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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6

       

        

        

        

        

        

       “그러면 이제부터 들어갈 건데…최고 어려움은 얼마나 돌아보셨어요? 혹시 클리어 경험은 있으신가요?”

        

       “최고 어려움이라는 난이도가 있는 걸 방금 알았네요.”

        

       “네!?”

        

        

        

        …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 – 이라기보단 거의 전부가, 내가 다크 존의 PVE 컨텐츠를 그리 많이 겪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건 기분 탓일까.

        

        요컨대 쉽게 말해서, 내가 ‘아직 메인 미션도 다 안 밀었어요’ 하고 말하면 다들 놀란다는 뜻이었다. 게임 플레이 시간이 어느덧 백수십 시간을 넘어가는데도 그러하단 점을 상기시켜주면 더더욱.

        

        

        기본적으로 다크 존의 메인 미션을 다 밀고 만렙에 도달하는 것은 빠르면 20시간 중후반, 길면 40~50시간으로 예측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나는 상당히…까놓고 말해서, 메인 미션을 미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전례가 없을 정도는 아닌.

        

        특히 몇몇을 제외하면 PVP 컨텐츠의 대부분은 그 세션에 한하여 스킬이 전부 열려있는 것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가상의 적들과의 전투보다 사람과 싸우는 것을 더 즐겨 하거나 부캐를 생성한 경우에는 메인 미션에 크게 관심이 없단다.

        

        나는 아마, 따지고 보면 그나마 전자가 아닐까. PVP에 이렇다할 관심을 두고 있다기보단 목표를 이쪽 방면으로 설정한 것에 가깝지만….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놀라는 이유가 이해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여태까지 해금한 스킬이라고 해봐야 고작해야 펄스 뿐이었고, 그것도 기본형.

        

        이 게임이 내가 걸어왔던 행적과 이카루스 시스템의 성장을 선형적으로 되짚는다고 가정하면, 스킬은 모든 전투에 있어 무시 불가능한 막대한 편의성을 제공했고, 그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선 선행 과정이 있어야만 했다.

        

        

        어렵게 풀어 썼지만, 쉽게 말하면 나는 이번 최고 어려움 미션에서 총만 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리였다.

        

        사실 하모니 또는 공방으로 돌렸던 웨스트포인트 전투를 생각해보면, 이것이 내 가치를 하락시킬 거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웠지만…최고 어려움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붙어있는 걸 보면 또 모르겠다.

        

        

        

       “…흐, 그러면 제가 서포트 스킬이라도 들까요?”

        

       “아까 말했던 연습의 목적성과 효과가 떨어질테니,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지 않을까요. 평생 한 번만 도전할 수 있는 미션도 아닐 거고.”

        

       “그건 그렇긴 한데….”

        

        

        

        선택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이스는 아주 능숙한 손놀림으로 스킬셋을 바꾸고, 작전에서 사용할 탄환의 종류와 모듈 시스템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다크 존은 기본적으로 미션에 투입되기 전에 이런 세세한 점들까지 선택 가능했다.

        

        그건 그렇고, 다크 존이 기본적으로는 VR 루트슈팅 FPS를 표방하고 있단 점을 감안하면…저런 것도 나중에는 다 파밍을 해야만 하는 건가?

        

        귀찮게 생겼네.

        

        

        

       “그러면 그냥 들이박아보죠. 유진 씨에겐 잘 됐네요. 아무런 것도 모르고 시작하는 건…대처 능력을 키우기에는 사실 그만한 것도 없을 거고.”

        

       “꼭 그런 건 아니긴 한데…네, 들어가죠.”

        

        

        

        빠른 이동.

        

        360도 반경 모든 것을 구성하는 픽셀이 일제히 하얗게 변하더니, 이내 해당 위치를 구성한 후, 위치 정보를 얻어와 동기화를 개시했다.

        

        온통 눈으로 뒤덮혀 하얗게 죽어버린 도시 앞, 제법 연식이 있어보이는 발전소 하나가 과거의 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채 굳건히 세워져 있었다.

        

        미션에 돌입하기 전 물었다.

        

        

        

       “최고 어려움은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가요?”

        

       “…적의 모든 AI가 사람을 기준으로 했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모션이랑 교전 데이터들도 전부 실제 특수부대원들의 모의 작전을 통해 수집했다고 하니….”

        

       “상당하네요. 그 정도면 클리어한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전문 공략팀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스킬 위주로 플레이하면 상상 이상으로 어렵거나 하지는 않은데, 정공법으로는 정말 어렵다네요.”

        

        

        

        그렇다고 한다.

        

        그 후에도 설명은 조금 더 이어졌으나, 크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는데 – 가령 난이도 업스케일링이 적용되지 않는 유일한 난이도라느니, 최대 8명이 한꺼번에 도전 가능하다든지, 적이 스킬까지 쓰진 않는다든지 뭐 그런.

        

        하지만 그런 걸 듣는 와중에도 머릿속의 시뮬레이션은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었다.

        

        내 개인적인 경험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미국 티어 2 특수부대를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일반인들은 클리어가 한참 불가능할 것이었다. 아마 다크 존은 나노 머신과 스킬, 가상현실이란 특성이 제공하는 심리적 부담 완화를 통해 밸런스를 맞추지 않았을까.

        

        근데 티어 1 특수부대를 기준으로 한다면, 글쎄다….

        

        AI의 시선에서 안 보이는 곳에서 시커 마인만 굴려서 깨는 방법이 차라리 더 현실적일지도 모르겠는데.

        

        여하간.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저희 측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진 씨는 이쪽 관련해서 외부적 경험이 많은 것으로 추정이 되니…어쩌면 잘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쉽게 말하세요, 쉽게.”

        

       “전직 군인 같다는 소리에요.”

        

        

        

        사박.

        

        그런 대화와 함께 앞으로 걸어간다.

        

        

        

       -[알림 : 패스웨이 전력 발전소 탈환 돌입 // 난이도 : 최고 어려움]

        

       -[알림 : 행운을 빕니다.]

        

        

        

        

        묵직한 배경음악이 깔리고, 조금 들어서자마자 발전소로 진입하는 입구로부터 적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시작이었다.

        

        

        

        

        

        

        

        

        

        

        

        

        

        

       ───투두두두두!

        

       ───드드드득!

        

        

        

       “진짜 몇 번을 와도 적응이 안 되네….”

        

        

        

        인컴을 타고 다이스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규칙적으로 숨을 내쉬면서 슬쩍슬쩍 적들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간만에 머리가 최고 속도로 회전하고, 동시에 오감을 풀로 가동하니, 그야말로 과거에 다시금 발자국을 내딛은 것만 같았다.

        

        단순히 상대의 움직임만을 파악하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었고, 이는 다이스의 연습을 어느 정도 돕기 위함이기도 했는데, 이는 사실 현재 상황을 아주 면밀하게 분석해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예전에 배웠던 바에 따르면, 이카루스의 잠재적인 적들은 미군이 될 수도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변절한 미군이지만, 어쨌든 – 그렇기에 오퍼레이터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같은 동료였던 이들을 적으로 맞이할 준비를 해야 했다.

        

        이는 심적인 면 뿐만이 아니라 전술적인 면 역시도 그러했는데, 아주 기본적인 골자만 설명하자면 이러했다.

        

        

        상대방의 연계를 박살내는 것.

        

        

        어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같은 곳이 아니라 대도심에서 교전을 치룰 때, 오퍼레이터들은 항상 이 점을 명심해야만 했다.

        

        특히나 대규모의 병력이 일시에 기동 불가능한 대도심 특성 상, 적성 세력은 최대 소대에서 분대, 또는 그 이하의 규모로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한 사람이 발휘해야 하는 역량이 늘어남을 의미했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편제상 한 명의 중요성이 커졌고, 손실이 나기라도 한다면 이전보다도 큰 위험을 떠안게 되었다는 소리였다.

        

        

        그것이 지금 시점에서도 정확하게 적용되고 있었다.

        

        

        

       -퉁.

        

        

        

        나와 다이스 모두 AP 솔로잉을 위주로 하는 유저였기에 커뮤니케이션은 그리 많지 않았다.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마주쳤을 때의 생존 확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기도 하고.

        

        간단히 말해서 적자생존이었다. 근데 이제 솔로 플레이 시엔 얄짤없이 잘려나갈 상황에서라면 내가 슬쩍슬쩍 도와주는 그런 역할이었고.

        

        

        빠르고 정확한 조준 실력과 순간적인 숨 참기, 그리고 정확한 시점의 격발은 저 멀리에서 제압사격을 갈기고 있던 기관총사수를 일격에 침묵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까도 말했지만, 연계를 무너뜨리는 것. 화력적 압박을 제거하여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적을 없앨 교두보를 확보한다.

        

        결국 서로의 화력이 비슷비슷한 현대 시가전에서는, 불리한 상황을 상대방한테 얼마나 강요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 방법을 짜는 것은 지휘자의 역할이었으나 그것을 행할 때는 개개인의 실력이 중요했다.

        

        AP 솔로잉에서 피지컬과 행동원리, 둘 중 어느 것도 빠져서는 안 되는 이유였다.

        

        

        

        근거리 화력이 끝내주는 사이가를 든 두 명의 돌격병들이 화망을 가로질러 무지막지한 속도로 이쪽을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나는 등장하자마자 어렵잖게 식별했지만, 얼마 정도 거리를 두고 엄폐 중인 다이스는 거리가 대략적으로 10미터 정도까지 좁혀졌을 때 확인하였다. 주변이 폭음과 날카로운 파공성으로 가득하니 어렵겠지.

        

        

        조심스럽게 조준 방향을 틀어 혹여나 모를 사태를 방지하고 있자니, 그새 6미터 앞까지 다가온 돌격병이 샷건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나노머신 방벽과 부딪힌 12게이지 쇠구슬들이 사방으로 튀어다니는 가운데, 다이스는 몸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내밀어 사격하여 해당 적을 다시는 걷지 못하는 상태로 만들었다.

        

        그렇게 시간을 번 후, 옆쪽에서 축차로 다가온 돌격병의 몸에 MK47을 풀오토로 연사하여 완전한 무력화.

        

        

        

       “아악!”

        

        

        

       -[알림 : 아군 오퍼레이터 다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몸을 좀 많이 노출해버린 탓에, 입구 근처에서 교전 대기 중이었던 소총수에게 여러 번 얻어맞고는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제압사격과 동시에 엄폐물 뒤에 숨은 후, 슬금슬금 거리를 좁히려는 친구들이 숨을 위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고는 수류탄을 까주었다.

        

        긴급생존용 인젝터를 대충 허벅지에 꽂아넣으며 팔을 잡아 조심스럽게 일으켰다.

        

        

        

       “임기응변이 훌륭하시네요. 배우셨나요?”

        

       “군대랑 연관도 없는 사람인데요, 뭘. 간만에 해서 엄폐도 제대로 못 했는데…그래도 살려줄 사람이 있으니 좀 낫네요. 오늘따라 억까 상황도 별로 없고.”

        

       “하하.”

        

        

        

        그런 상황을 만들어낼 만한 애들은 미리 처리했으니까.

        

        기관총사수나 유탄수, 저격수처럼 한 자리에 가만히 있어도 죽이고, 움직여도 죽이는 극단적인 이지선다를 거는 적들은 유저를 강하게 제련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혼자서 그러한 상황을 맞이한다면 이야기가 좀 다르기 때문에 – 일단은 연습을 도우러 왔으니만큼, 적의 전력을 너무 깎아먹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줄 생각이었다.

        

        전방에서 이목을 몽땅 끌어주니 내가 뒤에서 한 명씩 잘라주기에는 꽤나 편했기도 하고.

        

        

        발전소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던 이들이 천천히 쓸려나감에 따라, 저쪽의 실력을 관찰할 시간도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스크림에 단 한 번 참여한 터라 티어 2, 티어 1, 메달 오브 아너, 그리고 프로게이머들의 실력 평균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실히는 알 수 없었지만, 다이스만을 놓고 본다면 이는 꽤나 상당한 편이었다.

        

        교전에 임하는 자세와 임기응변, 그 외에도 자잘한 행동들 전부에서 혹시나 모를 추가적인 교전에 대비하는 면모가 있었고, 반응속도와 조준 실력, 사격 정확성 모두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다.

        

        저기서 더 나아가려면 몇 가지가 더 필요하겠지만, 그것은 아직까진 내가 할 일이 아니었다.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스크림 하기 전에 여기 앞마당에서 세 시간씩 연습하고 들어갔었는데, 다른 사람이랑 같이 한 건 진짜 오랜만이네요.”

        

       “좀 할 만하신가요?”

        

       “유진 씨가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오늘따라 돌연사하는 일은 적네요. 사실 그것까지도 감안하고 여기서 연습하는 거긴 한데…뭐, 그 부분까지 필요하다면 미리 말을 해드릴게요.”

        

        

        

        능숙한 몸놀림으로 기어와 화기를 점검한 후, 남은 탄환 수까지 확인하고 나서,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직 스크림까지는 한참 남았으니까,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죠.”

        

        

        

        다이스는 그 말을 후회하게 될 것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그냥…뭐…만우절이니까….

    다음주부터는 연재일이 화수목금토로 바뀝니다

    중간에 하루를 비워놓으니까 무슨 톱니마냥 들쭉날쭉해서 안 되겠네요

    조만간 재공지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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