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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

     카르멘의 입에서 황손녀 이야기가 나왔다.

     어디에서 정보를 얻었는가?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 녀석들, 기어이 있는 그대로 다 까발렸나 보군요.”

     나는 카르멘의 옆에 그대로 누웠다.

     “…….”

     잠시 카르멘이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봤지만, 자세는 여유만만한 그대로였다.

     “알려주시죠. 그들의 실체를.”

     “제국에서 운용하는 그림자.”

     카르멘은 내가 모르가니아로 보낸 셋으로부터 기어이 모든 정보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부대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조직이라고 해야 할까. 이름 자체가 [그림자]라고 하더라.”

     정확히는 제국의 그림자.

     “심지어 황손녀 자격이 있는 아이들까지 첩보원으로 키우고 있더구나.”

     “마치,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부품처럼 말이죠.”

     “손목시계의 태엽 부품이 망가지면 교체하듯 말이지.”

     하지만 그런 공식 명칭은커녕 공식적인 조직도 아니기에, 그저 ‘그림자’라고 불릴 뿐이다.

     “무서운 곳이더구나. 제국은.”

     카르멘은 그림자들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까. 

     그 모르가니아의 입에서 ‘무섭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국은-황태자는 지독하기 그지없다.

     “차라리 네가 더 낫다 싶을 지경이더구나.”

     “세상에. 저와 그들을 비교하는 겁니까?”

     “그래도 너는 인간적인 부분은 남아있잖니.”

     “제가요?”

     내가?

     “제가 마음만 먹으면 제국보다 더한 짓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거, 굳이 제 입으로 말해야 되겠습니까?”

     “진심으로 하는 소리니?”

     “……뭐, 반쯤은?”

     

     생각해 보니, 미래의 내 모습을 지금까지 제대로 보여준 적은 없었다.

     있었다면, 아마 누아르를 구할 때-

     “제 손으로 죽여야 할 상대에게는 말입니다. 저, 생각보다 더 독하게 행동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죽여도 되는 자.

     혹은 죽여야 할 자.

     나의 적을 대할 때는, 내면의 매국노 그레이를 얼마든지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아군을, 가족을 향해서는 그러지 않잖니. 제국은 전혀 그런 게 아니더구나.”

     “아마, 예상하자면.”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번 협상에 직접 온다고 하는 제국의 황태자 때문이지요?”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더구나. 황태자가 여자가 아니라서 그런가?”

     “직접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었어도, 황태자는 아마 똑같이 자식들을 대했을 겁니다.”

     자식은 도구다.

     어쩌면 더 지독하게 대했을지도 모른다.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 고작 이 정도밖에 못하다니.

     

     황태자가 여자로 태어났어도, 모성애 정도로는 그의 야욕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자는 가족애보다 자기애가 더 강한 존재니까.

     “자식조차 이용할 수 있는 존재. 그렇다면 이쪽에서도 마찬가지로 대응하면 됩니다. 그 자식을 이용하고자 하는 걸 역으로 이용하는 거죠.”

     “그게 네가 황손녀를 끼고 지내는 이유로구나. 지브롤터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목적으로서.”

     “예.”

     아버지를 대할 때는 확인을 위해.

     로버트 같은 이를 대할 때는 설명을 위해.

     “무섭구나. 황손녀에게 반했다는 어른들의 착각마저 이용할 정도라니.”

     “그게 바로 제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라는 겁니다.”

     “정말이지, 무서운 녀석.”

     구구절절 내가 왜 아스타시아를 데리고 있는지를 몇 번이고 말해야 하겠지만, 카르멘은 그렇지 않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예 여러 여인의 마음조차 휘어잡으면서 목적을 이룰 셈이더냐?”

     “여인의 카테고리에 여러 부인까지 포함할 수도 있죠.”

     “지금처럼?”

     카르멘이 내 얼굴을 향해 손을 뻗으며 볼을 쿡쿡 찌른다.

     

     “이성 관계가 아니라 모자 관계를 만들겠다면서 나를 유혹하지 않았느냐.”

     “좋으시잖습니까?”

     “그래. 좋다. 정말이지, 지금 내 옆에 네가 누워있으니 정말이지 내가 네 어미가 된 것 같은, 백작의 아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매번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구나.”

     카르멘 왕비가 키득거리며 내 볼을 붙잡았다.

     “마치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

     “긴장했구나. 내가, 모를 것 같았어?”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지.”

     “하얀 가루.”

     설마 했는데, 역시나.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길래 끝까지 말하지 않나 싶어서 마지막까지 뽑아내고 나니, 그제야 기어이 실토하더구나.”

     “무엇을 뽑아냈다는 겁니까?”

     “글쎄? 그건 비밀이란다.”

     순간, 카르멘의 손톱이 내 볼을 쓱 쓸었다.

     “책상이나 간신히 들 법한 소녀를 순식간에 강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의 가루.”

     “뭔가, 굉장한 물건처럼 들리는군요.”

     “그런데 그게, 우선순위의 끝자락인 거지.”

     카르멘이 내 턱을 붙잡고 고개를 강제로 돌렸다.

     “자신들이 황태자의 딸이라는 것. 제국의 첩보 조직에 소속된 자라는 것. 몸에 번호가 적혀있어, 번호로 관리되는 이들이라는 것. 지브롤터의 핏줄을 홀려서 미인계로 협곡의 문을 열게 하는 것.”

     아마도, 순서대로 실토했겠지.

     “이런 것보다 그 하얀 가루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너는 짐작이 가니?”

     그리고 최후의 최후에 실토한 정보가 백은.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구나. 그 가루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자신의 숨겨진 혈통이나 임무보다 더 중요했던 걸까.”

     “망상의 구현화.”

     “…응?”

     “아마도 그 가루, 환각효과와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백은이라는 명칭을 실제로 알려줄 수는 없다.

     “이건 아버지께도 말씀드리지 않은 극비 정보입니다만.”

     하지만.

     “3년 전, 승전 축하연에서 동생이 그림자 출신에게 납치당했었죠.”

     “알지. 그….”

     “예. 제가 죽인 그림자.”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지만.

     “그자를 상대할 때, 마구 떠벌리고 갔던 정보가 몇 개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죽은 자의 말을 조작하고 이용하는 건 쉬운 일이다.

     “이 가루는 상상하는 자신을 현실로 일깨워준다, 라고 하더군요.”

     “…….”

     황태자가 하이레딘 장군의 유언을 조작한 것처럼.

     “술에 취한 사람의 미친 소리인 줄 알았습니다. 극한의 상황에 몰려 헛소리나 내뱉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화이트들에게 살해당할 뻔한 뒤로, 어느정도 그 효과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는 소원의 가루라도 된단 말이더냐?”

     “비슷하겠죠?”

     강한 신체 능력을 원하는 이에게는 신체 강화를.

     꿈속에서의 망상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달콤한 꿈을.

     “환각제 같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아직 추측에 불과하지만.”

     그리고 이렇게 화제가 나온 김에, 지금 뿌리를 박아야 한다.

     “가루의 원료, 아마 솜누스 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뭐…?”

     “3년 동안 솜누스를 씹어먹어 댔더니, 아주 희미하게 냄새가 났었거든요.”

     “…….”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솜누스 향기는 기가 막히게 잘 맡아서.”

     이때의 설득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하루에 20개 넘는 솜누스 꽃을 씹어 삼켰다.

     “처음에는 제가 가지고 있던 말린 솜누스 향기인 줄 알았는데, 그림자들이 그걸 사용하면서 내뱉은 숨결에 솜누스 냄새가 스며들어 있더군요. 희미하지만,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그거, 혹시….”

     “혹시, 뭡니까?”

     “…3년 전에 네가 죽인 그림자가 하얀 가루를 사용했고, 그거에 취해있다보니 솜누스 꽃을 자신도 모르게 대량 재배하던 게 아니더냐?”

     “…….”

     오.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하, 그러면 저는 벌써 솜누스 중독인 겁니까?”

     “…솜누스에 심각하게 중독된 건 문제지만, 솜누스’만’ 중독된 거라면 엄청 큰 문제까지는 아니지.”

     다행이다.

     아버지 때도 그랬지만, 3년 동안의 노력은 허사가 아니었다.

     “그레이. 제국의 그림자들을 모르가니아에서 한 번 다뤘기에, 제국의 시선은 지금 모르가니아에 꽂혀있을 거다.”

     카르멘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모르가니아에서 솜누스 꽃을 연구한다면, 아마 저들은 하얀 가루가 들켰다고 생각할 거야.”

     3년 전에 내가 그림자를 잡으면서 했던 고민이 그대로 카르멘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러니, 솜누스 연구는 네게 맡기마. 예산은 얼마든지 청구하렴.”

     “가루의 연구를 제게 맡기시는 겁니까?”

     “제어할 요인이 하나도 없는 모르가니아와 달리, 솜누스는 물론이거니와 아스타시아 황손녀에게도 중독된 그레이 지브롤터라면 얘기가 다르잖니.”

     똑같이 황태자의 비밀병기를 건드려도, 황태자 입장에서는 대응하는 수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설령 저들이 지브롤터가 솜누스를 바탕으로 하얀 가루를 연구한다는 걸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저는 이미 홀려놓았다고 생각할 테니, 오히려 ‘원본’을 주려고 하면서 유혹하려고 들겠네요?”

     “…중독되지 않게 조심하거라. 위험한 약물일 것이야.”

     “오히려 바라던 바입니다.”

     백은의 샘플이 늘어나는 것이야말로.

     “얼마든지 오라고 하죠.”

     내게 백은을 한번 마셔보라고 제안하는 이가 오는 것이야말로, 내가 지금 진정으로 바라는 일이니까.

     “제 신념은 고작 그런 약물 따위에 흔들릴 정도로 나약하지 않습니다.”

     * * *

     누군가는 장례식을 열고 싶어 하겠지만, 일단 십수 년 만에 열린 왕국과 제국 간 공식 수교 행사는 축제인 건 분명하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되든, 술과 고기가 가득한 파티가 되든.

     오늘 준비된 행사는 가장무도회.

     남자들은 연미복을.

     여자들은 호화로운 드레스를.

     

     그리고 얼굴에는 눈동자만 보이는 가면을 써야 한다.

     이게 왕국에서 열리는 공식 외교 행사?

     역사학자들이 나중에 살피면 ‘이딴 짓을 하니까 망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행위.

     실제로 망했다.

     이런 기행이 제국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점차 ‘저런 놈이 왕이면 아랫것들도 별거 아닌 거 아냐?’라는 시선이 마구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을 방법이 없다.

     이 나라는 왕정체제고, 국왕의 권력은 멸망에 대한 협박으로부터 나오니까.

     막말로 세인트 지오 노스트럼이 죽어버리겠다면서 성벽 위로 올라간다면, 그걸 막으려고 당장 윈체스터 대공부터 몸을 날릴 것이다.

     세인트 지오를 구하기 위함이 아닌, 그가 죽음으로써 일어날 대재앙을 막기 위하여.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법.

     7년 뒤에 왕국 광장에 단두대가 세워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가장무도회가 열리게 되었다.

     “…….”

     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었다.

     

     다른 귀족들과 마찬가지로 검은 연미복에 하얀 셔츠와 넥타이는 왕국 귀족의 전형 그 자체.

     연미복에 장식된 보석이나 명인이 제작한 커프스는 카르멘이 준비해 준 것으로, 모르가니아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

     그레이 지브롤터.

     는 이 자리에 나서지 않는다.

     그 대신 나는 이름을 밝힐 직위는 아닌 평범한 통역가일 뿐.

     ‘사실 통역도 필요 없겠지만.’

     황태자는 무서운 인간이다.

     우리 쪽에서 통역을 준비하기는 하지만, 과연 그에게 통역이 필요할까?

     전혀.

     그러나 나는 굳이 이 우스꽝스러운 축제에 직접 통역으로 나서기로 했다.

     온갖 명분을 들어 거절할 수 있음에도, 직접 카르멘의 옆에 서기로 했다.

     “그레이.”

     

     얼굴에 붉은색 날개의 나비 가면을 쓴 카르멘 왕비가 다가왔다.

     “그레이가 아닙니다, 왕비님.”

     “그러면 뭔가 좋은 이름이라도 있니?”

     “좋은 이름이라기보다는, 임의로 사용할 가명 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요.”

     나는 카르멘에게 특별히 주문한 가면을 얼굴에 눌러썼다.

     “‘나차사’라고 해두죠.”

     악귀와도 같은 반가면.

     “나차사…? 그건 무슨 의미가 있는 거니?”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더 의미가 있죠.”

     박쥐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실체는 왕국 내에서 배신자이자 잡귀로 취급받는 악귀 중 하나다.

     “나차사라는 이름에서 그레이 지브롤터를 떠올릴 수 있습니까?”

     “전혀. 심지어 머리카락과 눈동자까지도 이렇게 다르게 나왔으니….”

     카르멘은 내 머리와 눈동자를 번갈아 보며 옅게 웃었다.

     “누가 봐도 모르가니아의 사람 같구나. 진짜 내 사생아라고 착각이라도 하겠어.”

     “누구를 착각시키려고 하시는 겁니까.”

     “글쎄. 너를 셜롯의 아들로 생각하는 우리 국왕 전하?”

     “일단 효과는 확실하겠군요.”

     나는 염색된 검은 머리카락과 가면 안쪽 녹색의 눈동자-변장 마법으로 위장된 색을 다시금 훑었다.

     “국왕 전하께서 또 ‘네 어미의 눈을 닮았구나’라는 말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는 합니다만.”

     “설마. 진짜로 네가 샤를로트와 눈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거니?”

     “그럴 리가요.”

     안다.

     국왕이 그냥 어머니를 걸고넘어지려고 한 소리라는 걸.

     “그러면 어머님, 가시죠.”

     “그래. 연회장에 갈 때까지만이라도 에스코트를 한 번 받아보자꾸나.”

     나는 카르멘의 장갑 낀 손을 잡고 방을 나섰다.

     “그런데 너, 넥타이 색을 꼭 검은색으로 해야겠니?”

     “왕비님 머리카락 색과 통일한 겁니다.”

     “하아, 알았다. 네가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지.”

     이미 복도에는 왕궁과 모르가니아 성에서 온 시종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고, 복도 끝에 있는 연회장에서는 이미 왁자지껄한 소리가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다.

     “들어가자꾸나.”

     저벅, 저벅.

     연회장으로 들어가자마자, 연회장의 소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무리 가면을 쓰고 있어도, 결국 귀족들은 서로의 정체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기 마련.

     “국왕 전하께서는….”

     카르멘이 주변을 쭉 훑는다.

     연회장에서 아예 모습을 감춘 것도 아니건만, 그 특유의 금발과 적안이 보이지 않는다.

     “쯧. 변장 마법으로 또 장난질을.”

     카르멘이 혀를 찬다.

     “이번에는 또 무슨 신분으로 여인을 희롱하려고 그러는지.”

     국왕의 장난질 중 하나.

     무능왕이 다른 건 몰라도 순진한 처녀를 낚는 건 누구보다도 잘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정작 아이를 낳는 건 귀신같이 피해서 더 무능왕이라고도 불리던가.’

     홀렸으면 차라리 후처나 첩으로라도 데려가든가.

     애꿎은 처녀의 몸과 마음만 홀린 채 입을 싹 닫아버리니, 국왕에 대한 분노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지금은 다들 가면을 쓰고 있기에, 약간이나마 더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기 쉽다.

     -쟤는 저러고 나왔네. 가면이라도 쓰고 나왔으니 다행이려나?

     -국왕에 대한 반항? 시위? 어느 쪽이든, 옷까지 저렇게 입고 나왔으니.

     -축제를 망치겠다는 거지. 황태자 앞에서 추태나 부리지 않으면 다행이련만.

     가면 아래로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고, 그 목소리가 향하는 이는 아리아나 백작 영애.

     “상복이로구나.”

     “예. 과부라도 된 것 같군요.”

     오직 아리아나 세이레네만이 검은 드레스와 면사를 입고 있다.

     하관조차 드러내지 않겠다는 듯, 얼굴을 전부 가린 검은 가면의 눈매는 흡사 울고 있는 것처럼 아래로 휘어져 있다.

     그렇기에, 더 대비된다.

     “옵니다, 왕비님.”

     저벅, 저벅.

     연회장의 입구.

     모두가 화려한 연회복을 입은 가운데.

     “반갑습니다, 노스트럼의 귀족 여러분.”

     검은 정장에, 하얀 셔츠.

     “이렇게 초대를 해주셔서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그리고, 검은색 넥타이.

     “합스베르크 폰 테르시안. 제국의 황태자.”

     얼굴에 그 어떤 가면도 쓰지 않은 채.

     “두 나라의 평화를 위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는 유창한 왕국어로 연회장의 중심에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먼저.”

     형형색색의 짐승 가면을 쓴 가장무도회.

     “이 자리를 만들어 준 제국의 한 남자를 향해, 잠시 묵념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오직 단 세 명만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한 인간의 죽음을 기릴 뿐이다.

     “평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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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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