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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

        

         전략기획부서실장, 아론 드레이퓨스의 사무실은 누군가의 삭막한 방과는 달리 화려했다.

        

         전에 차마 바이러스라 부르기도 민망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그때도, 인접한 회선을 더듬으며 느꼈지만 사무실이나 실장실이라기보단 거의 제집 마냥 가구까지 전부 구비해 놓은 개인실에 가까웠다.

         

         궁전처럼 화려한 적색과 황색, 백색의 전체적인 조화도 그렇고.

         진열장에 전시된 술이나 벽에 걸린 예술품도 그렇고.

         구석에 있는 킹사이즈 침대도….

         

         “저기에 관심 있으신가요? 예상외로 몸의 궁합을 중요시하는 타입이셨다던가?”

         

         “부디… 그 주둥아리 좀 다물어주시겠습니까?! 미스터 드레이퓨스??”

         

         하지만 어디 호텔의 스위트룸이라 여길 법한 호화로운 풍경도. 방 주인이 이 인간이여서야 즐길 여유도 없었다.

         

         발걸음도… 사실 직위에 비해선 꽤 가볍고, 방송에 출연하는 것도 거리낌이 없는 인물인 만큼.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서 인지, 혹은 압도하기 위해 이런 환경을 준비한 건지는 이제부터 알아볼 수 있겠지.

         

         “여기까지 와 주셨는데… 너무 딱딱하게 부르는 건 그만하셔도 좋습니다. 미스 아나스타샤. 편하게 아론이라고 불러 주시죠!”

         

         “…잘 알겠습니다. 위대하신 파라다이스 코퍼레이션의 전략기획부서실장님.”

         

         뭐. 설마 내가 넙죽 따를 거라고 기대했어? 안 그래도 완벽한 계획이 마지막 순간에 파탄 나서 억울해 죽겠는데?

         

         이쪽을 높게 평가하고 존중해줄 때, 그나마 유리한 시점에 결판을 내기로 마음먹은 것 맞다.

         …그렇다고 그게 저쪽에서 들고 오는 모든 안건에 얌전히 고개나 끄덕이다가 발목에 쇠고랑까지 차겠다는 뜻은 아니고, 친한 척할 만한 사이도 딱히 아니니까….

         

         “…….”

         

         잔뜩 날을 세운 반응을 돌려받았음에도 그의 표정엔 눈에 띄는 부정적인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걸려있던 은근한 미소가 더 진해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위자료인지… 유족 보상금인지에 관해서는 미스터 드레이퓨스가 직접 처리해주시는 건가요?”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어찌 되어도 좋을 문제에, 놈의 페이스에 순순히 넘어가는 건 사양하고 싶으니 빨리 부른 용건이나 꺼내 줬으면 좋겠다.

         

         “…….”

         “…그러니까 그 신청하라고 하신 위자료가.”

         “…….”

         “아니, 저기….”

         “…….”

         

         무언의 위압감이 강해짐에 따라 등골이 오싹해진다.

         분위기나 맥락 따위로 유추한 게 아니라, 홍채를 거의 드러내지 않던 그의 실눈이 반쯤 벌어져서 특유의 사백안이 보일락 말락 하고 있었다.

         

         “…베풀어 주신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아론.”

         

         “베풀다니? 당치도 않습니다. 아하핫!”

         

         …절대로. 굴복한 게 아니라, 벌써부터 대립각을 세워봐야 일이 복잡해지기만 할 것 같아서 이쪽에서 크게 양보한 거라고 주장하겠다.

         그 증거로 사출 직전의 뱀처럼 정지해있던 그도 내 협조성에 감명받아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반론은 일절 안 받겠다. …망할.

         

         그래도 호칭이라는 건 관계의 기초나 다름없으니까… 나중에 무너트릴 성이라도 기초는 일단 성실하게 쌓고 봐야지.

         

         마주보는 소파에서 방금 전까지 나와 아이컨택을 시도하던 아론이 벌떡 일어나 벽면에 있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음료는 뭘로 하시겠습니까? 미스터 와이즈맨 때문에 괜한 말을 많이 하셨을 텐데, 사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면서 정한 내 기본 스탠스가 거절과 사양이라는 걸 파악했는지, 이제는 아예 뒤로 빼지 말라고 강조까지 해주는데… 사람이 어찌 그런 친절한 마음씨를 무시하겠나?

         

         더군다나 사회 최상류층께서 친히 제공해주시는 웰컴 드링크라니 여기서는 진짜 원하는 걸 말하는 게 맞으리라.

         

         “저는 그럼 커피로. ……가능하다면 우유와 시럽도 추가해서 라떼로 부탁드리죠.”

         

         “카페라떼… 입니까?”

         

         파라다이스의 상품명도 아니고, 그런 가차없는 주문이 나올 줄은 몰랐는지 아론이 당황한 게 보였다.

         

         이건 좀 너무 상세했나 싶었지만. 음료수 취향은 거래할 만한 개인정보 축에도 못 낀다는 생각덕에 당당할 수 있었다. 게다가 커피 한 잔 얻어 마신다고 이 인간이 파산할 것도 아니었고.

         

         원래는 딱히 커피를 즐기던 편은 아닌 나조차도 이런 요청을 하게 된 배경은 간단했다.

         

         이놈의 세상엔, 정확히는 기성품으로 출시된 커피 음료가 없었다.

         카페인이야 온갖 해괴한 상품명과 맛을 자랑하는 기업 물건들이 혈관을 터트리고도 남았으나, 거리의 세 발자국마다 있던 카페에서 풍기는 그 향긋한 냄새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 참에 따로 얻어갈 건 없더라도 결핍된 내적 욕구나 좀 채워보자.

         

         아무러면 메가 코프 임원님의 개인 냉장고에도 없으려고! 라는 선입견에 기반한 요구사항이었거늘, 기대를 무참히 배신하고 그는 기껏 열었던 문을 도로 닫아버렸다.

         

         와, 인류의 유산 중 하나가 기어이 멸종되었구나… 하고 한탄한 것도 잠시.

         자리로 조용히 돌아온 아론의 입이 열렸다.

         

         “…예상보다 더 고아한 취미를 가지셨군요. 바라시는 카페라떼는, 곧 준비되는 아침식사와 함께 담당직원들이 가져다줄 겁니다.”

         

         …아니, 뭐라고요?

         마음대로 갖춘, 오붓한 식사자리까지 예정되어 있다는 선고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쪼잔하게 밥값으로 코를 꿰시려고? 그것도 아니면 이 불편한 자리를 몇 시간씩 계속 이어갈 참인가?

         

         “저는 그렇게 길게 머물 예정은 없었….”

         

         “우선은, 저희 직원의 폭주로 인해 미스 아나스타샤가 겪은 곤경에 진심 어린 사과를. 언니분의 죽음에 다시 한 번 깊은 애도를 표하겠습니다.”

         

         “…….”

         

         다급한 말을 끊고, 진지한 표정을 지은 아론의 고개가 천천히 숙여졌다.

         숫제 테이블에 이마를 찧을 정도로 푹 내려간 머리는 내 허락 없이 올라오지도 않겠다는 것처럼 미동조차 없었다.

         

         꼬리 자르기를 할 생각이 없다는 건 위자료를 빌미로 꺼낸 통화시점부터 알았지만, 이렇게 일대일로 책임자의 정식 사죄를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진짜 나라는 인간의 가치를 냉정하게 고려한 게 맞나… 싶을 정도의 대접.

         공연히 가시 세운 대응을 한 걸까.

         

         “…감사합니다. 아론. 아무래도 시신없이 장례를 치러야 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임원진이 이렇게 슬퍼해 주시니. 경찰직에 헌신한 헬레나 언니도 분명 기뻐할 겁니다.”

         

         

         ‘메가 코프 새끼들은 최악이야!!’

         ‘네오 헤이븐에는 메가 코프 본사가 세 곳이나 있으니까, 놈들의 더러운 비밀을 다 파헤쳐주겠어!’

         

         

         치료 직후 기운을 되찾자마자, 배신감에 치를 떨며 바락바락 외치던 그녀의 목소리를 기억의 저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좋은 게 좋은 거야, 조금만 참아줘.

         

         넘겨진 뒷머리만 보이던 고개가 올라오고. 한껏 굳었던 표정이 일순간에 확 펴진 그는 방긋 웃었다.

         

         “역시, 유가족분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한결 편하군요! 헌데, 관에 넣으실 시신이 걱정이시라면 그 용해된 단백질 혼합물이라도 보내 드릴까요? 이상하게도 딱 시신이 확인되지 않는 징수 부대원만큼의 양만 남아있던데 말이죠!”

         

         “!!”

         

         씨발, 너 그냥 다 알고 있지?! 그냥 나 괴롭히려고 이러는거지!?!!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솜씨가 아주 예술이다.

         최선을 다해, 튀어 오르려는 몸과 입술 사이로 새는 비명을 억누르긴 했는데 그의 눈썰미가 놓쳤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것들을 모두 합쳐도 정황증거에 불과하다.

         결국 중요한 건 시스템상 죽은 사람이 아니라, 이 자리에서 마주본 아나스타샤 발렌타인과 아론 드레이퓨스.

         

         “전에 주셨던 선물 탓에 제가 얼마나 곤란했는지 아십니까? 이야… ‘온전한 황금을 얻고 싶다면, 어디 어울리는 품격부터 보여라.’ 라니! 저는 감명받았습니다만… 회사 전체가 난리가 났었습니다? 회장님께서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시지 않았다면 법무부서에서 따로 연락이 갔을 겁니다.”

         

         …그야 그러시겠지. 회장 본인이 나중에 할 말을 내가 먼저 써버린 거니까.

         

         플레이어 캐릭터가 지원과 협력을 요구할 때, 필요한 레벨 요구치를 맞추지 않았을 경우 메인 스토리 진행을 막는 대사였다.

         

         혹시나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게 되면, 기껍게 여겨서 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다행히 먹혔던 것 같다.

         

         “거… 선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군요.”

         

         여기서부터 겉치레는 불필요했다.

         그는 관문의 참사에 대해서 사의를 표하면서도 이쪽의 허물을 지적했고, 나는 한 번 찔렸던 약점을 무사히 빼돌렸으니까.

         

         “아나스타샤 발렌타인. 황무지 쪽 브로커를 통해서 시민권을 등록하신 지 얼마 안되신 해커치고는 그간의 행보에 일관성이 없으시더군요. 크레딧을 바라셨다면 용병일을 하시거나 파라다이스에 입사하셨으면 됐을 것을, 돌연 전투경찰에 지원하시지 않나. 또 금세 그만두시질 않나.”

         

         “…미안하지만 내키는 대로 사는 편이라.”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기반으로 내린 그간의 결정이, 꼭대기에 앉은 그의 눈에는 상당히 흥미롭게 비친 모양.

         

         내 사소한 몸짓마저 놓치지 않으려는 듯 완전히 열린 아론의 사백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 말속에 내재된 조급함에 역으로 나는 차분해졌다.

         

         이 문명사회의 종말부터 정복까지 담긴 미래지식 한 묶음.

         그리고 차별화된 능력과 기술.

         

         각 메가 코프의 수면 아래에 뭐가 도사리고 있는지 알기에 더욱 무서웠지만, 상상력을 발휘해도 떠올리기 힘든 이점을 지닌 것 또한 나 자신이었다.

         

         나는 그들을 알지만, 그들은 나를 모른다.

         

         개인이 집단을 상대로 싸우면 압살 당하겠지만, 그게 대표선수만 출전하는 스포츠라면?

         손 패를 들여다보면서 카드게임을 하니, 판을 뒤엎는 것만 경계한다면 밀릴 이유가 없었다.

         

         “파라다이스에 입사하시지요. 미스 아나스타샤. 길거리에서 낭비되기엔 당신의 능력이 아깝습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여기에 남을 수 없습니다.”

         

         “그건 단순히 장소를 의미하고 말씀하신 겁니까? 파라다이스가 안 된다는 뜻이라면, 저도 더는 좋은 말로만 권유 드리기 힘듭니다만?”

         

         목 근처가 확 서늘해졌다.

         잠깐 사이 아론의 동공이 급속도로 수축하는데, 굳이 험악한 소리가 없었더라도 뭘 떠올렸는지 알 것 같았다. 남 좋은 일, 특히나 경쟁 업체에게 좋은 일은 못 시켜주겠다 이거겠지.

         

         “오직… 네오 헤이븐에서만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있으니까요.”

         

         “…….”

         

         서투르게 속이기 보다는 정공법인 진실로 밀고 나가길 선택했다.

         

         복잡한 시선이 교차한다.

         갈 길이 먼데 고작 여기서 막혀서야 쓰겠냐는, 그로서는 아무리 고민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의에 남부러울 것 없는 권력자께서 한숨을 푹 내쉬셨다.

         

         드디어 포기했나… 싶었지만 이게 웬걸.

         

         딱—!!

         

         손가락을 튕기자 사무실 벽면을 가리던 커튼이 걷힌다.

         소파에서 일어난 아론이 따라오라는 손짓과 함께 넓은 창가로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그 뒤를 쫓자, 이내 하베스트 플래닛 상층부에서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건물의 최상층 근처에서만 볼 수 있는 경치가 눈앞에 드러났다.

         

         

         

         떠오르는 해가 도시의 불빛을 집어삼키려고 노력했지만, 이 거대한 강철 괴수의 맥동은 끊어질 기미가 전혀 안 보였다.

         밑에 보이는 모든 건물이, 모든 사람이 단 한 개의 기업의 지배를 받는다 하니… 감각이 무디어지고 의식이 아득해지는 것만 같았다.

         

         “…파라다이스의 사훈이자, 회장님의 신념이 무엇인지 혹시 아십니까?”

         

         생각했던 대로. 와이즈맨이 회장의 성격을 닮았다면 아론은 회장의 신념을 신봉하는 경향이 있었다.

         

         ‘크레딧을 지겹도록 모아라, 그걸로 진짜 보물을 사라.’

         

         돈을 쓰기 위한 돈귀신 파라다이스.

         회사의 역사도 짧고, 가진 기술도 밀리는 만큼 악착같이 벌어서. 오히려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진짜 인재와 한정 자원을 쟁취하겠다는 포식자 기업.

         

         “귀하의 목적이 무엇인지, 꽁꽁 숨기신 배경이나 원래 신원은 관심 없습니다. 네오 헤이븐보다 작다고는 해도, 당신 같은 인재가 파라다이스의 일원이 되신다면 이 광활한 하베스트 플래닛을 발 아래에 두시게 되는 겁니다.”

         

         “그건….”

         

         “아니면, 미스 아나스타샤의 목표를 저에게만 살짝 귀띔해주시겠습니까? 이만한 자본과 시설을 가지고도 못 이룰 일은 없습니다.”

         

         달콤한 유혹이 고막을 간질이고.

         귀환이라는 감미로운 단어가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목젖을 두들겼지만 참았다.

         

         …따로 떨어져서 힘을 키운다는 면에서는 꽤나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하늘은 프롤로그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네오 헤이븐을 정했으니, 원하던 원하지 않던 파라다이스도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될 것이다.

         

         만약 입사한다면, 네오 헤이븐 지부에서 근무시켜 달라고 해볼까?

         그럴싸한 미래, 허나 그 정도 신임을 얻기엔 남은 시간이 모자랄 게 분명했다.

         

         “…제안은 정말 감사한데 파라다이스에도, 다른 곳에도. 따로 소속될 생각은 아직 없네요.”

         

         뒷배로 메가 코프를 두는 건 상당히 매력적이었지만 보류다.

         

         전투경찰 이력까지는 얼버무릴 수 있어도, 덜컥 공식적인 입사기록을 남겨버리면 추후에 반기업 성향이 강한 세력과 만날 때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최후의 설득마저 수포로 돌아가자 아론의 눈에 다시금 위험한 기색이 맴돌기 시작했다.

         

         적 아니면 아군, 파라다이스거나 그 이외거나.

         완전무결한 이분법의 논리로 세상을 재단하면 되니 이런 점은 정체성이 확실한 그가 유리할지도 모르겠다.

         

         사무실에 들어온 순간부터 필사적으로 보안망을 파고든 보람을 느끼고 싶지는 않았지만 상황은 내게 선택지를 남겨주지 않았다.

         

         이번 바이러스는 전처럼 자비롭지 않을 텐데 어떻게 감당하시려나….

         

         “혼자서 고민하는 시간을 좀 가지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그렇게 충돌만을 남겨놓은 일촉즉발의 시점에, 미처 듣지 못한 열린 가능성이 떠올랐다.

         

         이 인간이 송곳니를 드러낸다고 나도 냅다 같이 물어버리는 게 과연 능사일까?

         아니, 애당초 나까지 저 포악한 이분법의 논리에 휘말릴 필요가 있나? 회색 분자만큼 오래 살아남는 영리한 세력이 어디 있다고.

         

         “아론은 내 능력을 원하는 건가요. 아니면 단순히 회장님께 바칠 진상품을 찾는 건가요?”

         

         “……? 그게 갑자기 무슨….”

         

         난데없이 던져진 화두에 그가 당혹스러워하는게 생생히 느껴졌다.

         

         후자라면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다. 하지만 전자라면 어쩌면 길이 남아있다.

         

         파라다이스의 임원이 아닌, 아론 드레이퓨스와 아나스타샤 발렌타인의 계약. 지극히 개인적인 협력관계의 구축.

         

         그가 자랑해 마지않던 도시 풍경을 통째로 가리듯이 유리창을 등지고 선다.

         들이치는 햇빛을 뒤에 두니, 흡사 내가 지금부터 나아가려는 방향이 옳다고 세계가 축복해주는 것 같아서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 빌어먹을 연애 계약서나 고용 계약서에는 절대 싸인 못 해주겠지만… 아론 드레이퓨스, 각자의 목적을 위한 파트너십(Partnership) 계약에는 흥미 없어?”

         

         “…….”

         

         방 조명이 만든 역광 때문에 명확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불의의 일격에 멍해진 그 표정은 마음에 쏙 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새벽을 알리는 자!

    분량 눌러담고 보니 6시…?

    이거 지각 사죄 이전에, 내일 연재는 지킬 수 있나…? 일단 당장 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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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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