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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1

       

        

        

        

        

        

        

        

        

       -<최소 1개 소대급 병력이 D동 지하와 이어진 통로에서 출현, 현재 요격 중. D동 지상층 정리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당소 비스트 액츄얼. 현재 3층과 4층, 1층은 완전히 청소를 끝마쳤어요. 아마 길어도 2분 안에 끝나지 않을까 하네요.>”

        

       -<확인하였음. 와처 팀은 현 시점부터 D동 인근을 사주경계할 예정.>

        

        

        

        건물 내부에서 끝없이 울려퍼지던 폭음이 멈춘다.

        

        가장 넓고, 동시에 가장 완벽하게 요새화되어있던 1층이 스무 명이 넘는 UDT 대원들에 의해 깔끔하게 밀려버린 사이, 로렌티나와 그녀의 팀은 4층과 3층을 차례로 무력화하고는 2층에 먼저 도달했다.

        

        2층 중앙에 존재하는 소공연장 및 시어터. 공간 자체의 높낮이가 다른 지형에 비해 상당했지만, 이들에게는 이미 옥상에 설치해두었던 펄스가 있었다.

        

        

        바깥에서부터 연신 교전 소리, 그리고 헬리콥터의 프로펠러에서 들려오는 파공성이 배경음마냥 깔리는 사이, 어느덧 브리칭 차지를 설치한 로렌티나는 숨을 내뱉었다.

        

        주변에는 드론캠이 둥둥 떠다니며 돌아가고 있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바깥으로 송출하고 있었다. 다행스럽다면 다행스럽게도 인컴을 통해 주고받는 대화는 드론캠에 전혀 잡히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로렌티나 특유의 외형조차도 특제 변장 키트 및 드론캠의 시야 변조 기능이 덮은 상태.

        

        그렇기에 그녀의 팀원들은 스스럼없이 농담을 던졌다.

        

        

        

       “<문이란 문은 이렇게 싸그리 다 부수면 나중에 막내가 화내지 않겠습니까?>”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전재산을 다 합쳐도 막내 지갑보다 못할 걸요. 문 네다섯 개 해먹어봐야 막내 재산에 스크래치도 안 나요. 빌딩 전체를 해먹어도 큰 문제 없을 거예요.>”

        

       “<진짜로 해먹지는 마십쇼.>”

        

       “<당연한 말을.>”

        

        

        

        물론, 이유가 있고, 허락을 맡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만…확실한 것은 지금은 아니었다.

        

        아직 알파와 브라보, 찰리가 2층으로 전부 올라오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로렌티나는 벽 너머의 인기척을 감지하며 – 엄밀하게는 인간의 기척은 아니었지만 – 잠시간 과거의 기억을 되새겼다.

        

        적어도 과거에는 건물을 날려버리는 일도 상당히 비일비재했었으니까. 물론 이렇게 큰 건물이나 빌딩 같은 건…그런 게 무너지는 건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었다.

        

        그렇게 상어가 이런저런 생각의 바다 속으로 침잠하고 있었을까,

        

        

        

       “<목표지점 도착. 브리칭 차지 설치했습니다.>”

        

       “<타이머 설정. 펄스 사용합니다. 벽에 얼굴 붙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떼는 게 좋을 거예요.>”

        

        

        

        기이잉!

        

        귓전을 울리는 기묘한 고음, 그리고 이어지는 진동. 머리부터 다리를 훑고 지나가는 듯한 파동이 건물 전체를 휩쓴 순간 UI 위에 떠오르는 여러 붉은 인영들.

        

        드문드문 분산되어있는 인질들과 그 주변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적군들. 시어터라는 점으로 인해 내부에서 감지되는 광량은 없음. 그 때문인지 적군도 야간투시경을 착용 중이었다.

        

        그리하여 돌입 전, 이들은 브리칭 차지의 타이머가 끝남과 동시에 야간투시경이 작동될 수 있도록 바이저를 조작했다. 로렌티나의 조언이었다.

        

        

        오인사격을 방지하기 위해 IFF가 작동되었다. 어둠 속에서 바이저로 확인하게 되면 적외선 스트로브가 깜빡거리는 것처럼 보이리라.

        

        ENVG – 진보된 야간투시경 – 이 먼저 한 차례 열영상 윤곽을 사람의 모습 위에 덧씌웠고, 그 순간 브리칭 차지의 기폭 시간까지 5초가 남았다.

        

        숨막힐 듯한 정적과 함께, 이들은 각자 총기 위나 측면, 혹은 아래에 달아놓은 표적지시기를 작동시켰다. 녹색의 적외선 레이저가 일제히 눈 앞을 날아다녔다.

        

        그리고-

        

        

        

       ───콰앙!

        

        

        

       “<돌입, 돌입, 돌입!>”

        

       “<포인트맨이 선두에 선다!>”

        

        

        

        투두두두두!

        

        네 개의 시어터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문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가고, 뻥 뚫려버린 문으로 총합 스물여섯에 달하는 인원이 파도와 같이 쏟아졌다. 격발음이 들린 것은 그 직후였다.

        

        UI 위로 적색의 열영상 윤곽이 난립했다. 그것이 홀로그래픽 사이트의 ㅅ자 모양 조준선에 놓인 순간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방아쇠를 당겼고, 한 박자 늦게 그 사실을 알아챈 적군이 추풍낙엽처럼 스러졌다.

        

        빠르게, 더욱 빠르게. 심지어는 적 휴머노이드가 아군 오퍼레이터가 있는 방향으로 조준사격을 가하기도 전 모든 일은 끝났다. 돌입한 지 고작해야 10초도 지나지 않았을 즈음 모든 상황은 종료되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인질 역할의 휴머노이드를 외부로 인도해야만 했으니.

        

        방법은 간단했다.

        

        

        

       ───철컹!

        

        

        

        로렌티나는 주머니에서 중형 시커 마인의 개조판을 꺼내들었고, 그것을 바닥에 내려놓고 웨이포인트를 설정하자마자 시커 마인에서부터 밝은 형광색 물질이 질질 새나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시커 마인이 열린 문으로 빠르게 빠져나갔다. 짙은 어둠 속이었기에 더더욱 잘 보였고, 인질 역할의 휴머노이드는 형광색 물질이 만들어낸 루트를 따라 호다닥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들의 안전은 바깥에서 대기하던 와처 팀이 책임지리라.

        

        한순간 머리 끝까지 치솟았던 심장 박동과 쿵쾅대던 심장이 주인을 만난 말처럼 다시금 온순해진다. 눈 앞에는 수십 명 분량의 적외선 스트로브가 깜빡대고 있었다.

        

        로렌티나가 숨을 들이마시며 덧붙였다.

        

        

        

       “<당소 비스트. 2층에 억류된 인질 24명 구출에 성공. 모든 인질의 안전한 퇴거 이후 퇴출 절차에 돌입하지요. 필요한 지원이 있는지?>”

        

       “<당소 와처, D동 지하에서부터 적이 끝도 없이 쏟아지고 있음. 시급히 지원 바람.>”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UI 위를 뒤덮는 두 번째 임무 – D동 지하에 설치되어있는 대량살상무기를 무력화하라. 그리고 로렌티나를 비롯한 이들이 기억하기로는 지하에는 모의교전실이 있었다.

        

        이전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격한 전투가 이어질 것을 직감한 오퍼레이터들이 허겁지겁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사이, 상어는 손가락을 휘저어 여러 명령을 하달하였다.

        

        부상자의 유무, 남은 잔탄수 및 동원 가능한 화기 등등…1차 미션이 펄스의 유용성을 입증하는 것이었다면, 2차 미션에서는 드론의 시간이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 로렌티나가 덧붙였다.

        

        

        

       “<준비되는 대로 출발하지요. 작전 진행에 있어 심대한 문제가 있는 분대가 있는지?>”

        

       “<알파, 이상 없음.>”

        

       “<브라보 이상 없습니다.>”

        

       “<찰리 분대, 이상 없습니다.>”

        

       “<좋아요. 출발하겠습니다. 와처 분견대도 합류하시길.>”

        

       “<확인.>”

        

        

        

        그리고 도합 31명의 오퍼레이터가 지하로 향했다.

        

        로렌티나로서는 제법 익숙한 일이었다. 당장 지난 번에 불운한 친구들의 빵댕이를 모의교전실에서 신나게 두들겨준 일이 엊그제였으니까. 문제는 그 사이 시설 내부의 구조가 바뀌어있을 가능성이었지만.

        

        허나 그 점은 미리 주지시켜놓았기에 그닥 상관은 없었고, 서른 명이 넘는 인원들은 상어의 인도 아래에 시설 내부로 안정적으로 돌입할 수 있었다.

        

        

        철컥 소리와 함께 곳곳에서부터 드론 소음이 울려퍼졌다. 9mm 탄환을 분당 750발 가량 사격할 수 있는 타격 드론이었다. 물론 탄환 자체의 부피와 무게 때문에라도 사격 가능한 숫자는 100발 정도였다.

        

        돌입 가능한 루트가 여럿이었기에, 아까와 마찬가지로 다들 여러 개의 입구 앞에서 대기하였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아까와는 달리 브리칭 차지를 달지는 않았다는 점.

        

        슬쩍 열린 문을 통해 타격 드론이 하나둘씩 돌입을 시작했다. 아스라히 들리는 프로펠러음은 그 시작일 뿐이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인컴을 통해 동요가 퍼져나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알파 분대가 전달. 내부가…미확인구역의 고가치 연구시설과 상당히 흡사하다고 알림.>”

        

       “<일이 상당히 재밌게 돌아가는군요. 여기서 이곳의 맵 구조를 모르는 사람이 있는지만 개별적으로 파악하고, 아는 사람이 선두에 서면 되겠어요.>”

        

       “<확인.>”

        

        

        

        고가치 연구시설.

        

        과거 막내와 함께, 그리고 메카 막내들과 함께 돌입한 적이 있었던 EU 모드의 맵 중 하나가 느닷없이 눈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 실로 기막힌 상황이었지만, 로렌티나는 그저 웃으며 상황을 받아들였다.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었다. 특히나 막내가 이번 훈련에 개입했다면 더더욱 있을 법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숨을 한 번 내뱉었다 –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내부에 돌입해있던 타격 드론이 연신 탄환을 토해내고, 그것이 신호가 되어 전원이 시설 내부로 돌입했다.

        

        

        

       “<비스트 액츄얼이 전 분대에게 알림. 행동강령 변화 없습니다. 인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니, 움직이는 모든 걸 전부 지워버리세요.>”

        

       “<입감하였음.>”

        

        

        

        그것으로 통신은 끝이었다.

        

        더 할 수도 없었다. 온 사방이 적이었다. 1개 중대를 넘어 그 두 배에 달하는 인원이 있는 듯했지만, 이들은 그닥 신경쓰지 않고 모든 여력을 쏟아부었다. 정보가 잘못 전달되는 상황은 흔했으니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신들을 속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 적어도 작전에 투입된 전원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나름 믿는 구석은 있었다. 주변을 호버링하던 헬리콥터들이 재차 C동에 착륙하고, 기체에 남아있던 9명을 추가적으로 D동 지하 소탕 미션에 투입한 것이었다.

        

        이 시점에서의 행동 강령이란 간단했다.

        

        

        

       “<방어선 굳히세요. 반투과성 실드 작동시키고, 겁없이 다가오는 친구들 머리에 바람구멍 하나씩만 내주시길. 후발대가 합류하는 순간부터 전진합니다.>”

        

       “<예스, 맘!>”

        

       “<누가 그런 괴상망측한 별명으로 부르랬나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HMD가 빗발치는 총탄이 막 펼쳐지기 시작한 반투과성 실드를 두드리는 모습을 눈 앞에 투영하는 와중, 상어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공포탄 내부의 화약이 격발하며 흘러나오는 화약 향기, 주변에 쌓여만 가는 수백 개의 탄피와 격렬해져만 가는 교전까지.

        

        전신을 흐르는 것이 피가 아니라 몽땅 아드레날린으로 대체된 것만 같은 느낌.

        

        그녀가 무심코 중얼거렸다.

        

        

        

       “<이러니 이 직장에서 나갈 수가 없지요.>”

        

        

        

        사격음에 묻혔는지, 혹은 들었는데도 무시한 것인지.

        

        하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지금 이 순간 상어는 최고로 행복했으니까.

        

        작전 종료까지 15분이 남은 시점이었다.

        

        

        

        

        

        

        

        

        

        

        

        

        

        

        

        

        

        

        

        

        

        

       “어우, 망할. 진짜 끔찍하게 빠르구만, 해머헤드 친구들. 어떻게 저렇게 빠를 수가 있지?”

        

       “총 쏘는 시간보다 달리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될 줄이야, 이건 예상 못 했는데…!”

        

       “타협하지 마라, 물 마시고 따라가!”

        

        

        

        송도 엑스포 D동 지하, UDT.

        

        입에서 단내가 나고, 폐가 쪼그라들 정도의 고행…이 아닌 기동.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모의교전실 내부에서부터 계속해서 들려오는 교전음 사이로 오퍼레이터의 고단함이 녹아들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현 시점에서 엄청난 속도로 기동하고, 그것도 모자라 그 속도를 어지간하면 그대로 유지하면서 섹터를 하나씩하나씩 클리어하고 있는 DEVGRU 분대들의 말도 안 되는 무력 때문이었다.

        

         

        익히 알려져있는 미국의 1티어 특수부대, 그 중에서도 가장 경험이 많은 것도 모자라 무력이 말 그대로 인간의 한계에 서있는 골드 스쿼드론.

        

        그 중에서도 더 유닛의 타격팀인 ‘붉은 오른손The Red Right Hand’에 비견될 정도의 명성을 자랑하는 크루세이더 – DEVGRU 골드 스쿼드론의 별칭 – 의 해머헤드 타격팀.

        

        별칭으로는 전속력으로(Hammer Down)이 붙어있는 로렌티나의 분대는 말 그대로 UDT에서 종사하는 오퍼레이터들이 얼마만큼 나아가야만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행어 클리어. 대량살상무기는 캣타워의 정중앙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네요. 직원 휴게실에서 엄청난 저항에 직면했어요.>”

        

       “<당소 알파 분대, 최대한 빨리 가겠습니다. 현재 무균 실험실 인근에서 교전 중!>”

        

       “<입감하였음.>”

        

        

        

        모의 수류탄을 던지고, 연막을 까던짐과 동시에 탄도 방패와 권총을 든 포인트맨을 앞세우며, 구역을 차근차근 점령해나간다. 그것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적이 물러날 때까지.

        

        그러는 와중에도 이들의 머릿속 한켠에는 해머헤드 팀이 도대체 어떻게 그 사이 행어를 통째로 밀어버렸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으나, 대답은 간단했다.

        

        CWO-3이 될 때까지 사령부 참모장교는커녕 일선에서 뛰고 있는 EM급 발현자의 압도적인 페이스, 그리고 그것을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 발현자와 비교했을 때 – 따라갈 수 있는 분대원들까지.

        

        적이 안 밀리고 배기겠나.

        

        

        

       “<당소 알파 분대, 중앙복도 도달. 현재 차단선 구축 및 브라보, 찰리와의 연계를 위해 별도의 교전에 돌입하지 않고 있음을 알림.>”

        

       “<입감했어요. 힘겨워하는 친구들이 좀 있는 것 같으니, 숨 좀 돌리죠.>”

        

        

        

        숨길 수 있는 게 없구만.

        

        하지만 이들로서는 쉴 수 없었다. 일곱 명에서 열 명으로 늘어난 한 팀이었기에 가용 전력이 많은 것은 다행이었으나, 이들 전원이 차단선 구축을 위해 동원되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모를 수류탄이나 유탄 등을 요격하기 위해 ADS를 설치하고, 드론을 운용하여 주변에서 다가올 가능성이 있는 적군에 대비한다. 그 사이 탄창의 잔량을 확인하며 부족한 인원이 있으면 분배한다.

        

        헬기에서 저격지원을 하다가 뒤늦게 합류한 오퍼레이터가 탄통을 들고 왔기에 보급 자체는 그닥 문제가 없었지만.

        

        

        그렇게 또다시 하나둘씩 준비가 완료된다.

        

        타격 드론과는 별개의 형태로 생긴 드론캠은 저 뒤에서, 그리고 연구실 한복판 천장에서 주변을 관조하고 있었고…이제는 슬슬 시작해야만 할 때였다.

        

        안전검사를 한 다음, 다시금 조정간을 단발로 전환하며 인컴에 덧붙인 순간, 행어 쪽에서 날아온 폭격 드론 한 대가 가로로 연구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여러 개의 모의 폭발물을 떨어뜨렸다.

        

        다양한 엄폐물에 숨어있던 휴머노이드들이 폭발로 인한 사망 판정을 받고 바닥에 쓰러짐과 동시에 공격이 시작되었다.

        

        

        

       “사격 개시!”

        

       “알파 분대가 사격을 개시했다. 브라보는 사무실 계단 쪽으로 내려간 뒤 측면에서 청소를 개시하겠다.”

        

       “당소 찰리, 사무실 복도 쪽으로 향하겠다.”

        

       “<당소 해머헤드. 행어 복도 위에서 캣타워에서 넘어오는 친구들을 요격하지요.>”

        

        

        

        IFF의 적외선 스트로브가 HMD 위에서 연신 깜빡이며 아군의 위치를 알렸고, 녹색의 레이저가 계속해서 적군을 겨누며, 그럴 때마다 한 명씩 적군이 줄어든다.

        

        그러나 적 휴머노이드 역시도 이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동시다발적인 타격이 이뤄졌던 지상 작전과는 다르게 사상자 판정이 나오는 것은 필연이었다.

        

        

        

       “아니, 잠깐. 눈이, 눈이 안 보이는…망할, 사망 판정이야!”

        

       “해일이가 누웠다! 두부 관통 판정! 저기 가서 누워있어!”

        

       “당소 브라보, 사무실 복도에서 격렬한 적의 저항에 직면했다. 찰리 분대에 도움을 요청한다!”

        

        

        

        아비규환.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에게 가해지는 압력은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했다. 비교적 전선을 넓힌 해머헤드 팀이 측면 발코니 위에서 주변에 존재하는 적군들을 싸그리 요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얼마나 지났을까, 연구실에서의 교전은 토탈 세 명의 사망자와 다섯의 중상자를 낸 채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해머헤드 분대에서 알림. 메인 섹터에서의 저항이 미미하군요. 재정비가 끝나는대로 후딱 밉시다.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알파 입감하였음.>”

        

       “<당소 브라보, 중상자 두 명 발생. 자가지혈 및 수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 부상당한 아군 보호를 위해 두 명의 오퍼레이터를 후방경계로 돌리겠음.>”

        

       “<찰리 분대, 중상자 처치 후 곧 합류하겠음.>”

        

        

        

        말초신경 끝까지 아드레날린과 피로에 절여졌을 정도의 강행군이 끝이 보이기 시작했고, 수십 명에 달하는 오퍼레이터들은 이온음료를 꾸역꾸역 삼키며 캣타워 복도 인근에 모였다.

        

        대부분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중앙에서의 교전이 워낙 격했기에 속칭 캣타워라고 불리는 메인 섹터에서의 교전은 그다지 격하지 않았고, 아직 쌩쌩한 것처럼 보이는 해머헤드 팀이 창끝이 되어 쏘아지는 사이 네 대의 타격 드론이 그 뒤를 후행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후아, 주변에 인기척 없음, 모든 적성 세력 제거. 추가적으로 대량살상무기로 보이는 발광 컨테이너를 식별했어요. 생화학물질 표기가 있고, 파손된 흔적은 없군요. 주변에서 대기 중인 KCSF – 화생방특수임무단 – 을 호출하지요. 다들 고생했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영어로 말했는데 한국어로 대답하냐….”

        

       “이야, 죽겠다, 죽겠어…!”

        

        

        

        25분에 달하는 기나긴 대테러 작전 중, 타격팀의 역할을 맡은 UDT 및 로렌티나의 역할은 완전히 종료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사살 판정을 받아 널브러져있던 휴머노이드 전부가 일어서며 박수갈채를 쳐대었다.

        

        그것을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상어가 덧붙였다.

        

        

        

       “…이걸 블랙 유머라고 해야만 할지.”

        

        

        

        물론, 다들 큭큭대며 웃을 뿐이었다.

        

        실로 지난한 하루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상어 스팀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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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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