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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2

       

        

        

        

        

        

        

        

        

        

        

        

        

        

       “…아, 나온다! 작전 끝났나보다!”

        

       “박수 쳐, 박수!”

        

       “멋있다-!”

        

        

        

       -주모샷따내려어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UDT!UDT!UDT!UDT!UDT!UDT!UDT!UDT!UDT!UDT!UDT!UDT!UDT!

       -그저 가슴이 웅장해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어떻게훈련을스트리밍할생각을하셨어요다들미쳣나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군특전단지원률 어떻게든 높여볼라고 아주 열과성을다하네 ㅋㅋ

        

        

        

        우렁찬 박수 소리와 함성 소리가 섞여 엑스포 사이에서 터져나온다.

        

        인간의 한계를 다방면으로 시험했던 30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일부를 제외하면 반쯤 기진맥진한 채 바깥으로 나온 40명의 오퍼레이터를 맞이한 것은 다름아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외부로 나오기 전 모든 오퍼레이터들은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 드론캠은 시종일관 오퍼레이터의 외형을 변조하여 송출하였다 – 얼굴에 개별적인 두건을 두른 상태.

        

        그리하여 엑스포의 관람객들은 그 누구의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으나, 그닥 상관은 없었다. 그저 훌륭하게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을 향해 찬사를 쏟아부을 뿐이었다.

        

        당연하겠지만, 훈련 자체를 광고판으로 삼은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덕분이었다.

        

        

        때마침 허공으로 떠오른 수많은 드론들이 재머를 작동시켰다. 사진은 촬영할 수 있었지만 오퍼레이터의 얼굴 부분은 가려진 상태. 반대로 오퍼레이터들이 착용한 수많은 장구류들은 생생하게 보였단 소리였다.

        

        평소 오퍼레이터들이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지를 심도깊게 분석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실로 절호의 기회였으나, 오늘은 그러한 예측이 상당수 틀려먹은 부분이 존재했다.

        

        

        

       “…야, 너 저런 헬멧 본 적 있냐? 옵스코어가 저런 것도 내놨나? 최신형 IHPS – Integrated Head Protection System – 인가?”

        

       “아닌…것 같은데. 아예 처음 보는 형태야. 선글라스 쓴 것도 아니고, 아예 HMD가 부속된 것 같은데. 헬멧에 마운트가 없어. 아까 불 꺼진 곳에서 전투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야간투시경도 없고.”

        

       “등 뒤 봐봐. 처음 보는 기계…아니, 저건 드론인가? 저런 건 처음 보는데?”

        

       “어지럽다, 어지러워.”

        

        

        

        착용하는 장비 뿐만이 아니라 의복까지도 구글링을 통해 검색해서 찾아내는 일부 인원들조차도 처음 보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기본적으로 보이는 것들 – 아예 착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전투복 상하의는 벨로시티 시스템이며, 크라이 사의 니패드와 엘보 패드를 착용했고, 플레이트 캐리어는 AVS 혹은 크라이 프리시젼사의 것이고….

        

        그러나 손목에 달고 있는 난생 처음 보는 태블릿 마운트, 여러 겹으로 접혀있는 탄도 방패, 그 외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장비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계장치들은 사람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잠깐만. 저기 외국인도 있는 것 같은데?”

        

       “뭐야, 뭔데. 아니, 진짜잖아.”

        

        

        

        그 사이에는 결코 숨길 수 없는 이목구비 역시 끼어있었다.

        

        상당히 떨어져있었기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헬멧 사이에서 얼핏 보이는 금색의 머리카락이나 동양인처럼 보이지는 않는 안와상융기가 어렴풋하게 식별된 것이었다.

        

        본래라면 절대로 밝혀져서는 안 되는 것일지도 몰랐지만, 이 모두가 전부 합의된 것이었고, 동시에 타국에 암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 한국이 미국과 모종의 일이 있었다는 것을.

        

        물론 그것이 밝혀지기까지는 조금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었지만.

        

        

        그러던 와중 갑작스럽게 인원들 사이에서 소란이 인다.

        

        웅성거리는 소리는 점차 커지고, 심지어 누군가는 손가락으로 특정 방향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 끝에는 유진이 오늘 작전을 안전하게 끝마치고 퇴거만을 기다리고 있는 40명을 향하는 장면이 존재했다.

        

        스트리머지만, 동시에 그녀는 엑스포의 총책임자 중 한 명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그 자리에 있는 관람객들은 그리 생각하며 납득할 뿐이었다.

        

        어차피 유진과 오퍼레이터들이 나누는 대화는 들리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야! 저기 DEVGRU 상어헬멧 있어!”

        

       “아니, 진짜 있네? 저 사람 언제 한국 왔냐?”

        

       “팔뚝 걷은 건 또 처음 보네. 근데 생각보다 근육질인데? 그냥 상남자였네?”

        

        

        

        상어헬멧.

        

        족히 십 년 전부터 DEVGRU가 참여했다고 알려지는 온갖 훈련들을 찍은 사진에서 자주 등장하던 상어 그림이 그려진 헬멧을 착용한 의문의 오퍼레이터를 일컫는 말이었다.

        

        심지어는 비인간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인간흉기들 사이에서도 유달리 눈에 띄는 기묘하면서도 유쾌한 모습. 헬멧의 측면에 낙서된 것처럼 그려진 상어이빨과 헬멧에 붙여진 상어 스티커까지.

        

        당장 구글에 검색하면 관련 자료가 수없이 튀어나오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는 동일한 그림이 그려진 헬멧을 팔고 있는 장구류 회사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 사람이 유진과 가까이 다가갔고, 그녀와 악수를 나눈다.

        

        원체 거리가 떨어져있기도 했거니와, 유진은 평소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손짓까지 동원해가며 대화를 나누었고, 그만큼 입술이 움직이는 빈도 역시도 적었다.

        

        그것이 독순술로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이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냐 하니,

        

        

        

       “-그래서, 오늘 훈련은 즐거우셨나요?”

        

       “당연한 말을. 근래 했던 것들 중에서 가장 알찼단 말이죠. 아마 뒤에 있는 친구들도 오늘 배워가는 것이 많을 거예요.”

        

       “이 사람들 따라다니다가 죽을 뻔했습니다. 믿지 마십쇼, 유진 씨.”

        

       “하하, 그럴 만도 하죠. 이 사람이 원래 좀…그래요. 많이 하드한 사람이거든요.”

        

        

        

        생각보다는 굉장히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그러던 와중 드론 여러 대가 잘 포장된 박스를 낀 채 하나둘씩 지상에 착륙했다. 살얼음이 끼어있는 음료수와 다양한 간식들이었다. 오퍼레이터들이 그것을 보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는 것은 당연했다.

        

        본진에서 재급유를 받고 다시금 헬리콥터가 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착륙하기까지는 10분 가량이 남았기에, 이들 전원은 하나둘씩 바닥에 주저앉아 간식을 까먹기 시작했다.

        

        상어를 빼면.

        

        

        그녀가 불퉁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이 위장 모델이 아직 식사 기능을 구현 못했단 걸 알고 그러는 거죠, 막내?”

        

       “에이, 그럴 리가요. 조금만 참으세요. 아니면 제가 가려드릴까요?”

        

       “그게 좋겠군요.”

        

        

        

        그 순간 드론 한 대가 절묘하게 공기를 가열하여 로렌티나 주변의 공기를 왜곡시켰고,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유진은 이카루스 기어를 동원해 이중으로 보안을 둘러놓았다.

        

        그와 동시에 로렌티나는 상어 헬멧을 벗었고, 특유의 고운 자태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간식을 냠냠 까먹기 시작했다.

        

        그 꼴을 가만히 바라보던 UDT 오퍼레이터 중 한 명이 입을 열어 물었다.

        

        

        

       “그건 그렇고, 저-쪽 발코니에 있는 로렌티나 씨가…그, 홀로그램이라고 그랬나요?”

        

       “그렇지요. 더블 상어랍니다.”

        

       “…어우, 어지러워.”

        

        

        

        그 순간 휙 돌아가는 전원의 고개.

        

        그리고 그 끝, 어렴풋하게 보이는 A동 발코니에서 신나게 손을 흔들고 있는 다이스와 하모니 일행, 그리고 올리비아와…로렌티나까지. 실로 어메이징하다고밖엔 말할 수 없는 인선이었다.

        

        다들 그것을 보며 킥킥대고 있었지만, 이쪽-상어의 시선은 조금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신나게 환호를 지르거나, 오퍼레이터가 있는 곳을 빤히 쳐다보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그 사이에서도 툭 튀어나온 것처럼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10명 가량의 인원들을 바라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로렌티나는 유진에게 군용 수화를 보냈다.

        

        

        

       -왜 대거 팀이 저쪽에 싸그리 모여있는 건가요, 우리 막내?

        

       -궁금해서 보러왔나보죠.

        

       -하여간….

        

        

        

        그 말대로.

        

        서울을 신명나게 싸돌아다니던 뉴욕-대거 팀이 은근슬쩍 인파의 사이에 섞여 유진과 로렌티나를 바라보고 있던 것이었다. 심지어는 피식피식 웃으며 그쪽을 바라보고 있기까지.

        

        그것에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은 상어가 덧붙였다.

        

        

        

       “막내가 지반이 단단한 곳에 엑스포를 열어서 다행이군요. 헬리콥터가 착륙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면 돌아갈 때는 멋없게 버스 타고 복귀할 뻔했어요.”

        

       “바닥 보수공사 비용은 그쪽에 청구하면 되죠?”

        

       “진짜 필요한가요?”

        

       “농담이에요. 오늘 훈련 하면서 날려먹은 부분은 제 돈으로 알아서 고칠 거라 상관없어요. 아마 지금도 실시간으로 수복되고 있을 걸요.”

        

        

        

        하긴, 그렇겠지.

        

        그리 생각한 로렌티나의 손끝에서부터 아주 미세한 진동이 감지된다. 공기가 떨리고 있는 것이었다. 유진 역시도 느꼈는지 불과 수십 분 전 이들이 날아왔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이들을 실어나르기 위한 헬리콥터가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것을 바라본 유진이 덧붙였다.

        

        

        

       “아무튼 고생 많았어요. 훈련 끝났으니 디브리핑하고 외출 나올 거죠? 조만간 밥 한 번 먹자구요.”

        

       “물론 그럴 예정이랍니다. 고대하고 있지요.”

        

       “조심해서 들어가요.”

       

        

        

        시호크 1부터 4까지.

        

        긴급상황을 상정했기에 헬기 3대가 동시에 착륙했던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한 대씩 차례로 10명씩 실어 기지로 복귀할 예정이었고, 머잖아 첫 번째 헬리콥터가 착륙했다.

        

        로렌티나가 이끄는 해머헤드 팀, 그리고 알파부터 찰리 분대까지.

        

        강한 바람과 흙먼지를 남기며 4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라지고, 어느덧 유진은 여전히 따가운 오후 3시의 햇빛을 맞으며 돌아가는 네 대의 헬리콥터가 시야에서 없어질 때까지 수평선을 쳐다보았다.

        

        

        그러고선 말했다.

        

        

        

       -[현 시간부로 C동 출입이 가능합니다. D동 출입은 오후 6시부터 재개될 예정이니, 관람객들의 양해를 부탁합니다. 오늘도 다크 존 엑스포를 찾아준 분들께 무궁한 감사를 드립니다.]

        

        

        

        돌아갈 시간이었다.

        

        엑스포의 가장 큰 이벤트가 종료를 맞는 순간이었다.

        

        

        

        

        

        

        

        

        

        

       “막내, 저 왔어요-!”

        

       “켁…!”

        

       “아니, 잠깐만요. 불과 몇 시간 전에 훈련 끝나지 않았어요? 디브리핑 다 끝났어요?”

        

       “그런 거야 얼마든지 후닥닥 해치우고 올 수 있는 물건이죠. 자아, 이 언니가 막내를 위해 주린 배를 가져왔답니다! 얼른 맛있는 걸 내놓으세요!”

        

       “끼야아악-!”

        

        

        

        그로부터 6시간 후, 오후 10시.

        

        상어가 야음을 틈타 강습에 성공했다.

        

        

        

        

        

        

        

        

        

        

        

        

        

        

        

        

        

        

        

        

        

        

        

        

        

       “신수가 훤하구만. 큰 고비 하나 넘기셨어, 아주.”

        

       “당신도 그 사이 한국어 공부 꽤 했나보군요. 아무튼 그 말대로, 디브리핑도 끝내고 왔답니다. 앞으로 대략 1주 정도는 편하게 나다닐 수 있게 됐지요. 다른 친구들은 아마 그렇게까진 안 될 것 같긴 한데.”

        

       “그건 그렇겠지. 그래서 오늘 같이 작전 뛰었던 친구들은 어디 놔두고 너만 왔냐?”

        

       “다들 늘어지게 자고 있겠지요.”

        

        

        

        상어의 폭식 재난 스릴러가 벌어지고 있는 이곳은 송도 엑스포.

        

        음식이 산처럼 쌓여있던 접시는 설거지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깔끔했다. 그리고 그런 로렌티나를 나와 올리비아, 그리고 뉴욕-상어는 기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빵빵해진 배를 통통 두드리던 이쪽-상어가 덧붙였다.

        

        

        

       “제가 없었던 사이 모자랐던 숙녀-성분을 보충해주고 계셨던 모양이로군요. 고마워요. 표정을 보아하니 그동안 꽤 즐겼던 듯한데,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감상은 어떤지?”

        

       “별걸 다 듣고싶어하는군요. 그럭저럭 무난했지요. 저런 험한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에는 꽤 멀리 온지라.”

        

       “인정할 수밖에 없군요, 그 부분은.”

        

       “…난 너네들이 그렇게 멀쩡히 대화하고 있는 게 참 신기하다. 나 같으면 부담스러워서 불가능했을 것 같은데 말이지.”

        

       “뭐어, 이쪽이 보통 특별한 게 아니니까요.”

        

        

        

        그걸 보통…특별하다고 말했었나.

        

        아무튼 여기서 괜히 태클을 걸 이유도 없었고, 재수없으면 불똥이 이쪽으로 튀기 마련이었으니, 나는 그닥 신경쓰지 않은 채 이 접시를 언제 치우면 되려나-하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뭐어, 당연하게도, 상어의 두 번째 타깃은 나였다.

        

        

        

       “막내도 고비를 하나 넘겼군요. 고생했고, 고마워요. 생각보다도 즐거웠고, 밑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 되었거든요. 가만 놔두면 다들 새벽까지 복습할 기세였단 말이죠.”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아니었겠죠. 뭐어, 저희도 많이 이득을 봤죠.  9월 말에 있을 휴머노이드 사업 끝나고 본격적으로 롤아웃 시작되면, 이번 일로 벼르고 있던 의회가 돈다발로 싸대기를 때릴 테니까요.”

        

       “9월 말이라, 그러고 보니 UDT 특전부사관 지원이 열리는 게 10월이었죠. 지원률이 얼마나 높아질지도 꽤 기대해볼 만하겠어요. 옛날에 탑건 2가 개봉했을 때도 그랬던 것 같은데, 후후….”

        

       “생각해보니 그런 파급력도 있으려나요.”

        

        

        

        …이번에 했던 훈련이 그 정도려나 싶긴 하지만, 뭐어. 실시간 시청자 수 250만 명을 달성했던 걸 감안하면 어쩌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겠다.

        

        물론 나랑은 완전 별세계 이야기였다. 나는 이미 반쯤 전역…은 아니고, 엄밀하게 따지자면 무기한 대기 중인 오퍼레이터니까 말이지. 미군에서 월급도 안 나온다.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계속해서 말이 이어진다.

        

        

        

       “그건 그렇고, 아직 2주 정도 더 남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느낌으로 진행할 예정인가요?”

        

       “아, 생각해보니 하나 추가할 예정이었어요. 아마 3주차부터 본격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일종의 꼬리체험시설 같은 걸 만들어보려고요?”

        

       “…또 이상한 걸 들고 나왔구만.”

        

       “그치만 여기 오는 사람들이 죄다 그 ‘이상한 거’에 꽂혔단 말이에요.”

        

        

        

        꼬리성애자들이 무한으로 증식하는 꼬라지를 지켜보는 건…불쾌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유쾌한 것도 아니란 말이지.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일종의 서드테일 기술력과 홀로그램 등을 적절히 조합하고, 저어기 D동에 있던 감각 피드백용 슈트와 신경절 접속 기술 등을 응용해서 특정 공간 안에서는 꼬리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해볼 생각이었다.

        

        이걸로 금단증상 같은 게 오지는 않을 거고….

        

        

        거기에 아까 말했듯 홀로그램으로 유사 TS까지 시켜줄 수 있도록 해볼 예정이었다.

        

        게다가 꼭 뱀꼬리가 아니더라도…꼬리 긴 애들은 많잖아. 강아지나 고양이도 있고.

        

        

        

       ‘…근데 왜 하필 뱀은 꼬리 비스무리한 게 생겨난 느낌일까?’

        

        

        

        애시당초 뱀은 꼬리가 굉장히 짧단 말이지. 사실 뱀의 길다란 부분은 싸그리 몸통이란 말이야.

        

        어떻게든 인간의 몸에 달려고 한다면 이런 형태를 취해야만 하는 것도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럴거면 차라리 가이아처럼 용 같은 게 더 멋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런 쓰잘데기없는 생각이었지만, 당연하게도 지극히 현실주의자인 내 지인들은 그저 머리 위에 물음표를 적당히 띄우면서 ‘니 알아서 해라’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하여 대충 분위기가 마무리되려는 시점이었지만,

        

        

        

       ───삐리리릭!

        

        

        

       “엥, 로건…?”

        

       “느낌이 별로 안 좋은데.”

        

       “이거, 또 뭔가 저한테 불똥이 튈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죠….”

        

       “업보랍니다. 받아들이시길.”

        

        

        

        갑작스럽게 로건에게서 온 전화.

        

        현재 시각이 오후 11시 정도였으므로, 미국은 대략 오전 10시 정도. 그리고 생각해보니 한국 시차 기준으로 하면 UDT가 했던 훈련은 미국에선 새벽에 치뤄졌으니까….

        

        어….

        

        음.

        

        그리하여 나는 무념무상으로 로건의 전화를 받았고-

        

        

        

       “로렌티나 이 개새끼야! 이 망할 자식! 너 때문에 갑자기 별도로 시가전 훈련 해보자는 말이 나오고 있잖아! 자고 일어나니까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졌다고!”

        

       “…헉.”

        

       “에헤, 뭐어. 그건 한국과 미국, 그리고 막내네 회사 간 의사 조율 결과 합의점이 도출되었기 때문에 무사히 치뤄진 결과라고 해야 할까….”

        

       “죽여주마, 로렌티나-!”

        

        

        

        뚝.

        

        그 살벌하기 짝이 없는 경고를 끝으로 로건의 전화는 끊어졌다.

        

        정적이 찾아왔다.

        

        

        

       “…이 사람 갑자기 한국 오는 건 아니겠죠?”

        

       “만약 오게 되면, 저를 미끼로 쓰시길.”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요.”

        

        

        

        음, 역시.

        

        실로 돈독한 발현자 간 우정이었다.

        

        난 몰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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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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