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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4

       

        

        

        

        

        

        

        

        

       “여기는 뭐하는 동네인가요?”

        

       “한 번 맞춰보시길.”

        

       “어…글쎄요? 그냥 주변에 광고판 잔뜩 달아놓은 광장 같은 느낌 같기도 하고…그런 것치곤 주변에 이젤 비슷한 게 굉장히 많다고 해야만 할지. 약간 예술가의 거리 같은 모습이네요.”

        

       “얼추 맞췄군요. 예술가의 거리라는 작명은 제법 인상깊으니, 내일 오픈할 때는 그 이름을 쓰도록 하죠…아무튼, 여러분들이 말했던 것처럼 이곳은 일종의 그림을 그리는 곳이에요. 대신 도구는 별도죠.”

        

       “도구요?”

        

       “꼬리 말이에요, 꼬리.”

        

        

        

       -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어코 꼬리로 그림그리는 걸 컨텐츠로 써먹을라고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별의별 걸 다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든 인간을 비얌으로 진화시키려는 유진의큰그림ㄷㄷ

       -하시1팔 알았으니빨리열라고!!!!!!!!

        

        

        

        아.

        

        다들 그제서야 뭔가 알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만, 아쉽게도 그건 반쪽짜리 깨달음이었다.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주변에 있는 광고판들을 설명할 수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광고판이라는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쨌든 광고도 할 거였으니까. 애초에 엑스포랑 테마파크 자체가 그런 용도였지만…저 스크린들을 통해 내보낼 것들은 조금 더 별개의 무언가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있듯이, 나는 그 자리에서 손을 휘저었다.

        

        

        주변의 스크린이 일제히 작동하며 몇 가지의 화면을 띄웠다 – 그닥 볼 만한 것은 아니었다.

        

        몇 가지의 그림과 글씨. 아름다운 필기체로 적혀있는 영어 문장 및 섬세하게 그려진 그림들, 그리고 그 사이에 송곳처럼 삐죽 튀어나온 퀄리티의 3D 조형물 사진까지.

        

        자신만만하게 보여준 것치고는 그닥 인상적인 게 아니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과연 저 그림을 ‘무엇으로’그렸을까?

        

        

        그 사실을 하나둘씩 눈치챈 친구들이 덧붙였다.

        

        

        

       “아니, 잠깐만요. 저거 설마….”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게 맞아요. 저건 전부…이걸로 그린 거지요.”

        

        

        

        스윽.

        

        그와 동시에 부드럽게 일렁하는 뱀꼬리. 유려한 곡선이 모두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하모니와 다이스, 아이리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감탄이었다. 아마 이들만이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겠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세 명은 발현자가 되었고, 그 덕분에 자신의 꼬리를 저렇게나 섬세하게 컨트롤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다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 가운데, 이 친구들을 이젤 가까이로 이끌면서 덧붙였다.

        

        

        

       “작은 이벤트를 할 예정이에요. 가장 잘 그리거나, 글귀를 잘 쓴 친구들을 뽑아서 저 스크린에 한두 개씩 실을 거거든요. 입상하거나 높은 순위에 든 친구들에게도 소정의 보상이 있답니다.”

        

       “헉, 저희도 가능한가요?”

        

       “입상할 수 있는 실력이 있다면 상관은 없지만, 글쎄요. 그리 쉽지는 않을걸요.”

        

       “엥. 이게 그렇게 어려워요?”

        

        

        

       -김스톤쉑 또또 깝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중에 그림그리는애가 누구있더라????? 일단 3기생중 소니아랑 에블린은 확정인데

       -저 영어필기체 옛날에 윾진련이 메이드카페가서 썼던 그거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밋도 가끔 그림그리긴 함

       -어차피 그림말고 글써도 상관없잖아 ㅋㅋㅋ

        

        

        

        힐끔.

        

        옛날 유행어를 하나 빌려와서 말하자면, 근자감. 스트리머라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여하튼 상품이나 뭔가 그럴싸한 미끼가 걸리는 순간 어디선가 자신감이 퐁퐁 샘솟기라도 하는 건가 몰라.

        

        혹은 관측되지 않았을 뿐인 자신감을 인지한 순간 관측되는 바람에 한 번 해볼만한갑다-하고 생각하는 걸지도.

        

        

        튼튼한 의자에 앉은 이들이 이젤을 바라보았지만, 불과 10초도 지나지 않아 다들 쓰읍…하고 숨을 들이켰다.

        

        당연하겠지만 그 꼬라지는 나와 다이스 일행의 눈에 아주 잘 띄었고, 바로 그 때문에라도 얘네들은 그저 큭큭대며 웃을 뿐이었다. 아마 상당히 끔찍한 난이도일 걸.

        

        일단 자신의 의사로 꼬리를 강화플라스틱 이젤에 가져다댈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보도록 할까.

        

        

        

       “에으, 익, 이익…!”

        

       “이야, 이거 뭐냐. 쉽지 않네, 어으, 이거 왜 이렇게 어렵냐아….”

        

       “유진 씨, 이거 꼬리가 말을 안 듣는데요. 이거 불량품 같아요. 교환해주…으갸갹!”

        

       “어림도 없는 소리를.”

        

       “아으, 유치원생 이하로 되돌아간 기분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네 뭐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내가 그림판에 마우스로 처음 그렸던 그림처럼 생겼네 ㅋㅋ

       -아니 왜 이렇게 힘들어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내일 테마파크 들어간 사람들 싸그리 저것보다 더 못그릴 예정이다

        

        

        

        뒤에서 킥킥대는 웃음소리가 점점 커진다.

        

        그럴 수밖에. 다들 꼬리 운용의 난이도를 얕본 대가다. 일단 힘조절과 수평이동, 수직이동부터 상당히 애를 먹을 걸. 아이스링크장에서 스케이트 처음 타다가 넘어지는 친구들 보는 것 같네.

        

        그리고 그 말대로, 다들 아주…가관이었다. 자신의 의사로 가로선과 세로선을 직선으로 긋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엉덩이와 척추에 힘을 잔뜩 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란 말이지.

        

        그러던 와중 은근슬쩍 새끼 비얌들도 이젤에 앉았다. 진즉 그림은 포기했는지 자기 이름, 혹은 활동명을 영어나 한글로 쓰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숙련도가 천지차이였기에 제법 능숙했다.

        

        그렇게 유사 TS 과정을 거친 친구들이 다이스 일행에게 꿀팁을 묻고 다니는 와중-

        

        

        

       “…상어는 언제 앉았나요. 아니, 그보다 이건 손그림인가요?”

        

       “꼬리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했지만, 입상에 관심이 없다면 손으로 그려도 그닥 상관없겠지요. 유화와 수채화 등등도 지원하는 홀로그램 플레이트라, 제법 재밌네요.”

        

       “그런 것치곤 무슨…잠깐만. 이건 본인인가요?”

        

       “그럼 저 아니면 누구겠나요?”

        

        

        

       -아니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앉은 지 고작해야 몇 분이나 됐다고 이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니 도대체 이사람 못하는게뭐임???진짜미쳤음?????????

       -그림으로 구라치네 ㅋㅋㅋ 도대체 어느 상어가 저렇게 차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평소 자기 이미지랑은 1도 안 어울리는www

        

        

        

        …이 양반은 도대체 이렇게 신성해보이는 상어-수녀 그림을 그려낸거야?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빛이 번지는 듯한 강렬한 색 대비로 후광 같은 모습까지 그려놨다. 이렇게 보니 경건한 느낌까지 드는데…이런 건 도대체 어디서 배워왔나 싶지만, 이 사람은 예술 쪽이라면 은근 별의별 걸 다 한단 말이지.

        

        딱히 할 게 없을 때 나무든 돌이든 안 가리고 조각해서 예술품을 만들어내는 걸 보고는 다들 어처구니를 상실한 적도 있었다. 왜 하늘은 이 광기 넘치는 사람한테 이런 재능을 몰빵했을까 몰라.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다들 낑낑대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의외로 카토가 생각보다도 선전하고 있단 것 정도?

        

        

        하지만 칭찬을 건네려는 내 바람은 간단하게 무산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점심 즈음마다 있는 재고 보충 시간에 잠시 시간이 난 메카 막내들을 이곳으로 불렀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모습으로 존재하는 호떡 일행, 그리고 3기생들을 본 메카 몬낸이들이 한 마디씩 덧붙였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들 여기서 뭘 하고 있나 했더니, 재밌는 거 하고 있었네. 우리 일 시켜놓은 동안 주인만 여기서 재미 보는 거야?”

        

       “그림 그리는 거야? 다들 신나게 헤매고 있네. 도와줄까?”

        

       “아니, 이제 좀 감 잡은 것 같은…끼야악!?”

        

       “이제 좀 비명이 들을 만해졌군요, 카토그래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발 암 컷 비 얌 타 락 해 카 토 ! ! !

       -수상쩍을 정도로 카토를 TS시키려는 미친놈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가 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꼬리만지면 감각피드백도 되는 물건임? 개쩌네 ㅋㅋㅋㅋㅋㅋ

        

        

        

        마브가 카토의 꼬리를 손으로 스윽 훑어내리자마자 비명이 터져나왔다.

        

        뭐어, 그럴 수밖에. 꼬리는 상당히 예민한 기관이고, 감각 피드백도 그 정도 감도로 설정해놨으니 만지게 되면 꽤 간지럽거나, 혹은 무언가 간질간질하거나, 묘한 감각이 들 터였다.

        

        그렇게 셋째가 카토와 신나게 투닥거리는 사이, 진은 빈 이젤 앞에 스리슬쩍 앉았다. 나는 그쪽으로 다가갔고, 짤막히 대화가 이어졌다.

        

        

        

       “뭘 하면 됩니까?”

        

       “뭐든 해보세요. 글이든 그림이든.”

        

       “그렇다면 최근에 다운로드받은 그림을 한 번 그려보겠습니다.”

        

        

        

        청록색 눈을 깜빡거리던 진이 잠시 고심하더니, 이어 꼬리를 들어 정교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니, 저게 도대체 뭐예요?”

        

       “아하, 저건 치트예요.”

        

        

        

       -이건 또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카막내들은 좀 살살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무슨 사진이냐???

       -남들 다 그림그리고 있는데 복사기가 끼면 어떡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쉑 애들 의욕 짓밟을라고 일부러 부른듯 ㅋㅋ

        

        

        

        그 말대로, 흡사 사진인지 뭔지조차 구별 못할 비내리는 뉴욕의 전경이 이젤 안에 담겨있었다.

        

        니들 다 해먹어라.

        

        

        

        

        

        

        

        

        

        

        

        

        

        

        

        

        

        

        

        

        

        

        

       “…선생님. 혹시 이게 제가 성전환당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까지 전부 몸을 바꿔버리려는 장대한 계획의 첫 단추는 아니죠?”

        

       “오기 전에 뭐 잘못 먹기라도 했나요?”

        

       “아아니이, 그런 말이 아니라…아야아아!”

        

        

        

       -비얌쉑 바로 들켜버렸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알았으니까 빨리 나부터 해줘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들키뿟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ㅈㄴ뜬금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근데 진자루 한 10년 더지나면 TS된애들 지금보다도 더 늘어나는거 아니냐?

       -TS가 아니라 종족 격상이지 이건 ㅋㅋ

        

        

        

        깡!

        

        시원한 소리와 함께 아이리스의 흰 볼따구가 치즈처럼 늘어졌다.

        

        이미 발현자의 날인지 뭔지 하면서 트리위키에도 오만가지 항목이 새로 개설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전말에 대해서 대충이나마 파악하고 있는 나로서는…음, 상당히 떨떠름할 수밖에 없단 말이지.

        

        오히려 나로서는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거기 제일 크게 휘말린 사람이 이런 말을 하고 있네. 진짜 미치겠구만.

        

        …그래도 뭐어, 좋게좋게 생각하자. 오히려 아직도 적응 못하고 있었으면 이런 농담도 안 던졌겠지.

        

        이런 말이 나온 김에 한두 마디 정도 나눠보도록 하자.

        

        

        

       “그래서, 우리 편집자님은 요즘 좀 지낼 만한가요?”

        

       “…오히려 무서워질 지경이에요. 성전환된 이후로 갑자기 인생이 이상할 정도로 잘 풀린다고 해야만 할지, 거기에 통장….”

        

       “자, 거기까지. 듣는 귀가 많아요.”

        

        

        

       -기만자주거!!!!!!!!!!!!!!!

       -리빙포인트)아이리스는 입만 톡 건드려도 같은 무게의 금보다 10배 이상 비싼 액체가 줄줄 나온다

       -비얌쉑 급하게 끊는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꼬리로 그림 잘그려서 1등 보상 받으면 TS시켜주냐?

       -팩트)여기서 채팅치는 트수쉑들보단 카토같은애들이 먼저 저렇게 되는 게 빠르다

        

        

        

        스트리머들이 방송에서 돈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닥 결과가 좋지 않게 된단 말이지.

        

        아무튼 다들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나와 아이리스만이 뒤쪽으로 빠져서 자잘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예전부터 말했지만 하모니랑 다이스는…얘네는 한참 전에 졸업장 받았잖아, 이미.

        

        그런 주제에 스스로 비얌대학 대학원생을 자처한 것은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꼬리까지 달아가면서 내 밑에 남고 싶다는데 어쩌겠어. 1등석에서 관람하다 피폭당한 편집자님과는 경우가 다르다.

        

        그것과는 별개로, 아이리스는 현실에서도 친구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멘탈이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넌지시 암시하는 것에 가까웠다.

        

        

        

       “…내일 즈음에 실친이랑 군대 선후임들 온다는데, 갑자기 모르는 사람들이 방송에 잡힐지도 몰라요.”

        

       “방송에 잡힐지도 모르겠긴 하네요. 뭐어, 그 부분은 그 분들의 역량이나 운에 달린 거니…편집자님 선에서 해결 가능한 일이라면 알아서 해결해보시길.”

        

       “네. 갑자기 방송에 시뻘건 조교모자 쓴 여자아바타 뭉태기로 나와도 그닥 신경쓰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요즘 조교모자는 전부 검은 색 아닌가요?”

        

       “낸들 아니래요.”

        

        

        

       -빨간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군복까지 입고오면 봐주면 될듯

       -그러고보니 아이리스는 예비군훈련 어떡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예비군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간모자는 어디서 갖고왔냐 ㅋㅋㅋㅋㅋㅋㅋ

        

        

        

        …참 쓸데없이 지극정성이다.

        

        아무튼 아까도 말했듯이, 그 친구들은 아이리스 선에서 해결할 문제고, 방송에 잡히면 잡히는 거며, 아니면 아닌 거다.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기도 하고….

        

        사실 지금 중요한 것은 내일부터 테일 파크와 동시에 동일한 업데이트 과정을 거치게 될 D동 모의교전실이다. 큰 업그레이드는 아니고, 여기처럼 원한다면 아바타를 덧씌울 수 있는 기능 추가 정도였다.

        

        그리 생각하며 나는 접혀있는 태블릿을 펼쳐 시설 내부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다양한 어트랙션이나 음식점, 공연장, 상영관 등등…당장 가동이 내일이었으니까.

        

        

        그러던 와중, 우리 편집자님이 슬그머니 덧붙였다.

        

        

        

       “근데 선생님. 오늘 한 분은 안 오셨네요.”

        

       “누구 말인가요?”

        

       “올리비아 누나…아, 언니라고 불러야 하나, 이거.”

        

       “편한 대로 불러요. 아무튼 뭐어…별다른 말 없었으니까, 굳이 오늘 하루 일찍 오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주의가 아닐까요.”

        

       “그럴지도….”

        

        

        

       -누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

       -맞다 얘 한두달 전만 해도 비얌 편집자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빙포인트)이사람이 과거에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를 확인하고 싶으면 집들이영상을보면된다

       -크아악 빨간약치웟!!!!!

       -빨간약(사라짐)

        

        

        

        하긴, 아직까지는 호칭이 헷갈릴 때지.

        

        옛날에 미국에 떨어졌을 때는 호칭이고 뭐고 통째로 외워버렸으니까 그닥 상관은 없었는데, 또 한국어로 말하면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언니라는 호칭 하니 느닷없이 불똥 튀어버린 로건은 지금쯤 뭘 하고 있으려나 싶다. 말만 들으면 아주 나랑 상어를 갈아마시려고 하는 것 같든데….

        

        

        그 사람도 나중에 휴가 받으면 오려나.

        

        어차피 엑스포 끝나도 인천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인천시가 돈다발을 들고 우리한테 찾아와서 D동 모의교전실이랑 테마파크 오래오래 놔둬달라고 할 테니 그 부분은 신경쓰지 말자.

        

        당장 한 달 후면 휴머노이드 사업 관련차 미국으로 날아가야만 하니까…오히려 그때 만날 가능성이 없잖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잠시 정적이 우리를 덮친 찰나,

        

        

        

       -[경고 : 미확인 인영 감지.]

        

       -[경고 : 인적 확인 실패 // 추적 불가능 // 논리 회로 연산 중.]

        

       -[경고 : 미확인 인영이 ‘테일 파크’ 내부로 돌입하였음을 알림.]

        

        

        

       ───탓!

        

        

        

       “…엣, 앗, 엣.”

        

       “드론 감시를 좀 더 빡빡하게 짜야겠어, 막내.”

        

       “…좀 평범하게 들어와요, 제-발.”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눈한번감았다뜨니뭐가나타나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니까 발현자들이 전략무기취급이지 ㅋㅋㅋㅋ

       -그…전략무기는 비얌련이랑 지인들만 그런 것 같은데요….

        

        

        

        환장하겠네, 증말.

        

        이 사람도 제정신 아니야.

        

        

        

        

        

        

        

        

        

       “…그래서, 이번엔 언제 나가면 되려나….”

        

        

        

        한편, 그로부터 대략 백수십 미터 떨어진 곳.

        

        은빛의 기체 한 대가 녹색의 눈을 번뜩이며 중앙광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가이아이즈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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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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