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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3

       

        

        

        

        

        

        

       [다크 존 공식 엑스포 // 공지사항 // 일반 // 유진의 말]

        

       [추가 테마파크 설치에 대해서 알려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유진입니다.

        

        엑스포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리며,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새로운 테마파크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매우 좋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자면, 날로 늘어가는 성원에 힘입어 일종의…모의-꼬리 운용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 예정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여러분들도 이제부터는 실제로 꼬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름은 임시로 테일 파크라고 지었습니다.

        

        

        해당 공간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여러분들이 테일 파크에 진입하기 전에 몇 가지 착용해야만 하는 장비가 있습니다. 하나는 척추에 부착하는 신경절 커넥터, 두 번째는 꼬리뼈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테일입니다.

        

        상기 언급한 두 개는 여러분들이 색다른 경험을 하고자 할 때 반드시 필요하며, 웨어러블 테일은 별도로 대여하거나 구매해야만 합니다. 남의 걸 쓸 수 없는 건 아닙니다만 타자의 엉덩이골에 들어갔다 나온 걸 그대로 쓰고 싶다면 뭐….

        

        추가적으로, D동 모의교전시스템과 동일한 전신슈트 및 보이스체인징 마이크를 착용한다면 가상현실에서 사용하는 아바타를 현실에서도 그대로 구현하실 수 있습니다.

        

        예상 가격은 전신슈트/보이스체인징 마이크/웨어러블 테일/커넥터 대여 비용을 전부 다 합쳐 하루에 5만원 정도 – 하루 대여 기준 –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직 논의 중이라 확답은 못 드리겠네요.

        

        왜 이렇게 다들 꼬리를 좋아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러분들에게 이런 경험을 드릴 수 있게 되었군요. 즐기다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테일 파크는 엑스포 B동과 연결되어있는 크기 300mx600m 가량의 테마파크이며, 1만 대 가량의 홀로그램 드론 및 실내 곳곳에 설치된 프로젝터가 여러분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원활한 관람 및 홀로그램 조정의 용이함을 위해 테마파크 방문객 수는 엄격하게 관리되며, 최대 체류 시간은 5시간입니다.

        

        엑스포와 테마파크는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에 의해 운영되며, 3주차부터 엑스포와 테마파크의 입장권은 일원화됩니다.

        

        따라서 모든 입장객들은 티켓이 존재할 시 두 시설을 자유로이 이용 가능합니다만, 커넥터와 웨어러블 테일을 장착하지 않은 방문객은 테마파크 일부 시설의 이용이 제한되며, 장비를 대여한 분들보다 시설 이용 순서가 뒤로 밀릴 수 있음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2주차 일요일에 하루 일찍 시범운행을 할 예정입니다. 참여 인원은 지난 번 카페를 시험적으로 열었을 때 왔던 친구들과 동일할 것 같네요.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은 기대 바랍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그럼 20000

        

        

        

        

        

        

       [전체 댓글][등록순]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눈나 공지 수천만명이 보는데 이렇게쓰는거 맞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지 중간중간에 비얌성분 섞여나오는거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

        

       =꼬리성애자들 많다고 툴툴대면서도 이런거 준비하는거보면 진짜 츤데레 그자체임 ㅋㅋㅋㅋ

        

       =아니 이젠 현실에서도 TS를 시켜준다고???? 이걸어케참아?????????????

        

       =공식이 지원하는 합법성전환ㄷㄷ

        

       =저 네개 하루 빌리는데 5만원이면 개혜자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어차피 저 안에서 음식이랑 굿즈는 따로 팔 예정이다

        

       =3주차부터 송도 인근 주차장 싸그리 미어터질예정 ㅋㅋ

        

       =이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기깔나는 거만 준비해오냐? 진짜 어처구니가 없다

        

       =엑스포 입장권 3만에 대여비용 5만원 해서 8만원이면…생각보다는 무난한거같으면서도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테마파크안에 음식점있나요????????

       ㄴ<EUGENE> : 있습니다. 가격은 엑스포랑 동일합니다.

        

       =헉 공식답변!!!!!!!!!!!!!

        

       =엑스포 음식가격 준내싸든데 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음식들 어떻게 죄다 가격 7~8천원밖에 안 하는거임? 개신기하네

        

       =팩트)엑스포 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인건비가 조또 안나간다

        

       =왜 여기는 대댓글을 못쓰냐 꼴받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어후, 날씨 너무 뜨겁다…아우, 안녕하세요. 오랜만임다.”

        

       “아이고, 오랜만이에요. 2주 전에 마지막으로 보고 여기서 또 보네요. 오다가 다른 분들한테 들킬 뻔했을 것 같은데, 그냥 돌아다녀도 괜찮으신가요?”

        

       “그래서 엑스포 입구 쪽으로 안 왔지요. 바로 테마파크로 입장했고오…진짜 넓다아. 이런 게 지어지고 있는지도 몰랐는데에….”

        

       “아, 그래요? 저희는 지난 번 카페 초대된 이후로 바빠서 재방문을 못했…아, 유진 씨! 어서오십쇼!”

        

       “다들 오랜만이에요.”

        

        

        

        송도 엑스포 옆, 2주차 일요일.

        

        무더위가 세상을 강습한 8월의 한복판, 뜨거운 햇빛을 가로막는 차광막 아래에서부터 여러 명이 비얌 꼬리를 살랑이는 오늘의 주인공, 유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원 자체는 지난 번과 동일했다. 어느덧 카토그래퍼까지 포함하게 된 호떡 일행과, 아이리스와의 인연을 통해 은근슬쩍 불리게 된 전적이 있었던 스텔라 유니버스 3기생 – 속칭 비얌러버들까지.

        

        짤막한 인사가 끝나고 난 뒤, 유진은 피식 웃으면서 덧붙였다.

        

        

        

       “호떡 등 뒤에 그만 숨어있으세요, 카토.”

        

       “헉….”

        

       “선생님! 얘 어제 하루종일 방송 켜놓고 자기 아바타 어떻게 해야 현실에서 예쁘게 나올지 꾸미고 있었대요!”

        

       “아이, 그걸 왜 말해!?”

        

       “아아, 어제…저도 그 방송 봤답니다. 근데 저는 카토는 그렇다고 쳐도 옆에서 계속 끊임없이 조언 주던 리밋 씨가 더 인상깊었는데 말이죠.”

        

       “헉.”

        

        

        

        순식간에 리밋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고, 카토는 깔깔 웃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어버린 – 정확하게는 잘 끼우려다가 돈에 미래를 팔아버린 – 리밋은 어느샌가 여장의 권위자, 혹은 암컷타락의 권위자로서 인식되고 있었고, 본인 역시도 그 이미지를 이용했으나….

        

        당연하게도, 그 사실을 남으로부터 직접 듣는 것만큼 아프게 찌르는 것은 없었다.

        

        

        좌우지간, 계속해서 뜨거운 햇살 아래에 있기는 어려웠기에, 유진은 일곱 명에 달하는 이들을 인솔한 채 아직 개방되지 않은 게이트로 들어갔다.

        

        흡사 여타 테마파크를 연상하게 만드는 대형 게이트를 넘어 꽉 닫혀있는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자 느껴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가장 처음으로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로비…가 아닌, 탈의실이었다.

        

        유진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촉각까지 느끼고 싶은 분들은 슈트까지 착용하고 나오세요. 피부색에 맞게 알아서 조정되는 타입이기도 하고, 통기성도 챙긴 거라서 불편하지는 않을 거예요.”

        

       “휴, 다행이다. 그동안 시중에 출시되어있던 건 컬러링이고 디자인이고 죄다 해녀복처럼 생겨먹은 것들밖에 없어서, 이번에도 그런 건줄 알았어요.”

        

       “그럴 리가요. 내부에는 튜토리얼도 있으니 다들 착용하고 나오시길.”

        

        

        

        그리하여 일곱에 달하는 인원이 넓은 탈의실로 들어갔고, 얼마나 지났을까.

        

        이전에 비해서는 비교적 조금 기묘해진 복장과, 엉덩이에서 꿈틀대는 은빛의 다관절 비스무리한 것을 달고 나온 이들이 형용할 수 없는 표정과 함께 나타났다.

        

        

        

       “어으, 이거 기분이 굉장히…이상한데요.”

        

       “그러니까 지금 민아랑 다이스 씨는 이런 게 몸에 생겨났단…히이익!?”

        

       “오, 꼬리 촉각 피드백 바로바로 되는구나-끼야아악!”

        

       “이 미친자야, 꼬리를 그렇게 잡으면 어떡해!”

        

       “…시작부터 난리로군요. 아무튼 다들 풀무장을 하고 온 듯하니, 슬슬 들어가셔야만 하지 않을지. 안에서 민아랑 예린, 그리고 상어가 기다리고 있어요.”

        

       “헉, 상어까지 왔어요!?”

        

       “그러게나 말이에요.”

        

        

        

        그 ‘그러게나 말이에요’라는 말에 담긴 수많은 감정. 그 말을 들은 이들은 그저 유진의 눈을 살그머니 피하게 되었다.

        

        목에 붙은 보이스체인저를 만지작거리던 세 명의 남정네들은 이곳저곳으로 시선을 힐긋거렸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복도 안쪽에서부터 보이는 기이한 형태의 통로를 가장 먼저 눈에 담았다.

        

        흡사 공항 게이트를 연상하게 만드는 통과점.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이들은 그 용도를 본능적으로 짐작하였고, 유진은 그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꼬리를 꿈틀거려 해당 방향을 가리켰다.

        

        일곱 명에 달하는 이들이 발걸음을 옮겼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앗…우와, 목소리 바뀌었다!”

        

       “아니, 그것 뿐만이 아니라…좀 뭔가 많이 생겼어.”

        

       “와, 야! 호떡 봐봐! 호랑이 꼬리야!”

        

       “아, 맞다. 내 아바타 백호잖아. 뱀꼬리 달리면 좀 이상해가지고 일부러 호랑이로 설정했어. 예쁘지?”

        

       “그 몸뚱아리 안에 3대 1500 치는 미친 사람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니 좀 극혐이네요.”

        

        

        

        마치 마술처럼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눈 앞에는 거울을 연상하게 만드는 조형물이 테라에 존재하는 세계수의 정원처럼 꾸며진 가든의 한복판에 세워져있었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흡사 요정처럼 바뀐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던 카토그래퍼가 무심코 손을 들어올리고, 신체를 확인했으며, 은빛의 다관절 봉에서 두툼한 뱀꼬리로 바뀐 그것을 조물조물 만지기 시작했다.

        

        끝으로 갈수록 붉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푸르기 그지없는 색깔. 그와 동시에 눈 앞에 떠오른 ‘말레이시아 파란뱀’이라는 글자까지.

        

        

        다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저 멀리에서 세 명의 인원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정체를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하모니가 입을 열었다.

        

        

        

       “다들 기분이 어떤가요?”

        

        

        

        대답은 없었지만, 하모니의 갈색 눈동자에 잡힌…무어라 말할 수 없는 기쁨이 가득 묻어나는 일곱 명의 여성이 곧 대답이었다.

        

        세상이 꼬리 천지였다.

        

        

        

        

        

        

        

        

        

        

        

        

        

        

        

        

        

        

        

        

        

        

        

        

        

        

        

       “…카토야. 어째 표정이 싱글벙글이다?”

        

       “엣, 아니. 절대로 아닌데. 전혀 그렇지 않은데?”

        

       “너도 리밋의 전철을 밟는구나. 어서 와라, 암컷타락의 세계에.”

        

       “손 치웟-!”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시작하자마자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여기가 현실이라고요???? VR방송 켠게아니라???

       -카토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얘 뱀꼬리달리니까 아바타 급호감인 이유가 뭐임???

        

        

        

        빼애액!

        

        카토그래퍼가 실로 여성스러운 고음을 지르며 리밋이 내민 손을 호다닥 옆으로 밀어제꼈고, 해당 행동으로 인해 파란색과 보라색, 그리고 분홍색이 적절하게 섞인 긴 머리카락이 찰랑거렸다.

        

        사방팔방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 혹은 그녀 – 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지만, 주변을 붕붕 떠다니는 드론캠은 이미 해당 광경을 사방팔방으로 송출 중이었다.

        

        주변에서 누가 보고 있지 않은 것이 실로 다행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공식적으로 테마파크를 연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축구장 십수 개를 붙여놓은 곳보다도 훨씬 거대한 파크 안엔 고작 10명 남짓한 사람만이 있을 뿐이었다.

        

        

        쓸데없이 재현률이 높다 못해 실제 사람의 모습에 한없이 수렴하는 듯한 섬세한 감정표현.

        

        도대체 이런 건 어떻게 하는 거야. 그리 생각한 카토는 자신의 비얌-꼬리가 격해진 감정으로 인해 붕붕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아차릴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 그로서도 결코 부정할 수 없는 – 부정하고 싶었지만 – 사실 하나가 있었다.

        

        

        

       ‘…생각보다 쓸데없이 기분이 너무 좋잖아, 이거…!’

        

        

        

        일탈이라고 해야만 할지, 해방감이라고 해야만 할지, 혹은 아예 다른 무언가인지.

        

        하지만 확실한 것이 있다면, 그는 지금…즐기고 있었다. 남자라는 성별로 태어난 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나갔지만, 그 어떠한 걱정도 없이 합법적으로 외형의 변화를 만끽하고 있던 것이었다.

        

        가상현실에서도 마음껏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는 하지만, VR은 결코 현실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 없었다. 특히나 현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나름의 불편함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것이 특히나 그러했다.

        

        단적인 예로, 완전히 달라진 무게중심이라든지, 혹은 인위적으로 재현된 가슴의 무거움-

        

        

        

       “이성과 본능이 갈등하고 있는 냄새가 나는군요.”

        

       “우와악-!”

        

       “저런, 앞으로는 비명소리부터 연습을 해야겠네요. 우아한 외모에 그렇지 못한 행동거지라.”

        

       “…왜 카토 괴롭히고 있어요, 로렌티나.”

        

        

        

       -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순간 숨참았다 ㅋㅋㅋ

       -아니 이사람 진짜 신스틸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 토 좃 댓 다 ! ! ! !

       -하고싶은거 다하는 사람 왔다wwww

        

        

        

        깜짝이야!

        

        꼬리가 쭈뼛 설 정도로 소스라치게 놀란 카토의 옆으로 어느샌가 다가온 로렌티나가 스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물론 본인은 전혀 스산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 터였지만 – .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상어는 고작해야 아주 짧게 지켜보는 것만으로 한 사람의 심리를 즉각 꿰뚫어보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그로부터 도출된 사실을 그 어떠한 완충장치 없이 내뱉는 것은 별개였다.

        

        허나, 마찬가지로, 이 역시도 그러거나 말거나였다.

        

        

        

       “즐기지 못하면 손해가 아닐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그거랑은 전혀 다른 문제 같은데요!?”

        

       “다른 문제가 아니랍니다. 외형이 바뀌었다고 해서 실제로 여성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건 훨씬 더…미묘한 일이고, 바로 그게 당신이 겪고 있는 일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랍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까.

        

        말투 때문인지, 혹은 고풍스러운 목소리 때문인지는 몰라도, 카토는 상어의 장광설 아닌 장광설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었다.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리밋을 힐끔 훑었다.

        

        

        

       “페르소나라고 하지요.”

        

       “…페르소나?”

        

       “인격, 컨셉트, 가면,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요. 해당 단어의 의미를 완전하게 함축하고 있으면서도 1 : 1로 대응되는 한국 단어를 찾기는 어려울 테니까요…대화가 다른 곳으로 샜군요.”

        

        

        

        그제서야 그 역시도 리밋을 보았다.

        

        실로 자연스러운 움직임, 동시에 신체가 바뀌었다는 사실에 1도 신경쓰지 않는 모습까지.

        

        그녀가 재차 입을 열었다.

        

        

        

       “남들이 보기엔 변화된 신체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끄러워하는 광경조차 관람거리가 되지만, 당신은 타자가 아니라 본인이죠. 몸이 바뀌었단 사실에 얽매여 더 많은 걸 즐기지 못한다면 손해가 아닐까요?”

        

       “…그건 그렇긴 한데, 어.”

        

       “아아, 알고 있어요. 아직은 조금 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단 거죠?”

        

        

        

        …그게 맞나?

        

        하지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방송인으로서 보여줘야만 하는 리액션이야 그렇다고 쳐도, 남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모르기에…아니, 조금은 알고 있기에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있지 않을까.

        

        그리 생각한 카토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사이, 로렌티나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스스로 추론해서 알아낼 수도 있는 간단한 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추론만으로 사실에 도달하는 건 아니지요. 너무 그러고만 있으면 막내가 준비한 컨텐츠를 즐기기 어려울지도 모르니까요.”

        

       “그, 음…감사합니다?”

        

       “한두 마디 덧붙인 것뿐이니 신경쓰지 말아요. 먼저 가도록 하죠.”

        

        

        

       -아니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사람은 이런 건전한 말도 할 줄 알면서 왜 맨날 미친 짓만 골라서 하고 다니는가….

       -리빙포인트)상당한 수준의 지적 능력 없이는 진정으로 위대한 광기를 발휘할 수 없다 – 헨릭 티카넨

       -똑똑한 사람이 미치기까지 하면 저런 양반이 튀어나오는구나….

       -거기다 EM급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 신 시1팔럼아 한명한테 너무많이몰아줬잖아!!!!!

        

        

        

        그와 동시에 슈우웅 사라지는 로렌티나를 보며, 카토는 혼이 쏙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오늘 하루는 실로 다사다난할 듯했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는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야! 니네들이 하라는대로 섹시 포오-즈 취했더니 왜 반응이 이래! 이 망할 것들아!”

        

       “…아무래도 저 친구는 남이랑 티격태격하면서 샌드백 역할을 하는 게 제일 자연스러운 것 같군요.”

        

       “천직이에요, 천직.”

        

        

        

        뭐라고 해야 할까, 카토는 몸이 변해도 찰지게 얻어맞는 역할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굳이 호떡 일행이 건들지 않아도 만물과 싸우는 카토였다.

        

        으이그.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암컷타락합법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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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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