어. 영상이 어제 마지막으로 올라왔다고 하니까 딱히 활동 상에 문제는 없는 것 같고. 막내가 집중 케어라도 해줬나보네. 미국 쪽은 난리도 아니라고 들었는데.”

        

       “듣자 하니 정신병원에 갇혀있는 친구 한 명이 EM급이 됐다고 하더군요. 병원을 부수고 난동을 부렸다가 마취총 맞고 독방에 감금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뭐, 나도 대충 그렇게 들은 것 같긴 해. 어차피 요즘 미국에 붙어있는 시간도 별로 없었거든. 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몰라.”

        

       “제가 할 말은 아니긴 하지만 적당히 일하시길. 이쪽은 그래도 맨날 해외로 나돌지는 않는단 말이죠.”

        

       “그래야지…그래서 막내가 하는 엑스포 보러 온 거잖아.”

        

        

        

        대충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올리비아가 힘겹게 숨을 토해내었다.

        

        그 꼴을 가만히 보던 상어는 부엉이의 섬섬옥수에 자신의 섬섬옥수를 올렸고, 올리비아는 자신의 손을 덮은 상어의 손을 슬그머니 만지더니 깍지를 꼈고, 이내 힘을 푼 뒤 집어던지듯 옆으로 밀었다.

        

        

        

       “징그러워, 이 자식아.”

        

       “그럴 것 같았어요.”

        

       “아무튼 뭐어, 잡음 같은 게 안 들린 걸 보면 무난하게 잘 있는 것 같은데. 막내들은 어디서 지내고 있어? 그냥 본인들 집?”

        

       “아이리스라는 친구는 막내 집에 있는 안 쓰는 방에서 식객으로 살고 있는 것 같고, 우리 그린캣은 다이스네 집에 얹혀 살고 있지요. 거의 뱀 둥지나 다를 바 없어요.”

        

       “북적거리겠구만…뭐어, 며칠 정도 자는 건 문제없겠지. 난 막내 집에서 놀테니 너는 바닷바람 맞으면서 뺑이나 쳐라.”

        

       “후후, 망할 부엉이 같으니.”

        

        

        

        그녀는 킥킥 웃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상어는 무언가 생각이 났다는 듯 홀로그램 키보드를 두드렸고, 이내 인터넷에서 몇 가지 기사를 눈으로 확인한 다음 그것을 올리비아 쪽으로 슬그머니 건넸다.

        

        그녀의 노란 눈동자에 비춰지는 기사의 헤드라인. 자동 번역 기능이 작동하며 한글을 영어로 번역했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독 팔고 있다는 건 또 뭐야?”

        

       “뭐어, 듣자 하니 우리 뉴 막내가 입에서 독이 나온다나요. 하기야 뱀이 독니가 없는 게 이상하긴 했어요. 뱀 둥지에 뱀이 네 마리나 있는데 그 중 독이 있는 친구가 한 명도 없단 건 비율적으로도 안 맞잖아요?”

        

       “뭐라는거야, 미친 놈아….”

        

        

        

        아이리스가 자신의 독을 팔기 시작했다는 내용.

        

        1리터당 낙찰 금액이 달러 기준으로 백만 달러가 넘어간다는 글귀를 마지막으로, 올리비아는 정신력의 한계점을 맞이하고는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세상 만사가 요지경이었다.

        

        

        

        

        

        

        

        

       “연구기관은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쳐도, 한 방울만이라도 개인적으로 팔아달라는 건 뭐예요, 이 변태들 같으니라고…!”

        

       “꼬리에 환장하는 여러분들도 있는 판에, 이제 와서 말하긴 너무 늦지 않았나요?”

        

       “윽….”

        

       “크윽, 반박할 수가 없다….”

        

        

        

        한편, 그 와중.

        

        유진은 한심한 표정으로 새끼 비얌들에게 덧붙이고 있었다.

         

        

        

        

        

        

        

        

        

        

        

        

        

        

        

        

        

        

        

       [홀로그램 아이돌 갤러리]

        

       [일반]아이리스눈나의 신성한독액 마시고싶으면 개추 ㅋㅋ

        

        

       <대충 비얌이 아이리스 볼 쿡 찔러서 송곳니 보여주는짤>

        

        

       이궈궈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댓글][등록순]

        

       -개씹씹개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입안에 상처만 없으면 실제로 마셔도 괜찮다

       ㄴ누가 마시게 해준댔냐? ㅋㅋㅋㅋ

       ㄴ독대신 김칫국부터 마시는 갤럼들 수듄wwww

       ㄴ아이리스눈나의 독액…감사히 먹겠읍니다

        

       -이시1팔 원래 남자였다고!!!! 서지말라고!!!!!!!!!!!!!

       ㄴ’가능’

       ㄴ그거 TS차별적인 발언입니다 정정해주세요

       ㄴ지1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그런 편협한 생각이 오늘 일용할 양식의 수를 줄이는 거임ㅋㅋ

        

       -이쁘긴진짜드럽게이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근데 얘 밥먹다가 자기 이빨에 찔리면 바로 병원가야되는거아니냐? ㅋㅋㅋ

       ㄴ자기가 원할때만 나오게 할 수 있댔음

       ㄴ오….

       ㄴ본인피셜 당황하거나 위험느낄때 나올수도 있고 자기가 원할 때 배출할수도 있댔음

        

       -평소에 남 복권당첨되도 별생각 안들었는데 진짜 복권이 뭔지 알게됐다…진짜 부러워 죽을거같음….

       ㄴ기우제 고다 고

       ㄴ팩트)이번 발현자날 이전에 마지막으로 관측된 게 로니콜먼이랑 제이커틀러였다

       ㄴ그럼 거의 30~40년 정도 주기로 있다는 소리 아니냐?

       ㄴ30년 존버 가즈아~~~~~~~~

       ㄴ미친놈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얘 독액 효과 뭐임? 최음?

       ㄴ최음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어 응혈독이야~

       ㄴ손가락에 물리면 팔꿈치 아래 싸그리 짤라야되는 혈액응고형이랬음

       ㄴ아니시1팔 갑자기 현실을 들이대면 ㅋㅋㅋㅋㅋㅋ

       ㄴ어우 개무섭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얘도 이제 독사랑 교감 가능하냐? 아이리스냔 독사카페가서 교감하는방송 존버탄다 ㅋㅋ

       ㄴ독사들은 성질 드러워서 말은 가능해도 대화 가능하단 보장은 없을듯

       ㄴ인겜에서 만난 같은나라사람들도 말통해봤자 대화가 안통하는 새1끼들 수두룩빽빽한데 되겠냐? ㅋㅋㅋㅋ

       ㄴ대신 아이리스는 깝치는뱀들 척추 접어버릴 수 있음

       ㄴ독사보러가놓고 말안들으면 죽이는건 뭔 사이코패스냐 ㅋㅋㅋㅋㅋㅋㅋ

       ㄴ팩트)애초에 독사 들여놓은 카페가 있을 리가 없다

        

       -근데 한국 상징하는 동물은 호랑이 아니냐? 왜갑자기 아나콘다로 급선회함?

       ㄴ지구 GM한테 물어보든지 ㅋㅋ

       ㄴ그럼 쭉쭉빵빵한 백호눈나 출시 많이했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ㄴ대신 호떡을 드리겠읍니다

       ㄴ크아악 근육질덩어리 치웟

        

        

       .

        

        

       .

        

        

       .

        

        

        

       “인터넷이 미쳤어….”

        

       “뭐, 한두 번인가요. 그리 신경쓰지 마세요.”

        

       “<미국이든 한국이든 인터넷 세계는 다 똑같네. 뇌가 목 위가 아니라 하반신에 달린 친구들이 더 많은 건 기정사실이지. 아이리스도 너무 신경쓰지 마>.”

        

       “…올리비아 씨가 뭔가 말하고 있는데 절반밖에 못 알아들었어요.”

        

        

        

        엑스포까지 대략 6일 가량이 남은 어느 날, 그리고 추첨이 시작된 날과 아이리스의 독액을 매입할 수 있는 이들을 찾기 위해 광고를 낸 시점으로부터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그 하루이틀 사이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면…아이리스가 무심코 중얼거린 한 마디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인터넷이 미쳤다.

        

        

        뭐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근데 아이리스도 얼마 전까지는 남자였을텐데, 그때는 이렇게 비얌이 되고 싶단 생각은 해본 적 없었어요?”

        

       “아이, 있었죠. 근데 합법적으로 고용주님 허가 받아서 활동하다보니 그런 생각도 조금씩 사라졌죠. 근데 이렇게 될 줄은…아니, 이런 생각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나?”

        

       “소문과 욕망의 근원인 당사자가 여기 버젓이 있는데 그런 대화를 나누는 걸 보니 여러분들의 간덩이도 같이 커졌다는 건 아주 잘 알 것 같네요.”

        

       “후헤헤, 하지만 이미 저흰 비얌이 됐다구요…아야야야얏!”

        

        

        

        분명히 EM급으로 변화할 때 사람이 바보가 된다는 말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것 참 이상하구만.

        

        아무튼 올리비아도 내가 하모니와 다이스의 머리를 잡고 중장비처럼 조이는 형벌을 내리고 있는 광경으로부터 대충 ‘얘네가 또 헛소리를 했구나-‘라는 것을 눈치챈 듯했고….

        

        역시 적어도 헛소리는 안 하는 우리 편집자님이 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내 옆에 앉아있는 게 실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건 그렇고, 독액 판매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결국 아이리스도 머잖아 돈방석에 앉게 되겠군요. 축하해요. 제 집 근처에 이사한다는 버킷리스트가 1년 안에 이뤄지겠어요.”

        

       “…오히려 그건 그것대로 더 부담스러워요. 진지하게 구매한다고 하니까 오히려 더 불안하다구요.”

        

       “<유진, 저 아이는 보통 뱀 독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잘 모르나봐?>”

        

       “<대부분 모르죠. 아무튼 올리비아 언니는 한국에 계실 거면 슬슬 한국어 공부도 병행해주세요.>”

        

       “윽, 역시 네이티브들 대화는 너무 빨라서 못 따라가겠어….”

        

        

        

        여기서 올리비아 빼고 제일 네이티브처럼 생긴 다이스가 그렇게 중얼거리니 실로 떨떠름하기 그지없다.

        

        아무튼 뱀독은…생각보다 진짜로 쓸모가 많다. 신경독이든 응혈독이든 더더욱. 용혈독마냥 적혈구를 박살내고 혈관벽을 살살 녹여 출혈을 유발하는 독에서도 혈액 속 혈전을 녹이는 물질을 추출할 수 있고.

        

        다시 돌아와서.

        

        

        

       “혈액응고물질인 바트록소빈은 지혈제의 주요 성분 중 하나고, 광반응성 혈액응고물질도 굉장히 유용하지요. 그리고 우리 편집자님의 독액에는 높은 확률로 그 외의 다양한 작용 기전을 가진 독성 물질들이 포함되어있을 거고요.”

        

       “…그렇겠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전부 기계로 신체를 바꾸지 않는 이상, 고성능 지혈제는 외상을 입은 사람을 살릴 때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쓰이게 될 물건이 될 예정이지요.”

        

       “…진짜 그렇네요!?”

        

       “이제 좀 아시겠어요?”

        

        

        

        그 자리에 있는 아이리스의 표정이 확 밝아진다. 근래 들어 이렇게나 밝아진 적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하모니와 다이스는 나도 독 나오지 않을까 싶어 자신의 송곳니를 만지작거렸지만, 아쉽게도 뱀 종류 가챠에서 실패해버렸다. 리세마라 비용은 환생으로 받아야겠지.

        

        그런 와중에도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우리 편집자님의 독액을 연구해 나온 지혈제를 싱크탱크 펄스 기술과 조합해 출혈부위를 정확히 찾아 출혈을 멈추는 기술을 발명하면 얼마나 돈을 갈퀴로 쓸어담을 수 있을까….

        

        그리 생각하며 몸을 소파에 깊숙히 뉘였을까, 옆에서 올리비아가 툭 던졌다.

        

        

        

       “<막내는 이런 애들이랑 같이 살면 얼마나 귀찮을지 몰라.>”

        

       “<뭐어, 이제 적응이야 됐긴 하지만…앞으로 이런 케이스가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르고, 이렇게 될 바에는 차라리 근처에 펜트하우스 하나 올리고 거기서 다 같이 사는 게 더 낫겠네요.>”

        

        

        

        옆옆집 혹은 같은 층에 살고 싶어도 매물이 없어서 못 들어오는 하모니와 아마 몇 년 안에 여기 들어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 우리 편집자님까지.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도 꽤 곤란하니, 건물 한 채 정도면 무난하지 않을까. 저어기 한남더힐 같은 거 말이다. 층도 그리 안 높고, 건물 하나에 많은 사람이 사는 것도 아닐 거고….

        

        대강 그리 중얼거렸지만, 그 순간 내가 잠시 망각한 사실이 있었다.

        

        새끼뱜들은 영어를 조금 못할 뿐이지, 리스닝은 이미 무난무난하게 한다는 것 말이다.

        

        

        

       “…에이, 그래도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그 정도면 유진 씨한테도 부담일거고.”

        

       “그쵸, 그냥 농담이겠죠. 그렇죠?”

        

       “….”

        

       “…농담, 맞죠?”

        

       “음….”

        

       “왜 아무 말도 없어요!?”

        

        

        

        …뭐, 왜. 뭐.

        

        이제 와서 레드카펫 깔아주니까 부담시럽다고 뒤로 빼려는 이 새끼뱜들은 나를 꼴받게 만들게 하기엔 충분했지만, 그래도 별 수 있나. 이것도 내 업보인것을.

        

        그러니까-

        

        

        

       “이제 와서 그건 괜찮다고 하면, 그냥 이대로 무난하게 지내도 된다는 소리겠죠? 민아랑 아이리스는 이사 못 와도 상관없단 뜻?”

        

       “앗, 그 머시기냐, 저희는 그런 뜻이 아니라 유진 씨가 우리 때문에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는…끼야아아앙!”

        

       “엣, 저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에에-!”

        

       “그럼 평소에 이렇게 붙어서 사니 너무 좋다는 말은 옛날부터 왜 하고 다녔나요, 이 화상들아!”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요 몬낸이들을 응징할 시간이었다.

        

        새끼 비얌들의 고성이 집 안을 가득 울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후닥닥 진도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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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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