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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4

       나는 26살임에도 면허가 없었다.

         

       20살이 되던 해. 부모님은 곧장 면허를 따라고 하셨지만, 나는 학업에 몰두해야 한다며 회피했다.

       

       집돌이라서 바깥으로 나갈 일이 없었던 것도 있고, 필요한 건 대부분 큐팡에서 주문했다. 대학을 갈 때도, 친구들을 만날 때나 튜위치 파티 같은 걸 참여할 때도 택시나 전철을 이용했다.

         

       사실 차를 타는 게 무서웠던 것도 있다.

         

       그런데 말을 타라니?

         

       말과 차는 명백하게 다르지만, 무언가를 탑승한다는 점에선 같다. 과연 내가 이걸 잘 할 수 있을지…….

         

       ‘어쩔 수 없지. 진의 감각을 믿는 수밖에.’

         

       이 시대의 귀족이라면 말을 탄 경험이 있을 거다. 거기에 진 바렌베르크는 왕족. 말을 타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다.

         

       “좋아, 해보자고.”

         

       나는 안장에 달린 등자를 밟고 말에 올라탔다.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쉽게 가능했다.

         

       “음, 생각한 것보다 어려운 건 없네.”

         

       다행히도 진의 경험이 축적되어 몸에 배어있는 것 같다. 말을 타는 것도 다른 일과 같이 감각에 맡기면 되겠지.

         

       “이럇!”

         

       음성으로 신호를 보내자 말이 움직였다. 나는 고삐를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방향을 정하는 것도 자연스레 가능했다. 마치 오랜 시간 동안 해온 것처럼.

         

       ‘진이랑 동기화가 많이 되긴 했군.’

         

       좀 씁쓸하지만, 고개를 휘저으며 잡생각을 떨쳐냈다. 지금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나는 황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 *

         

         

       빛이 있는 곳에는 무조건 어둠이 있는 것처럼, 제국의 모든 영지에는 암흑가가 존재한다. 황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세계의 암흑가는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 귀족들과 공생하는 관계.

         

       높으신 분들이 처리하기 귀찮은 일들을 받아주고, 영지의 사소한 일들을 대신 관리해주는 건달이나 야쿠자 같은 느낌.

         

       길드 유지를 위해 자신들이 취한 이득을 귀족에게 바치기도 한다. 암흑가는 이렇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기에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빨리빨리 움직여! 그 공작령에는 엑시드가 있다! 서둘러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그쪽이랑 마찰이 있을 수도 있어!”

         

       젠부코로스의 부대장이 소리쳤다. 이들은 현재 데카르트 공작령 13번 구역에 있는 한 의류점을 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있는 작업장까지 처리하고 안드레아라는 인물을 데려와야 한다.

         

       그게 프리다의 마담, 주크오 신나의 의뢰 내용이었다.

         

       “부대장님! 작업장을 칠 준비는 끝났습니다!”

       “내가 확인하지.”

         

       부대장은 걸음을 옮겼다. 거대한 창고와도 같은 곳에는 서른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마법사 하나, 암살자 다섯, 나머지는 전부 근접 전투원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부대장.

         

       “좋아, 필요한 물자들은 전부 챙겼겠지?”

       “마차를 비롯해 물건들까지 다 챙겼습니다!”

       “너희들은 먼저 출발해라. 신호에 맞춰서……”

         

       콰앙! 별안간 굉음이 들리며 건물이 흔들렸다. 천장에서 부스러기 같은 먼지들이 떨어졌다.

         

       “뭐, 뭐야! 무슨 일이야!”

         

       부대장은 소리의 방향으로 서둘러 움직였다. 그곳에는 어떤 한 남성이 서 있었고, 뒤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었다.

         

       “어디서 보낸 놈이냐!”

         

       그 남성은 주변을 둘러볼 뿐 대답이 없었다. 부대장은 생각에 잠겼다. 젠부코로스를 칠 정도면 보통 인물이 아니다.

         

       저벅. 저벅. 그 남성은 잔해들을 밟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숫자가 꽤 많네.”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 의문의 사내. 그 시건방진 모습에 부대장은 화가 치솟았다.

         

       “얘들아! 잡아라!”

         

       감히 혼자서 젠부코로스를 습격해? 부대장은 그의 괘씸함에 화가 치솟았다.

         

       “건방진 새끼. 잡아서 누가 보냈는지, 어떻게 우리의 위치를 찾은 건지까지 전부 토하게 해주마!”

         

       그런데…….

         

       퍼억! 퍼억! 그 사내는 마치 춤을 추듯, 현란한 움직임으로 젠부코로스의 길드원들을 전부 쓰러트리기 시작했다. 관절을 어떻게 저리 움직이나? 인간이 아니다.

         

       “크아악!”

       “으어어!”

       “커헉…!”

         

       허리춤에 걸린 검은 뽑지도 않았다. 단순히 주먹과 발길질로만 모두를 쓰러트리고 있다.

         

       비록 저들이 젠부코로스의 핵심 인력이 아니라곤 하지만, 저렇게 쉽게 당할 놈들은 아니다.

         

       기사 출신으로 들어온 자도 있고, 이름을 꽤 날렸던 모험가 출신도 있다. 그런데 저자들을 저렇게 쉽게 쓰러트리다니…….

         

       ‘보통 놈이 아니군.’

         

       부대장은 어깨를 돌리며 몸을 풀어냈다. 여기선 직접 나서는 수밖에.

         

       “다 나와! 내가 직접 한다!”

         

       그의 말에 모두가 뒤로 물러섰다. 이미 많은 숫자의 길드원들이 쓰러져있었다.

         

       “어디서 보낸 놈인지 모르겠는데, 너 잘못 걸린 거야.”

         

       사내는 비릿하게 웃으며 눈썹을 올렸다.

         

       “잘못 걸렸다고? 잘못 걸린 건 네놈들이겠지.”

         

       꿈틀. 부대장의 팔자가 움직였다.

         

       “우리 길드원들 몇 명 쓰러트렸다고 자신만만한 거 같은데, 그거 잘못된 생각이야. 나는 쟤네들과 차원이 다르거든.”

         

       부대장의 말에 그 사내는 또 비릿하게 웃었다. 명백한 비웃음. 슬슬 부대장은 분노를 참을 수 없게 됐다.

         

       “그 아굴창을 깨부숴서 다시는 그딴 웃음을 짓지 못하게 해주마!”

         

       쾅―! 우직한 소리와 함께 부대장이 정면으로 튀어나갔다. 오른팔을 뒤로 당기며 내지를 준비까지. 지금까지 이걸 정면으로 맞고 버틴 놈은 없었다. 분명 저놈도…….

         

       턱.

         

       “음?”

         

       사내는 내지른 주먹을 간단하게 받아냈다. 부대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슨!”

         

       생각할 틈도 없이 사내의 주먹이 날아왔다. 투쾅! 광대뼈가 으스러지며 동공이 위로 올라간다.

         

       부대장이 날아간다. 콰앙! 부딪힌 벽이 움푹 파였다.

         

       “커흑!”

         

       피를 토하며 벽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왔다. 부대장은 정신이 혼미했다. 대체 뭐 하는 놈이지?

         

       “이봐.”

         

       마치 서리가 낀 듯한 차가운 목소리에 부대장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예, 예?”

         

       자신도 모르게 존대를 사용했다. 부대장은 무의식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지금 이 사내에게 거스르면 죽는다는 사실을.

         

       “마스터는 어디에 있지?”

       “지금 여기에는 안 계십니다…….”

       “어디로 갔는데?”

       “잠시 외출할 일이 있으시다고…….”

       “먼저 공작령으로 출발한 놈들은 있나?”

       “이, 있습니다! 숫자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 사내는 턱을 쓰다듬으며 “흐음, 마스터가 없다는 건 예상 못 했는데.” 하고 중얼거렸다.

         

       “마스터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

         

       그러던 그때. 뒤에서 부하들이 무장을 끝마친 채 달려왔다.

         

       “얘들아 조져!”

       “저 새끼가 부대장님을!”

       “숫자로 밀어붙이면 돼!”

         

       사내는 자리를 옮겼다. 저벅. 저벅. 발걸음에는 살기가 담겨 있었다. 길드원들이 뭣도 모르고 달려든다. 그 사내는 귀를 후비더니 검을 뽑았다.

         

       스릉…….

         

       부대장은 저 검을 뽑는 소리가 마치 진혼곡처럼 들렸다. 절대로 덤비면 안 된다.

         

       “얘들아, 멈추……!”

         

       후웅! 검을 한 번 휘두르자 가공할만한 풍압이 발생했다. 콰과과광! 이곳저곳을 휩쓸며 닿는 모든 걸 파괴하는 오러. 저건 검기다. 달려든 길드원들의 몸이 토막 나며 이곳저곳으로 신체가 흩뿌려졌다.

         

       “무… 무슨…….”

         

       저런 힘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다. 아무리 황실 기사단장이 온다고 해도 저런 건 불가능하다.

         

       부대장은 눈을 질끈 감았다. 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남자는 같은 소드 마스터인 제1 대장님과 길드 마스터뿐이다. 그분들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크아악!”

       “마, 말도 안 돼!”

       “소드 마스터다! 도망쳐!”

         

       그 사내는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았다. 아무리 빨리 도망을 가도 순간이동과 같은 빠른 속도로 따라잡았으며, 멀리 도망친 길드원들은 검기에 맞아 쓰러졌다.

         

       “사, 살려주세요!”

       “그, 그만…!”

         

       검이 허공을 갈랐다. 촤악! 그에게 자비는 없었다. 저자는 검귀다. 저 사람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엠파이어……!”

         

       스각! 마법사가 있어도 무용지물이었다. 영창을 사용하기도 전에 목이 날아갔기 때문이다.

         

       “수준이 생각보다 낮은데. 아니지, 이 몸이 더럽게 강한 걸지도 모르겠네.”

         

       그 사내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부대장에게 다가왔다. 이미 이곳에 있던 길드원은 전멸한 상태였다.

         

       “이봐.”

       “예, 예?”

       “마스터는 오늘 안 오냐?”

       “아, 아닙니다. 곧 오실 겁니다!”

         

       그 사내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래?”라고 말한 뒤 검을 집어넣었다.

         

       “그럼 조금 기다리지, 뭐. 같이 노가리 까자.”

         

       대체 이 사내는 뭐가 목적인 거지? 갑자기 등장해서 길드원 전부를 몰살하고 옆에 앉아 노가리나 까자고 하다니…….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예, 예? 갑자기 무슨 소리를…….”

       

       그 사내는 하아, 열기가 가득한 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휘저었다.

       

       “이렇게 미친놈처럼 사람을 죽여도 아무렇지도 않아. 진짜 내가 아니게 되어버렸어. 이게 사이코패스지, 뭐냐.”

         

       부대장은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 가지 않았다. 아까까진 귀신처럼 사람들을 썰어놓고선, 지금 이게 할 말인가…?

         

       “치킨 먹고 싶다.”

         

       치킨? 그건 또 뭔가. 부대장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알 수 없는 소리만 반복하는 그에게 공포를 느꼈다.

         

       “대답 안 하냐?”

         

       뭘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데. 라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올라왔지만, 부대장의 생존 본능이 그걸 막았다.

         

       “저는 치킨을 잘 몰라서…….”

       “아, 치킨 하니까 생각났어.”

         

       그 사내는 벌떡 일어나더니, 짝! 갑자기 손뼉을 마주했다.

         

       “치킨을 만들어서 팔아볼까? 나쁘지 않은데?”

         

       미친놈이다. 전신에 피를 뒤집어쓰고 헛소리를 하는 걸 보니 단순한 미친놈은 아니다. 저건 귀신이다.

         

       “사실 이건 너라서 말할 수 있는 건데…….”

         

       사내와 부대장은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당최 알 수 없는 소리만 반복하는 사내.

       

       그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한다. 자신이 들어온 인물의 기억에 침식당하고 인격이 잡아 먹히고 있다는 모양.

         

       부대장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살기 위해서 대충 맞장구를 쳐줬다. 자기 자신도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몰랐다.

         

       “전에는 프란체를 방해하는 것들은 다 죽여준다고 말했는데. 막상 하게 되니까 기분이 좀 그렇네.”

         

       그 사내는 그리 말하고 고개를 휘젓더니 말을 이었다.

         

       “그래도 약속은 이행해야지. 나는 절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으니까.”

         

       스릉. 사내가 검을 뽑았다.

         

       “얘기 들어줘서 고맙다.”

       “자, 잠시만요! 목숨만은…!”

       “아니, 이 얘기를 들은 이상 그럴 순 없네.”

         

       이 미친 새끼야! 네가 멋대로 떠들어서 들은 거잖아!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지금은 목숨 구걸이 먼저였다.

         

       “제, 제발요…….”

       “아니, 안 돼.”

       “아…….”

         

       차가운 눈빛. 이 남자는 절대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다.

         

       “씨, 씨발 새끼야! 네가 하는 헛소리는 다 들어줬잖아!”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와서 그런 걸까? 부대장은 그동안의 일이 스쳐 지나갔다. 이 일만 성공적으로 마치면 자신도 대장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는데…….

         

       ‘세상이 나를 돕지 않는구나.’

         

       부대장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잘 가라. 깔끔하게 보내줄게.”

         

       휙. 검이 지나가자, 툭. 부대장의 목이 깔끔하게 잘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머리가 데구르르 굴러갔다. 다행히도 눈은 감을 수 있었다.

         

       “이렇게 목을 잘라도 동요가 없네. 뭐, 처음 진으로 빙의한 시점부터 그랬다마는.”

         

         

       * * *

         

         

       젠부코로스의 마스터, 펠릭스는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던 거처의 앞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압도적인 기운에, 펠릭스는 자연스레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옆에 있던 한 대장이 물었다.

         

       “마스터, 무슨 일이십니까?”

       “뭔가 이상하다. 너무 조용해.”

       “이미 준비 끝나서 놀고 있는 거 아닙니까?”

       “아니, 그런 게 아니야.”

         

       펠릭스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오랜 시간 동안 젠부코로스의 마스터로서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직감’이다.

         

       지금 이곳으로 들어가면 죽는다고, 당장 돌아가라고 직감이 외치고 있다. 이걸 보다 못한 대장 하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마스터는 가끔 그러시더라. 이번에도 직감입니까?”

         

       저 새끼는 지금 뭘 몰라서 그런 거다. 느껴지지 않는 건가? 이 심상치 않은 기운이? 펠릭스는 손까지 덜덜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냥 들어가죠? 여기는 저희 지부인데 무슨 일 있겠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누가 주제도 모르고 여길 건드리겠나? 젠부코로스는 제국에서 무력으로는 최강이면서, 두 번째로 영향력이 강한 암흑 길드다.

       

       직감도 가끔 엉뚱하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 별일 없겠지.

         

       “그래, 들어가자. 직감이 이상한 거겠지.”

         

       걱정을 떨쳐내고, 펠릭스와 대장들은 거처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이게 무슨 일이야!”

         

       젠부코로스의 거처는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길드원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토막이 나 있었고, 벽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었다.

         

       “역시, 직감은 틀리지 않았군…….”

         

       펠릭스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직감이 위험하다고 소리치고 있지만, 지금 이쪽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소드 마스터인 펠릭스를 포함해 젠부코로스의 대장 다섯. 이들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제국에서 셋밖에 없다.

         

       “나와, 이 씹새끼야!”

         

       대장 하나가 자신 있게 소리쳤다. 그러자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렸다.

         

       저벅. 저벅. 발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직감이 울린다. 빨리 도망치라고. 이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만 도망치기엔 늦었다. 오랜 시간 동안 피와 땀을 흘리며 쌓아온 길드가 이리 박살이 났는데 가긴 어딜 가겠나.

         

       그리고 잠시 후. 발소리가 멈췄다.

         

       “드디어 왔네.”

         

       피투성이의 사내가 피식 웃었다. 펠릭스는 그 사내를 보고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다들, 돈에 눈이 멀어 생긴 참극이라 생각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감사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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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aised the Villainess and Fled

I Raised the Villainess and Fled

악역 영애를 키우고 도망쳤다
Score 8.6
Status: Ongoing Author:
I made a villainess destined for death into the most powerful person in the empire and then f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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