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65

       “에이. 그래도 9명이면 가능하지 않겠어요?”

       

       누군가가 이순의 말에 대답을 하는 것으로 여기저기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의견은 분분했다.

       

       대개 나와 맞붙어 보지 않는 이들은 나도 사람인데 숫자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했고.

       

       내 실력을 몸소 겪어보았거나, 자기 주제를 파악한 이들은 불가능하단 이야기를 했다.

       

       이런 논의가 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구나.

       

       무림에서 나를 잡으러 온 이들 중에 그대들보다 못한 자들은 없었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이 곳에 서 있지 않으냐.

       

       그것으로 이미 끝난 이야기다. 그대들이 몇이 뭉친다 해도 본인을 이길 수는 없다.

       

       그러니까 이 놈들아.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내가 하는 말이나 듣거라.

       

       내 오늘 그대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서 할 말이 많다.

       

       어찌 한 놈도 이치를 따를 줄을 모르는 것이냐.

       

       그나마 가장 괜찮았던 이순도 마찬가지다. 몸놀림은 나쁘지 않지만 무공은 조금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니 원.

       

       인터뷰의 자리를 빌어 그대들의 부족을 짚어줄 터이니 곰곰이 생각을 해보고 내 조언을 성장의 기회로 삼도록 하거라.

       

       “이렇게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직접 해보죠!”

       

       사람들의 이야기가 격화되자 그 중심에 서 있던 데케이가 소리를 쳤다.

       

       “아피스에서 한 맵에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 10명이니까. 화령님 한 분을 제외하고 9명을 뽑아서 1:9를 해봅시다. 화령님도 괜찮죠.”

       “상관은 없다만.”

       “허락도 구했고 바로 멤버부터 짜죠. 여러분!”

       

       데케이를 중심으로 모여든 이들은 이 사람이 나가야 한다. 아니다 저 사람이 필요하다는 둥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목청을 높였다.

       

       그리 괴롭힘을 당하고 싶다니 내 말리지는 않겠다마는 그대들 무언가를 잊지 않았느냐.

       

       이럼 본인의 인터뷰는 어찌 되는 것이냐?

       

       내 그대들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해 고심해서 대사를 준비했거늘 아무도 본인의 소감을 궁금해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니 정말 그대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준비했대도! 내 말을 좀 들어다오!

       

       우승자를 이렇게 홀대하는 대회가 어디에 있단 말이더냐!

       

       *

       

       내 공허한 외침은 결국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고얀 놈들 같으니라고.

       

       무림에서는 말이다. 내 가르침을 듣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무인의 인생을 바꾸는 기연이나 마찬가지였단 말이다!

       

       내 그대들이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친히 깨달음을 내려 주고자 했거늘 이리도 나를 홀대하다니.

       

       곰방대를 물고 내 앞에 선 이들을 보았다.

       

       9명으로 선택된 이들은 대충 예상을 했던 사람들이었다.

       

       데케이와 권존, 이순, 하린 등 대회의 참가자 중에서 그나마 재능이 있다 싶은 이들은 모두 내 반대편에 서 있었다.

       

       편사 러브가 없는 것이 기이했으나 내 손대중을 하지 않은 여파라 생각하면 크게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하아. 그래. 좋다. 어차피 가르침이라는 게 앉은 자리에서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대회는 어차피 끝난 것 아니더냐. 이제부터는 내 마음대로 하겠다.

       

       “이제 시작하면 되느냐?”

       “네! 바로 가실까요?”

       

       저들이 전장으로 택한 것은 투기장이었다.

       

       아무런 변수가 없단 전제하에 수로 찍어 누르면 나를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나보구나.

       

       “그러자꾸나.”

       

       내가 게임의 시작을 선언하자마자 9명의 저마다의 자리로 움직였다.

       

       방금 전까지 열심히 이야기를 나눈다 싶더니 무언가 작전을 짜긴 했나 보구나.

       

       단순히 수가 많다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이기기 위한 방법을 강구한 점은 그나마 마음에 든다.

       

       “먼저 말을 해두겠다만 그대들은 무공을 다루는 기본이 안 되어 있다. 어찌 무의 이치를 체현하는 놈이 하나가 없단 말이더냐.”

       

       처음 달려든 것은 하린이었다. 맨 먼저 앞으로 튀어나와 내 시선을 끄는 역할로 선택되었느냐.

       

       저들 중에선 그대의 움직임이 가장 빠르니 적당한 역할이구나.

       

       그렇지만 일단은 좀 빠져 있거라.

       

       내 다른 이들에게 말해줄 것이 너무도 많다.

       

       

       그대에겐 다른 때에도 가르침을 줄 수 있으니 지금은 좀 물러나도록.

       

       하린의 손목을 빈손으로 쥐어 저 멀리로 던져준 후 말을 이었다.

       

       “기를 다루는 것은 마나를 다루는 것과 다르다.

       무공이란 세상의 이치를 자신의 몸을 통해 이루는 것.

       이치를 따르기에 자연스레 무공이 펼쳐지는 것이지 무공의 뒤에 이치가 따라붙는 것이 아니다.”

       

       연이어 온 것은 이순이었다.

       

       환검으로 본인의 시선을 붙잡아 두겠다는 생각이더냐. 이 중에선 그대의 검이 가장 강한 압박을 넣을 수 있는 수단이기는 하지.

       

       잠깐은 어울려 주마.

       

       “이순. 그대의 검은 상대를 끌어들여 집어삼키는 아귀와 같은 검이다.

       그 이치에 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정작 검을 휘두르는 것에 너무 집중을 하느라 이치를 펼치는 데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구나.”

       

       이순이 휘두르는 검을 가볍게 빼앗았다. 그리고 나서 그의 눈앞에서 환검을 펼쳐 보였다.

       

       검신의 몸에 새겨진 것이 공격밖에 없어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그대는 너무 공격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를 입 안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면 가끔은 물러서는 체도 할 줄 알아야지.

       

       그대가 이치를 따를 줄 알았다면 진작에 수비를 섞을 생각을 하지 않았겠느냐.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줬으니 이걸 가지고 공부를 해보거라. 기본은 나쁘지 않은 놈이니 진전이 있을 것이야.

       

       이순을 저 멀리로 날려버리고 나니 양 쪽에서 들어오는 공격이 보였다.

       

       권존과 당소일.

       

       협격을 시도하는가.

       

       합이 맞는 것이 비슷한 일을 한 두 번 해본 게 아닌 듯 싶구나.

       

       쏟아지는 권을 피하며 목소리를 냈다.

       

       “권존. 그대의 강권은 분명 위협적이나 어떤 이치에 따라 강권이 나오는 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권의 시작은 언제나 땅을 딛는 것에서 시작한다.

       알겠느냐? 주먹은 단순히 팔만을 움직이는 게 아니다. 온 몸으로 쏘아내는 것이다.”

       

       진각을 밟음과 동시에 내기로 주변을 짓눌러 권존과 당소일의 움직임을 막는다.

       

       그리고서 권존을 향해 권을 쏘아냈다.

       

       말로만 해서는 기억하지 못할 터이니 직접 보여줌으로써 뇌리에 새겨주마.

       

       권존을 날려준 후 당소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아. 이 녀석에겐 가르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

       

       마음가짐부터 고쳐주고 싶다만 그건 하루 이틀로 되는 일이 아니니 당장은 다른 조언부터 해주겠다.

       

       “같은 천마신공을 다루는 사람으로써 조언을 해주자면 그대는 너무 신경을 쓰는 것이 많다. 모든 것을 고려하려 하지.

       천마신공의 기본은 패도다. 피하거나 막아낼 생각 대신 어떻게 하면 정면에서 깨부술 수 있을 지부터 고민하거라.”

       

       신공의 이치에 관해서는 후일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 없게 만들어 줄 터이니 걱정하지 말도록.

       

       그렇게 당소일을 박살 낸 후에도 나는 달려드는 이들에게 하나하나 가르침을 내려 주었다.

       

       내 그대들이 소꿉장난을 하는 것을 보며 저것들을 어디서부터 고쳐야하나 생각을 많이 했다.

       

       다소 고깝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니 곰곰이 생각을 하고 마음에 새겨 두도록 하거라.

       

       그렇게 다른 모두를 처리하고 마지막에 남은 것은 데케이였다.

       

       사실 일부러 남겨둔 것이었다. 내 저 녀석에게 꼭 해주고픈 말이 있어서 말이다.

       

       “저한테도 뭐 알려 주실 거 있으신가요?”

       “없다. 욘석아. 알려줄 것은 지난 번 십선을 할 때에 그 몸에다 다 때려 박아 주었다.”

       “그랬어요?!”

       “몰랐느냐?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면 조금 성이 날 것 같다만.”

       

       곤란해 하는 것을 보니 진짜로 몰랐던 모양이구나.

       

       이래서 현대의 아해들이 문제다. 투쟁을 즐기는 자라면 싸움에서 패한 후에 몇 번이고 자신의 패배를 되새기며 그 이유에 관해 고민을 해야 하거늘.

       

       “나중에 영상 녹화한 걸로 확인하겠습니다!”

       “그래. 그러도록.”

       

       이 중에서 가장 좋은 바탕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가장 무에 관심이 없어 보이니 원.

       

       뭐어. 이것은 나중에 해도 되는 이야기이니 일단은 뒤로 미루어 두자꾸나.

       

       “정말 혹여나 싶어 묻는 것이다만 데케이 그대는 질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이 자리를 만들지 않았느냐?”

       “…알고 계셨어요?”

       “어찌 모를까.”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 나의 강함에 관해 잘 알고 있을 사람이 그대다.

       

       몇 번이고 나에게 맞아보았으면서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을 리가 있나.

       

       “무슨 의도로 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대의 장난에 남을 끌어들이지 말거라.”

       “…주의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이다. 절차가 있으면 끝까지 진행을 하거라. 네놈 때문에 내 기껏 준비한 대사를 못하게 되지 않았느냐.”

       “어. 1등 인터뷰 말씀이신가요?”

       “그렇다.”

       

       대회의 진행자가 되었으면 말이다. 대회를 끝까지 이끌어나갈 생각을 해야지 자기 기분이 내킨다고 중간에 내던져 버리면 어쩌자는 것이냐.

       

       “그걸 마음에 담아두고 계셨나요?”

       “그럼 내가 괜히 네 녀석을 마지막까지 남겨두었을 것 같으냐.”

       “죄송합니다?”

       

       사과의 말에 성의가 전혀 담겨있지 않구나.

       

       뭣보다 이미 사과를 하기엔 때가 늦었다. 복수의 손이 그대의 앞까지 다가와 있는데 사과를 하는 게 의미 있으리라 생각하느냐?

       

       “잠시만요! 타임! 살려주세요!”

       “싫다.”

       

       이것은 그대의 업보다. 달게 받아들이거라.

       

       데케이를 처참한 꼴로 만들어 준 후에 돌아오니 박수소리가 돌아왔다.

       

       이번엔 우승을 했을 때와는 달랐다. 박수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무어냐. 왜 이번에는 반응이 좋은 것이야.

       

       내가 한 일이라고는 사적인 원한을 푼 것밖에 없다만?

       

       으으. 요즘 아해들의 생각은 이해하기가 어렵구나.

       

       뜬금없는 박수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으려니 9명 안에 들지 못했던 이들이 몰려와 자기들은 무엇이 부족하냐 묻기 시작했다.

       

       생각해 둔 바가 있었기에 대답을 해주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나하나를 설명해주고 있자니 이전에 내게 부족한 부분을 들었던 이들까지 몰려와 질문을 던졌다.

       

       에에잇. 이놈들아! 니 녀석들이 어디 모이를 바라는 아기 새도 아니고 왜 이리 쫑알쫑알 시끄러운 것이야!

       

       차례를 지켜라! 본인의 입이 하나라는 건 보면 알지 않으냐!

       

       

       *

       

       “왜 구석에 틀어박혀 있어요?”

       

       화령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을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던 당소일은 냥냥의 목소리에 고갤 들었다.

       

       “어차피 전 나중에 가르침을 받기로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니까요.”

       “기회를 양보하는 거에요?”

       “저도 물어보고 싶은 게 한 둘이 아니에요. 그래도 지금은 양보해야죠.”

       

       방금 전 9:1을 할 때 화령이 해 준 조언은 하나 같이 핵심을 관통하는 말이었다.

       

       이 곳에 있는 모두들 아피스의 최상위 유저라고 불리지만 결국엔 프로의 벽에 가로 막혀 일반인으로 남게 된 이들이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부족을 절실히 체감 중인 사람들이란 소리다.

       

       하지만 부족을 체감하는 것과 자신의 어디가 부족한지를 아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모두들 자기가 벽에 가로막혔음을 안다. 그렇지만 어떻게 노력을 해서 그 벽을 넘어야 할지를 모르기에 제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 와중에 노력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고수가 나타났으니 하나라도 더 질문을 하고 싶지 않겠는가.

       

       화령은 지금 저들의 구원자가 되어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저번 후기에 남긴 말은 이 에피소드의 끝이 보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제목이 방송하신다인데 정작 방송 시작도 못했잖아요.

    아직 끝나기엔 이릅니다.

    ——-

    율연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독자님께서 주신 응원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