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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63

       

        

        

        

        

        

        

        

       “<나와라, 꼬맹이! 지금 나오면 팔다리 한두 짝만으로 봐주지!>”

        

        

        

        투웅!

        

        거친 소음과 함께 나무문이 걸레짝이 되어 부서진다. 열 명 가량의 죄수들이 말로 다할 수 없는 끔찍한 표정을 지은 채 근방에 있는 다세대주택의 문을 신나게 부수고 있는 것이었다.

        

        차가운 공기 위로 화약 연기가 느긋하게 피어올랐다. 총구 끝에서 매캐한 냄새가 터져나왔다. 살인의 냄새, 그리고 죽음의 냄새였다. 쏘아져나간 열두 개의 탄환은 나무문을 사정없이 찢었다.

        

        물론 나무문이 아니라고 해서 딱히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2인 1조, 총 다섯 개의 조는 주변을 무차별적으로 수색하면서 빠루로 문을 뜯어버렸고, 빈 집을 더러워진 신발로 비집고 들어간 다음 수색했다.

        

        수색해야만 하는 가옥의 수는 많았지만, 이들은 질리지도 않는 표정으로 동일한 방법론을 계속해서 적용했다.

        

        원동력은 간단했다.

        

        

        

       “<꺄아아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아픈 아이가 있어요!>”

        

       “<이 년이냐?>”

        

       “<아니. 하지만…상관없을 것 같은데.>”

        

       “<그래, 재미 좀 볼 수 있겠군….>”

        

        

        

        매우 드물게 숨어있는 생존자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있어선 잭팟이었다.

        

        피가 튀고, 찢어질 듯한 비명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더욱 안타깝게도, 마주치자마자 샷건에 맞아 비명횡사한 사람들은 차라리 운이 좋은 경우였다. 누군가는 그보다도 아득하게 비참한 상황을 맞이한 후 그 뒤를 따라가야만 했다.

        

        두터운 눈구름 위에서 느릿하게 져가는 태양 아래, 몇 번이고 격발음이 들렸다. 권총과 샷건, 단발 라이플에 장전된 탄환이 몇 번이고 허공을 가로질렀고, 누군가는 그보다도 더한 물건을 들고 있었다.

        

        죽은 군인에게서 탈취한 자동소총의 압도적인 화력은 사람을 벌집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유진은 그리 멀리 도망갈 수 없었다.

        

        바로 그 덕분에 피해자가 몇 명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발자국이 있다. 최근에 찍힌 거야. 2층에서 끊겼어.>”

        

       “<문고리까지 부서져있나…누구든 상관없지. 가보자고.>”

        

        

        

        콰앙!

        

        그러나 문이 열린 순간 이들을 맞이한 것은 비명 소리가 아니었다. 미군의 온기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권총이 몇 번이고 울부짖었다. 누군가의 비명을 대신해 9mm 납 탄환이 총구에서부터 뛰쳐나간 것이었다.

        

        실제로 쏴본 적은 없다고 해도, 인생에 있어서 한 번이라도 FPS 게임을 한 이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물건. 유진은 어설프게나마 조준에 성공했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탈옥수 한 명을 그대로 침묵시켰다.

        

        그 순간 샷건 탄환이 그녀의 옆을 아슬아슬하게 훑고 지나갔다.

        

        

        

       “<이런 개새끼가!>”

        

        

        

        2인 1조로 다닌다는 것은 한 명이 침묵할 시에는 그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더군다나 이들은 탈옥수였고, 무전기나 인컴마냥 남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기껏해야 총소리를 듣고는 다른 탈옥수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것이 이들의 최선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적군의 정체는 애시당초 욕망, 그리고 같은 탈옥수라는 동질감만으로 이 자리에 모인 이합집산일 뿐이었고, 이들에게 그 정도의 동료애를 바라는 것은 말 그대로 사치였다.

        

        그리고 그 사이, 유진은 이상하리만치 적의 위치를 알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온다!’

        

        

        

        현관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와중, 얇은 벽으로 되어있는 벽면에 총을 쏜 순간 관통과 동시에 적이 고꾸라진다. 무저갱에서부터 들려오는 듯한 혐오스러운 비명 소리가 방 안을 가득히 메웠다.

        

        유진은 그 후로 대략 다섯 발 가량을 불필요하게 더 사격했고, 소음이 잦아들 즈음 그녀는 현관에 가득한 피웅덩이와 난장판이 되어버린 탈옥수의 시체를 목격하게 되었다.

        

        그 다음의 일은 간단했다.

        

        바닥에 주저앉아 구토하는 것이었다.

        

        

        

       “윽, 우, 우웨엑…에흑…!”

        

        

        

        먹은 것이 하나도 없었기에, 오늘만 해도 세 번째 토악질이었다.

        

        속이 뒤집히는 아찔한 경험. 그녀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힘겹게 자리에 주저앉았다. 몇 번이고 기침이 나온 탓에 숨조차 쉬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시체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참은 끔찍했다.

        

        그러나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유진의 마음이 강해서가 아니었다. 계단에서부터 누군가가 또다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바닥에 널브러진 샷건을 집어들었다. 전형적인 펌프액션이었다.

        

        관형 탄창에 몇 발이 들었는지 등을 확인해야만 했으나, 그녀는 그런 지식까지는 없었다.

        

        두 번째 제파가 들이닥친 것은 그 다음이었다.

        

        

        

       “<토마스가 죽었다!>”

        

       “<씨발, 섬광탄 꺼내! 지난 번에 경찰서에서 꿍쳐온 그거!>”

        

        

        

        달그락!

        

        그 순간 현관문 안으로 날아드는 쇳덩이 하나. 허나 공교롭게도 그것은 절묘하게 두 번 가량 벽에 튕겼다가 유진의 앞으로 떨어졌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집어들고는 현관에 다시 집어던졌다.

        

        굉음과 섬광이 터져나왔다. 유진은 귀가 터지는 것만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었으나, 다행히 적 역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 그 순간 자동소총이 탄환을 제멋대로 뱉어냈다.

        

        사격 전까지 방아쇠울에서 손가락을 빼는 것도 모르는 탈옥수 한 명이 시각과 청각에 들이닥친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모든 탄환을 내뱉었고, 이들에겐 프렌들리 파이어라는 생각이 전무했다.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 다음, 현관에서 허우적거리는 남은 한 명을 맞이한 것은 몇 발 남지 않은 샷건의 12게이지 셀이었다.

        

        

        

       “<크하악…!>”

        

        

        

        펑, 펑, 틱, 틱, 틱!

        

        두 번의 사격, 그리고 세 번의 금속음. 남은 두 발을 완전히 소진한 순간 재장전이 필요함을 알리는 쇳소리가 얕게 터져나왔고, 유진은 복도에 쌓인 네 명의 시체를 보게 되었다.

        

        헛웃음인지, 아니면 무엇인지. 사고가 따라갈 수 없었다. 유진은 줄줄 흐르는 눈물과 함께 웃음인지 과호흡인지를 알 수 없는 소음을 입에서 토해냈고, 제멋대로 시야가 검어졌다 하얘지는 공황장애 증세를 온 몸으로 느껴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서 그 무엇보다도 선명하게 각인된 사실 하나가 있었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살해당한다.

        

        

        

        그리고 유진은 이런 곳에서 아무런 것도 모른 채 죽고 싶지 않았다.

        

        더하여, 방금 전까지 이들이 자행한 일을 모두 지켜본 그녀로서는…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클지언정, 그 이상의 생각은 들지 않았다. 죽을 만한 놈들이었다.

        

        더하여, 그녀의 호주머니에는…아직 베이커 병장의 인식표와 지도, 그리고 제나라는 사람에게 남기는 메모가 아직 남아있었다.

        

        이 영문 모를 세상에서 처음 입은 은혜였다. 그리고 유진은 그것을 배반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 그녀는 장전하는 방법도 모르는 샷건을 내던지고는 황급히 현관을 넘어 복도로 나갔다. 

        

        아래로 내려가는 것보단 위가 더 안전하리라. 그리 생각한 유진은 아까처럼 옥상으로 올라가 상대의 위치를 확인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사실 외에는 아무런 것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고, 한 가지 사실이 자동으로 간과되었다 – 상대 역시도 옥상을 이용할 수 있단 것을 말이다.

        

        3층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그녀는 모퉁이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얼굴에 격통이 몰아쳤다.

        

        

        

       “아아악…!”

        

        

        

        쿠당탕!

        

        이가 깨질 것처럼 아프다는 생각이 든 순간, 그녀는 열세 개의 계단으로 이뤄진 계단통에서 굴러떨어졌다. 그녀가 힘겹게 일어나려고 한 순간 황급히 내려온 누군가가 얼굴을 발로 걷어찬다.

        

        유진은 자리에 형편없이 널브러졌고, 누군가가 머리카락을 잡고 들어올린 순간 혼미한 정신이 점차 걷히기 시작했다.

        

        두 명. 한 명은 샷건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권총 한 자루. 이곳에 느닷없이 떨어진 이후 처음으로 이토록 가까이서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었다 – 그것이 더없이 혐오스럽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상대의 몸에서 풍기는 끔찍한 악취와 핏발선 눈. 

        

        그러나 턱에 겨눠진 샷건에서부터 풍겨나오는 매캐한 화약 연기는 유진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빨이 딱딱 떨리고 금방이라도 하반신의 힘이 풀려버릴 것만 같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탈옥수의 눈이 사이하게 굽어졌다.

        

        두 명이 입을 열었다.

        

        

        

       “<나 먼저 쓴다. 꼴에 제법 반반한데….>”

        

       “<씨발, 어디서 굴러먹다 온 건지도 모르는 년한테 10명 중에 4명이 뒈졌어. 메이헴 그 새끼가 이 얘기 들으면 길길이 날뛸 거라고. 제발 나중에 좆질할 수는 없냐?>”

         

       “<그럼 뒤에서 망이나 보고 있든가, 머저리 새끼야! 영하 10도랍시고 간도 불알만큼 쪼그라들었나?>”

        

       “<이 씨발 새끼가….>”

        

        

        

        본능 단위에서부터 치솟아오르는 혐오감.

        

        말이 통하지 않아도 욕의 뉘앙스는 알았다. 눈동자에서 번들거리는 탐욕이 무엇인지를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녀의 감각이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하지만 그 사이, 탈옥수는 – 실로 멍청하게도 – 몸을 겨누던 샷건을 저 옆으로 치워버리고는 단검 한 자루를 꺼내들었다. 탈옥수가 얼기설기 주워입은 옷을 느릿하게 찢기 시작했다. 서늘함이 스쳐지나갔다.

        

        백옥같이 하얀 살결, 그리고 그 사이로 유방의 일부가 드러난 순간 유진은 본능적으로 남자의 손목을 잡았다. 그러나 남자는 외려 그것이 좋다는 듯 끔찍한 표정으로 웃었다.

        

        

        

       “<반항? 재밌지. 어디 할 수 있는 만큼 해봐.>”

        

        

        

        압도적인 강자로서의 여유, 그리고 탐욕.

        

        당연하겠지만 유진은 반항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남자는 재밌다는 듯, 고작해야 일반적인 여성이 발휘할 수 있는 약한 팔힘으로 인해 느껴지는 미약한 저항을 손쉽게 이겨내고는 옷을 찢었다.

        

        

        그리고 거기까지가 탈옥수의 상상이었다.

        

        그는 샷건을 내던져버린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었다.

        

        

        

       “<…어, 어?>”

        

       “이, 새끼가아…!”

        

       “<끄아아아아악-!>”

        

        

        

        뿌드득!

        

        남자의 손목을 잡은 유진의 가녀린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불길한 소음이 울려퍼졌다.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소음과 함께 잭나이프를 들고 있던 남성의 팔뚝이 기괴하게 으깨졌다.

        

        유진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수수깡처럼 꺾어진 팔. 그 손에 여전히 들려 있던 칼날을 그대로 남자 쪽으로 밀어넣었고, 칼날은 그녀의 몸이 아닌 탈옥수의 심장을 깔끔하게 관통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유진은 그대로 앞으로 튀어나갔고, 뒤에서 망을 보던 남자가 권총을 쏘기도 전 그를 동시에 들이받았다 – 끔찍한 소리와 함께 벽에 들이받힌 남자의 입에서 바람이 새어나왔다.

        

        부러진 늑골이 폐를 찔러서 나는 소리였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장을 찔린 탈옥수가 그대로 바닥에 엎어지는 동안, 유진은 벽에 들이받힌 두 번째 탈옥수를 향해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날렸다.

        

        한 방, 두 방, 세 방. 첫 번째 훅에 턱뼈가 통째로 빠지고, 두 번째 스트레이트에 광대뼈가 통째로 함몰되며, 세 번째 어퍼컷에 남자는 절명했다.

        

        

        기이한 파열음이 끝난 후 찾아온 숨막히는 정적.

        

        피투성이가 된 두 남성이 초점을 잃고 그대로 절명한 사이, 유진은 그 자리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심리적 충격 때문이 아니었다 – 아니, 일부는 맞긴 했다.

        

        단지, 강간을 당할 뻔했다는 사실보다도 더 큰 충격이 그녀의 머리를 뒤덮었을 뿐이었다.

        

        

        

       “어, 어떻게….”

        

        

        

        살아남았다.

        

        그냥 살아남은 것도 아니었다. 가녀린 신체가 건장한 남성을 말 그대로 정면에서 압도해버린 것이었다. 불가능한 일이었으나, 현 시점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1도 의미가 없었다.

        

        그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명료했다.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이걸….’

        

        

        

        살아남았다.

        

        살아남을 수 있었다.

        

        누군지도 모를 군인이 준 마지막 호의에 보답하고, 복수할 수 있었다.

        

        유진은 적어도,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무너져버릴 것만 같았기에. 그렇지 않으면 불과 한두 시간 안에 벌어진 이 끔찍한 일에 정신이 매몰되어버릴 것 같았기에.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였다.

        

        그 자리에 주저앉은 그녀가 힘없이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끅끅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게…이게 뭐야, 싫어, 그만 하고 싶어, 집에 갈래애에….”

        

        

        

        얼어붙을 것만 같은 한기가 복도에 스산하게 퍼졌다.

        

        흘러나온 탈옥수들의 핏물이 계단을 타고 뚝뚝 떨어져 1층에 고였다.

        

        그 사이에서 유일한 생존자인 유진의 흐느낌만이 터져나올 뿐이었다.

        

        

        

       “보고 싶어, 엄마, 아빠아아…누가 좀 도와줘, 흐윽, 이제 싫어….”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누군가의 절박한 외침을 파묻기에는 충분했다.

        

        완전히 격리된 뉴욕에서 그 무엇보다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다.

        

        

        

        

        

        

        

        

        

        

        

        

        

        

        

        

       “<이런 빌어먹을, 어디서 뭔 지랄을 했길래…!>”

        

       “<굳이 신경쓸 필요가 있나? 어차피 이곳에서 일어난 일을 아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땅개 새끼들이랑 싸우다가 다 대가리 터졌다고 보고하자고. 군용 자동소총도 가져왔으니까.>”

        

       “<…망할. 똑똑한 새끼-컥!>”

        

       “<벤지, 이런 씨발! 도대체 어디서->”

        

        

        

        투웅! 투웅!

        

        한편, 그로부터 대략 수백 미터 떨어진 곳.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각기 도망치던 네 명의 탈옥수들의 몸에 바람구멍이 뚫리고, 차례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죽음을 기다린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이들을 기다리는 죽음은 더욱 끔찍하고…’뜨거웠다’.

        

        

        

       “<자, 잠깐, 잠-흐아아아아아아악!>”

        

       “<…소각 완료. 이 근처에서 요즘 오염체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소리는 들었는데, 그 말대로군.>”

        

       “<이 근처에서 총성이 들렸다. 조금 더 빨리 왔었다면….>”

        

        

        

        화아아악!

        

        공기가 달아오르는 소리와 함께 화염방사기에서 불꽃이 쏟아져나왔다. 장화와 비슷한 모양새의 군홧발 아래 짓밟힌 탈옥수의 시체가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사이, 형광 조끼를 입은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어깨에 붙여져있는 카두세우스의 지팡이 형상의 패치, 그곳에 쓰인 DSNY(Department of Sanitation New York, 뉴욕 시 위생국) 글자까지.

        

        모든 오염체를, 그리고 적을 불사르는 뉴욕의 환경미화원, 속칭 클리너(Cleaner)라고 불리는 이들이었다.

        

        

        

       “<이 근방에 뉴욕 주방위군 소속 제107헌병중대의 베이커 병장과 벤츨리 중사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확인한다. 시신을 수습하게 될 예정이다.>”

        

       “<알겠습니다. 트럭에 탑승해라. 이동한다.>”

        

        

        

        새까맣게 불탄 네 구의 시신을 뒤로 한 채, 이들은 이동을 시작했다.

        

        브루클린은 다시 어둠에 잠겼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고난과 역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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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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