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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7

       

        

        

        

        

       -이예이, 잘 보고 있나요? 다들? 지금부터 여기 있는 카토를 여차저차 해버릴 거예요.

        

       -얘들아, 나 잡혀버렸어어…지금부터 비얌의 노예가 될 예정이야….

        

        

        

       “…뭐냐, 이거?”

        

       “나만 지금 상황 못 따라가고 있는 거 아니지?”

        

       “정신나갈 것 같네.”

        

        

        

       -????????????

       -아니 무슨 NTR만화 도입부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은 이걸 왜 받아주고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토야?????미쳤어??????

       -서로 부정해도 둘이 참 쓸데없이 죽이 잘 맞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엑스포의 3주차가 막 시작된 월요일, 오후의 언젠가.

        

        언제 새로 개관한 테마파크를 가봐야만 할까-라는 느낌으로 계획을 조율하고 있던 호떡 일행을 어쩐지 익숙한 두 명의 인원의 티키타카가 맞이했다. 저것을 티키타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지만.

        

        느닷없이 눈 앞에 떠오른 그것을 본 사람들의 머릿속 퓨즈가 말 그대로 틱하고 나가버린 것은 당연했다. 과도한 정보량과 정면에서 수용할 수 없는 광경이 합쳐지자 두뇌에 정전이 나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폭탄을 떨어뜨린 유진은 1도 신경쓰지 않고는 말을 이어갔다.

        

        

        

       -뭐어, 물론 농담입니다. 별 건 아니고, 어쩌다보니 테마파크에서 카토를 만나게 됐거든요. 여러분들에게는 별도로 고지 안 하고 개인적으로 온 것 같은데, 그래서 이렇게 포획했습니다.

        

       “…결론이 굉장히 숭한데요?”

        

       -하하, 여러분들이랑 논할 이야기가 있어서 말이지요. 별 건 아니고, 이렇게 화상전화를 걸기 전에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언제쯤 찾아가야할지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는 듯하네요.

        

        

        

       -하긴 방송켜고 떠들었지 ㅋㅋ

       -즉 시 누 출 w w w

       -리빙포인트)비얌 별명 중 하나는 빅시스터이다

       -아니 그래서 카토는 왜 지혼자 갔다가 윾진한테 잡혔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갈!!!! 카토의 은밀한 취향을 자꾸 파헤치려하지마라!!!!

       -포획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의 눈길이 은근슬쩍 화면 너머 유진에게 붙잡혀있는 카토를 향했다.

        

        몸에는 유진이 뱀꼬리가 칭칭 감겨있었지만, 그런 주제에 어떻게 했는지 그 위에 자기 꼬리를 겹치고 있는 카토는…딱히 싫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입으로 언급하는 순간 참사일 것이다.

        

        딱히 있다고 하기도 뭐한 카토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이들은 필사적으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며 힘겹게 덧붙였다.

        

        

        

       “…에, 그래서 지금 일정 논의하고 있었죠. 보다시피.”

        

       -이야기가 빠르군요. 그러면 저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도와줘야겠죠. 이걸 보고 여러분들이 가능한 날짜에 동그라미를 치면 되겠어요. 짧게 끝내자고요.

        

       “동그라미…?”

        

        

        

        그리고 그 순간, 눈 앞에 화면 하나가 떠오른다.

        

        3주차 목요일부터 엑스포가 완전히 종료되는 날까지,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이어져있는 여러 개의 날짜들. 어떤 것은 녹색이었고, 어떤 것은 적색이었다.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모여있던 호떡 일행은 그것이 유진이 낼 수 있는 시간과 불가능한 날을 알려주고 있음을 직감했고, 세 명의 시선은 3주를 넘어 4주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즈음에서 일단은 확인해봐야만 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러면 카토는요? 야, 너는 아무때나 가도 괜찮아?”

        

       -나는 뭐어…언제 가도 괜찮아.

        

       “야, 쟤한테 물어보지 마. 이미 초점이 맛이 갔어.”

        

       -아니거든…우왁, 선생님! 꼬리로 쪼이면 안 돼엣-!

        

       “….”

        

        

        

       -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뭘 즐기고 조이는 거죠???빨리급함진짜로

       -주어도 말했는데 뭘 잘못들은척이야 시1팔럼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토 이새1기는 진짜로 비얌 옆에서 앞으로 절대 못떨어지겠다 ㅋㅋ

       -카토<<<<얜 그냥 비얌 애착인형임 ㅋㅋㅋㅋㅋㅋ

        

        

        

        더 이상…방송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미지가 산산조각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P 프로게이머 제의도 여러 번 받고, 실력자 이야기도 여러 번 받은 그였을텐데, 이제는 말 그대로 완전히 타락…타락이라 해도 좋으려나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모두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차라리 혼란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이들은 일제히 시선을 교환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간 카토가 진또배기 암컷이 될지도 몰랐기에.

        

        물론 당사자가 들으면 피를 토하고 경기할 정도의 발언이었다.

        

        

        스크린 위에 손가락을 올린다. 너나할 것 없이 4주차를 짚었다.

        

        아바타의 손가락에 닿은 날짜가 반짝거리며 빛났다. 그 끝에서 일괄적으로 선택된 것은 4주차의 월요일이었다. 이렇게 간단하게 정해져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유진은 그제야 웃으며 덧붙였다.

        

        

        

       -여러분들이 생각보다도 잘 찾아오지 않는 것 같아서 말이죠.

        

       “헉.”

        

       “그, 에, 엑스포는 끝나도 메인 시설들은 남아있다고 하니까, 조금 인기 떨어지면 가보려고 했죠. 게다가 유진 선생님 덕분에 다른 분들보다 한 발 앞서서 경험도 해봤고.”

        

       -흐으으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즉시변명컷!!!!!!

       -아니 뭐 바빠서 못간거도 있긴 한데 일단 니들잘못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3기생애들은 짬내서 여러번 몰래 다녀왔다고 썰풀었다

       -니네는 뭐하냐고~~~~~~

        

        

        

        물론 어림도 없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카토가 뒤집어쓰게 되었다. 마치 별도의 생물처럼 움직이는 유진의 꼬리가 이전보다도 더욱 그를 칭칭 동여매더니, 끄트머리로 그의 볼따구를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어쩌면 다음 주에 자신들이 찾아가기 전까지 카토를 테마파크에서 풀어주지 않는 게 아닐까. 이들의 머릿속에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그저 한 마디 덧붙일 뿐이었다.

        

        

        

       -요즈음 민아랑 예린이가 대회 랭크 때문에 바빠서 그런지 조금 여유가 났네요. 아무튼 4주차 월요일로 결정이 났으니, 여러분들도 그 즈음 오면 될 것 같습니다. 그때 보자고요.

        

       “네엥.”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테마파크가 새로 개관했잖아요. 혹시 테마파크에서도 가이아 추격전 있나요?”

        

       -아, 그거 말이죠….

        

        

        

        잠깐의 정적.

        

        그녀가 덧붙였다.

        

        

        

       -이번에는 아바타 핵심 파츠를 두 개 풀 예정입니다. 엑스포에서 하나, 테마파크에서 하나. 상체에서 가장 중요한 게 뿔이랑 머리카락 정도였지만, 하체는 정해져있지요. 꼬리 말이에요.

        

       “오.”

        

       -이번 엑스포, 그리고 테마파크를 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 있었어요. 여러분들은 생각보다도 꼬리에 미친 사람들이란 걸…앞으로도 계속해서 모두의 꿈과 희망이 충족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은 그냥 서비스 멘트죠?”

        

       -당연하죠. 이 변태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 식 매 도 키 타 w w w w w w

       -와 방금 구라안치고 진짜 섰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1랄들을 해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들은 생각보다도 꼬리에 미친 사람이란 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유진의 말 사이에서 들리는 듯한 한숨을 뒤로 한 채, 모두는 엑스포 공지사항보다도 훨씬 파급력이 거대하고 빠른 두 번째 공지를 들을 수 있었다.

        

        두 개의 가이아-꼬리가 풀린다.

        

        이카루스의 엑스포 개관 비용이 2주차에서 진즉 흑자로 돌아섰다가 테마파크 개관으로 인해 다시 약간의 적자를 보았지만, 그것이 요 며칠 사이에 다시금 메꿔진 것은 누구나가 아는 사항.

        

        도대체 이 사람은 얼마나 거대한 이득을 보게 될 것인가, 문득 호떡 일행의 머릿속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은빛으로 반짝이는 용의 꼬리가 그러한 상상을 덮기까지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럼 가보도록 하죠. 카토는 잘 쓰고 돌려주겠습니다.

        

       -우왓, 저를 어디로 끌고 가시는, 끼야아아악-!

        

       “….”

        

       “우리 집 근처에 육개장 기막히게 하는 음식점 있는데, 오늘 저녁은 육개장 먹어야겠다.”

        

       “나도 알려줘.”

        

        

        

       -육개장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토 산채로 관짝에 묻히는 소리하네 ㅋㅋㅋㅋ

       -리빙포인트)뱀은 교미를 몇주동안….

       -이새1기들 아주그냥 단체로 정신이 나가버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토야….

        

        

        

        시작과 끝이 이해 못할 일들로 가득했다.

        

        이들에게 있어, 여전히 세상은 미지로 가득차있었다.

        

        여름이었다.

        

        

        

        

        

        

        

        

        

        

        

        

        

        

        

        

        

        

        

       “…슬슬 꽤 그리는 사람도 나오네요.”

        

       “진짜로 능숙해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새끼 비얌들보다는 훨씬 낫죠. 출발선 자체가 다르거든요. 웨어러블 테일 자체에 어느 정도 행동 보정이 달려있어서….”

        

       “그래도 유진 씨처럼 앉은 자리에서 필기체로 문장 쓰는 사람은 없네요.”

        

       “그건 몇 년은 연습해야만 할 걸요.”

        

        

        

        엑스포 4주차, 월요일.

        

        어느덧 8월 말로 향하고 있는 달력과 LED 시계였지만, 여전히 하늘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햇빛은 자비없이 송도를 강타했다. 다행스럽게도 테마파크 내부는 그닥 연관이 없는 이야기였지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투명한 분단벽 사이로 몰아치는 서늘한 공기, 그리고 그 사이에 섞여있는 은은한 자연의 향기. 당연하게도 사방에 설치되어있는 에어컨 등으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다.

        

        지하에 설치되어있는 핵융합로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갈 것이 자명한 전기세를 1도 감당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은 아무도 몰랐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어느덧 1주밖에 남지 않은 테마파크의 중앙광장에서, 유진과 호떡 일행은 드디어 다시금 재회하게 되었다. 그 모습이 지난 번에 방문했을 때와 동일한 것은 당연했다.

        

        당연하게도, 이 자리를 여는 데 1등공신 역할을 한 카토그래퍼는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닥 좋은 방향의 환호라고는 말한 적 없었지만 말이다.

        

        

        

       “아무 말도 안 하고 혼자서 테마파크를 즐기러 가다니, 언어도단! 심판해라!”

        

       “이제부터 카토를 화형에 처하겠다. 남길 말은 있는가?”

        

       “아니, 혼자 간 게 뭐 어때서어! 우와아악-!”

        

        

        

        하지만 카토가 생각한 것처럼, 발 밑에서 불길이 피어오르는 퍼포먼스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불길 모양 홀로그램이 퍼지지 않자 그가 눈을 뜨고 당황하기 시작했지만, 그 대신 앞으로 나선 것은 호떡이었다 – 그리고 그는 손을 펴 한자를 보여주었다. 당연하겠지만 火가 아니었다.

        

        撶. 그을 획, 혹은 붙잡아 맬 화라는 잘 쓰이지도 않을 한자였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명약관화했다 – 카토가 호떡에게 카이로프랙틱이라는 명목으로 새우꺾기를 당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보이스체인저를 통과하며 여성스러워진 비명이 중앙광장을 가득하게 울렸다.

        

        

        

       “…끄에엑….”

        

       “하나도 안 아프게 했으니 일어나, 임마. 먼지 털어줄게.”

        

       “여기 바닥에 먼지 하나도 없거든…그리고 나도 유진 씨한테 잡혔단 말야! 가서 포획당했다고!”

        

       “NTR당했잖아.”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당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그 즈음이 되어서야 카토는 드디어 입을 닫게 되었다.

        

        소강 상태가 되어버린 분위기를 뒤로 한 채, 반응을 살피던 유진이 손목의 시계를 한 번 확인하더니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모일 분들은 다 모인 것 같군요. 오늘 착용하고 온 장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없겠지요?”

        

       “네. 그러고 보니, 4주차 되면서 뭔가…촉각 슈트에 엑소스켈레톤 비스무리한 것까지 달려있든데요. 완전 놀랐어요. 지난 주에는 이런 거 없지 않았나요?”

        

       “반대로 말하자면, 새로 추가한 거죠. 엑스포랑은 별개로 이곳은 고작 2주 열고 문을 닫을 공간은 아니기도 하고…아무튼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 제한적으로나마 발현자의 신체 능력을 체감해보고 싶은 사람이 존재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도 있었다.

        

        

        

       “생각보다 촉각 슈트가 체력을 많이 뺏어먹는다는 피드백이 꽤 있었지요. 다행히 디즈니월드 및 디즈니랜드에서도 잘 쓰고 있는 원격조종 휴머노이드 기술을 조금 응용하는 걸로 해결을 봤어요.”

        

       “호떡은…넌 안 입었지?”

        

       “이 몸은 그런 게 없어도 강하다.”

        

       “유진 쌤 앞에서 그런 말을 하네. 장하다, 장해.”

        

        

        

        그 순간 호떡은 유진의 눈치를 살살 보았지만, 그녀는 큭큭 웃을 뿐이었다.

        

        그것이 ‘문제없다’는 의사라는 것을 확인한 호떡은 거리낌없이 스스로를 자랑했다. 현실에서는 금방이라도 바디프로필을 찍을 수 있을 근육빵빵 인간흉기였으나, 이곳에선 그저 장발 백호 누나였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들은 슬슬 비얌의 의사를 살피기 시작했다. 장비에 문제가 있는지의 여부까지 파악한 이상 곧 교전 컨텐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얼마나 지났을까, 유진의 입이 열리-지는 않았다.

        

        그 대신,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중앙광장의 지반 곳곳이 느닷없이 열리더니,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는 장애물 몇 개가 설치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모두가 당황하는 사이, 유진이 덧붙였다.

        

        

        

       “간단하게 생각을 해봤지요. D동의 모의교전실이라면 분명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많은 인력을 수용할 수가 없기도 하고…이미 반 년 분량의 예약이 꽉 찼거든요.”

        

       “그…그러면요…?”

        

       “D동 모의교전실이 크게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를 생각해봅시다.”

        

        

        

        첫 번째 요소. 주변 환경을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는 패널 시설.

        

        두 번째 요소. 사람의 외형을 바꾸고, 모의교전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해줄 수 있는 촉각 피드백 슈트와 스피커, 천장에 설치된 홀로그램 투영기 등등.

        

        이 중에서 모의교전실을 구성하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이 무언가를 묻는다면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 자명하였으나, 확실한 것은 두 번째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유진이 거기까지 설명한 순간,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이 마치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

        

        그렇다면, 설마, 유진이 현실에 구현한 것은-

        

        

        

       ───삐비빅!

        

        

        

       “…시간이 됐군요.”

        

       “시간…아니, 잠깐. 설마…유진 쌤, 설마 진짜로 테마파크를 통째로 교전 장소로 쓰려고 하는 거예요!?”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던 것 같긴 하지만, 여러분들은 눈치가 참 빨라서 좋군요.”

        

        

        

        부우웅!

        

        그와 동시에 유진은 손을 휘저었고, 저 멀리에서부터 그녀의 GPS 데이터를 읽고 날아온 드론캠이 아주 자연스럽게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놀라기도 전, 이들이 착용하고 있던 엑소스켈레톤 일부가 변형되더니 흡사 총기 그립을 연상하게 만드는 형태로 떼어져,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손 위에 쥐어졌다.

        

        하늘에 있는 드론, 벽과 천장 사방팔방에 달린 수천 대의 홀로그램 투영기가 본격적으로 주변의 형태를 변경하고, 촉각 피드백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가 자연스럽게 수용한다. 유진이 공지사항을 올린 덕분이었다.

        

        ‘이벤트를 더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면 공지사항을 보지 말라’고 유진이 직접 덧붙인 탓에, 아무런 데이터 없이 최전선 한복판에 뛰어들고 만 4명을 제외하면 말이다.

        

        

        중앙광장을 기준으로 건너편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적색으로 물드는 것을 확인하며, 청색으로 빛나는 아군 유저들을 확인한 유진이 웃었다.

        

        UI 위로 실드 게이지와 HP가 떠오르는 것까지 확인함과 동시에, 천장의 스피커가 그녀의 말을 증폭시켰다.

        

        

        

       “1등을 한 분대는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부디 건필하시길.”

        

        

        

       -?????

       -아니 뭐야 갑자기 방송켜짐

       -뭔데 뜬금없이 배틀필드 시작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호떡일행이 얼탱이 상실한 거 보니 또 비얌이 이상한짓한게 틀림없음 ㅋㅋㅋㅋ

       -테마파크 서바이벌 키타wwwww

        

        

        

        투두두두두!

        

        사방에서 들려오는 콩 볶는 소리와 함께, 유진의 신형이 눈녹듯 사라졌다. 그녀는 홀로그램으로 이곳에 온 것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비얌의 이벤트는 예상할 수가 없었다.

        

        일상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제 병명은 TFCC 파열입니다…

    지금 원활히 소설을 쓰지 못하는 건 오른손에 손가락 몇 개 빼고 통째로 깁스를 감아서 그렇습니다. 아마 차차 나아질 거라 생각하네요

    쉬더라도 그리 오래 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일단 소설 전개를 좀 더 지켜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너무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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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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