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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4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채수현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가게 주인에게 물었다.

        그녀는 아주 심각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듯한 태도였다.

       

        “아니~ 막 지난 주부터 이수아 씨가 여기저기 출몰을 하더라니까~여기 그냥 조용한 빌라촌인데 말이야.”

        “설마 제가 말씀드린 그 남자랑 함께였나요…?”

        “그치?”

       

        채수현의 입은 떡 벌어졌다.

        너무 충격을 받아 기절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

       

        ‘지훈 오빠가 이수아랑??????’

       

        그녀는 지금 이 사실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은 상황으로 보였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

        이수아가 백지훈과 친해지는 것.

       

        ‘큰일났다. 지훈 오빠를 이수아에게 완전히 빼앗겨버릴 수도 있겠어.’

       

        그는 더더욱 몸이 달아올랐다.

        분명 지난 주에 백지훈을 찰 때까지만 해도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었다.

       

        ‘아니. 지훈 오빠. 어떻게? 일주일도 안된 사이에 이수아랑 친해졌다고?’

        ‘아니지 친해진걸 넘어서 사귀는 거 아냐? 이수아가 여기에 온다고? 지훈 오빠네 집에? 나도 안왔던 곳인데?’

        ‘뭐야? 둘이 어디까지 진도 나간건데? 얼마나 친해진 건데?’

       

        그녀는 지금 완전 머리가 혼란 그 자체가 된 상황이었다.

       

        “그 남자랑 아는 사이에요?”

        “아… 아니요.”

       

        벙찐 표정으로 멍하게 있던 채수현은 가게 주인의 말에 잠시 정신을 차렸다.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섰다.

        재빠르게 백지훈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이수아가 백지훈의 마음을 완전히 사버린다면?

        그래서 정착을 해버린다면.

        자기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지훈 오빠…어디야? 도대체 어디있어? 제발. 제발 이수아랑 가까워지지 말아죠. 제발. 내가 옆으로 갈게.’

       

        그녀의 생각은 하나씩 무너져가는 중이었다.

        단순히 백지훈을 차버릴 때만 해도 그를 밟고 발판으로 삼아 백호길드로 들어가 태양그룹에 진입할 생각이었으니까.

       

        그녀에게 백지훈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고작 노예 1이었을 뿐.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전세가 역전이 된 상황.

        단순히 백지훈에게 매달리는 걸 넘어서서 어떻게 해서든 별 노력을 다 기울여야할 것 같은 상황이 된 것이었다.

       

        ‘안돼. 안된다고. 내가 꼭 어떻게 해서든 지훈 오빠를 되찾고 말겠어.’

       

        그녀는 상당히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백지훈의 집을 찾아 나섰다.

       

        ***

       

        “오빠. 됐어. 여기서부턴 내가 그냥 알아서 찾아갈게.”

       

        유하나는 여전히 짜증이 난다는 목소리로 나섰다.

       

        “아 그럴래? 알겠어. 야 근데 괜히 막 사진 찍히지 않게 조심해. 너 연예인이야. 알지? 연예인은 이미지가 생명.”

        “아휴. 내가 애야?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런 것도 모르는 철딱서니는 아니라고.”

       

        “지금 철딱서니 같은데 뭘…”

       

        매니저는 유하나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읊조렸다.

       

        드르륵.

       

        밴에서 내린 그녀는 선글라스와 모자를 쓴 채로 조용히 신림역 근처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음. 집이 어디지…음… 여긴가?’

        ‘뭐 여기는 길이 이렇게 좁아? 좀 난잡하네.’

       

        골목길로 서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

       

        덜컹덜컹.

       

        흔들리는 지하철 안.

       

        “저기 이수아 씨?”

        “네…”

       

        이수아는 낑겨서 제대로 말을 하지도 못했다.

       

        “굳이 이렇게 까지 하셔야 해요?”

        “아니… 저는 확신해요. 분명 다른 사람들이 지훈 씨에게 달려들게 분명하다니까요? 제 감은 틀린 적이 없어요.”

       

        만원의 지옥철.

        그 속에서 이수아는 겨우겨우 입을 열고 있었다.

       

        ‘이렇게 까지 해서 나를 쫓아다녀야 해? 도대체 뭔…’

       

        다른 남자들이 계속해서 이수아를 힐끔힐끔 쳐다봤기에 괜히 내가 부끄러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 괜히 기사가 나거나 그러는 건 아니겠지.’

       

        “수아 씨. 그냥 내일부터는 제가 알아서 퇴근 할게요. 저 안전해요.”

        “아니에요! 저 꼭 계속 따라다닐 거에요.”

       

        ‘어휴. 저 고집을 누가 꺾을 수 있을까.’

       

        어쩔 수 없다.

        이수아라면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고집이 쎈 여자였으니까.

        아무도 그녀를 막을 수 없다.

       

        “저 수아 씨?”

       

        주변에 있던 남자가 이수아에게 말을 걸었다.

       

        “S급 헌터 이수아 씨 맞죠?”

       

        다들 이수아를 주목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의 대화가 다 들리긴 했을 것이다.

       

        “아… 아니에욥… 그런 사람 아니에욥…”

       

        이수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

       

        ‘뭘 아니래. 다 들켜놓고.’

       

        평소에 아주 당당한 이수아의 모습과는 달랐다.

       

        ***

       

        “휴. 아니 지하철이 진짜 사람이 너무 많네요.”

        “그러니까 저 따라오지 않으셔도 돼요. 아니 차를 왜 냅두고?”

        “아. 그럼 지훈 씨. 내일부터는 그냥 제가 차로 데려다 드릴게요!!!”

       

        이수아는 한술 더 뜨는 느낌이었다.

       

        “아니 그럼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음… 팀원을 아끼는 팀장이다?”

        “하…”

       

        괜한 오해를 사게 될 수 밖에 없을텐데.

       

        “이수아 씨. 저한테 정말로 관심없는 거 맞죠? 그쵸?”

        “하. 지.훈.씨. 저는 우리 팀을 좋아합니다. 지훈 씨가 핵심 멤버가 될 것이 분명해서 아주 특별 관리를 하는 것 뿐이에요. 특.별.관.리.”

       

        그녀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었다.

        행동은 전혀 아니었지만.

       

        “녜녜~ 알겠습니다.”

        “하. 참. 어이가 없네요.”

       

        이수아와 살짝은 투닥거리며 집을 향해 걸어 올라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

       

        나를 먼저 바라보고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다.

       

        유하나였다.

       

        ‘아니. 유하나가 왜 거기에서 나와?’

       

        우리보다 더 먼저 내 집쪽에 가까이 있는 모습이었다.

       

        “이… 이수아???”

       

        유하나의 얼굴은 빠르게 굳어졌다.

        그녀는 최대한 자신을 들키지 않으려고 감췄지만 나는 한눈에 그녀를 알아볼 수 있었다.

        아까와 완전 같은 의상이었으니까.

       

        ‘숨긴 거야, 안숨긴 거야. 어이가 없네.’

       

        누가봐도 연예인 자태를 뽐내며 서있었다.

       

        “뭐예요? 이수아 씨? 왜 여기에 있어요? 어이가 없네?”

        “아니. 어이가 없는건 전데요.. 유하나 씨 왜 여기 왔어요?”

       

        그녀들은 아주 심각하게 다투기 시작하는 중이었다.

        서로 지금 이 상황에 아주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아니. 저기 백지훈 씨? 왜 퇴근 이후에도 이수아 씨랑 만나는 거죠? 이건 약속이랑 좀 다른 거 같은데요?”

       

        유하나의 항의가 미친 듯이 쏟아졌다.

        그녀는 화를 내는 느낌 보단 아주 억울하다는 느낌이었다.

       

        “아니. 저 오늘 백지훈 씨 없어서 촬영 망했단 말이에요. 저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백지훈 씨는 이수아 씨랑 오늘 하루 놀았어요? 게다가 퇴근도 같이하고? 하. 어이가 없네요.”

       

        유하나는 계속 쫑알대며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녀는 아주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었다.

       

        “저기요. 유하나 씨. 아까 계약 조건 못 들었어요? 오늘 하루 종일 제 꺼가 되는 거에요.”

       

        ‘아니 그런 소리는 한 적 없는데.’

       

        내 눈은 자연스럽게 이수아를 향했다.

        어이없는 소리.

        이수아는 너무 당당히도 저렇게 말을 해버리는 것이었다.

       

        “아 그런 거였어요? 제가 착각을 했나보네요. 그럼 백지훈씨? 저랑 함께하는 날에도 퇴근 후에 저희 집에 가시죠. 아니면 여기로 저도 따라올게요.”

       

        ‘환장하겠네.’

       

        나도 모르게 내 이마를 짚었다.

        점점 이상하게 일이 커지는 중이었다.

        두 여자는 아까 했던 것처럼 우리 동네에서도 싸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저기. 좀 조용히 좀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여기 골목길이라서 다 들리거든요.”

       

        괜히 내가 난처하고 당황해질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내노라하는 유명한 S급 두명이 한 남자를 두고 골목길에서 언성을 높이고 있다고 하면 당장에 소문이 퍼져 촬영을 하려고 들테니까.

        커뮤니티 인기글 1위가 되는 건 시간 문제.

       

        “아니. 저는 어이가 없는게 유하나 씨가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네요. 주소는 또 어떻게 알았어요?”

        “블루길드에 문의하니까 알려주던데요?”

        “하. 인사팀이요? 하. 안되겠네. 인사팀. 이렇게 직원 정보 막 넘겨도 돼?”

        “그건 제 알 바는 아니고요. 저 아직 블루 길드에 발 걸치고 있잖아요. 어쨌든 이수아 씨. 얘기 다 끝났으면 이제 그만 가시죠? 저 백지훈 씨랑 논의할 거 있거든요.”

       

        유하나는 이수아를 떨어트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아. 제가 왜요? 저 오늘 지훈 씨 집에서 저녁식사 할 건데요?”

       

        ‘아닌데요?’

       

        나는 황급히 이수아의 얼굴을 바라봤다.

        당연히 사전에 얘기가 된 것도 아니고, 이미 저녁식사는 지난 주에 했으니까.

        아주 자기 맘대로 아무 말이나 하는 중이었다.

       

        “에? 저녁식사에 초대받았다고요?”

        “네. 이미 지난 주에도 한 번 했어요.”

        “???”

       

        유하나는 벙찐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반대로 이수아는 완전히 기세등등한 표정이었다.

        아주 뿌듯하다는 듯이.

       

        “아니. 이수아 씨랑 지난 주에 만난 거 아니에요? 근데 왜 그렇게 진도가 빨라요.”

        “진도라뇨. 그런 거 아닙니다. 그냥 이수아씨가 너무 매달려서…”

        “그럼 저도 매달릴 게요. 저녁식사 초대해주세요.”

       

        ‘돌아버리겠네.’

       

        이 사람들 도저히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

        내 말을 자꾸 이상하게 알아듣는 모습.

       

        “이수아 씨랑 이미 한번 먹었다면서요? 그럼 저도 한번 초대해주세요. 그래야 공평하죠.”

        “왜요… 왜 그래야 하는 데요….”

       

        이미 대화는 난장판이 된 상황이었다.

        우리가 너무 시끄러웠는지 주변 건물들에서 사람들이 움직임이 느껴졌다.

       

        “어…? 지… 훈…. 오… 빠…?”

       

        그러던 중.

        내 등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 시발.’

       

        나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욕이 나왔다.

       

        ‘채수현이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정말 채수현이 서 있었다.

       

        그녀는 완전히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완전히 굳은 얼굴.

       

        ‘얜 또 왜 이래.’

       

        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대환장 파티가 벌어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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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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