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648

       

        

        

        

        

        

        

       “…그, 유진 씨.”

        

       “네?”

        

       “로렌티나 언니는 가끔 조금…위험한 요조숙녀로 변하는 것 같지 않아요?”

        

       “기가 막힌 설명이로군요. 하지만 여러분들의 착각이랍니다. 괜히 한두 마디씩 말 꺼냈다가 상어 캠프에 끌려가고 싶은 건 아니죠?”

        

       “큭, 하도 많이 들은 협박인데 아직도 무서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킬 링 무 신>로렌티나로 돌아갈 때다….

       -아니 근데 진짜로 가끔 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풍선처럼 변하는 경우 있긴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옛날 디즈니월드에서도 대충 본 거 같긴 함 ㅋㅋ

       -숙녀력이 더 올라갔는데 더 무서워지는 사람이 있다 뿌슝빠슝????

        

        

        

        …하여간 감 좋은 사람은 싫다니까.

        

        물론 하모니나 다이스의 말과는 다르게 – 아이리스는 두 상어의 차이점이 뭔지 잘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주 만난 게 아니니 논외 – 시청자들의 말은 그닥 신경쓸 필요까지는 없었다.

        

        방송을 꽤 오랫동안 하면서 느낀 거지만, 시청자들은 원래 자기 주관과 줏대가 없다. 하모니와 다이스가 한 말을 주워섬긴 다음 자신의 생각처럼 말하는 것뿐이니까.

        

        쓸데없이 예시가 디테일한 것도 그저 과거의 기억을 상기해서 말한 것뿐.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어느덧 엑스포도 1주차를 넘어 2주차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실로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은 1주차만큼 오고 있었고, 그만큼 이번 행사를 열기 위해 들어간 비용 회수도 무난하게 진행 중이었다.

        

        이는 몇 가지 간단한 트릭 때문이었는데, 구체적으로는 굿즈 샵이나 그런 것들을 입구 – 혹은 출구 – 에 가까이 배치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일부 상점은 입장권 구매 없이도 입장 가능했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더해, 스타벅스 매장 안에 비치해놓은 메카 막내들 굿즈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그리고 인건비도 거의 안 들어가고, 내부 수리 시스템이 어지간한 건 자동으로 정비하니까 그쪽도 마찬가지.’

        

        

        

        그런 점들을 고려해본다면, 애시당초 엑스포 비용 자체가 그리 많이 안 들었단 말이지.

        

        꼴랑 3천만 달러 정도 들여서 그 몇 배에 달하는 비용을 수거하고, 더 나아가 그 와중 있을 휴머노이드 홍보까지 하면…음, 역시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주식은 언제나 우상향이다.

        

        후흐흐흐….

        

        

        

       “…유진 씨가 뭔가 음흉한 표정을 짓고 있어요.”

        

       “발현자들은 이맘때쯤 이상해지는 게 아닐까요?”

        

       “여러분들도 발현자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네도 EM급이야 무친련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네들은 한달전이랑 지금이랑 종족이 완전 다르다는 걸 잊었농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련 어처구니없는표정 개웃기네 ㅋㅋ

       -곧 쟤네도 이상해질 예정

        

        

        

        …뭐어, 음흉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건 사실이었으니까.

        

        아무튼 뉴욕-로렌티나 쪽으로 슬금슬금 고개를 튼다. 오늘따라 조용하다고 해야 하나, 사실 당연하긴 했다. 까놓고 말해서 이쪽-상어가 좀 많이…속된 말로 하자면 꼴리는대로 살았으니까.

        

        여기는 이렇게 막 나가는 식은 아니겠지만, 그 대신 조금…뭐라고 해야 할까. 누가 보기에도 위험하고 불온한 공기가 감돈단 말이지. 워낙 가시밭길을 걸어왔으니 그럴 수밖에 없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걸 지켜본 다이스가 내게 조심스럽게 덧붙이길,

        

        

        

       “…뭔가, 그, 있잖아요. 앞에서는 웃는데, 뒤에서는 막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마차랑 와인, 테라스를 쓰는 카리스마계 악역 영애. 제가 요즘 그런 소설이랑 만화를 많이 봐가지고 그런 걸수도 있는데….”

        

       “끊으라고 말씀드릴까요?”

        

       “앗, 그. 실례했습니다아아….”

        

       “방금 무어라 하셨나요?”

        

       “끼야아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언제다가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라안치고 진짜개놀람 어우

       -제발말좀하고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말을 하고 오면 암살을 못 하잖아요?

        

        

        

        헉.

        

        꽤 진기한 광경을 보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다이스의 꼬리가 마치 깜짝 놀란 고양이처럼 허공으로 뾰족하게 치솟는 그거 말이다. 말도 없이 다가온 상어가 귓가에 나지막하게 속삭이면 그럴 만도 하지.

        

        거기에 더해, 이제 와서 말하긴 조금 늦은 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약간 목소리 톤도 다르다. 이쪽 상어가 근거 없는 정신나간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라면, 뉴욕 상어는 조금 더…차분하고 울림이 있다.

        

        물론 차이점에 대한 변명거리는 충분했다.

        

        

        

       “원래 크게 한 번쯤 저지르고 나면 정신력을 보충하는 시간이 필요하단 말이죠.”

        

       “헉, 충전식이었구나. 어쩐지 요 며칠 사이 생각보다 조용하셔가지고…유진 씨랑 자주 돌아다니길래 조금 심심했거든요.”

        

       “아앗, 다이스! 심심하다고 하면 어떡해요!?”

        

       “흐응-.”

        

        

        

       -헉

       -L O C K O N ! ! ! ! ! !

       -스스로 무덤을 파고 관짝 위에 흙까지 덮는 타입wwww

       -너 사실 몸 근질거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가 대쉬로 달려왔지만 이미 늦어버린 ㅋㅋㅋㅋㅋㅋㅋ

       -와 콧소리 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 눈치를 보는 시간만이 이어지고, 로렌티나가 실로 고아한 움직임으로 두 명을 사늘하게 훑었다.

        

        그 움직임을 센티미터 단위로 직감할 수 있는 진동감지로 인해서인지, 두 명은 사락사락 스치는 옷깃의 소리에 귀를 쫑끗대었고, 이어 그녀가 귀 가까이 다가오자 귀를 붉게 물들인다.

        

        이어지는 말.

        

        

        

       “자제하고 있었는데도 이리 애타게 격한 시간을 바라는 분들에게는…그에 맞는 보답을 해야만 하지 않을까요?”

        

       “엣, 앗. 그, 그게….”

        

       “속지 마요, 결국 굴린단 소리에요…우와앗!”

        

       “일단 첫 번째, 포획하도록 하죠.”

        

        

        

       -뿌아아아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눈가리는거 너무 자연스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저러다가 목 돌려버릴거같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근데 평소랑다른거진ㄲ짜왜이렇게꼴ㄹㄹ림ㅁ???????????

        

        

        

        …음, 확실히 평소랑 다르긴 하구만.

        

        다행스럽게도, 기존의 상어가 보여주는 이미지와 크게 동떨어진 건 아니라서 그런지 다들 신경쓰지 않는다. 거기에 이 양반이 보여주는 고아한 모습이 이들에게는 또 나름…상당히 이색적이었던 듯했고.

        

        아주 정신을 못 차린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이쪽-상어는 진즉 며칠 전에 UDT로 복귀한 지 오래였다. 하지만 하모니와 다이스에게는 아직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고…아마 UDT 분들에겐 상어가 손을 써놨겠지.

        

        요컨대 쉽게 말하자면 이런 것이었다.

        

        

        

       -1. 이쪽-상어의 UDT 복귀 / 뉴욕-상어의 빈자리 메우기. 이 시점에서 로렌티나는 UDT에 ‘홀로그램 상어를 남겨놓고 왔다’고 말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2. 작전 당일날엔 뉴욕-상어가 홀로그램-상어를 조종하며 엑스포를 돌아다닌다. 여기서 굳이 다이스와 하모니에게 그 사실을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뭔가 쓸데없이 복잡한 것 같긴 한데.’

        

        

        

        우선,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는 뉴욕-상어가 세상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두 번째는 이쪽-상어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함이었다.

        

        상어가 두 명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로렌티나가 한국 와서 작전 뛰는 거 아님?’같은 사실에 한없이 수렴하는 억측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단 말이지.

        

        물론 여기서 ‘그러면 굳이 뉴욕-상어를 복귀시킬 필요가 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하모니랑 다이스한테 뉴욕-상어가 실제 몸이란 걸 걸리면 그것도 꽤 골치아픈 일이란 말이지.

        

        혹시라도 상어가 두 명이 아닐까-하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만들면서도, 존재를 동시에 성립시키는 것은 꽤 골치아픈 일이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오늘은 내일 시나리오를 위해 간단히 해야만 하는 사전점검이 있었다.

        

        

        

       “우에브브….”

        

       “뭐어, 지금은 굴릴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시길. 오늘은 막내가 엑스포에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으니까, 여러분들도 앞으로 한두 시간 가량은 밖에 나가지 말고 여기서 얌전히 대기하세요.”

        

       “로렌티나 언니가 그렇게 말하니까 잘 안 어울린당…그래서 무슨 일이 있는 건데요?”

        

       “공지 좀 자주자주 챙겨보라니까요.”

        

        

        

        철컥!

        

        그와 동시에 나는 엊그제 즈음에 받은 크고 빨간 단추를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고, 그 순간 모두의 시선이 테이블 위를 향한다. 대충 이게 뭐시여 하는 표정.

        

        하지만 일일이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약간 부족했고, 다행히 뉴욕-상어가 손을 휘저어 다크 존 엑스포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공지사항을 띄워 이들 앞에 보여주었다.

        

        그 내용을 축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2037/08/06 엑스포 내 거수자 제압 모의대응훈련에 대하여]

        

       -[거수자 역할의 휴머노이드 수 – 15명 // 칼, 석궁, 사제 폭발물 등으로 무장했다고 가정 // 엑스포 내의 휴머노이드 및 드론으로 제압 가능한지를 확인할 예정]

        

       -[시작 시간 : 1300]

        

       .

        

       .

        

        

        

       “에, 이런 게 있었-”

        

       “갑니다.”

        

       “우왁!”

        

        

        

        쿠웅!

        

        그 순간 내 주먹이 거세게 버튼을 후려쳤다.

        

        바깥에 존재하는 스피커에서부터 수많은 소리가 들려왔다.

        

        

        

       -[알립니다. 사전에 공지했던 것과 같이, 현 시간부로 엑스포 내 거수자 제압 모의대응훈련을 시작합니다. 총합 15기의 휴머노이드가 거수자 역할을 행할 예정입니다.

        

        원활한 관람을 원하시거나, 훈련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관람객 분들은 맵에 표시된 안전구역으로 5분 안에 이동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해당 훈련은 실제 상황이 아닙니다. 이 방송은 본격적인 시작 전까지 반복적으로 송출됩니다….]

        

        

        

       “이제 무슨 느낌인지 아셨죠?”

        

       “…참 별의별 걸 다 하네요, 이 엑스포.”

        

       “구경만 하면 재미없죠.”

        

        

        

        뭐어, 휴머노이드랑 이카루스 스킬로 할 수 있는 거 싸그리 해보려고, 그리고 그걸 보여주려고 연 엑스포였으니까.

        

        세 명이 이게 뭐시여 하는 표정을 짓는 걸 뒤로 한 채, 나는 작게 큭큭 웃어보였다.

        

        즐겁다.

        

        

        

        

        

        

        

        

        

        

        

        

        

        

        

        

        

        

        

        

        

        

       ───철컥!

        

        

        

       “어우, 뭐야. 갑자기 드론이 벌떼처럼….”

        

       “지금 훈련 중이잖아.”

        

       “아, 맞다. 그 뭐냐, 인질극도 있다 그랬나? 구경 함 가?”

        

       “…이거 맞냐?”

        

        

        

        부우우웅!

        

        오후 1시 5분, 엑스포 곳곳에서부터 갑작스럽게 수백 대 가량의 드론이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전부 이카루스 로고가 새겨져있었지만 그 형상은 일반 드론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사방팔방에서부터 들려오는 고성과 비명 – 그러나 그것은 사람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고, 사전에 역할을 부여받은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내지르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거수자의 역할을 맡고, 또 다른 개체는 인질로서의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곳곳에서부터 휴머노이드 인질극을 구경하는 인파의 덩어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다가오지 마! 다가오면 이 사람의 경동맥을 그어버리겠어!

        

       -사, 살려주세요-!

        

        

        

        인간의 형태를 훌륭하게 모방해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라고는 볼 수 없는 휴머노이드들이 인질극을 펼치고 있었다.

        

        로봇에게 경동맥이 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농담 아닌 농담에 개의치 않고 그 광경을 사뭇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인간을 닮는다는 점에 있어서 한계선을 넘어서버린 휴머노이드는 컬러링만 조금 다를 뿐이었지, 사람들로 하여금 실제 상황이라고 여길 정도로 현실적인 외형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저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두 외국인 남녀가 있었다.

        

        

        

       “<…그러니까, 저게 막내 작품이라고? 정확하게는 이카루스 다이나믹스?>”

        

       “<드론도 마찬가지일 것 같고. 계약 따러 왔는데, 이거 미국 밖으로 반출이나 가능할까 싶은 정신나간 물건인데…지금이라도 PMC에서 미국 국적이 아닌 친구들을 싸그리 쫓아내야 하나?>”

        

       “<그러는 순간 소송 폭탄이 날아들걸.>”

        

       “<망할.>”

        

        

        

        마커스 램퍼트, 그리고 수잔 레이피어.

        

        세계 각국에서 군사 컨설팅과 경호를 담당하고 있는 PMC인 블레이즈 컴퍼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헤드헌터이자 고위 간부들 – 그리고 동시에 대거 팀의 일원이기도 한 이들이었다.

        

        덥디 더운 날씨를 간신히 견뎌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단정한 흰 정장과 광이 철철 나는 구두. 그런 복장의 이들은 바깥의 먼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엑스포 안쪽으로 걸어들어가 그 광경을 확인한다.

        

        하늘에 떠오른 드론 수백 대가 주변을 불규칙적으로 돌아다니며 연신 스캔을 시행했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엑스포 내 거수자 15명 식별.]

        

       -[현 시간부로 공간격리에 돌입합니다.]

        

       -[실드 전개.]

        

        

        

       “…우왓, 뭐야! 야야, 뒤로 가! 뒤로!”

        

       “실드? 실드라고!?”

        

       “이거 실제로 사람을 밀어내고 있어!”

        

        

        

        부우우웅!

        

        프로펠러 작동음과는 완전히 별개의 무언가가 이상하리만치 거대한 드론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최소 다섯 개 이상의 언어로 적혀있는 <주의>라는 글자가 확대되며 원형의 역장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실제로 주변을 원형으로 둘러싼 사람들을 주변으로 밀어내는 사이,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인질극 내부로 여러 대의 드론이 돌입하고, 사방을 날아다니는 드론을 불안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인질과 범인을 둘러싼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미확인된 성분으로 이뤄진 플라스틱 폭탄 조끼 및 내부로부터 371개의 세라믹 볼을 감지.]

        

       -[테이저 드론, 경화폼 살포 드론이 이동 중.]

        

       -[정밀 진단 완료. 무력화 돌입.]

        

        

        

        파지지직!

        

        끄극 하는 기이한 소음과 동시에, 사전에 대기하고 있던 테이저 드론이 거수자 휴머노이드의 목에 테이저를 박아넣고, 동시에 또 다른 드론이 흉기에 경화폼을 살포한다.

        

        몸이 딱딱하게 굳어진 휴머노이드가 무표정으로 뒤로 쓰러지는 사이, 인질 역할을 맡은 휴머노이드가 마치 아이스크림을 연상하게 만다는 형태로 굳어진 흉기를 목에서 치우고는 황급히 도망친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폭발물 기폭 억제 실패. 기폭 신호 혼선 유지.]

        

       -[실드를 통한 공간격리를 최대 강도로 유지, 압축합니다.]

        

       -[살상 범위 계산 중…인원 대피 절차 시행.]

        

       -[예상 유지 시간 1분. 대피하십시오.]

        

        

        

        콰아아앙-!

        

        대략 1분 가량의 시간 동안 울려퍼지는 사이렌,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인파의 소산. 수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휴머노이드 및 드론이 구축한 강화 폴리카보네이트 벽 뒤로 대피한다.

        

        그리하여 반경 50m 안에 단 한 명도 없게 되었을 즈음, 지면을 타고 전해질 정도의 진동과 동시에, 마치 소쿠리 형태의 실드 십수 개로 촘촘하게 감싸인 폭발의 진원지에서 화염과 충격이 일었다.

        

        화염과 충격파가 하늘로 빠져나가는 사이, 마하 이상으로 가속한 수백 개의 세라믹 볼은 실드 사이를 맹렬히 누비며 벽을 두들기다 순식간에 물리력을 잃고는 파편이 되어 바닥으로 투두둑 떨어져내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실드가 풀리며 드론이 경고를 해제했다.

        

        

        

       -[상황 종료. 폭발 및 물리적 격리의 성공을 확인.]

        

       -[바닥 수복용 로봇을 폭발의 진원지로 보내겠음.]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부우웅!

        

        그와 동시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전장을 향해 일제히 날아오르는 드론을, 그리고 인파를 헤치고 다가오는 바닥 수복용 로봇을 보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있던 모두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마커스와 올리비아 포함이었다.

        

        

        

       “<…이 자식은 도대체 어디까지 기술을 발전시킨 거야?>”

        

       “<이거, 막내가 우리를 만나줄지부터 고민해야만 하겠는데….>”

        

        

        

        어쩌면, 그 말대로일지도 모르겠다.

        

        두 명은 유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if는 50화 정도로 끝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연참을 섞을 예정이기에 2주 안에, 혹은 그보단 좀 더 빨리 끝나겠네요

    드디어 여러분들에게 유진의 리?즈 시절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