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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5

       

        

        

        

        

        

        

        

        

        

       “아, 맞다. 이번에 가이아 외형 얼추 밝혀진 거 알아요? 유진 씨가 2주 전부터 줄기차게 뿌렸던 그거 있잖아요. 결국 사람들이 거기서 이런저런 치장 파츠 얻어냈더라고요.”

        

       “그래요? 최근에 인터넷을 안 봐서 그런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나 밝혀졌나 짐작만 적당히 했었는데…흐음, 생각보다 구체적이네요. 꽤 많이 드러났어요.”

        

       “유진 씨는 이미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죠?”

        

       “당연한 말을. 모티브가 저니까요.”

        

        

        

       -아 그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뿔 치장파츠 획득한애는 로또1등급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엑스포 여태까지 5번갔는데 한번도 못잡았음 ㅆㅂ진짜이건아니지!!!!!!!!!!!

       -님은안대요 ㅎ

       -아니근데 생각보다 기존에 있던 메카막내들이랑은 이질적으로 생겼더라 ㅋㅋ

        

        

        

        오후 5시.

        

        넓다면 넓은 테마파크였지만, 컨텐츠 소모 속도 자체를 정교하게 조절했기에 5시간 정도라면 얼추 다 보고 나올 수 있었기에, 관광이 거의 마무리될 즈음 한 번은 나올 것 같았던 안건이 결국 등장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언제언제 치장 파츠를 넣을지를 조정하는 권한은 없었고, 그 부분은 철저히 랜덤 알고리즘에 맡겨버렸기 때문에, 현재 어디까지 가이아의 외형이 밝혀졌는지는 몰랐지만….

        

        가이아 외형이라는 키워드로 구글링을 넣자마자 1초도 지나지 않아 현재까지 다섯째의 외형이 얼마나 많이 밝혀졌는지를 즉각 알 수 있었다.

        

        어디 보자.

        

        

        

       “어때요? 유진 씨가 알고 있는 거랑 많이 차이나요?”

        

       “…그런 초보적인 유도심문에는 걸려들지 않아요. 그래도 간단하게 말해주자면, 그래도 어느 정도 전체적인 형태를 예상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밝혀졌네요.”

        

       “아직 꼬리 파츠 얻어간 사람도 아무도 없다구요. 이제 고작 상체만 밝혀졌으니까….”

        

       “틀린 말은 아니네요.”

        

        

        

        그 말대로.

        

        4주 동안 진행되는 엑스포에 있어, 나는 해당 기간을 둘로 분리하여 앞의 2주를 전반, 그리고 뒤의 2주를 후반으로 분리했고, 핵심 파츠인 뿔과 꼬리 파츠를 각각 전반과 후반에 집어넣었다.

        

        내가 설정해놓은 건 그 정도. 정확히 언제 어떻게 넣을지는 아까 말했듯 랜덤 알고리즘에 전적으로 맡기는 편이었…지만.

        

        이 쓸데없이 눈치만 빠른 친구들은 그 이면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지금도 엑스포에서는 가이아 잡으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있을 텐데, 여기는 뭐 없어요?”

        

       “….”

        

       “엥, 뭐야. 왜 조용해요. 설마 진짜로 뭔가…뭔가 꾸미고 있어요!?”

        

       “그럼 그렇지, 난 유진 쌤만 믿고 있었어. 그래서 이제부터 뭘 하면 되나요? 주변 돌아다니면 되나요?”

        

       “…이리 말하긴 좀 그렇지만, 이제 슬슬 여러분들을 어설프게 속여먹으려고 하면 안 되겠어요.”

        

        

        

       -너가 직접키운 애들이다 악으로깡으로버텨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인이 새끼비얌들 물심양면으로 개조했으면서 이제와서 ㅋㅋ

       -아니근데 한번쯤 있을 것 같긴 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뭔가 눈치챈 아쎄이들! 곧 로렌티나의 상어봉고가 도착해 너희들의 집문을 두드릴 것이다! 희망을 버려라!

       -자진입대용 낚시였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대로.

        

        내가 너무 열심히 키워놓은 탓에 진짜 쥐똥만한 단서만 주어져도 금세금세 알아차린단 말이지. 이럴 때마다 뿌듯함과 동시에 소름이 든다고 해야 하나.

        

        그 와중 로렌티나와 올리비아가 동시에 나를 쳐다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두 명도 내가 성장할 때마다 이런 기분을 느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내가 한두 마디만 더 덧붙이게 된다면 즉각 사방으로 튀어나가 가이아의 잔재를 찾을 것만 같은 이들의 말대로, 오늘은 실제로 준비한 것이 있었다.

        

        더 이상은 숨기는 의미도 없을 테니, 나는 입을 열어 덧붙였다.

        

        

        

       “대충 눈치챘겠지만, 네. 있습니다. 테일 파크에서도 앞으로 비슷한 것을 열게 될 예정이에요. 엑스포와 테마파크에서 둘 다 열리는 셈이지만…오늘은 여러분들을 위해서 더욱 특별한 걸 준비했지요.”

        

       “엣, 와. 진짜였어? 아싸.”

        

       “오늘은 진짜 무조건 잡는다. 가이아 꼬리는 진짜 내가 먹는다….”

        

       “기대하는 분들이 많으니 빠르게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저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그리고 나는 아주 살짝, 정말 아주 살짝 눈동자를 돌렸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삑삑대기 시작했다 – 로렌티나와 올리비아, 그리고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의 웨어러블 테일, 그리고 휴대폰에서도 경보가 터져나오고 있었다.

        

        어느샌가 내 입은 비릿하게 찢어져있었고, 나는 웃으면서 덧붙일 뿐이었다.

        

        

        

       “오늘은 여러분들이 도망쳐야만 할 거예요.”

        

       “아니, 네? 잠깐만요!?”

        

       “우왁, 저 달리기 못 해요!”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저 친구가 이해해줄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니 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속을걸알고 이중으로 함정을 파놓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뛰는 응애 위에 비얌이 날아다닌다고www

       -와 비얌쉑 저 뒤에있는 가이아 보고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돔 황 챠 ! ! ! !

        

        

        

        홱!

        

        그와 동시에 몇 명을 제외한 전원의 고개가 돌아가고, 그 끝 – 분수대 뒷편에서부터 녹색 눈동자, 그리고 은빛으로 빛나는 신체와, 흐릿하게 일그러져 뜯어진 듯한 실루엣이 느긋하게 일렁였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습은 흡사…먹잇감을 정조준한 호랑이와도 같았다.

        

        당연하겠지만 그거랑 딱히 틀린 건 없었다.

        

        

        

       “이건 예상 못했겠죠?”

        

       “<…네가 그 말 하기 전에 이미 싸그리 도망갔잖아, 임마.>”

        

       “그렇죠. 아하하, 간만에 막내가 뉴 막내들의 기강을 잡으니 실로 상쾌하군요.”

        

        

        

       -미친놈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비얌도 로렌티나에 만만찮은 광인인 것 같음

       -팩트)다

       -로건이랑 올리비아만 맨날 두명때문에 위장약 준내먹었을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 미친놈들은 어떻게 해서 모이게 되었는가….

        

        

        

        카카캉!

        

        그와 동시에 마치 기관총 소음같은 무언가가 울려퍼졌다. 가이아가 지면을 박차는 소리였다. 바닥에 깔아놓았던 것이 돌이 아니라 특수 내구재가 아니었으면 진즉 깨지고 난리가 났을 터였다.

        

        아무튼,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오늘의 가이아는 ‘진짜’였다. 외형을 적당히 변조하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드론캠의 블러를 조금 더 켜는 것만으로도 방송에 내보내기엔 문제가 없게 된다.

        

        오늘 잡는 순서는…하모니와 다이스, 그리고 호떡과 아이리스가 1순위. 카토와 리밋 정도가 2순위고 3기생 친구들이 맨 마지막이다. 쉬운 친구들부터 잡으면 재미가 없잖아.

        

        물론 직접 입으로 뱉지는 않았다. 말했으면 안 그래도 위태로운 내 이미지가…음, 여기까지.

        

        

        그 와중 몸이 꽤 근질거리는 듯한 지인들에게 덧붙였다.

        

        

        

       “두 분이 나가면 가이아를 통째로 잡아올 것 같으니까 안 돼요.”

        

       “어라, 드론으로 만든 홀로그램이 아닌 건가요?”

        

       “여러분이랑 시청자 분들에게만 빠르게 말씀드리는 겁니다만…가이아는 사실 지난 번 마브처럼 진즉 롤아웃이 끝난 상태거든요. 아마 근시일 안에 볼 수 있게 될 겁니다.”

        

        

        

       -헉

       -가 이 아 떴 냐 ! ! ! ! ? ? ?

       -이궈궈던ㅋㅋㅋㅋㅋ이궈궈던ㅋㅋㅋㅋㅋ이궈궈던ㅋㅋㅋㅋㅋ이궈궈던ㅋㅋㅋㅋㅋ이궈궈던ㅋㅋㅋㅋㅋ이궈궈던ㅋㅋㅋㅋㅋ

       -그저…’밑준비에 진심인 비얌….

       -얘네 진짜 알고보면 막 7호기까지 이미 생산할계획 다 짜놓은거 아니냐?

        

        

        

        …7호기라. 제발 그렇게까지 안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더 이상 우리끼리만 떠드는 걸 보여줄 필요는 없겠지. 나는 드론캠의 고도를 최대로 올렸고, 캠은 적잖아 40m 이상 위로 올라간 다음 가이아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주변 곳곳에서 끼야아악-하는 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을 뒤로 한 채, 나는 두 명에게 말했다.

        

        

        

       “출출하네요. 여기 근처 간식 순회라도 할래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로군요. 즐거이 가도록 하죠.”

        

       “나도 방금 꽤 뛰어다녔더니 배고프네. 어디 한 번 막내가 얼마만큼 준비했는지 볼까.”

        

        

        

        그렇게 우리는 간식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잡았다.”

        

        

         

        콰직!

        

        그로부터 얼마 후, 유진의 명령에 의해 오늘 테마파크에 발을 들인 이들을 전원 한 번씩 터치함으로서 ‘포획’에 성공한 가이아는, 엄청난 각력으로 뛰어올라 벽을 밀어찬 후 드론캠을 캐치했다.

        

        드론캠의 화면으로 선명하게 보이는 용을 닮은 듯한 메카 유진-막내가 입을 열었다.

        

        

        

       “나중에 만나자고.”

        

        

        

        핏!

        

        방송이 꺼졌다.

        

        

        

        

        

        

        

        

        

        

        

        

          

        

        

        

        

        

        

        

        

       “으에에….”

        

       “어으, 어제의 여파가 아직도 안 가시네. 진짜 너무 무서웠어요.”

        

       “…저는 그것보다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몰릴 줄 몰랐는데 말이죠.”

        

       “유일하게 멀쩡한 게 아이리스로군요. 이런 아이러니가 있나.”

        

        

        

       -니가 애들 ㅈㄴ갈궜잖아 무친련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 보면 얘도 준내 양심없어 ㅋㅋ

       -와 사람 진짜 개많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딜 둘러봐도 꼬리밖에 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은…비얌의 손에 지배당하고 있다….

        

        

        

        왼쪽을 둘러보아도 꼬리가 넘쳐난다.

        

        오른쪽을 둘러보아도 꼬리가 넘쳐난다.

        

        그 색깔도 가지각색이다. 아니, 이제는 꼬리의 색깔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요컨대 자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꼬리 색깔과 무늬를 각기 다르게 디자인하여, 수만 개 이상의 변주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이 최소 수천. 시선이 닿는 끝부터 끝까지가 전부 꼬리로 가득했다 –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드디어 테마파크가 열린 것이었다.

        

        

        

       “…어딜 둘러봐도 남자가 한 명도 없는 것 같아요, 유진 쌤.”

        

       “지금 성비가 대략 96 : 4 정도라고 하네요. 물론 96이 여자고, 4가 남자랍니다. 남자 중에서 대략 1% 정도만이 아바타 덧씌우기 없이 이곳에 방문했다네요.”

        

       “두렵다, 증말.”

        

        

        

       -극단적인 여성편중현상wwww

       -아니 이게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저기 있는 사람들 전부가 TS를 원하는 사람이란 소리죠??

       -인원수제한때문에 못들어오고 있는 사람들도 감안하면 저거의 열배는 되는 사람들이 비얌꼬리 기다리고 있을 듯ㅋㅋ

       -저 사람들 전부 싸그리 비얌으로 만들면 세상이 좀더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뭐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보니까 굉장히…마음이 안심된다. 하모니랑 다이스, 아이리스는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뭔가 내가 있어야만 하는 곳에 들어온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반대로 생각해보면 내가 그만큼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소리겠지만….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내뱉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을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겠죠.”

        

       “…이걸 도대체 누가 예상해요?”

        

       “유진 쌤 혼자서 VR 견인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 판인데요, 뭐어. 이카루스 매출도 이따시만큼 뛰었잖아요? 다 뱀꼬리 때문이에요.”

        

       “…거기서 끝나면 그래도 괜찮았을텐데, 도대체 뭐 때문에 여러분들한테까지 그런 게 달렸을까요.”

        

       “악! 뺏어가면 안 돼요!”

        

       “아무 말도 안 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리 절대못잃어www

       -비얌은 신이고 무적이다ㅏㅏㅏㅏ

       -그저 크싸레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들 그거 비얌 없었으면 있지도 않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얻은 꼬리랍시고 아주 애지중지하는구만, 으이구.

        

        아무튼 아까 말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죄다 뱀꼬리가 달리게 되자 나라는 존재에 대한 희소성이…점차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이는 내가 조금 더 부담없이 돌아다녀도 된단 소리였다.

        

        물론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었다. 남들에게 꼬리가 달렸다고 해서 바로 특별해지는 것은 또 아니었고, 나와 새끼 비얌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인파에 한참을 떠밀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일행은 어느덧 어제 한창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중앙광장…그러니까 이젤이 한무더기 있는 바로 그곳을 향했다.

        

        중앙에 세워져있는 거대한 세계수 비스무리한 건축물, 그리고 건축물 곳곳에 달려있는 스크린들까지. 거기에 금색으로 빛나는 홀로그램 나뭇잎들까지 주변을 날아다닌다.

        

        어제는 보여주지 않았던 광경. 흡사 천국의 한복판에 서있는 듯한 찬란하고 장엄한 모습…이었지만.

        

        

        

       “으아, 으익…아으, 이거 왜 안 돼!”

        

       “야, 니는 무슨 그림을 그리랬더니 똥을 싸고 있냐. 나와봐. 내가 보여줄게.”

        

       “백날 해봐라, 이게 니가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줄 알…우왁, 야! 유진 떴어!”

        

       “아니, 뭐?”

        

       “계속 앉아서 그리세요. 구경하고 있을 테니까요.”

        

        

        

       -니가 그렇게 말하면 앉아있는 애들이 잘 그리겠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심사하러온www

       -즉 시 부 담 1 0 0 배 ! ! ! !

       -미쳤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심이란게 없어요 이사람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식간에 광장이 소란스러워진다.

        

        내가 옆에 슬그머니 서자, 그림을 그리고 있던 친구들의 안 그래도 뻣뻣했던 움직임이 더더욱 뻣뻣해진다. 어쩔 수 없지. 여기서는 나름의 꿀팁을 전수해주도록 할까.

        

        손가락으로 이젤의 압력판 위에 점을 콕콕 찍은 다음, 점과 점을 잇는 선을 그리는 것부터 시키는 것이다. 기초적인 연습이라기보단 그림을 어떻게든 완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들 여전히 낑낑대고 있길래, 나는 나름의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 웨어러블 테일을 콱 움켜잡았다. 촉각 장갑을 끼고 있었기에 진짜 꼬리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분홍색 하트 무늬가 그려진 비얌꼬리가 마구 파닥거렸다.

        

        

        

       “끼야아악-!”

        

       “안 그런 곳이 있겠나 싶지만, 꼬리는 기본적으로 근육 덩어리랍니다. 너무 힘을 주고 그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쥐가 나게 되지요. 자신의 몸에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상기해보시길.”

        

       “그, 그으…이거 느낌이 이상해에….”

        

       “…저러다가 원래 몸으로 돌아가면 금단증상 오는 거 아닌가요?”

        

       “그럴 리가요.”

        

        

        

       -강제암컷타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의 꼬리를 맘대로 주무르면 어떡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성희롱이야 무친련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희롱…맞나?

       -그냥 어지럽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단증상 같은 것도 있으려나.

        

        뭐어, 나는 몸이 변한 이후로 꼬리가 없었던 적이 없으니까…잘 몰?루?

        

        그렇게 나는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대략 35명 가량을 비슷한 느낌으로 가르쳤고, 다들 아주 만족스러워하며 물러갔다. 얼마나 만족했는지 아바타 얼굴까지 새빨갰다.

        

        알찼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마 이 글을 보고 계실 즈음이라면 저는 수술을 끝내고 퇴원해서 집에 왔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곧 완결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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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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