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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

       

        

        

       

        

       -[알림 : ‘SSM매니지먼트’ 로부터 메시지가 수신되었습니다.] 

        

       -[알림 : 전문을 팝업합니다.]

        

        

       -[안녕하세요, 다이스 님. SSM Entertainment의 매니지먼트 AP 부서 담당인 김신우 대리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말씀드리자면, 어제 스크림 막바지에 제출하신 와일드카드를 확인하였으나, 현재 이는 즉각적인 승인이 아닌 내부적인 검토 단계에 있음을 미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주전 선수에게 주어지는 권한임에도 이것이 누락되어 당황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하단 첨부 파일에 회의 녹취록과 스크립트를 첨부하였습니다.

        

        또한 스크립트와 녹취록을 확인할 여건이 없을 가능성이 있으니 일부 내용을 요약하자면,

        

        

       -Username ‘Eugene’ 은 스크림 종료 일주일 전에 참여한 인원이며, 따라서 매니지먼트 AP 디비전은 데이터의 부족으로 인해 해당 유저가 장기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

        

       -AP 솔로잉 부문의 각 부 리그(3부, 2부, 1부)의 로스터 규모가 유동적이라고는 하나, 스크림 시즌 말의 특성 상 SSM Entertainment의 로스터에 배정된 예산 규모는 안타깝게도 더 이상의 와일드카드를 수용하기 어려운 단계에 돌입.

        

       -이례적인 형태의 단기 계약이 논의된 바 있으나, 이 과정에서 계약 기간 또는 급여 분할과 관련하여 최소 한 가지의 영역이 SSM Entertainment가 제공 가능하다고 명시한 조건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

        

        

        

        입니다.

        

        한편 해당 유저의 승인 여부에 관계없이,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다이스 님에게는 와일드카드 사용 보너스가 즉시 지급될 예정입니다.

        

        해당 문제는 사전에 SSM Entertainment의 로스터 편성 상황에 대하여 언질을 주지 못한 매니지먼트 AP 디비전의 실책으로, 다시금 송구하단 말씀 올리겠습니다.

        

        또한 다이스 님의 와일드카드 제안은 여전히 명단의 최상위에 존재 중이며, 차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해당 유저의 데이터가 충분히 파악된 후 외부 임시 코치 또는 용병 형태의 계약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추후 해당 유저와의 2차 상담 시 이 점을 상기시켜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언제나 SSM Entertainment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DICE.]

        

        

        

       “…어련하시겠어.”

        

        

        

        프로 구단들은 모험을 하지 않는다.

        

        e스포츠 산업 계열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암암리에 한 번쯤 들어보았을 이 말은, 언제나 그렇듯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그 불필요한 진가를 발휘하고는 했다 – 적어도, 다이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풀기에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 중 하나는 게임이었고, 이 말은 즉슨 프로 구단에겐 언제나 안정적이고도 넓은 인재 모집풀이 존재함을 의미했다.

        

        하지만 구단이 제공 가능한 파이는 한정적이었고, 심지어는 늘 존재하는 것도 아니었다. 

        

        

        더해서, 프로게이머들의 시선과 구단 매니지먼트가 지향하는 방향은 겹칠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얼마든지 있었다.

        

        유진과의 직접적인 교전을 통해 그 실력을 몸소 체감한 이들에게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결정이었지만, 구단은…아마도,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원하고 있을 것이었다.

        

        해당 유저가 에이펙스 프레데터 랭크를 돌린 지 고작해야 2주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과, 이전의 VR FPS 플레이 경험이 불분명하다는 사실 등 – 안타깝게도, 실력만으로는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도 있는 법이었다.

        

        그런 면에서 비춰본다면, SSM이 제시한 외부 임시 코치 또는 용병 형태의 계약이라는 말은 그것이 다이스를 존중함과 동시에 유진에 대한 미련이 이들에게도 존재한다는 정황적 증거였다.

        

        

        금색의 머리카락이 적당히 구겨진 침대보 위를 덧칠하는 사이, 메시지의 내용으로 인해 잠기운이 달아난 다이스가 작게 숨을 내쉬며 앞으로의 스케줄을 정리했다.

        

        예선 랭크까지는 앞으로 6일. 오늘 역시도 스크림이 있었다. 그러나 어제도 시행했기 때문에 오늘은 조금 시간이 뒤로 늦춰질 터였다.

        

        …유진은 오프라인 상태였지만, 프로게이머 전향을 그다지 반기지 않은 것과는 관계없이 전화번호와 엔그램 코드는 교환해두었다. 충분히 연락이 가능할 터였다.

        

        그건 그렇고, 전향 의사가 없다는 것은…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불행이라고 해야 하나.

       

        

        오전 9시 20분.

        

        오늘의 스크림은 오후 1시 반부터 6시까지였다.

        

        

        

       “…아으, 목이야.”

        

        

        

        유진과의 2차 상담은 가상현실 내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현실의 신체 관리에 허술하면 결국 총체적인 컨디션이 무너진다.

        

        스스로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프로게이머의 역량이었다.

        

        물론, 거창하게 말한 것과는 달리 – 그냥 아침 샤워였다.

        

        그녀의 아침은 그러한 형태로 시작되었다.

        

        

        

        

        

        

        

        

        

        

        

        

        

        

        

        어제는 꽤나 바쁜 하루였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스크림 후 나를 픽한 이들에게 프로게이머 전향은 아직은 관심이 없다고 해명을 하기 위해 진땀을 빼야만 했다. 그런 게 하나도 아니고 여럿을 넘어 두 자릿수에 다다랐으니 더더욱.

        

        그 와중 놀란 건 이들의 정보력과 추리력이었는데, 내가 여태까지 구두로 했던 발언들과 갖가지 정보를 그 사이에 종합하여 – 심지어는 오늘 처음 스크림에 참여했음에도 – 이를 상담 도중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내가 그다지 방송 및 프로 전향을 통한 생계 유지 및 명예욕 충족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어느 정도 파악하여, 그 점을 일부 살리는 형태로서 내게 접근해온 구단도 있었고.

        

        결국 일괄적으로 거절하긴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과도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이다. 현재로서 내가 선택한 스트리머라는 직업이 내게 얼만큼의 부담을 안겨줄지도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은 마당에, 지금 선택하기엔 갑작스럽지.

        

        그것도 그렇고, 선택 자체는 당연히 내 몫이다. 내가 이들을 통해 실질적 이익을 취한 상태에서 거절했다면 말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스크림 자체는 티어 2 이상의 유저들이라면 누구든지 참여 가능한 거니까.

        

        

        

        아무튼, 예선 랭크 – 대회 랭크가 아니라 – 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가 거절한 것과는 별개로 결국 스크림에는 계속해서 참가할 예정이었다. 당장 구단의 몇몇 이들은 벌써 임시로나마 자문이나 디브리핑 전담, 또는 기간제 코치로서 활동해볼 생각 없냐고 메시지로 추가 컨택을 요청 중이기도 했고.

        

        결국 내가 구단에 소속되든 아니든,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나 뿐만이 아니라 e스포츠 종사자들에게 있어서도 참여하는 게 이득이었으니까.

        

        그나마 이걸 가장 싫어할만한 이들은…아직도 날 목빠지게 기다릴 4천 명 가량의 고정 시청자들 정도려나.

        

        그러고 보니, 이들에게 어떻게 공지를 전달해야만 할까.

        

        트리키 개인 커뮤니티를 신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의자에 잠깐 앉아있었을까.

        

        

        

       -철컥.

        

        

        

       “아, 오래 기다리셨죠?”

        

       “괜찮아요. 앉으셔요.”

        

        

        

        최근에 본 이들 중 그나마 익숙해진, 그리고 유일하게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이가 된 프로게이머 – 자신을 다이스라고 소개한 이가, 문을 열고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VR 세계에서의 아바타는 어느 부분에서는 현실과는 달랐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참으로 현실감이 넘쳤다. 눈부신 햇빛을 받아 찰랑거리는 금발은 여러모로….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이젠 순수하게 감탄하기는 좀 어려웠다. 처음 보면 이 사람의 속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기다린 시간도 그다지 길지 않았고, 본론으로 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 역시도 그러했다.

        

        그녀는 꽤나 미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메시지로 확인해보셨겠지만, 네. 아쉽게도 SSM이 요즘 좀 힘든가봐요. 그래도 유진 유저님이 다른 곳에 가는 건 상상이 안 가네요.”

        

       “일괄적으로 거절했죠. 그러니까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일은 그리 없잖아요.”

        

       “진짜 그런 것 같아요. 하아….”

        

        

        

        좌르륵.

        

        허공 위에 팝업 중이었던 수천 개의 글자들이 손짓 한 번에 와르르 무너져, 마치 무중력 공간 위에 적당히 흩어놓은 유리구슬처럼 부유하더니 허공으로 녹아들어 사라진다.

        

        책상에 얼굴을 박은 채 낮은 신음성을 흘리던 다이스가 덧붙였다.

        

        

        

       “어쨌든, 메시지를 확인해보셨다니까…용병이나 임시 코치직으로 뛰는 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계약 기간도 그리 안 길고…하아, 이게 먹힐 리가 있나. 다른 구단은 이미 더 좋은 조건 들이밀고 있을 텐데.”

        

       “…보통 여기는 매니지먼트가 해야 할 일을 프로게이머에게 맡기는 편인가요?”

        

       “어음, PVP 솔로잉 위주로 하는 프로들만 이래요. 저희가 하는 게 팀 게임이 아니라서 개인의 역량과 의사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거든요. 와일드카드랑 픽업 문화도 그런 연장선상이죠. 이 영역에만 있는.”

        

        

        

        대화가 이어진다.

        

        내가 첫 번째로 그녀 – 또는 그일지도 모르지만 – 를 선택한 것처럼, 이 사람 역시도 그 점을 놓치지 않고 비집고 들어온다.

        

        나 자신이 그리 사교적인 편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지금 나누고 있는 이야기는 사무적인 관계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살가운 편이었다. 아무래도 입장을 전달하러 온 것 이상으로 프라이빗한 분위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저쪽이 내게 아예 관심이 없었더라면 SSM 측의 요구사항만을 메시지로 전달했겠지. 받아들이든 아니든 그녀에게 있어 그 이후는 신경쓸 바가 아닐 터였고.

        

        

        생각이 길어졌다.

        

        아무튼, 나에게 있어서 크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간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이들과 긍정적인 교류를 하는 건 항상 좋은 일이었고, 이 사람 역시도 나를 상당히 인상깊게 본 모양이었으니.

        

        그런 점에서 보면, 그녀의 제안도 크게 받아들이지 못할 건 없었다.

        

        

        

       “아무튼, 그 제안은 생각해볼게요. 답변을 언제까지 드리면 되죠?”

        

       “…네? 거절이 아니에요? 보류?”

        

       “일상생활에 과도한 지장이 없다 싶으면, 한 번 즈음은 경험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 해서요. 개인적인 궁금증이죠. 프로게이머나, 그걸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의 메커니즘은 어떤지.”

        

       “어, 그게…이건 예상하지 못한 답변인데…?”

        

        

        

        되려 제의를 한 쪽이 놀라다니, 기대감이 그 사이에 얼마나 떨어졌으면.

        

        어쩌면 내가 너무 단호하게 거절했던 게 아닐까 싶은 의문을 뒤로 하고, 다이스가 보낸 메일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확인하여 팝업한다.

        

        장기 계약도 아니고, 본격적인 성과 – 가령, 우승 등 – 를 위해서 고용된 것도 아니었기에 비용은 그다지 많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많은 부분에서 자율성과 편의를 보장하겠다고 명시해둔 건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당장 결정을 할 만한 건 아니었으므로, 나중에 좀 더 확실히 선택하기로 했다.

        

        

        

       “구단 분위기는 좀 어떤가요?”

        

       “어…다른 곳이랑 비교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다른 점은 없네요. 굳이 따지자면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하위 리그의 규모가 좀 더 크단 정도…?”

        

       “하위 리그라면, 2부나 3부일까요.”

        

       “그렇긴 한데…자세히는 모르네요.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긴 좀 뭐하지만, 1부 리그에서 벗어나본 적이 거의 없어가지고. 실력은 자신이 있는 편이라….”

        

        

        

        그러고 보니, 이 사람 1부 소속이라고 했었지.

        

        까먹고 있었네.

        

        

        

       “…갑자기 스크림에 낑겨든 수상할 정도로 잘 하는 사람만 안 만났어도 무난무난하게 대회 준비했을 텐데 말이에요.”

        

       “그러게요. 누가 그랬을까요.”

        

       “와. 진짜 얄밉다….”

        

        

        

        상당히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그리하여 다음 질문 아닌 질문은 내 VR FPS 실력에 대한 것이었고, 나는 여기서 어쩔 수 없이 부분적인 침묵을 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 영역에 대한 궁금증은 흔히 말하는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비장의 한 수’ 취급을 받았고, 다이스는 더 이상 물어보지 않은 채 화제를 돌렸다.

        

        

        

       “아무튼…스크림까지 시간도 좀 남았는데, 혹시 앞으로 따로 일정이 있으세요?”

        

       “따로 없네요. 식사도 하고 왔고, 평범하게 시간 되면 참여하려고 했죠.”

        

       “때마침 다행이네요.”

        

        

        

        능숙한 손놀림으로 뭔가를 움직인 그녀가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것은…세션 초대장이었다.

        

        미션의 이름과 최고 어려움이라는 단어가 당당히 적혀있는.

        

        

        

       “…이게 뭔가요?”

        

       “아무한테도 안 알려준 제 연습법 중 하나인데, 최고 난이도의 미션을 솔로로 도는 거예요. 뭐라고 해야 하나, 극도로 불합리한 상황에 자주 마주치고,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걸 목표로 하는 건데….”

        

       “참여 버튼을 누르면 되는 거죠?”

        

       “…네. 이해가 빠르셔서 좋네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곧 주변 환경이 변했다.

        

        아바타가 좀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폭음과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으로의 초대라고 말하기엔 쓸데없이 고상한 느낌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실제 e스포츠 돌아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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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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